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패시지 1~2 - 전2권 패시지 3부작
저스틴 크로닝 지음, 송섬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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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정글 탐사를 떠난 과학자와 군인들. 그들은 인류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그 험준한 숲속에서 뭔가와 맞닥뜨린다.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은 박쥐떼의 공격으로 살이 파먹힌 채 죽는 군인들. 그러나 진짜 무서운 것은 그 다음이었다. 원정대는 단 네 명을 제외하고 모두 죽는다. 그리고... 


사형일을 앞둔 죄수 카터에게 낯선 이가 면회온다. 그는 카터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비밀 실험에 참여해주면 목숨을 살려줄 수 있다. 카터는 재고할 여지도 없이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멀리 떨어진 낯선 연구소로 향한다. 그곳에서 그는 곧 후회한다.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나았을, 끔찍한 지옥이 그의 운명을 난도질한다. 그리고... 


12명의 죄수에게 실험 동의 서명을 받아오라는 기묘한 임무를 부여받은 특수요원 울가스트. 12번째 죄수까지 찾아가 서명을 받아내고 임무를 마치려는데 상부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마지막 한 명이 더 추가되었다는 것. 그 한 명은 죄수가 아닌 일반인. 게다가 여섯살 소녀다. 울가스트는 상부에서 이들을 데려가 무슨 실험을 할지 모르고, 관심도 없었다. 그저 임무만 끝내고 쉬고 싶었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여섯살 소녀 에이미를 보는 순간 그의 마음에 변화가 생겼다. 넌 누구니, 에이미? 어쩌다가 여기에, 나에게 오게 된 거니? 울가스트는 소녀를 연구소로 데려가지 않기로 마음먹는다. 그는 에이미를 데리고 도망친다. 그리고... 


병에 걸리지도 않고,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신약' 개발을 위해 그들은 12명의 죄수에게 특별한 실험을 가한다. 그들은 이 위대한 인류 프로젝트를 '노아 프로젝트'라고 명명하고, 이제 마지막 남은 한 명의 실험체로 여섯살 소녀 에이미를 택한다. 에이미는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될 것이고, 곧 인류의 영원한 희망이 될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한다. 실험의 최종 결과를 앞둔 어느날, 연구소 내 청소부들이 정신착란을 일으킨다. 그들은 홀린듯 12명의 실험체들이 갇힌 방의 문을 열어준다. 그밤, 연구소는 피보라에 휩싸인다. 한 세계가 죽고 다른 세계가 태어날 때까지 걸린 시간은 단 32분이었다.


소설 '패시지'는 패시지 3부작 '패시지', '트웰브', '시티 오브 미러' 중 첫번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2010년 발표하자마자 이 소설은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스티븐 킹, 코맥 매카시 등의 거장들과 비교되며 극찬이 쏟아졌다. 인기를 증명하듯 올해 미드로 만들어졌다. 사실 이 소설은 무척 두꺼운 분량이라 실제로 읽으면서도 미드 한 시즌 전체를 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 빽빽한 편집으로 각권 550 페이지다. 널널한 편집으로 하면 각권 700페이지 이상씩은 나올 것이며 얍삽한 출판사라면 4권으로 분권할 수도 있었겠다 싶었다. 그 정도로 두꺼워서 다 읽기까진 꽤 만만치않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소설이 무척 흥미롭고 끝없이 쏟아지는 사건과 갈등 때문에 정신없이 책 속에 푹 빠져들게 만드는 '서사'의 힘은 있다. 다만 그것도 너무 길다보니 읽다가 지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3부작의 1부에 해당하는 '패시지'는 크게 두 가지 이야기로 나뉜다. 모든 질병과 노화로부터 인류를 구원할 '노아 프로젝트'와 관련한 12명 죄수들의 실험(물론 제로까지 포함해서 13명이고, 최후의 실험체로 지목되는 에이미까지 포함하면 14명이 된다)이 파국으로 끝나고 세상이 아비규환으로 물드는 와중에 특수요원 울가스트가 목숨을 걸고 에미이를 지켜내려는 이야기- 그리고 시간은 약 100년 가까이 흘러, 이미 폐허가 된 세상에서 콜로니를 짓고 살아가는 생존자들이 바이럴(실험체들에게 감염된 괴물들)과 대항하며 마지막 희망을 찾고자 하는 이야기. 말 그대로 아포칼립스와 포스트 아포칼립스, 이 두 개의 스토리를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 스토리가 더 마음에 들었다. 특히 비밀 실험에 희생되지 않게 에미이를 지키려는 특수요원 울가스트의 이야기가 감명 깊었다. 그래서 느닷없이 울가스트 이야기가 끊어지고 포스트 아포칼립스 스토리가 펼쳐지자 조금 당혹스러웠고 또 아쉽기도 했다.


사실 이 기나긴 삼부작은 처음부터 이 포스트 아포칼립스 스토리를 다루고자 했던 것 같다. 트웰브라 불리는 열두 실험체들이 인류를 순식간에 멸망시키고 세상은 온통 바이럴들로 들끓는다. 그들은 사람이나 짐승의 피를 원했고 그들에게 물려서 죽지 않으면 같은 괴물이 된다. 괴물들은 인간이 낼 수 없는 힘과 전투력을 지녔으며 유일한 약점은 햇빛이다. 두번째 이야기가 시작되며 이 작품의 진짜 주인공인 듯한 피터라는 소년이 등장한다. 피터는 퍼스트 콜로니의 파수꾼이다. 콜로니를 지탱하는 것은 바이럴의 야간 접근을 막는 탐조등 불빛인데,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았다. 탐조등이 꺼지면 콜로니의 삶도 끝난다. 어딘가에 생존해 있을 다른 무리, 혹은 군인들. 그들을 찾아나서지 않으면 콜로니는 멸망할 수밖에 없다. 그러던 차에 바이럴의 습격이 또 진행되고 성벽 근처에 인간 소녀가 나타난다. 소녀의 이름은 에이미. 피터는 에이미에게서 뜻모를 계시를 느낀다. 그래서 피터는 동료 몇명과 팀을 이뤄 콜로니 밖 세상으로 원정을 떠난다. 어쩌면 있을 지도 모를 인류의 마지막 희망을 찾아서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지고 그 속에서 무수한 인물이 등장했다 사라지곤 한다. 읽다보면 겹쳐지는 작품들도 있다. 스티븐 킹의 '셀', 리차드 매드슨의 '나는 전설이다', 코맥 매카시의 '로드', 영화 '레지던트 이블', '월드워 Z', '28일후'까지... 무엇보다 미드 '워킹데드'와 가장 유사한 전개를 보인다. 아마도 작가는 이 모든 작품에서 조금씩 영감을 받았을 게 틀림없다. 어딘지 익숙한 설정들이 많지만 그 익숙함이 가독성을 높이는데 일조한다. 피터와 동료들이 이끄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원정 속에는 공포와 미스터리, 아슬아슬한 위기와 갈등, 스릴과 휴머니즘이 골고루 녹아 있기에 우리는 그저 그 여정에 동참하듯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확실히 서사를 끊임없이 이어가는 작가의 솜씨는 천부적이다. 이렇게 긴 이야기를 하고도 아직 2부작이라는 이야기가 더 남아있다니... 아직은 비밀이 많고 희미한 존재인 에이미가 어떻게 인류 최후의 구원자가 될 지, 그리고 피터 일행에게 또 어떤 운명이 닥칠지, 인류를 멸한 트웰브는 아직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는데 그 열두 괴물들과는 또 어떤 사투를 벌이게 될지... 많은 이야기를 남겨둔 채 '패시지' 1부는 막을 내린다. 울가스트와 에이미와의 짧고 슬픈 영혼의 재회로 긴 여운을 남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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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초
T. M. 로건 지음, 천화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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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반으로 갈수록 가독성이 엄청나다. 미투 시대에 날리는 강력한 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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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초
T. M. 로건 지음, 천화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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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는 얼떨결에 납치당하는 소녀를 구해준다. 그후 한 남자가 비밀스럽게 세라를 찾아온다.

딸을 구해줘서 고맙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 선물을 드릴까 합니다. 이게 고마움을 표하는 나만의 방식이죠.

조건은 세 가지. 

72시간 안에 없애고 싶은 이름 하나를 말할 것. 시간이 지나면 제안은 영원히 사라진다. 받아들이면 절대 되돌릴 수 없다. 


세라는 망설인다. 30대의 아름다운 시간 강사인 그녀에게 딱 하나 문제가 있다. 대학의 인사권을 쥐고 흔드는 막강한 파워맨 러브록. 그는 호시탐탐 세라에게 접근해 그녀의 몸을 원한다. 세라가 육체관계를 거부하자 러브록은 그녀에게 돌아갈 예정인 전임교수직과 큰 연구비가 걸린 프로젝트를 빼앗으려 한다. 숨통을 조여오는 러브록의 악행에 치를 떠는 세라는 마침내 '그 제안'을 다시 생각한다. 이제 조금 있으면 72시간이 끝난다. 세라는 망설인다. 그 제안이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어떤 식으로든 범죄에 가담하는 행위라는 걸- 그녀는 알지만, 이 제안을 거부하기 힘들었다. 그것이 그녀에게 유일한 구원이었기에... 


책을 읽으며 최근 한국 사회를 휩쓴 일련의 미투사건이 떠올랐다. 막강한 힘과 권력을 지닌 이들이 그것을 무기로 여성을 성적으로 유린하려 든다면- 사실 29초나 생각할 필요도 없다. 2.9초만에 결정내릴 수 있을 것이다. 소설 속 세라 역시 그러한 험난한 과정을 끝없이 겪다가 마침내 결단을 내린다. 그녀에게 그 길 말고 다른 방법이 하나도 없었던 탓이다. 힘없는 소시민이 힘과 권력을 등에 업은 이들을 상대로 싸운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상대는 어마어마한 괴물이고 도움을 청할 길은 다 막혀 있다. 누구라도 그 순간에 '판타지와도 같은 구원의 손길'을 거부할 수 없을 테다.

  

'리얼라이즈'의 작가 T.M.로건의 신작 '29초'는 전작에서도 느꼈던 엄청난 흡입력을 자랑하는 심리 스릴러다. 이 작가의 특징이 초중반에 주인공을 끝없는 지옥 속으로 밀어넣고 후반부에 폭발하듯 반전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이 작품 역시 중반까지는 내내 답답했다. 세라가 내내 당하기만 한다. 그러다 마침내 29초의 시간이 지나고- 이제 좀 상황이 나아지려나 했는데... 상황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반전이 연이어 터지며 세라를 더 큰 악몽 속으로 몰아넣는다. 도저히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꽉 막힌 상황에서 과연 세라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어쨌든 라스트는 무척 통쾌했다. 하지만 어딘지 씁쓸함이 남았다. 이것이 소설 속 이야기이기에 가능한 통쾌함이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과연 현실 속 무수한 세라에게도 이러한 해피엔딩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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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온 - 잔혹범죄 수사관 도도 히나코
나이토 료 지음, 현정수 옮김 / 에이치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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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주연한 드라마보다 못한 원작. 드라마에 비해 밋밋한 여주인공 캐릭터가 매력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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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 모라
토머스 해리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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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을 기다린 토마스 해리스의 신작인데, 너무 아쉽다. 그래도 누구처럼 쓸데없이 길게 쓰지 않아서 이점은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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