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미국은 더이상 경탄과 선망의 대상이 아니라 우려와 탄식의 대상이다(마이클 무어의 영화 <화씨 11/9: 트럼프의 시대>를 보면 더 실감할 수 있다). 얼추 멸종해가는 공룡을 보는 듯싶은데, 과연 갱생의 가능성이 있는지, 의향과 저력이 있는지 궁금하다. 미국 내부자 보고서로 수전 제이코비의 <반지성주의 시대>(오월의봄)에 눈길을 주는 이유다. '거짓 문화에 빠진 미국, 건국기에서 트럼프까지'가 부제.  
















"건국 이래 200여 년간 합리적 계몽주의 대 종교적 근본주의라는 양대 축이 충돌하며 만들어낸 거대한 지각변동을 선명하게 돋을새김해낸 문명 비평서이자, 그 결과로 봉착하게 된 현대 미국의 근본적 위기에 대한 통렬한 사회 비판서다. 또 왜 이토록 평범한 미국 보통 사람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지를 밝히는 문화연구서이기도 하다. 미국 지성사의 위대한 전통에서 이탈하여 탈진실과 가짜 뉴스, 정크과학이 판을 치는 현 상황에서 깨어 있는 지식인들이 해야 할 긴급한 과업을 일깨운다."


미국을 이슈로 한 책들도 읽거나 구입하고 있는데, 최근에 구입한 건 에덤 투즈의 <대격변>(아카넷)이고, 지난봄에 가장 흥미롭게 읽은 책은 에이미 추아의 <정치적 부족주의>였다. 수전 제이코비의 책도 기대를 갖게 한다. 

















제목에 반지성주의가 들어가 있어서 같은 류의 책들을 떠올리게 되는데, <반지성주의 시대>의 원제에 들어가 있는 건 비이성(unreason)이다. '반지성주의'는 맥락에 따라 긍정적인 의미도 가질 수 있는데(지적 엘리트주의에 대한 반격으로서) 비이성의 용도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가짜 뉴스의 용도?). 트럼프 시대 미국에 대한 대안이 고작 바이든이라는 것도 미국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1%를 위한 국가에서 고작 10%를 위한 국가로의 변화라고나 할까. 기성 세대의 부패와 타락에 맞서 미국의 젊은 세대(10-20대)가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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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 벤야민 선집이 두 권 추가되었다. <카프카와 현대>(길)와 <브레히트와 유물론>. 아울러 선집의 전체 윤곽이 드러났는데, 전15권 가운데 11권이 출간되었고, 4권이 남았다. 근간 예정인 것으로 보아 조만간 완간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 통행로/사유 이미지>가 첫 권으로 나온 게 2007년이니까 벌써 13년 전이다. 짐작에 내년까지는 완간될 수 있는 듯싶다. 















개인적으로는 카프카 강의에서, 더 구체적으로는 '카프카 커넥션' 강의에서 카프카와 벤야민을 주제로 다룬 바 있는데, 이번에 벤야민의 카프카론이 잘 정리돼 나와 반갑다. 벤야민과 카프카, 더 나아가 현대의 문제를 숙고해볼 수 있는 좋은 입각점을 갖게 되었다. 
















카프카와 현대라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번주에 나온 로버트 올터의 <필요한 천사들>(에디투스)도 참고가 된다. '카프카, 벤야민, 숄렘에게 전통과 모더니티는 무엇이었나'가 부제다. 아울러 현대문학판의 카프카 단편 전집도 이번에 출간되었다. <프란츠 카프카>(현대문학). 미발표작까지 망라한 것으로서 솔출판사 전집판의 단편전집 <변신>(솔)에 준하는 책이다. 비교해서 읽을 수 있다는 게 소득.















카프카의 작품 가운데 3대 (미완성) 장편은 범우사판이 다시 나왔다. 박환던 교수 번역판인데, <소송>이 예전 표기대로 <심판>이란 제목으로 나왔다. 실물 확인은 해보지 않아지만, 최근의 비평판과 달리 박환덕 교수의 번역본은 예전 막스 브로트판을 옮긴 것이어서 역설적으로 희소성이 있었다. 막스 브로트판과 비평판의 차이를 자세히 검토하는 것은 연구자들의 몫이지만 이를 잘 정리한 책을 읽고 싶기도 하다(잘 정리한 논문을 아직 못 찾았다).


 









 





박환덕 교수판의 카프카 단편집은 <변신. 유형지에서>로 나와 있다. 비교해서 읽을 수 있는 번역본으로는 창비판의 <변신. 단신광대>, 열린책들의 <변신> 등이다. 카프카의 주요 번역본 전체를 갈무리해놓는 건, 해볼 만한 일이긴 하지만 나로선 여유가 없다. 

















벤야민과 브레히트에 관해서는 이미 <벤야민과 브레히트> 같은 듀오그라피가 나와 있다(8월 독일문학기행이 취소되지 않았다면 이번 여름에 강의에서 다루려고 했던 책이다). 최근에 나온 책으로는 브레히트의 연극론 <브레히트, 연극에 대한 글들>과 연구서로 이상일 교수의 <브레히트, 서사극, 낯설게 하기 수법>이 있다. 브레히트도 전집을 포함해 다량의 책이 나와 있기에 이야기가 끝이 없겠다. 이쯤에서 줄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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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타계한 이이화 선생의 유작이 출간되었다. <이이화의 동학농민혁명사>(전3권, 교유서가)다. 동학농민혁명에 관한 저작들이 많이 나와 있기에 저자가 어떤 새로운 견해를 제시하는지 알지 못하나 <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전체 그림을 가장 쉽고 명쾌하게 풀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임헌영 선생의 추천사는 이렇다. 















"이이화 선생은 역사학이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는 걸 실증해주는 우리 시대의 가장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러다. 그는 국민적인 역사학자이자, 민족민주 투쟁의 실천가로 현장체험이 가장 풍부한 분단시대의 인문주의자다. 한국 현대사의 소용돌이에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사람들을 대신해 누구보다 앞장서서 분노하고 국가 권력의 가해 사실을 밝혀내려 애썼던 사학계의 녹두장군이다. 그런 이이화 선생이 일생을 바친 것이 바로 동학농민혁명이다."













앞서 펴낸 책으로는 <민란의 시대>와 3.1운동을 다룬 <위대한 봄을 만났다> 사이를 이어주는 책으로서도 의미가 있겠다. 세계사적 맥락에서는 소위 '시민혁명'과 다른 '민중혁명'의 가능성과 한계를 가늠하게 해주는 좋은 사례라고도 생각된다(프랑스혁명과 러시아혁명 사이의 동학농민혁명). 한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란 문제의 원점이 나는 역사의 중요한 전환기에 태동한 동학농민혁명이라고 생각한다. 그 문제를 숙고해보게 해주는 책이 나와서 반갑다. 역사적 사건의 의미는 물론 저자 역시 책과 함께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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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평전이 한권 추가되었다. 수 프리도의 <니체의 삶>(비잉). 번역 제안을 받았던(그러나 형편상 응낙할 수 없었던) 책이어서 개인적인 인연도 없지 않은 책이다. 원제가 ‘나는 다이너마이트다!‘이고 그런 제목의 책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아주 얌전한 제목으로 낙착되었군. 표지만 빨갛다.

˝수 프리도는 누구보다 뛰어난 통찰력과 냉철한 시각을 지니고도 누구보다 고독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던 한 남자의 세계를 파고들어 그동안 잘못 알려진 사실들을 철저히 바로잡고, 그의 삶과 글을 형성한 사건과 사람들을 집중 조명하여 그의 철학을,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생생하게 그려낸다.˝

니체 평전은 이미 다수가 나와있어서(대표적인 번역서로는 자프란스키와 홀링데일의 책들) 어떤 책이 또 나올지 궁금했다. 원저도 바로 구입해두었고 나란히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그런 평전으로는 폴커 울리히의 <히틀러>도 관심도서다. 1권은 구입하고 2권을 구하려는 참).

저자는 국내에도 번역된 뭉크 평전으로 유명한 전기작가인데 이 장르에 특별한 적성과 감각을 갖고 있는 듯싶다. 좋은 평전을 쓰는 방법도 눈여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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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생활사큰사전‘ 시리즈가 나오기 시작했다. 권창규의 <인조인간 프로젝트>(서해문집)는 ‘근대 광고의 풍경‘이 부제고, 최병택의 <욕망의 전시장>은 ‘식민지 조선의 공진회와 박람회‘가 부제다. 전체 시리즈는 각각의 키위드에 대해 책 한 권 분량을 할애하기에 ‘큰사전‘이라고 이름을 붙인 모양이다. 가령 <인조인간 프로젝트>의 소개는 이렇다.

˝‘시각‘ 섹션의 ‘광고‘ 키워드를 다룬 <인조인간 프로젝트>에서는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인 1890년대 후반부터 1945년 전까지 광고를 다룬다. 특히, 광고의 수가 많았던 1920~1930년대의 신문광고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같은 저자의 책을 검색하다가 오래 전에 나온 <상품의 시대>(민음사)도 관심이 가서 구입했다. 부제가 좀 긴데, ‘출세, 교양, 건강, 섹스, 애국 다섯 가지 키워드로 본 한국 소비사회‘다.

˝저자 권창규는 국문학 전공자로서는 드물게 문화 자본과 소비에 관심을 가지고 광고를 통해 한국과 한국인을 읽어 냈다. 대한제국과 식민지 시기에 나온 광고를 비롯해 문학과 신문·잡지의 기사를 섭렵하며 상품 소비가 삶의 중심으로 부상한 근대의 일상을 살피고 상품의 호출해 낸 한국인의 실체를 조명한다.˝

광고를 주제로 한 <인조인간 프로젝트>와 같이 읽어볼 수 있는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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