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도 마찬가지지만 매장에 앉아 있으면 도와달라고 손 벌리는 사람이 많이 온다.
도닦는 사람 행세를 하며 자신한테 시주하고 복 받으라는 약간 정신 이상한 바바리(..;;;) 아저씨가 있고,
며칠 전엔 "박수 무당인데, 점볼 거 없어?"하고 다녀간 비쩍 마른 아저씨도 있엇고,
오늘 낮엔 할머니 한분이 다녀가셨고,
한달에 몇 차례씩 휴지 팔러 오는 장애인 아저씨도 계시다.
이 중에서 내가 제대로 상대하는 사람은 장애인 아저씨 뿐인 것 같다.
휴지의 질이 그닥 좋지 않고, 갯수도 많지 않지만, 그래도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원하는 거니, 나도 휴지가 필요한 이상, 그건 적선하는 것도 아니고 거래를 하는 거다. 정당한 상행위.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많지 않고 대부분은 무조건 달라!족이 많다.
반응은 그때그때 다르다.
교도소에서 방금 나온 것같은 인상의 아저씨는 500원 줘서 얼른 보낸다..;;;;(초기엔 천원씩 줬는데 너무 많아서 감당이 안 되어 500원으로 줄었다.)
대체로 영업에 방해되지 않게 빨리 보내는 편인데, 가끔 절대 안 주는 경우도 있다.
술 잔뜩 먹고 오는 사람.
그 돈 줘봤자 또 다시 술 먹을 게 뻔하니까.
게 중에는 정말 사지육신 멀쩡한, 너무 젊은 사람들도 많다. 황당할 지경.
오늘 다녀간 아저씨는 단골이다. 올때마다 취해 있고, 올때마다 무례하다.
내 기분이 별로 좋지도 않았기 때문에, 난 주고 싶은 마음이 절대 없었다.
안 가고 버티네. 백원이라도 달란다.
전혀 미안하지 않은 얼굴로, 절대 미안하지 않은 목소리로 "미안하지만 100원만 주시오."
그래서, 진짜 100원 줬다.ㅡ.ㅡ;;;;
그랬더니 동전을 나한테 던지고 가네.
헐....
그게 자존심이 상했으면, 구걸을 하지 말았어야지.
장담하지만, 저래놓고 다시 온다.
그러고 보니 2년 전의 황당했던 기억 하나.
교회로 구걸하는 사람이 왔었는데, 엄마 혼자 계셨었다. 지방 집에 돌아갈 차비가 필요하다고 2만원을 요구(!) 했다.
그리 큰 돈을 줄 수 없다고 하자, 그럼 발이 아프니 신발을 달라고 했단다.
현관 옆에는 신발장이 있고, 우리집 식구들 신발이 쫙 들어가 있는데, 그 황당씨가 하필 나이키 운동화를 집어 들었다.(ㅡㅡ+++)
친척 오빠가 미국에 사는데 나이키 근무한다. 그래서 한국 나올 때 나이키 운동화를 주곤 했는데, 그 놈을 집은 것.
더 황당한 것은 엄마가 줘서 보냈다. 헉! 그거 이십만원 넘는 거였는데....ㆀ
한달 전에는 일년도 더 오랜만에 온 집사님이 역시 문제의 신발장을 보고는 똑같은 운동화가 있네...하면서 은근히 달라는 눈치를 보였다.
이번에도 울 엄니, 나이키 운동화 덜컥 주셨다. 십오만원 정도 했던 것으로 안다.ㅠ..ㅠ
그런 사람들을 생각하면 백원을 달라 한 이 아자씨는 차라리 양심있는 것일까(ㅡㅡ++)
뭐, 내팽개치고 가버렸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