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에 양재역 8번 출구로 나오면 대체적으로 행복하다


라고 글을 쓰려고 했는데, 오늘은 지하철에서 내내 이 노래를 듣다가 가슴만 두구둥두구둥 거리고 말았다.


http://youtu.be/e-ijD7kdTs4



책도 못읽었어...


8번 출구로 나와 회사까지 걸으면, 그 시간이 무척 행복해서 부러 선택한 방향이었다. 5번 출구가 2-3분 정도 시간은 더 적게 걸리는데 말이지. 물론, 8번 출구로 나온다는 건, 그 앞의 스벅에 들른다는 걸 의미한다. 어제 마침 조조 모예스의 신간을 샀다가 이벤트에 당첨되어 스벅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이 온 게 아닌가. 아침에 들러 커피를 마시자, 싶어 텀블러를 들고 스벅에 가 커피를 받고, 또 힘차게 걸었다


라고 쓰고 싶지만 저 노래 때문에 힘차게 걷기는 개뿔...눅진눅진. 아주 감상에 쩔어가지고 나를 누군가 빨래 짜듯 짠다면 줄줄줄 감상이 흘러 떨어질 것만 같았다. 하아- 이래가지고야 마음먹은 대로 《자살의 전설》과 《지평》에 대한 얘길 할 수 있을까? 힘들어..에너지 딸려.........치킨 먹고 싶다. 아침부터. 어젯밤에는 생선 구이가 먹고 싶어서 돌아버리는 줄 알았는데..하아- 치킨 먹으면 에너지가 솟아날 것 같아. 그러면 자살의 전설과 지평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텐데...



라고 쓰지만 역시 자살의 전설에 대한 얘기를 한 번 해보자.


















얼마전에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도 나는 그런 얘기를 했었다. 사람은 몸도 마음도 모두 건강해야 한다고.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도 자신의 한 몸을 챙기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자신의 몫을 잘 살아내고 자신의 한 몸을 잘 건사하는 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기꺼이 그렇게 하는 사람들을 사랑하고자 한다. 존재 자체가 부담이나 기 빨리는 게 아닌, 내내 신경쓰이고 걱정하게 만드는 게 아닌, 그저 순수하게 '좋아함'만으로 채워질 수 있는 그런 사람.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아프다는 말을 힘들다는 말을 내내 들으면서 마음 끓이고 싶진 않다. 그보다는 하루 하루를 건강하게 채워나간다는 말을 듣고, 그래서 상대에 대한 걱정이나 염려 보다는 더 많이, 믿음과 안정감, 그리고 행복함을 느끼고 싶다. 이 세상에 상처 받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으며 그러므로 우리는 서로의 상처를 위로할 수는 있겠지만, 내가 상대를 좋아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안에, 연민이나 동정이 끼어들기를 원치는 않는다. 물론, 내가 이렇게 원한다고 해서 모든 관계가 이렇게 구성되어질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분명 친근한 누군가에게 더 많이 기가 빨리고 어쩌면 나는 누군가의 기를 쪽쪽 빨아먹고 있을 런지도 모르겠다. 그러길 원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 밴'은 어릴 적에 아버지의 자살을 경험한다. 그걸 '경험'이라고 불러야 할지는 알 수 없다. 분명 그 특별하고 비극적인 상황 속에 그는 놓여있었고, 그는 그로부터 혹은 그 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그 경험이 바탕이 되어 그는 이 한 권의 책을 완성한다. 《자살의 전설》.

이 책을 읽는 일이 당연히 기쁠 리 없다. '코맥 매카시'의 뒤를 잇는다는 찬사에 나는 문학적으로 뛰어난 글을 읽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로 책을 펴들고, 그러다 등장인물들이 놓인 상황에 힘이 빠져 버린다. 



자신의 삶은 자신이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이다. 다른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서 내 행복을 뒤로 미루는 일은 어리석다고도 생각한다. 그렇지만, 



둘은 너무 적다.



《어바웃 어 보이》에서 닉 혼비는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들려주는데, 이 책을 읽다 그런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나에게 너뿐이고 너에게 나뿐이라면, 우리 둘중 하나가 사라졌을 때 다른 하나는 대체 어떻게 살아갈 수 있단 말인가. 



내내 '자살'이 화두가 되는 이 소설 속에서 '자살'이란 것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고 있노라니, 자신의 삶을 혹은 죽음을 자신이 결정한다는 것에 굉장한 회의가 드는 것이다. 그래도 될까? 정말 그래도 되는걸까? 평생을 아버지의 자살에 휩싸여 사는 아들이 있는데, 그래도 되는 걸까? 아들의 자살 때문에 이도 저도 못하고 도망칠 생각만 하는 아버지가 있는데, 과연 '자살'을 선택하는 것이 '그래도 되는' 일일까? 모르겠다. 특히나 <수콴 섬>에서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자꾸만 그리도 약한 모습을 보이지 말아줬으면 하는 마음 때문에 많이 무거워졌다. 본인이 약하다는 것을 그렇게 자주 드러내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 당신이 그렇게 약한 모습을 수시로 드러내면, 자신의 길을 나아가는 대신 아버지 옆을 선택한 아들의 기분은 대체 어떻겠냐고 어깨를 붙잡고 흔들고 싶어졌다. 



그래서 둘은 바다를 따라 걸었다. 구름이 짙고 이슬비가 내렸다. 파도는 희미하고 바다는 불안하게 들끓었다. 이곳은 가파른 해안으로 전에는 거의 와본 적이 없었다. 산책은 반대편 곶을 돌아 그다음 곶까지 이어졌다. 둘 다 아무 말도 없었다. 마침내 아버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여자 없이는 못 살겠다. 너와 이곳에 있기가 싫어서가 아니라 그냥 내내 여자 생각이 나는구나. 여자 생각을 멈출 수가 없어. 왜 그런지 모르겠다만, 주변에 없는 존재를 어떻게 이렇게 아쉬워 할 수 있는지, 원. 그러니까 아무리 바다와 산과 숲이 있다 해도 여자와 자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다. (p.149)




여자와 자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아버지가, 사람들이 전혀 없는 수콴 섬으로 거주지를 이동한다. 십대 아들을 데리고. 아들은 엄마와 여동생도 보고 싶고 친구들도 보고 싶고, 이곳에서의 생활이 암울할거라 충분히 짐작 가능하지만 밤에 우는 아버지를 알고 있으므로 '여기 있을게요' 라고 정말 그러고 싶은 것처럼 얘기한다. 아버지는 아들의 마음이 정말로 그러한 줄 안다.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은대로만 보고 듣고 싶은 대로만 들으려 하기 때문에. 왜 '진실'과 '진심'을 듣는 일이 그렇게나 '늦게' 우리에게 오는 걸까.



전신의 감각이 사라졌다. 갑자기 피곤하다 싶더니 입속으로 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시 로이 생각이 났다. 그 애는 이런 식으로 두려움을 느낄 여유도 없었다. 로이의 죽음은 순간적이었다. 짐은 자신도 모르게 물을 토하고 다시 물을 삼켰다. 마치 마지막 물이라도 되는 양 허겁지겁 들이켰다. 차고 딱딱하고 불필요한 물. 그리고 로이가 아버지를 사랑했음을 깨달았다. 그 사랑으로 충분해야 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깨달음이란 왜 이렇듯 늘 늦기만 한지. (p.263)


죽음의 순간에서야 나에 대한 누군가의 사랑을 깨닫는다는 것은 너무 '늦다'. 그러나 만약 그것을 오래전에 깨달았다면, 누군가가 나를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죽지 않을 수' 있을까. 죽음을 '선택'하는 이유가 분명 사랑받지 못하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아니, 그걸 깊고도 깊게 들어가보면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죽음을 선택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우리에겐 더 많은 관심과 더 많은 사랑이 필요한건지도 모르겠다. 


영화 《엘리자베스 타운》에서 남자는 크게 절망해 자살을 시도하려고 한다. 자살을 시도하기 바로 직전, 그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자살을 진행할 것인가 전화를 받을 것인가 고민하던 남자는 자살하려던 걸 잠시 멈추고 전화를 받는다. 전화는 누나로부터 온 것이었고,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들려주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자살은 연기되었다. 그는 상복을 챙기고 아버지의 장례식에 가야 했으니까. 그리고 그 자살의 연기는 좀 더 연기된다.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서. 

나는 이 우연들이 겹치는 장면들을 보고, 내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건 다른 사람들의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아버지의 죽음은 분명 슬픈 소식임에 틀림없지만, 그 죽음으로 누나가 전화를 걸고, 그 전화를 받음으로써 남자는 자신의 죽음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내 관심을 갖는다면, 어쩌면, 우리는 우리가 선택하는 죽음에서 조금은 더 멀어지고, 결국은 삶을 택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자살의 전설》속에 등장하는 아버지가 또 아들이, 자살을 선택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게 있었을까. 어떤 관심, 어떤 사랑, 그리고 어떤 대화들이 그들을 자살로부터 구할 수 있었을까. 누군가 자살을 선택해 고통스러운 삶을 끝내는 것은, 다른 누군가에게 고통스러운 삶을 시작하게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아있는 자들에게 삶은 어김없이 계속되겠지만, 그 삶의 수많은 순간들에 고통이 찾아들 것이다. 아프다.



어젯밤에도 친구와,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야 한다는 대화를 나누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는 친구와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안정된 일이다.



이 책의 문체는 이 책의 띠지에서 말한 것처럼 조금 코맥 매카시를 닮긴 했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줌파 라히리'를 떠올렸다.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그 방향대로 나아갈 때 비로소 자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에서 그러했다. 치과 의사를 원하지 않았지만 치과 의사로 살고 있는 아버지를 묘사하는, 이런 부분이 그랬다.



하나의 삶을 타인의 삶 안에 구겨넣을 수 있다면 타성은 소멸할 것이다. 깊은 밤 내가 잠들어 있는 동안, 아버지는 오랫동안 차를 몰아 집에 돌아왔다. 아버지는 아침 일찍 일어나 내 작은 충치 신경을 뚫고, 구멍을 때우고, 치형을 만들고, 가르치고, 흘겨 보았다. 그리하여 그의 전 생애가 우그러지고 왜소해졌다. (p.271)



책을 읽을 때는 그저 아프다는 느낌 뿐이었는데 책을 다 읽고난 지금은 더 많이 생각이 난다. 수콴 섬이.






친구와 나는 오래전에 이 영화를 보았다. 

어제 우연히 이 영화의 얘기가 나왔고, 그래서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하다보니 당연히 자세히 기억날 리 없었다. 여자는 세금을 안냈어, 라고 내가 말했고 남자가 세무사였던것 같아, 라고 극가 말했다. 남자는 여자에게 세금을 내라고 말하려 갔다가 여자를 처음 만났던 것 같아, 그녀를 버스에서 보고 내릴 역을 지나쳐 그녀를 따라 내리지, 라고 내가 말했고 그랬던 것 같아, 라고 그가 말했다.복합 구조였고 남자는 자신이 소설속의 주인공임을 알고 작가를 찾아가지, 라고 그가 말했고, 아 그랬던 것 같아, 라고 내가 말했다. 그러다 이 영화를 본 후에 그가 내게 했던 말들을 떠올리며 얘기했는데,


오늘 아침, 뜬금없이 이 영화속 장면이 떠올랐다. 어제 말하지 못했던, 기억하지 못했던 장면이.



남자가 여자에게 선물로 밀가루를 주는 장면. 그리고 그 장면 때문에 그 당시에도 그와 대화했던 것이. 나는 그저 밀가루를 준다고 웃었는데, 그는 내게 말했었다.


flower 대신에 flour 를 주는 건 유희겠지, 라고.


그때 처음 알았다. 아, 밀가루가 영어로는 flour 이구나! 나는 그녀가 빵집을 하기 때문에 밀가루를 선물한다고 생각했어!



어제는 기억나지 않았던 이 장면이 뜬금없이 기억나면서, 지금 읽고 있는 책, '파트릭 모디아노'의 《지평》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메로베. 성이었나, 이름이었나? 하지만 명멸하는 불빛이 아주 꺼져버릴까 두려워 이 문제에 길게 몰두할 수 없었다. 수첩에 이 이름을 적어넣은 것만 해도 벌써 소득이었다. 메로베. 다른 것으로 생각을 돌리는 척하기. 기억을 밀어붙이지 않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제 스스로 분명한 모습을 드러내도록 하려면 그 수밖에는 없었다. 메로베. (p.11)









남자는 젊은 시절의 기억들이 희미해짐을 깨닫고 몰스킨 수첩 하나를 준비해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기억이 날 때마다 메모를 한다. 그리고 그 파편의 조각들로 기억들을 되새겨보려고 한다. 메로베. 기억난 그 이름이 성이었는지 이름이었는지도 모르는채로 그저 두다가, 마침내는 그에 관련된 일들을 떠올리게 된다. 메로베 주변의 사람들까지. 그가 누구와 연관이 있었는지도, 그리고 그가 그 당시의 '그녀'와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됐는지까지도, 서서히, 결국은, 떠올리고 만다. 이 남자와 내가 겹쳐졌다. 몇 년전에 본 영화를 툭- 던졌고, 이랬던가 저랬던가 기억 나는 부분들을 던지며 서서히, 그렇게 기억들을 찾아냈고, 밀어붙이지 않고 놓아두었더니 오늘, 불쑥 생각나잖는가. 파트릭 모디아노는 지평에서 이런 기억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구나, 새삼 다가왔다. 






이번호 시사인에는 읽을 거리가 아주 풍성하다. 

어제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굴뚝에 올라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었다.
그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기업이 있고,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런 일들은 항상 먹먹하게 한다. 이런 일들을 알고 있다는 건, 유의미하다. 지금 당장 액션을 취하는 게 아니어도 우리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앞으로 어느 방향을 봐야할지를 알 수 있으니까. 알고 있다면, 모르는 것보다는 조금 더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운동에 실패하는 사람들을 위한 기사도 무척 좋았다.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였고
사춘기 아이들에 대한 글은 포스트잇을 붙여놓았다. 여동생이 오면 읽어보라 권할 것이다. 




다시 저 위에, 출근길 노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와- 그냥 짜면 감성이 후두두둑 떨어질 것 같은 기분이다 보니 에너지가 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분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뭔가 더 에너지를 써야할 것만 같아졌다. 그러다 가로수를 보며 생각했다. 아, 장작 패기! 장작 패기는 어떨까. 나무를 잔뜩 도끼로 찍고 베고 하는 일에는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쏟아야 하니, 그러다보면 이 축축한 감성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아, 그럴 바엔 아예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가 벌목꾼이 되는 건 어떨까. 나는 벌목꾼이 되어 하루 온종일 나무만 베어대는 거다. 그러다 굵은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면 나무 그늘에 앉아 좀 쉬면서, 또다시 어김없이 감성이 나를 덮치려고 하면 다시 벌떡 일어나 나무를 베고...그러다 배가 고파지면 버터를 잔뜩 발라 구운 세숫대야 만한 스테이크를 먹고...그러다 일이 끝나면 기진맥진한 몸을 이끌고 술을 퍼마시고 기절을 하고....그러면 이 감성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육체의 고단함에 감성을 뒤로 좀 던져둘 수 있지 않을까.

감성에 푹 젖어 벌목꾼이 되고 싶어지는, 그런 아침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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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4-12-30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처럼 시사인을 읽어봐야겠어요. 운동을 시작하지 않았으니 실패하지는 않았지만 음음음..

더 행복해져요 우리

다락방 2015-01-01 13:26   좋아요 0 | URL
차마 도전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좋은 기사입니다, 휘모리님. 일독을 권합니다.
휘모리님, 우리 행복하게 지내도록 해요.
나중에 늙어서 서로에게 찾아가고 따뜻한 차 한잔을 같이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지금 내내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야 하는 겁니다.

[그장소] 2014-12-30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글을 보면 늘 자신의 의지를 관철해 나가는데 한 의지하는 우리의 그
나루토군이나 루피군이 떠올라요.
일단은 씩씩하고 열정적이고 건강해뵈요.
외모는 병의 유무는 제가 전담 주치의가 아니니 모르나 글에 묻어나는 영양이 그래요. 그래서 이단은 삐딱한 저는 항상
읽으면서 이럴수도 저럴수도 라며 글에 대한 답변을 브리핑해요..그런데..나루토나..루피가 가진게 그거 잖아요..얄짤없는 삐딱군도
결국은 어느사이 저만치서 마음으론 한편이 되어 응원하고 그들의 길을 지켜보게 된다는 거요. 이 바보야.하면서 무르다..세상이 그리 만만한게 아니라고 네가 보는게 다가아냐..라며 일장 연설하던 일명 쓴맛 좀 보고 어둠으로 돌아서서 적이라는 상황으로 대치하고있는 와중에도 그들의 속 깊은 어딘가를 건들여 놓고 말고..살아서 헤어지면 어디 너의 길을 지켜봐주지..하게 만들고. 혹 죽게 되도 일생의 오점인 어느한때를 되새기며
알려주려 하죠.내 길에 이런 허방도 있을거야..그러니 꼬마..조심해..라든가,
네...! 이 모난 심정은 한편 그들같이 그러다
이젠 뒤편에서 아..이 사람이 어떤길을 가는지 보고싶다..그래졌달까요.
역시 건강한 마인드는 어둠을 뚫고 이윽고는
날이 밝을 것을 알려주는 거예요..!
항상 다음글은 어떨까? 기대하며 봅니다.
에너지 충전 하고 갑니다.
블링블링한 새해 맞으시길 빕니다!(^-^)v

다락방 2015-01-01 13:29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그장소님.
일단 나루토군이나 루피군이 뭔지..제가 잘 모르겠어요.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의 캐릭터인가..라고 생각해볼 뿐입니다. 하핫;;
씩씩하고 열정적이고 건강한 것이 제가 삶에서 추구하는 바입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도 모두 각자의 행복을 가지고 각자의 몫을 충실히 건강하게 살아내기를 원하기도 하고요.
항상 다음글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계신다니,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도록 할게요.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건강하고 씩씩해야겠지요. 후훗.

그장소 님께 에너지 충전의 기회를 드렸다니, 제가 다 기쁘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 장소님. 자주 봬요.


레와 2014-12-30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어찌됐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다가 마지막 순간은 내가 결정하고 싶다는 생각은 아직, 변함없네.
이 생각이 변하기 전에 마지막이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



다락방 2015-01-01 13:31   좋아요 0 | URL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다가 마지막 순간을 결정하는 것과, 내가 위 페이퍼에서 말한 자살과는 약간 다른 것 같아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다 마지막 순간을 결정하는 것은 주변 사람들도 수긍할 수 있을 테니까요. 아이가 십대초반인데 아버지가 자살하는 상황 같은 것은, 그 아버지의 삶이 어떠했다한들 아들의 삶 전체를 뒤흔드는 큰일이니까요. 마찬가지로 십대의 아이가 자살하는 것은 `내 삶은 내가 결정한다`라고만 말하기 힘든 것 같아요. 남아 있는 아버지의 삶을 아주 크게 뒤흔들어 버리니까요. 아무쪼록 우리는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다정하게 지냅시다, 레와님. 가끔 푸지게 수다를 떨면서 말이죠.

:)

2014-12-31 07: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01 1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01 2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르고숨 2015-01-01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평>은 계속 구매를 망설이고 있던 책인데, 저렇게 `기억들에 대해 얘기`한다면 꼭 읽어보고 싶네요. 고마워요, 다락방 님. 그리고- 벌목꾼이 되고 싶은 마음, 뭔지 너무 잘 알겠능;; ㅜㅜ

다락방 2015-01-04 23:01   좋아요 0 | URL
에르고숨님, 지평은 에르고숨님 마음에 드실 겁니다. 다 읽은 저는, 다 읽고나서 더 좋아진 책입니다.
:)

일요일이 다 가서 미칠것 같아요, 에르고숨님. 연휴가 나흘이나 됐는데 전 뭘했을까요? 내내 먹은것만 생각나네요. 힝 ㅠㅠ

굿나잇!
 

"Tell me." So calm. She even sighed. "Tell me, please." she said.

She could hear in the darkness of the car how his breathing was quicker now; and her own was, too. She wanted to say their hearts were too old for this now; you can't keep doing this to a heart, can't keep on expecting your heart to pull through. (winter concert, p.136)

 

 

 

 

 

 

 

 

 

 

 

 

 

 

 

 

 

책을 읽고나면 그 책의 모든 내용을 언제나 잘 기억하게 되진 않는다. 대체적으로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도 머릿속 저 한 구석에 그 내용이 숨겨져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오늘, 생각했다. 그래서 가끔 불쑥- 상황에 맞게 툭, 튀어나오는 지도 모르겠다고.

 

별 거 아닌 말을 자꾸 곱씹고 아파하고 숨막혀 하면서, 나는 올리브 키터리지를 떠올렸다. 내 심장한테 이런 일을 시키지마, 라고 했던 한 늙은 여자의 말이 떠올랐다. 나 역시 내 마음한테 이러지마, 라고 대상이 불분명한 누군가에게 혹은 무엇에게 말하고 있었으니까. 내 마음에게 이러지 마, 이런 일을 시키지마, 라고 말을 하는 순간 올리브 키터리지가 생각났다. 이런 일들은 예고가 없고 언제나 불현듯 찾아온다. 그럴때 떠올릴 수 있는 책이 있다는 것은 책을 읽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나는 집에 돌아와 올리브 키터리지를 책장에서 꺼냈다. 정확히 저 말이 나온 부분을, 다시 읽어본다. 단편이므로 길지 않은 시간에 읽어낼 수 있었다.

 

 

 

 

 

 

 

 

 

 

 

 

 

 

 

일흔 둘의 제인과 일흔 다섯의 밥은 이제 사이좋은 부부이다. 그들은 콘서트에 참석했다 그 음악의 무거움을 견디지 못하고 중간에 빠져나온다. 하필이면, 크리스마스 였다.

 

가게 유리창은 크리스마스 전구들로 반짝였고 공기에도 눈의 냄새가 묻어났다. (p.229) 

 

그들은 대화중에 둘 사이의 무거운 분위기를 느끼게 되고 그렇게 과거, 밥의 내연녀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다. 사년전, 밥은 내연녀를 만나러 갔고 그 일이 그 둘 사이에 끼어든다. 그 분위기를 느끼는 제인. 제인이 심장에 대해 말한다.

 

 

"말해요." 몹시 침착했다. 그녀는 한숨마저 내쉬었다. "제발, 얘기해줘요." 제인이 말했다.

어두운 차 안에서 가빠진 그의 숨소리가 귀에 들렸다. 그녀의 숨결도 거칠어졌다. 제인은 말하고 싶었다. 이런 일을 겪기엔 우리 심장이 너무 늙었다고. 이런 일을 계속 우리 심장한테 시키면 안 돼. 당신 심장이 이런 일을 견뎌낼 거라고 기대하지는 마. (p.246)

 

가빠진 숨소리 전, 제인이 느끼는 감정.

 

 

그가 대답하지 않자, 장이 뒤틀리는 듯하더니 속에서 해묵은 한 자락 고통이 진저리를 쳤다. 그것은, 그 특정하고 친숙한 고통은 제인을 얼마나 피로하게 했던가. 찐득한, 더러워진 은빛 액체가 속으로 스며드는 것 같더니, 이내 퍼져 모든 것을 삼켜버렸다. 크리스마스 전구들도, 가로등도, 갓 내린 눈도. 모든 것의 사랑스러움이 모조리 사라져버렸다. (p.245)

 

 

어제. 마음속에 쑤욱- 하고 고통이 찾아들었다. 곧 바스라질 것 같은 마음을, 나는 느꼈다. 나는, 내 마음에게 그러지말라고, 다치지 않아도 좋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런 일을 내 마음에게 시키지 마. 그렇게 말하는 건, 내 멘탈이란 생각이 들었다. 회사 동료와 매운족발을 먹으면서 얘기했다. 나는 누구보다 멘탈이 강하고, 멘탈이 강한걸로 진짜 짱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런데 아주 사소한, 신경쓰지 않아도 좋을 말들에 왜이렇게 무너지는가 생각해봤더니, 그건 멘탈과 별개로 마음이 얇은 유리창 같기 때문인 것 같다고. 내 마음은 누구보다 약해서, 사소한, 너무나 작고 사소한 일로 행복에 겨웠다가 또 꼭 그만한 크기의 일로 벼랑 끝에 몰리기도 한다고. 그런데 완전 강한 슈퍼멘탈이 그런 마음을 잘 끌고 가주고 있다고, 그래서 내가 이렇게 버티고 있다고, 그래서 내가 일상을 지탱한다고. 그렇게 나는 나를 생각한다.

 

최근에 읽은 《원샷》에 보면, 그런 장면이 나온다.  저격수가 있는 집의 유리창이 깨져서 유리가 바닥에 조각조각 흩어졌는데, 저격수가 창에 다가가 총을 쏘기 위해 그 유리 조각들을 발로 쓱쓱 밀어 옆으로 치우는 그런 장면. 그 장면에 대입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쑤욱- 찾아드는 마음이 고통으로 인해 마치 유리처럼 산산조각나 깨져버리면, 멘탈이 옆으로 다 치워주는 거다. 크-

 

 

물론 사소한 일로 마음이 붕- 뜨는 것, 그것 때문에 하루종일 마음이 왈랑거리는 건, 충분히 견딜 수 있다.

 

 

 

 

 

 

 

 

 

 

 

 

 

 

 

 

 

 

지난번 '리 차일드'의 책 《탈주자》에서 잭 리처가 악당의 손을 보고 몽키바나나 같다고 해서 완전 빵터졌었는데, 이번 책에서도 잭 리처의 유머감각은 완전 내스타일이다. 읽다가 좋아서 막 웃었네. 아, 유머감각 내 스타일이야 ㅠㅠ

 

 

"200미터를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나" 캐시가 물었다.

"나 말이오?" 리처가 말했다. "나한테 쏠 소총을 택배로 주문할 수 있을 정도로 느리오." (p.44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잭 리처, 진짜 완전 너무 좋다!!

 

 

 

오늘 조조로 다다다닥 뛰어가서 드디어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를 보고 왔다. 영화의 처음, 줄리엣 비노쉬가 기차 안에 앉아 있는 장면이 클로즈업 되는 장면에서, 와, 줄리엣 비노쉬가 너무 아름다워서, 저 아름다움은 저 연륜에서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쁘다'와는 좀 다른, '아름다움'. 저렇게 곱게, 아름답게 늙어간다면, 늙어가는 게 정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저 얼굴의 아름다움은 저 나이가 되어야만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거다. 나이 들어서도 예뻐야지, 계속. 쭉.

 

그리고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와- 진짜 예쁘다. 머리도 안 빗은 것 같고 그냥 막 안경을 머리 위로 올려도 예뻐서... 흑 ㅠㅠ

 

그렇지만 극중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하던 일, 그 일은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자신이 맡은 배우를 사랑해야만 가능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루종일 자신의 배우와 함께하고 그 배우의 스케쥴을 잡아주고 조정해주고 연락처가 되어주고 대본의 리딩을 도와주고 자신의 생각을 말해주는 일. 그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형제자매보다, 연인보다 더 가까운 일을 그녀가 하고 있었다.

 

실스 마리아가 스위스의 지명이란 걸 이 영화를 보면서 처음 알았는데, 실스 마리아의 구름은, 와- 정말이지 너무 환상적이어서,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들면 반드시 스위스에 가보리라 마음을 먹었다. 꼭 저 실스 마리아에 가서 꼭 저 구름을 나도 보리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조금 더 나이가 들면, 내가 스위스에 찾아가 구름을 볼 정도의 여유가 생기게 될까?

 

 

 

아버지 생신이어서 점심을 함께 먹었다. 집에 돌아와 놋북을 켜고 페이퍼를 쓰려는데 남동생이 국화차를 마신단다. 나도 한 잔줘, 하니 알겠다고 뜨거운 물을 끓여 티백을 넣고는 '이리 와서 나랑 [나는 자연인이다] 보면서 국화차나 마시자꾸나' 한다. 나는 '나는 내 방에서 글 쓰면서 마실게' 라고 했고 남동생은 '그럼 안타줘'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타 줬지만. 내게 국화차가 든 잔을 내밀고 자신은 거실로 가 티븨를 보면서 우리의 대화.

 

 

누나. 국화차 맛이 어떠니?

국화맛이 나. 너는 국화차 맛이 어떠니?

국화맛이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또라이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이젠 쉬러 가겠다. 침대 위에는 이제부터 읽을 책이 한 권 놓여 있다. 오늘은 한 마디 말을 하루 종일 생각했다.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해두어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이 말을 잊을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적지 않아도 되겠네, 했다.

 

내일은 회식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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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12-25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화차에서는 연륜의 향기가 나요. 저도 가끔 마셔요. 좋아서라기 보다 식구중 저 밖에 마실 사람이 없어서요.
줄리엣 비노쉬의 클로즈 업으로 영화의 시작을 잡았다는 것에서부터 그녀는 영화에서 한 사람의 역할 그 이상을 한다는 것을 짐작하네요. 저도 보고 싶어요 그 영화. 조조 시간에 맞춰 뛰어가서 영화 보고 오기, 저도 좋아했던 일이었어요. 한 20년 전에...ㅋㅋ
다락방님 여동생분도, 그리고 남동생분도 참 마음이 따뜻할 것 같아요.

다락방 2014-12-29 10:52   좋아요 0 | URL
사실 처음에는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통화장면이 나와요. 그 후에 줄리엣 비노쉬의 클로즈업이 나오죠. 줄리엣 비노쉬가 아름답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이 영화에서 특히나 아름답다는 생각이 확- 들더라고요. 그건 연륜에서 나오는 것 같았어요, 정말.
무엇보다 실스 마리아에 가보고 싶어졌어요. 정말 장관이더라고요. 언젠가는 꼭 가봐야지, 하고 마음 먹었답니다.흐흣.

제 동생들은 최고죠, 나인님. 최고에요. 제가 다시 태어나도 이런 인연들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제겐 최상의 사람들입니다. :)

dreamout 2014-12-25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요일 회식이 아직도 존재하다닛!
하긴, 크리스마스에 회사 출근한 저도 있네요.. 직장이란... ㅜㅜ

다락방 2014-12-29 11:12   좋아요 0 | URL
금요일 회식이 존재하는 것도 모자라
저는 그날 완전 취해서 떡실신 했네요, 드림아웃님..
아....술이란...Orz

비연 2014-12-26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크리스마스에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봤어요.. 뭔가 생각하게 하는 영화더라구요.
스위스! 정말 그 곳에 가보고 싶었구요..^^

다락방 2014-12-29 11:30   좋아요 0 | URL
네, 저는 사실 뭐 그닥 생각한 건 없고요(하핫;;) 실스 마리에아 가고 싶었어요. -0-

Mephistopheles 2014-12-26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하여 클로이 모레츠의 이야기는 없는 걸까요?

다락방 2014-12-29 11:31   좋아요 0 | URL
예쁜데 너무 얄미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4-12-30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늙은 제 모습이 너무 상상이 되요 ㅎ 뻔해요 우리엄마 같겠죠.. 전 백두대간 종주가 해보고 싶어요. 아이도 좀 크고 일을 쉬어도 되고, 운동도 좀 해서 몸이 튼튼해지면..... --a

다락방 2015-01-06 12:03   좋아요 0 | URL
아무쪼록 일을 쉬어도 되고 운동도 좀 해서 몸이 튼튼해지면 백두대간 종주를 꼭 해보시길 바랍니다, 휘모리님.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결국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전 늙은 제 모습이 상상되지는 않는데 바라는 모습은 있어요. 바라는대로 살자고 생각을 해봅니다.
 

"바의 개를 안락사 시켰던데." 리처가 말했다.

"늙은 개잖아요."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소?"

"신경 써야 하나요?"

"개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잖소."

헬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p.213)

















'잭 리처'는 항상 그랬다. 《추적자》 때는, 납치되었던 아이들이 무사한 걸 보고 어마어마한 안도감과 희망과 빛을 느꼈더랬다. 《탈주자》에서는 알지 못했던 여자가 눈 앞에서 강간당할 위기에 처하자 어떻게든 그녀를 돕기 위해 힙쓴다. 그런데 이번에는 '개'다. 무려 다섯 명의 사람을 이유없이 죽인 살인범의 개. 살인범 '제임스 바' 는 잡혔고 병원에 입원한 상황. 잭 리처는 이 사건을 조사하다가 살인범 제임스 바의 개가 안락사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것은 부당하고 부조리한 일. 잭 리처에겐 그렇다. 그러나 헬렌도 또 다른 경찰도 그 사실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다. 잭 리처 말대로,


'그런 건 신경 쓰지 않'는 거다.



하아- 힘들었던 날들이었고 고단했던 시간들이었다. 나는 내 슬픔에 허우적거려 어쩔 줄을 모르다가, 이 슬픔에서 어떻게 빠져나올까 고심하며 잭 리처를 꺼내들었던 거다. 그래, 내게는 잭 리처가 있어! 이 얼마나 탁월한 선택인가. 잭 리처를 그 순간 생각해내는 내가 기특했고, 언제든 빼어들 수 있게 책장에 잭 리처를 몇 권 꽂아둔 내가 기특했다. 가만 보면 나는, 나를 위해 참 많은 것들을 준비해두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내가 참 좋다. (응?)


어쨌든,


나는 잭 리처가 안락사 당한 개를 신경쓸 수 있는 남자라는 사실이 무척 좋다. 잭 리처는 딱 한 발로 과녁에 명중을 시킬 수 있는 사격 솜씨를 가지고 있고, 맨 손으로도 상대의 코를 부러뜨릴 수 있는 강한 남자인데, 이런 강한 남자가 그저 강한 채로 있지 않고, 약한 곳에 눈을 돌리는 남자라는 사실이 무척 마음에 든다. 나는 언제나 이런 것에 아주 강하게 끌린다. 제이슨 스태덤이 영화 《트랜스포터》에서 맨 몸 근육으로 적을 무찔러서 좋았던 게 아니라, 그가 폭발의 한 가운데서 서기에게 달려가 다치지 않았냐고 묻는, 그 장면에서 좋았던 거다. 언젠가 정식이는 지하철 안에서 내게 대체 왜 그렇게 강한 남자가 약자를 보호하는 거에 끌리냐고 물었는데, 이는 나도 참 궁금했던 바다. 나는 진짜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 혹은 약한 존재를 보호하는 장면에 아주 그냥 훅훅- 넘어가버려서, 이게 대체 뭔가 했던 참이었다. 왜 나는 번번이 그런 장면들에 코피날만큼 쓰러져버리고 마는가. 그러다 최근에야 스스로 답을 찾아냈다.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시절, 내가 폭력에 노출됐을 때, 그때 내 곁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했던 것. 그때는 그런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는데 그게 내내 마음 속 깊이 쌓여 있었던 게 아닐까. 뭐, 이건 내 개인적인 분석일 뿐이고, 어쨌든 나는 그런 장면들에 강하게 끌리는데, 키 195센치의 커다란 덩치를 가진 잭 리처가, 머리에 두건을 씌워도 목표물을 정확하게 조준하고 쏘아 맞힐 수 있는 잭 리처가, 아무 죄도 없는 늙은 개를 신경쓴다는 게, 와- 진짜 마법처럼 좋은거다. 이럴 때의 잭 리처 뒤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와야 한다.



별빛이 내린다 샤랄라라랄라라라라~



잭 리처는 떠도는 사람이다.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가 사랑하는 여자와도 영원을 약속할 수 없다. 항상 짧은 시간 불꽃같이 뒹굴다 안녕, 할뿐. 그가 누구를 만나든 내가 신경쓸 바는 아니지만, 저 위의 대화에서 나는, 그가 '헬렌'하고는 아무런 일도 벌이지 않기를 바랐다. 강하고 크고 세고 그러나 약한 곳에 눈을 돌릴 줄 아는 남자가 '그런 건 신경 쓰지 않'는 여자에게 흔들리지 않기를 바랐다. 아직 나는 책을 다 읽지 못했고, 그러므로 뒷부분에서 어떤 이야기가 진행될지 알 수 없지만(물론 영화를 봤지만) 그래도 헬렌하고는 아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좋은 향기가 나고 예쁘고 지적인 여자라고 순간순간 생각한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그런 건 신경 쓰지 않'는 여자하고는 침대위로 함께 올라가지도, 달콤한 말을 속삭이지도 말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내가 좀 많이 속상할 것 같다. 물론 내가 속상하든 말든, 세상은 제멋대로 돌아가기 마련이지만.....


암튼 잭 리처는 짱이다.

완전 멋지다.

진짜 최고다.

나는 잭 리처에게 양재동의 여인이 되어줄 수도 있을텐데...



사실 캐시가 겨우3위를 하고나서 딱 10년 뒤에 그는 해병대 910미터 초청경기에서 우승을 했었다. 모든 총알이 표적 한가운데를 뚫어 엄지손가락이 들어갈 만한 크기의 너덜너덜한 구멍을 만들었다. 바쁘게 열두 달을 보내고 나서야 사무실 선반에 빛나는 우승컵을 올려놓았다. 그해는 그에게 있어 아주 예외적인 때였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모든 면에서 말하자면 절정이었다. 그해라면 빗맞히려야 빗맞힐 수도, 상을 놓치려야 놓칠 수도 없었다. (p.340)



아, 잭 리처. 그는 찬란하고 빛나는 사람이로구나. 



이 책에서 그는 아주 오래전의 연인과 재회한다. 그녀와의 재회를 앞두고 그는 그녀에게 깔끔하게 보이고자 이발까지 했숑! 둘다 오랜 세월이 흘러 늙고 예전과 변했지만, 어떤 것들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는 것. 아, 잭 리처의 '옛 연인'이라니. 그것조차 부럽다. 잭 리처는 그녀를 '만나는'데에만 그치지 않고 그녀의 호텔방으로 찾아간다. 그리고..



이윽고 그는 가까이 다가가 양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감싸 쥐었다. 예전에 그랬듯 그녀의 머리카락에 손가락 끝을 밀어 넣고 엄지손가락으로 그녀의 광대뼈를 더듬었다. (음..나는 광대뼈가 없는데..)

"이래야 되는 거야?"

"원하지 않아?"

"14년 전 일이야." 그녀가 말했다.

"자전거 타는 거나 마찬가지지." 그가 말했다.

"똑같을 것 같아?"

"더 좋을걸?"

"얼마나 더?" 그녀가 물었다.

"언제나 좋았잖아." 그가 말했다. "안 그랬나? 그보다 얼마나 더 좋을 수 있겠어?" (p.294)



.........................................................................................................................................



나는 잭 리처가 싸움을 잘해서 좋은 게 아니다. 나는 잭 리처가 195라는 큰 키를 가져서 좋은 게 아니다. 그가 큰 키를 가지고 싸움을 잘해서 좋은 게 아니다. 나는 그가 큰 키를 가지고 싸움을 잘하는 데 약한 쪽으로 시선을 둘 수 있는 사람이라 좋다. 그런 그가 옛 연인을 만날 때는 이발을 하고 나간다. 뭐, 더이상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어제,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친구로부터 시사인 정기구독을 받았다. 앞으로 매주 너에게 시사인이 갈거야, 라고 친구가 말했다. 언젠가 시사인 정기구독 해주는 사람에게 영혼을 바치겠다는 글을 기억하고, 친구는 그러므로 내게 영혼을 달라고 말했다. 나는 망설이다가 '약속은 남자의 모든 것'이라는 신해철의 노래가 떠올라 그래, 가져라, 내영혼, 했다. 뭐 남자나 여자나 똑같은 사람인데 약속이 남자만의 모든 것은 아닐 터. 여자의 모든 것이기도 하다. 그래, 가져라 내 영혼. 그렇게 나는 매주 시사인을 받고 영혼을 내어주기로 했다. 



'닐 게이먼'의 《금붕어 두 마리와 아빠를 바꾼 날》에는, 금붕어 두 마리와 아빠를 바꾸는 소년이 나온다.











엄마는 소년에게 아빠를 다시 찾아오라 말하고, 이에 소년은 친구의 집을 찾아가 금붕어 줄테니 우리 아빠 다오, 라고 말하지만 친구는 이미 소년의 아빠를 기타와 바꿔버린 뒤다. 기타 대신 아빠를 가져간 친구에게 가보니 그 친구는 가면과 아빠를 바꿨단다. 이 여정 끝에 어쨌든 소년은 아빠를 다시 되찾아 오고, 엄마와 약속한다. 다시는 아빠를 다른 것들과 바꾸지 않기로.



엄마는 내게

가슴에 십자가를 그으며

맹세하라고 하셨다.

앞으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아빠와 다른 물건을

바꾸지 않겠다고.

그래서 나는 약속했다.

다시는 아빠와 다른 것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소년은 마지막에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나는 여동생을 놓고선

아무 약속도 하지 않았다.


크-



나는 시사인 정기구독에 약속대로 영혼을 내어주었지만,

내 자존심을 두고는 아무것도 걸지 않았다. 



이렇게 생각하고 또 쓰면서 나 졸 멋지구나, 했는데,

사실 뭐, 이건 자기 위안일 뿐이로구나.

여튼, 시사인 정기구독을 선물로 받는 여자사람이라니. 조낸 멋져서 미치겠다. 하하하하하. 시사인 정기구독을 선물 받는 여자사람의 영혼이라니, 탐날 만도 하겠다 싶다. (응?)



아, 뭔가 잭 리처 읽고나니 옷을 싹 차려입고 이발하고 향수 뿌리고 나온 남자 만나고 싶어졌다. 스물 두살때 그런 첫 기억이 있었는데...알바하다가 만난 아저씨가 저녁 사준다고 해서 나갔는데 이미 그는 옷을 싹 바꿔입고 좋은 향기까지 풍기고 있었던....그때 그 아저씨가 스물일곱이었나 스물여덟이었나...나랑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내가 아저씨라고 불렀는데...그 아저씨가 기다리고 있던 데로 갔다가 그 달라진 옷차림과 새로운 향기에 와- 나 만나려고 이렇게 한거야? 싶어서 손 잡아도 내버려 뒀었는데... 갑자기 그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아, 내나이 스물일곱에도 있었던 것 같다. 메신저를 통해 오늘 몇시에 만나자, 했더니 나는 지금 나가서 예쁘게 이발하고 갈게, 하던 남자. 그때 그가 서른하나 였던가..그는 정말로 이발을 하고 나왔숑. 새록새록 새록새록.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아직도 못봤네. 제기랄.

이번주 내로 꼭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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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4-12-23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되도록이면 다락방글은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공유하기를 누르는데
이 페이퍼는 차마 못 누르겠다.

아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4-12-23 17:15   좋아요 0 | URL
왜? 어째서? 뭐가 문젠데? 왜왜왜왜 뭐뭐뭐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와 2014-12-23 17:17   좋아요 0 | URL
문제는 없어. 없는데..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락방이 웃는 이유와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4-12-23 17:20   좋아요 1 | URL
난 레와님 웃어서 웃은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혜윰 2014-12-23 18:45   좋아요 0 | URL
왠지 머리에 꽃을. . . .ㅋㅋ

다락방 2014-12-24 09:19   좋아요 0 | URL
꽃 꽂았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혜윰 2014-12-23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며칠전에 저도 금붕어 읽었는데요ㅋ 저희 아들은 금 백개랑은 아빨 바꾸겠다며ㅋㄷㅋㄷ

다락방 2014-12-24 09:20   좋아요 0 | URL
닐 게이먼 좋지요, 그렇게혜윰님? ㅎㅎㅎㅎㅎ
저는 이제 너무 커서 아빠를 다른 것과 바꾸는 건 못하겠고 음, 제가 집을 나가는 걸로 방향 설정을... ㅎㅎ

그렇게혜윰 2014-12-24 09:47   좋아요 0 | URL
조카가 다락방님을 바꾸고 싶어하지 않도록. . .ㅋ

다락방 2014-12-24 10:08   좋아요 0 | URL
아! 그건 또 생각을 못했네요 제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생은 원래 반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lanca 2014-12-23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다!!!

다락방 2014-12-24 09:20   좋아요 0 | URL
부럽죠! 자랑하고 싶었어요. 누군가 꼭 부러워해주길 원했어요, 블랑카님. 으흐흐흐흐

서니데이 2014-12-23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한테 아빠 말고는 약속을 안 했으니, 나중에 엄마 포함 다른 사람은 한번씩은 다 바꿀 생각인 걸지도 몰라요. 다음에 여동생과 바꾸고 싶은 게 이미 있을 것 같기도 하구요.
다락방님은 시사인과 영혼을 교환하셨는데, 1년 정기권인가요, 아님 1주마다 새로운 영혼으로? ^^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다락방 2014-12-24 09:22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님,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네요. 하아-
시간은 참 빨리도 가요. 가지 말라고 말해도 가고 가라고 해도 가고..그냥 막 가네요. 쿨쉭한 시간이에요.

크리스마스 잘 보내세요, 서니데이님.
맛있는 것 많이 드시고요!
전 이제 제 옆의 누구도 다른 것과 바꾸지 않을 만큼 나이들어 버렸어요. 훗.

야클 2014-12-23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잭 리처란 아이디를 가진 분도 당연히 계시겠죠? 그냥 궁금해서요. ㅋㅋㅋ

다락방 2014-12-24 09:2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냥 궁금하신 거......맞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 밑에밑에 계시네요. ㅎㅎ

에르고숨 2014-12-24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참. 리 차일드는 한 권도 못 읽어봤는데 다락방 님이 이리도 좋아하시니 급 궁금;; 처음 접하기에 좋을 것으로 하나만 추천해주쎄욤, `머리통이 시려우니 모자를 쓰고 낮술 마시는` 다락방 님. ㅎㅎㅎ 코트 예뻐요!

다락방 2014-12-24 09:24   좋아요 0 | URL
흑흑. 추적자도 탈주자도 원샷도. 모두 절판이거나 품절이에요, 에르고숨님. 아마도 개정판이 나오려는게 아닐까 싶은데, 하아- 저는 [탈주자]를 가장 좋아하긴 했어요. 저는 잭 리처가 너무 좋아요, 에르고숨님. 제 이상형이에요. ㅠㅠㅠㅠ 그치만 그는 정착하지 않는 자, 옆에 붙들어둘 수는 없고 그저 좋아하기만 해야 하는 사람. 흑흑 ㅠㅠ

나이 들어서 그런지 요즘엔 날이 추우면 머리통이 시려워요. 모자 같은 거, 저랑 상관없다 생각해왔는데, 지지난주엔 결국 4천원 주고 모자를 샀습니다. 하핫.

섬세한 에르고숨님.
:)

Jack Reacher 2014-12-24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My dear, thank you for your posting.I am thinking about you on a highway of Arizona. If you throw away your relationship with many men, I will run to you. Merry Christmas!

Jack

다락방 2014-12-24 09:26   좋아요 0 | URL
메리 크리스마스, 잭.
크리스마스 이브에요. 같이 들어요.
:)

http://youtu.be/tzLXu1YqGCM

꽃핑키 2014-12-24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ㅠㅠ 저는 잭리처를 아직 못 읽어봐서 슬퍼요 ㅠㅠㅠㅠ 또 애꿎은 위시리스트만 터지게 생겼네요 ㅋㅋ
다락방님!! 메리 스리스마스요!!! ^_^ㅋ

다락방 2014-12-24 23:13   좋아요 0 | URL
잭 리처 시리즈는 앞에서부터 세 권은 주르륵 품절이나 절판이네요. 그게 슬퍼요. ㅠㅠ 오늘 알라딘 중고샵 가서 친구가 산다고 했는데 거기도 없고.. ㅠㅠ

핑키님, 메리 크리스마스요! 잘 보내요!!
 

아...《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가 너무 보고 싶다. 지금 예매할까 페이퍼 다 쓰고 예매할까...일단 페이퍼를 쓰자. 아침부터 페이퍼 쓰고 싶어서 미칠 뻔했는데 오늘 상사가 히스테리를 부리는 바람에 내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하아- 이놈의 회사... 어떻게든 이번 해에도 버텨내야 하는데, 회사를 다니면서 할 게 있는데....나를 또 흔드네.....하아- 드러...하아- 월요일 아침부터 저쉐키가...나를 ..... 이 나를...... 자, 각설하고.



토요일밤에는 여차저차해서 매우 평화롭고 행복한 마음으로 잠들었는데 일요일 새벽, 아니, 아름답고 찬란한 꿈을 꾸어도 모자랄 판에 무척 슬픈 꿈을 꾸었다. 꿈에서 얼마나 대성통곡을 했는지 원. ㅠㅠ 울부짖고 절규하고. 그러니까,


꿈에서 나는 무척 좋아하는 남자와 동거중이었다. 주말 오후쯤이었고 날씨가 좋았는데 동거남과 나는 외출후 집에 버스를 타고 돌아가고 있었다. 둘이 나란히 버스 안에 늘 그랬듯 다정하게 앉아 있었는데, 어느 정류장에서 문이 열리고 승객이 타는데 초미녀가 타는거다. 키도 크고 늘씬하고 틀어올린 머리 모양이 마치 비행기 승무원의 이미지를 풍겼는데 젊고 화장도 곱게 했더라.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보는 순간 초미녀다, 라고 생각을 했고 자연스레 동거남을 보았는데 동거남의 표정에선 아무것도 읽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차에 버스안에서 그녀가 뭔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생겼고, 나의 동거남은 벌떡 일어나 그녀를 도와줬다. 도와주는 과정에서 그녀와 동거남은 몇마디 말을 했고, 그녀는 내 동거남에게 웃었고, 뭔가 야릇한 눈길이 느껴져 좀 찝찝했지만, 다 도와주고 내 옆자리에 다시 앉는 동거남을 보고 내가 '과했다'고 생각했다. 내가 너무 예민해진거라고. 그런데 아무 말 없이 내 옆에서 가던 동거남이 갑자기 내게만 들리게 말하는 거다. 나 반한것 같아, 라고. 나는 잘 못들었다는 듯 무슨 말이냐 물었고, 키스하고 싶은 여자가 생겼어, 라는 그의 대답을 듣게 된다. 아 씨발.. 이게 뭔 개소리야?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자기가 여기서 여자에게 반했고 키스하고 싶다고 한들 뭘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몹시 불쾌했고 불안했다. 그러던 차에 초미녀가 버스에서 내렸다. 나의 동거남은 계속 내 옆자리에 앉아 있었고 표정도 변하지 않았다. 그래, 사람이 이성을 보고 예쁘다거나 욕망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 그럴 수 있어, 라고 생각하고 담담하기 위해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녀가 내리고나서 버스는 출발했고 그리고 그 다음정거장에서 문이 열였다. 아무런 일도 없었다. 그리고 또 다음 정거장 에서 버스가 멈추고 문이 열렸는데, 갑자기 내 옆에 앉아있던 동거남이 튀어 나가는 게 아닌가. 나한테 아무런 말도 없이! 나는 따라 내릴 수도 없었다. 버스의 창문을 통해 그가 어디를 가나 보니, 그녀가 있는 방향으로 마구 뛰는 게 아닌가. 하아-


당황하고 멘탈이 찢어진 상황에서 나는 버스 안에 앉아 창밖을 보는데, 얼마 안가 내 동거남과 초미녀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웃으며 걷는게 아닌가. 그리고 어딘가로 사라진다. 아... 하고 싶다던 거 하러 가는구나... 그리고 나는 내가 내릴 곳에 내린다. 내려서 집을 향해 터벅터벅 걷는데, 내 옆으로 동거남이 지나간다. 그는 혼자였고 초미녀의 짐을 들고 있었다. 그녀의 집에 그녀의 짐을 가져다 주고 있는 거란다. 나는 그러냐고 심드렁하게 대꾸하고는 내 집으로 돌아왔다. 


내 집은 가게를 겸하고 있었고, 무슨 가게인지 잘 모르겠는데 벽의 모든 면이 책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그리고 내가 돌아온 가게 안에, 알바생인지 손님인지 모르겠는데 늘 있던 대로 유연석(!) 이 있었다. 우리는 조금 친한 사이었고, 그는 내게 동거남이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나는 미친년처럼 돌아와 가방을 내던진 뒤 이 벽 저 벽 뒤지며 책을 찾기 시작했다. 책을 찾아야 해, 책을 읽어야 해. 그런 나를 보고 유연석이 뭘 찾느냐 물었다. 


괴테요, 괴테. 젊은 베르터의 슬픔.


그러자 유연석이 소리내 웃었다. 괴테가 뭐에요. 헐. 유연석은 괴테를 몰랐다. 작가 이름이요, 작가 이름이 괴테 책이름은 젊은 베르터의 슬픔. 나는 말했다. 그리고 정말 미친년처럼 여기저기 뒤지는데, 아무리해도 그 책이 보이질 않는 거다. 하늘색 표지에요 하늘색. 나는 또다시 말했고, 찾지 못할수록 감정이 북받쳐와 결국 울며 소리를 질렀다. 읽고 싶어 지금 당장, 지금 당장 읽고 싶어 엉엉. 젊은 베르터의 슬픔 좀 찾아달란 말야. 엉엉. 그러자 유연석은 알겠다며 여기저기 책장을 뒤지다가 찾은 것 같아요, 소리치고는 책을 한 권 꺼내왔는데 괴테가 쓴 다른 책이었다. 이거 아니야, 이거 아니라고요. 나는 또 엉엉 울고 주저앉았는데 마침 그때 동거남이 들어왔다. 자기 짐을 가지러 왔다고 했다. 나는 약하게 보이고 싶지 않아 눈물을 닦으며 일어나서는 다른 벽으로 가 책을 찾기 시작했는데, 잠시동안 그 상황을 지켜보던 동거남이 유연석에게 말하는거다. 그 책 아니고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이라고 있어요. 그 책을 찾아 주면 돼요.


나는 또 그 말이 그렇게나 서러웠다. 저런 거 다 아는 사람인데, 내가 지금 젊은 베르터의 슬픔을 찾는다는 걸 다 아는 사람인데, 유연석은 모르는데, 그게 서러워 엉엉 울면서 벽을 다시 찾아 헤매고 그러다 저기 저 높은 곳에 있는 젊은 베르터의 슬픔을 찾아낸다. 찾았어요! 나는 유연석을 부른다. 유연석은 키가 크니까. 저기 저 위에 저 하늘색 표지 보이죠? 저것 좀 꺼내줘요. 그러면서 나는 또 울고, 유연석은 알았다며 책을 꺼내주고서는 나를 뒤에서 안아준다. 내가 너무 울어서 달래주느라고. 계속 엉엉 울고, 그러면서 나는 차라리 유연석을 좋아했다면 좋았을 것을, 하고 생각하면서 또 엉엉 운다. 그리고 동거남에게 소리친다. 당장 꺼지라고, 그여자한테 차이지나 말라고, 유연석의 품에 안겨 울면서(응?) 깼다. 



와- 대단히 슬픈 꿈이로구나. 너무 슬퍼. 아침부터 기진맥진. 힘이 쪽 빠지더라. 나는 일어나 침대에 앉아서는 내 책장을 바라본다. 그리고 제일 위에 꽂힌 책장을 본다. 거기에, 젊은 베르터의 슬픔이 있다. 저 책이네, 하고. 하필 왜 저 책을 그렇게나 찾았을까. 




그리고 나는 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고 하지 않고 굳이 베르터 라고 했을까?? 책을 한 번 꺼내본다.



어? 젊은 베르터의 '슬픔'이 아니라 '고뇌'로구나. 















왜 나는 하필 꿈속에서 이 책을 찾았을까? 왜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미친년처럼 책장을 다 뒤져댔을까? 도대체 왜? 어째서 그럴까? 읽고 죽자, 뭐 이런거였을까????? 아직도 왜 그렇게나 이 책을 찾은 건지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책은 이 책이 아닌데. 이 책은 대단한 책이지만 내가 사랑하는 책들은 다른 책장에 나란히 꽂혀 있는데..왜 하필 이 책을 그렇게나 찾았을까? 알 수가 없네.

















혼자 사는 마르게리트 할머니는 신경써야 할 게 아주 많다. 이제 나이가 많고 혹시라도 아프거나 다치면 여러가지로 문제이니 늘 조심스레 걷고 조심스레 행동하기 위해 노력한다. 자식과 손주들이 있지만 혼자 보내는 크리스마스를 더 편하다고 여길 정도로 고독과 친해져있다. 이런 할머니의 일상을 덤덤하게 읽어나가다 보면 이런 문장이 나온다.



시간이 좀 흘러 남편이 세상을 떠났어요. 지난 60년 동안 사랑했던 사람이요. 그 사랑이 내내 쉬웠던 건 아니에요. 세상을 떠나기 몇 해 전, 남편이 치매에 걸렸거든요. 하지만 이따금 할머니의 기억에 구멍이 나도 할머니가 남편을 사랑하지 않은 날은 기억나지 않아요. (p.16)


60년 동안 사랑했다는 시간의 무게가 확- 느껴져왔다. 그것은 정말 대단한 시간이 아닌가. 인간의 수명을 백년이라고 본다하면, 내가 지금부터 죽을때까지 한 사람을 사랑해야만 60년간 사랑한다는 게 가능해진다. 백년을 살지 못한다면, 나는 죽는날까지 한사람을 사랑해도 60년을 채우지 못할 것이다. 또한 60년간 사랑했던 사람과 함께 했다는 건 도무지 현실성 있는 얘기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편, 그래서 그 무게가 더 무겁게 느껴진다. 그런 삶, 사랑하는 사람과 아주 오랜 시간을 함께 한다는 건 대체 어떤 것일까? 나로서는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다.



내게 그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아주 먼 이야기일 뿐이다. 내가 그리는 나의 미래는 언제나 고독하므로. 나는 혼자인채로 늙어갈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혼자인 채로 늙어가면서 늘 그랬듯이 먹고 싶은 걸 먹고 읽고 싶은 걸 읽으면서. 그러나 그 삶을 나는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 그건 그것대로의 재미가 있을 거라고, 그것대로 행복할 거라고 나름 자부하고 있으니까. 틈틈이 주변 사람들이나 친구, 지인들을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맛있는 걸 함께 먹고 마시며 웃을 수 있다면 그걸로도 인생은 충분히 행복한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함께' 한다는 거, 그걸, 선택하지 않는다해도, 그 삶은 어떤걸까, 하는 궁금증은 생긴다. 그래서 이 그림책 한 권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졌었다. 뭐지, 이건 뭘까. 나는 어쩌면 더 좋은 것 보다 덜 좋은 걸 선택하고자 한 건 아닐까? 물론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니 받아들이고 살아나가는 것도 다르겠지만, 어쩌면, '둘'이 더 좋은 건 아닐까? 내가 뭔가 잘못가고 있나? 





어쩌면 저토록 슬픈 꿈을 꾼 건, 내가 이 영화를 봤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보고 있는 것과 내가 가진 생각-나는 혼자 살 것이다- 이 충돌해서 그런 꿈을 꾼 게 아닐까. 


영화속에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이제 아주 많이 늙었다. 칠십년 이상을 함께 해온 삶이라니, 와- 어마어마하다. 늙어갈수록 몸이 약해지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말하는 것도 듣는 것도 점점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데, 그럴 때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이 영화를 보면서 했다. 멀리까지 외출하기도 힘든 나이가 되었을 때, 늘 옆에서 말벗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건 그대로 또 완벽하지 않은가. 물론 둘이 함께 하는 게 언제나 늘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로 끝나는 게 아니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 사람들이 '둘이 함께 사는 것'을 선택하는 건, 어쩌면 그게 더 '낫기' 때문은 아닐까? 화장실 가는 게 무서우니 바깥에서 노래를 불러달라는 요청에 노래를 불러줄 수 있는 상대랑 산다는 거, 내 몸 하나 씻기 힘이 드는데 천천히, 있는 힘을 끌어모아 내 몸을 씻겨줄 사람과 함께 산다는 거. 그들이 서로에게 그런 상대가 될 수 있도록 오랜 시간을 함께 했다는 거. 그건, 대체 뭘까? 또한 그렇게 오래 함께한 사람이 이제 내 곁을 떠난다는 것까지도. 나는, 이 영화가 외롭고 무서웠다. 나는 겁이 많다. 무서웠다. 



얼마전 히친스의 책을 읽었을 때도, 60년간 사랑한 사람을 떠나보낸 마르게리트 할머니의 이야기를 읽었을 때도, 그리고 70년 이상을 함께 한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봤을 때도, 나는 내내 '줄리언 반스'의 말을 떠올렸다.



모든 사랑이야기는 잠재적으로 비탄의 이야기이다.


















우리는 평지에, 편편한 면 위에 발을 딛고 산다. 그렇지만, 혹은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열망한다. 땅의 자식인 우리는 대로 신 못지않게 멀리 가 닿을 수 있다. 누군가는 예술로, 누군가는 종교로 날아오른다. 대개의 경우는 사랑으로 날아오른다. 그러나 날아오를 때, 우리는 추락할 수 있다. 푹신한 착륙지는 결코 많지 않다. 우리는 다리를 부러뜨리기에 충분한 힘에 의해 바닥에서 이리저리 튕기다가 외국의 어느 철로를 향해 질질 끌려가게 될지도 모른다. 모든 사랑 이야기는 잠재적으로 비탄의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아니었대도, 결국 그렇게 된다. 누군가는 예외였다해도, 다른 사람에겐 어김없다. 때로는 둘 모두에게 해당되기도 한다. (p.60-61)




모든 사랑 이야기는 잠재적으로 비탄의 이야기이다. 


도무지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문장이다. 모든 사랑 이야기는 잠재적으로 비탄의 이야기이므로. 2년을 연애한 사람과 헤어지는 것과 70년을 함께 한 사람이 헤어진다면, 거기에서 오는 이별의 고통은 그 크기가 다를까? 감당하기 쉽지 않은 건 다 마찬가지겠지? 분명한 사실은, 사랑하는 동안 우리는 분명 날아오르며, 또한 반드시 추락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줄리언 반스가 말했듯, 


푹신한 착륙지는 결코 많지 않다.




유연석은..푹신한 착륙지일지도.

그런데 왜 괴테를 몰라??

내가 착륙할 사람이라면, 괴테 정도는 알면 좋잖아?? 중학교 때도 배우잖아?

아, 뭐 내 꿈에서 몰랐다는 거지 실제로 그가 문학천재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건 모르겠지만 여튼 내 착륙지는 될 수 없을 듯.




하아- 이 책 저 책에서 받은 슬픔, 저 영화에서 받은 슬픔, 나는 모두 잭 리처로 날려버릴테닷! 기다려라 잭 리처, 우리 책 속에서 만나자! 


잭 리처, 알러뷰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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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12-22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이라서 참으로 다행입니다.
실제라면 기분 정말이지........
그나저나 요즘은 유연석이 좋아지신 거예요? 현빈은? 응?
유연석 책좀 읽으려나? ㅎㅎㅎ

다락방 2014-12-23 11:38   좋아요 0 | URL
현빈이..누구에요 세실님? ( ˝) =3=3=3=3=3=3=3=3=3=3=3
ㅋㅋ
유연석이 어깨는 끝장이던데 독서까지 하면 참 좋겠습니다. 헤헷

hellas 2014-12-22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며칠간 계속 통곡하며 깨어났는데..... 날씨탓일까요 ;ㅅ;

다락방 2014-12-23 11:38   좋아요 0 | URL
아..hellas 님은 대체 왜 통곡하며 깨시는 겁니까. ㅠㅠ 편안히 주무세요 ㅠㅠ

비로그인 2014-12-22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 십년도 안되었는데 미쳐버리겠어요 내 집에 누가 사는 게... 오늘 아침에도 협박했어요 호호할아버지가 되어도 그 옆에 나는 없을 것이닷!
근데 유연석이 누군지 몰라요ㅠㅠ

다락방 2014-12-23 11:39   좋아요 0 | URL
크- 유연석을 모르시다니.
칠봉이, 우리 칠봉이.
누구에게나 가슴속에 칠봉이 한명쯤은 있는건데 말입니다.
키도 크고 어깨도 멋져요. 하아- 음탕한 농담 하나 던지고 싶지만, 여긴 보는 눈이 많으므로 꾹 눌러 참겠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14-12-22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고로 저는 절대 늙어서 남편과 안살겠다고 말했어요. 제 친구가 여성용 임대빌라를 만드는걸 꿈꾸고 있어서 돈 열심히 벌어서 저는 절대적으로 친구들하고 살거예요... 댓글 쓰는데 저도 좀 슬프네요.... 제가 보는 것과 제 생각사이의 괴리가...

다락방 2014-12-23 11:40   좋아요 0 | URL
여성용 임대빌라...저는 그 옆에서 살게요, 휘모리님.
가끔 휘모리님 계신 곳에 맛있는 파이 사들고 놀러갈게요. 늙었을 때, 우리 서로 외롭지 않게 벗으로 지냅시다.

저도 요즘 괴리감을 느꼈어요.
휘모리님과는 약간 성격이 다른 괴리감으로요.
`내가 되고 싶은 나`와 `실제의 나` 사이의 괴리감... Orz

무해한모리군 2014-12-23 16:01   좋아요 0 | URL
파이에 어울리는 멋진 차를 준비하는 할머니로 늙도록 발버둥 쳐 보겠습니다 ㅋㄷㅋㄷ
리처랑 아는 사이시군요... 제가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다락방 2014-12-23 16:49   좋아요 0 | URL
아, 휘모리님. 잭 리처가 저를 또 아네요? 휘모리님의 얘기 전해야겠어요.
그래도 우리 잭 리처 두고 다투지 않기! ㅋㅋㅋㅋㅋ

무스탕 2014-12-22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엄마랑 님아, 그 강을.. 영화를 봤어요. 엄마가 그런 말씀을 안하시는 분인데 며칠전에 저 영화 보고싶다셔서 같이 보자고 예매하고 갔지요. 사실 이 영화 안보려고 했는데 엄마한테 지고 만거죠. 가기 전에 엄마가 울지 않으려나 주머니에 손수건을 넣고 갔는데 울 엄니 영화 끝나고 나오는데 멀쩡(?) 하시더라구요. 집으로 오면서 하시는 말씀이 `사람이 나고 지는건 순리인데 슬프고 자시고 할게 없다` 그러세요. 울 엄니아부지도 57년째 같이 사시는데 영화 보시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요..?

다락방 2014-12-23 14:10   좋아요 0 | URL
사람이 나고 지는 건 순리라는 건 아는데요, 그 순리를 저는 아직 받아들이질 못하는 것 같아요.
늙고 아프고 결국 죽는다는 게 아, 제게는 참 여전히 무섭기만 한 먼 일로만 느껴집니다. 전 생에 대한 집착이 무척 강해서 아마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아요. 하아-

생각만큼 많이 울진 않았고 또 그렇게 많이 좋지도 않은 영화였어요. 다만 많은 것들을 생각했어요, 무스탕님.

잘 지내십니까? 잘 지내시는 거죠?

뽈따구 2014-12-22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꿈에서 통곡을 하면 깨어서 목이 많이 아프더라구요.
다락방님. 날도 추운데 따뜻한 유자차라도 한 잔 하시고 힘내세요!

다락방 2014-12-23 14:11   좋아요 0 | URL
저는 목이 아프진 않았는데요 기운이 하나도 없었어요. 보약이나 한 재 지어먹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말이지요.

moonnight 2014-12-22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드라마틱한 꿈을꾸시는 다락방님^^ 저는 요즘 잭 리처 읽고 있어요. 맞아요. 잭 리처가 모든 슬픔을 날려버릴거에요. ^^

다락방 2014-12-23 14:11   좋아요 0 | URL
오늘도 잭 리처에게 감동했어요, 문나잇님.
이건 제가 이따가 상사 눈치를 봐가며 글로 풀어내도록 하겠습니다. 움화화핫

섬사이 2014-12-23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남편에게 ˝나보다 먼저 죽으면 죽을 줄 알아~!!˝하고 협박했어요.
혼자 남겨진다는 것에 나는 의연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제가 남편을 무지무지 사랑하는 그런 여자는 아닌데도요..

다락방 2014-12-23 14:13   좋아요 0 | URL
얼마전에 제가 누군가에게 `나는 아주 오래살건데 당신은 나보다 먼저 죽지 말라`고 말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섬사이님. 그 사람에게 그 말을 한 건, 제가 혼자 남겨질까봐 무서워서는 아니었고요, 그 사람이 없는 세상을 생각하기 싫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제 경우엔, 이기적인 마음이었을지도요.

Jack Reacher 2014-12-23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Hi! I have heard you finally decided to love me even though you had someone to live together.
Actually, I was angry to know that you have met many boyfriends. I cannot tolerate you loved other man except me.
In a recent future, I have a plan to visit Korea to meet you. At that time, I will shoot all your boyfriends to death, then our night would be a beutiful one. Don`t cry.
Bye.

Your Jack

다락방 2014-12-23 11:18   좋아요 0 | URL
님하... 한국 여자한테 말할 땐 한국 말로......

다락방 2014-12-23 14:08   좋아요 0 | URL
캬- 누군지 알았네요. 딱 걸렸어요. ㅋㅋㅋㅋㅋ
시정마 얘기로 오늘 저를 슬프게 하신 분이시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누구일까 한참 고민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님하, 제가 문자 보냈숑! 확인해보삼 ㅋㅋㅋㅋㅋ

Jack Reacher 2014-12-23 15:20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What the hell. How many men are living in your head? Were all what you have told me just lies?
I am sure to fire my gun at all of your boyfriends. My name is Jack Reacher.

Jack

다락방 2014-12-23 16:49   좋아요 0 | URL
음....
일단 한국에 와서 쇼부칩시다.
지금은 내가 너무 외로우니까 그냥 좀 놔둬요.

아, 그리고 휘모리님이 잭 리처 사랑한대요.
이제 어쩔겁니까?

2014-12-23 1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23 1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14-12-23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하... 한국 여자한테 말할 땐 한국 말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래서 내가 격하게 다락방을 사...사...... 좋아한다!!

다락방 2014-12-23 14:16   좋아요 1 | URL
유머 쩔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무실에서 꾸벅꾸벅 졸고있다가 트리 배달 왔다는 문자에 경비실로 후다닥 달려가보니 이런 게 내 앞으로 와있었다. 와- 생화래. 향기도 너무 좋다. 집에 조심조심 들고가야지.


나..

살면서..

트리 처음이야.

내일 모레 마흔인데.


예쁘다..

향기도 좋고. 


아..근데 집에 어디다 두지?

아, 트리라니!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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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4-12-19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쁘다 이뻐!! +_+


벌써 크리스마스가 다음주네요!! 으흐흐흐흐흐~

다락방 2014-12-19 16:55   좋아요 1 | URL
앙 예뻐용 ♡
근데 향기가 더 좋앙 ♡
난 냄새에 더 반응하는 인간인것 같아요. 으흐흐흐흐

moonnight 2014-12-19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예뻐요. +_+; 알라딘의 인기쟁이 다락방님 ^^

다락방 2014-12-23 14:17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하 향기가 근사해요, 문나잇님! >.<

비로그인 2014-12-19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예쁜 트리도 선물받는 다락방님이잖아요~ 곧 100평짜리 방을 가진 귀인이 서쪽에서 나타날 겁니다 예언~ :D

다락방 2014-12-23 14:18   좋아요 0 | URL
백평짜리 방을 가진 귀인이 나타나진 않았지만, 아른님 예언대로 서쪽에서 귀인이 나타난 것 같긴 합니다만? ㅎㅎㅎㅎㅎ

보물선 2014-12-19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이쁘네용♥

다락방 2014-12-23 14:18   좋아요 0 | URL
그치용? ♡

아무개 2014-12-19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

다락방 2014-12-23 14:18   좋아요 0 | URL
오 예!!

서니데이 2014-12-19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화트리인가요, 여기서도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는 걸 느끼게 되네요, 사진 올려주셔서 함께 볼 수 있어서 좋아요

다락방 2014-12-23 14:18   좋아요 0 | URL
네, 생화 트리. 저 트리는 난생 처음입니다. 우히히히히

수이 2014-12-19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_ 다락방님과 넘 잘 어울려요. 생화라니_ 멋져요.

다락방 2014-12-23 14:18   좋아요 0 | URL
생긴것도 예쁜데 향은 더 좋아요. 기분이 폴랑폴랑 해졌어요. 우히히히히

mira 2014-12-19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리도 요렇게 받으면 기쁠것 같네요. ㅎㅎ

다락방 2014-12-23 14:19   좋아요 0 | URL
네, 졸고있다가 잠이 확- 깼습니다. ㅋㅋ

무스탕 2014-12-20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거 있는줄도 몰랐는데.. 색다른게 참 이쁘네요 +_+

서재 달인도 축하하구요~ ^^*

다락방 2014-12-23 14:19   좋아요 0 | URL
저도 이런 게 있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깜짝 놀랐어요. 헤헷
축하도 감사!
:)

무해한모리군 2014-12-22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다락방 2014-12-23 14:19   좋아요 0 | URL
^_______________^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