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쟈 > 시체 몇 구가 하늘에 떠 있다

4년 전 시 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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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의 이제는 널리 알려진(읽히는) 책은 <자기만의 방>(1929)이지만(번역본이 놀랄 정도로 많아졌다), <자기만의 방>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느낌이다. 바로 <3기니>(1938)가 그 느낌의 출처다. <3기니>를 빼놓고 울프의 페미니즘을 얘기하는 건 절반만 이야기하는 데 불과하다. 그럼에도 번역본이 세 종밖에 없어서 아쉬웠는데(울프 전집판과 <자기만의 방>에 합본된 민음사판. 이후판은 품절된 상태). 문학과지성사판이 추가되었다(<혼자 쓰는 방>이 <자기만의 방>보다 더 나은 번역이라는 판단은 흥미롭다. 아직 그런 제목으로 책이 나온 건 아니지만, 미숙한 판단이다).

˝1938년 발표된 버지니아 울프의 에세이로, 흔히 울프의 에세이 대표작 <혼자 쓰는 방A Room of One’s Own>과 함께 읽히거나 그 후속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혼자 쓰는 방>이 제인 오스틴, 브론테 자매 등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여성의 현실을 살펴보았다면, <3기니>는 여기서 더 확장된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핵심은 ‘더 확장된 문제의식‘을 드러낸다는 점. 해서 울프에 대한 공정한 이해와 수용을 위해서도 <3기니>가 더 널리 읽히면 좋겠다. 더불어 현재의 페미니즘의 시야도 울프만큼 확장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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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기쁨의 집과 순수의 시대 사이

이디스 원튼의 대표작들을 강의에서 읽은 게 3년 전이다. 이후에 최근까지 워튼의 작품이 계속 번역되고 있다. 케이트 쇼팽, 샬럿 퍼킨스 길먼과 함께 미국 여성문학의 모태가 되는 작가이면서, 헨리 제임스와 함께 ‘국제문제‘를 다룬 작가로도 분류할 수 있다. 기회가 되면 워튼의 소설을 더 자세히 다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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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어쩌면 5년만에) 방정리와 책상정리를 하고 보니(엄청난 분량의 프린트물을 분류해서 버리고 무질서하게 쌓여있던 책들을 벽쪽으로 몰아놓기) 이사를 한 것 같다. 근본적인 문제는 책이 너무 많다는 것인데 책구입을 많이 줄였음에도 불구하고(최고점에 비교해 현재 구매액은 1/3 정도다. 최고점일 때는 초급 공무원 연봉 정도를 책값으로 썼다) 불어나는 책들을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이다(서재일에서 한걸음 물러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책정리를 하면서 넌지시 찾은 책은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북인더갭)다. 8년 전에 1,2권이 나오고, 드디어(!) 이번에 3권이 나와서 완결되었기 때문.



8년 전에 책이 나왔을 때도 아마 페이퍼를 적었을 것이다. 무질은 브로흐와 함께 쿤데라의 소개로 알게 된 작가이고, 이 대작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있던 터였는데 마침 번역이 시작돼 놀랍고 반가웠다. 하지만 분량상(1000쪽에 육박한다) 완역까지는 힘든 여정이겠구나 싶었는데, 사실 수년이 더 지나고 나니까 '엎어진' 것이 아닐까 의구심도 들었다. 그러고는 잊고 있었는데(들리는 얘기로는 내년쯤 다른 출판사의 번역본도 나올 듯싶다), 마침내 나온 것. 8년만의 약속이라고 할까.







 









역자는 출판사 북인더갭의 대표다. 북인더갭은 <곰스크로 가는 기차>(2010)를 첫 책으로 냈던 곳인데, 현재까지 명맥은 이어오고 있지만 출간종수가 많지는 않다. 그 이유의 상당 부분은 대표가 바로 <특성 없는 남자>의 번역에 매달려 있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 가운데 <바그너는 위험한가>와 <차브> 등이 눈길을 끌었던 책들이다. 




 













무질의 책 가운데서는 선집 <사랑의 완성>도 북인더갭에서 나온 것인데,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세 여인>이 수록돼 있다(<세 여인> 번역본은 현재 세 종이다). 그리고 아마도 강의에서 다룬다면 첫번째 선택지가 될 <생도 퇴를레스의 혼란>(<소년 퇴를레스의 혼란>)도 세 종의 번역본이 나와 있다. 
















거기에 더할 수 있는 건 <생전 유고>와 안내서 두 종 정도. 

















무질은 오스트리아 작가이기에 오스트리아문학에서 다룰 수 있지만 통상적으로는 현대 독일문학에 포함되는 작가다(독어권 작가이기에). 대표적 모더니스트로서 조이스나 프루스트에 견주어지기도 하는데, 그런 만큼 세계문학 강의에서 그간에 숙제로 남겨놓았었다(<율리시스>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2권까지)도 이미 강의에서 읽었기에). 언젠가 순번이 돌아오면 되블린의 작품과 함께 같이 다루려고 한다. 
















아, 이번에 3권이 나오면서 양장본의 합본도 같이 나왔다. 좀 무겁긴 하지만 소장용으로는 더 번듯하다. 참고로 <특성 없는 남자> 번역은 다른 역자의 의해서도 시도된 바 있는데, 역자의 경력이 무색하게도 무모한 시도로 남았다. 그만큼 번역이 어려운 작품이란 뜻도 되는데(조이스의 <율리시스>외 비교될는지도) 독서는 나중의 몫이더라도 일단 역자의 노고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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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0 0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10 0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브그리예에 대한 페이퍼를 적으며 자연스레 떠올린 작가가 있다. 하일지다(프랑스에서 로브그리예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마장 가는 길>을 통해서 90년대 한국문학의 한 경향(이자 징후)을 대표했던 작가다. 격세지감이 느껴지게도 지금은 대부분 절판되었고 일부 흔적만 남아있다(영화 시나리오 같은). 확인해보니 소설은 1990년, 장선우 감독의 영화는 1991년에 나왔다.

포스토모던 지리멸렬 서사의 대표작도 오랜만에 떠올리고 보니 그립다. 30년 전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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