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을 훌쩍 넘기며 문학강의를 하다 보니, 비유컨대 어느덧 '국물'만 남겨놓은 것 같은 기분이다. 주요 작가의 주요 작품을 대강은 읽어왔다는 판단에서인데, 내년부터는 (1)(이미 그렇게 하고 있지만) 다룬 작품을 다시 읽거나 (2)빠진 작품들을 찾아 읽거나 해야 한다. 빠진 작품이란 주요작은 아닌 작품을 가리킨다. 가령 헤세라면 중단편집 <청춘은 아름다워> 같은. 
















헤세의 작품으론 <페터 카멘친트><수레바퀴 아래서><데미안><싯다르타><황야의 이리><나르치스와 골드문트><유리알 유희> 등을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을 테고, 이미 여러 번 강의에서 읽었다. 여전히 이 작품들을 읽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른 작품을 고르고 싶다. <청춘은 아름다워> 같은.


















거기에 보탠다면, <요양객>이나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크눌프><로스할데><게르트루트> 같은 작품들. 















대표작을 건너뛰고 마이너한 작품들을 읽는 건 권장할 만하지 않지만, 주요작을 두루 읽은 독자라면 별미에 해당하는 작품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도 좋겠다. 그런 여유가 있는 독자가 많아지면 더 바랄 게 없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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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우연히 알게 된 목록이다. 독일의 저명한 작가, 평론가, 학자들이 꼽은 '20세기 10대 소설'이다. 독일소설이라 적어지만, 독어소설로 이해하면 되겠다. 순위는 아래와 같다(복수의 번역본이 있는 경우 한 종씩만 골랐다). 우베 욘존의 <기념일들>만 아직 번역되지 않아서 다른 작품을 넣었다. 토마스 만의 소설 3편과 카프카의 소설 2편이 포함된 게 눈길을 끈다. 두 작가가 20세기 독일문학의 절반인 셈. 이제까지 강의에서는 6편의 소설을 읽었다...


20세기 10대 독일 소설


1. 로베르트 무질, <특성 없는 남자>(1930-43)



2. 프란츠 카프카, <소송>(1925)



3. 토마스 만, <마의 산>(1924)



4. 알프레드 되블린,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1929)



5. 귄터 그라스, <양철북>(1959)



6. 우베 욘존, <기념일들>(1970-83)*미번역



7. 토마스 만,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1901)



8. 요제프 로트, <라데츠키 행진곡>(1932)



9. 프란츠 카프카, <성>(1926)



10. 토마스 만, <파우스트 박사>(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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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emy 2021-12-28 0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he same source of the list written in English:
https://thegreatestbooks.org/lists/178
˝Best German Novels of the Twentieth Century˝ by ˝Wikipedia˝
온간 종류의 책, 나라별, 시대별, fiction or non fiction 으로
찾아볼 수 있는 유용한 site 라서 좋아합니다.

그리고 우베 욘존, <기념일들> 영어 번역책에 대한 Paris Review
아마도 이 4부작 번역은 힘들지 않을까요?
https://www.theparisreview.org/blog/2018/10/16/on-uwe-johnson-the-hardest-book-ive-ever-translated/

로쟈 2021-12-28 08:51   좋아요 0 | URL
네, 분량상. 영역본도 몇년전에야 나왔더군요.~

Jeremy 2021-12-28 09:29   좋아요 0 | URL
분량뿐 아니라
˝The Hardest Book I’ve Ever Translated˝ 라고 구구절절이
써 놓은 걸 읽으니 제가 이 책을 4권 box 로 사놓긴 했는데
읽을 엄두가 안 나기는 합니다.

로쟈 2021-12-28 22:33   좋아요 0 | URL
특성 없는 남자만큼(그 이상?) 어렵나 보네요.
 

시인들의 이름을 적었는데, 시집이 아니고 자료집이나 에세이가 최근에 나와서다(시집들은 따로 다뤄야 한다). 정확히는 최근에 구입했다고 해야겠다(책은 대략 지난 두달 사이에 나왔다).



  













<윤동주 살아있다>(스타북스)는 "2022년 윤동주 순절 77주년을 맞이하여, 이제까지 발표된 국내외 윤동주 관련 자료와 새로 취재해 찾아낸 놀라운 사실들을 한 권에 수록한 책". 출판사 스타북스는  2017년에 '윤동주가 사랑한 시인' 시리즈를 펴내서 알게 되었는데(현재는 모두 절판되었군) 미더운 곳은 아니지만, 책은 자료집으로서 의미가 있겠다 싶어서 구입했다. 















올해가 김수영 시인의 탄생 100주년이었다. 되짚어보니 기념한 책들이 몇 권 나왔는데, 김응교 교수의 <김수영, 시로 쓴 자서전>이 근간이고 홍기원의 <길 위의 김수영>은 '김수영 문학 답사기'로 읽을 수 있는 유익한 책. 시그림집으로 <폐허에 폐허에 눈이 내릴까>도 출간됐었다는 건 이번에 알았다. 100주년을 기념하는 독자라면 소장할 만하다. 

















최승자 시인의 에세이는 재간본. 가령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는 31년만에 나온 책이다. 1990년판을 내가 읽은 것인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책은 손에 들어봐야겠다. 52년생 시인이 38세에 펴낸 에세이를 칠순에 다시 냈고, 그 사이에 독자도 훌쩍 나이를 먹었으니 인생 한 시절이다. 다시 읽은 시집(<이 시대의 사랑>)은 예전의 감흥이 없었는데 에세이는 어떨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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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피네간의 경야와 조이스의 추락

3년 전 페이퍼다. 내년이 <율리시스> 출간 100주년이어서 관련한 책들이 나올 듯싶고 나도 책을 주문해놓은 상태다. 새 번역본도 나올 예정이라 한다. <율리시스>는 내게 세계문학 강의의 끝인 작품이다. 그 이상은, 가령 <피네간의 경야>는 강의할 수 없는(그 전에 독서불가능한) 작품이기에. 새 번역본이 나오면 <율리시스>도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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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5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26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FLAKSUIT 2021-12-26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 번역본은 어떤건지요? 현재 번역본 읽기가 너무 어려워서요

로쟈 2021-12-26 21:21   좋아요 0 | URL
문학동네판이 내년 하반기에 나온다고 합니ㅏ.

FLAKSUIT 2021-12-26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프랑스문학 강의에서 유르스나르의 초기작 <알렉시>(1929)를 읽었는데, 연보를 보다가 유르스나르가 미사마 유키오론도 썼다는 걸 알게 되었다, 1981년작으로(1903년생인 유르스나르가 노년의 쓴 책인 셈) <미시마 혹은 공허의 통찰>이 제목이다. 확인해보니 영어판으론 160쪽 분량이고, 역자는 흥미롭게도 알베르토 망겔이다. 유르스나르의 작품으론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과 함께 대표작으로 꼽히는 <흑의 단계>(1968), 그리고 미완성 유작 자서전 <무엇을? 영원>(1988)과 함께 궁금한 책이다. 















국내에 소개된 유르스나르의 작품은 연도순을 하면 대략 아래와 같다.


<알렉시>(1929)

<동양 이야기>(1938)

<은총의 일격>(1939)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1951)


이 가운데, <알렉시><은총의 일격>과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은 강의에서 읽었다. <알렉시> 같은 경우는 동성애자의 고백으로 돼 있어서 앙드레 지드의 <코리동>(1924)과 비교해볼 수 있는 작품(유르스나르 자신의 직접 언급하고 있는데, 제목만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다).

















강의에서도 언급했지만,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은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 존 윌리엄스의 <아우구스투스>를 떠올리게 한다. 비교해서 읽어봐도 좋겠다. 
















국내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책으로 평전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와 40여년간 파트너였던 그레이스 프릭과의 듀오그라피 <우리는 파리에서 만났다>는 소장하고 있는 상황. 이 참에 <미시마>도 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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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9 0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09 0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