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매기는 잊지 않았다. 종종 뚫을 수 없는 유리막과 같은 아이러의 불만스러운 표정을 보면서 그녀는 이 지상에서 진정한 변화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남편은 바꿀 수 있어도 상황은 바꿀 수 없다. 사람은 바꿀 수 있었도 상황의 본질은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살아가고 있을 뿐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이 세상은 마치 저 유원지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작고 푸른 찻잔 같고, 사람들은 모두 원심력에 의해 제자리에 고정되어 앉아있을 뿐이다.-01쪽
인간의 영혼이 만나는 것이, 소용돌이치는 열풍이 모았다가 훑어 버리는 저 사막의 모래알의 만남과 같을 수는 없지 않은가. 행운이 마주치게 한 우리의 영혼들을 꼭 붙잡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 영혼들은 우리를 위해 점지된 것이니까. 그것을 위해 살고 싸우며 죽어갈 용기만 갖고 있다면, 어떤 힘두 우리에게서 그 혼을 뺏아가지 못하리라. -01쪽
인간은 왜 이다지도 삶을 유회하는 것일까. 매일 매일이 마지막 날일 수도 있으며, 잃어버린 시간은 곧 영원의 상실임을 생각하지 않고, 왜 이렇듯 자신이 행할 수 있는 최선의 것과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아름다움을 하루하루 미룬단 말인가.-02쪽
그 순간, 그것이 자신의 삶이며,자신의 삶에서 단 하나뿐인 현실이다.결코 아무도 듣지 못하겠지만, 소리치며 울부짖는 것,있는 힘을 다해 울부짖는 것만 남아 있을 뿐이다.-01쪽
좀더 네 주위를 넓게 둘러보는 게 어떻겠니? 아니면 되도록 자주 밖으로 나가보는 것도 좋겠다. 친구가 없는 건 나도 마찬가지지만, 나는 언젠가부터 억지로라도 친구를 만들려고 애써왔어. 모두가 다 좋은 친구가 되는 건 아니지만, 여러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인간을 평가하는 기준도 불어나더라. 인간의 수와 똑같은 만큼의 존재 이유가 있다는 것도 깨닫게 돼-01쪽
세계 어디서든 불의가 저질러지면 그것에 깊이 분노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게 어떤 불의이고 어떤 사람에게 저질러진 불의이건 간에 상관없이. 이것이야 말로 혁명가가 가진 가장 아름다운 자질이다.-0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