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TV 2006-09-01 09:22]

http://blog.naver.com/jorim1007?Redirect=Log&logNo=2002791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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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긴 한데 여러모로 씁쓸합니다.  옛적이나 서로 어려운 처지에 '예단' 문화가 필요했지만, 지금의 예단은 솔직히 체면차리기, 생색용인데 그 예단문화를 없애려고 하지 않는 게 화가 납니다.

물론 쉬운 문제가 아니지만, 누군가 먼저 실천하는 게 중요하잖아요.

시집살이 고되게 한 며느리가 고약한 시어머니 된다고... 당신들도 겪었을 그 고충을 자식들에게는 물려주지 않아야 하는데, 그런 예를 보기가 힘드네요. 

제가 생각하는, 꿈꾸고 기대하는 결혼 예식은요.

신랑 신부 공동 명의의 집.  그 집을 마련하기 위해 드는 비용도 공동 부담. (제 지인 중에 신랑분이 법대 교수님이신데, 이렇게 집을 장만하더라구요. 물론 시작은 전세였지만.)

예단은 생략.  그래도 섭섭하니까, 양가 부모님 좋은 옷 한벌씩 해주기.  여유 있음 형제들도 옷 한벌씩!

결혼식.  축의금은 생략!(이건 결혼식을 준비하는 부부가 상당히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부분이지만, 정말 이럴 수 있음 좋겠단 생각을 많이 했어요.  요즈음의 결혼 축의금은, 뿌린 만큼 거두기... 뭐 이런 분위기 같아서요.  그걸 초월할 수 있으려면 역시 경제적 능력이 좀 있어야겠죠...;;;;)

제 베스트 프랜드는 남이 초대하는 돌잔치 등은 다 챙겨가지만, 정작 자기 두 아이는 돌잔치도 치르지 않고 누구도 부르지 않았어요. 형편이 어려웠던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거 다 민폐라고 부부가 생각하더군요.  대신 좀 더 특별한 가족시간을 가졌지요.  잔치에 쓸 비용을 심혈을 기울인 사진만들기에 쓴다던지 말예요.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생각은 이렇게 하는데, 이게 실행되기는 굉장히 어려울 거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시댁 부모님들이나 친정 부모님들까지, 그 모든 사람의 동의가 필요한 일이잖아요.  결혼은 집안끼리의 만남이라는 게 새삼 각인되는군요.  둘이 서로 사랑해서 가족이 되는 것이라 해도 그게 다는 절대 아니잖아요.(꼭 결혼해본 것처럼 얘기한다...;;;)

주변 사람들 중에는 서른 되기 직전에 우울증 비슷한 경험을 하던데, 내년에 서른인, 그리고 현재 솔로인 저는, 별로 그런 기색은 없는 듯합니다.

아마도 나이 찬 큰 언니가 아직 미스이기 때문일 지두....

몇달 전이었는데, 엄마한테 전화가 한통 왔지요.  막내딸 나이가 몇이냐고.  선 보지 않겠냐고.

어무이 펄쩍 뛰셨답니다.  큰애가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막내는 외모가 중학생(!) 이라고!

트허.....;;;;;

어려보인다는 소리 들으면 충분히 기분 좋아질 나이가 됐지만, 저건 절대절대 말도 안 돼죠.

올해는 학생으로 오인된 적이 딱 한 번 밖에 없음.

무슈 장 서평단 당첨되어서 책이 도착했는데 이제 읽어야겠습니다.

읽고 나면 생각이 좀 더 많아질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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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1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6-09-01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이상과 현실이 많이 다르죠. 예단이랑 결혼 축의금은 '기적'같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봐요. 돌잔치 정도는 신랑이 협조해 주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 다른 식구들이 섭해하려나?ㅡ.ㅡ;;;;

marine 2006-09-02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단이나 축의금 같은 거 없으면 좋겠는데 부모님들이 너무 서운해 하셔서 참 난감해요 남친과는 별 이견이 없는데 부모님들 입장에서는 사회적 관계 등등 때문에 쉽지가 않나 봐요 축의금을 안 받아도 되는 게 정말 친한 친구들 모여서 밥 한끼 낸다고 생각하면 되거든요 그런데 부모님들은 펄쩍 뛰시죠 하객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시거든요 사실 결혼이 당사자들끼리의 문제로 끝난다면 시청에서 혼인신고만 한들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결국 한국의 가족주의 문화에서 빚어진 문제겠지요

마노아 2006-09-02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누군가 먼저 시작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것 생략해도 된다는 미덕을 더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죠. 기왕이면 사회적으로 영향력있는 사람이 그런 모습을 좀 보여주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퍼지면 좋을 텐데 참 어렵네요. 축의금 대신 가벼운 먹을 거리 싸오기... 이러면 멀리서 오시는 분은 힘들겠죠^^;;; 마을 단위 축제... 뭐 이런 개념의 결혼식문화가 정착되면 좋겠다 싶었어요. 지금은 뭐든지 '돈'으로만 해결이 되는 것 같아서요. 앗, 그런데 블루마린님 머잖아 결혼하실 예정인가요? ^^;;;
 

인터넷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00년이었다.

네이버에서 메일을 개설하고(그래서 난 지금도 한메일이 낯설다.) "3분 만에 뚝딱"(네이버 제공)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그 안에 담을 컨텐츠가 마땅하지 않았던 나는 고3 시절 현실도피용이었지만 나름대로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던 습작 소설을 게시판에 옮겨 놓았다.

그렇게 두달이 지났는데, 맨날 나혼자였다.  왜 아무도 없는가?  궁금하고 섭섭했다.  주소를 모르면 아무도 못 들어온다는 것을...;;; 나는 몰랐다.

그 무렵, '검색' 기능에 대해서 알아차렸다.  신기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한 배우 '초은준'을 검색했다. 고딩시절 내 아픈 현실에서 서툰 위로가 되었던 그 사람의 이름. 

인터넷의 힘은 놀라웠다.  너무 많은 자료와 관련 홈페이지 기타 등등. 그 중 하나를 클릭했다.  지금은 없어진 홈이지만, 그때 당시 그 배우의 팬페이지로는 가장 유명했던 곳이고, 나는 내 홈에도 놀러오라고 방명록에 첫 발자국을 남겼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생겼다.  그날로부터 내 홈페이지에 방문자가 생긴 것이다. 그들은 내 게시판을 클릭했고, 다음 이야기를 요구했다. '독자'가 생겼다는 말.  신기한 세상과의 만남이었다. 그래서 관련 커뮤니티에 가입했다.  '카페/클럽' 활동 첫 시작.

그리고 2000년 12월 25일, 오프라인에서 첫만남을 가졌다.  울산에서 올라온 사람이 있었고, 우리 열두명은 크리스마스 대목날 무려 7시간이나 수다를 떨며 만남을 기뻐했다.

내가 좋아한 배우는 SBS "칠협오의"의 주인공 역인 '전조'(그래서 나는 '전호인'님 서재를 발견하고 많이 놀랍고 신기했다.  물론, 그 사진속 인물은 '하가경'이지만, 어쨌든 전조다.  KBS전조)를 맡은 배우였는데, 그래서 그 배우의 목소리를 담당한 성우도 같이 좋아했다.  KBS  성우로 이름은 "홍성헌"(지금 지하철에서 방송 나오는 목소리다.)  난 초대 팬클럽 부회장도 해봤고, 성우 녹음 견학도 해보았고, 지금도 행사가 있으면 다녀가라는 연락이 온다.(계속 못 가고 있지만...;;;)

그 무렵의 내 생활은 그 사람들과의 만남이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우리는 쉴새 없이 떠들었고, 무언가를 주고 받았고, 기억을 공유하며 추억을 생산했다.  적어도 2003년까지는 그 분위기가 비슷하게 유지되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니 애정도 조금씩 떨어지고, 서로를 잘 알다 보니, 전만큼 새로운 이야기가 없고, 누군가는 시집을 가서 아기 엄마가 되고 하니, 이전만큼의 떠들썩함과 설레임은 발견할 수 없었다.(그 배우도 나이를 먹었고, 이전만큼의 왕성한 활동은 줄어들었다.  그러나 요 근래 케이블에서 방송을 많이 해주긴 했다.  일종의 박시연 효과도 있었고.)

그건 조금 슬픈 일이었지만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기도 했다.

내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홈페이지는 벌써 수년째 유료서버를 유지하고 있는데, 하루 수백명씩 오고가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별로 오가는 사람이 없는 조용한 홈이 되어 있다. (5년간 연재한 소설을 중단한 게 일년 되어 간다.  지금은 신기할 정도로 적막하다.)

예전엔 컴퓨터 부팅을 시키면 제일 먼저 내 홈에 방문하고 메일을 확인했는데, 요새의 나는 알라딘에 먼저 접속해 보고, 그 다음에 메일을 확인한다.  내 홈은... 나중에 잠깐 들어가 본다.

지금의 나는, 알라딘 서재질에 길들여진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수년째 서재질을 하신 분들 중에는 간혹 서재를 닫기도 하셨나보다.(사실 닫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그냥 글을 쓰지 않고 접속을 하지 않는다는 말인지.. 아니면 공중폭파가 가능하다는 것인지....)

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책을 좋아하며, 그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신기하고 재밌고, 또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아서 참 감사한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의 서재는 '책'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거의 '홈페이지' 수준의 개인 관리와 또 교제가 가능한지라, 이곳도 어느 때가 되면 시들해질 수가 있고, 멀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많은 분들이 경험했듯이, 또 내가 다른 경로로 경험해 보았듯이.

그렇지만, 내가 과거에 그토록 열광하며 만났던 나의 지인들을 지금도 소중히 생각하며, 그때만큼은 아니어도 가끔 전하는 소식에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처럼, 이 서재에서 교제했던 사람들도 여전히 아름다운 사람들로 기억할 것을 의심치 않는다.  그런 게 '정' 이니까.

언젠가 시들해질 나의 열정을, 혹은 관계를 미리 아쉬워하거나 겁먹을 필요는 없다.  그걸 대비해서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웃기다.  그저 열심히 지내고, 사귀고, 만나면... 서로의 이유로 멀어진다 해도 덜 아쉽고 안타까울 것이 아니겠는가.

쓸데 없이 우울해져서 끄적여봤는데, 이제 알라딘 싫어.. 뭐 이런 것 절대 아니다. ^^

난 여전히 서재질이 재밌고, 이곳의 알라디너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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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6-08-31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날씨가 너무 좋네요. ^^

마노아 2006-08-31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기는 극성이구요. ^^

Mephistopheles 2006-08-31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다....그런 거죠..^^
정말 날씨 좋네~~~ 헤벌레~~~

달콤한책 2006-08-31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좋아요...서재 닫는다는게 공중폭파인가 하는 대목에서... 흐흐흐...

마노아 2006-08-31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헌데 오늘은 바람이 적네요. 바람을 기다렸는데^^;;;

마노아 2006-08-31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중폭파... 그거 정말 가능하긴 한 것인지.... 게시물 다 삭제하면 그게 폭파겠죠? 무서버라...;;;;

내이름은김삼순 2006-08-31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정말 공감가는 글이예요,,요즘엔 님도 이 곳에서 알게 되어 너무 기분좋은 저랍니다,,^^

마노아 2006-08-31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헷, 고맙습니다. 김삼순님 마음이 제 마음이에요^^
 

[한국 소설의 위기] 베스트셀러 20위 중 한국 소설은 2권
 
[주간조선 2006-08-29 14:05]
 
 

대학생들 "소설 읽으면 고리타분" …출판사들은 신진 작가 외면
문예창작과 출신들, 소설가보다 시나리오 작가·카피라이터로 몰려

 

 

 

 

*****************

 

주변에 그런 사람들 있지 않나요? 

"난 소설책은 안 봐."

그때의 뉘앙스는, 난 소설 '따위'는 안 봐... 라는 식으로 들려 고까울 때가 있습니다.

뭐, 나 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있지만...;;;

특별히 선호하는 장르가 누구나 있겠지만, 지나치게 편향적 독서는 안 좋은데, 소설과 같은 '픽션'은 시간 낭비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종종 보여서 나름 안타깝기도 합니다.(아예 안 읽는 것보다는 물론 바람직하지만...;;;)

제 친구 녀석 하나는 주로 성공신화, 처세술, 자기계발서... 이런 쪽으로만 책을 보았더랍니다.

그런데 어느 날 소설책을 빌려달라고 하고, 또 자신도 책을 사다가 읽는 겁니다.

왜 그렇게 된 건데??? 하고 물으니,

직장을 옮기면서 면접 시험을 보다가, 여성적인 "감수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답니다.

남성적인 성향이야 이미 지닌 것이고, 여성적인(굳이 구분하는 게 웃기긴 하지만.) 감수성과의 조화가 필요함을 알았다고요.

뭐,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내가 빌려준 책 오래 됐는데 아직도 안 보더군요ㅡ.ㅡ;;;;

레벌루션 No.3와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빌려줬는데....;;;;

p.s 때로 조선일보 기사를 옮겨올 수도 있다... 고 방금 생각함......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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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8-30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동생도 소설 안봅니다. 동화를 봅니다. 그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문제는 창작하는 소설가분들과 독자들 사이의 거리감이 깊다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저야 한 장르만 파기도 하지만 가끔 국내 소설을 보면 너무 정체된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80년대에서 벗어나지 못한 답답함같은거요.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라는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되는군요.

달빛푸른고개 2006-08-30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해부터 문예진흥원이 국내문학의 활성화를 위하여, 각급 학교와 도서관 등에 문학서들을 구입 배포하고 있습니다. 그 공공사업이자 캠페인의 주제가 '힘내라, 한국문학'이라는군요. 그 주제의 뉘앙스가 역설적이죠. '한국문학이 기사회생의 기로에 있다'는 현실인식이 작용한듯한... (감사&퍼갑니다^^)

마노아 2006-08-30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사에서의 분위기는 요즘 도서관에서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오로지 취업을 위한 고시생이 많은 그 느낌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불편했던 것은 '깔보는' 듯이 말하는 사람이 싫었다는 거죠. 와, 그런데 동생분은 동화를 좋아하나요? 만순이님, 만돌이님? ^^;;; 전 책읽기 열심히 한 지 몇년 안되어서 80년대의 문학은 사실 잘 모르겠어요. 헌데, 고인물은 썩는 게 맞죠. 아마도 작가분들이 더 실감할 것 같아요. 얼마 전에 돌아가신 소설가분도 창작 너무 힘들었다고 한 기사 보았는데... 아,이름 까먹었다..ㅠ.ㅠ

마노아 2006-08-30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빛푸른고개님 반갑습니다. ^^ 인사가 늦었어요. 즐겨찾기하신 분이라는 것을 방금 깨달았답니다..;;;; 문예진흥원이 그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군요. 와... 기왕이면 만화책쪽도 지원해 주지^^;;;;; 님 서재도 곧 놀러갈게요~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356223

 

***

자전거 한대가 행복의 조건은 좀 과장된 이야기지만, 우리나라 교통현실을 생각하면 필요한 정책같다.

물론, 본인은 자전거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ㅡ.ㅡ.;;;;

2002년도에 강화도로 답사여행을 다녀왔다.

유적 발굴 조사 중이었는데, 이틀 간의 휴가를 내고 과 선배와 후배들과 함께 1박 2일로 다녀온 것.

나름 멋진 계획을 세우긴 했는데, 그 일정의 최대 관건은 '자전거'로 움직인다는 거였다.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우린 이틀에 걸쳐 강화도를 가로로 한 번 세로로 한번 지나갔다.

하여간 그 거리가 꽤 어마어마했는데,

첫날 자전거를 타고 너무 힘이 들어서 체력이 바닥나 버렸다.  다른 사람들은 괜찮아 보였는데, 유독 나만 너무 힘이 드는 것이다.  엉덩이 아파서 앉아 있기도 힘들었고, 일단 페달 밟고 전진하고... 그 과정이 벅찬 것이다.

난 그 까닭을 다음 날 서울 돌아오기 얼마 전에 알았다.  내 자전거의 바뀌 한쪽이 공기가 약간 나가 있었던 것.

후배 하나가 이상하게 여기고는 자전거 바꿔 타보자고 했다.

녀석의 자전거를 타 보니, 세상에... 이렇게 잘 달리고 튼튼한 것을...

난 만 하루 이상을 고장난 자전거로 힘든 행보를 했던 것이다.

그때 너무 고생한 기억이 있어서 다짐하기를 향후 3년 간은 자전거 근처에도 가지 않으리! 했는데, 만 3년이 지났다. ^^;;;;

자전거 도로도 시급하고, 자전거를 타고 다녀도 건강에 해롭지 않을 만큼의 공기 개선도 필요하다. (사실 자전거 쪽으로 유도해야 자동차 사용을 줄이고 공기도 좋아질 텐데, 결국 어느 한쪽은 먼저 양보하고 시작해야 되는 문제다.)

또 자전거 도난 사고도 많던데, 그 문제 해결도 필요하다.  보험을 들어야 하나...ㅡ.ㅡ;;;;

내 경우 외발... 그러니까 오토바이랑 자전거가 너무 무섭다.  그 쌩---!하는 소리가 속도감을 더해 당장 나를 덮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스무살 적에 자동차 면허 시험을 준비했었다.  언니가 따는 게 좋다고 해서 별 생각 없이 필기 시험을 보았는데, 일년 동안 실기를 보지 않아 필기 시험 붙은 게 헛수고가 되어버렸다.

그 후, 면허엔 별 관심이 없다.  자동차가 있는 게 편하지만, 내가 운전하고픈 마음은 없다. (사실 나는 심각한 길치에 방향치다. 사회의 안전을 위해서 운전하지 않는 게 국가에 기여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내 집에 자동차가 한대도 없으면 그건 너무 불편할 것 같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한다.  내가 운전하긴 싫지만 내 가족 중 누군가는 운전을 하며 차도 갖고 있기를 바란다...;;;

뭐든 첫술에 배부를 수 없고, 천리길도 한걸음 부터인데, 이미 심각해진 문제는, 누구 한사람이 움직여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라, 모두가 같이 노력해야 뭐가 돼도 된다.

과연 그게 되겠어? 라는 비아냥이 나올 법도 한데, 화장실 한줄로 서기 문화를 생각해 보면 절대 불가능은 아닐 것 같다.

너무나 낯선 문화였던 화장실 한줄 서기는, 초기에 시행착오가 많았다.  잘 모르고서 새치기하는 사람을 많이 보았던 것.  그러나 사회 전반으로 퍼지면서 어느 순간 당연한 게 되어버렸다.

물론, 화장실 줄서기와 자동차 사용 문제는 내가 포기해야 하는 것의 크기가 다르긴 하지만.

사람들이 종종 하는 말 중에 "우리 나란 이래서 안돼.  우리나라 사람들 하여간 문제야..."라는 식의 말이 너무 싫다.

왜곡된 역사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부터의 그 뼈저린 패배감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젖어버린 냉소주의... 그걸 극복하는 것은 결국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스스로의 노력과 행동일 것이다.

흠흠, 애인 생기면 자전거 여행 해봐야지.(뜬금 없는 결론은.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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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이름은김삼순 2006-08-30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자전거 혼자서 못 타요,,촌스럽죠?ㅎ
그래도 2인용 자전거는 정말 잼있어요~~물론 뒤에 타는거,,
여기서 중요한 점 발견~마노아님도 솔로시구나^^;;

마노아 2006-08-30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인용 자전거 움직이려면 앞에 탄 사람이 힘이 좋거나, 뒤에 탄 사람이 가벼워야 한답니다. 전 앞 사람을 위해 자전거를 배웠어요...쿨럭...;;;;;

Mephistopheles 2006-08-30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젊은 남자들의 경우 자전거를 너무 많이 타면 안된다고 하더군요..^^

마노아 2006-08-30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언니는 2인용 자전거 뒷자리에 잠깐 탔을 뿐인데 첫아기 유산했어요...;;;; 지나치면 모든 게 안 좋다니까요...;;

marine 2006-09-02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자전거 진짜 힘들어요 우도 갔을 때 남친이랑 커플 자전거로 한 바퀴 돌다가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답니다 평지는 괜찮은데 오르막길에서 너무 힘들더라구요 확실히 자전거 타면 다이어트 효과는 좋을 것 같아요^^

마노아 2006-09-02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도! 넘넘 가보고 싶었던 곳이에요. 다녀온 사람들이 다 반했다고 하더라구요. 커플자전거 한번도 못 타봤는데, 뒤에 탄 사람도 그리 힘든가요? 오르막길은 확실히... 무리인 것 같아요. 앞 사람 부담이 너무 크죠. 그치만 부럽네요ㅡ.ㅡ;;;

marine 2006-09-04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에 탄 사람이 훨씬 힘들죠 오르막길만 아니면 뒤에 탄 사람은 그냥 발만 올려 놓은 느낌이예요 하여간 오르막길, 정말 힘듭니다 중간에 가다가 자전거를 버릴 수도 없고... 평지는 참 좋아요 기분도 좋고^^

마노아 2006-09-04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블루마린님^^ 그쵸? 앞사람 너무 힘들 것 같아요. 그래도 솔직히 뒷좌석에 타보고 싶어요. 한번도 못 타본..ㅡ.ㅡ;;;; 평지를 달릴 때의 느낌도 넘넘 궁금해요(>_<)
 

http://news.mk.co.kr/newsRead.php?no=377437&year=2006

 

****

상식 이하의 소비자가 많다는 것을 나는 현장에서 많이 체험했다.  언니가 매장을 운영한지 벌써 7년째다. 처음엔 악세사리 가게였는데, 점차 옷, 신발, 가방, 기타 등등 잡화점으로 변해갔다.

품목이 늘어가다 보니 소비자층도 다양해지고 연령대도 다양해진다.  그러나 그들의 공통점이 있으니 일단 깎고 보자!다.  그것도 상식 이하 수준으로.

며칠 전의 일화인데, 언니가 들려줬다.  손님 중에 일년에 한 두번 오는 사람이 있는데 근처 가게에서 고기집을 한다.  헌데 올 때마다 속뒤집어놓는 플레이를 자주 보여줬는데, 이번에도 그 케이스.

19,000원에 팔던 신발을 세일가 14,000원에 팔고 있었는데, 대뜸 "만원에 주면 되겠네!"했단다.(그 제품은 계절 상품도 아니었다.)

열받은 언니가. "그 집은 고기 반값에 줍니까?"했더니 그냥 갔댄다.

난 다신 안 왔음 좋겠다.  얘기만 들어도 열불 난다.

이런 경우는 양호한 편일 때가 있다.  신고 가서 일주일 지난 신발을 다른 디자인으로 바꿔달라고 오기도 하고, 맞춤 주문해놓고는 맘에 안 든다고 여기서 그냥 매장에서 팔라고 떼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밟아서 파손된 헤어핀을 튼튼하지 않다고 바꿔달라고 오기도 한다.  그밖에... 아주 다양한 예가 있는데, 하여간 장사하려면 간이고 쓸개고 다 내어놔야 한다는 말을 매번 실감했다.  (차이가 있다면, 난 손해보게 되면 안 파는데, 언니는 손해 보더라도 일단 판다..;;;;)

물건에 하자가 있거나 서비스가 불량하면 물론 안 되지만, 소비자도 양심 불량 세척 좀 해야 한다.  세상에 공자란 없고, 뿌린 대로 거두는 게 인지상정인데, 저런 사람들은 뭐 믿고 저리 살까? (물론, 더 큰 범죄자도 고개 뻣뻣이 들고 잘 살긴 하지만.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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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6-09-02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비자 입장일 때는 몰랐는데 직접 운영을 해 보니까 어처구니 없는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참 많더라구요 그 분들도 직접 장사를 해 보면 자신들의 요구가 지나치다는 걸 알지 않을까요? 하긴 장사하시는 분이 오히려 더한 경우도 많이 봤지만...

마노아 2006-09-02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비자도 판매자도 최소한의 '예의'와 '양심'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상실한 사람이 너무 많아서 탈이에요. 제가 쓴 예처럼, 장사하면서 장사하는 사람 더 힘들게 하는 사람이 더 재섭써요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