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오는 날의 약속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12
박경태 글, 김세현 그림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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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불황에 출판 시장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책 안 읽는 어른이 많아 책이 잘 안 팔린다고 한다.  

그렇지만... 

내가 봤을 때 어린이 책은 그래도 사정이 나은 것 같다. 그것이 유명 출판사들에게만 해당 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아마 그럴 것이다.) 

사는 게 바쁜 엄마들은 아이의 독서에 관심 가질 여력이 없지만, 내 아이를 잘 키워보겠다고 큰 주먹 쥔 대한민국의 열혈 엄마들이라면 아이의 독서이력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각 가정마다 들여놓은 각종 전집들~ 불티나게 팔려 나간다는 홈쇼핑용 전집 도서들.  

나도 열심히 책을 사는 엄마지만, 아이들 책을 보면서 참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 있다. 지나치게 좋은 종이 질 때문이다. 책이 안 팔린다고 하기 전에, 종이 질을 낮추어 가벼운 독자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보면 어떨까? 그것이 서로에게 좋은 WIN-WIN 전략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나는 우리 교육의 '지혜로운 교사'시리즈 도서를 좋아한다. 책 내용도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지만, 책 표지를 열고 나타나는 다음의 말 때문이다.  

지혜로운 교사 시리즈는 모두 재생지로 만듭니다. 이 책의 표지 용지는 국산 재생지 앙코르 190g을 사용했고, 본문 종이는 그린라이트 80g을 썼습니다. 불필요한 면지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이야기가 쓸데없이 길어졌는데, 그런 점에서 푸른책들에서 만들어 내는 네버엔딩 스토리의 문고판 도서는 참 매력적이다. 좀 더 저렴하게 더 많은 책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자크기는 조금 아쉽다. 책이 작아서 가방에 넣고 다니기도 편해서 좋으나 이 책을 읽을 사람이 어른이 아니라 어린 아이들이나 청소년이 독자라고 보았을 때 글자크기에 지레 겁먹는 아이들에게는 조금 접근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페이지가 조금 늘어나더라도 글자 크기는 조금 더 키웠으면 한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 책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 

이 책은 읽는 내내 동화의 아름다움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특별한 긴장감, 재미 보다는 우리 주위의 일상에 그저 촉촉히 젖어드는 느낌.  

붕어빵 아저씨는 교통사고로 딸을 잃은 슬픔을 가지고 있다. 어느 날 자기 딸 같은 아이가 나타나는데 그 아이랑 첫눈 오는 날 다시 만날 약속을 한다. 그 아이가 그곳에 오려다 그만 다시 교통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은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하지만, 큰 사고가 아니어서 다행이었고 그로 인해 아저씨와의 특별한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어 어쩌면 다행인 불행이라 생각이 든다.  

가슴에 묻은 아이를 둔 부모, 그 아이의 장기로 행복해진 아이들을 통해 다시 자식을 만나는 이야기도 가슴 따뜻하다.  

국밥집 할머니 만나느라 자기 할머니를 잊은 듯한 할아버지가 미웠는데, 그 갈등을 이겨 나가는 모습을 만나 보는 느낌 또한 아이의 감정에 젖어 들게 만든다.  

교통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아이가 <엄마가 보낸 천사>를 통해 재활의 힘을 얻어가는 모습은 가슴이 찡하다.  

촉촉히 젖어드는 이야기들을 통해 어쩌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바로 동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앞으로도 이런 문고용 도서가 많이 출간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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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7-31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좀 저가로 양질의 책을 만든다면 좋겠단 생각 저도 했었어요.^^ 그럼 더 많은 책을 살테니 말이에요.

희망찬샘 2010-08-01 06:54   좋아요 0 | URL
그쵸, 책값이 너무 비싸요.
 
우토로의 희망 노래 미래의 고전 16
최은영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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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토로에 대해서 알고 있느냐?"라는 나의 질문에 남편은 나만 모르고 다 안다는 식의 대답을 했다.  

전에 TV에서 했다고! '아하 그렇구나!' 나의 무지를 한 번 더 실감하면서 책을 읽었다.  

우토로의 마을에 사는 11살 조선인 소녀, 보라!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놓인다. 일제 시절 징용에 가서 비행장 건설을 하던 중 종전으로 인해 그곳에 눌러 살게 된 조선인들. 그들의 삶의 터전으로 새롭게 형성 된 그곳을 그들의 땅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일본! 그래서 이래저래 서럽기만 하다.  

할머니는 그 땅의 주인임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시고, 그러는 중에도 주인공 보라는 '우토로 거지'라는 놀림을 받으며 힘겨운 학교 생활을 하게 된다. 힘에 억눌려 도피를 택하는 자, 주인임을 알리기 위해 투쟁하는 자, 보라는 그 모습을 지켜 보며 자기 정체성을 알아간다.  

억울하다, 억울하다. 부려먹을 때는 언제고, 이제는 필요없으니 나가라 한다. 대를 물려 살고 있는 그들의 땅에서 말이다.  

작가는 아직은 미해결인 이 일을 아름다운 결말로 마무리 지어 놓았다.  

그곳에서 희망의 노래를 신명나게 부를 수 있기를. 보라 할머니 같은 분들이 정말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있기를... 그런 바람을 담아 국내에서도 식지 않는 관심이 이어져야겠다. 제대로 된 마무리가 이루어질 때까지 말이다. 작가의 그런 열망이 이런 책을 한 권 탄생 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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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파업중 - 5학년 2학기 읽기 수록도서 책읽는 가족 22
김희숙 지음, 박지영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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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학년 아이들이랑 공부하면서 이 동화를 만났다. 더 이상 가정부 노릇을 할 수 없는 엄마의 이유있는 반항~ 가족들은 이제 각자의 몫을 하리라 약속을 하지만 그 약속이 얼마나 지켜질지는 의문이다. 나는 이 동화가 조금 더 긴 이야기일줄 알았는데, 교과서 나오는 그만큼의 내용이 다였다. 하지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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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0-07-23 0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동화, 오래전 아이들과 읽었던 책이에요.
5학년 교과서에 나오는군요.ㅎㅎ 몰랐어요.
더운 날, 어떻게 지내시나요? 방학이라 아이들과 다정한 전쟁하고 계신지요?
전 그런대로 헥헥대며 지냅니다. 안부 인사 고마워요.
 
사투리의 맛 사계절 중학년문고 16
류호선 지음, 정지윤 그림 / 사계절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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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이 많이 궁금했었는데, 이제 읽게 되니 속이 시원하다.  

다 읽고 난 느낌은 참 군더더기 없이 잘 쓰여진 깔끔한 동화라는 느낌! 

여수 돌산도 아나운서 구철환~ 우리의 주인공은 장래 희망이 아나운서다. 아버지의 전근으로 서울에 가서 학교 방송국이라는 곳을 기웃거리며 미래의 꿈에 대한 가슴 셀렘을 미리 경험한다. 하지만 도시 아이들에게 철환이의 사투리는 그저 재미있는 구경감일 뿐이다.  

초등 4-1 국어 교과서에 사투리(방언)와 표준말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작년 5학년에 나왔던 내용이 개정 교과서에서는 4학년으로 내려 왔다. 아이들이 조사하고 싶은 지역의 방언을 조사하여 발표하는 내용으로 구성해 보았는데 조사 수준 및 발표 수준이 확실히 오뉴월 하루 땡볕이 무섭다고 5학년과 4학년 차이가 많이 났다.  

교과서에 나오는 시 잠깐 옮겨 볼까?  

*저자의 요청으로 삭제합니다.

우리의 주인공 구철환, 서울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겪는 서울 적응기. 비록 유학 간 친구 자리를 대신 할 아나운서 시험에서는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똑 떨어졌지만, 특파원 구철환으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더이상 놀림 받는 아이가 아니라 당당한 모습으로 생활할 수 있어 다행이다.  

이 책에서 인상적인 것은, 재미있는 사투리을 읽는 맛이겠지만, 또 다른 하나는 철환이가 이사 와서 겪게 되는 것들이었다. 우리 집에 놀러 오라는 말도 그저 인사일 뿐이고 엘리베이터에서 씩씩하게 인사하는 자기만 이상한 아이 꼴 되어 버렸다는 대목에서는 우리 사는 모습이 바로 그 모습이다 싶어 씁쓸하기만 했다.  

재미있는 책, 일단 한 번 읽어 보시라니깐요. 두 말이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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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빛 2011-07-05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거 적작권인가요? 아닌거 같은데~요~ 그런데 위에있는 김경선님이 쓰셨군요~제가 이상한 물음인가요?
 
대단한 무지개 안경 미래의 고전 18
박윤규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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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끔씩 아이들에게 이런 일기 주제를 낸다.  

"도깨비 방망이가 있다면 어떤 소원을 빌어 볼래?" 

"지니가 나타나서 소원 3가지를 들어 준다면 어떤 소원을 빌어 볼래?" 

아이들의 삶의 무게는 어른들과 끈이 닿아 있는데, 그 짐이 무거운 아이들일수록 답변은 심각하다.  

내게 그런 기회가 있다면 나는 과연 어떤 소원을 빌어볼까? 

도깨비 방망이는 아니지만, 도인을 찾아나선 삼촌 따라 떠난 길에서 대단한 호빵맨은 기똥찬 무지개 안경을 발견한다. 사람 몸 속을 볼 수 있는 투시경, 먼 거리도 다 볼 수 있는 천리경, 사람의 마음을 알아볼 수 있는 진심경, 인연이 맞나 안 맞나를 살펴 볼 수 있는 인연경... (빨투, 노인, 초지, 파진, 보천-빨간색은 투시경, 노란색은 인연경, 초록색은 지혜경, 파란색은 진심경, 보라색은 천리경)

사모하는 담임 선생님은 돈 많은 치과 의사 선생님이랑 곧 결혼할 건데,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대단한이 무지개 안경으로 살펴 본 결과 몸 속의 병이 깊고 그것은 인연이 아닌 짝을 만났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백분률 미강이(모든 것을 백분률로 따진다.)와 사슴벌레 은비(잘 꼬집는다.)를 따라 우연을 가장하고 선생님 병문안을 따라 나선 대단한. 거기에 창규가 합세하여 조직(?)이 하나 결성되는데.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는 부모님의 치킨집도 대단한의 무지개 안경 덕에 새 메뉴를 개발하게 되고, 선생님의 행복을 원하며 시작 된 아이들의 탐정놀이(치과 의사는 과연 좋은 사람일까?)도 무지개 안경 덕을 보게 된다. 결국 치과 의사는 좋은 사람이긴 하지만, 선생님의 인연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오고, 선생님 또한 이를 곰곰히 생각하게 된다. 선생님과 당랑삼촌(대단한의 삼촌)의 우연한 만남은 조금 신파같은 느낌이 들긴 했으나 글을 읽는 재미를 감칠 맛 나게 해 주었고, 아이들의 티격태격 또한 나름 흥미로웠다.   

"쳇, 이거 나한텐 별 쓸모가 없어요. 투시경도 인연경도 내 것은 볼 수가 없잖아요." 괴짜 할아버지는 침대를 더 심하게 꿀렁거리면서 대답했다. "자신을 아는 것이 가장 큰 공부인데 그걸 함부로 가르쳐 주면 되겠냐." 나는 내친김에 궁금증 하나를 더 털어놓았다. "미래를 보는 미래경은 없어요? 그거 있으면 진짜 좋을텐데." 괴짜 할아버지는 다시 침대를 꿀렁거리면서 대답했다. "그거 알아서 좋을 거 하나 없당." "왜 안 좋아요. 미래를 알면 허탕은 안 치잖아요." "아는 순간 미래는 변해. 미래는 확정된 게 아니거든. 사람의 의지로 변화시킬 수도 창조할 수도 있지. 무궁한 변화와 발전이야말로 인간의 최고 가치인데, 그게 확정되면 되겠냐."  

대단한 무지개 안경이 생긴다면 내 인생은 어떻게 달라질까? 이룰 수 없는 꿈을 꾸어보게 하는 멋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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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0-07-20 0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른책들의 신간을 보셨군요. 이 책 재미날것 같던데...ㅎㅎ

희망찬샘 2010-07-20 06:26   좋아요 0 | URL
네. 재미있더라구요. 읽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