훤히 보이는 WiBro - Take out 첨단지식
김용석 외 지음 / u-북(유북) / 200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와이브로란 무엇인가?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쉽게 만들어진 소개용 도서다.
와이브로 서비스의 역사적 배경이 무선랜의 확장이라는 점, 사용자로 이동중에도 음성에 더해서 데이터를 활용하려는 계층을 타겟했다고 설명한다.
새로운 통신 서비스들이 쏟아져 나오다보니 과연 이게 얼마나 효과가 있고 내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궁금해 한다. 그럴 때 주변에서 누군가 쓰는 모습을 보고 아 좋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면 막힌 곳이 확 뚫린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얼마전 끝난 야구월드컵 기간에 밖에 나와있다가 TV를 정말로 보고 싶을 때 선 안달린 PC나 핸드폰의 화면을 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게 바로 DMB의 효과구나 하고 느끼게 한다.
마찬가지로 와이브로에서도 무선이라는 점, 데이터 속도를 느꼈다는 점을 분석하기 보다 킬러 어플리케이션 하나를 보는 쪽이 좋을 것이다. 그런 킬러로서 거론되는 것은 다양하다. 집계, 검침 등 각종 서비스 관련한 사람들의 이동 중 서비스도 예가 되겠지만 아마 게임에 대한 기대도 큰 것 같다. 지하철에서 휴대폰에 내장된 인공지능과의 밋밋한 싸움보다는 살아 움직이는 사람들과의 고스톱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 같고 메일에서 한층 진화된 메시지 주고 받기도 많아 질 것 같다.
이런 과정 속에서 사업자들의 전략이 서로 다르게 나온다. KT는 거의 올인이라고 할 정도로 막대한 비중을 두고 투자를 해나가는 반면 SKT의 경우는 슬쩍 비켜가면서 HSDPA라는 다른 사업에 더 무게를 둔다. 이미 무선을 장악하고 있는 입장에서 굳이 신규서비스에 승부를 걸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이런 입장차이를 놓고 분분한 가운데 해외로의 진출은 활발한 편이다. APEC 정상회담에서 선보여주어 외국정상들을 놀라게 하려는 것도 모두 해외고객을 위한 쇼였다. 참고로 서울 한강의 다리가 각기 모양 다른 것도 외국 바이어를 위한 샘플 역할이라고 한다.
하여간 수출이 이루어진다면 한국에서는 최초로 국제 통신환경에 통용되는 플랫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CDMA 상용화 해놓고도 퀄컴에 시달리며 막대한 돈을 내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발군의 발전이다. 저게 될까 갸우뚱 하면서 잘 되기를 바랄 뿐이다. 반도체, LCD, 휴대폰 등이 그런식으로 세계정상에 오른 성공체험이 있기 때문에 이제 그 신화를 서비스에서도 만들기 기대하는 것이다.

책은 우선 의도가 좋다고 생각한다. 단 같은 회사에서 나온 DMB가 한명의 필자에 의해 일관되게 쓰여진데 비해서 이 책은 여러 사람이 저자로 참여하다보니 들쭉날쭉한 면은 있다. 다른 분야에서도 이렇게 쉽게 읽히며 유용한 내용을 전달해주는 책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와 권력의 대이동 (반양장)
클라이드 프레스토위츠 지음, 이문희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전세계 국가들을 대상으로 서로 얽히고 ˜鰕?관계들을 찬찬히 뜯어보이면서 미래를 전망한 책이다.
저자는 미국의 고위관직도 거쳤고 연구소를 설립해 다각도로 분석을 수행하였다. 공직에 있을 당시에는 미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에도 탑승했으며 상무장관으로 유명한 말콤 볼드리지와 일한 경험도 보여준다. 교분관계도 넓어서 싱가폴 이광요 수상이야기도 나오고 헤지펀드로 유명한 소로스, 내일의 금맥의 저자인 홍콩의 마크 파버 등 세계의 오피니온 리더들과 직접 대화를 해왔다.

이번 책에서 그의 시선은 미국에서 출발해서 중국의 제조업, 인도의 서비스업을 살펴보고 다시 유럽과 아메리카대륙의 브라질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을 두루 거친다. 그 과정의 경험 하나 하나를 담다 보니 책의 두께는 두꺼워졌는데 핵심 논리는 심플하다.

세상에는 일해서 돈 버는 개미 나라와 버는 것보다 많이 쓰는 베짱이 나라 둘이 존재하는데 한동안은 베짱이가 멋있어 보이지만 결국 개미에게 손을 벌려야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나라인 미국은 베짱이, 중국과 인도를 위시해 다른 많은 나라들은 개미로 볼 수 있다. 이 둘 사이의 향후 관계를 놓고 최근 재미있는 동향이 나타난다. 소로스와 더불어 버핏이 미달러 약세에 가세한 것이다. 평생 거의 해외투자를 하지 않았고 기업인들에게 존경받는 존재였던 그가 미국 달러의 전망을 불투명하게 보는 것은 꽤 충격이었다. 지난 수년간 어떤 해는 벌고 어떤 해는 잃었지만 최근 투자에는 가장 친한 친구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까지 끌어들였다.
파는 쪽이 있으면 사는 쪽도 있기 마련이다. 이들 세계적 투자자들과 반대로 가는 흐름을 타는 사람들은 한국은행을 포함한 아시아권의 중앙은행들이다. 이들은 막대한 무역흑자를 국내에서 환수해 미국 채권을 사는데 쏟아붓고 있다.

그런데 만약 모두가 미국의 지불능력을 의심해 달러를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일종의 공황사태가 나지 않을까 염려된다. 그점이 두려워 서로 쳐다보고 있지만 미국을 연착륙 시키지 못한다면 결국은 우리 앞에 닥칠 것이라고 예측한다. 연착륙의 방법은 소비의 축소와 저축의 증대다. 우선 미국 정부부터 막대한 돈이 들어간 전쟁을 두번 치렀다. 그리고 소비 침체를 우려한 저금리 정책은 유래없는 부동산 상승세를 만들어서 모두를 기쁘게 만들었고 이는 곧 소비호조로 이어졌다. 반면 국내에서 더 많은 제조업이 중국으로 빠져나갔고 그나마 유지하던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은 급속도로 약화된게 현실이다. 여기에 더해서 이제는 서비스업도 인도로 넘어간다. 콜센터, IT개발을 비롯해 온갖 종류의 서비스산업의 일자리가 사라져간다. 이렇게 수입은 주는 것이 큰데도 소비가 늘어난다면 뭔가 문제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정부에게 권하는 저자의 메시지는 더 이상 호감 받기 어려운 제국주의적 정책을 펼치는데 돈을 쏟지 말고 세제개편 등을 통해 저축 보다 소비 권하는 국내 환경을 바꾸라고 한다. 제조업을 버리면서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강조하는데 통신 및 교통 인프라가 과연 남보다 좋은가 되묻는다. 그 예로 한국이 보여주는 KTX의 빠른 속도와 무선통신의 다양한 서비스에 놀라움을 표시한다. 반면 미국의 교육은 학교에 경찰이 상주해야 할 정도로 범죄가 만연해 집에서 애들을 가르치려는 홈스쿨링이 늘어난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그런 나라에 조기교육 한다고 애들 보내 기러기 아빠 한다는 것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어쨌든 세계를 돌아다니고 내부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미국이 배워야 할 것은 겸손함으로 보인다. 상대방의 장점을 인정하고 서로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게 앞으로 우리 모두에게 남은 과제다.

읽고 들었던 몇가지 생각 중 하나는 서비스 아웃소싱의 흐름에서 한국이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콜센터를 비롯해 IT 개발 등 많은 분야에서 일어나는 국제적 역할 재편에 있어 한국은 과도할 정도로 무심하다. 국민은행 김정태 행장이 시도했던 콜센터 연변 보내기 같은 문제가 노조와 금융당국의 방해로 좌절된 것 같은 문제가 계속 일어난다. 차라리 거기서 남는 돈으로 인력을 재교육 시키는 쪽이 훨씬 사회적으로 득일 것인데 말이다.
미국 달러의 장래에 대해서 이리도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열심히 통화안정채권 발행해 달러 사모으는 우리 한국은행을 보면 저기에 내가 내는 세금도 있는데 앞으로 어쩌나 하는 고민도 든다. 환율이 떨어져 걱정인데 이익은 유지해야 겠으니 납품업체 후려쳐서 단가 내리라고 하는 현대차의 최근 모습을 보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스스로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다면 남의 머리라도 빌려야 하지 않나?

이 책과 엇비슷하게 발행된 프리드먼의 평평한 세계에 대한 책의 논지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는데 세계화는 거부한다고 꼭 피해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분석하고 나에게 맞는 위치를 찾아가는 것이 더 현명할 것이다. 세계화는 신자유주의와 동격이고 모두 제국주의의 음모 및 악이다라는 식의 논리는 도그마는 될 수 있지만 해법은 절대로 아니다. 세계가 하나로 교역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시각은 여럿 존재한다. 그들을 놓고 무조건 묶고 거기다가 도덕적 판단 까지 더해 버리면 결국 만들어지는 건 단세포적인 인간이다. 입으로는 늘 뭐가 좋고 나쁘고 단언해서 그럴듯하게 보이지만 막상 일을 시켜보면 아무것도 풀어내지 못하는 그런 인간들 말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보다 균형감 있는 세계관을 갖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꽤 유용한 독서 경험이 될 것이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릴케 현상 2006-03-22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이요^^

비로그인 2006-03-22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당장 읽을 순 없는 책이지만 공감가는 내용이 많은 듯하네요
잘 읽고 갑니다..^^

사마천 2006-03-23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기 꽤 쉽습니다. 한번 관심 두시죠. ^^

한잔의여유 2006-03-29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서평으로 많이 배워갑니다.저도 저 책을 평평한 세계와 비교해서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은 같은 의견으로 공감합니다.^^ 그 대안의 부재가 지금 프랑스의 사태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사마천 2006-03-31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토님/ 과분한 칭찬 감사합니다. 세계화도 어느 하나로 볼 게 아니라 다각도의 깊이 있는 분석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함께 그 분석의 길로 가보시죠. ^^
 
세계 경제의 그림자, 미국 - 디플레이션 시대의 미국과 한국에 대한 미래학
홍성국 지음 / 해냄 / 200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인 홍성국씨는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직급은 상무다.
증권사 리서치가 기본적으로 할일도 많은데 이런 기업체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꾸준한 독서를 통해 또 하나의 저작을 내어 놓았다. 증권사에서 내는 책이라면 모두 돈버는 이야기만 담긴게 아니라 세계경제를 대상으로 잡고 멀리 미래를 전망한 책이라 인상이 깊다.

내용을 보면 우선 미국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을 시도한다. 제조업을 외부로 주고 자신이 금융 및 고급 서비스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정책으로 가는데 여기서 나오는 막대한 적자를 정치,군사력으로 억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정적자가 GDP 6% 수준에 이를 때 한국은 외화 파산으로 IMF로 가야했지만 미국은 거꾸로
제국주의 노선을 취하면서 주변국에게 달러를 사지 않으면 이라크 꼴이 된다고 강요한다.
여기에 대한 반발을 사고 있지만 이를 때로는 군사력이란 하드 파워, 때로는 중국에 대한 민주주의 강요와 같은 소프트 파워로 회유하면서 지금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불안정성이 커져간다. 기존의 흑인사회와의 균열에 더해서 멕시코 이민의
증가로 정체성이 흔들리고 낮은 사회보장 시스템에 의한 내부불만이 커져간다.

민주주의 강요가 새로운 종교 전파로 볼 수 있지만 외부로부터 동의는 별로 얻지 못한다. 과거 칠레와 같은독재 정권의 인권침해에는 무심하던 미국이 요즘에 와서는 적대국에 대해서만 강요하는게 아니냐는 반론을 받는다.

이런 문제를 다 차지하고도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의 과소비다. 아무도 저축하지 않으면서 소비성향을 키우는 미국의 시스템은 지금 전세계에 5조원에 가까운 부채를 지고 있다 한다. 이런 미국이 어느 순간 불량한 채무자가 되면 전세계의 경제에 그림자가 기운다는게 요지다.
가령 달러가 떨어지면 채권국의 입장에서 자산의 하락과 함께 미국의 소비감소로 인한 수출의 약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2000년 버블의 붕괴 이후 한국경제가 휘청댄 것이 하나의 예다. 여기에 대한 대책은 각국이 자국의 소비를 진작시키는 것 뿐인데 이 또한 쉽지 않다. 당시 김대중 정부가 시도한 부동산 부양에 의한 부의 효과 창출로 내수 진작시키는 정책이 지금 막대한 부동산 거품과 함께 사회 내부적 갈등을 가져오는 것이 부정적 예다.

따라서 미국의 불안한 현 상태가 국제 협조를 받아가면서 서서히 연착륙 되기를 기대해야 하는데 막상 우리가 직접 할 것은 별로 없다. 그럼에도 상황을 보아가며 우리 자신의 태세는 정비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막상 저자의 서술이 미미한 수준으로 그쳐서 한국의 미래학이라는 홍보문구에 비해서 부족함이 많다. 좀 덧붙여 보면 외화자산의 다각화가 필요할 것이고 외교 정책 또한 미국을 기본으로 하지만 어느 정도 다른 주변국과의 협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본적으로 보면 산업 자체가 외부변수에 대해 흔들림이 적도록 체질 강화되어야 할 것 같다. 미국의 PC업체가 약화되자 반도체, LCD를 비롯한 주요 부품이 급락하고 다시 이게 경상수지 약화로 이어 가는 악순환 보다는 일본 처럼 자체적으로 대체수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전방산업 창출이 필요할 것이다.

한가지 더 하면 세계화에 대한 태도가 여럿 있지만 무조건 찬양하기도 무조건 거부하기도 어려운 게 한국의 현실이다. 러시아,인도 등이 개방정책을 취하면서 수출 시장이 확대된 효과를 삼성전자의 애니콜이나 현대차가 거두는게 긍정적 효과다. 반면 스크린쿼터 폐지 등 개방정책에 대한 압박 또한 가해지고 나아가 외국계 자본의 한국 금융에 대한 공세 또한 거칠다.
과거 역사를 보면 쇄국정책은 절대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 역사의 흐름을 잠시 지연시킬 뿐이다. 반면 일본처럼 상대의 장점을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소화해나간 쪽이 훨씬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렇다고 일본이 서구와 똑같이 된 것은 절대로 아니라 자기 식으로 소화해내었다.
한국에서의 신자유주의 논란 또한 이런 과정을 거쳐 우리 식의 철학과 대처방안으로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흠을 하나 잡자면 이번 책에도 한국의 미래에 중요한 변수가 될 통일에 대한 검토는 없었다. 이 부분이 보완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미래전망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실행에 집중하라
래리 보시디 외 지음, 김광수 옮김 / 21세기북스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얼마전 영입될 때는 언론과 증권가의 화려한 스폿라이트를 받던 CEO가 오늘은 하루 하루 쌓여가는 문제에 고심을 하고 있다. GE에서 잭 웰치의 칭찬을 받으며 승승가도를 달리던 그가 왜 오늘 영입된 이 회사에서는 이렇게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을까? 그 고민은 곧 그의 해고로 이어지는데 이렇게 퇴출되는 CEO가 미국 500대 기업 중 무려 20%나 된다고 한다.
왜 이렇게 어제 유능한 CEO가 오늘은 무능하다가 낙인찍히는 불명예 스러운 일이 발생할까?

답은 풍토가 다르다는 점을 이해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옛날 중국의 한신은 배수진이라는 작전으로 자신보다 더 강한 상대방을 격파해냈다. 강을 배경으로 싸우는 것은 자신의 군사가 충성심이 강하지 않지만 상대방 또한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내쪽을 좀 더 싸울 투지가 나는 곳으로 몰아붙이면 이길 것이라고 내다 본 것이다. 자신과 상대방의 강약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모든 싸움의 요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그런데 실패한 CEO들은 이 점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다양한 전략을 내세우고 기업을 운영하려고 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이 한신의 병사들처럼 싸울 의지가 부족한 바꾸어 보면 책임감이 약한 존재였다. 덕분에 목표는 숫자로 책상위에 머물지만 목표와 결과의 차이가 발생하더라도 별로 아픈 감정을 갖지 못했다. 내가 예전에 머물던 GE는 이렇지 않았는데 하고 한탄하는 그들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GE 또한 잭 웰치 이전에는 그런 관료주의 문화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GE를 실행력 있는 기업으로 바꾼 것은 역시 철저한 책임부여와 보상이라는 웰치의 혁명이었는데 이를 새로운 기업에서 적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인 래리 보시디는 GE에서 웰치 사단으로 이름을 날리다가 새로운 기업을 맡아 효과적으로 경영해서 좋은 평가를 받은 사람이다. 자신은 성공하고 남은 안되는 이유를 이 책에서 설명해나가는데 가장 큰 것은 바로 실행이라고 한다.
실행을 잘 하기 위해서 우선 전략,인력,운영이라는 세가지 프로세스를 잘 운용해야 한다고 한다. 먼저 경영자가 가장 우선시 해야 할 것은 전략의 수립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기업이 차별화되기는 어렵다. 모든 기업들은 거의 비슷한 전략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이익의 향상, 기업가치 제고 등이다. 이를 모두 기술해보아도 수십페이지를 넘기는 어렵다. 참고로 잭 웰치도 한두 페이지의 간략한 질문에 대한 답으로 자신의 전략수립을 소화해냈다.
주변을 보면 똑 같은 과제를 보다 잘 수행해내는 사람이 있다. 바로 여기에 실행력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반면 경영자 중에는 추상적 구호를 적고 전략이라고 주장하고 숫자 몇개를 던져주고 결과만을 놓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저자는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서 시행해야 할 조치들을 이야기하면서 충고를 해준다. 먼저 목표는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이를 수행할 인력들이 과연 그 업의 본질을 이해하고 잘 수행할 수 있는지 물어야 한다. 
또 단위 책임자들에게 과제만 던져줄 것이 아니라 어떻게 효과적으로 수행할 것인가 묻고 함께 토론해나가야 한다고 한다. 이게 거창하게 표현하면 Management by walking around 기법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간결하면서도 힘이 있는 지침들 속에서 성공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으로 나뉘는게 현실이라고 한다.

읽으면서 다른 책들과 비교해보면 저자가 루슨트의 실패에 대해서 실행력의 부족이라고 지적하는데 다른 책을 보면 주가를 높이기 위한 과도한 목표설정과 이를 맞추기 위한 실적 분식으로 나타난 도덕적 해이라고 한다. 이런 견해들을 비교해보면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 읽으면서 핵심으로 다가오는 메시지는 실행하는 기업 문화란 결국 권한이 적절히 나누어지고 결과에 책임지는 문화를 말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CEO가 왜 나를 따라오지 않을까라는 물음이 생긴다면 먼저 걸어나가 주변을 돌며 이야기하고 함께 고민하기를 권하는게 결론이라고 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괴짜의 시대 - 새로운 마켓을 창조하는 비즈니스 전략
라이언 매튜스.와츠 와커 지음, 구자룡.김원호 옮김 / 더난출판사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괴짜를 아주 좋게 해석하자면 사회의 통념과 다르게 행동하는데 무언가 그 안에 깊은 의미가 있는 것 같은 존재라 하겠다. 그런데 때로 이런 괴짜들 중에서 야금 야금 밀고들어와 사회의 주류로 자리 매김하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은 바로 어제의 주변에서 오늘의 중심에 자리한 특별한 괴짜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왜, 어떻게 이런 괴짜들이 주류로 들어올 수 있었고 사회,문화,예술,경제 등에서 끼친 영향은 어떤 것인가를 분석해나간다.

핵심적 메시지는 괴짜가 머무는 주변과 현재 사회의 중심간의 이동경로는 대체로 정해져 있고 이들 사이의 거리가 좁혀지며 사회변화속도는 빠르기 때문에 한층 주변에 관심을 두라는 것이다.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와 같은 컴퓨터 천재들이야말로 차고에서 시작한 사업으로 오늘 세계시장을 제패하는 선두주자가 되었던 것이 좋은 예다. 그래서 빌 게이츠가 오늘 어느 차고에서 만드는 제품에 의해 내일 우리 회사가 흔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모든 괴짜가 다 주류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한 때의 유형이나 개인의 행태로 그치고 말 것이다. 그래도 소수는 분명히 사회의 변화를 일으킨다. 리눅스의 토발즈와 같은 컴퓨터 산업의 영역이나 고흐, 피카소와 같은 예술의 분야의 경우 영향이 무척 크고 종교의 경우도 골방에 처박힌 한 사람의 전도사인 루터가 일으킨 파장이 전세계를 흔들 수 있다. 또 멀리 레닌의 러시아 혁명, 게바라의 쿠바 혁명도 그렇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우리 주변의 일상을 새로운 눈으로 보는 자세는 항상 필요하다. 특히 기업의 경우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진 제품을 내놓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발전의 모습이 달라진다. 3M의 포스트 잇이나 소니의 워크맨이 그 대표적인 제품이다. 해당 기업에서 이 제품을 처음 기획한 사람은 분명 괴짜였다.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은 중심의 강력한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중간에 충돌 또한 많았지만 결과는 무척 훌륭했다. 참고로 당시 소니는 학력을 불문하고 유능한 사람을 찾는 개방적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오늘날 소니가 쇠퇴한 것은 이렇게 뛰어난 경영자들이 물러나고 MBA 출신들의 계량적 접근에 주로 의존한 바가 크다고 하다.
하여간 결론적으로 기업에서도 제대로 된 괴짜를 알아보고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한국사회에서 이런 괴짜들은 누가 있을까? 김용옥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고대 교수자리를 내놓고 책과 강연을 주 업으로 삼았지만 분명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한비야는 어떨까? 정상적 커리어 우먼의 길을 버리고 발 하나로 세상을 누비고 다닌 여자. 하지만 이제 그녀의 말 한마디는 충분히 무게를 가지고 다가온다. 그럼에도 주류로 접근하는데 가장 큰 임팩트를 준 것은 역시 노무현, 이해찬으로 대변되는 386 code 다. 골방에서 남미의 종속이론, 사회주의 등 여러 이론을 끌어다가 전두환의 철의 통치에 맞섰던 이들은 어느새 주류가 되었고 한 걸음 나아가 이제 진부함으로 비판받기도 한다.
참 괴짜 이론의 마지막 단계는 진부함을 비롯한 일상화다.

비판을 곁들이자면 문장이 아주 유려하지는 않고 이론이 아주 세밀하지도 않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괴짜와 우리 삶이라는 생각을 해보도록 도와주고 조금 더 나아가자면 나에게는 괴짜적 기질은 없는가 이를 유용하게 키워나갈 수는 없는가 고민하게 만든다. 생각해보니 알라딘 서재 폐인들도 일견 괴짜들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