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도난마 한국경제 - 장하준.정승일의 격정대화
장하준 외 지음, 이종태 엮음 / 부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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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분명 전환기에 놓여 있다. 올바른 길이라고 열심히 가려고 했지만 막상 가 보면 원하던 것과 다르다. 사회의 악을 제거하겠다고 열심히 밀어 붙였지만 돌아오는 것은 생각과 다른 결과다. 재벌개혁, 노동개혁, 교육개혁 등 사방에서 개혁 수식어 붙은 여러가지 행위가 많이 있었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여기 장하준과 정승일 두 사람이 차분하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는데 다 들어 보면 결국 우리가 생각하는 근본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정희의 정치적 과오는 미워해도 그 경제적 결실에는 우리 모두의 피와 땀이 함께 했기에 그냥 갖다 버리지는 말자고 한다.
민주주의도 좋지만 그 이면에 숨어 있는 교묘한 자본의 논리는 1인 1표가 아닌 1주 1표라는 돈의 절대권력 보장이라고 한다.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시행된 많은 정책이 실은 신자유주의 철학의 관철인데 이는 저투자,저성장을 통해 주주의 권리를 극대화하면서 노동자에게 독이 된다고 한다.

그러면 그동안 민주화 투쟁하면서 열심히 치켜세워놓은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이 한 일들은 무엇이 되나? 그들을 믿고 따르며 자기들의 귀한 시간을 바친 우리들은 또 무엇인가?

요즘 현상은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을 죄는 주장을 하고, 참여연대를 비롯한 개혁단체들이 외국 투기자본에 보다 도움을 준다. 이런 혼란은 우파에도 마찬가지인데 공병호로 대표되는 자유주의 이념 전파에 재벌들이 후원했지만 그 결과는 외국 투기 자본에게 자신들의 경영권이 위협받게 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좌도 우도 모두 혼란 투성이다. 아니 좌와 우라는 생각 자체를 빨리 버려야 한다. 저자가 주변에서 받는 당혹스러운 질문이 당신은 좌입니까 우입니까라고 한다.

도대체 좌냐 우냐 하는 편가르기 자체가 서구식 개념이고 혁명의 전통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 혁명의 지향점이었던 동구권 사회주의가 일거에 무너지고 한참 지난 오늘날 옛날식 사고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 또 동맹관계도 빠르게 변한다. 미국이 한국을 전쟁에 참여하며 후원한 것은 공산주의와의 대결을 위해서였지만 냉전이 끝나고 나서 한국이 외환위기를 맞게 되자 IMF를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극단적으로 강요한다.

그래서 제대로 고민하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과거 정치적 행동을 함께 했다고 해서 진정성 하나만 믿고 무작정 지지하는 소위 좌파적 사고도 위험하고 서구의 낡은 경제 교과서에 이념 몇가지 외워와서 이게 진리라고 우겨대는 공씨 아저씨 같은 우파적 사고도 위험하다. 둘의 공통점은 하나가 있다. 내가 주장하는 바가 진리니 무조건 따르라 아니면 반개혁이다. 하지만 장하준의 지적을 따라가면 의외로 이들의 주장들에 허점이 많다고 한다.
노무현이 철석같이 믿었던 경제통 이헌재가 후원한 국민은행 리딩뱅크 만들기가 결국 부동산 거품을 막대하게 키웠다. 한걸음 나아가 론스타 수사과정에 이헌재 사단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데 이 책에서 이 것 까지 멀리 내다본 것은 저자의 좋은 선견력을 보여준다.

또 유시민 복지부장관께서 청년들에게 실업 문제는 개인의 책임이니 정부탓하지 말라고 강변했는데 이 책을 보았는지 모르겠다. 아마 안 보았을 것 같다. 스스로 워낙 똑똑하니까.

이론은 이론일 뿐이다. 만든 사람의 머리에서 떠났을 때 이미 그 이론은 부패와 화석화의 과정을 겪는다. 중요한 것은 항상 자신을 돌아보고 고민하며 신중히 행동하는 것이다.
그리스에서 가장 똑똑하다가 신탁에서 알려준 자는 소크라테스였다. 그는 항상 자신이 아는 것이 정말 진리인지 되물었다.
거기에 비해서 우리 주변에는 소크라테스 보다 똑똑하다가 나서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지 않은가?

사실 그들이 아는 것을 까보면 서구이론 몇가지를 적당히 짜집기 한 것이 많다. 정당의 논객들 토론 시켜보아도 얼마 지나지 않으면 밑천 드러난다고 한다.
선진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모두 좋을리는 없다. 오히려 자신들의 이해를 잘 포장해 주변에 팔아먹는 약장수일지도 모른다. 그 약장수의 꼬임에 혹해서 모두를 억지로 끌고 들어가려는 시도가 지금 이어진다. 한 미 FTA라는 이름으로. 개방은 중요하고 결국 필요한 일이겠지만 고민 없이 한다면 차라리 안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이제 헛 똑똑이들에게 빼앗겼던 권리를 되찾아 와야할 때가 되지 않았나?
각자가 자기 자신이 생각해오던 것의 근본을 다시 생각해보자. 재벌도 노동자도 사회단체도 물론 정치인도 그렇게 해야 한다. 그리고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논쟁하고 만들어 가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 우리의 앞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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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5-07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오신 리뷰읽어보고 좀 혹했었는데 직접 쓰신 글을 마저 읽고는 담아 갑니다..^^

사마천 2006-05-07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분들이 이 책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어느 신문사 선정 올해의 책에도 오르더군요. 오늘 우리 모두에게 고민과 과제를 주는 책입니다. 이제 같이 그 과제를 풀어야죠 ^^
 
 전출처 : phlipismine > 발상의 전환을 가져오는 흔치않는 책
쾌도난마 한국경제 - 장하준.정승일의 격정대화
장하준 외 지음, 이종태 엮음 / 부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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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와 정승일 교수의 대담집입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완벽하게 생각이 일치하는 두 경제학자가 기자의 사회 하에 상호보완과 맞장구를 병행하면서 한국경제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밝히는 책입니다.

아주 잘 써진 에세이가 아닌 한, 대담이나 인터뷰는 에세이보다 잘 읽히기 마련입니다. 구어체이고, 자신은 잘 안다고 생각해서 에세이라면 그냥 넘어갈 부분을 짚어주는 인터뷰어(이 점에서 인터뷰어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합니다)가 있기 때문이죠.

덕분에 이 책은 매우 쉽게 읽힙니다. 경제학 전공자가 아니라도 신문을 읽을 수 있는 고등학생 이상이라면 충분히 읽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이 책의 또 한 가지의 장점은 시종일관 일관된 관점을 가지고 한국경제를 일관되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일관되게 이들은 자신들이 속한 위치에 대한 곤혹스러움을 토로합니다. 좌파에서는 박정희주의자로, 우파에서는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는 좌파로, 재벌로부터는 친노동자적 경제학자로, 노동자로부터는 재벌 옹호론자, 반노동운동학자로 불리고 있는, 그야말로 우군 하나 찾아볼 수 없는 자신들의 곤란한 처지를 이야기하죠.

이상하죠? 박정희주의자이자, 반 신자유주의자이자, 친노동적이자 친재벌적인 이 사람들에게 무슨 일관성이 있냐구요? 그런데 책을 다 읽고나면 이해가 됩니다.

이들의 책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일관되고 중요한 논리는 바로 이것입니다.
'돈이 돈을 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람이나 기술에 의해 돈을 벌어야 한다.'

이런 시각으로 볼 때

1. 신자유주의는 나쁜 것입니다. 신자유주의는 결국 금융자본주의, 즉 큰 자본이 세계를 돌면서 세계의 부를 독점하는 체제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2. 박정희 시대는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적어도 이 때 한국경제는 노동력에 의해 돈을 벌고 경제를 성장시켜 왔기 때문입니다.

3. 재벌도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재벌은 적어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멀리 보고 투자하지만, 요즈음 재벌을 해체하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 하는 외국자본은 단기간에 자신들에게 돈을 넣은 이들에게 수익을 남겨주는 데에만 신경쓰기 때문에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4. 사람 마구 자르거나 비정규직으로 대체하는 구조조정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결국 장기적으로 이익을 창출해 낼 수 있는 것은 한 자리에서 고도로 숙련된 고급노동자들이기 때문입니다.

5. 다시 박정희로 돌아가서, 박정희같은 독재는 아니라도 국가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요즈음 이야기되는 무조건적인 시장주의, 비개입주의는 결국 투자보다는 부동산과 같은 손쉬운 이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귀결되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6. 자유주의는 민주주의의 파트너가 아니라 늘 적대관계였습니다. 자유주의는 언제나 자본가들의 자유를 극대화하는 것을 의미했고, 이는 다수의 이익을 추구하는 민주주의와 배치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들은 자유주의에 기반한 시장 중심의 국가(미국/영국)보다 차라리 민주주의에 의해 선출된 이들이 임명한 정부가 끌고가는 국가(북유럽)가 더 낫다고 봅니다.

물론 저는 여기에 대해 몇 가지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이들은 노동운동, 시민운동이 재벌타도를 위해 외국 투기자본을 묵인하거나 오히려 지지한다고 하는데 이는 지나치게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재벌이 과연 장기적으로 용감한 투자를 하는가에 대해서도 저는 다소 의문스럽습니다. 또한 투기자본이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단기이익만 내고 빠진다는 시각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재벌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상당수의 기업들이 현재 투자보다는 부동산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또한 투기자본이 장악한 기업들 중 상당수가 (비록 구조조정을 중심으로 했다고는 하지만) 예전 재벌이 운영하던 때보다 훨씬 더 우수한 경영실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쨌건 이들은 멍청한 재벌 3세보다 훨씬 우수한 기업운영의 노하우를 가진 전문경영자들을 데려오고 있고, 다시 이 기업을 팔 때 단기적으로 쥐어짜서 만든 수익만 보고 이 기업을 비싼값에 살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죠. 

그럼에도 이 책이 보여주고 있는 독특한 시각들, 이를테면  

1. 한국경제는 폐쇄경제였기에 성공했다.
2. 한국경제는 반 시장주의였기에 성공했다.
3.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반대했던 관치금융은 필요하다.
4. 여당에서조차 반시장주의자가 없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5. 노조는 사람자르는 것은 반대해도 직장내 전환배치는 막지 말고 환영해라.
6. 후진국이 기술은 없어도 노동만 투입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 비판할 일이 아니다.

같이 이제까지의 통념을 뒤집는 주장들은 전부 강력한 논리를 갖고 제시되기에 별로 비판할 여지가 없습니다. 

생각의 유연성, 혹은 교조적인 도그마로부터의 탈피를 위해서 한 번쯤 꼭 읽어볼만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말로 보는 시각이 넓어지는 것이 느껴지는 오랫만의 독서경험이었습니다.  


* 여담으로 덧붙이면, 제가 이 책을 읽기 전에 샀던 책은 한겨레 21 칼럼리스트 김경의 뷰티플 몬스터란 책입니다. 그런데, 며칠전 김경씨의 뷰티플 몬스터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보니 김경씨가 바로 이 '쾌도난마 한국경제'를 추천하더군요.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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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T SECOND - 신시장을 지배하는 재빠른 2등 전략
콘스탄티노스 마르키데스 외 지음, 김재문 옮김 / 리더스북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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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빠르게 변하다보니 새로운 제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MP3 플레이어도 그렇다. 처음 MP3 man을 비롯해 몇몇 제품이 나와서 신선하다는 느낌을 주다가 어느새 레인콤이라는 기업의 주도로 주변에 확 퍼지게 된다.
이 두 기업을 비교해보면 MP3 man은 기술과 아이디어를 중시했고 특허를 취득한 것에 큰 자부심을 가졌던 것에 비해 레인콤은 고급 디자인을 통해 제품을 포장하며 미국의 주요 판매 채널을 구축해서 성공을 거두었다. 시장을 개척한 기업은 MP3 man이지만 막상 시장을 확대하고 수확한 기업은 레인콤이다.

시장을 처음 만들 때는 소비자가 존재 하지 않는 상황에서 기획을 시작 할 수 밖에 없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또 만들어내는 작업은 일종의 꿈꾸는 과정이다. 자신의 일 자체에 자부심을 갖고 앞뒤 안가리고 몰두 하는 사람들이 주를 이루게 된다. 또 이들을 받아들이고 격려하는 사람들은 이른바 얼리 어댑터라고 불리우는 엇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다.
하지만 막상 시장을 키워나가려면 보다 다양한 사람들에게 폭넓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가치가 가격 보다 앞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지불한 돈 이상의 가치를 느끼도록 하려면 제품을 핵심 요소 위주로 설계하고 대량생산을 통해 가격을 적절히 낮게 가져가야 한다. 이 책에서 소개한 P&G의 일회용기저귀가 대표적으로 사례다.

이렇게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개척기업과 통합기업의 차이에 대해 저자는 꽤 상세하게 특성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설명을 전개 한다. 그러면서 강조하려는 포인트는 개척을 직접하지 않더라도 그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바로 따라갈 수 있도록 운영하는게 중요하다고 한다.
PC산업에서 수 많은 기업이 나왔지만 이를 평정한 것은 IBM이었다. 이 때 IBM이 만들어 낸 것은 모든 참여자가 간과하고 있던 시장을 확대하고 지속시킬 폭 넓은 개방형표준이었다.
아울러 혼자서만 시장을 확대하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처음 VCR이 나왔을 때 가정은 TV를 개인이 녹화하는 것이었지만 생각만큼 시장이 커지지 않았다고 한다. 메이저 영화사들이 영화를 비디오로 담았을 때 제대로 시장이 커질 수 있었다.

이 책은 처음 시장을 만든 개척기업 그리고 나중에 따라잡고 제대로 키우려는 통합기업 모두에게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개척기업이라면 자신을 원래의 강점을 잃지 않으면서도 통합기업으로 변모시킬 수 있는경영능력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통합기업이라면 발 빠르게 따라감에 있어서 무엇을 자신의 강점으로 하고 어떤 일들을 해야 하는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약간 학술논문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읽기에 부드럽지는 않지만 논리가 일관성 있게 간명하고 구성이 잘 되 있어서 괜찮은 독서였다.

하나 더 하자면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 레인콤은 애플의 아이포드의 공세에 시달리면서 급속히 약화되어 버렸다. 1등에 오르기도 어렵지만 제대로 지키는 것은 더욱 어렵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반면 창업자가 기업을 꾸준히 변모시키며 지속 성장시킨 대표적 사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다. 그는 표준 장악에 의한 독점전략으로 자신의 지위를 지키면서도 새롭게 나타나는 기술 변화에 발 빠르게 따라잡는 기민함을 함께 보였다.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도 MS는 넷스케이프의 도전을 가볍게 꺽어내었다. 하지만 최근 구글과의 대결은 보다 힘겹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기업은 환경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해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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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6-05-06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다니는 회사의 모토이기도 하죠. 직원으로서의 입장은 좀 힘들어요. 전략팀이라면서 신규기술이나 상품 개발은 늘 뒷전이고, 시장조사만 백날 하죠. 업무의 긍지나 재미는 떨어진다고나 할까. ^^;;

사마천 2006-05-06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 2등전략을 쓰는 기업을 구분합니다. 시장을 제대로 리드하는 기업, 단순히 따라가는 기업 이렇게 나누는데 참고해볼만 한 것 같습니다. 저자의 요지는 그냥 지켜보다 따라가라는 것이 아니거든요. ^^
 
혁신적인 CIO 리더
마리안 브로드벤트 외 지음, 권대욱 옮김 / 애플트리태일즈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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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O는 기업의 정보시스템을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고위 임원급의 담당 역할이다.

토플러의 <권력이동>에서 중요성이 강조되었고 한때 IT가 모든 일을 해결해낼것처럼 각광을 받던 시절에 CIO의 지위는 CEO에 매우 근접할 정도로 높았지만 IT붐이 꺼지고 나서 다시 상당히 퇴보한 상태다.
시티 은행의 총수였던 존 리드가 CIO 시절 발휘한 역량을 바탕으로 CEO에 올랐다는 점은 하나의 옛 이야기가 되고 있다. 심지어 많은 기업들이 IT를 하나의 도구로만 간주해서 외부 업체에 맞기는 경우도 많다.

이 책의 저자들은 가트너 그룹에서 CIO를 위한 정보 포럼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개발된 인사이트를 담으려고 노력했다. 그 핵심은 CIO들에게 관리자에서 머물지말고 리더가 되라는 것이다. 리더의 기본 역할은 어디로 갈 것인지 공감대를 만들고 어떻게 갈 것인가에 대해 리드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과거 처럼 정보기술 자체에 머물어 기술쟁이라는 소리를 듣기 보다는 기업이 놓인 처지에 대해 폭넓게 보고 사업 발전에 IT가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가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비즈니스의 핵심 요소를 biz maxim이라고 정리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IT의 기본을 IT maxim으로 놓는다. 또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조직을 구성하고 목표를 부여하며 운영하기 위한 IT Governance를 정리한다.

이 일련의 과정은 가트너 그룹에서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주창하던 효과적 IT 관리의 핵심 내용이다.

좁게 보면 CIO 자리에서 고민하는 많은 임원 혹은 부장들, 넓게 보면 CIO 자리를 바라는 많은 IT 운영 멤버들에게 꽤 괜찮은 가이드가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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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5-04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오빠가 CIO인데..^^

사마천 2006-05-04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세요 어디 계신지 궁금하군요?
 
세계를 움직이는 삼성의 스타 CEO - 반양장
홍하상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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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내놓은 스타 CEO들에 대한 소개 자료다. 삼성의 위상이 커지다보니 CEO들의 결단 하나 하나가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작은 분야에서 실무자에서 시작해 책임자로 커가다가 CEO까지 한계단 한계단 올라간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무언가 특별한 내용이 있을 것이다.

우선 기업 경영의 최고봉인 CEO가 되기 위한 경로를 살펴보자. 길은 한가지가 아니다.

하나는 기술형이다. 삼성의 주력이 삼성전자인데 반도체,LCD,휴대폰 등 여러 업종에서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을 하고 있다. 여기서의 핵심은 남보다 빨리 내놓을 수 있는 스피드인데 그렇다고 아무렇게 밀어가서는 안된다. 기술에 대한 이해를 깊이 가지면서도 강력한 리더십을 행사해야 한다. 덕분에 이 분야의 리더는 LCD의 이상완, 핸드폰의 이기태 사장과 같이 불도저와 같이 밀어 붙이는 힘이 강조된다.
참고로 과거 진대제와 같은 스타 기술자들이 각광을 받았고 삼성전기 등 타 부문에도 삼성전자 출신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게된다.

반면 서비스 분야의 CEO는 화합형이 맞다. 호텔 등의 경우 한 사람의 튀는 행동 보다 꾸준히 지속적으로 품질을 높여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의 대표주자는 에버랜드,호텔신라를 거친 허태학 사장이다. CEO 스스로 모범을 보이고 이를 주변에 퍼뜨려서 조직 전체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허사장이 에버랜드 근무할 때 쓰레기 줍기에 솔선수범했다는 점도 유명한 일화다.

상대적으로 재무나 인사통은 작은 편인데 재무의 경우 삼성이 특별히 사장 대우를 하고 있다. 과거 산업은 우세한 자금력으로 남보다 좋은 설비를 많이 갖다 놓고 이를 잘 관리하면 기업이 잘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은행 대출 담당을 잘 관리하는 자금통이 출세하기도 하고 아니면 회장님의 지시를 충실히 수행하는 관리형이 자리를 잡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시대다. 금리도 낮아졌기에 돈 빌리기는 쉬워도 굳이 기업하려는 사람은 오히려 적다. 이때 필요한 역량은 관리 자체 보다는 무언가 고객에게 가치를 주는 것이다.

세계적 기술을 보유하도록 채근하거나 다양한 고객의 마음을 빨리 읽어내는 역량 등이 필요한 것이다.

역량 말고도 CEO가 된 사람의 공통된 장점 중 하나는 자기와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관심을 많이 기울였다는 것이다. 이학수사장은 재무통이라고 해서 사무실에만 머물지 않고 현장을 돌아다니며 원가관리 매뉴얼을 만들었고 이것이 나중에 업계 관리 방법의 표준까지 되었다고 한다. 이런 일들은 누가 시킨 것이 아니고 스스로 높이 목표를 설정했기에 자신을 그렇게 몰아갈 수 있었다. 참고로 CEO들이 좋아하는 부하의 상은 스스로 일을 찾아서 제몫을 해주는 사람들이다.
더해서 건강에 대한 관심도 많다. 남보다 더 열심히 더 많이 일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건강에 무리가 가게된다. 그래서 이들의 건강 관리 비법도 궁금한데 아침을 먹되 소식하라, 술은 분위기를 깨지 않을 만큼 유지하되 많이 먹지 않는다 등이다.

책의 자료는 홍보자료였다. 덕분에 말하는 사람 일방에 치우친 면도 있고 CEO 개인에 대한 깊은 조사는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부정적인 측면에는 그렇게 많이 다루어지지 못했다. 예를 들면 SDI라는 회사가 노사관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우수하다고 칭찬하는데 이 회사가 국내와 해외 사업장에서 노조 대응 문제로 논란이 많았던 것은 한껏 무시하고 있다.

홍하상씨 책들이 전반적으로 유려한 문장으로 소개에는 충실하지만 비판적 사고는 부족한데 이 책도 마찬가지인 점이 아쉽기는 하다.
어쨌든 CEO에 대한 소개를 통해 새로 회사생활의 출발을 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행위모델을 제공해주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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