플라톤의 국가, 정의를 꿈꾸다 주니어 클래식 5
장영란 지음 / 사계절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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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7 페이지짜리 서광사의 <플라톤의 국가, 政體>를 빌렸다.
지난 번에 가서 허탕을 쳐서 이번엔 갔더니 두툼한 것이 제법 자리를 잡았다.
플라톤의 대화편의 몇 꼭지를 읽었는데, 그건 대학때 조금씩 접했던 것들이고,
짧은 것들이어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 <국가, 정체>는 일단 책이 하드커버로 된 <전공서적> 삘이 확 난다.
그래서... 식전에 <오르되브르>를 먹는 기분으로 빌린 책이 <주니어 클래식>이다. 

읽노라니, 이 책이 내 수준에 좀 맞다. 아니 내 수준보다 좀 높다.
과연 767페이지짜리 책을 읽어낼 수나 있으려나 미리 걱정이다.
도서관 대출은 기한이 2주니깐... 열심히 읽어볼 생각은 가지고 있지만, 설도 끼고, 개학도 있고... 어둡다. ^^ 

무지한 나는 플라톤의 <대화편>이 따로 있고 그의 <국가>란 책이 따로 있는 줄 알았다.
하긴, 뭐 읽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다.
그리고 대화편은 소크라테스 이야기고, 국가는 플라톤의 논설문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그거란다.
플라톤은 모든 책을 대화체로 쓰고 있다.
그 대화편의 상당한 부분에 할애된 것이 '국가'라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이 국가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나오던 시절의 국가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그리스가 혼란기로 접어들기 시작하는 시절.
소피스트들이 '진리'를 알고 있는 양, 혼란기를 틈타 돈을 벌고 명예를 얻던 그 시기,
플라톤은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 일인가'를 이야기한다.
물론 인류가 살았던 모든 시기는 <과도기>로서 혼란을 겪고 있었지만,
욕망이 가장 강하고, 그 다음은 기개, 그리고 이성이 가장 약했던 시기(255)로 당시를 정리한 플라톤은 <다른 무엇보다도 어떠한 삶이 최선의 삶인지를 배울 수 있는 학문을 추구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단다(276) 

이런 구절을 읽노라니, 뭐 홍세화 씨나 강유원 선생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기도 하고,
여기가 그리스인지, 미국인지 분간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고전의 힘이다.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진리란 꿰뚫어지는 것. 그 진리에 대하여 의문을 가지는 것이 고전이다. 

철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이다.
그래서 철인 정치가 가장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펴는 플라톤.
간혹, 도식적이기도 하고, 히틀러스러운 괴기론을 펼치기도 하는 것이 귀여울 지경이다.
통치자, 수호자, 생산자 계층은 각각 이성과 기개와 욕망이란 개인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지혜, 용기, 절제란 덕목을 추구해야 하며, <정의>는 이들 모두에게 필요한 덕목이다.
이렇게 노트 필기 하나는 끝내주게 잘하는 강사가 바로 '플'선생인데,
역시 정리의 제왕 '기하'를 모르면 학원에 오지도 말라고 했다는 명언이 남는다. 

호메르스의 '일리아스'나 '오딧세이아', 헤시오도스의 '일과 나날' 등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차용하면서 설명하다가,
그래도 안 되면 '우화'를 지어내서 설명을 한다.
역시 설명에는 '유추'를 활용한 <비유>로서 하는 것이 최고다.
예수님도 비유로서 말할지니 귀가 있는 자는 알아 들어라고 하지 않았던가. 

어떻게 가장 좋은 나라를 만들 것인가? 가 이 글의 주제일 것인데,
남녀평등도 그 당시엔 거부감을 불렀겠지만,
처자공유, 사유재산 금지, 철인 왕의 통치, 민주제에 대한 불신의 의혹 등은 현대에 생각할 때 지나치게 좁은 세상에 살았던 플라톤의 경험부족을 읽을 수도 있고, 역사 기록이 남지 않았던 시대의 해석으로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게스의 반지'라는 '절대 권력'에 대한 비유는 인간에 대한 믿음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반지를 돌리면 보이지 않게 되는 상황일 때, 곧 권력자가 되면 무소불위의 힘을 얻게 될 때,
인간은 얼마나 포악해질 수 있을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 좋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하여 어떤 꾀를 생각할 수 있는가.
결국 이 책에서 요약한 플라톤의 <국가>는 '정의'가 되겠다.
인간은 어떻게 살면 <잘 살 수> 있는가, 이것이 '정의'다. '옳음'의 이데아를 좇으며 살아야 한다는 것.
올바른 사람은 <이성과 기개와 욕망>이 조화를 이룰 것이라는 것.
그렇다면 <잘 살 수 있다>는 것. 

그렇지만, 당시의 소피스트들과 마찬가지로, <잘살기>에만 골몰하는 인간들에게 이 주제는 영원한 과제가 아닐는지...
그리고, 그리스 신화 속의 온갖 불륜과 부정을 저지르는 신들의 모습을 '시'로 표현한 <문학>은 가르치기 어렵다는 이야기에서부터 <예술에 대한 검열> 까지 불거지는 플라톤에 대한 오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소크라테스가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네가 모른다는 사실을 알라.'고 가르쳤던 방식 그대로,
대화를 통하여 아이가 저절로 순산되도록 도와주는 산파처럼,
플라톤의 이야기도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를 들려주려고 한다는데...
과연 그의 장광설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아니 길을 잃었는지 어쨌는지 모르더라도 그의 이야기 속에 노정된 오솔길들에서 <올바름>, <정의>를 만나게 될 일은 <두려움>과 <설렘> 사이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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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1-01-30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 번 <향연>이 수록된 서광사에서 나온 플라톤의 책을 읽으려다가 포기한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수준 하향하여 쉬운 개설서를 읽고 다시 번역 원전에 도전하려고 해요.
글샘님이 읽으신 이 책도 꼭 읽어봐야겠어요. <국가>와 관련되어 읽으면 좋은 책 알게 되었네요. ^^

글샘 2011-02-01 21:53   좋아요 0 | URL
아마도 플라톤의 국가를 읽으시려면 이 책을 먼저 보시는 게 좋겠네요.
<국가, 정체>도 전혀 어렵지 않은 책이더군요. 아마도 이 책으로 제대로 오리엔테이션을 받아 그럴 듯...
 
소크라테스의 변명 - 파이돈·크리톤·향연·프로타고라스
플라톤 지음, 최현 옮김 / 집문당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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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을 대상으로 연수의 강의를 하는 일은 부담스럽다.
각종 전문가와 고학력자들이 웅크리고 강의를 듣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음대로 책을 읽지 못하고 강의할 내용을 중심으로 몇 권 집중해서 읽다 보니 정작 빌려두고 미뤄뒀던 책이 이 책이다.  

플라톤의 저작이라고는 하지만, 소크라테스가 주연이다.
대부분이 희곡 형식으로, 다시 말하면 소크라테스가 이야기한 것을 받아쓴 것처럼 구성되어 있다.
마치 동양 고전의 '논어'가 공자 선생님이 '논하신 것'과 '말씀하신 것'을 받아쓴 것과 마찬가지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대학 시절에 한번 배웠던 기억이 난다.
세로 쓰기 책으로 읽었던 기억인데, 소크라테스가 고발당한 조목들에 대하여 조목조목 반박하는 논리적인 글이다.
지혜를 사랑하였을 뿐인 소크라테스에게 선동죄와 불경은 얼토당토 않은 죄목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적대자들에게는 얼토당토 않은 죄목을 붙이는 것이 인간의 어리석음인 모양이지만...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유일한 진리임을 역설하는 일흔 노인의 역설이 감명깊다.
세상에 뚜렷한 것이 많다고 내세우는 자들이야말로 색즉시공의 원리를 욕보이는 일인 법. 

'파이돈'은 죽음을 앞둔 소크라테스가 '영혼과 육체, 현세와 내세'의 문제에 대하여 논한 것을주로 다루고 있다.
독배를 마시면서 다리가 굳어가는 시절의 사형을 대하는 마음은 무척 슬펐다. 

'크리톤'은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는 자신이 탈출하는 것이 옳은가?'를 다룬 대화이다.
논리적인 언설이기만 하다면 별것 아니지만, 자신의 목숨이 걸려있는데도,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지지하는 자의 단단한 논리는 빈틈이 없다. 목숨을 걸고라도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의 문제에 천착하는 소크라테스의 모습은, 칸트처럼 논리를 앞세우는 글쓰기에 비하자면 격이 달라 보인다. 4대 성인에 들어가는 이유가 그런 것이기도 할 것이다. 

'향연'은 그리스어 '심포지움'으로 '함께 마심'의 연회석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적었다.
상당히 대화가 흥미진진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사랑'에 대하여 토론과 연설이 난무하고 있다. 

'프로타고라스'는 소피스트 프로타고라스에게 몰려든 사람들 앞에서 '영혼의 양식이 될 학문을 마치 도소매상처럼 판매하는 소피스트들'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 논리적으로 승리를 거두고 있다. 소크라테스 특유의 산파술로 인한 논리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수긍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하는 전개가 특징적이다. 

소크라테스의 언술에 대한 플라톤의 <대화록>은 모두 25편에 이르는데, 여기 다룬 다섯 편은 철학의 가장 기본적인 문제들과 인접한 것들을 다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화편>은 비록 플라톤의 사상을 느낄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소크라테스에 대한 그의 연모의 마음을 가득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예전에 읽었던 '메논'같은 것도 찾아 읽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고, 본격적으로 플라톤의 '국가,정체'도 읽을 기회가 닿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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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문장론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 김욱 옮김 / 지훈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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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책을 읽은 김에 '부산시민도서관'의 '전자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려 읽었다.
인터넷으로 몇 가지 프로그램만 다운받으면 쉽게 볼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프로그램도 점차 발달되어 글자를 크게 해 놓고 읽으면 눈도  피곤하지 않고 좋다. 

글을 쓴다는 일.
참 어렵다.
글을 쓰는 일은 인류의 역사에서 중요한 분수령이 되기도 했는데,
단테의 신곡처럼 이탈리아 시골말로 적힌 글이 르네상스의 시작을 울린 것이나
세익스피어의 희곡과 소네트들이 영국의 전성시대와 함께 쓰인 것.
독일 철학의 발흥과 함께 괴테의 파우스트 같은 글들이 탄생한 것은
라틴어 성경을 제 지역 말로 옮긴 <종교 혁명>과 함께 인간의 지력을 상승시킨 원동력이 되었다. 

조선에서 훈민정음이란 훌륭한 도구를 만들었고
그 이전에 이미 금속활자를 세계 1위로 발명해 두고도,
훈민정음과 금속활자가 조선의 지력을 세계적으로 상승시키지 못한 원인은,
그것들을 이용해 과거를 치게 하고 글을 쓰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유교의 규범인 삼강행실도나 소학같은 책을 찍어낸데 불과했기 때문인데, 조선의 읽기와 쓰기가 정체된 원인 중 하나가 그런 것들이다. 
결국 조선의 책들은 우리에게 유산으로 남지 못하고 말았다. 

좋은 글을 쓰려면 <사고>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 '사색'은 그저 멋진 문장을 완성하려는 고민이 아니다.
세계와 인간의 삶에 대한 <인문학적 사고>가 좋은 글의 요건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인생은 짧고 시간과 체력에는 한계가 있다. 

어찌 양서를 읽지 않고 악서를 읽는 데 온갖 시간과 체력을 낭비할 것이냐고 저자는 역설하고 있다.
요즘 내가 하는 생각과 같다.
지난 수 년간 많은 책을 읽는 데 힘을 들여왔는데,
체력적으로 시간적으로 한계에 부닥칠 것임을 쉽게 생각할 수 있다.
이제 양서, 고전을 읽는 데 시간과 체력을 안배하여야 할 때임을 실감하는 중에 만난 쇼펜하우어는 고마운 친구다. 

위대한 작가들은 다량의 사상을 표현하기 위해 소량의 언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독서는 양으로 승부를 걸 것이 아니다. 그 사상을 풍부하게 표현한 소량의 언어를 반추하는 것이 나의 독서의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고맙게 받아들인다. 

독서는 타인에게 자신의 생각을 떠넘기는 행위다.
많이 읽을수록 내용은 정신에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
독서의 특징은 모래에 남겨진 발자국과 같다. 발자국은 보이지만 그 발자국의 주인이 과연 이 길에서 무엇을 보고 생각했는지 알 수 없다.
독서만 하고 사색이 부족한 경우 그저 방황하는 사람과 같다는 생각을 잘 쓰고 있다. 

파이프 오르간의 기본 저음이 모든 음계를 관통하며 울려퍼지는 것처럼
사색의 결과가 드러난 책은 울림이 오래 가고 서로 공명할 것이다.
그렇지만 외국의 통화를 화폐로 사용하는 약소국처럼
독서만 일삼는 행위는 보잘것 없는 결과를 낳을 따름이다. 

위대한 사상가의 책은 쉽다. 쇼펜하우어의 이 책은 참 쉽다.
그리고 간결한 문체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왜 '고전'을 반복하여 읽는 일이 중요한지를 쉽게 설득하고 있는 책이다.
이런 좋은 책을 읽지 않고, 재미로 책을 읽는 일은 시간과 체력을 낭비하는 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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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1-01-26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쇼펜하우어라고 하면 인생론, 토론 잘 하는 법, 회의주의자,, 이런 이미지만 떠올리는데
문장론에 대해서도 썼군요. 처음 알게 되었어요.
' 인생은 짧고 시간과 체력에는 한계가 있다. ' 라는 문장이 가슴에 와닿았어요.
저도 오래전에 공공도서관 전자북을 사용해봤는데 (아마, 전자북이 도입된지 얼마 안 된 초창기였을거에요)
모니터만 보니 눈이 아프더군요. 종이책으로 읽는게 더 좋았어요.
요즘엔 전자북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 기능이 발달되어있는지 모르겠지만, 저도 이참에
도서관 전자북을 이용해봐야겠어요 ^^

글샘 2011-01-26 16:45   좋아요 0 | URL
문사철 데칸쇼...
공부란 문학,역사,철학과 데카르트,칸트,쇼펜하우어...를 읽는 거란 이야기가 있었죠.

요즘엔 전자북이 양도 많고 질도 좋아졌습니다.
오디오북도 있더군요. ^^ 읽기 싫으면 듣는 것도 좋죠. ㅎㅎ
 
유쾌하고 독한 쇼펜하우어의 철학읽기 - 쇼펜하우어의 재발견
랄프 비너 지음, 최흥주 옮김 / 시아출판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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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란 작가는 '염세주의'로 알려진 모양인데,
뭐, 그들이 살았던 19세기가 상당히 세기말의 분위기를 풍긴 시대였다면, 근대 철학자치고 염세주의자 아닌 자들을 찾는 것도 어려울 듯 싶다. 칸트처럼 시계마냥 또박또박 삶을 살려고 했던 것도 어찌 보면 세기말의 분위기를 부정하려했던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 이성을 주장했던 독일의 철학자들의 분위기를 상당히 개그스럽게 풍자한 자들 중 하나가 쇼펜하우어로 알려져 있다. 

쇼펜하우어의 '문장론'도 함께 읽고 있는데, 쇼펜하우어보고 염세주의 운운한 사람은 질투심이 강했거나,
아니면 자격지심이 강했거나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마 쇼펜하우어가 지금 한반도에 존재한다면, 개그콘서트에서 슈퍼스타로 활약하고 있든가,
아니면 도올 선생 뺨치는 동분서주를 보여주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의 편집 의도가 쇼펜하우어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기때문일지 몰라도,
이 책은 결국 그래서 쇼펜하우어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결정적인 한계를 가지게 된다. 

작가가 편집한 쇼펜하우어의 글들의 토막들은 쇼펜하우어가 얼마나 유쾌한 작가인지를 보여주는 데 성공하고 있지도 못하다.
차라리 '문장론'처럼 일관된 주제를 이야기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독자에게 쇼펜하우어를 제대로 보여주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 장의 '웃음론'이 이 책의 유일한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 

작가가 세간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쇼펜하우어에 대한 지극한 애정으로 이 책을 빚은 충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짜깁기로 인한 단편성은 결국 한 철학자를 바라보는 시점에 신뢰도를 뚝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다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청취자가 좋아하는 가수를 한 명 골라서 그의 노래를 짜깁기한 음반을 만들어 판다면... 글쎄, 그 음반은 성공하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느낌과 비슷할 거란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유쾌한 철학자의 독설을 읽는 일은 한편 즐겁기도 하다.
독일의 철학 풍토에서 짱짱한 역사를 가진 자들에게 퍼붓는 독설이야말로 왕비호의 특권일 수도 있겠다. 

훌륭한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사람들은 얼마나 발버둥치는지!(21)
그래, 사람은 그런 법이다.
교사들은 돈을 벌기 위해 가르치며 '지혜'가 아니라 지혜가 있다는 '평판과 명성'을 구한다.
또한 학생들도 지식이나 인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는 척이나 하고 거드름이나 피우려고 배운다.(74)
세상을 시니컬하게 비평하는 자에게 돌아올 몫은 늘 '투덜이 스머프'라는 욕설 뿐이다. 아무리 옳은 말이래도... 

그래서
내가 내 비밀을 지키고 있는 동안에는 그것이 나의 포로다.
그러나 내가 그것을 누설하면 내가 그것의 포로가 된다.
침묵이라는 나무에는 평화라는 열매가 열린다.(78)
이런 독설을 내뿜는다. 그러니 왕비호가 될 밖에... ㅋㅋ 

카드놀이, 여송연은 사고의 대용물이다.  그것은 사고의 파산 선언이다.
사람들은 무료함도 나쁜 일 중의 하나라고 여기는 듯 하여, 모이면 무료하다고 카드, 여송연을 나눈다.(81)
날카롭다. 이렇게 정확한 사람에게는 적만 많이 생길 뿐이다. 

인류를 아주 형편없는 종은 아니라고 부추긴다.
다양한 예술과 학문이 태어나고 보존되고 완성되어서, 이 종은 그것으로 자신들이 그 천재들의 가치를 알아보았음을 증명하기 때문(83)이라고 했다. 여기 독일의 철학자는 쏙 뺐다. ㅋㅋ 역시 왕비호답다. 

그는 잰체하는 인종을 경멸한다.
그들은 모두 빌린 의견들만을 갖고 있다. 그들은 그것들을 손에 넣을 기회만 생기면 탐욕스럽게 잡아채서는 자기 것이라 사칭하며 뽐낸다. (85)
이렇게 형편없는 자들이 세상에 가득한 지식인들이라고 그는 비판하는 것이다.
그는 늘 '독서'를 '사색'의 아래 둔다. 
오, 얼마나 생각할 것이 없었으면 저렇게 많이 읽을 수 있었을까?(88) ㅋㅋ 

그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읽어야 그가 세계를 보는 관점을 좀더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시대의 영향이겠지만, 여성에 대한 그의 관점은 상당히 촌스럽고, 예의에 대한 관심도 좀 유치하다.
그렇지만, 그 시대에 그런 이야기를 표현하지 않았던 촌놈들에 비하면 그의 독설은 시대를 읽어주는 남자 역할도 한다. 

익살과 비유, 풍자로 가득한 쇼펜하우어를 읽는 일은 그래서 신선한 유머집을 읽는 기분이다.
염세주의 철학자처럼 박제된 용어로 그를 만나는 일은 슬픈 일이지만, 또 그것이 현실인 듯 하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 볼 가치가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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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으로 리드하라 - 세상을 지배하는 0.1퍼센트의 인문고전 독서법
이지성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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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의 독서법에 대한 제안 

이 책을 서문부터 읽은 나는 이 책을 바로 집어 던질 뻔 했다.
'리딩', 그것도 '인문 고전 리딩'이 고작 '리더'가 되는 길,
그것도 출세하거나 돈 많이 버는 길로 가는 길잡이일 뿐이란 말인가 싶어서...
그리고, 그가 예로 든 사람들과 반대의 길로 간 인물들에 대하여는 너무도 세속적인 판단중지의 상태가 마음에 안 들어서...
그렇지만, 설렁거리며 넘기다가, 어느 순간, 그의 말에 담긴 순정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책을 5장부터 읽을 것을 제안한다.
저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비로소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문고전이 천재의 두뇌 그 자체이고,
인문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천재와 대화하는 행위임을 마음으로 깨닫는 일
"임을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이 책의 전부다. 

"인문고전 독서는 두뇌를 변화시키는 힘이 존재한다.
누구든지 인문고전을 단 한 권이라도 뗀다면 그 사람의 두뇌는 반드시 변화한다."
이런 신념이 작가로 하여금 이런 책을 쓰게 했으리라. 

작가의 시행착오에서 배울 것이 많다. 

   
 

무턱대고 아무 책이나 골라서 읽다가 불현듯 얻게 된,
앞선 책을 읽지 않으면 안 된다는 깨달음. 그것이 나에게는 굉장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208) 

인문고전을 치열하게 읽어야 한다.
미친듯이 지독하게 읽어야 한다. 그래야 깨달음이 온다. (215) 

어느 날, 친구가 제레미 벤담의 '공리주의'를 읽어주었다. 나는 매우 당황했다.
무슨 소리인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친구가 책의 내용을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팔을 휘휘 저으면서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미안하다. 내 능력으로서는 그 책을 전혀 이해할 수 없을 것 같다." - 마하트마 간디 (246)

 
   

인문고전을 읽는 데 역시, 왕도는 없다.
그렇지만, 집중과 반복은 하나의 길이다.
천재 배우 찰리 채플린 역시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40년 동안 반복해서 읽었다(251)고 하니 말이다. 

2. 비판할 부분도 상당히 많다
  
-인문고전을 읽는 일은 '출세나 이재'의 도구가 될 수 없다.  젊은 저자가 섣부른 판단을 한 부분이 많다.

저자의 의욕은 충분히 뜨겁다. 그리고 그의 인문고전에 대한 사랑도 이해가 가는 바이다.
그렇지만, 저자의 한국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 

뒤에서 자세히 이야기하겠지만(근데, 뒤에서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는다. ㅠㅜ)
IMF는 어린 시절부터 인문고전 독서광이었던 한 천재 경제학자의 머릿속에서 태어났다. 
만일 우리나라에 그 천재 경제학자 이상의 두뇌를 가진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그 경제학자 이상으로 인문고전 독서에 미쳐있던 경제학자가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IMF 위기때 그렇게 허망하게 무너지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런 사람이 없었고, 수십 년간 쌓아온 국가의 부를 한 순간에 강탈당하고 말았다.(115) 

이런 맥락은 좀 한심하다. 
조선의 성리학은 엄청난 인문고전의 향연이었다.
그렇지만, 그것들이 지나치게 인문학 내부로 침잠했기에 세계의 흐름에 뒤처진 국가가 되고 말았던 것도 사실이다.
인문고전의 힘을 곧바로 '돈과 힘'에 연결시키는 일은 쫌! 섣부르다.

이병철, 정주영이 정말 인문고전을 공부해서 훌륭한 경영인이 된 줄 아는 것은 그의 착각이다.
이병철, 정주영의 행적을 적은 <자서전 - 얼추 소설에 가까운>은 분명 소설가가 적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엄밀히 말하면, 한국에서 '인문고전'을 가장 뜨겁게 읽은 곳은 '형무소'였을 것이기 때문에... 
또한, '인문고전'으로 의식화된 학생들이 목숨을 걸고 투쟁할 수 있었던 것이 80년대의 시공간이었고,
그들은 출세나 이재를 염두에 두고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3. 그러나, 문제제기로는 충분하다. 

한국 학교 교육은 직업군인과 공장 노동자를 생산하는 목적의 교육 시스템에 뿌리를 두고 있다.(65) 

그렇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제대로 된 공장 노동자를 생산하는 학교 - 독일이나 스위스 같이 공업 선진국인 - 들의 교육은 충분히 수준높은 것이고, 삶의 질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숱한 아이들은 고작 몇만 원 가치밖에 없는 백과사전이 되기 위해 그토록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71)

   
  시카고 대학의 인문고전 학습을 부러워 하다가...
이런 주장이 이상주의에 치우친 것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나라 경제학자들의 비웃음만 듣게 될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하지만 침묵하고 싶지는 않다.
내 부족하기 이를 데 없는 말들이 누군가의 심장에는 불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125) 
 
   

그의 열정은 근거가 좀 희박하여 아쉽긴 하지만, 그리하여 인문고전 독서에 불을 지피기엔 역부족으로 보이지만,
무식한 박정희식 '고전읽기 열풍' 역시 제대로 된 지도가 없이는 훌륭한 결과를 얻기 힘들다는 결론을 얻었던 것이고,
저자의 이야기가 문제제기로는 충분해 보인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4. 돈 없으면 집에 가서 - 인문고전을 치열하게 읽어야 한다. 

돈없고, 능력없고, 배경 없는 사람일수록 인문고전을 치열하게 읽어야 한다.
인문고전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천만 원이 넘는 수강료를 지불하고,
해외로 독서 여행을 떠나고, 새벽마다 조찬 특강을 듣는 사장님들보다
더 열심히 인문 고전을 읽고 공부해야 한다.(183) 

대학마다 '최고 경영 전문가 과정'이라고 해서 천여만원씩 들여 등록하는 곳이 생기고 있다.
'학벌'에서 밀리는 사장님들은 이곳에서 '학벌을 충분히 만회할' 수업을 들을 수도 있다.
물론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고딩때 전교 1등해서 서울법대 나온 판검사 나으리들의 독서 수준이,
고딩때 공부 안하고 가족의 사업을 이어받거나, 자수성가한 사업가의 독서 수준에 충분히 미달할 수 있다. 

184쪽에 신동아에 고승철 기자가 쓴 'CEO들이 열하로 간 까닭은?'이란 꼭지에서 그들의 학습 내용을 적었다.
고딩때 전교 1등하고, 서울법대 나온 나으리보다 훨씬 영양가있는 학습을 대학 입학도 못한 이들이 누릴 수 있는 코스가 거기 있었다. 

한국의 교육은 고딩때 영양가없는 공부를 많이만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대학 진학 자체도 영양가 없는 식단을 계속 이어가는 것에 불과하다.
결국 대학을 마치고 나면 공부에 혐오를 느낄 수밖에...
취업 공부 역시 영양가는커녕 구역질나도록 닭가슴살만 꾸역꾸역 밀어넣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전문경영가 과정처럼,
인문고전을 읽고,
관련 서적을 읽고,
전문가의 특강을 듣고,
역사적 배경도 듣고,
배경과 관련된 여행을 하며 또 이야기를 듣고, 강의를 듣고, 그들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다시 모여서 독서 토론도 하고,
새로운 독서 여행을 계획하는...
이런 훌륭한 과정은,
한국이 그렇게 내세우는 '학벌 사회'를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는 내용일 것이다. 

5. Leading하지 못하더라도 Reading하자! 

굳이 인생에서 '리더'가 되어야 성공하는 것일까?
물론 인간은, 특히 남자는 남들보다 난놈이 되는 데서 우월감을 느끼는 유전자를 타고 났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나처럼 줄반장조차도 하기 귀찮아 하는 인간도 세상엔 많지 않을까?
또 줄반장조차도 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세상엔 더 많을 것이다. 

그저 지하철에서 뾰족한 근거도 없이 '통념'과 '관습'에 따라 구석진 자리는 노약자석으로 지정한다~는 정도의 통념에,
적극적으로 반발하며,
"내가 내리면 앉아~ 그리고 인간 봐 가면서 말해~ 괜히 나같은 사람 건드렸다가 욕먹지 말고~"
이런 용감한 '지하철 반말녀'처럼 세상에 불만 많은 사람들도 수두룩할 것이다. 

그렇지만... 
'리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
'인간'을 무시하는 세상 속에서 '인간성'의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서, 
'인문고전'을 읽는 일은 충분한 의미를 가질 것 같다. 

학교도 단편적 지식이나 순발력을 테스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만,
글쎄, 한국적 상황이란 <요지경> 속에 들어가면,
아무리 좋은 귤도 탱자가 되어버릴 지경이니...
어렵고 또 어려운 일이 되겠지만,
아무튼, 인문 고전을 읽는 일은 '수능'이나 '논술' 준비와도 엄청 굵직한 상관관계를 가질 수 있는 노릇이므로, 나도 올해는 인문고전에 푹 빠지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며 새해 첫날 독서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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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1-02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문고전에 푹 빠지는 한해라니 멋진걸요. 음 전 뭐 영어책에 푹 빠지는 한해? 호호~~~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길,
고 3 아드님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글샘 2011-01-02 11:24   좋아요 0 | URL
어학 공부도 꾸준히 해야 하는데... 살림이 여유가 생기질 않네요. ^^

cyrus 2011-01-02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전에 대한 독서에 대한 글샘님의 생각에 공감을 가면서 읽었습니다.
저도 앞으로 고전독서를 하려고 생각중이었는데 다시 한 번 고전 읽기에 대해서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글샘 2011-01-03 21:18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혼자서 고전 읽는 일은 쉽지 않지요.
그렇지만, 올해는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cyrus 님도 고전 독서에 맛을 들여 보시길...

2011-01-03 1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11-01-03 21:19   좋아요 0 | URL
<시학>은 조만간 올라올 것 같진 않구요. ㅋㅋ
인문고전을 읽고 힘든 삶을 꾸역꾸역 살아가는 사람은 있어도,
출세해서 돈 많이 번 사람은 별로 없어 보이는데, 작가는 그런 사람하고 억지로 매칭시키는 게 아니꼬웠던 모양이죠. ^^
사회학 공부가 부족한 작가로 보입디다. 제 눈에는요.

통밀빵 2011-01-06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마음과 통하는 리뷰를 오래만에 만난 기쁨에 댓글까지 남깁니다. 작가의 성실성 (시의 적절한 베스트셀러를 쓰느라고 열심히 사는 모습) 을 높이 평가하고 문제 제기는 충분히 의미가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여자라면 힐러리처럼" 도 읽었지요. 힐러리에 대해 평면적인 이해도 엿보였지만 한국의 여성들에게 깨어나라고 하는 메세지는 의미가 분명히 있었거든요. 이번 책도 비슷한 점이 많네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글샘 2011-01-07 23:45   좋아요 0 | URL
마음이 통하셨다니... 저도 기분이 좋군요. ^^
고전 독서로도 통하시길...

페크pek0501 2011-01-08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
저도 글샘님 따라서 올해 인문고전을 읽겠습니다.ㅋ
아니 어떤 목표를 떠나서 그런 류의 책의 내용 자체가 저는 흥미롭습니다.
그런 흥미로움에 빠져 읽다보면 정신적으로 뭔가 얻어지는 게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 얻어짐이 출세지상주의와 결부되는 것은 좀 씁쓸하군요. 그런 점에서 글샘님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글샘 2011-01-09 23:59   좋아요 0 | URL
뭐부터 읽으실 건데요? ㅋㅋ
저는 오늘까지 토지 다 읽었으니깐,
이제 내일부터는 '쇼펜하우어'를 한번 읽어볼까 합니다.
이름도 멋지잖아요. ㅋㅋ

페크pek0501 2011-01-14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지를 다 읽으셨다니, 감탄합니다. 저는 그거 포기할래요.ㅋ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책을 16권 읽겠습니다.ㅋ
한때 철학서 공부의 필요성을 느껴 쇼펜하우어, 칸트 등의 책을 낱권으로 읽었는데,
요즘 찜해 두었던 책은 마이클 샌델 저,<정의란 무엇인가>입니다.
이미 베스트셀러가 된 지 오래인데, 저는 아직 구입도 하지 못했어요(제가 한 박자 늦는 경향이 있음).
글샘님도 아시는, 스트레스 만빵인 그 일이 끝났어요. 드디어 완성해서 학교에 제출했답니다.
이제 시간이 많아 아마 블로거활동을 예전보다 많이 할 듯.

글샘 2011-01-14 17:33   좋아요 0 | URL
아~ 정말 속이 시원하시겠군요. ^^ 축하드립니다.
나중에 저한테도 한 권 보내주실거죠?

페크pek0501 2011-01-15 22:52   좋아요 0 | URL
축하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그것이 끝나고 나니 갑자기 시간이 많아진 것 같아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행복한 고민중입니다.
기회 있을 때 책이나 이메일 첨부파일로 보내드릴게요. ㅋ

꼬마요정 2011-03-01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보고 저도 집어던질 뻔 했더랬죠.
돈 많은 사람들이 인문고전 공부할 때 우리는 뭐하냐구요?? 돈 많은 사람들이 교육정책 이따구로 - 국,영,수 중심- 만들어놓고 책 보라고 하네요. 책은 그냥 읽나요.. 저는 학교에서 그림 보는 법 안 가르쳐줘서, 시 읽는 법 안 가르쳐줘서 화가 납니다. 그냥 느끼면 되는 걸 분석하게 만들었으니까요.

뭣보다 정주영과 이병철은 인간을 존중하는 법을 모른 사람들이에요. 정주영은 용역 동원해서 노동자들 탄압했고, 이병철은 노조를 못 만들게 했죠.. 인간의 권리를 짓밟은 사람들이 논어니 맹자니 인문고전 타령하는 건 웃기는 일이죠..

그럼에도 글샘님 말씀처럼 문제제기로는 괜찮은 듯 해요. 저도 책 읽기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됐거든요.

글샘 2011-03-01 21:36   좋아요 0 | URL
한나 아렌트가 "생각하지 않는 죄"에 대해서 이야기한 기억이 나네요.
이 책의 작가는 사회 문제에 대한 고찰은 거의 없다시피 했던 것 같습니다.
오로지 올라가는 삶, 리드하는 삶에만 관심이 있으니 말입니다.
가난의 인문학은 가난하더라도 삶을 긍정하는 법, 가난해도 예술을 감상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지는 법을 공부해야 하는 건데 말이죠.
무작정 인문학 공부하면 <돈이 된다> 이건 좀 아니거든요. ㅠㅜ
나처럼 인문학 공부해서 <돈 벌어 봐라~> 이런 거잖아요. 세상에나...
그런 점은 리딩에 대한 모욕이죠. ㅋ

starover 2011-03-06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제목이 참 멋져요~

글샘 2011-03-07 00:02   좋아요 0 | URL
첨 뵙는 것 같네요. ^^
칭찬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