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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를 본 김에 이제껏 본 가장 인상적인 여전사들을 총정리해보았다. 지극히 개인적 관점에서의 순위다!

 

1. 사야 -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애니메이션)

2. 쿠사나기 소령 - 공각기동대(애니메이션)

3. 질 발렌타인 - 바이오 해저드(게임)

4. 밀라요요비치(앨리스) - 레지던트 이블(영화)

5. 우에토 아야(아즈미) - 소녀검객 아즈미(영화)

6. 제시카 알바(맥스) - 다크엔젤(TV영화)

7. 모노노케 히메 - 원령공주(애니메이션)

8. 시고니 위버(리플리) - 에일리언(영화)

9. 아야 - 패러사이트 이브(게임)

10. 캐리 앤 모스(트리니티) - 매트릭스(영화)

10. 쿠리야마 치아키(고고유바리) - 킬빌(영화)

 

이 외에도 생각나는 몇몇 여전사 캐릭터들이 있지만 위 캐릭터들이 보여준 카리스마를 능가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물론 미처 기억하지 못한 캐릭터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차차 기억나면 수정해나갈 생각이다. 인상적인 여자 캐릭터 중에서 '여왕의 교실'의 마야 선생님, 아마미 유키를 들고 싶었지만 여전사로 보기에는 조금 무리인 듯 싶어서 뺐다. 마야를 넣게 되면 '고쿠센'의 양쿠미, 나카마유키에도 넣어야할 듯 싶고, '체포하겠어'의 커플 이토미사키와 하라 사치에도 넣어야할 것 같아 끝이 없을 것 같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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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말해줘. 너희들의 슬픈 이야기들을. 내가 다 들어줄게...
 
 
 
미디엄 medium
 
패트리샤 아퀘트 주연의 호러 스릴러 드라마
미국 방영당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주연을 맡은 패트리샤 아퀘트는
이 작품으로 에이미 상 드라마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호러와 스릴러와 드라마가 잘 조화된 수작!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한다.
 
 
 

주연을 맡은 패트리샤 아퀘트. 언니는 로잔나 아퀘트, 동생은 데이빗 아퀘트다.
전 남편은 니콜라스 케이지.
'나이트 메어3'으로 데뷔할 당시 그녀는 10대였다.
그후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필모그라피를 꾸준히 쌓아온 것.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트루 로맨스'였다.
그러나 역시, 이 작품 '미디엄'이 이제까지 그녀의 작품들 중 가장 빛나는 작품인 듯!
 
 

 
앨리슨. 그녀는 귀신을 볼 수 있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한 꿈이나 물건, 특정한 장소를 통해서 과거 혹은 미래의 사건들과 조우할 수 있다.
이 특별한 능력은 그녀에게 축복인가, 저주인가.
그녀는 슬픈 영혼들을 위해, 그리고 정의를 위해 그 능력을 발휘하고자 한다.
그러나 늘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 능력은 때때로 그녀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침대 위의 이 소녀.
귀여운 소녀지만 사실은 귀신이다.
때때로 귀신은 전혀 무섭지 않고, 살아있는 보통 사람들과 똑같이 친근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귀신과 커뮤니케이션 중인 앨리슨.
다른 사람의 눈에는 그저 앨리슨만 보일 뿐이다.
 
 
 

68년생인 패트리샤 아퀘트는 어느새 마흔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아름답다.
내공이 느껴지는 연기력이 바탕이 되어서인지 앨리슨은 그녀와 동일인물인 듯한 착각마저 든다.
저 긴 머리카락- 의외로 잘 어울린다.
 
 
 

아무튼 이 작품 '미디엄'은 여름 날에 보기에 더없이 좋은 호러 스릴러 드라마다!
당분간은 계속 보게 될 것 같다.
'죽은 자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그녀의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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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과거에 사랑을 앞에 두고 아끼지 못하고 잃은 후에 큰 후회를 했습니다.
인간사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일이 후회하는 일입니다.
하늘에서 다시 기회를 준다면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겠습니다.
만약 기한을 정해야 한다면 만년으로 하겠습니다.

 

'서유기 선리기연' 中에서...

 

 
 
서유기 그 이후 - 손오공은 다시 말썽을 피워 지상으로 쫓겨난다.
500년 후, 기억을 잃은 손오공은 지존보라는 걸인이 되어 살아간다.
그러던 중 백정정이라는 요괴와 사랑에 빠지지만 백정정은 죽게 된다.
백정정을 살리기 위해 500년 전으로 돌아간 지존보.
그곳에서 자하를 만나 그녀가 진짜 자신의 인연임을 알게 된다.
그러나 자하는 지존보를 위해 죽게 되고, 지존보는 깨닫는다.
자신이 손오공으로 살아가지 않으면 자신을 둘러싸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된다는 것을.
지존보는 관세음보살을 찾아가 다시 손오공이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500년 후로 되돌아온 손오공은-
지존보와 자하를 엮어준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자하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된 지존보는 행복을 얻게 되지만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돌아서야만 하는 손오공의 심정은 어떨까!
 
속세... 사랑... 인연... 운명... 그리고 희생!
인간세상의 많은 부분을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주성치의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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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내 가슴을 뜨겁게 했던 걸작영화 '킹콩' 문득 12월이 돌아오니 슬픈 콩의 눈빛이 다시 떠오른다!

영화 킹콩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들~~~

(이미지들이 제대로 뜰 지 안 뜰지 모르겠다~!)

 
 
 
 
 

위기 일발의 상황에 나타난 킹콩. 앤을 지키기 위해! 비로소 앤은 킹콩이 자신을 보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무리 무시무시한 공룡이라 하더라도 등뒤에 킹콩이 있어준다면 세상 무엇보다도 든든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장면 하나! 킹콩의 집이라고 할 수 있는 해골섬에서 가장 높은 곳. 공룡과의 대전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와 지는 해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다. 킹콩은- 앤을 만나기 전부터 사실은- 이 아름다운 광경을 보기 위해 이 시간이면 늘 이곳으로 올라오곤 했던 것이리라. 이 거대한 야수는, 앤을 만나기 전부터 아름다움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장면 둘! 우선 사이즈에서 미녀와 야수의 극적인 대비를 이루는 명장면. 저녁 노을의 아름다움과 앤의 아름다움, 그리고 비로소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각성하게 된 킹콩의 아름다움. 그들은 오랫동안 지는 해를 바라보며 무언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잠든 앤을 밤늦게까지 지키고 있는 킹콩의 이 모습 역시 인상적인 장면. 어쩌면 이대로 둘은 그냥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대량의 클로로포름을 맞고 정신을 잃기 직전 킹콩은 앤을 향해 손을 내민다. 어서, 손 위로, 안전한 곳으로 올라오라는 것이다. 킹콩은 그렇게 늘 앤에게 거대한 손을 내밀곤 한다.  

 


 

 

내가 좋아하는 장면 셋! 화려한 부와 명예의 기회를 모두 다 벗어던지고 다시 삼류 배우로 돌아간 앤.


 

재회한 킹콩과 앤

 


 

손가락으로 앤을 들어올리는 킹콩

 

 

 

 


킹콩과 함께 춤을. 빙판 위에서 미끄러지는 킹콩과 앤. '가위손'을 능가하는 아름다운 영상.

 

 

 

 

 
 

킹콩과 함께 있을 때, 앤은 진정으로 즐겁다! 이제 완전히 킹콩과 동화가 된 앤!

 


 

 


 내가 좋아하는 장면 넷! 아침노을을 배경으로 한 앤과 킹콩. 무척 아름다운 장면이지만 비극적인 라스트를 예고하고도 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꼭대기로 올라가는 킹콩. 어째서 킹콩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꼭대기까지 올라간 것일까. 그것은 그곳이 해골섬에 있는 자신의 집- 가장 높은 그곳과 가장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킹콩은- 앤을 보호하고 싶었던 것이다. 꼭대기에 올라가서 자신을 완전히 노출시켜야만 했던 것이다.

 

 


 

꼭대기에 올라선 킹콩. 슬픈 운명을 예감하는 듯한 장면이다.

 

 

 

내가 좋아하는 장면 다섯. 비행기를 격추시키는 킹콩. 킹콩의 울분이 터져나오는 장면이지만, 개인적으로 무척 통쾌했던 장면이다.


 

 

더이상은 그녀를 지켜줄 수 없었다! 슬픈 '콩'의 눈빛!

 

이뤄질수 없는 사랑이라 느껴도... 헤어져야 하는 사랑인줄 몰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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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시티

로베르토 로드리게즈,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작품

장르 : 액션 스릴러 호러 판타지 러브 로망

(다섯 개 만점)

 

액션과 폭력으로 점철된 펄프 느와르! 그리고... 판타지와 비애!


지금부터 거론되는 스타들...! 브루스 윌리스, 미키 루크, 제시카 엘바, 클라이브 오웬, 닉 스탈, 파워스 부스, 룻거 하우어, 일라이저 우드, 로자리오 도슨, 베니치오 델 토로 제이미 킹, 드본 아오키, 브리터니 머피, 마이클 클락 던칸, 칼라 구지노, 알렉시스 블레델, 조쉬 하트넷 마리 쉘톤,  마이클 매드슨...! 이 모든 스타들이 한 영화에 출연한다는 비현실적인 가능성! 이들 몸값만 합쳐도 블록버스트 한 편의 제작비가 나온다는 계산은 이러한 캐스팅이 도저히 나올 수 없다고 합리적으로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비현실적인 캐스팅을 합리적으로 처리한 두 괴물이 있었으니 그들은 헐리웃 최고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두 영화 악동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두번째 에피소드를 연출한 타란티노는 로드리게즈와의 우정을 과시하듯 단돈 1달러의 연출료만 받았다고 한다! 과연 영화광답다!

(이제부터 시작될 리뷰에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영화를 온전하게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리뷰를 읽지 말것!)

 

기본적으로 씬시티는 미국의 삼류 펄프지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녹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나치게 황당무계하고 지나치게 감상적이다! 마치 만화처럼! 아닌게 아니라 원작은 프랭크 밀러의 만화다! 미국 개봉당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북미지역에서만 7천만불이 넘는 흥행을 기록했다. 평단의 평도 무척 호의적이었다. "이 영화는 할리우드가 일찍이 포기한 것 처럼보이는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다. 바로 대담하고 타협할 줄 모르는 비전(vision)이 그것이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가장 화려한 디지털 영화. 디지털 시네마 기술과 영화제작의 예술, 양쪽 측면 모두에서 영화는 한단계 점프한다.""이 영화야 말로 순수한 펄프 메타픽션이다." 등의 찬사가 이어졌던 것이다!

 

개인적인 평을 내려보자면 위의 화려한 수식들은 이 영화가 가진 만화적 특성처럼 좀 과장된 면이 없지 않지만, 실제로 또 과장됨을 미덕으로 하는 영화기에 과장됨을 미덕으로 찬사할 법도 하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이 영화는 이제껏 보지 못한 화려하고 색다른 영화임에는 틀림없고 그것은 창작의 관점에서 분명 환영할 만한 사건이다. 스타일리쉬의 발전도 철학적 주제의 숭고함 만큼이나 영화 창작의 중요한 일부분이니까! 모든 영화가 오슨 웰즈나 페데리코 펠리니 같아야 훌륭하다는 법은 없으니까.

 

영화는 일차적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어야 한다고 본다. 눈과 귀를 지루하게 하는 대신 네 인생에 무언가 커다란 철학을 던져주었지 않느냐, 하는 것은 이차적인 문제다. 눈과 귀도 즐겁고 무언가 커다란 철학을 던져준다면야 두말할 것도 없이 걸작이겠지만, 개인적으로 재미없는 영화를 만들어놓고 그래도 주제가, 철학이, 사상이 들어가 있지 않느냐, 하는 것은 팔리지 않는 소설을 쓴 작가들이 연합해서 만들어 낸 '핑계'에 다름없다고 본다! 그네들은 이렇게 말할테지. 그래도 우리는 '순수'한 '문학'을 한다고! 웃기는 소리다! 그들은 다만 자기 만족을 위한 개인적인 '학문'의 '수순'을 밟는데 지나지 않는 것이다. 말하자면 책상서랍속의 일기장이나 필사본과 같은 것이다.

 

각설하고, 이 영화는 재미있다. 시종일관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영화가 관객들에게 반드시 제공해야할 일차적인 서비스, 관객들의 돈과 시간을 보상받을 수 있는 '재미'를 이 영화는 확실히 만족시켜 준다. 그래서 일단 별 세 개부터 시작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는다.

 

이쯤에서 이 영화가 주는 거부감에 대해 일견을 가질 수 있는 부류의 사람들에 대해 말해보겠다. 블랙 느와르를 싫어하는 사람, 하드고어 잔혹 호러의 폭력 자극에 비위가 상하는 사람, 오락영화를 보고 나서 어떤 도덕적 주제가 남기를 원하는 사람, 현란한 스타일리쉬 영상에 눈이 아픈 사람,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를 보며 저건 너무 만화 같잖아, 라고 빈정대는 고상한 사람, 팝콘 무비, 펄프 무비에 일말의 매력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라면 이 영화를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런 사람들이라면 아마도 '로베르토 로드리게즈' 영화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일 테다.

 

마침 다행인지는 몰라도, 필자는 로베르토 로드리게즈 영화를 딱 좋아하는 사람이다! 오우삼과 하드보일드 소설이 만나 화학작용을 일으킨 '데스페라도', 장르의 벽을 파괴해버린 '황혼에서 새벽까지', 스크림의 신체 강탈자의 침입 버전 '패컬티', 007의 유쾌한 아동버전 '스파이 키드' 등 그의 작품은 적어도 영화를 보는 재미라는 측면에서 필자를 만족시켜주었다. 철학적인 것을 원한다면 언제라도 테리 길리엄의 작품을 보면 되는 것이다. 때문에 필자는 로드리게즈에서 테리 길리엄을 찾는 일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

 

이 영화를 영화적으로 비유하자면 '데어데블'+'데스페라도'+'펄프픽션' 정도가 될 것이다. 하지만 데어데블보다 과장된 상상력을 자랑하고 데스페라도보다 현란한 스타일리쉬를 추구하며 펄프픽션보다 과격한 느와르를 지향한다. 참으로 이 영화에 비한다면 데어데블, 데스페라도, 펄프픽션이 점잖게 느껴질 정도니. 이정도면 이 영화가 어떠한 스타일의 영화인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으리라.

 

영화는 크게 세 가지 에피소드가 엮어진다. 첫번째 이야기 '힘든 이별'은 하룻밤을 같이 한 여신(창녀)의 죽음에 대해 괴력의 사내가 펼치는 복수극이다. 세 에피소드 중 가장 만화적인 상상력이 큰 작품이다. 그만큼 가장 화끈한 에피소드다. 두번째 이야기 '엄청난 살인'은 창녀들로 이루어진 비밀 킬러조직이 한 부패 경관의 죽음을 두고 벌이는 사투다. 칼을 쓰는 미호라는 여자 킬러가 무척 인상적인 에피소드다. 세번째 에피소드 '노란 녀석'은 은퇴를 앞둔 경관이 '악질'에게 납치된 소녀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으로 영화의 처음과 마지막으로 나뉘어져 전개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이고 브루스 윌리스가 맡은 하티건이라는 캐릭터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사실 이러한 에피소드들은 각각 그다지 특별하다고 할 만큼 창의적이지는 않다. '펄프픽션'이 그러했듯 이 영화는 아주 창의적인 스토리라인으로 승부를 거는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50년대 미국 펄프지, 하드보일드 추리물, 비정파 소설 등에서 찾을 수 있는 진부한 복수극, 추격, 암투 등을 역으로 이용하여(참으로 두 감독은 영리한 천재들이다) 식상함을 향수와 애수로 승화함으로써 관객들을 매료시켰다고 볼 수 있겠다. 이러한 기획 방식을 필자는 두 손 다 들 만큼 축복한다. 조금 경우는 틀리지만 류승완 감독의 작품 중 '다찌마와 리'가 바로 이러한 기획 방식으로 성공한 사례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50년대 펄프지, 싸구려 하드보일드 소설 등에서 느낄 수 있는 카타르시스와 비장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건 중심의 스토리라인과 그것을 화려하게 포장해주는 과격한 영상미가 그것을 입증해준다. 엄청난 스타 플레이 만큼 엄청나게 쏟아져나오는 각양각색의 캐릭터들도 이 영화의 볼거리다. 또한 펄프 픽션 구성이라 할 수 있는 시간과 인물의 교차와 재분배 등도 흥미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필자가 이 영화를 정말 좋아하게 된 것에는 조금 다른 이유도 작용한다. 그것은 바로 이 영화만이 가진 '애수'였다. 그 애수란 것은 코넬 울리치의 작품이나 레이먼드 첸들러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바로 그 '애수'다. 겉모양으로 본다면 틀림없이 과격한 폭력물임에도 이 영화에는 전반적으로 도시 속에서 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슬픔과 비장미가 묻어난다. 그것은 의외로 고혹적인 미학이다. 피와 복수, 암투와 죽음이 난무하지만 그 모든 사건들과 그 모든 인물들 속에는 그러한 미학적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것은 마치 괴물의 가면을 뒤집어쓰고 도시를 살아가는 모든 인간들의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는 어찌할 수 없는 고독의 쓸쓸한 뒷맛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죽어가는 이들은 두려움에 비굴해지기보다 씁쓸하게 웃어버린다. 참으로 코넬 첸들러 적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나레이션으로 내뱉는 말들에 많이 매료되었다. 그럴때면 정말로 한 편의 하드보일드 추리 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멋진 말들이 많이 나오고 그것은 하드보일드 답게 조금은 거창하고 조금은 감상적이고 아주 많이 비장하다. 그러나 비장미를 필자는 꽤 선호하는 편이고 그래서 브루스 윌리스의 마지막 대사가 무척 가슴에 와닿았다.

 

"늙은이는 죽고, 젊은 여자는 산다. 공평한 거래다!"

 

이 외에도 밑줄 긋고 싶은 대사는 많았다. 일일이 기억해서 기록할 수 없었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객관적으로 평하자면 로드리게즈와 타란티노의 팬이라면 필견의 가치가 있는 영화다. 둘 중 한 명의 팬이라고 해도 볼만한 영화다. 데어데블, 데스페라도, 펄프 픽션을 잊지 못하는 팬들에게도 볼 만한 작품이다. 또는 무수한 스타들 중 어느 누구의 팬이라고 해도 볼 만한 작품이다. 특히 브루스 윌리스와 미키 루크는 상당한 호연을 펼친다. 제시카 알바는 굉장히 예쁘게 나온다.(다크 엔젤의 그녀)

 

이 영화는 미국 및 서양 쪽에서 큰 인기를 끈 반면 국내에서는 비교적 저조한 흥행을 기록 중이다. 아마도 국내 정서와는 별로 맞지 않는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영화의 저변에 녹아있는 배경은 대다수 미국 및 서양 문화의 아이콘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정서가 국내 정서와 일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안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러나 필자는 미국의 팝콘 문화, 하드보일드 펄프 문화를 정서적으로 잘 소화하는 편이라 이 영화에 별 넷 정도는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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