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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의 시대 - 새로운 마켓을 창조하는 비즈니스 전략
라이언 매튜스.와츠 와커 지음, 구자룡.김원호 옮김 / 더난출판사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괴짜를 아주 좋게 해석하자면 사회의 통념과 다르게 행동하는데 무언가 그 안에 깊은 의미가 있는 것 같은 존재라 하겠다. 그런데 때로 이런 괴짜들 중에서 야금 야금 밀고들어와 사회의 주류로 자리 매김하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은 바로 어제의 주변에서 오늘의 중심에 자리한 특별한 괴짜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왜, 어떻게 이런 괴짜들이 주류로 들어올 수 있었고 사회,문화,예술,경제 등에서 끼친 영향은 어떤 것인가를 분석해나간다.
핵심적 메시지는 괴짜가 머무는 주변과 현재 사회의 중심간의 이동경로는 대체로 정해져 있고 이들 사이의 거리가 좁혀지며 사회변화속도는 빠르기 때문에 한층 주변에 관심을 두라는 것이다.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와 같은 컴퓨터 천재들이야말로 차고에서 시작한 사업으로 오늘 세계시장을 제패하는 선두주자가 되었던 것이 좋은 예다. 그래서 빌 게이츠가 오늘 어느 차고에서 만드는 제품에 의해 내일 우리 회사가 흔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모든 괴짜가 다 주류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한 때의 유형이나 개인의 행태로 그치고 말 것이다. 그래도 소수는 분명히 사회의 변화를 일으킨다. 리눅스의 토발즈와 같은 컴퓨터 산업의 영역이나 고흐, 피카소와 같은 예술의 분야의 경우 영향이 무척 크고 종교의 경우도 골방에 처박힌 한 사람의 전도사인 루터가 일으킨 파장이 전세계를 흔들 수 있다. 또 멀리 레닌의 러시아 혁명, 게바라의 쿠바 혁명도 그렇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우리 주변의 일상을 새로운 눈으로 보는 자세는 항상 필요하다. 특히 기업의 경우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진 제품을 내놓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발전의 모습이 달라진다. 3M의 포스트 잇이나 소니의 워크맨이 그 대표적인 제품이다. 해당 기업에서 이 제품을 처음 기획한 사람은 분명 괴짜였다.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은 중심의 강력한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중간에 충돌 또한 많았지만 결과는 무척 훌륭했다. 참고로 당시 소니는 학력을 불문하고 유능한 사람을 찾는 개방적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오늘날 소니가 쇠퇴한 것은 이렇게 뛰어난 경영자들이 물러나고 MBA 출신들의 계량적 접근에 주로 의존한 바가 크다고 하다.
하여간 결론적으로 기업에서도 제대로 된 괴짜를 알아보고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한국사회에서 이런 괴짜들은 누가 있을까? 김용옥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고대 교수자리를 내놓고 책과 강연을 주 업으로 삼았지만 분명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한비야는 어떨까? 정상적 커리어 우먼의 길을 버리고 발 하나로 세상을 누비고 다닌 여자. 하지만 이제 그녀의 말 한마디는 충분히 무게를 가지고 다가온다. 그럼에도 주류로 접근하는데 가장 큰 임팩트를 준 것은 역시 노무현, 이해찬으로 대변되는 386 code 다. 골방에서 남미의 종속이론, 사회주의 등 여러 이론을 끌어다가 전두환의 철의 통치에 맞섰던 이들은 어느새 주류가 되었고 한 걸음 나아가 이제 진부함으로 비판받기도 한다.
참 괴짜 이론의 마지막 단계는 진부함을 비롯한 일상화다.
비판을 곁들이자면 문장이 아주 유려하지는 않고 이론이 아주 세밀하지도 않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괴짜와 우리 삶이라는 생각을 해보도록 도와주고 조금 더 나아가자면 나에게는 괴짜적 기질은 없는가 이를 유용하게 키워나갈 수는 없는가 고민하게 만든다. 생각해보니 알라딘 서재 폐인들도 일견 괴짜들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