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xt Global Stage 워튼스쿨 경제경영총서 6
오마에 겐이치 지음, 송재용.강진구 옮김 / 럭스미디어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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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본의 대표적 경영컨설턴트였던 오마에 겐이치, 한국에 와서 노무현을 강력 비판하다가 인터넷 언론을 시끄럽게 만들기도 했었다. 이 책을 통해 다음 단계의 세계가 어떤 모습을 가질 것인지 그려내보였다.

저자는 대중 강연을 많이 하다보니 글이 쉬운 편인데 세계 곳곳에서 청중들을 만날 때 이들이 던지는 질문 자체가 유사하다는 점을 보면서 자신이 google 당했다고 분석을 해내었다. 더해서 새로 들어오는 수강생들이 신문광고 보다는 인터넷을 보고 오는 경우가 많아서 신문의 쇠퇴 또한 이야기한다. 또 인도와 중국에서 벌어지는 아웃소싱 트렌드에 대해서 강조하면서 다롄에서 자신이 벌이고 있는 사업도 이야기한다.

통신의 발달로 전세계적으로 더 싸게 더 좋게 아웃소싱을 제공하려는 기업들은 늘어난다. 덕분에 처음부터 사업을 시작하는 기업가들은 이제 남에게서 빌려올 것이 무엇인가 리스트를 만들고 난 다음 자신이 정말 고유하게 잘해갈 것을 정하게 된다. 이런 것이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의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국가들의 역할이 서로 바뀌게 된다. 제조업은 중국에 서비스업은 인도로 옮겨가고 서로를 잇는 통신과 물류의 역할은 점점 커져간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변화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 중소형 국가처럼 세계 경제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바꾸는 것이 있다. 아일랜드가 그 대표적 예인데 유럽의 콜센터를 대거 유치해 서비스 플랫폼으로 기능해서 크게 성공했다. 지금은 그 뒤를 폴란드를 비롯한 주변의 다른 국가들이 따라잡으려고 노력한다. 
북으로 시선을 돌리면 노키아의 핀란드와 볼보의 스웨덴이 강한 기업을 키워 세계화에 동참한다.
이런 변화 속에서 가장 물어야 할 것은 국가의 의미가 현대에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프랑스의 패션 기업 피에르 가르댕이 저원가 전략을 통한 이윤추구를 하다가 급속히 소멸한 반면 이탈리아의 가족형 기업들은 촘촘히 모여 서로 협력하면서 클러스터를 만들어 전세계와 경쟁하고 있다.
다시 시선을 아시아로 돌리면 끊임없이 자신의 기득권을 버리고 새롭게 정립하는 싱가폴을 비롯해 여러나라들이 눈에 들어온다.
세계화는 이렇게 곳곳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 기회를 적절히 활용하는 쪽과 그렇지 못한 쪽의 차이는 점점 커가고 있다.

반면 시선을 일본으로 돌리면 변화될 여지가 많다고 한다. 우선 우편요금이 지나치게 비싼데 홍콩에서 일본으로 보내는 것보다 일본 내에서 보내는 것이 6배 정도 비싸다고 한다. 그래서 이메일로 홍콩으로 내용 전성해서 이를 일본으로 보내는 서비스 대행업이 성행하고 있다 한다. 반면 이를 규제를 통해서 억지로 막으려고 시도하던 일본의 우정성은 이번 고이즈미 개혁의 타깃이 되었다. 또 일본 내에 열심히 만들어낸 해외를 모방한 테마파크들이 연달아 실패하고 있다. 이유는 창의성이 적다는 것도 있지만 일본에서 하와이로 가는 항공요금이 하와이를 흉내낸 테마파크로 가는 국내 요금 보다 싸다는 점이라고 한다. 이는 서비스 산업 전반에 아직 규제를 통한 저경쟁의 결과 높은 가격이 소비자에게 강제되기 때문이다.
농업은 그 대표적인 예인데 저자는 보조금으로 차라리 일본에서 떠나 호주나 태국에서 땅을 사 거기서 지은 산출물을 일본으로 들여오도록 하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되면 일본의 땅이 대폭 택지로 전환 가능해 더 넓은 집에서 쾌적하게 살 수 있다고 한다.

이건 한국도 유사한 사정인데 중국에서 유기농으로 만든 콩이 한국으로 들어와 경쟁중이다. 소비자의 선택이 해외라고 한다면 국내의 농민 또한 영어와 중국어를 배워 해외로 나가 기업농이 되는 쪽이 답일지도 모른다. 아마 그렇게 농업이 재편된다면 토지의 대량 전환에 의해 주택가격이 안정되는 효과를 거둘수도 있을 것이다.

오마에 겐이치가 끊임 없이 묻는 국가가 바른 역할을 하도록 권한을 조정해야 한다는 질문 또한 한국에서 의미가 크다. 경기도가 열심히 유치하려는 외국 투자계획을 행정도시 법안 통과가 안되자 수도권 억제라는 명분으로 중지시키던 노무현,이해찬의 행태가 떠오른다. 종부세 등 세금 징수를 위해 세무 공무원도 1300명 이상 늘려야한다는 최근 논리 또한 그동안 정부가 추진한 혁신의 실체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렇게 보면 앞서 오마에의 노무현에 대한 극단적 비판에 의해 촉발된 논쟁이 일견 이치가 없지 않다는 생각이 떠오르게 된다. 참고로 일본에서 오마에는 자민당을 민주적 관점에서 비판하기로 꽤 유명한 사람이니 극우냐 아니냐는 논쟁은 피해주었으면 한다.

책을 덮으며 가장 인상 남는 대목이 무엇인가 생각해보니 지식의 유한성에 대한 저자의 충고였다. MIT 졸업생의 50%가 다른 업에 종사하는 것도 하나의 예이고 나아가 저자 자신이 주장한 3C이론이 이제는 쇠퇴해서 그 가치가 떨어졌다고 한다. 경제 경영 이론은 모두 배워서 소화해버리면 차별성이 없어진다고 한다. 남과 다 똑같은 무기로 싸우고 있다면 내가 반드시 이겨야 할 이유는 없다.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추구해야 하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이 책에서는 시사점만 줄 터이니 나머지는 스스로 찾으라고 한다. 더해서 MBA 코스가 주력하는 case study도 현대의 복합화된 경쟁환경에서는 유용성이 떨어진다고 충고를 더한다.

결국 문제는 지식으로 돌아간다. 이제 각자는 대학의 졸업장이 아니라 사회에서 배우게 되는 지식의 가치에 의해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전통적인 사회의 교육시스템은 회사에서 도제 방식으로 배우는 것이었는데 기업이 더 이상 신입사원에 대한 교육 책무를 맡지 않으려 하면서 무용지물이 되어가고 있다. 그 차이를 각종 취업학원들이 메꾸고 있기는 하지만 유용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다음 세대의 글로벌 경쟁을 위한 준비를 무엇으로 하고 있는가? 과연 노무현이 말하는 한미FTA 가 답인가 아니면 이 책에서 오마에가 제시하는 충고들이 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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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초일류화 이젠 꿈이 아니다
김용덕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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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의 정부혁신 과정과 성과에 대한 기록물이다.
참고로 관세청은 정부 기관들 사이에서 혁신 성과 1 기관으로 뽑히는 영예를 받았다고 한다.

참여정부가 처음 들어서서 전개한 혁신 작업은 혁신이라는 테마를 던지고 실행은 기관의 자율에 의해 각자 자율에 맞게 수행되었다고 보여진다. 그러다보니 조직 마다 혁신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서로 달라서 어떤 조직은 페이퍼 상에서만 그치는 혁신을 하고 열심히 홍보만 하는 곳도 있었다.
관세청은 여기서1위를 달성했는데 나름대로 4000명이 넘는 대조직을 이끌고 변화를 주기 위해 고생한 흔적이 보인다. 공공서비스는 원래 경쟁이 없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건 옛날 이야기고 이제는 개방과 무역이 활발해지다 보니 여러 국가간 경쟁이 치열하다. 홍콩과 싱가폴 같은 도시 국가의 경우 서비스는 생존의 문제였다. 이들이 발전시킨 여러 서비스는 주변국에서 모방을 시도해도 쉽게 따라가기 어렵다. 말레이지아 등이 싱가폴 주변에 항구를 만들어 물량을 유치하려고 해도 노임은 싸지만 주변 서비스가 떨어져 화주들이 불편을 느낀다고 한다. 그런 서비스는 공무원도 군림하려는 자세보다는 공복이라는 서비스 마인드를 가져야 하고 사람 개개인의 특성이 아니라 규정에 의해 프로세스화되어 시스템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 그런 면에서 말레이지아 등은 아직 떨어진다는 것이다.

관세청 또한 부산항과 인천공항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과거에 비해 발전하기를 기대 받고 있다. 세계적 물류 허브로 성장하는 한국의 모습이지만 실제 내용을 보면 떨어지는 측면이 매우 많다. 당장 부산과 광양이라는 two-top 체제로 발전시키지만 내부를 연결하는 서비스는 매우 미흡하다고 한다. 과정에는 각각의 공무원 부처들이 견고한 성을 쌓고 원하면 당신들이 알아서 기어라는 고압적 자세가 놓여있다. 책을 보더라도 같은 지역에 대해 서로 다른 여러 부서들이 각기 관할권 내세우는 것을 설득시키는 작업이 많이 나온다. 고객인 국민 입장에서 한번 서류를 넘기면 자기들이 알아서 전산으로 넘겨주면 것을 매번 같은 양식에 반복적으로 요구하는 것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세청이 처음 나섰는데 주변 부서의 반발과 내부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애로들을 뚫어나가는 재미가 이곳저곳에 쏙쏙나와서 읽어가면서 공감이 많이 갔다.

하지만 이를 모두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혁신은 결코 중단할 없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명품이라고 불리우던 많은 기업들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퇴보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피터스의 걸작 초일류기업을 찾아서에 소개되었던 기업들이 바로 그렇게 좋은 사례다. 관세청의 경우도 스스로 혁신 작업이 되었다고 평가하지만 시각을 바꾸어 밖에서 보면 어떨까? 세관을 이용하는 국민과 주요 기업들의 눈에도 같은 점수가 나올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가까운 사람들 중에 세관을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들은 소리는 아직도 멀었다이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이 만큼 발달한 시대에 관세사라는 직업이 필요한지도 한번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 안의 문장에도 나오는대로 관세청 직원 다수가 클릭으로 업무를 처리한다면 이들의 업무를 일부 대행하고 있는 관세사라는 역할 또한 클릭으로 기계적으로 대체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말로 일이 필요한지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답을 얻는 것이야말로 혁신이다. 점에서 보면 아직 관세청의 혁신은 자화자찬에 머무르는 수준일지도 모른다. 눈을 밖으로 돌리면 아직도 내가 모자란 부분이 찾아질 것이고 이를 고쳐나가다보면 정말 바라던 초일류 정부에 한걸음 나아갈 것이다.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한자는 어리석을 따름이고 무지하다고 고민하는 자야말로 지혜에 걸음 다가갈 있는 것과 매한가지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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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이후의 부의 지배
레스터 서로우 지음, 현대경제연구원 엮음 / 청림출판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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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에 대해 논란이 한참 뜨겁다.

한국과 미국의 FTA 자신의 업적으로 하겠다는 권력자의 의지와 절대로 용인하지 않겠다는 반대의견이 서로 평행선을 달린다. 그럼 도대체 세계화는 무엇일까? 과연 선진국에만  좋은 것이고 나머지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아야 것인가? 그렇다면 오랫동안 닫혀있던 사회주의 중국과 인도는 지금 자국 시장을 개방하고 무역에 적극 나서고 있는가? 반면 남미의 차베스가 자원국유화를 진행해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서로 상이한 입장이 나타닉 때문에 세계화에 대한 물음은 많지만 모두가 쉽게 이해하는 답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
책은 세계화에 대한 여러가지 고려할 사항과 함께 권고가 담겨 있다. 저자인 래스터 서로우는 먼저 세계화를 피할 있는 존재는 별로 없다고 단정한다. 우선 누가 현재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가장 강력한 추진자는 당연히 미국이다. 자국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성이 떨어지는 영역을 과감히 해외로 내보내고 자신들은 가장 핵심인 R&D, 마케팅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렇게 해외로 내보내지는 공장들을 수용하면서 중국의 제조업이 성장했고 최근에는 인도가 서비스산업을 키우고 있다. 이렇게 세계화는 모두가 이익이 되는 거래라는 신자유주의 강점을 홍보하고 나아가 IMF 통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주변국들의 체제를 강제로 손보려고까지 한다. 추진 과정은 때로 공정하지 못한데 여기에 대해서 크루그먼과 스티글리츠 같은 세계은행의 이론가들까지 나서서 비판을 하고 있다. 나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크루그먼의 말이 맞는 같다. IMF fund 단기적 성과를 요구하고 세계은행은 은행이기 때문에 거래하는 상대방이 내실을 가지기를 기대할 같다. 실제 IMF 구제금융을 받고 체질을 그들 입맛에 맞게 개선한 나라들이 하나같이 저성장의 덫에 빠지고 양극화 논란에 시달리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보면 공동체가 함께 성장해보자는 철학을 가진 사람들에게 미국 주도화의 세계화는 분명 강자에게 좋은 위험한 움직임이다
.

서로우도 이런 비판을 폭넓게 알고 있으며 문제점도 많이 인정한다. 그리고 여기서 한걸음 나아가 세계화가 가지는 근본적 불안정성에 대해서 언급한다. 현재 세계화를 강력히 드라이브하고 있는 미국은 상당히 불안정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전쟁과 소비거품으로 만들어진 막대한 경상과 무역 적자는 아시아의 수출국가의 달러 매입에 의해 지탱되고 있는데 이것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한다. 극단적으로 40% 달하는 절상이 있어야만 균형이 맞추어질 것이라는 비관적 견해도 있다
.

세계화의 필요성과 추진주체의 불안정성을 같이 놓고 고심한 결과 서로우는 지금 필요한 것은 일종의 세계정부라고 한다. 임무 하나는 되도록 공정한 게임의 룰을 만들고 이것이 준수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특히 관심을 가져야할 분야는 지적재산권의 보호를 통한 창조적 산업의 발전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제약이나 영화의 경우 제작 비용과 복제 비용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보호되지 못하면 지속하기 어렵다고 한다. 지금처럼 인도에서 마구 복제된 약들이 아프리카에서 값에 팔리는 것을 막지 못한다면 선진국의 소비자들이 많은 돈을 내야하는 현실을 계속 받아들이도록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식의 지배라는 전작에서 처럼 그의 지적 분야에 대한 가치 부여는 여전하고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어쨌든 지금은 혼란의 시대다. 세계화는 많은 기업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지만 한편 위기도 된다. OECD 가입을 자신의 업적으로 치장하고 싶었던 영삼 무지한 모험이 IMF 불러일으켰듯이 지금 노무현 의해 한번의 모험이 시도되고 있다. 그렇다고 모험 없이 평범히 살라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준비하지 않은자에게 기회는 단지 스쳐가는 바람일 뿐이라는 점이다. 충분한 고민과 사려 없이 괜찮겠지 하고 덤비는 행위는 모험이 아니라 무모한 자살일 뿐이다. 자신의 휘하에 있는 국내 부동산 정책 하나 제대로 이끌어가지 못하면서 갑자기 세계화라고 떠들어대면 누가 믿어줄 것인가. 부양책 쓴다고 금리 낮추며 만들어낸 거대한 부동산 버블과 기업수출 부양하겠다고 달러 마구 사들인 것이 이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모두가 문제를 쉽게 보거나 자기 임기에 거창한 결과를 내어보겠다는 오만함의 소치다.

 

책의 곳곳에 한국에 대한 이야기가 간간히 소개되고 있다. 한국이 실은 많은 돈을 지적자산과 자본확보에 투자했다는 점을 보면 반가웠다. 장하준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한국이 위기에 빠졌고 중간에 끼여 있다는 지적도 맞는 소리다. 그렇게 보면 우리는 새로운 모색의 시점에 놓여 있는 것이 맞다. 거대한 모험을 앞두고 현명함을 키워야하는 우리 처지에 여러 모로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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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6-05-26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타깝지만 세계화는 피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세계화가 꼭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
이 두 주제를 좀 논리적으로 펼쳐보이는 책을 읽고 싶었는데... 이 책은 그런 책일까요!?

사마천 2006-05-26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최근에 세계화 관련해서 읽은 것 중에 꽤 괜찮습니다. 한번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한국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무조건 세계화 찬미론은 아닙니다. 공병호 같은 2,3류 지식인 책이 팔려나가는 한국사회 지식수준과 비교됩니다.
 
인도를 읽는다 - 전세계 비즈니스 시장의 마지막 블루오션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외 지음, 정택상 옮김 / 황금나침반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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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관심을 두면서 근래에 나온 책들을 최대한 찾아서 읽고 있다.

그 중에서 사카키바라의 이 책은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오랫동안 일본의 엔화의 권위를 책임지고 있었던 세계적 경제통이이고 지금은 대학강단에 서서 자신의 경험을 후학에 전하고 있다.

인도는 과거 오랫동안 유럽의 가난한 나라들의 동경 대상이었는데 멀리 보면 알렉산더가 마지막으로 정복하고 싶었던 나라였다. 당시 알렉산더가 데려온 그리스 철학자들과 인도의 구루들과의 치열한 선문답 또한 플루타크 영웅전에 잘 기록되어 있었다.

숫자 0의 발견, 세계적 종교를 만들어내는 깊은 사색이 교과서에서 배운 인도의 특징인데 이는 요즘 우리 귀에 들려오는 19단의 비밀이라는 인도식 교육법으로도 이어진다. 가난한 나라에서 똑똑한 아이들을 키우는 교육법은 곧 명문 IT 대학을 만들게 했고 자녀에 대한 지속적 투자가 중국,유태인 등과도 비교된다니 놀랍다.
이렇게 키워진 인력이 미국으로 진출해서 활동해서 경험을 쌓았는데 이제는 이들이 미국의 아웃소싱 트렌드와 인도의 잠재력을 잘 결합했다고 한다. 역시 교육에 대한 투자는 결국 돌아온다는 이치를 확인하게 한다. 아마 지금 벌어지는 한국의 기러기아빠들의 희생이 꼭 보람있게 돌아오기를 기대해본다.

하여간 이 책에서 보이는 인도는 돌아온 라이온 킹이다. 중국보다 10여년 늦게 개방을 시작했지만 지금 무서운 속도로 미국의 서비스산업을 빨아들이고 있다. 그 사례는 프리드먼이 최근의 책에서 언급했듯이 통신기술을 활용한 아웃소싱이다.

현재 인도의 기업들이 벌이고 있는 아웃소싱 산업의 종류도 참 다양하다. 콜센터는 보편적인 예 중 하나에 불과하고 고가의 의료서비스를 싸게 제공해서 주변국 의료관광 수요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이고 미국 학생들의 과외까지 멀리서 담당한다고 한다. 그 리스트가 한페이지에 걸쳐 있으니 살펴보며 한국에도 적용이 가능한지 고민해보는 것도 좋다.

책 속에 한국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인도 진출의 성패에 대해서 대우 자동차의 실패와 LG전자의 성공을 비교해가면서 설명한다. 더해서 여러가지 리스크에도 과감히 진출을 시도하는 한국 기업들에 대한 칭찬을 통해 일본 기업들을 분발시키려는 자세도 보인다. 이럴 때 잠시 우쭐해지지만 곧 이어 세계경제에 대한 전망 이야기를 할 때는 일본,중국 그리고 인도를 언급하지만 한국의 장래에는 관심을 뚝 떨어뜨린다.

다 읽고 꼭 권하고 싶은 사람이 떠올랐다. 바로 김정일이다. 아마 이 책을 김정일이 제대로 읽었다면 개성공단을 활용해서 한국에 통신을 기반으로 인도식 서비스 아웃소싱 사업을 전개할 것이다. 미국과 원산지 논란 벌일 것도 없고 철도 통과과 되느니 안되느니 논란 벌일 것도 없이 당장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이다.

왜 우리 사회에는 이 정도 되는 오피니언 리더가 거의 없을까 정말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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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5-20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일단 담아갑니다..^^;;
IT강국이란 얘긴 많이 들었어도 막상 신랑회사 동경지점의 IT매니저가 인도사람인데는 입이 안다물어지더군요..
제가 아시아비지니스뉴스에서 늘 듣는 나라도 인도, 중국, 일본이예요
우리에겐 어떤 출구가 있을지 어떻게 차별화해서 살아남아야하는지 늘 궁금하죠..

사마천 2006-05-20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 은행들이 도산 위기로 몰리니까 대폭 비용 절감하려고 IT 부문을 인도로 준 사례가 있습니다. 한국기업도 비용 감축에 나서면 그런 일이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사카키바라의 최근 한국에 번역된 책이 있는데 <세계 경제의...> 제가 리뷰 썼는데 같이 이어가면서 보면 좋습니다.
 
글로벌 경제의 위기와 미국
로버트 루빈 & 제이콥 와이스버그 지음, 신영섭.김선구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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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빈은 골드만삭스 회장을 거쳐 클린턴 정부의 재무장관으로 장기간 정치와 경제의 권력의 중심에 있다. 미국의 국무부가 전세계 정치를 총괄하듯이 재무부 또한 전세계적인 경제 통치를 전개하고 있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미국 경제는 호황을 거듭했지만 후반기에 동남아, 한국, 러시아 등에서 연쇄적으로 외환위기가 닥쳤다. 미국 국내적으로도 은행들이 휘청거리는 대형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했는데 루빈은 이 해결과정에서 그린스펀과 보조를 맞추며 많은 성과를 냈다고 한다.

IMF 당시 한국의 위기를 놓고 미 정부 내에서 의견이 대립했는데 국무부 쪽에서는 중요한 동맹국인 한국이 더 이상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지원을 요청했지만 모럴 해저드를 걱정하면서 한국에 냉정한 원칙을 강요한 인물이 바로 재무부장관 루빈이었다. 이곳 저곳 회의는 다니면서도 최종 의사결정은 미루었고 자기의 원칙이 반영되지 않은 것에 대해 끊임 없이 불만을 이야기했다. 당시 그의 입장은 이 책에서도 잘 나타난다. "우리가 하는 이야기를 한국 정부가 도청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정신을 차릴 것이니까." 라는 표현은 그만큼 그가 사석에서도 강경발언을 지속했다는 의미다. 결국 국무부의 설득에 의해 지원을 해주기로 했지만 은행들을 설득하면서 한편으로 한국에 많은 압력을 가한다. 이 당시 크루그먼 등 비판자들은 미 정부가 일방적으로 지원국에 대해 체제 전환을 강요하고 있다고 했다. 더해서 고금리를 한국에 강요하는 식으로 밀어 붙여서 많은 기업들의 도산을 통해 헐값 매각으로 이어지도록 만들었다. 이 대목에서 당시 한국에 활약한 골드만삭스의 기업 사냥을 잊지 말기를.

그가 자신의 업적을 자화자찬 하고 있는데 잘 들여다보면 미국의 의도가 잘 드러난다. 한국 지원에 참여 했던 은행들에 대해서도 말레이지아의 부총리였던 안와르의 묘사가 재미있다. 나쁜 채무자가 있다면 마찬가지로 나쁜 채권자도 있다. 책임을 한쪽에만 몰 것이 아니라 나누어 져야하는데 만약 한국이 러시아처럼 디폴트를 선언해버렸다면 미국 은행들의 연쇄 도산 문제도 거론될 정도 상황이었다. 이 때 루빈은 이런 상황을 여러 관계자에 설득하면서 IMF 자금을 동원한다. 당시 미국의 지분은 20% 수준이었지만 의사결정 권한은 일방적으로 행사하고 있었다. 일본의 한국 지원 노력을 차단해버렸는데 여기에는 일본의 YS 정부에 대한 반감도 일부 작용했지만 본질은 미국이 나서는데 중간에 끼지말라는 것이었다. 
사카키바라와 같이 일본의 경제통들도 미국의 일방 주행을 피하기 위해 AMF와 같이 독자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하는데 이 때 미국의 얼굴색이 변했다고 한다.

루빈의 자화자찬은 계속 이어진다. 막대한 지원금이 동원되는데도 국민의 세금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바꾸어 말하면 미국의 추가적 부담은 없이 고민은 덜고 생색은 잔뜩 내고 이득은 한 껏 챙겼다는 것이다. 당시 미국이 멕시코에 대해서 강요한 조건도 매우 냉혹했고 지원 금리 또한 매우 높아서 멕시코는 상황이 호전되자 석유 팔아서 신속히 갚아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 때도 멕시코나 한국의 고된 현실에 대해서 언급하지는 않는다.

당시 지원을 논하는 협상자리에서 미국 의원들이나 고위 관료들은 이 참에 돈 받는 나라들이 미국 정책에 반하는 행태를 보일 수 없도록 강제하자고 주장하는 대목도 루빈의 책에 나온다. 그래 바로 이게 그들의 본색이었다. 은행의 해외 매각이나 여러 가지 조치들의 궁극적 의도는 미국 자본의 이익 확대였다.

협상조건이 가혹함을 호소하는 피협력국들에게 루빈은 계속 쉬운 지원이 만들어낼 모럴 해저드를 경고한다. 하지만 이 원칙은 자국에서 연달아 발생한 LTCM의 파산과 같은 부정적 현상에는 적용되지 못한다. 헤지펀드의 파산을 막기 위해 막대한 양의 통화를 그린스펀과 협력해서 만들어 냈고 그 결과는 계속 확대되어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되고 만다.

또 루빈이 자리를 물러나 시티은행에  경영자로 참여하자 미국식 경영시스템의 부정적 측면을 발견하게 된다. 막대한 벤처 거품이 곧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고 당시 시티은행의 책임자는 한분기 앞만 내다보고 어떻게든 쥐어짜며 실적 맞추기 경쟁만 하고 있었다. 그 결과는 우리도 잘 알 듯이 엔론을 비롯한 막대한 회계부정이었다. 과연 미국이 타국에 대해서 높은 수준의 모럴을 이야기할만 했을까?

루빈의 이야기는 백악관, 월가, 전세계 금융시장과 정치지도자를 오가며 이어진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내어 놓지만 다 듣고 보면 역시 미국은 자기의 이익을 너무 앞세우는 일방통행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한국 재경부장관에 대한 독설도 이어지는데 어느쪽이 옳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국의 협상능력, 위기 관리 능력, 세계를 보는 관점이 부족하다는 점은 미국과 잘 비교되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미국은 자기 돈은 별로 안쓰면서 마음 대로 세계를 좌지 우지 해야 한다는 권력의 과잉 상태를 주장한다. 이를 무시할수는 없지만 무조건적인 우호적 시각으로 따라가는 것도 결코 현명하지 못 할 것이다. 미국의 이러한 오만함은 최근 달러의 약세를 통해 업보를 받고 있다. 끊임없이 변해가는 국제정치에서 작은 국가가 생존하는 법은 현명한 지도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책에 더해서 한마디 하면 오역이 지독하게 많다. 이상과열이라고 통상 번역되는 그린스펀의 말에 대해서 쉽게 이해가 안가는 표현으로 번역했고 증권거래에 있어서 포지션이라는 단어도 도대체 말이 안되는 수준으로 번역을 해내어 버렸다. 지적하고 싶을 정도로 불만 있는 번역은 한둘이 아니라 수십군대에 이른다. 출판사의 편집능력이 함께 의심되는 수준이었다. 일반인의 눈에도 이렇게 띄는 오류라면 전문가가 보면 얼마나 많이 쏟아져나올까 스스로 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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