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페지움
타카야마 카즈미 지음, 김수지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AKB48과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걸그룹 노기자카46의 멤버 타카야마 카즈미의 장편소설. 제목 '트라페지움'은 오리온 성운의 사다리꼴 성단을 뜻한다. 빛나는 별이 되고 싶은 소녀들의 마음을 상징화한 것. 소설은 동서남북을 대표하는 여고생을 모아 4인조 걸그룹을 만들고자 하는 소녀 아즈마 유우의 활극을 담고 있다. 아이돌이 꿈인 유우는 동서남북에 자리한 고등학교의 미녀들과 만나 친구가 된다. 그리고 그녀들과 함께 유명해지기 위해 이런저런 봉사활동을 하며 텔레비전에 얼굴을 알리려 한다. 그녀의 그러한 찬란한 꿈은 예기치 못한 벽에 부딪치며 네 소녀의 우정마저 흔들리게 되는데...


'트라페지움'은 아이돌 육성이라는 소재를 끌어와 그 위에다 작가 자신만의 색과 감성을 담았다. 작가가 현직 톱 아이돌이라 아이돌이라는 화려한 겉모습 외에도 그 속에서 무수한 감정과 홀로 싸워야하는 소녀의 감성까지 두루 잘 그려냈다.(현직 아이돌이 이 정도의 장편을 써낸다는 건 무시못할 재능이다. 창작능력을 타고난 것이 아니라면 독서와 글쓰기에 많은 시간을 보낸 친구이리라)  


일본에서 출간 3개월만에 20만부가 팔려 품절 현상이 속출했을만큼 화제작이었다. 본격 소설이 이정도 팔리는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 히가시노 게이고 등의 작가뿐이라고 하니 실로 대단한 판매량이다. 물론 현역 걸그룹 멤버가 쓴 소설이니 아무래도 팬심과 화제성이 동했을 것이지만- 그것을 감안한다고 해도 소설은 깔끔하게 잘 쓰여진 작품임에는 틀림없었다. 무엇보다 주인공인 아즈마 유우의 캐릭터를 무척 입체적으로 잘 그려냈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단순히 '난 스타가 될 거야'라는 마음으로 '동료를 모아' 함께 '빛이 되자'라는 심플한 구조가 아니었다. 미숙한 여고생이 보일 수 있는 허점이나 이기심, 의욕만 앞서는 마음까지 제법 세심하게 그려내며 그로인해 빚어지는 주변인과의 갈등을 현실성있게 다룬다. 무엇보다 소녀들이 가진 마음의 꿈이 저 하늘의 별처럼 무수히 다르게 빛날 수 있음을 강조하며 타의에 의한 삶이 아닌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꿈을 간직하고 있다면 누구라도 청춘이다. 우리는 그 청춘을 티켓 삼아 어디든 모험을 떠날 수 있다. 나침반은 필요없다. 마음이 진짜 원하는 목표, 그 빛을 따라 정직하게 걸으면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브링 미 백
B. A. 패리스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밤의 도로변, 휴게소 근처에 차를 세우고 잠깐 화장실에 간 사이 여자친구가 없어졌다. 12년 동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남자는 그녀의 추모식에서 만난 그녀의 언니와 가까워진다. 결혼식을 앞둔 어느날, 집앞에서 작은 목각 인형 하나를 발견한다. 누군가가 놓고 간 듯한 그것은 오래전 사라졌던 남자의 여자친구가 늘 가지고 다녔던 러시아 인형이다. 이 일을 계기로 불길한 사건이 연이어 터진다. 죽었다고 생각한 여자친구가 목격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남자의 휴대전화로도 이상한 메시지가 전송된다. 오랜만이야. 나야 나, 나 모르겠어? 


한밤중에 갑자기 사라진 여자친구, 12년 후 죽었다고 생각한 여자친구로부터 전송되는 전화 메시지, 그리고 집으로 계속 배달되는 불길한 러시아 인형. '브레이크 다운'의 작가 B.A.패리스 신작 스릴러 '브링 미 백'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독자들을 책속으로 가빠르게 몰입시킨다. 작가의 특기라고 할 수 있는 '히치콕'식 스릴러 기법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발휘된다. 주인공을 둘러싼 모든 것이 부조리하게 돌아가고 주인공은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숨가쁘게 이어지는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 그리고 드러나는 뜻밖의 진실. 한 편의 헐리웃 스릴러 영화를 보는 것처럼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다만 전작보다 아쉬운 것은 등장인물이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전작 '브레이크 다운'에서도 여주인공은 주변의 불합리와 공포에 맞서 끊임없는 의심과 심리적 싸움을 벌인다. 그런 여주인공은 무척 매력적이고, 독자 입장에서 그녀를 응원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하지만 '브링 미 백'의 남자 주인공은 썩 응원하고 싶지 않은 인물이었다. 우선 그는 분노조절장애를 가졌다. 한번 화가 나면 끝간 데 없이 주먹을 휘두른다. 게다가 결혼을 약속한 연인에게 자신의 부정한 부분을 계속 숨기려 한다. 그런 점이 매력적이지 못했다. 또 라스트의 반전도 조금은 전형적이었고, 인물의 세세한 심리도 공감할 수 없었기에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 이 점이 아쉽지만, 복잡한 생각없이 여름밤에 시원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는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키크니의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 - 일러스트레이터미네이터 키크니의 주문제작 만화
키크니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일러스트레이터인 키크니가 SNS상의 여러 고민에 한 컷의 만화로 답해준다. 별의별 이상하고 디테일한 고민도 많지만, 그 고민을 살짝 비틀어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 또한 남다르다. 언어유희부터 생각지도 못한 발상의 전환까지- 매 페이지마다 의표를 찌르는 촌철살인의 유머와 감동이 펼쳐진다.


현대인은 고민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주위를 살짝만 둘러봐도 고민거리가 넘친다. 학업, 취업, 육아, 대출, 연애, 미세먼지, 반려동물 등... 쉽게 꺼낼 수 있는 고민부터 마음 속 깊이 담아둔 차마 말할 수 없는 고민까지! 우리는 간혹 기차 안에서 만난 옆자리 낯선 사람에게 속에 담아둔 고민을 거리낌없이 털어놓곤 한다. 그것은 낯선 사람이라는 존재가 가져다주는 미묘한 '초월성' 때문일테다. 말하자면 나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기에 그 초월성만큼 마음이 놓이는 것.


이것은 SNS가 가진 속성과도 같다. 우리는 인터넷이 가진 익명성에 기대어 이런저런 자기 고민을 별 고민없이 올리곤 한다. 그리고 그 고민에 달리는 여러 댓글을 보며 위로를 받는다. 친한 친구나 가족이 해주는 진지한 위로보다 인터넷상의 담담하고 가벼운 위로가 우리의 가슴을 더 편안하게 해주는 건-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게 사실은 고민의 진짜 해답이 아니라 고민을 잊게 해줄 '유쾌한 뭔가'를 바라는 탓이리라. 이 책의 작가는 바로 그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낸다.


고민만 한다고 뭐가 달라지진 않는다. 그럴 것 같으면 차라리 고민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게 낫다. 한바탕 웃고 나면 고민이 있었다는 사실 조차 잊게 된다. 우리의 고민 중 대부분은 고민할 가치도 없는 고민이고- 나머지는 고민해봤자 해결되지 않는 고민들이라고 하니, 애초에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삶의 낭비다. 고민할 시간에 웃자. 즐거운 생각을 더 하자. 그렇게 작가는 삶에 지친 영혼들에게 '웃음'이라는 치유의 묘약 한 방울을 기꺼이 선물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름, 19세의 초상
시마다 소지 지음, 이하윤 옮김 / 해문출판사 / 201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닥 재밌지 않았다. 청춘, 낭만, 훔쳐보기라는 키워드는 좋았지만, 시마다 소지치고는 밋밋했다. 중편 정도로 압축했다면 좋았을 작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템 1
민형 지음, 김준석 그림 / 뒹굴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물건들에 감춰진 신비한 능력이라는 중심 아이디어가 미드 ‘로스트룸‘과 똑같음. 작가가 ‘로스트룸‘을 되게 인상깊게 본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