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일이 1 - 어린 시절
최호철 그림, 박태옥 글, 고래가그랬어 편집부 / 돌베개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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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아이와 함께 그토록 기다리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마녀 배달부 키키>를 보러 갔다.
마을버스와 전철을 갈아타고 왕복 다섯 시간이 걸리는 먼 길이라
읽을 책을 두어 권 챙기는 건  필수였다.
그리하여 골라든 책은 '와우산'과 '을지로순환선'의 화가 최호철이 그린 만화 <태일이>.
'와우산'이라는 작품은 언젠가 한 알라디너의 페이퍼에서 처음 봤는데
그 규모와 세밀함과 구불텅한 매력적인 선에 넋을 잃었다.
'을지로순환선'을 탄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과 표정은 또 어떻고......

이 책은 우선, '열사'니 뭐니 거창하게 수식하지 않은,
성을 뺀, 아이 이름 그대로의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신기하게도 만화 <태일이>에는 그 '와우산'과 '을지로순환선'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들이 다닥다닥 붙어 사는 초라하고 정겨운 인간의 마을이 그대로 나온다.
우리가 갈아탄 전철은 바로 그 을지로순환선이었다.
이 만화는 뭐랄까, <악동이>의 작가 이희재보다는 좀더 선이 굵고
인물이건 배경이건 간에 음영이 훨씬 짙다고 할까.
주인공 태일과 어머니 이소선 여사의 특징을 잘 살린 얼굴이 정감 있게 느껴진다.

마츠모토 타이요의 만화를 볼 때 매력적인 캐릭터나 독창적인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살아숨쉬는 듯한 골목의 그 가로등, 전신주, 담벼락의 낙서,
쓰레기통 하나까지 세밀한 묘사에 감탄을 금치 못했는데
만화 <태일이>는 그 못지않게 주인공이 살았던 1960년대라는 시대배경과 생활상을
아주 꼼꼼하고 리얼하게 그려 보여주고 있다.
아직 어린 태일, 태삼, 순옥 3남매가 땔감을 구하려고 돌아다니다
거리에서 만난 넝마주이 아저씨의 얼굴과 몸짓은 동양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는데.
전태일의 수기나 평전을 읽으며 상상했던 것보다 더 극심한 가난과 삶의 풍파가
사실적인 그림으로 펼쳐졌다.(1권: 어린 시절, 2권: 거리의 천사)

다음은 어제 아침 초등학교 3학년인 딸아이와 나눈 대화다.

"<태일이> 만화 어땠어?"

"재미는 있는데 무서웠어."

"태일이 아버지 때문에?"

"세상에 그런 아빠는 없지이? 자식이 공부하고 싶어하는데 때리고 일만 시키고.
자기는 술만 마시고."

다행히 그의 생몰연대는 내 머리 속에 확실하게 각인되어 있었다.

"주하야, 이 만화는 실화야. 전태일이라는 청년이 실제 있었어.
청계천 봉제공장 노동자였는데 1970년, 그러니까 37년 전 11월 13일,
동료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싸우다 숨졌어.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이 대목에서 딸아이가 고개를 돌려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엄마는 해마다 아빠 생일도 정확하게 기억 못하면서 어떻게 그렇게 기억을 잘해?"

"히히, 그러게 말이다, 주하야. 그런데 이 만화를 그린 작가만큼이나
오래 전 엄마에게도 엄청난 충격을 준 사람이거든.
전태일 평전을 읽고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었다고 작가의 말에서 밝히고 있잖아.
엄마도 그랬어."
(충격만 느꼈을 뿐, 내 삶을 구체적으로 변화시키진 못했다.
그런 것까지 아이에게 이야기하진 않았다. 구차하게 느껴져서......)

"그랬구나. 아무튼 3권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어. 4, 5, 6, 7, 8권
계속계속 나왔으면 좋겠어. 태일이 오빠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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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6 1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26 1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울보 2007-11-27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가 많이 자랐겠군요
갑자가 님의 글을 읽다가 저는 주하는 잘있나 사촌도 많이 컷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렇게 인사말 남기고 갑니다,

로드무비 2007-11-28 13:13   좋아요 0 | URL
울보 님, 반갑습니다.
주하도 동주도 많이 컸습니다.
사진을 한 번 올려야 할 텐데......
모자 쓴 류, 깜찍하고 의젓하네요.^^
(잘 지내시지요?)

릴케 현상 2007-12-04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에게 말하는 대목은 영화의 한 장면 같아요^^ 저는 신입생때 교양필수 시간에 태일이 얘기를 듣고 충격받고선 선배들한테 수업시간에 들은 태일이 얘기를 들려 줬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유명인사더군요-_-

로드무비 2007-12-04 18:03   좋아요 0 | URL
산책님, 잘도 나불거리는 입이죠?ㅎㅎ
저런 대사를 직접 읊는 건 엄청 수상하고 어색한데
모정이랄까( ''), 전태일에 대한 나름대로의 애정은
그걸 가볍게 뛰어넘게 하더군요.=3=3
그나저나 '유명인사'라는 말 너무 웃겨요.^^

2007-12-06 0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2-07 1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로밋 2008-01-21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얼마나 더 키워야 아들녀석과 이런 대화를 할 수 있을까요? ㅋㅋ

로드무비 2008-01-22 13:21   좋아요 0 | URL
그로밋 님, 아마도 5~6~7년 정도?=3=3=3
조바심하면 더 늦습니다요. 아시죠?
 
물 속을 걸어가는 달 - 그림자 없는 성자 水月의 삶을 찾아
김진태 지음 / 학고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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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65인의 큰스님이 남긴 열반송'이라는 제목 밑의 문구에 혹해 금방 나온 책을
주문해 읽은 것이 추석 무렵이었다.(<내 삶의 마지막 노래를 들어라>)
선사들이 남긴 심오한 말씀들이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더니만
본문 중 어느 스님의 지나가는 말 한 마디가 가슴을 쳤다.

--공연히 이 세상에 와서.......

오늘 낮, 궂은 날씨에 학교에 다녀오자마자 시계를 보며 급히
학원 영어숙제를 하고 있던 딸아이에게 "우리 예쁜이 공부하느라 힘들지?"하고
궁둥이를 두드렸더니 순간 그 큰 눈에서 눈물이 주룩 흘러내렸다.
그토록 좋아하던 태권도를 때려치운 게 10개월 전.
이젠 또 바둑이 싫어졌단다.
무릇 좋은 것보다 싫은 게 많아지면 인생 살기가 고달파지는 법이다.
나는 딸아이의 눈물을 못본척했다.

--과연 난 무엇이었을까. 적당히 마음 편한 곳만 찾아 방황했을 뿐,
정말로 중요한 진실에는 끝내 다가가지 못했다.(최준식 <죽음, 또 하나의 세계>)

<죽음, 또 하나의 세계>는 그 무렵 함께 읽은 책인데 나의 상태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적당히 마음 편한 곳만 찾아 방황'.
그 방황도 어쩌면 포즈가 아니었을까.

특별히 내가 몰랐던 엄청난 사실을 가르쳐 주는 게 아니더라도,
불투명한 막으로 여러 겹 겹쳐서 도무지 그 속에 뭐가 들었는지 모르겠는 나의 실상을
"이러이러한 게 아닐까" 슬쩍 귀띔해 주는 책만 해도  반갑고 고마운 법인데.

<물 속을 걸어가는 달>을 통해 그 존재를 전혀 알지 못했던 수월 스님을 만났다.
(몇 년 전 나왔을 때의 원제가 더 좋다. <달을 듣는 강물>)
출가 전에는 어느 집 머슴이었고, 또 까막눈이어서 멋진 법문이나 그럴듯한 말씀이
전해져 오는 것도 없으며, 절에서도 땔감을 구하러 산을 헤매거나 밭을 매고,
또 간도 초막 시절에는 밤낮으로 짚신을 삼고 주먹밥을 만들어
큰 바위 위에 놓아두었다고 한다.
일제의 탐학을 피해 두만강을 건너오던 동포들에게 이보다 반갑고 요긴한 게 있었을까.
수행중 몇 가지 불가사의한 신통력을 갖게 되어 본의 아니게 유명해진 스님이건만
그는 자신의 그런 능력을 마치 코로 숨쉬는 만큼이나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올해 내가 제법 간절한 의문을 품고 골라 읽었던 책들에서 만났던 가장 중요하면서도
공통적인 단어를  한 개  고르라면 '경계'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에 소개된 거지 여인으로 분한 문수보살의 이야기(137쪽)를 들으며
구멍 숭숭난 여러 겹의 막 중 몇 개가 스르르 벗겨지는 느낌이었다.

--수월도 스승인 경허의 본디 면목의 풍광 속을 일없이 지나치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스승에게 매이지도 않았고, 걸리적거리는 스승을 갖고 싶지도 않았다
.(161쪽)

'본디 면목의 풍광 속을 일없이 지나치고 싶었던'이라는 구절이 좋아 수첩에 옮겨 적었다.

백봉, 효당, 무천 스님에게서 불교와 주역을 배운 현직 검사인 저자는
 '20여 년 전 시대의 어둠에 밀려 지리산 자락을 떠돌다가 어느 산사에서
수월 스님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한다.
그는 수월 스님이 출가한 충남의 천장암부터 지리산의 천은사, 금강산의 마하연,
8년을 머물렀다는 간도 땅에까지 몇 년 동안 수월 스님의 행적을 좇았다.
이 책은 그 충실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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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3 18: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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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4 0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니르바나 2007-11-23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사라 하면 남의 뒤를 쫓는 일에 전문가일터 그 대상만 선지식으로 바뀌었네요.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의 비자금이었나 다른 대형사건이었나 기억나지 않지만
중책을 맡고 춘천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뉴스를 들은게 마지막이었는데
김진태검사(지금도 현직에 있으려나 모르겠네요)의 재조, 재야를 합쳐서
제일 훌륭한 작품을 만들지 아니했나 싶어요.
그러고 보니 금강경,반야심경읽기의 김윤수 법관과는
사법부쪽 분들이란 공통점이 있는 것은
아마 그 法이 그 法이라선가 봅니다.^^

좋은 독자가 더 좋은 저자를 만듭니다.ㅎㅎㅎ

로드무비 2007-11-24 08:56   좋아요 0 | URL
니르바나 님, 그분들은 아마도 인간세상의 법을 공부하다가 자연스럽게
자기자신을 더 넓혀나간 것 아닐까요?
그런데 이 책의 저자가 그분이었군요.
차장검사로 재직중이라는 약력을 책에서 봤는데 지금은 부장검사로
더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신 건 아닐지......
좋은 독자라고 말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 꼭 그리 되겠습니다요.^^

2007-11-24 0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25 1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07-11-24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하연님의 알라딘 닉네임은 금강산에 있는 어떤 곳에서 나온거였군요.
(완존 딴 소리에요 ㅎㅎ)

로드무비 2007-11-25 10:50   좋아요 0 | URL
치니 님, 마하연, 참 예쁜 이름이죠?
딴소리라도 좋습니다.^^
 


 조니(정글리안). 눈빛 초롱초롱......이렇게 잘 먹고 사람을 졸졸 따르는 햄스터는 처음 보았다.


밍밍이. (몽몽이와 밍밍이는 로보로브스키로 둘이 한 집에 산다. )
집 밖에 나오는 건 질색이라 긴장하여 숨어 있는 중.




몽몽이,  내가 명명한 "날 죽여줍쇼!" 자세.  우리 가족은 이 모습에 자지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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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11-20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햄스터를 잡고있는 손은 뉘 손이래요.? ^^

로드무비 2007-11-20 12:36   좋아요 0 | URL
헤헤, 설마 저 가녀린 손목이 제것일라고요.=3=3=3
메피스토 님, 반갑습니다.^^

BRINY 2007-11-20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3마리나 새식구를 맞아들이셨군요! 그것도 종류가 다 다른 애들로! 나도 데려오고 싶당...

로드무비 2007-11-20 13:30   좋아요 0 | URL
브리니 님, 왜 안 오시나 했어요.^^*
데려온 지 몇 개월 됐는데 사진을 올릴 줄 몰라서......
햄스터는 종별로 성격도 행동도 다 달라요.
정말 신기합니다.

BRINY 2007-11-20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왜 안옵니까. 또 왔습니다.

로드무비 2007-11-22 08:52   좋아요 0 | URL
또 와주세요.^^*

비로그인 2007-11-20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구우~ 귀여워~ (>_<)
동물들도 성격들이 다 틀려서 재밌습니다.^^

로드무비 2007-11-22 08:52   좋아요 0 | URL
L-SHIN 님, 성격이라 하니까 또 재밌네요.
녀석들 하는 짓이 다 달라요.
조니의 성격이 최고로 좋아요.(>_<)

아영엄마 2007-11-20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햄스터를 3마리나 키우시나 봐요! 우리 집에 있는 녀석은 조니랑 닮은 걸 보니 정글리안인가 봅니다. (이 녀석도 사람을 그다지 무서워하지 않아요. 잘 먹어서 잘 때 보면 거의 공 수준...)

로드무비 2007-11-22 08:49   좋아요 0 | URL
아영엄마 님, 정글리안이 너무 잘 먹어서 비만의 위험이 많다네요.
우리 조니는 사람처럼 벌렁 드러누워서 배를 내놓고 잘 때도 있습니다.
그 모습에 또 까무러칩니다.^^

icaru 2007-11-21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 죽여줍쇼!" 컷에서 녀석의 손과 발이 감동 그 자체예요!
저도 제대로 다 갖췄다구욧! 하는 거 같은~

로드무비 2007-11-22 08:47   좋아요 0 | URL
정말 깜찍하고 섬세한 미모죠?
사진만 보고도 감동을 느끼셨다니, 이카루 님이 평소
아이를 바라보는 눈빛이 어떨지 짐작이 되고도 남습니다요.^^

瑚璉 2007-11-21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 죽여줍쇼'가 아니라 소파에 앉아 '자네가 이번에 면접보러 오는 지원자인가?'하는 사장님 자세같은데요? (-.-;).

로드무비 2007-11-22 08:45   좋아요 0 | URL
호련 님, 언뜻 보면 그런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삶을 체념한,
그리하여 모든 것을 방기한 눈빛과 표정이 보입니다.=3=3=3
(자네, 면접, 지원자....무지 웃깁니다.ㅎㅎ)

니르바나 2007-11-22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댁에 찾아온 애완동물들은 언제나 가족이상으로 대접을 받는군요.
호련님 시선이 참 재미있네요.^^

로드무비 2007-11-23 12:37   좋아요 0 | URL
니르바나 님, 제가 인간이 좀 호들갑스럽죠?
그런데 정이 드니 정말 쟤들이 얼마나 이쁜지 몰라요.
호련 님의 유머 감각 님도 익히 아시는 듯.^^

2007-11-23 0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23 1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립은 도시주의의 현실이지만, 그 고립의 일반 운동은
반드시 계획될 수 있는 생산과 소비라는 요구에 의존하여
노동자들의 통제되는 재통합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체제 내로의 통합은 고립된 개개인들이 재포획되고
함께 고립되어 있기를
요구한다.
다시 말해 공장들과 문화시설들, 관광단지와 주택개발은
명백히 고립된 개인권리를 따라가 마침내 가족세포까지 쫓아가는
사이비 공동체봉사하기 위해 조직된다.
스펙터클적 메시지를 수신하는 기기들의 광범위한 활용으로 인해
개인은 자신의 고립을 지배적인 이미지들 - 그 힘은 바로 이 고립으로부터
끌어오는 이미지들 - 로 채울 수 있게 된다.
(기 드보르 <스펙터클의 사회>139쪽)

1.
어제 아침 방송에선가 얼핏 우리나라 인구가 오천만 명을 넘어섰으며
그 절반이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다는 뉴스를 접했다.
아침밥을 준비하고 아이 등교 준비를 돕는 바쁜 시간이라 그냥 흘려들었는데
어젯밤 '도시적 생산조건에 의해 위험할 정도로 군집하게 된 노동자들(138쪽)'
어쩌고 하는 구절을 읽다보니 문득 아침의 그 뉴스가 생각 났다.

어제 내 눈에 들어온 또 하나의 뉴스는  해고된 E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계비 지원 약속을 어겼다는 민주노총 소식이다.
겨우 9월 한 달, 약속한 50만 원씩을 지급할 수 있었다는 것인데
지원을 약속한 산하 15개 연맹의 납부율이  21프로에 그쳐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대기업 정규직 조합원이 많을수록 납부율이 저조한데 제일 기가 막힌 건
언론노조교수노조는 그나마 예정액 중 한푼도 내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 그럴 줄 알았다. 서비스연맹과 여성연맹, 보건의료노조의 순으로
납부금액과 납부율이 제일 높았다.)

2.
10년 구독하던 신문을 끊은 지 1년이 넘었는데 문득 신문의 냄새와 촉감이 그리워
어제 다시 구독 신청을 했다.
컴퓨터를 켜면 굳이 내가 알고 싶지도 않은 괴상한 뉴스들이 무차별로 달려든다.
이혼소송에 휘말린 연예인 부부의 잠자리 횟수까지 알게 되고
한 방송 프로그램에 첫 출연해 남자 패널들의 혼을 빼놓은 외국인 미녀가 얼마나 섹시한지
남이 퍼다놓은 동영상으로 확인한다. 침울한 낯짝으로......
내것이 아닌 미모와 몸매와 거액과 남의 로맨스와 질탕과 끌탕을 훔쳐보며
아까운 시간을 흘려 보내는 꼴이라니.
그런 의미에서 오늘 아침, 오랜만에 커피를 마시며 내가 선택한 신문과 기사를
골라 읽는 기분이 썩 괜찮았다.

신문과 관련하여 생각나는 이야기.
얼마 전 부산에 내려갔을 때 방에 굴러다니는 신문이 하도 꼬질꼬질해
무심코 버리려고 했더니 엄마가 못 버리게 했다.
아직 다 못 읽었다고.
예전부터 정치에 얼마나 관심이 많았던지, 어쩌다 우리가 <신동아> 한 권을 사면
처음부터 끝까지 구석구석 읽는 사람이 당신이었다.
요즘은 사나흘에 한 번 가까운 신문 지국에 가서 남는 신문 있으면 한 부 달라고 하여
얻어 읽는다는 것이다.(허탕 칠 때도 있다니 가슴이 찡했다.)
엄마 앞으로 신문 구독을 신청하겠다고 했더니 그럴 필요가 없다고 극구 말리셨다.
이번에 박완서의 책을 몇 권 가져다 드렸더니 아주 좋아하셨는데
생각난 김에 그의 모든 책들을 읽게 해드려야겠다.

3.
수잔 손택의 <타인의 고통>을 읽다가 기 드보르의 <스펙터클의 사회>를 읽고,
오래 전 건성으로 읽어치운 하비 콕스의 <세속도시>가 문득 생각나 책꽂이에서 빼들었다.
이상하게 요즘은 책을 이런 식으로  엄벙덤벙  읽게 된다.
마무리는 최승호 시인의 <세속도시의 즐거움>이 어떨까 싶은데,
아쉽게도 그의 시집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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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11-20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 경기도에 2천 2백만....언젠가는 그 지역만 숟가락처럼 움푹~ 가라 앉을지도
몰라요.(웃음) 난, 한적한 곳이 좋은데.

로드무비 2007-11-20 12:22   좋아요 0 | URL
L-SHIN 님, 반갑습니다.
숟가락처럼 움푹 가라앉는 정도에서 그쳤으면 좋겠어요.(찌그러진 웃음)
우리집 햄스터 보여드릴게요. 페이퍼 만드는 중.^^



Mephistopheles 2007-11-20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로드무비님과는 반대로 사무실로 들어오는 신문을 끊어버리고 싶습니다.
M모 경제일보인데 사회적으로 큰 이슈인 S기업의 내부고발에 대해 지나치게 기업두둔주의의 모습을 노골적으로 보이더라구요. 경제신문이라는 이유때문인 것은 알겠는데 너무나 지나치게 편파적인 활자모음을 보고 있으면 이것도 언론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얼굴인가 하는 불신까지 생겨날 판인거죠..(이미 안믿은지는 오래되었지만.)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신문을 끊어버리던가 할려고요. 내가 일해 번 돈 몇만원이 이 신문을 정기구독하는데 쓰이고 이따위 기사를 쓰는 기자들의 밥값으로 지불된다는게 생각할수록 억울하더라구요.

로드무비 2007-11-20 12:57   좋아요 0 | URL
저는 서재활동에 매진하느라 신문을 거의 읽지도 않고 내다버리게 되고
마침 이사까지 하게 되어 아무 생각 없이 끊었는데요.
신문을 안 읽고 포털 뉴스로만 세상을 접하니 세상이 너무
기괴하게 느껴져서요.
신문으로 접하는 세상도 뭐 다를 건 없겠지만 아무튼 하다못해
삼겹살 구워먹을 때 바닥에 깔 것도 필요하고 해서.^^
(그 경제신문은 확 끊어버리시지. 정신건강상 안 보는 게 더 좋은 것들이
세상에는 너무 많아요.)

치니 2007-11-20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을 닮으셨군요. ^-^

로드무비 2007-11-22 11:06   좋아요 0 | URL
치니 님, 책 읽는 걸 좋아한다는 점은 닮았고요.
신문지국에 가서 신문 공짜로 달라고 할 수 있는 용기와 바지런함은
아쉽게도 물려받지 못했습니다.^^

icaru 2007-11-21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어머님께서 저희 시어머니하고 비슷하시다는~ ㅎ
수잔 손택의 책을 위시하여~ 요즘 읽고 계시는 책들이... 인용문구를 봐도 글코.. 내공이 장난이 아닌 책들. 언젠가는(지금 당장은 목구멍에 풀칠이라..ㅜ.ㅡ) 제 손에 들렸으면 하는 책들 임돠~!

로드무비 2007-11-22 11:10   좋아요 0 | URL
우리 엄마는 옷을 사는 데는 돈을 안 아끼셔요.
icaru 님 시어머님은 어떠신지?ㅎㅎ
<스펙터클의 사회>는 짐작건대 번역이 제일 이상하게 된 부분을
제가 인용한 것 같은데요. 페이퍼를 하나 쓰려다 보니.
사실은 제목처럼 거침없는 문장이며 내용이 스펙터클한 책입니다.
내공 하나도 없는 제가 심지어 재밌게 읽은 책이니까
님은 훨씬 가볍게 읽으실 수 있지 않을까요?
갑자기 이상은의 노래가 듣고 싶네요.^^




니르바나 2007-11-22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절이 계절이다보니 '세속도시의 즐거움'보다는 '대설주의보'생각이 나는군요.
최승호 시인하면 언젠가 들었던 시인의 아내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소설같은, 아니 소설 이상이였던 이야기가요.
그런데 시인은 왜 시 아니면 시같은 우화집만 발표할까요.
시인의 내면읽기에는 수필집이 있으면 좋을텐데요.^^


로드무비 2007-11-23 12:45   좋아요 0 | URL
전 그 우화 식의 글들이 싫어요.^^
니르바나 님, 님도 알고 계시는군요.
어떤 소설보다 더 소설적인 이야기였죠.
꽃을 들고 온 여인도, 시를 쓰던 아내도......
눈도 왔지만 전 11월을 아직 가을이라 우기고 싶은데
'겨울의 한가운데'라고 오늘 아침 어느 아나운서가 그러더군요.

니르바나 2007-11-22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론노조와 교수노조들은 그간 입으로 적선을 많이 하셨으니까
그냥 패스해주면 안될까요. 로드무비님 ㅎㅎ

로드무비 2007-11-23 12:40   좋아요 0 | URL
니르바나 님, 글고보니 저도 입만 나불나불.ㅎㅎ
우리 모두 나빠요.
니르바나 님은 빼고요.^^


2007-11-25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 주의 마이 리뷰에 뽑혀서 적립금 오만 원이 들어왔다.
이때다 싶어 박창근의 음반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기회를>과  
꼭 보고 싶었던 스파이크 리의 다큐멘터리 <제방이 무너졌을 때> DVD를 주문했다.
크게 인심을 써서 딸아이를 위해  '고래가 그랬어'에서 나온 만화 <태일이>도 주문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세일중이라는 메일을 받고 한 가게에 갔더니
마녀배달부 키키 오르골이 눈에 띈다.
가지각색 빵들이가지런히 쌓인 진열장 위에 팔을 얹고
고양이 지지와 함께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이 정겹다.
태엽을 감으면 나오는 음악은 당연히 '바다가 보이는 마을'이겠지?

-- 음반과 영화는 언젠가, 어차피, 적립금이 없었대도 살 것이었잖아.
<태일이> 만화도 마찬가지고......
그러니까 알라딘 적립금 들어온 걸로 이 오르골을 사는 거야.

언제나 그렇듯 나를 설득하기는 '식은 죽 먹기'다.

방과후 영어공부가 재밌다며 얼마 전 외고에 가겠다고 선언을 한 딸아이가
어느 날 텔레비전 뉴스에서 외고 학비가 엄청 비싸다는 보도를 접하고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걱정 마, 아빠가 열심히 일해서 우리 딸 외고 아니라 달나라라도 보내줄게."

책장수 님의 말에 이어 나온 딸아이의 말이 충격적이었다.

"그게 아니라, 엄마가 예쁜 걸 너무 많이 사잖아. 그래서 집에 돈이 없어!"

"내가 뭘 그렇게 많이 샀다고!" 소리를 빽 질렀지만,  나를 바라보는 부녀의 눈길이라니!
억울하기도 하고, 체면이 정말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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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11-12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키...지부리 애니 중에 제일 주변 배경과 분위기가 아름다웠던 애니라는 기억이..^^

로드무비 2007-11-12 11:22   좋아요 0 | URL
메피스토 님, 지브리보다 지부리가 더 그럴싸하네요.=3=3
음악도 괜찮죠?^^

2007-11-12 1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12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렌초의시종 2007-11-12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오르골 너무 예뻐요오~~>.< 저도 지부리 애니 중에서 키키가 제일 좋아요. 정겹달까요. 잔잔하달까요. 근대 초기의 어수선함과 마법이 묘하게 잘 어울려서 더 좋구요. 그나저나 주하는 키키만큼이나 나날이 현명해지는군요. 엄마가 '예쁜 것만' 사는 줄도 알고 말이죠.ㅋㅋㅋ

로드무비 2007-11-12 12:33   좋아요 0 | URL
로렌초의 시종 님, "예쁜 것이지만 쓸데없는 것"이라고 말할 줄도 압니다.
딸아이가 조르면 제가 큰맘먹고 사주고, 그랬으면 딱 좋겠는데 말이죠.( '')
저 오르골 시종 님도 좋아하실 줄 알았어요. >.<


BRINY 2007-11-12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저도 그런 딸이 있다면 쓸모없는 것들 안 사들일 수 있을까요?

로드무비 2007-11-12 22:10   좋아요 0 | URL
브리니 님, 딸이 있고 없고 간에 우리는 그냥 운명에 따를 수밖에.=3=3=3

2007-11-12 1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12 2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udan 2007-11-12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케이블에서 '40살까지 못해본 남자'라는 영화를 했어요. 중간에 좀 봤는데, 주인공 남자가 재산을 탕진(?)해가면서 모은 피규어를 이베이에 내놓으려고 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끝까지 못봤는데, 아마 그 피규어를 팔아서 떼돈을 벌고 여자친구랑도 해피엔딩이고 하는 그런 결말이었을 것 같아요.
알게모르게 무비님은 지금 재테크중이신건지도 몰라요.

로드무비 2007-11-12 22:02   좋아요 0 | URL
sudan 님, 여차하면 저도 어느 날 벼룩시장에 제 장난감들을
들고 나가려고요.
그런데 싸구려 허접한 것들이 대부분이라 몇 푼이나 받을 수 있을지.=3=3
그 영화 결말 정말 궁금하네요.
혹시나 하는 부푼 마음으로 검색해 봐야겠습니다.^^

홍수맘 2007-11-12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홍/수가 생각나 웃었어요.
"마트가자!!!" 그러면 "에잉~. 마트가면 엄만 맨날 옷 구경만 할거면서" 하면서 꼭 한마디씩 하는 홍/수랍니다.
에궁~ 부끄부끄 ^^;;;

로드무비 2007-11-12 21:58   좋아요 0 | URL
홍수맘 님, 저도 옷 진열장 앞에서 마음을 뺏겨봤으면 좋겠어요.ㅎㅎ
마트에서 제 정신을 뺏는 건 오로지 식품부의 냉동냉장고 앞입니다.
홍/수는 그런 엄마를 귀여워 하는 것 같은데요?^^

라주미힌 2007-11-12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비는 미덕이죠 머... :-)
ㅋㅋㅋㅋㅋㅋㅋ

로드무비 2007-11-12 21:52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함돠.
라주미힌 님, 이상하게 두 다리가 자동으로 떨리네요.=3=3=3

icaru 2007-11-12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ㅇ.ㅇ 아아악! 마녀배달부 키키 오르골...
제품이 도착하면~ 실사 찍어 올려 주시는 센스를 기대함돠 ^^
음향을 들을 수 없는 것이 못내 아쉬워요..

로드무비 2007-11-12 21:50   좋아요 0 | URL
저의 탁월한 센스는 조금도 녹슬지 않았는데 바뀐 카메라 탓이라고 할까요?
이카루 님,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주세요.^^

누에 2007-11-12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갖고 싶어서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오랜만에 느끼는..

로드무비 2007-11-12 21:48   좋아요 0 | URL
누에 님, 저도 이렇게 순식간의 단호한 결정은 거의 몇 개월 만이라고 할까요?
반성하는 척은 하고 있지만 삶의 이런 순간이 좋습니다.^^

프레이야 2007-11-12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깜찍한 주하가 그러는게요? 님?
엄마가 예쁜 걸 너무 많이 사잖아 ㅎㅎㅎ
그래도 예쁜 게 좋은 걸..히힛..

로드무비 2007-11-12 21:45   좋아요 0 | URL
키키 오르골은 양반이고요, 사실 제가 좋아하는 건 따로 있습니다.
해골이나 몬스터 쪽.^^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아이가 무심히 내뱉는 말은 제게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혜경 님도 그러시죠?(물귀신 작전.)


마노아 2007-11-12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라고 하고 싶어도 오르골은 사고 싶겠죠? 저는 사세요에 한 표예요^^

로드무비 2007-11-12 21:37   좋아요 0 | URL
마노아 님의 응원에 힘입어 슬그머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헤헤, 사실 주문완료 후 올린 페이퍼입니다.^^

瑚璉 2007-11-13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이 만화를 보고 하도 마음에 들어 물건너 나라에 OST를 주문했다지요(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는 이야기가 되어버렸네요). 요즘 들어도 참 좋은 노래들입니다.

로드무비 2007-11-13 11:14   좋아요 0 | URL
아이고, 호련 님, 정말 빠르시네요.
10년 전에 만화를 보셨다니!
11월 말에 이 영화 극장개봉 한답니다.
딸아이와 함께 볼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치니 2007-11-13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극장 개봉! 다들 너무 알고 계시는 애니인거 같은데 저만 몰라서 살짝 소외되다가 마지막 댓글을 보고 희망 가집니다.
영화부터 보고 나서 오르골도 살까 말까 생각해야겠어요.

로드무비 2007-11-16 12:19   좋아요 0 | URL
치니 님, 그런데 영화는 딱 이틀 상영하네요.
평일에 너무 멀고 먼 극장이라 어째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오래 전 엉망인 화질로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딸아이와 함께 큰 화면으로 꼭 보고 싶었거든요.
치니 님은 자신의 모성에 깜짝깜짝 놀라지 않으세요?=3=3=3

2007-11-14 2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15 1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우와 연우 2007-11-19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깜찍한 녀석^^
로드무비님이 가지고계신걸 다 합해도 주하만큼 예쁜건 없다고 전해주세요.^^

로드무비 2007-11-20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와 연우 님, 연우에게도 그 말 그대로 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