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랑스 수교 120주년을 맞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루브르박물관 : 16~19세기 서양 회화 속의 풍경>전이 열리고 있다. 루브르박물관이 소장한 16~19세기의 풍경화 걸작 70점이 8개의 테마로 나뉘어 전시돼 있다.
120년을 기다려 온 루브르 걸작 여행
개막을 앞두고 내한한 앙리 루아레트 루브르박물관장(53)은 “이번에 한국에서 전시되는 작품은 다 걸작으로 일반적인 순회전시와는 격이 다르다”며 “루브르박물관의 다양한 컬렉션 중 풍경화를 주제로 한 이유는 서양미술사의 흐름을 알기에 가장 좋은 장르이자 루브르 소장작들의 전반을 소개하기에도 적합한 장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화와 종교화로서 등장하는 첫 번째 테마인 ‘신성한 숲’에서는 르네상스의 천재화가 티치아노의 <회개하는 성 제롬>이 관객을 맞는다. 나무와 암석이 어둡게 처리된 밤 풍경으로, 나무에 비치는 달빛에 의해 인체가 드러난다. 부르짖는 노인 제롬이 가슴을 치는 모습과 주변의 사자, 붉은 추기경 모자 등은 많은 상징성을 가진다.
이어 관객을 맞는 것은 프랑수아 제라르의 <프시케와 에로스>다. 사랑을 한낱 장난으로만 여기던 에로스와 아름다운 외모 때문에 비너스의 미움을 산 프시케가 입맞춤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프시케의 머리 위에는 영혼을 상징하는 나비 한 마리가 날고 있고, 에로스의 등에는 강인한 독수리 날개를 연상시키는 신의 날개가 달려 있다. 이 작품은 에로스와 프시케를 소재로 인간의 영혼과 신의 사랑을 은유적으로 결합한 많은 작품 중 최고로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두 번째 방 ‘황금시대’에서는 루이 15세가 가장 총애했던 수석 궁중화가 부셰의 최대 역작 <목욕하고 나오는 다이아나>를 만난다. 교과서와 교양서적 등에 빠지지 않고 있는 작품으로 18세기 서양미술의 대표작이다.
눈부시게 희고 관능적인 몸매를 드러낸 다이아나와 시녀 님프 칼리스토, 그리고 그 옆에 놓인 사냥감이 사실적으로 묘사돼 있다. 함께 전시된 장 앙투안 와토의 <목욕하는 다이아나>와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다. 와토의 작품은 혼자 몸을 비틀며 앉아 있는 다이아나와 율동감 있게 표현된 풍경으로 복잡한 감정을 가진 평범한 여인의 모습을 보여 준다.
이번 전시의 또 하나 백미는 테오도르 제리코의 <메두사 호의 뗏목>이다. 이 작품은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과 함께 루브르박물관의 3대 걸작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번에 전시된 것은 습작이다. 따라서 이보다 10배 큰 원작은 못 보게 된 셈이다. 이 작품은 제리코가 13개월 만에 완성한 대작으로 12일간 광풍에 표류하면서 죽어 가는 자들의 처절하고 비극적인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남편인 이아손의 외도와 배신에 복수하기 위해 자식을 죽인 신화 속 팜므파탈 메데이아의 이야기를 낭만주의 화법으로 그려낸 외젠 들라크루아의 대표작 <격노한 메데이아>도 눈여겨봐야 할 명작이다. 그림자로 얼굴이 반쯤 가려진 메데이아의 시선은 과거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듯 후방을 향하고 있고, 긴장감 속에 아름다움과 잔인함이 묘하게 교차하고 있다.
▶관람시간: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수·토 오전 9시~오후 9시(12월 말까지), 일 오전 9시~오후 7시(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1만원(성인), 8000원(청소년), 6000원(어린이). 문의:(02)2113-3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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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부셰, <목욕하고 나오는 다이아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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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도르 제리코, <메두사 호의 뗏목> (첫 번째 습작) | |
포스코 뉴스에서 퍼옴. 아무래도 아른거리는 것이... 한 번은 다녀와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