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야 몽규야 - 청춘 시의 전설
윤동주 지음 / 라이프하우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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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쓰릴 미"와 "윤동주, 달을 쏘다"를 같은 날 보았다. 쓰릴 미는 너무 졸면서 봐서 제대로 감동을 느끼기 어려웠고, 정신 차리고 저녁에 본 윤동주, 달을 쏘다는 폭풍 같은 감동에 휩싸이며 감상했다. 

쓰릴미의 진가는 올해 다시 확인하면서 개운치 못했던 감상을 떨쳐버렸고, 윤동주, 달을 쏘다는 다시 만난 기쁨으로 재회했다. 4월... 이었던 것 같다.

윤동주는 모두가 아는 이름이고, 송몽규가 궁금해진 건 영화 '동주' 덕분이었다.


영화 속 몽규는 좀 더 거친 느낌이 강했는데, 뮤지컬 속 몽규는 그보다 개구진 소년의 느낌이 강했다. 사진으로 확인 가능한 송몽규의 얼굴은 뮤지컬 배우 김도빈이 더 닮았다!

이 책은 동갑내기 사촌형제인 윤동주와 송몽규의 짧은 생애를 시간 순으로 나열하면서 때마다 발표했던 윤동주의 시들을 중간중간 삽입해 놓았다.

워낙에 윤동주의 그림자가 크고 더 익숙하기 때문에 함께 서술되지만 송몽규가 크게 빛나지는 않은 게 다소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고 보니 영화 동주에서 동주를 도와준 일본 여인이 이준익 감독의 '박열'에서 후미코 역을 맡은 최희서구나.


올해의 뮤지컬은 박영수, 온주완의 더블 캐스팅이었는데, 뭐 노래야 압도적으로 박영수가 더 좋았다. 사실 연기도 박영수가 더 좋았다. 서울 예술단 나와서 이 작품 주연 못 맡나 싶었는데 다행히 상관 없이 주연으로 나와 주었다. 뒤이어 신과 함께도~


이 책의 제목이 연관이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뮤지컬에서 감옥에 갇힌 동주와 몽규가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살아야 한다!라고 외치는 장면이 있다. 지금도 내 귀에 감기는데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더 짠하게 느껴졌나보다. 살아야 한다고 외쳤지만 해방을 목전에 두고 둘 다 생을 달리 했다. 여전히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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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7-08-10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쓰릴 미> 저 회전문 관객 이예요
그 팽팽한 긴장감. 반전. 심리. 피아노 연주..

뮤지컬 보고 범죄심리학 책도 여러 권 읽게되더라구요..

마노아 2017-08-11 01:33   좋아요 0 | URL
회전문을 아니 할 수 없는 작품이지요. 전체 페어를 다 못 돌아서 너무 아쉬웠어요.ㅜ.ㅜ
제 친구는 이번 시즌에 45회 정도 봤더라구요. 저는 9번 봤어요.
90분이라는 짧은 시간을 압축적으로 몰아치며 사로잡는데... 아... 그리워집니다.
 
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3
니노미야 토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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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악세사리도 한복에 어울릴 만한 걸로만 구입한다. 그러다 보니 원석 혹은 원석 느낌의 반지를 찾게 되는데 비싸서 사기는 힘들지만 그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게 된다. 



재벌가 사모님이 너무 소탈한 반지를 고르셔서 멘붕에 빠진 백화점 사원. 그을린 피부에 주름이라는 것에 경악 ㅋㅋㅋ

심지어 본인이 준비해 온 멋드러진 반지는 이미 갖고 계신 것들! 이보게, 경험이 부족하네!



이 이야기는 사라진 키타가미 일가에 대한 수수께끼에서 출발했다. 보석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지만 큰 줄기는 뿌리 찾기이니 가끔씩 이렇게 길을 잡아줘야 한다. 


니노미야 토모코는 '천재'에 대한 강박 혹은 집착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껏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혹은 두뇌를 가진 주인공들이 많이 나왔다. 신데렐라 이야기가 식상하지만 그래도 흥미를 끄는 것처럼 평범인 일상을 사는 독자도 천재적인 그들의 이야기가 늘 즐겁다. 그렇지만 니노미야 토모코 작품은 '그린'에서 천재 없이도 멋진 이야기를 풀어주셨으니, 언제고 천재라는 양념 빼고도 멋진 이야기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읽은지 꽤 된 것 같은데 뒤늦게 리뷰를 쓰려고 뒤적거려 보니 이미 4권이 나와 있네. 냉큼 주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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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의 사건수첩 4 - 궁 넘고 담 넘는 추리활극
허윤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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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의 인수대비다. 그림을 통해서도 이 인물의 서늘함이 잘 전달된다. 영화에서는 배우 장영남씨가 예종의 형수님 역할을 맡았는데, 영화는 원작 만화와 결말을 완전히 반대로 가서 아쉬웠다. '개그'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이지만, 갑자기 저자세로 나오며 목숨구걸하는 장면이 부조화스러웠다. 원작 버전으로 가도 유쾌했던 분위기 그대로 이어갈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쉬움...



잠깐 등장했지만 강렬했던 저 사나이는 바로 김시습! 딱 저런 한량 느낌으로 살아갔을 것 같다. 



이 장면을 본 순간 '영원한 제국'의 엔딩이 떠올랐다. 몹시 재밌게 읽었는데, 인생 참...;;;;;


마지막에 성종 등장하고 윤이서가 그 성종을 모시면서 예종의 당부를 받드는 장면은 몹시 찡했다.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엔딩씬! '설득력'은 떨어지지만... 그래도 멋진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작품이 짧았던 게 참 아쉽다. 이제 다음 작품으로 건너가야지. 당신만의 앨리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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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의 사건수첩 3 - 궁 넘고 담 넘는 추리활극
허윤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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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단골 장면이다. 급하게 몸을 피하느라 어느 양갓집 규수의 가마 안으로 뛰쳐든 사내! 어머나! 그런데 내 와이프가 여기 있네!


여인들만 드나들 수 있는 경매장을 소훈의 도움으로 잠복(?) 근무하게 된 세자저하! 그런데 이곳은 분위기가 요상한 거임!



여인들만 드나드는 이곳, 조선판 19금 버전의 은밀한 거래가 이어지는 곳! 찾던 물건을 발견하자 너무 기뻐서 우렁찬 남자 목소리를 드러낸 세자 저하! 아니 되옵니다!!!



무심한 듯 했지만 안사람을 늘 살피던 배려심 돋는 멋진 세자 저하. 망우대라.... 운치 있소!



조선시대라고 오타쿠가 없을 리 만무! 사대부가의 여식, 심지어 미래의 왕비 전하라도 덕질은 할 수 있는 법! 저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시라. 팬심이 뚝뚝 떨어진다. 


앞편과 마찬가지로 유쾌하게 진행된 임금님의 사건 수첩. 4편은 긴장하시라. 다소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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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무관심할 때 괴물은 깨어난다
이동형.지승호 지음 / 이상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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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정치인은 자기가 잘못하면 선거에서 떨어진다거나 책임을 지잖아요. 그런데 국민들은 스스로 책임을 진 적이 없잖아요. 박근혜를 찍었기 때문에 국정농단이 벌어지고, 자기한테 후폭풍이 오잖아요. 박근혜를 안 찍은 사람들은 억울할 수도 있는 문제잖아요. 진짜 용감한 정치인이면 국민들에게 이러이러한 것이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욕을 먹더라도. 그런데 그런 정치인이 안 보여요


김부겸 의원의 대구 유세가 생각난다. 그때 그 호통이 얼마나 고맙던지. 박근혜 국정농단사건이 뉴스에서 나오면 엄니는 혀를 차며 최순실 욕을 한다. 엄니가 뽑은 박근혜가 한 짓이다!라고 하면 엄니는 '불쌍한' 박근혜가 이용당한 거라고 말씀하신다. 이건 무슨 세상 제일 할 일 없는 게 연예인 걱정이라더니 딱 그짝이다. 엄마 자식들을 더 걱정해 주세욧!


116

정치인의 발언은 5000만 국민이 다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간결하면서도 명확해야죠. 그런데 박 시장은 그런 발언이 없었어요. 이건 문 대표도 마찬가지인데요. 문 대표가 무슨 말을 하면 논란이 벌어지잖아요. 그러면 다양한 해석본이 등장해요. 사실 문 대표의 뜻은 그게 아니었다, 김경수 의원이 쓰거나, 아니면 측근 최재성 의원이 쓰고, 아니면 지지자들이 알아서 써요. 왜 그 말을 못 알아듣느냐고 하는데요. 해석본이 나오는 자체가 문제입니다. 왜 해석본이 나오죠? 정치인이 얘기를 했는데, 모든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요. 간결하고 명확해야 합니다. 이 시장이 탄핵 국면에서 갑자기 지지를 얻은 것도 말이 간결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누가 들어도 아하하게 되잖아요. 그런 게 필요하죠.


크게 동의하지만, 눌변도 말하는 사람의 살아온 인생 여정에 따라 얼마든지 힘이 실리고 신뢰가 가는지도 목격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명확한 '제목'도 필요한 법. 이 책은 제목이 참 입에 안 감긴다...;;;


127

포용은 나중에 해도 됩니다. 적폐를 청산하러 들어갔는데, 국민들이 싸우니까 , 이쯤에서라고 하면 아무 것도 안 되는 겁니다. 첫 기준을 확실히 세우고 나서 그게 어느 정도 이루어지면 그 다음 단계로 나가야죠. 지금은 강력한 적폐 청산의 의지가 필요합니다.


택시 운전사가 개봉된 이후 김대중 대통령은 왜 전두환을 사면해 줬냐는 질문이 게시판에 곧잘 올라온다. 그러게 말이다. 개인적으로 용서해줄 수는 있어도 국민을 대신해서 사면해서는 안 되는 거였다고, 그건 월권이라고 나 역시 동의한다.


128

김영삼은 세무조사를 해놓고는 패를 안 깠어요. 그러니까 보수 언론이 공격을 못했잖아요. 이것도 어떻게 보면 정치력이죠. 정말 큰 것을 위해서 작은 것을 좀 희생하는. 종편 심사 카드를 가지고 협박하라는 것이 아니잖아요. 종편 재심사를 할 때 항목들이 규정되어 있으니까, 우리는 규정대로 하겠다고만 하면 되는 겁니다. 그러면 종편 쪽에서 장난칠 수 있을까요?


그런 정치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정치를 '예술' 수준으로!


129

권한을 행사하라고 국민들이 대통령으로 뽑아준 거잖아요. 그럼 써야죠. 그런데 딜을 해서 구속된 박근혜를 특사로 풀어주는 순간, 오히려 더 이상해집니다. 잘못하면 벌을 받는다는 명제를 어기지 말아야 다시는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습니다. 친일, 나라를 팔아먹는 매국 행위는 잘못된 건데요. 그걸 우리는 한번도 단죄하지 못해서 지금까지 매국노의 후손들이 설치는 거예요.


이제라도 바로잡아야 하는 법!


147

진짜 민주주의 국가라면 대한민국에서 공산당도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일본에는 공산당이 있잖아요.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당이란 국민들한테 지지를 못 받으면 사라지는 거죠. 그게 진짜 민주주의 아닐까요?


이 레드 컴플렉스를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188

보편타당하고 상식적인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지금 태극기 집회에 나와서 왜 성조기를 흔들어요? 박근혜 탄핵과 성조기가 무슨 상관입니까? 왜 계엄령을 외치고 군대여 일어나라는 팻말이 보이죠? 말도 안 되는 소리로 군부 쿠데타를 부추기잖아요. 저런 사람들과 어떻게 생활합니까? 비상식적이잖아요. 제가 꿈꾸는 것은 유토피아가 아니고, 상식적인 사회입니다.


'상식', '합리적' 이런 것들이 얼마나 어려운지 내내 깨닫고 있다.


193

지금은 예전처럼 절대적 빈곤이 문제가 아니라 상대적 빈곤, 양극화 같은 게 문제예요. 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과 큰 그림을 그려야 해요.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꿔야죠. 질 낮은 일자리 많이 만들어봤자 소용없습니다.


그리고 대승적으로 내다봤으면 좋겠다. 어떤 정책들은 당장 내 이익에 반할 수 있지만 크게 보면 그게 모든 사람이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면 좀 더 지켜보았으면...


200

저는 자기 정체성에 맞는 당을 찾아가는 게 맞다고 봐요. 지금 민주당에서 보수 쪽 정당에 어울리는 이념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이 있잖아요. 마찬가지입니다. 보수 쪽에서도 민주당의 이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어요. 자신이 몸담을 정당을 선택하는 기준은 이념적 성향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오로지 자신에게 공천을 줄 사람이 있는 곳, 혹은 당선 가능성이 높은 곳, 그걸 찾아가다 보니까 자기 정체성과 맞지 않는 곳에 있는 거죠.


새가 날아간~다.


205

조롱이나 풍자는 지식인의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식인한테 조롱과 풍자가 없으면 뭘 먹고 삽니까? 약자들에게 조롱을 해대면 쓰레기가 되지만, 권력을 가진 사람, 어느 정도 힘이 있는 사람은 당연히 조롱받아야 하고, 풍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거예요.


희극인들도 마찬가지. '풍자'는 그들이 할 수 있는 창의적 재현의 장이거늘!


209

처벌은 불가능하다고 할지라도 이런 사람들이 친일을 했고, 그 후손들이 이렇게 살고 있다고 알려야죠. 연좌제로 그 사람들을 쫓아내자는 게 아닙니다. 다만 그 사람들이 자기 조상들이 일제에 부역한 역사를 반성할 줄 알아야 하는 거잖아요.


독립운동 한 조상들이 자랑스러운 것처럼 친일 활동을 한 조상들은 부끄러워하는 게 맞습니다!


211

아베나 일본의 관료들이 한 얘기들을 보면 반성했다는 태도가 전혀 보이지 않거든요. 파기한 것은 우리가 아니다, 니들이 먼저라고 책임을 돌려서 우리가 명분을 쌓아야 훗날 또 다른 합의를 하든, 전면 무효를 하든, 유리한 고지에서 협상을 할 수 있어요. 그게 외교의 기술이죠. 전임 정부가 해버렸으니까 우린 어쩔 수 없다고 하면 무능하다는 걸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 되죠. 그걸 바로잡으라고 정권을 바꾸는 것 아닌가요?


네! 기대하고 있습니다. 


218

그동안 미국이 우리 우방이었고, 우리가 미국 덕을 본 것도 사실입니다. 한국전쟁도 마찬가지고, 그 이후에도 아프리카 전체 대륙에 지원하는 금액보다 대한민국에 지원한 금액이 훨씬 컸으니까요. 그것만 봐도 도움을 많이 받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왜 미국이 그렇게 했을까요? 그만큼 동아시아에서 한반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그런 거잖아요. 꼭 우리를 위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에요. 그 점을 활용해야 하는데, 우리는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예스맨 짓을 하고 있습니다. 박정희나 전두환은 정통성 없는 정권이었기 때문에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따라 갈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거기서 벗어나도 되잖아요.


현명한 외교 행보 기대합니다.


231

87년에는 정치 지도자가 앞장을 섰고, 대중이 뒤를 따랐습니다. 시위할 때도 보면 김대중, 김영삼이 앞장서고 재야인사들이 지원하고, 대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민중들이 뒤에서 따라왔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민중들이 앞에서 끌어주고, 정치지도자들이 그 뒤를 따라갔어요. 민중은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데 정치인들이 거국 내각 카드를 꺼냈다가 탄핵으로 바꿨잖아요.


그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벅찬 감동!


234

사실 대한민국은 헌법으로 집회 시위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잖아요. 집회를 하겠다고 하면 웬만하면 모두 허가해줘야 해요. 그런데 우리는 그걸 다 불법이라고 해요. 그걸 누가 정했나요? 헌법에 보장하라고 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경찰에서 불법이라고 하면 언론에서 불법이라고 받아써요. 그러면 일반 국민들은 저 빨갱이 새끼들, 또 불법시위를 하네’, 그게 두려워서 불법집회는 안 되고, 폭력은 더더욱 안 되고... 백남기 선생님 폭력집회 하다가 저렇게 되신 겁니까?


238

파퓰리즘이 왜 공격하는 수단으로 대한민국 선거판에서 이용되는지 모르겠어요. 파퓰리즘이 왜 나빠요? 대중영합주의, 대중이 원하는 것을 한다는데 그게 왜 나쁩니까?


내 말이!


239

지승호 : 보수는 프레임을 가지고 상대방을 공격하는 데 필요한 연구가 많이 되어 있잖아요.

이동형 : 그걸 우리는 방어하기 급급해요. 코드 인사 아니냐고 하면 아니, 그게 아니고이렇게 한다고요. ‘그게 어때서라고 들이받아야죠.


대선 토론 때 홍준표 후보가 김정은 먼저 만난다고 했다면서 물고 늘어질 때, 문재인 후보가 잘 받아쳤던 게 생각난다. 슬그머니 말 머리 돌리던 홍 후보...


241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민중을 위해서 일한다는데 뭐가 나쁘냐고요. 오히려 필요한 거예요. 그걸 못하면서 정치인이 되면 안 됩니다. 무조건 착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좋아집니까? 그래서 정치 지도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죠. 정치는 갈등이 생겼을 때 그것을 봉합하는 역할도 하지만, 첨예하게 대립된 부분에서는 한쪽을 편들어서 몰고 가는 능력도 필요하거든요.

지승호 : 무조건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갈등을 봉합하는 것보다는 때로는 갈등을 증폭시키더라도 곪은 것을 터뜨릴 필요가 있다는 거네요.

이동형 : 과거 리더들을 보면 중세시대든, 고려시대든 가장 무능력한 정치인은 우유부단한 정치인입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지승호 : 가장 나쁜 결정은 늦은 결정이라는 얘기도 있죠.


242

제가 소위 말하는 진보 진영, 민주노동당으로 대표되던 진보 진영에게 실망했을 때가 언제였냐면, 김대중, 김영삼이 똑같고, 이명박, 노무현이랑 똑같다는 논리를 펼칠 때입니다. 어떻게 똑같아요? 다르죠. 그런데 그렇게 뭉뚱그려 공격했거든요. 저는 민주노동당이 두 자릿수 의석을 가지고 있다가 저렇게 위축된 것도 공격할 때와 공격하지 않을 때를 구분하지 못하고, 마구잡이로 공격했기 때문이라고 봐요. 김영삼과 김대중은 리더의 지도방식도 달랐고, 민중들의 삶도 달라졌고, 이명박과 노무현도 마찬가지잖아요. 그런데 그걸 똑같다고 하면 어떻게 합니까? 정치는 그래서 중요한 겁니다.


정말 그랬다. 노무현 대통령이 죽었을 때, 그의 죽음 앞에서 노무현 때도 노동자들은 똑같이 힘들었다며 뭐 이렇게 호들갑 떠냐는 식의 반응을 볼 때 이런 기분이었다. 어떻게 똑같냐고!


247

정치인의 연공서열부터 없애야 합니다. 선수 문화. 초선 의원이 감히 어디서, 이런 것들을 없애야죠. 국회 의석 위치도 바꿔야 하고요. 왜 초선은 맨 앞에 앉고, 다선은 뒤로 가나요?


259

반기문 현상과 안철수 현상은 같습니다. 대한민국이 가장 싫어하는 집단, 혐오하는 집단, 신뢰할 수 없는 집단이 정치권입니다. 이건 어떤 여론조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반기문, 안철수는 정치권 밖에 있었잖아요. 당연히 올라갈 수밖에 없죠. 하지만 그들이 정치권 안에 들어오는 순간 거품은 다 빠지게 되어 있어요.


뭐, 이미 목격했습니다.


273

정치 혐오증 이야기를 했지만, 그건 군사정권에서 만들어낸 거였거든요. 민중은 똑똑해지면 안 되니까요. 똑똑해지면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거든요. 정치 무관심, 정치 혐오증이 어느 순간부터 쿨하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인식되더라고요.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끊임없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맹목적인 것이 되어서는 안 돼요. 노무현 대통령 시절부터 깨어 있는 시민들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진짜 우리가 깨어 있는가, 박근혜와 새누리당을 반대한다고 해서 깨어 있다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이 책 제목이 나온 것이다. 우리가 무관심할 때 괴물은 깨어난다!

대선을 코앞에 둔 5월 1일에 이 책을 읽었다. 긴 휴일의 첫날이었는데 당직 근무였다. 빈 사무실에 전화 한통 울리지 않는 고요한 시간에 이 책을 읽었다. 정확하게 질문해 주는 지승호 작가님, 그리고 명쾌하게 답하는 이동형 작가님 모두 믿음직스러웠다. 그리고 백일의 시간이 흘렀고 정권은 바꼈다. 세상은 많이 달라지려 하고 있고 달라져야 마땅하다. 그 사이 갈등도 있을 것이고 잡음도 당연히 있겠지만, 열심히 지지하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살고 있다. 절대 무관심에 현혹되지 않으려 애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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