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는 외할머니의 94세 생신을 축하했다. 보청기를 착용하시고 딱딱한 음식은 씹을 수 없는 할머니는 몸이 점점 쇠약해지시고 이번에 뵀을 때도 컨디션이 안좋으셨다. 이제는 다리도 허리도 다 안좋으시다고.

외할머니 생신이라고 내가 매번 함께 밥을 먹는건 아니었는데, 이번엔 생신이 돌아오기도 전부터 '나도 이번에 같이 밥 먹어, 엄마' 했다. 내심 마지막 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이 아니어도 몇 번 남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내 생각을 동생들에게 말했더니 남동생은 얘기했다.


"우리 할머니는 내 생각에, 우리들보다 더 오래 살 것 같은데?" 


식구들 모두 남동생의 말에 그럴만하다며 웃었다. 그래서 같이 능이오리백숙을 먹고 들어와 집에서 케익에 초를 꽂았다.




그리고 할머니께 용돈을 드렸다. 함께 자리에 있었던 나도, 남동생도 드리고 참석하지 못한 여동생의 것도 챙겨 드렸다. 이모는 이모 아들 딸의 봉투까지도 전달해, 할머니는 돈봉투를 여러개 챙기셨다.




할머니는 내가 우려준 차를 드셨다. 저 멀리, 시애틀에 사는 친구가 보내준 차인데 티백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내면 향이 기가 막히다. 나는 내가 향기로 움직이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하는데, 우울한 기분들이 때로는 좋은 향기로 별 거 아닌 일이 되는 경험을 종종 했기 때문이다. 어떤 날의 커피 향기가 모든걸 괜찮은 걸로 만들어주기도 했고, 며칠전에 친구가 보내준 차의 향기가 과중한 업무로 잔뜩 스트레스 받아 있는 나를 달래주었다. 친구가 보내준 차통이 사무실에 있었는데, 나는 그걸 가방에 챙겨넣었다. 주말에 할머니랑 이모 오면 타드려야지, 하고. 그래서 할머니도 타드리고 이모도 타드렸다.



금요일에는 화분들에 물을 주었는데, 물뿌리개의 물이 너무 셌기 때문인지 풀들이 다 엎드려버렸다. 곧 살아나겠지 싶으면서도 걱정되었다. 분무기로 줘야 하나. 그렇지만.. 아니야, 살거야. 들판의 모든 풀들은 이보다 더 센 빗줄기도 맞고 살아가잖아? 


토요일 아침 베란다 문을 여니 와, 열자마자 고수향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요며칠 잘 안나던데 본잎들이 제법 많이 나기 시작하니 또 향이 진동을 한다. 너무 좋아. 베란다 문만 열면 웃게 된다. 그리고 가까이 가니 더 진동하는 고수 향기.



아 너무 설렌다 진짜 ㅋㅋㅋ 고수 잎 삐죽삐죽 제법 많이 나있다. 으하하하. 얼마나 향기가 나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게 얼마나 좋은지 몰라. 들여다보고 들여다보고 히죽히죽 웃는다. 으하하하하. 내가 가만 지켜보고 있노라면 이내 엄마가 따라 나오신다. 그리고 같이 들여다보신다. 


이 콩에 대해서라면 참 복잡한 마음이 드는데, 그러니까 어떤 기분이냐면, 평범한 집에 태어난 영재의 느낌... 같은 거랄까. 최선을 다해 교육 시키고 싶지만 부모가 가진 지적 능력이나 재산은 영재 의 재능에 못미쳐 결국 영재가 제 뜻대로 더 크게 되지 못하는 그런 느낌적 느낌 이랄까... 

나는 내가 그런 아이라고 늘 생각해서 부모님을 원망했었다.

내가 아무리 영재면 뭐해, 부모가 나를 제대로 교육을 못시켜서 이렇게 평범해졌는데!!! 

라고 부모를 원망하면 우리 엄마 아빠도 그렇고 동생들도 그냥 쟤 또 저러네, 이러고 요즘엔 대꾸도 안한다.

나는 내가 평범한 집에 태어나 자라다 만 영재.. 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흠흠.


아무튼 이 콩 보면 그런 느낌이야. 콩아, 네가 뿌리 내린 화분이, 토양이, 그리고 무엇보다 널 심은 내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쑥쑥 자라는 너에 비해서... 고작 이정도의 창조주라 미안하다...



천천히 예쁘게 자라는 고추. 얘도 가운데에 잎이 쏙 내밀었다.



방울토마토인데 얼른 쑥쑥 자라 토마토 열렸으면 좋겠다. 아가 조카 오면 보여주고 싶다. 아가야, 이거 네가 한 번 따보렴, 하고. 



싹은 제법 잘 피우더니 자라는 속도는 더딘 것 같은 바질. 너도 얼른 자라라. 근데 네가 자라면 페스토 만들 만큼의 양은.. 안되겠지? 내가 키운 바질로 내가 직접 바질 페스토 만들어 보는 로망.. 실현은 가능할까?



우리 아빠는 평생 반찬 투정을 하지 않는 분이시다. 드라마에 나오는 '반찬이 이게 뭐냐'며 타박하는 그런 사람이 전혀 아니시고, 김치만 딸랑 하나 꺼내줘도 콧물 흘리며 밥 잘드시는 분이시다. 어제 저녁은 열무김치만 하나 꺼내달라 하셔서 거기에 슥슥 비벼 드셨다. 반찬이 많으면 많은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맛있으면 맛있는대로 맛없으면 맛없는대로 엄청 맛있게 정말 잘 드신다. 사실 식탐.. 이 너무 심해서 그런가? 이런 생각도 해보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빠가 가리는 음식이 없는 건 아니다. 물론 비슷한 연령대의 분들보다 햄버거나 돈까스 이런것도 좋아하시긴 하지만, 피자를 별로 안좋아하시고 술도 안드신다. 그리고 당뇨를 앓고 계셔서 나름 단 걸 피하시고 또 신장이 안좋아 최근엔 짜게 먹는 것도 자제하려고 하신다. 사실 아빠가 자제한다기 보다 식구들이 잔소리를 미친듯이 한다. 짜게 드시지 말라고... 여튼, 치커리가 그런 아빠 같다. 씨 뿌리니까 일주일도 안돼 싹 내밀더니 막 자라. 내가 딱히 신경 쓴 것도 아니고 걍 씨 뿌리고 베란다에 가만 두며 간혹 물이나 준 게 다인데, 이거봐라~ 하면서 겁나 잘 자라고 있다. 그리고 가만 보면, 저기 오른쪽 어떤 잎은, 치커리 모양의 본잎도 나오기 시작했다.



상추는.. 처음에 싹은 빨리 나오더니, 그리고 키워본 친구들이 상추는 그냥 막 잘 자란다고 하던데, 우리집 상추는 딱히 그런 느낌은 아닌 것 같다. 콩이 너무 치고 나가고, 치커리랑 고수가 잘 자라서 상추는 의외로 뒤로 쳐지고 있다. 그러니까 나름 공부 잘하는 아이인데 집에 큰누나가 너무 공부를 잘해서 별로 빛을 보지 못하는... 큰누나 나다. 


그렇지만 우리 삼남매 중에서 내가 제일 공부 못했던 건 함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에 이모가 와서 구몬영어 하는 엄마를 보고 응원해주었다. 나는 구몬영어를 열심히 하는 엄마를 보며 여러가지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야, 엄마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엄마의 의지만큼 외워지지 못하는 것에 대한, 어떤 공부의 '때' 라는 것이 복잡하고, 그것은 노화.. 와 연결된 것일테고, 그렇지만 계속 하다보면 공부의 감각이라는 것도 나름 터득될 터이니 낫지 않을까. 그리고 나에게 학습지를 시켜주었던 아주 먼 과거의 일도 떠올랐다. 당시에 총.. 총어쩌고 하는 학습지도 하다가, 엄마 공부 잘하는 애들은 다 에이플러스 한대, 해서 엄마를 졸라서 엄마가 나와 여동생에게 에이플러스 학습지를 시켜주었던 거다. 우리 집은 결코 넉넉한 집이 아니었고, 아빠가 열심히 돈 버는 집도 아니었는데, 내가 이렇게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 엄마는 어떻게든 해주려고 하셨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집으로 학습지가 왔는데, 나는 처음 한 2주 정도만 그걸 풀고 나머지는 풀지 않고 쌓아둔 채로 시간이 흐르고 흘러 쌓이고 쌓이고.. 나는 그걸 책상 밑으로 숨기고 숨기고... 나중에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야 엄마 몰래 다 버렸던 기억이 난다. 이게 너무 엄마한테 미안한거다. 내가 너무 철이 없었던 게. 하지도 않을 걸 해달라고 조르고, 그래서 없는 돈에 기껏 해주었더니 그냥 종이 쓰레기 만들어 버리고... 그 당시에 철이 들어 문제집을 꼬박꼬박 풀었다면, 내 미래는 그 때와 조금 더 달라졌을까? 설사 달라지지 않았어도 엄마한테 덜 미안하지 않을까. 엄마는 내가 시켜주는 문제집 꼬박꼬박 잘하는데, 심지어 엄마가 너무 열심히 하시는 바람에 추가비용 내고 문제집 한 권을 더 사셔야 했다. 엄마가 공부하는 거 보면 내가 다 뿌듯한데, 나는 왜 그 때 문제집을 쓰레기 만들어 버렸나..


반면 여동생은 달랐다. 전교1등 했던 내 여동생은 에이플러스는 전혀 밀리지 않았고 나중에 우리가 더이상 그 학습지를 하지 않을 때에도 문제집 한 권 사면 일단 연필로 다 풀어보고 한 권 다 풀면 그걸 다 지우고 다시 푸는 아이였다. 전교 1등, 그거 그냥 되는게 아닌 거다. 게다가 용돈을 나보다 더 적게 받는 내 여동생은 늘 용돈이 남았고, 여동생보다 많이 받는 나는 용돈 받으면 일주일도 안되어 다 써버리곤 했다. 나는 용돈 받자마자 일단 떡볶이랑 쫄면 사먹어버려....흑흑 ㅠㅠ


그때 문제집 쌓아두고 안푸는 아이는 커서 책 쌓아두고 안읽고 또 쌓아두는 어른이 되었다. 제버릇 개못주는 거 맞아요. ㅠㅠ



아무튼 그래가지고 책이 왔다. (네?)































《퍼핏 쇼》는 리뷰대회 있다고 해서 샀는데, 그동안 리뷰대회 항상 미끄러진 나로서는 참가할 의지가 사실 별로 없다. 그래도 참가할 의지가 생길지도 모를 나를 위해 일단 갖추어두었다.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는 최근에 시사인에서 장하준의 인터뷰 읽고 오오, 경제학 레시피 읽어봐야지 해서 샀는데, 사실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였나.. 그 책도 갖춘지 오만년 되었는데 안읽고 있...


《아메리카의 비극》을 ㅈㅈㄴ 님 리뷰 읽다 보니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 사두었는데, 이렇게 그 분의 리뷰 읽고 덮어놓고 주문했다가 역시 또 쌓이고 있어가지고. 일단 상권만 샀다. 너무 지혜롭지 않나요?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영재의 blood...



오늘 아침에 엄마가 교회 새벽 기도를 가셨다. 어제 가시기 전, 내일 엄마 교회 새벽기도 갈테니 아침 잘 챙겨먹고 가라 이르셨고, 그런 걱정 말고 엄마 잘 다녀오시라 했는데. 아하하하. 내가 세상에, 오늘 알람 끄고 더 자버린 부분.. 그래서 평소보다 너무 늦게 일어났고 헐레벌떡 씻고 나오는 바람에 아침을 먹지 않았다. 그렇게 평소랑 비슷한 시간에 사무실에 도착했는데, 한참후 엄마로부터 단톡방에 톡이 왔다.


"너 오늘 아침 안먹고 갔더구나."


내가 대답할 새도 없이 여동생이 대답했다.


"걱정마세요. 언니는 다 계획이 있을 거예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맞다. 사무실에 도착한 나는 일할 준비를 다 마치고 나가서 샌드위치와 김밥을 사서 ㅋㅋㅋㅋㅋㅋㅋㅋ 다 먹고 배가 부른채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 배불러요, 걱정마삼 ㅋㅋㅋㅋㅋㅋ 했더니 남동생이,


"도대체 왜 배가 부른거냐?"


물어왔고... ㅋㅋ



아, 맞다. 나 책상 샀다. 

그러니까 서재방에 식탁으로 사용하던 책상이 이미 있는데, 거기에 제대로 된 침대를 들여놓고 퇴원하신 아빠의 침실로 쓰는 중이라, 밤에는 들어가 책상을 쓸 수 없었다. 주말밤에는 특히 내가 그래서 침대에 앉아 책을 읽는데, 그렇게 읽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자세가 점점 미끄러지고 정말 허리에 무리가 가는 자세가 아닌가.

나는 이제 더이상 화장을 하지 않아 화장대가 별로 쓸모가 없고, 그걸 책상으로 사용하려고 했더니 너무 작고 너무 낡기도 했던 바, 일전에 조카가 알려준 독서실 책상을 사기로 했다. 일단 몇 개 안되긴 해도 스킨 로션 같은게 화장대에 있는데 정리 못하는 나는 또 엄청 지저분해. 조카가 알려준 독서실 책상은 문 달린 수납장이 잇어 그 안에 화장품 때려넣자, 하고 책상을 주문했다. 그렇게 짠-



으하하하하하하하 덕분에 저 문 열고 화장품 다 때려넣었고(화장대는 폐기물 수거 신청해서 완료되었다), 아니, 세상에 위에 책장이 또 있기 땜시롱 바닥에 늘어진 책들 몇 권도 꽂을 수 있었다. 일단 저 책상 위에는 한나 아렌트 싹 다 옮겨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젯밤에는 저 책상에 앉아 등을 켜두고 《런어웨이》를 다 읽고 잤다.

자정을 넘긴 시간이었다.


성장이 어느순간 노화로 변하는 건 아닌것 같다. 노화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성장 역시 계속 진행되고 있는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노화와 성장은 같이 갈 수 있으며, 같이 가는 것이 더 낫다.



아니 그런데, 화장대 내다버리고 책상 사는 중년 여성 어떤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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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04-24 1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화와 성장이 함께 간다니… 없던 열정도 생기게 하는 말입니다!^^

책상 마련 잘하셨어요. 저도 화장대 하등 쓸모가 없더군요. 썬크림, 비비에 눈썹만 그리고 대충 나오니 말이죠ㅋㅋ

저는 아직 고수를 잘 먹지 못하지만 고수향이 나는 베란다가 궁금합니다! 상추도 서서히 나오지 않을까요?

저는 공부가 어느 계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환경도 중요하겠으나 역시 의지가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다락방 2023-04-24 11:08   좋아요 1 | URL
저도 화장대 쓸모가 없는데 게다가 정리도 못하니 짐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수납장에 넣고 다 닫아버리자!! 그러면 안보인다!! 이렇게 되어가지고 수납장 있는 책상 샀는데, 저 수납장 문 열면 안이 아주 난리에요. 어휴, 진짜 저는 어쩔 수 없나봐요. 여하튼 책상 생겨가지고 불 딱 켜고 책 읽는 거 좋아요. 어제 오후에는 그렇게 앉았다가 꾸벅꾸벅 졸았지만 ㅋㅋㅋㅋㅋ

맞아요, 공부는 계기가 필요한 것 같아요. 그게 가급적 일찍 오면 좋겠지만, 저에겐 너무 늦게 왔어요. 늦게 와서 이렇게 열심히 공부 좀 해보려고 하니 젊은 시절 내가 열심히 공부했다면 좋았을것을.. 하는 후회가 자주 찾아오더라고요. ㅠㅠ

수이 2023-04-24 10: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떠긴…….. 세상에 최고로 멋진 중년 여성!!!! 🦁🦁🦁🦁🦁🦁🦁🦁 어쩐지 어흥! 하고 답할듯 싶어서 사자 미리 준비해봤습니다!!

다락방 2023-04-24 11:06   좋아요 2 | URL
사자가 너무 귀여운 거 아닙니까! ㅋㅋㅋㅋㅋ
수이 님, <인생 수업> 나름 좋지요? 밑줄 긋는 부분들이 많아요. 마리 루티랑 엮어서 페이퍼 써야지, 라는 생각을 벌써 며칠 째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럼 세상에서 최고로 멋진 중년 여성은 이만 총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4-24 10: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영재콩 다락방 님의 리뷰대회 1등을 기원합니다.
저 책상 근데 왜 작아보이죠?ㅋㅋㅋㅋㅋㅋ 이미 어질러진 거 좀 봐.... 대박...

그나저나 그거 총력테스트 아닙니까?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24 11:05   좋아요 2 | URL
저거 사진 찍을라고 최선을 다해 정리한거예요. 어질러진 게 아니라 정리된 거라고요!! 사진 찍을라고 정리한 거라고요!!!!
저 책상 작은 거 맞아요. 딱 1인 독서실 책상 이에요. 서재방에 큰 책상 있는데 저거는 잠들기전 간단 독서용 책상입니다. ㅋㅋㅋㅋㅋ 침대에서 자기전에 읽으면 아무래도 자세가 불편해 저거 산건데, 어제 저기 앉아 읽다보니 자꾸 침대로 가고 싶더라고요? 침대가 저를 끌어당겨요.. ㅋㅋㅋㅋㅋㅋ

맞아요, 총력테스트! 아까 쓸 때만 해도 ‘총 뭐더라..‘ 했는데, 등록하고 나니까, 아 총력테스트? 했습니다. 여하튼 잠자냥 님과 저는 같은 세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4-24 13:30   좋아요 0 | URL
총력테스트... 저도 해봤... =33

다락방 2023-04-24 13:4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이플러스는 안해보셨습니까? ㅎㅎ

건수하 2023-04-24 13:44   좋아요 0 | URL
그것도 해봤습니다…. 😅
에이플러스보단 총력테스트가 재밌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

다락방 2023-04-24 13:54   좋아요 1 | URL
전 둘 다 했다고 말하긴 어려운...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었던 건 다 이유가 있는 겁니다. 왜 공부를 못하느냐, 안해서 못했다... 가 되겠습니다. 흠흠.

건수하 2023-04-24 13:55   좋아요 0 | URL
저도 몰래 버렸지요…. ㅋㅋㅋ

햇살과함께 2023-04-24 16:29   좋아요 1 | URL
총력테스트, 저는 첨 들어보는 것 같네요?
저는 초딩 때 아이템플 1년 했는데
한두 달은 열심히 풀다가 나중에 쌓여서 쳐다보지도 않았던 것 같아요 ㅎㅎ
지금은 시사인이 책상에 고스란히 쌓이고 있어요;;
(둘째랑 퀴즈만 풀고 덮어두다 모아서 버림)

그나저나 책상이 너무 미니해 보입니다만....

건수하 2023-04-24 16:35   좋아요 2 | URL
아이템플… @_@!!!!

잊고있던 이름입니다…

어릴 때 광고를 본 것 같아요 ^^

다락방 2023-04-24 16:50   좋아요 2 | URL
아이템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추억의 이름이네요. 저는 아이템플을 하진 않았지만, 그거 사람 머리 모양에 이니셜 들어가있던 로고 아닙니까? ㅋㅋ

네, 저 책상은 미니미니한 게 맞아요. 잠들기 전 독서용 입니다. 후훗.

햇살과함께 2023-04-24 17:58   좋아요 1 | URL
맞아요 그 사람머리 로고 ㅋㅋㅋ
아직도 이 학습지가 유초등용으로 나오네요!

2023-04-24 1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24 1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끼 2023-04-24 1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질페스토 로망.. 실현되면 꼭 소식 전해주세요!! 멋있는 다락방님 ㅎㅎ

다락방 2023-04-24 11:09   좋아요 2 | URL
네네. 로망은 실현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제가 성공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바질만 제 뜻을 잘 따라준다면.... ㅎㅎ

은하수 2023-04-24 1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책상은 꼭 필요해요! 멋지네요~~ 저도 공방에서 맞춘 책상 있어요. 너무 좋아요^^
저리 정리까지 되니 뿌듯하시겠군요
아메리카의 비극 ㅈㅈㄴ님 리뷰는 저도 봤는데 사고 싶었지만 쪽수보고 포기했습니다 꼭 읽으시길요!

저 ~~ 바질은 페스토 충분히 만드실거예요 부드러운 윗 부분 따면 계속 나와요 걱정마세요~~
작년에 만들어서 선물. 꽤 많이 했거든요 칭찬일색이요 풍미 정말 끝내준다고.. 싱싱한 바질 덕분이겠죠? 제가 생각해도 산거보다 훨훨훨씬 맛있어요^^

다락방 2023-04-24 11:22   좋아요 2 | URL
저도 나중에 공방에서 맞춘 책상 같은걸 갖추어 두고 싶습니다. 지금은 침실에 두는 거라 쪼꼬미 책상을 사두었지만 말예요. 책상은 갖추어야 할 필수품 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아, 얼른 바질 쑥쑥 자랐으면 좋겠어요. 바질 페스토 저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

따라쟁이 2023-04-24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상도 사고 화장대도 샀지만 결국 주방의 아일랜드 식탁을 이용하죠.

다락방 2023-04-24 12:02   좋아요 0 | URL
저도 원래 식탁 애용자였는데 엄마의 구몬영어 이후 자리를 빼앗겼습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3-04-24 12: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콩에 대한 복잡한 마음에 너무 감정이입 되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해합니다, 그 심정.
무럭무럭 자라서 중년여성의 삶을 풍요롭게 해줄 콩이 주렁주렁 열리길 바랍니다 (콩... 열리는 거 맞죠?)
제가 젤 응원하는 친구는 다락방님, 그 다음은 콩, 그다음은 바질, 그다음은 방울토마토, 그다음은 상추...

다락방 2023-04-24 13:46   좋아요 1 | URL
ㅋㅋ 영재를 키워내기에는 부족한 접니다. ㅎㅎ 콩이 제대로 된 주인을 만났어야 되는데. 콩에게 많이 미안합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이것이 이 콩의 운명이니만큼 저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콩.. 열리는 거 맞겠죠? 열리려고 저렇게 쑥쑥 자라는 거겠죠?

응원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님. 저도 물론이거니와 저의 식물들도 단발머리 님의 응원에 감사하며 더 열심히 성장하도록 하겠습니다 빠샤!! ㅋㅋㅋㅋㅋ

망고 2023-04-24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텃밭식물들 너무 귀여워요ㅎㅎㅎ 근데 콩은 원래 어떤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애라...영재긴 영잰데 부모 도움없이도 혼자서 알아서 척척 잘 하는 애^^ 그러니 너무 자책마세요ㅋㅋㅋㅋㅋㅋ
책상도 귀여워요 저는 작은 책상을 좋아하는데요ㅋㅋㅋ큰 책상은 크게 어질러 놓는데 작은 책상은 작게 어질러 놓을 수 있어서 좋아요 큰거에 비해 덜 지저분해 보임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24 16:52   좋아요 1 | URL
부모 도움 없이도 혼자 알아서 척척 잘하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망고님 너무 감사드려요. 망고 님의 댓글이 큰 위안이 됩니다. 제 식물들 넘나 귀엽지요? 나름 쑥쑥 자라고 있어서 이뻐요. ㅋㅋ 그런데 지난번부터 한결같이 다들 솎아주라고 하시는데 흑흑 저도 알겠지만... 솎아주지 못하는 이 마음, 못난 부모 마음인가요? 아이 자립하게 자전거 잡아주던 손을 놓아야 하는데, 제가 계속 잡고 있는건가요. 아아 솎아주기라니. 저에게 너무 어려운 일이네요. ㅋㅋㅋㅋㅋ

저 침실에 둘거고 잠들기 전 독서용이라 부러 작은걸 산건데요, 작으니까 작은대로 정리 못하길래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싶고 ㅋㅋㅋㅋㅋ 아무튼 저 수납장 안으로 화장품 다 때려박아 넣어서 그걸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껄껄.

그레이스 2023-04-24 1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펑범한 집에 태어난 영재 느낌 ㅋㄷㅋㄷ
생신선물은 역시 돈봉투! 손주들 용돈도 주시고... 흐뭇해 하시는 얼굴이 그려지네요^^

다락방 2023-04-25 10:44   좋아요 1 | URL
저도 선물은 돈이 좋더라고요? 저는 돈을 너무나 좋아합니다. ㅋㅋ

할머니가 저녁에 피자 사주셨어요. 잔뜩 받은 생일선물의 일부를 뚝 떼어내어 ㅋㅋㅋㅋㅋ

han22598 2023-04-25 0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지적열정..... 부럽습니다. 화이팅!!! 저는 요즘 운동에 대한 열정만 넘쳐나서...지덕체의 균형이 깨진듯합니다. ㅎㅎ

다락방 2023-04-25 10:44   좋아요 0 | URL
운동 열정 이라뇨!! 그게 더 멋있는데요, 한니? 저는 요즘 운동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고 살아서.. 초조합니다. 운동 해야 되는데.. 딱 여기에서 멈춰버리는.. Orz

난티나무 2023-04-25 0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마토 잎 좀더 크면 코를 대고 킁킁 향을 맡아보아요. 토마토잎에서 토마토향이 나는 건 어쩌면 당연한 듯 보이지만 토마토 열매가 없는데 토마토향이 나는 건 정말 신기하지 않아요? 고수향에 묻히나 봅니다.^^ 아 전에 토마토 키우셨지!!! 이런 ㅎㅎㅎ 이미 아시겠구나… ㅋㅋㅋㅋㅋ
솎지 못하는 그 마음 넘잘알이에요. ㅎㅎ 화분을 늘리시는 건 어때요? 라고 또 거들고 가요~~~
(어머니도 할머니도 정말 짱이시다!!!!! )

다락방 2023-04-25 10:46   좋아요 0 | URL
오, 저 지난번에 방토 심어서 난 적 있는데 잎 향기 맡아볼 생각은 못했어요. 이번엔 기필코 반드시 꼭 맡아보겠어요. 코대고 킁킁!!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이미 고수향이 모든걸 다 무찔러버렸다능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진짜 솎아야 한다, 그게 결국은 식물들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라고 생각하는데요, 그 어떤.. 마사 누스바움의 시적 정의.. 의 마음으로, 그렇지만 약하게라도 사는 것이 낫지 않은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거 아니야!!) 아무튼 그러합니다. ㅋㅋ
 
엉망진창 잘생긴 꽃














먼댓글로 연결된 페이퍼에서 언급했다시피, <비스틀리>의 남자주인공 '알렉스 페티퍼'가 나온다고 해 이 영화를 '다시' 보기로 했다. 알렉스 페티퍼 잘생겼는데 그간 왜 내가 본 기억이 없지? 하고 필모를 훑는다, 내가 본 영화들이 아니었을 뿐더러, 내가 볼 영화들도 아니더라. 아니, 대체 왜 <나는 네가 캠퍼스에서 한 일을 알고 있다> 같은 거에 나오는거죠? 난 그런 거 싫어. 무서워.… <트라우마>라는 영화도 주연으로 나온다는데, 내용이 너무 극우울일 것 같아서 패쓰. 그러니 볼만한 건, 이미 내가 보았던 <매직 마이크> 밖에 없더라. 매직 마이크 개봉 당시 채닝 태이텀이 무려 스트립댄서로 나온다고 해서 즐거워하며 친구랑 극장으로 향했던 기억이 난다. 채닝 태이텀은 이 영화를 촬영하고는 자신이 젊은 시절 실제로 스트립댄서를 했던 경험이 있다고 인터뷰도 했었더랬다. 오오, 그 뭐냐, 그 뭐지. <스텝업>!! 이미 채닝 태이텀의 춤실력이야 잘 알고 있으니 이 영화 좋아쒀!! 하고 씐나했던 기억이 나는데, 내가 그 영화에서 '알렉스 페티퍼'를 본 기억은 없다. 가만있자, 채닝 태이텀이 주연이었고, 어떤 꼬꼬마를 스트립댄서로 데뷔시키고, 그러다가 성실히 사는 그 꼬꼬마 댄서의 누나와 사랑에 빠져서 결국은 스트립댄서 그만두고 성실한 목공일을 하는... 여기에서 그렇다면 '알렉스 페티퍼'가 그 꼬꼬마 댄서였나? 그런데 어쩜 이렇게 얼굴이 전혀, 전혀 생각나지 않을까? 하면서 나는 어제 이 영화를 다시 보려고 똭- 틀었다.



<매직 마이크>는 2012년 개봉 영화다.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하아. 아마도, 내가 변한 거겠지. 이 영화에 대해 어떤 자세한 기억은 남아있진 않지만 어쨌든 댄서 그만두고 성실히 살아보고자 하는 청년, 꼬꼬마의 누나와 사랑에 빠짐.. 뭐 이정도만 기억하고 불쾌한 느낌은 딱히 머릿속에 없었는데, 11년이 흘러 다시 보게된 지금, 첫 장면부터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다. 그러니까 채닝 태이텀이 느릿느릿 잠에서 깼는데, 알고 보니 이름도 모르는 두 명의 여성과 한 침대에… 쓰리썸의 흔적과 테이블 위 가득한 술병…에서 이미 스트레스가 뽝 ㅠㅠ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사람이 나이 먹으면 꼰대가 되는건 기정사실이고 거기에서 나도 예외일 수 없는데,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나 왜이렇게 스트레스야. 쓰리썸 스트레스… 어떤 사람들에게 쾌락을 위해 쓰리섬이 존재한다는 거 알지만, 힘들다. 아 스트레스. 노멀 피플 생각납니다. 쓰리썸을 제안하는 여사친의 말에 코넬은 싫다고 답하는 거다.
















He can‘t do it. He‘s not indecisive on the question of whether he‘d like to do it or not, he actually can‘t do it. For some reason, and he can‘t explain it to himself, he thinks maybe he could fuck Peggy in front of Marianne, although it would be awkward, and not necessarily enjoyable. But he could not, he‘s immediately certain, ever do anything to Marianne with Peggy watching, or any of her friends watching, or anyone at all. He feels shameful and confused even to think about it. It‘s something he doesn‘t under-stand in himself. For the privacy between himself and

Marianne to be invaded by Peggy, or by another person, would destroy something inside him, a part of his selfhood, which doesn‘t seem to have a name and which he has never tried to identify before. - P100



그는 그런 행위는 할수 없다. 하고 싶은가 아닌가라는 질문에 확고하게 대답할 수 있고, 정말로 그런 짓은 할 수 없다. 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자신이 메리앤 앞에서 페기와 섹스를 할수는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비록 불편하고 꼭 즐겁지만은 않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는 페기가 지켜보는 가운데, 혹은 메리앤의 또 다른 친구든 아니면 다른 어떤 사람이든 지켜보는 가운데, 메리앤에게 아무것도 할 수 없으리라고 즉시 확신한다. 생각만으로도 수치스럽고 혼란스럽다. 왜 그런지 그자신도 본질적으로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말이다. 그와 메리앤이 공유하는 사생활을 타인이 침범하면 그의 내면에 있는 어떤 것, 그러니까 마땅히 부를 명칭도 없고 그가 전에는 한 번도 확인해본 적도 없는, 그의 자아의 일부가 파괴될 것이다. -책속에서



아마 성인이라면, 그리고 섹스의 경험이 있다면, 연애를 했다면, 쓰리썸에 대한 대화를 많은 경우 해보았을 것이다. 실제로 쓰리썸을 경험했을 수도 있고 어쩌면 그것이 좋아하는 섹스중의 하나일 수도 있을 것이다. 뭐 어쩌면 그렇게해야만 비로소 흥분과 쾌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고. 내 경우에도 상대가 쓰리썸에 대한 얘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쓰리썸을 하자기 보다는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이었고, 나는 싫다고 했다. 그러자 쓰리썸의 행위자가 너와나를 포함해 여자 한명이 더 있는게 아니라, 더 있는 쪽이 남자라면? 을 상대가 물어왔고, 나는 안된다고 대답했다. 이건 여자가 두명이냐 남자가 두명이냐의 문제가 아니라고. 여자 두 명이면 너 혼자 즐거워서 시기하는 거 아니고, 남자 두명 이면 내가 개이득이라서 아니고, 그런 문제가 아니라고! 이건, 그러니까 섹스는 너와 나 둘의 지극히 사적인 행위인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는데, 그걸 다른 누군가와, 그러니까 여자든 남자든 친구든 타인이든, 그 어떤 누군가와도 공유하고 싶지 않다고. 그걸 공유하고자 하는 것, 그러니까 우리 둘만의 내밀한 것보다 쾌락에 더 중점을 두는 것을 나는 용납할 수가 없다!! 코넬이 말한 것처럼 그것은 나의 자아 일부를 파괴할 것이고, 우리 둘이 한 번이라도 셋이 되어 섹스를 즐기는 순간, 그 후로는 우리 둘의 섹스가 더이상 없을거라는 느낌적 느낌!! 유 노 왓 아 민? 아무튼 매직 마이크 처음 보고 11년 후에 다시 보는 나는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아아, 젊은이여, 너는 쓰리섬을 하는구나… 윽-



그래서 내가 여기서 그냥 꺼버릴라 그랬거든? 너무 스트레스인거야. 그런데 내가 아직 '알렉스 페티퍼'를 못만났지 뭐야. 그래, 네가 누구인지, 자 보자. 하고는 그가 등장하는 씬을 봤다. 그러니까 긴가민가 할때부터 나중에 확신을 갖고 '바로 그다!' 할때까지 보았는데, 이 영화속에서 알렉스 페티퍼는 너무 매력이 없다. 더 보면 있을지 모르겠지만 참 … 뭐라고 해야할까. 잘생겼는데 눈에 띄지 않는?


게다가 극중 19세로 나오는 '아담'인 그는, 스트립 댄서로 처음 데뷔하는데, 그냥 이 스트립바의 모든게 불편하다. 남자들이 벗으면서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춤을 추고 여성들이 환호하는 게 불편하다. 평소 남자들의 근육, 남성성, 남성미를 좋아하던 나이지만, 이 영화에서 남자들이 벗고 춤추는 거 너무 보기 싫다. 다들 몸매가 좋은데도 보기 싫다. 너무 불편하고 스트레스다. 여자들아, 다들 집에 가!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게다가 이 열아홉살 청년의 데뷔무대, 갑자기 데뷔하게 된거라서, 음악 틀어놓고 일단 옷을 벗으며 앞으로 나아가라고만 하는데, 그래서 이 아담이, 그러니까 알렉스 페티퍼가, 집에서 나왔던 복장이었던 낡은 후드티와 청바지를 벗고 팬티만 하나 남기고서는, 무대 밑으로 내려가 여성 관객의 무릎 위에 앉는데, 영화속 사람들은 모두 환호하지만 나는 너무 싫다. 무엇보다 다른 댄서들은 댄서를 하려고 여기에 왔고 준비했지만, 그에게 갑작스레 주어진 이 상황 자체도 불편하고, 게다가 스트립 댄서 할 줄 몰랐다가 갑자기 팬티만 입은 차림이 된 그에게서는, 여자의 무릎 위에 앉게된 그에게서는, 어쩐지 속옷에서 냄새가 날 것 같은 거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니까 여자 다리 위에 앉아서 몸을 막 이케이케 한단 말이야? 나 그 순간 갑자기 그 여자가 되어가지고, 아 이새끼 일어나고 나면 내 허벅지에서 이 놈 똥꼬 냄새 날 것 같아… 이런 생각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냥 그 새끼가 내게 다가온 순간부터 냄새가 날 것 같아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나마 똥꼬냄새라고 말한 건 내가 순화해서 쓴 거다. 원래 더 직설적으로 다른 단어 쓰려고 했었다.


아무튼 그렇게 성공적으로 스트립댄서 데뷔하고 그 날 관객이었던 여자들하고 섹스하고 아침까지 술마시고 이러는데, 그냥 이 모든게 다 싫고 스트레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물론 그 행위의 당사자들은 좋고 씐나서 했겠지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난 아닙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이런거 진짜 다 싫다. 물뽕 마시는 장면도 나오는데 으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너무 싫어. 마약 싫고 가학적 피학적 성행위 싫습니다. 그 뭣이냐, 알콜 중독도 싫어요. 그냥 난 그런거 싫고요, 안씻고 섹스하거나 옷 찢고 섹스하는 것도 싫습니다. 차라리 하지 않는 쪽을 선호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그래서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30분보고 중단했다. 이건 그만 볼거다. 나 십년전에 이거 재미있게 봤었나? 이 영화가 내게 스트레스로 기억되고 잇진 않은데, 그 땐 내가 젊어서 그랬던건가. 그때도 나는 마약도, 쓰리섬도, 똥꼬냄새도 싫어했는데.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내가 그때보다 더 허용불가능치가 높아진건가.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힘들다. 스트레스.



그래서 알렉스 페티퍼 다시 검색했는데, 여전히 볼만한 게 없네, 하다가 12세 관람가 하이틴 영화 하나 있는 거 발! 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영화에 편견 없는 해맑은 나다! ♡



알렉스 페티퍼 좀 어떻게 해봐라. 이 배우 좀 어떻게 잘 써봐. 이렇게 빛나지 않을 배우가 아닌데 


라고 쓰고보니, 내가 예전에 임지연에 대해 이렇게 쓴 적이 있었단 말야? 찾아보니 2019년의 글이다.


 ☞ 써머리 (aladin.co.kr)


위 글 읽어보면 내가 중간에 '임지연 좀 그렇게 예쁜 여자로만 쓰지 말아라, 영화들이여… 좀 제대로 좀 해봐요, 좀…  이 사람에게 좀 생생한 캐릭터 좀 부여해줘!!' 라고 해놨는데 임지연 <더 글로리> 악녀로 대박 터진 부분…  영화계여, 내 말 들어라!! 알렉스 페티퍼 좀 어떻게 잘 좀 해보라고요!!



그럼 모르는 게 없는 나는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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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4-21 1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밥 먹으면서 맘껏 웃으면서 읽고 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21 13:51   좋아요 0 | URL
어휴 저는 저 첫 데뷔신에서 진짜 너무 안씻은 똥꼬 냄새 나가지고 미칠뻔 했잖아요. -0-

잠자냥 2023-04-21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옷 찢는 건 좀 괜찮을 수도 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21 13:51   좋아요 0 | URL
으 싫어 싫어 싫다 싫다!! 섹스하면서 무언가를 파괴하지 맙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4-21 1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장님 새 별명을 지어드리겠습니다
섹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섹스에선 꼰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왜 나 이 페이퍼에서 나가지를 못하니....?

다락방 2023-04-21 13:50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섹스에서만큼은 꼰대를 자부하는 다락방 입니다!! ㅋㅋ

지금은 이 페이퍼에서 나가셨나요? 대놓고 섹스 얘기 좋아하는 잠자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4-21 15: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똥꼬냄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무실에서 웃음 참는 중임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님이 댓글 세개나 달면서 ㅋㅋㅋㅋㅋㅋㅋ 하신 거 넘 이해되는데요 ㅋㅋㅋㅋ
아 근데 물뽕까지 나온답니까. 으 정말 싫어요 ㅠㅠ 저라면 똥꼬냄새까지 연상하진 않았을 것 같지만 ㅋㅋㅋㅋ

잠자냥 2023-04-21 15:08   좋아요 1 | URL
물뽕은 범죄죠..
(나갔다가 다시 온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다락방 2023-04-21 16:53   좋아요 2 | URL
제가 정말 쓰고 싶었던 말은 똥꼬냄새보다 더 심한 말이었어요. 그러나 저의 교양과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똥꼬로 순화한 것입니다. 그걸 잊지 말아주세요! ㅎㅎ
제 생각에도 똥꼬냄새.. 까지 연상하는 건 저 뿐일것 같아요. 그래서 영화보기 넘나 괴롭... ㅠㅠ

젊었을 때 무모한 말과 행동 많이 하잖아요? 저는 그래도... 여하튼 꼰대인 저는 스트레스 스트레스..

(잠자냥 님, 왜 섹스 이야기만 하면 떠날 줄을 몰라요?)

잠자냥 2023-04-21 17:34   좋아요 1 | URL
그러게…. *먼산*

책먼지 2023-04-21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림 떠 있어서 들어와보면 이 글에 잠자냥님 댓글 달려있어서 계속 소환되는 중입니다ㅋㅋㅋ 아마 많은 분들이 소환되고 계실 것으로 추정..
저는 코넬이 하이틴 때 메리앤에게 한 짓 때문에 진짜 끝까지 코넬 좋아하지 않았는데.. 저 인용구는 아주 마음에 듭니다!! (꼰대2는 조용히 지나갑니다..)

다락방 2023-04-21 16:55   좋아요 1 | URL
저 노멀 피플 처음 읽었을 때 진짜 너무너무 싫었어요 코넬이. 말씀하신 것과 같은 이유로요. 사실 메리앤도 이해되지 않았었고요. 그런데 두번째 천천히 읽을 때는 또 다르게 다가오더라고요. 두번째 읽을 때는 코넬을 용서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좋아하는 남주는 아니에요.

책먼지님도 저같은 꼰대.. 이십니까? 와락- 반갑습니다! 아아.. 책먼지 님, 가만 보면 저랑 비슷한 점이 엄청 많으신 것 같아요. 일단 꼰대라든지, 꼰대랄까, 꼰대라는 것에서.. 흠흠.

책읽는나무 2023-04-23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다락방님 괴로운 부분 분명 공감가는데 왜 웃기죠?ㅋㅋㅋ 괴로워하시는 그 부분의 표현들이 웃겨요. 여기서 웃음의 의미를?ㅋㅋㅋ
임지연 배우의 쓰임!
와....바로 알아보셨군요?
더 글로리를 보고 그동안은 신들릭 악녀로 얼굴도 보기 싫더니만, 제일 마지막 부분 감옥에서 기상 캐스터 연기하는 부분을 보구선 정말 똑부러지게 열심히 연기하는 배우구나! 그제서야 정신 돌아와 임지연에게 여운이 남게 되더군요. 그만큼 연기를 잘 했단 거겠죠?^^
그동안은 왜 그렇게 노출신이 많은 영화를 찍었을까? 의아했네요.
더 글로리 드라마는 끝까지 보는 게 힘들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중간중간 대사들이 좋기도 했고, 배우들이 완전 신들린 연기를 펼치니, 나도 혹시 학창시절 누군가에게 가해를 한 적 있었나? 뒤돌아 봤을 정도에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드라마였던 것 같아요.

다락방 2023-04-24 10:38   좋아요 1 | URL
저는 <더 글로리>는 보지 않았어요. 앞으로도 볼 것 같진 않아요. 저희 엄마도 더 글로리 보다가 포기하시더라고요. 아빠도.. 저는 아예 시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보고싶어하는 류의 드라마가 아니라서요. ㅎㅎ 그렇지만 워낙 유명한 드라마이다 보니 임지연 배우가 그 드라마에서 악녀 역할을 제대로 했다는 건 알고 있어요. 내심 좋더라고요. 으아, 내가 말했잖아, 이 배우 제대로 쓰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으하하하하.

저는 요즘 부모님과 함께 <퀸 메이커> 보고 있어요. 실제 우리 서울시장 선거보다 재미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4-24 12:15   좋아요 0 | URL
<더 글로리>를 보고 폭력성과 괴롭힘에 대한 혐오감, 욕설 남발등 멘붕상태가 되어 시즌2는 안봐야지 했었는데 정희진 샘 매거진에서 해피엔딩이더라는 얘길 듣고 다시 도전해서 다 봤어요ㅋㅋㅋ
복수 장면은 판타지라지만 조금 속 시원하긴 했어요.
그리고 <더 글로리> 잔혹한 장면 잊으려고 바로 <퀸 메이커> 봤어요.
재밌더군요. 지금의 정치인들 빗댄 듯하여 더 재미있었어요. 거기서도 이해가 안되는 잔혹한 장면들 종종 나오던데 워낙 <더 글로리>에 단련이 되어서...아주 무난하게 보이는 착각마저!!!ㅋㅋㅋ
부모님과 함께 보시기엔 <퀸 메이커>가 괜찮을 듯 합니다.
정치가들 뒷면엔 저런 모습들도 있겠구나! 생각되어지기도 했습니다^^

다락방 2023-04-24 13:48   좋아요 0 | URL
정희진 선생님은 영화도 많이 보시고 드라마도 많이 보시는 것 같아요. 선생님이 많이 보시고 많이 읽으시는 거 너무 좋습니다. 그러면 또 더 많은 좋은 얘기들을 드려주실테니까요. 그러니 책나무 님도 부지런히 보시고 읽으시고 또 부지런히 들려주세요!!

다른 얘기인데요,
저 김혜리 기자의 팟빵 <조용한 생활>구독하거든요? 미술 전시, 책, 영화 등등 여러가지 분야에 대한 얘기를 게스트를 초대해 하는데요, 저는 클래식 음악 코너가 제일 좋더라고요. 저는 클래식 듣지도 않고 클래식에 대한 지식이라면 전무한데요, 저는 진짜 클래식 완전 모르는데요, 그런데 이 코너가 왜이렇게 재미있는지 모르겠어요. 클래식 음악 얘기하면서 작가들 철학가들 다 소환되는데 세상 재미있어요.

그냥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ㅎㅎ
 

자, 그러니까 의식의 흐름이라는 것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지 얘기를 좀 해봐야겠다. 그러니까,

나는 어제 SNS 를 통해서 '엘리자베스 올슨'이 미샤의 글로벌 앰버서더가 되었다..뭐 이런 소식을 접하게 됐다. 그리고 엘리자베스 올슨의 사진과 광고를 보게 되었단 말이지.




엘리자베스 올슨? 내가 아는 그 올슨? 올슨 자매??



나는 정말 영화를 많이 보는 사람이었다. 진짜 많이 보는 사람이었다. 중학교때부터 영화를 보기 시작해서 엄청 보고 다녔고, 내가 보는 영화들은 나라도 다양했으며(레바논 영화도 봤다), 유명하지 않은 영화들도 수두룩했다. 물론 유명한 영화도 많았고. 내가 영화를 고를 때에는 어릴 적에, 뭐 딱히 기준이랄 것도 없었다. 그냥 내가 보고 싶으면 봤다. 그래서 내 친구는 '남들 안보는 영환데 내가 봤으면 그건 너랑 본거지, 너만 그런거 보러 가자고 하니까' 라고 말했었고, 남동생은 나랑 극장을 나오면서 '어휴, 내 누나니까 같이 봐줬다' 라고 말하기도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그 어릴 적에 본 영화중에 쌍둥이 올슨 자매가 주연인 영화가 있었다. 뉴욕이 배경인 영화였는데, 영화속에서도 쌍둥이로 나왔던 올슨 자매는 그 날 싸워서 서로 다른 길로 가는데, 그 때 맨하튼의 거대하고 복잡한 풍경 속에 한 명씩 오롯이 서있는 장면들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내게 올슨 자매=쌍둥이=뉴욕 맨하튼 이렇게 똭 박혀 있었는데, 나는 올슨 자매 하면 떠오르는 뉴욕이 좋았다. 나는 원래 뉴욕을 좋아했는데 뭐랄까, 그 번화한 거리속에서의 혼자 라는 그 장면 혹은 느낌이 그 순간 너무 좋았던 거다. 


그런데 그 뒤로 딱히 올슨 자매를 만난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런 참에 올슨이 미샤.. 이러니까 그 올슨? 내가 아는 쌍둥이 올슨? 무럭무럭 자라서 이젠 화장품 광고 찍는 어른이 된건가?? 막 이렇게 되어서 검색했더니, 올슨 자매의 올슨 이기는 하지만, 쌍둥이 올슨은 아니더라. 쌍둥이는 메리케이트 올슨과 애슐리 올슨 이고, 미샤 광고는 엘리자베스 올슨.. 복잡하다.


아무튼 그래서 올슨 나오는 영화를 그러면 한 번 볼까? 성인 되어 찍은게 있지 않겠어? 하고 검색하다가 딱 나온 영화가 이것, <비스틀리> 였다.
















2011년 개봉 영화다. 바네사 허진스는 내가 왜 아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내가 뭘 봤으니까 알겠지. 바네사 허진스 주연의 영화도 내가 뭔가 본 것 같은데, 여하튼 이 영화.. 개봉 당시에도 안봤던 영화인데 내가 굳이 이걸 보고자 한 이유는, 남자주인공이 잘생겼기 때문이었다. 예고편 찾아 봤는데 넘나 잘생긴거다. 그러고보면 요즘 잘생긴 남자를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봤나? 못본 것 같다. 그렇다면 잘생긴 남자를 보자! 하고 보게 되었는데, 정말 잘생겼더라. 사진 보다 그냥 영화속에서 더 잘생김.



약간 크리스토퍼 쀨...


아무튼 이 놈이 잘생기고 돈도 많아서 인기가 많은데 싸가지 없는 걸로 나오고, 그래서 그 싸가지 없음에 대해 마녀가 벌을 내린다. 못생기게 1년 살아보면서 너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진정으로 사랑해줄 사람을 찾으면 다시 잘생기게 돌아올 수 있다는 거다. 이때 마녀가 올슨 이다. 이 올슨은 메리 케이트 올슨.




이 영화는 딱히 개연성도 없고 설득력도 없고 말이 안되는 설정도 수두룩한데, 그 중 하나가 이 마녀가 못생긴 여자로 나온다는 거다. 늬들.. 못생김이 뭔지 모르니? 아무나 갖다가 그냥 못생겼다고 설정하면 다야? 그렇게 잘생기고 싸가지 없고 인기 많은 청년 '카일'은 괴물로 변신한다.




문제는, 딱히 괴물같지 않다는 거다. 문신과 흉터가 있고 머리가 벗겨져있지만, 뭐 그렇게 괴물 같진 않아? 자신의 얼굴 흉측해서 사람들에게 보이기 싫다고 하는데 딱히 흉측하지 않아. 무엇보다 그렇게나 잘생겼던 카일이 이렇게 괴물이 되니까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학교도 못가고 집에 갇혀있기만 하는데, 집에서 계속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크래서 등근육 쩌는 부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자기 괴물같다고 후드 집업 입고 후드집업의 모자 푹 쓰고 다니는데, 너무 키가 크고 계속 운동하는 몸이라서 핏이 너무 .. 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근사한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난 어쩔 수 없는 근육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자기가 못생겼다고 생각해서 얼굴을 감추고 다닐 수는 잇지만, 옷을 입어도 멋진 몸은 다 표현이 되네요. 무엇보다 팔에 있는 나무 문신에 시간이 갈수록 꽃이 피는데, 그 꽃 다 펴기 전에 사랑을 찾아야 되거든? 근데 그렇게 팔이 화면에 드러날 때마다 팔도 멋져 ♡♡ 


이게 어떤 감출 수 없는 그런 것이 있다. 이를테면, 박성웅이 주연했던 영화 <내 안의 그놈>에서 박성웅은 왕따 고등학생의 몸과 바꿔치기가 되는데, 그 왕따는 뚱뚱한 돼지로 묘사가 됐단 말이지. 
















그런데 내가 보기엔 그렇게 뚱뚱한 돼지로 불릴만큼 뚱뚱하지 않았단 말이야? 별로 안뚱뚱한데? 나는 이 영화에 대한 정보라고는 조폭 두목과 왕따 고등학생의 몸이 바뀐다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이 뚱뚱한 고등학생의 손을 보고 '아, 이 뚱뚱한 놈이 뚱뚱하지 않은 놈으로 변신하겠구나!'라는 걸 단번에 깨달았다. 왜냐하면 손이 진짜 너무 날씬하고 예뻤던 거다. 대부분 뚱뚱한 사람은 손도 뚱뚱 발도 뚱뚱하다. 물론 백프로 그런 건 아니지만, 대체로 그렇다. 그런데 영화속에서 별로 뚱뚱하지도 않는 남주를 계속 뚱뚱한 돼지라고 부르는데, 손이 너무 가늘고 예쁜거다. 와, 손이 너무 예쁜데? 저게 뚱뚱한 몸에서 나올 손은 아닌 것 같은데? 그렇게 의심하던 차, 조폭이 그 몸에 들어가서 다이어트를 해주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날씬해지는데, 아, 이 배우가 원래 이런 모습이었는데 뚱뚱한 분장을 했던 거였구나!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배우는 이 영화에서 처음 보는데 손이 참 예쁘더라.


반면, <비스틀리>의 주연 '알렉스 페티퍼' 역시 비스틀리에서 처음 보는데, 얼굴도 잘생기고 운동해서 근육질이고 팔도 멋있고 등도 멋있고 목소리도 괜찮은데 손이... 초큼 못생겼더라고요? 



아무튼 비스틀리로 다시 돌아가자면, 아니 ㅋㅋㅋ 일단,


1. 못생기게 나오는 마녀 안못생김

2. 괴물로 나오는 남주 딱히 괴물같지 않음

3. 남주 싸가지 없게 나오지만 딱히 싸가지 없지 않음. 걍 못생긴 사람 무시하는 정도. 마녀의 벌은 한국남자들이 받아야 함.

4. 여주의 아버지가 마약중독자인데 그 아버지가 마약상을 죽임. 살인자가 됐지만 딱히 경찰 수사나 처벌 없음.

5. 죽은 마약상의 형이 여주 아버지에게 '네 딸을 죽이겠다' 협박하고 이에 남주가 쨘 하고 나타나 '네 딸 내가 보호할게' 함.

6. 그래서 갑자기 여주랑 남주 같이 삶. 여주는 영문을 모름.

7. 여주의 마음을 얻기 위해 남주는 명품 백과 명품 목걸이를 선물하지만 여주는 내팽개침. (그 빨간백 너무 예뻤음)

8. 여주의 마음은 젤리로 열림(네, 먹는 젤리. 여주가 좋아하는 젤리래요)

9. 여주가 좋아할거라며 갑자기 집 옥상에 며칠사이 제힘으로 혼자서 뚝딱뚝딱 설계, 못질 해가면서 온실을 만듦

10. 여주가 자신을 '친구로만' 좋아하는 것 같다며 며칠사이 그 온실을 엉망진창 만듦. 며칠사이 식물들 그렇게 다 죽을 일?

11. 집에 튜터가 와서 가르치는데 수업을 온실에서 의자만 두고 함. 책상 없음. 필기구도 뭣도 없음. 시 인쇄물만 딸랑 한 장.

12. 그 수업은 시에 대한 거였는데 선생님은 이들에게 읽어보라 하고 온실을 떠남. 시 한 번 번갈아 읽는게 수업 끝.

13. 갑자기 호수가 보이는 정원에 놀러감

14. 딱히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진실한 사랑을 찾음 



이렇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참 어이가 없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그런데 이 남주, 왜 한 번도 본 적이 없을까. 이 남주 나오는 거나 찾아봐야지, 하고 어떤 영화 나왔나 검색해보니까 <매직 마이크>에 나왔다는 거다. 읭? 나 그 영화 봤는데?? 왜 그런데 기억이 안나? 좋아쒀! 오늘 점심엔 매직 마이크 다시 보기 들어간다!!


(아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저는 외모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는 내면과 근육으로 좋아합니다.)



요즘 회사에 일이 많아가지고 내가 몹시 바쁘다. 엊그제는 진짜 미친듯이 일해서 머리를 너무 많이 써서 지쳤는데, 이대로 집에 가면 쓰러질 것 같은거다. 그래서! KFC 로 들어가 핫치즈징거버거 시켜서 먹은 다음에, 영어책을 펼치고 조금 읽었다.



퇴근 후에 공부하는 중년 여성 어떤데? 


매!

력!

폭!

발!


매력이란 것이 폭발한다.


아니, 그렇게 힘들게 머리 써서 일해놓고 또 머리 써서 영어책 읽는 나 자신에 넘나 취해가지고 얼라리여~ 이렇게까지 멋질 일인가, 어떻게 나란 여성은 나이 들수록 더 멋진가~ 막 이러면서 집에 갔는데, 집에 갔더니 엄마가 식탁 위에서 공부하고 있었던 부분..




공부하는 이제 곧 칠순인 여성 어떤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녀가 쌍으로 멋질 일인가! 크하하하하하하하하.



어제는 서브웨이 샌드위치 먹고 싶어서 퇴근 후에 서브웨이 가서 참치 샌드위치먹고(파마산오레가노+모든야채+아메리칸치즈+모든절임+아보카도 추가+핫칠리소스) 또 공부했다.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는 아니고!!)


그렇게 영어책 조금 읽고 집으로 가려고 서브웨이를 나섰다가 마주친 어제 저녁의 풍경은 이랬다.




ㅋ ㅑ ~ 도시의 노을.. 마침 차가 한 대도 지나가고 있지 않을 때 똭- 사진을 찍어주는 센스! 바로 이 다리 밑으로 양재천이 흐른다. 흘러 흘러~ 양재천이 흘러~ 흘러 흘러~~


어제 도시의 노을을 보고 또 떠오르는 저기 보이는 애드벌룬 도시불빛은 내게 위로일까~ 생각났다. ㅋ ㅑ ~









어제 점심에는 산책하면서 요즘 핫한 노래 '지수'의 <FLOWER>를 들었는데, 아니, 가사가 내 가사였어. 





그런데, 이거 어쩐지.. 그거 생각나지 않나요?

"우리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꽃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왔단다~" 

이거 뭔지 알쥬 여러분?

"꽃향기만 남기고 갔단다" 에서 "꽃찾으러 왔단다" 랑 되게 겹친다. 음정이랄까, 그런 것이... 

아무튼 가사 던지고 저는 이만 갑니다.
내 가사..
내 노래다..


ABC 도레미만큼 착했던 나 (무슨 말인지 모르겠음. 도레미만큼 착해?)

그 눈빛이 싹 변했지 어쩌면 이 또한 나니까

난 파란 나비처럼 날아가

잡지 못한 건 다 네 몫이니까

활짝 꽃피웠던 시간도 이제 모두

내겐 lie lie lie

붉게 타버려진 너와 나(ㅋ ㅑ ~ 여기가 완전 내 가사다)

난 괜찮아 넌 괜찮을까(너 괜찮아?)

구름 한 점 없이 예쁜 날

꽃향기만 남기고 갔단다

꽃향기만 남기고 갔단다

You and me, 미칠 듯이 뜨거웠지만(내 인생 가장 뜨거운 시간이었지)

처참하게 짓밟혀진 내 하나뿐인 라일락

난 하얀 꽃잎처럼 날아가

잡지 않은 것은 너니까(넌 나를 잡지 않았지)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이끌려

봄은 오지만 우린 bye bye bye

붉게 타버려진 너와 나(난 나를 불태웠단다, 너와 내가 사랑했던 아름다운 밤~)

난 괜찮아 넌 괜찮을까

구름 한 점 없이 예쁜 날

꽃향기만 남기고 갔단다

꽃향기만 남기고 갔단다

이젠 안녕 goodbye

뒤는 절대 안 봐(난 본다, 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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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1년의 시간동안 달라진 건 나
    from 마지막 키스 2023-04-21 09:36 
    먼댓글로 연결된 페이퍼에서 언급했다시피, <비스틀리>의 남자주인공 '알렉스 페티퍼'가 나온다고 해 이 영화를 '다시' 보기로 했다. 알렉스 페티퍼 잘생겼는데 그간 왜 내가 본 기억이 없지? 하고 필모를 훑는다, 내가 본 영화들이 아니었을 뿐더러, 내가 볼 영화들도 아니더라. 아니, 대체 왜 <나는 네가 캠퍼스에서 한 일을 알고 있다> 같은 거에 나오는거죠? 난 그런 거 싫어. 무서워.… <트라우마>라는 영화도 주연으로 나
 
 
햇살과함께 2023-04-20 09: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이 멋진 여성들!!!
어머니 공부하시는 연습장 보니 중학교 때 하던 끔찍한 영어단어 빡빡이 숙제가 생각나네요 ㅋㅋㅋ

다락방 2023-04-20 11:13   좋아요 2 | URL
엄마가 너무 안타까워 하셔요. 잘 외워지질 않으신다고.. 외운것 같은데 돌아서면 아무것도 생각이 안나신대요. 어휴... 고생이 많으십니다 ㅠㅠ
저도 학창시절 빽빽이 숙제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저희는 빽빽이라고 불렀어요 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4-20 09: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녀 두분의 열정에 탄복하고 갑니다^^

다락방 2023-04-20 11:14   좋아요 0 | URL
으하하 감사합니다. 부디 공부 열정이 계속 타올라서 더 더 지식을 쌓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빠샤!

잠자냥 2023-04-20 11: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미치겠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증말 10대가 쓴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핏이 너무 .. <_여기서 웃음 터지다가.....
매!

력!

폭!

발!


여기서 팡! ㅋㅋㅋㅋ 크흐흐<- 코웃음

오늘도 딴짓 들켰나 ㅋㅋㅋㅋㅋㅋㅋ 이래서 다부장님 페이퍼는 점심때 읽어야 함.....

다락방 2023-04-20 11:46   좋아요 3 | URL
오늘도 잠자냥 님께 웃음을 드렸다니, 임무 완료했습니다!! ㅎㅎㅎㅎ
점심은 뭐 드십니까? 저는 순댓국이냐 돈까스냐 김치찌개냐.. 그것이 문제로다.

저 <매직 마이크> 앞에 살짝 봤는데 넘나 스트레스. 쓰리썸.... 아 스트레스 스트레스 ㅠㅠ

단발머리 2023-04-20 11:54   좋아요 1 | URL
비 오니까 순대국이랑 김치찌게 중에서 고르시죠, 부장님!

다락방 2023-04-20 11:59   좋아요 3 | URL
순대국 가겠습니다! 월요일에도 먹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그 날하고 다른 가게로 가서 먹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4-20 12:01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쉽네요 저희집 근처에는 하나 뿐인지라 ㅋㅋㅋㅋ 자주 갈 수 없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4-20 13:10   좋아요 1 | URL
전 샌드위치~

다락방 2023-04-20 13:17   좋아요 1 | URL
전 열시반에 간식으로 샌드위치 먹고 점심은 김치찌개 먹고 있어요. 순댓국집이 오늘 멀게 느껴져서..

단발머리 2023-04-20 14:26   좋아요 2 | URL
저 유부초밥이랑 커피우유 먹었는데 맛이 별로였어요. 내가 만들어서 그런가보다…..(먼 산)

다락방 2023-04-20 14:24   좋아요 1 | URL
오오 유부초밥 좋은데요? 유부초밥 먹은지 오래되었네요. (아련..)

단발머리 2023-04-20 14:26   좋아요 2 | URL
전 샌드위치 원합니다! 🤤🤤🤤

잠자냥 2023-04-20 11: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부장님 이거 해요. 현금 준대 ㅋㅋㅋㅋㅋㅋㅋ (책은 읽고 남동생에게 넘기고...)

https://www.aladin.co.kr/events/wevent.aspx?EventId=248839

다락방 2023-04-20 11:44   좋아요 3 | URL
하아- 저는 해봤자 리뷰 적립금 못받잖아요.... (시무룩)

얄라알라 2023-04-20 12: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pair로 멋지심 인정합니다! 오늘은 순대국을 드시고 계시려나요?
^^ 저는 따뜻한 쌀국수가 갑자기 땡깁니다.

다락방 2023-04-20 13:18   좋아요 1 | URL
오늘 오전 내내 바쁘게 돌아다녔더니 순대국집 가기가 귀찮아져서 김치찌개로 메뉴 변경했어요 ㅋㅋㅋㅋㅋ

서곡 2023-04-20 1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엘리자베스 올슨 이야기가 있을 줄 알고 들어왔는데 ㄷㄷㄷ 암튼 잘 읽고 갑니다 ~~~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저도 비스틀리 봤습니다 ㅎㅎㅎ)

다락방 2023-04-20 14:24   좋아요 2 | URL
아이고 이런 죄송합니다 ㅋㅋㅋㅋ

아니, 비스틀리를 보신 분이 또 계시군요!! ㅎㅎㅎㅎㅎ

2023-04-20 15: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25 1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persona 2023-04-20 2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지십니다. 👍 쌍으로요. ㅎㅎㅎ

B1A4 리더 진영입니다. 노래를 잘 만드는 편인데 진영이 만드는 노래들 좋아했어요. 배우로서도 연기 의외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저는 정진영이 음악 만들어주는 게 더 좋더라고요.
소속사 옮기고 나선 주로 배우로 활동하는 것 같아요. ㅠ
Loney(없구나)

거짓말이야

제일 좋아합니다.


여자 가수분들이나 아이돌 노래도 잘 만들더라고요. 제가 스트리밍으로 모자라 소장하게 된 곡은 오마이걸의 한발짝두발짝이랑 프로듀스101이었나 아이오아이 벚꽃이지면이랑 구름이 그린 달빛(조연으로 연기했죠. 박보검 라이벌. 김유정이 분한 역 짝사랑하는 비련의 조연으로요. ) 오리지날 사운드트랙 중에 벤이 부른 안갯길을 얘가 만들었어요. 진짜 여자가수들 노래를 좀 고전스러운 느낌으로 잘 만드는 것 같아요. ^^ 한번 유튜브에 검색해서 나온 영화나 드라마나 노래 한번 들어보세용. ㅋㅋㅋ

라며 주접 댓글 달고 갑니다. ㅋㅋㅋ
곧 금요일인데 즐거운 주말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다락방 2023-04-25 10:54   좋아요 1 | URL
아.. 아이돌이 만든 노래군요? 저는 ‘꽃향기만 남기고 갔단다‘ 이 부분이 ‘꽃찾으러 왔단다‘ 랑 너무 비슷해서 어쩐지 올드한 사람이 만들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최소한 제 또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급하신 노래들은 조만간 들어볼게요!! 후훗.

persona 2023-04-25 11:46   좋아요 0 | URL
아 저 노랜 진영이 만든 노래가 아니고 위에 설명하신 영화에 몸바뀐 고등학생이요. 그 사람이 진영이고 배우만 하는 게 아니고 가수겸 작곡가 겸 프로듀서라구요. ㅎㅎㅎ누군지 궁금하다고 적으신 것 같아서요. ㅎㅎㅎ

다락방 2023-04-25 11:55   좋아요 1 | URL
아, 그게 그런 뜻이었군요! 저는 저 노래 만든 사람이 진영이라는 줄 알았어요. ㅋㅋㅋ 아이코야 ㅋㅋㅋㅋㅋ그런데 배우도 하고 가수겸 작곡가 겸 프로듀서.. 로군요?!!

persona 2023-04-25 12:26   좋아요 0 | URL
넵. 팔방미인인데 요즘 가수로서 잘 못 보는 거 같아 좀 아쉬워요. ㅎㅎㅎ
 














(최대한 스포일러가 되지 않도록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썼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것은 기적이라는 말은 사실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반드시 나를 좋아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것은 친구나 연인사이는 물론이고 부모 자식간에도 당연한 게 아니다.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노력이겠지만, 시작하는 것은 작은 호감일텐데, 그 호감이 내가 너에게 생겼다고 해서 너 역시 나에게 생기는 것은 아니다. 나는 요즘, 어릴 때의 자식이 부모를 따르고 사랑하는 건 무조건적이지만, 그 자식이 자라면서 부모를 미워할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고 또 깨닫게 되었다. 아무리 부모라도, 자식이 싫어하는 행동을 한다면 어떻게 사랑을 주는 일이 가능할까. 나는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일전에 여성학 강의 갔다 모인 여성들과 그리고 선생님까지, 대한민국에서 장녀가 아버지를 사랑하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절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지금의 젊은 아버지들도 대체적으로 마찬가지다. 나는 지금은 아빠를 따르는 어린 딸들이 좀 더 자라면 아빠를 미워하게 될거라고 생각한다. 아,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어떤 아버지들은 신뢰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는 아버지일 것이다. 그러나 그 수는 현저히 적을 것이다. 나는 확신한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이 가장 먼저 만나게되는 한국남성의 전형은 자신의 아버지라고. 내 어머니를 욕되게 하는 일은 할 수 없다는 아들들과는 달리, 여성들은 자신의 아버지가 한국남자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니까 바깥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기분 나쁜 아저씨들과 한 치도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그들도 집을 나서는 순간 그 아저씨들과 같은 아저씨들이며 심지어 집 안에서도 그렇다는 것을.


아, 이야기가 다른 데로 샜는데, 내가 하려는 이야기는 아빠와 딸 이야기는 아니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사랑.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많은 소재가 되어 책으로 써지고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하는 사랑. 정말 엄청난 힘을 가진 것처럼, 모든 것의 답인 것처럼 여겨지는 그 사랑. 그래서 사람들은 그토록이나 사랑 받고 싶고 사랑 하고 싶어하는 것인가보다. 사랑이 너무나 위대해서, 너무나 선이라서. 물론 나는, 사랑이 선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사랑은 과장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가장 많이 오해되는 것이 사랑이고 가장 많이 악용되는 것도 사랑이라고.


친구들과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것은 기적이지만,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건 지독하게 고통이라고. 그러니까 사랑이라는 것이 받는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라는 것을, 아마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사랑이라고 해서 받았을 때 무조건 좋기만 한 건 아니다. 어느 정도의 호감이나 관심은 상대를 기분 좋게 해줄 수도 있고 상대로 하여금 자기애가 생기도록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상대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상대를 사랑한다고 목놓아 외치는 것은 상대를 괴로운 상황으로 밀어넣으며 고통을 주는 것이다. 나는, 정말로, 내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 건 기쁨이겠지만,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내가 별로 안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나를 끈질기게 좋아하고 열망하고 갈망하고 그러는 거, 그건 정말 지독한 고통이다. 차라리 나를 미워했으면 좋겠다. 내가 너를 미워하니까 너도 나를 좀 미워하라고!! 버럭 소리를 지르고 울부짖고 싶어진다. 아마 경험한 사람들은 알 것이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그 미친 괴로움을 말이다. 소찬휘 노래 가사중에도 있다.


"차라리 나를 미워해!"


뭐, 내가 말하는 같은 맥락에서 나온 가사는 아니지만. 나는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거, 진짜 괴롭다. 

물론 대체적으로는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게 될 일은 별로 없다. 그런 일은 웬만해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건 기적이지만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내가 미워하게 된다면, 그 경우에는 나 역시 처음에는 상대를 좋아했다가 상대의 어떤 반복되는 말과 행동 때문에, 그리고 상대의 지나친 사랑 때문에 내 마음이 짜게 식어버리게 되는 경우에 발생하곤 한다. 첫눈에 반했다고 끈질기게 구애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그럴테고, 나를 자기 마음대로 지나치게 이상화 시키는 것도 그럴테고, 헤어진 후에도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반복되어 집착되는 경우에도 그럴테다. 사랑한다고 부르짖어도 나에게는 괴롭힘이고 집착이며 스토킹이다. 집착은, 어떤 집착도 환영받을 수 없다. 나는, 다시 말하지만, 지나친 사랑은 정말 싫다. 지나친 사랑은, 하는 당사자에겐 반드시 보답을 기대하게 만든다. 내가 너를 이만큼이나 사랑하는데, 내가 너를 위해서 이만큼이나 했는데 … 내가 원하지도 않는 일방적인 사랑을 주면서 나에게 응당 마땅히 뭔가 보답받기를 바라는 그 마음은 정말 역하다. 나는 너한테 보답하지도 응답하지도 않을거야, 그러니 제발 나한테 너도 주지 말라고! 그러나 이렇게 집착하는 상대는 내 말을 듣지 않고 들을 생각도 없다. 그저 자신이 하는 말을 내가 들어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 상대가 내게 말하는 사랑은, 내게는 견딜 수 없는 끔찍한 것이 되어 있다.



소설 속 '조'는 출장 다녀온 애인 '클래리사'과 함께 소풍을 가기로 했다. 좋은 풍경의 자연에서 와인을 따라 마시며 변함없는 사랑을 속삭일 참이었는데, 저기 기구를 타고 있는 어린 아이가 위기에 처했다. 강한 바람에 기구가 날아갈 참이다. 마침 주변에 있던 성인 남성들이 뛰어가 그 기구를 붙잡아 그 안에 혼자 있는 어린 아이를 구해보려고 하지만 강한 바람에 역부족이었고, 그로 인해 인명사고가 발생한다. 이 일은 그 기구를 붙잡고자 했던 당사자 조에게도 그리고 그 일을 목격한 클래리사에게도 충격이다. 그들은 집으로 돌아가 그 일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친구들과 술자리도 갖고 그리고 이제 우리는 그것을 극복해야 한다며 사이 좋게 잠자리에 드는데, 그 때 그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그냥 당신 감정을 이해한다고 말하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나도 같은 감정이니까요. 사랑해요." -p.62



조는 누구의 목소리인지 알아차렸지만, 나는 아직 알아차리지 못한 독자의 입장에서, 비교적 앞부분의 이 대사는 아직까지 나를 충격에 빠뜨리진 않았다. 그러니까 아이코야, 흔한 불륜이 이제 시작되는 것이로구나, 했단 말이지. 누구냐고 묻는 클래리사의 말에 잘못 걸려온 전화라고 대답하는 조 때문에, 나는 더욱더 불륜에 확신을 가졌다. 좀전까지 이렇게 좋은 여자가, 이렇게 아름답고 지적인 여자가 나를 사랑해주다니 감탄하던 이 남자가, 그런데 불륜을 저지른다고? 아이고 맙소사 인간이란 얼마나 어리석고 한심한가.. 하다가, 아아, 나는 보기좋게 뒤통수를 맞았다. 그러니까, 무슨 책이든 그렇지만, 이 책에 대해서라면 읽기 전에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읽지 않는 쪽이 좋을 것 같다. 내 경우엔 그래서 이 책을 정말 재미있고 쫄깃하게 읽을 수 있었으니까.



처음 강풍에 날아가려는 기구안 어린이를 구하려는 것부터 그리고 그 때 발생한 사고, 그 후의 어떤 죄책감과 트라우마까지도 나는 어휴 너무 긴장되어서,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재미있었다. 그러니까, 죄책감이라든가 트라우마라든가 인간의 고뇌 뭐 그런 얘기를 할 줄 알았고, 이 비극적인 사건이 사람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게 될 거라고 생각한거다. 그러다 저 전화 한통에, 아 그렇지만 결국 불륜 이야기? 했다가, 내가 생각한 것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는구나! 깨달았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햇던 집착에 대한 아니, 그보다는 망상에 대한 이야기였다. 환장하겠는 건,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는데, 나는 너에게 애초에 아무 관심도 없는데, 그런데 너는 나에게 "네가 나를 사랑한다는 걸 알아, 나도 그래" 라고 해버리는 거다. 와.. 미치겠는 거예요. 아니라고, 아니라니까, 이러지마!!! 




어제, 여동생하고 그런 말을 했다. 나 혼자 건강하다고 해서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만나주지 않는 여자에게 칼을 휘두른 남자에 대한 기사를 본 뒤 나눈 대화였다. 내가 아무리 정신 건강 꼿꼿하게 유지한다고 해도 내 주변의 누군가가 온전하지 못한 마음 상태라면 그건 나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인생이란 도로 위에서 내가 모든 교통신호를 잘 지키며 주의를 기울여 운전해도 그 길을 달리는 음주운전자에 의해 다치거나 죽게될 수 있는 거였다. 음주 운전은 술 마시고 운전하는 본인에게 해를 입힐 확률이 가장 높지만, 아주 높은 확률로 그 도로를 함께 달리고 있는 다른 운전자에게 해를 입힐 확률도 높다. 인생이란 도로에서 나는 뜻하지 않게 음주운전자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내가 오늘 달리는 이 길에 음주운전자가 나타날거라고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기본적으로 도로 위를 우리가 차를 타고 갈 수 있는 건, 다른 운전자들도 마찬가지로 신호를 잘 지킬거라는 걸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선을 바꿀 때는 깜빡이를 켜고 초록색 신호면 멈춰 서는 걸 내가 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 역시 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어제처럼 차를 타고 도로 위로 나갈 수 있는 게 아닌가. 그런데 그 길에 갑자기 음주 운전자가 나타나 모든 신호를 무시하고 방향도 무시한 채로 이상한 속도로 달려든다면, 그 길에서 나는 위험에 직면한다. 운이 좋으면 그 자리를 피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운이 나쁘다면 나는 그 차에 치어 큰 해를 입게 될 수도 있다. 도로에서 음주 운전자를 만나지 않고 싶은 것처럼, 인생에서 나 역시 음주 운전자를 만나고 싶지 않다. 내가 몇 번이고 얘기했지만, 영혼이 아픈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들은 언제 나에게 해를 입힐 음주 운전자가 될 지 모른다. 천천히 내 영혼을 갉아먹고 나를 지치게 하다가 내 주변까지 다 파괴하게 될지도 모른다.



조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다. 조는 괴롭다. 자기에게 닥쳐온 이 사랑이 괴롭다. 고통스럽다. 사랑하는 클래리사에게 오늘의 고통을 다 털어놓고 싶다. 그런데 집에 들어온 클래리사는 조가 원하는 대로의 반응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 고통에 맞장구쳐주지도 않고 들어주지도 않는다. 클래리사가 왜이러지? 조는 그런 클래리사에게 실망한다. 클래리사는 클래리사대로 바깥에서 자신의 일상을 살고 왔다. 일을 했고 사람들을 만났고, 클래리사도 온전히 한사람의 몫을 소화해내는 동안 지치고 힘들었다. 집에 들어오면 그에게 휴식이 있을 줄 알았는데, 조는 졸졸 따라다니면서 자기 이야기만 들어달라고 한다. 잠시만, 잠시만 나 좀 혼자 내버려둬.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거다. 

이 지독한 사랑으로 인한 괴로움은 조 당사자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는 거. 조를 괴롭히고 그래서 조가 고통받으면, 그건 그대로 바깥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이 괴롭힘을 당하는 조의 말과 행동은 괴롭힘을 당하기 전의 조의 말과 행동과는 다르다. 클래리사가 보는 지금의 조는 예전의 조가 아니고, 예전의 조가 아닌 만큼 예전의 사랑을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들의 관계는 서서히 파괴된다. 이게 다, 사랑이 한 일이다. 어떤 사랑이, 그러니까 그 사람에게만 사랑이라고 불리워지는 바로 그것이 한 일이다. 이 소설의 제목이 견딜 수 없는 사랑인 건, 그래서 내게는 아주 적절해보였다. 읽는 내가 괴롭고 스트레스 받을 정도로 정말이지, 견딜 수 없었거든. 하지마, 사랑 하지마, 사랑 내다버려!, 이런 사랑을 어떻게 견뎌! 날 사랑하지 말라고, 사랑이 반드시 선이 아니라고, 하지말라고! 몇 번이고 울부짖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아주 재미있게 읽었지만 이언 매큐언의 책 속에 등장하는 여성에 대해 어떤 찜찜함이 있다. 속죄도 어떤 찜찜함이 있는데, 여기에서도 그렇다. 그 찜찜함이 별 다섯을 막는다.


하여간, 사랑이 문제다, 사랑이 문제야. 




나는 널 사랑하지 않아.




병이 있기 위해서는 건강이라는 숨어 있는 개념이 존재해야 했다. - P193

드클레랑보 증후군은 더 밝은 세상을, 사랑이라는 명분을 향해 무모하게 달려드는 정상적인 연인들의 세상을 반영하고 패러디하는 어둡고 비뚤어진 거울이었다.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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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4-19 13: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인용 문장 소름 돋네요. 아마도 그건 스토커가 아닐까 싶은데…. 이건 다락방 님 리뷰 분위기를 보고 유추..... 왠지 츠바이크 <모르는 여인의 편지>가 생각납니다.....

그마저나 이 리뷰 이달의 리뷰될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19 13:56   좋아요 2 | URL
저 츠바이크의 <체스이야기>와 <낯선 여인의 편지>가 실려있는 문학동네 판으로 읽었는데 기억이 안나서 지금 뭐라고 썼나 찾아볼랬더니 제가 뭐 써놓은 것도 없네요? 어렴풋이 기억나는 건 <연민>이 너무 좋아서 읽었다가 이건 별로 재미없었다.. 입니다.

저 이거 리뷰로 쓴 거 아니고 페이퍼로 쓴건데 잠자냥 님 댓글 읽고 리뷰로 지금 이동시켰거든요? 그 과정에서 별점 매기기가 안되어가지고, 아마 리뷰.. 에서는 제껴질 것 같아요. 아하하하하. 리뷰로 쓸 생각 없었는데 갑자기 적립금의 가능성을 얘기하시면 또 제가 후다닥 옮겨야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돈 좇는 사람)

재미있었지만 스트레스 받는(이건 너무 제 개인적 성향) 소설이엇어요. 좀 여러가지로 충격이었습니다.

잠자냥 2023-04-19 14:08   좋아요 2 | URL
뜨흡.. 그럼 이달의 페이퍼? ㅎ

다락방 2023-04-19 14:10   좋아요 5 | URL
흐음... 이달의 페이퍼가 될만한 페이퍼는 너무 많이 썼는데........ (이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먼지 2023-04-19 13: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는 일단 아버지와 장녀의 관계에 대한 다락방님 진단에 진짜 너무너무 공감했어요.. 제가 결혼을 하지 않기로 결심한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가장 가까운 결혼의 모델인 부모님의 결혼생활이 제 결정에 당연히 영향을 끼쳤거든요.. 저는 늘 엄마 입장에 이입해서 함께 억울한 것 같아요!!
다락방님 이야기 읽고 생각해보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날 사랑하지 않거나 혹은 미워하는 것보다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날 사랑하는 게 더 괴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한테 이언 매큐언은 항상 줄리언 반스와 짝꿍처럼 함께 떠오르는데 제 마음 속 1순위는 늘 줄리언 반스거든요.. 누가 더 좋아? 어떤 책이 더 좋아? 하면 당연히 줄리언 반스인데.. 뭘 읽고 네 삶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됐어?하면 이상하게 이언 매큐언인 것 같아요.. 이 책도 읽어봐야 할 모양입니다!!!

다락방 2023-04-19 14:06   좋아요 2 | URL
저희 가족은 사이가 좋고 아빠랑 제 사이가 나쁜 건 아니지만, 제가 아빠를 향해 가진 감정은 좀 복잡해요. 제 아빠는 친구들이 들으면 ‘너무 좋은 아버지‘이지만, 저는 아빠가 능력이 없기 때문에 엄마를 고생시켰고, 아빠 인생의 가장 큰 운이자 복이 엄마를 만난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만약 아빠가 우리 엄마를 만나지 못했다면 인생 진짜 나락으로 떨어졌을 거고 아주 한심한 뒷방 늙은이가 되어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엄마를 만났고, 엄마가 우리를 낳았고, 그래서 그나마 지금의 아빠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간혹 저는 엄마보다 더 엄마의 인생을 억울해하는 것 같아요. 왜 아빠를 만나서... 라고 말이죠. 저는 엄마를 사랑하고 아빠를 원망하고 또 연민합니다. 한국여성이 만나는 한국남성의 전형은 바로 아버지로부터 시작하죠. 으 징그러워요 진짜.

저도 이언 매큐언이라고 하면 어쩐지 줄리언 반스가 함께 떠올라요. ㅎㅎ 왜그런걸까요, 진짜? 잘 모르겠네요? 음. 저는 이언 매큐언의 <칠드런 액트>도 좋았고 지금 이 책도 좋아요. 책먼지 님, 이 책도 읽고 리뷰 써주세요. 책먼지 님으로부터 나올 리뷰가 너무나 기대됩니다!! 이거 진짜 쫄깃해요. 음.. 스트레스도 좀 받지만, 그건 제 성향 탓이고요.

꼬마요정 2023-04-19 14: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성이 쓴 소설 중에 찜찜함이 없는 여성이 있는 경우가... 별로 없지 않나요? 심지어 여성이 쓴 소설 중에도 찜찜한 경우가 많잖아요... <넛셀>도 찜찜... ㅎㅎㅎ 전 이상하게 김영하 님 소설 속 여성이 좀 찜찜해요. 이언 매큐언 하면 김영하 이렇게 떠오르거든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요. 마치 츠바이크 하면 김소월이 떠오르는 거랑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여튼, 이 책 저는 힘들게 읽었어요. 이 망할 놈의 사랑... 집착을 버려!! 뭐 이러면서요. 그냥 마지막까지 매달려 있던 그이가 제일 불쌍하다고나 할까요... 좋은 일 하다가 그게 뭐예요ㅠㅠ 전 처음에 이 사람이 손을 먼저 놨기 때문에 자기합리화를 하거나 정신분열이 오거나 이런 건 줄 알았거든요. <칠드런 액트> 먼저 읽을 걸 후회하는 중입니다. 다락방 님이 읽으라고 추천하셨는데 ㅎㅎㅎ

다락방 2023-04-19 14:41   좋아요 2 | URL
저는 이 책을 통해 그 증후군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어요. 너무 놀라웠고, 그 증후군의 존재도 충격이었고요. 마지막까지 매달려있던 그 남자 아내의 빡침과 속상함 그리고 후회에 대해서도 좀 충격이었어요. 그러니까 ‘저 사람이 죽었으니 저렇겠지‘라던 평범한 추측들이 정작 당사자에게는 어떤 식으로 기억되고 인상을 줄지 모르는 거라는 게 말이죠. 여튼 마지막에 잠깐 나온 남교수와 여제자, 그리고 클래리사의 마지막 편지, 마지막까지 매달려있던 남자의 아내.. 까지 여성들에 대한 찜찜함이 계속 있어요. 사실 저는 <속죄>에서도 브리오니가 그런 말을 하게 했던 것에 대해 이언 매큐언을 미워하고 있습니다. -.-

저 <넛셀>에 대해 뭔가 써놨을 것 같아 찾아봤더니 백자평 써놨는데 이 백자평으로는 책 내용 아무것도 기억 안나네요? 어휴. 도대체 왜 읽고 쓰는건지, 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3-04-19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9 1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9 15: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9 15: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9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3-04-19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스포 주의해서 쓰셔가지고 ㅠㅠㅠ 넘나 궁금해서 저도 얼른 주문해야겠어요.

사랑이란게 참 어렵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 마음만큼 나를 좋아해주면 참 좋겠는데, 어떻게 화살표는 서로 이리도 엉키고....또 그 무게도 제각각이구요. 근데 전 제일 심난한게 내 맘이 변한다는 거요. 내 맘이. 쿵쿵대는 내 심장이 이제는 고요하고 잔잔하다~~~ 저는 그게 제일 힘들거 같은데, 조가 그런 힘든 일 겪고 있네요.

저도 이 노래 좋아해요. 저는 유승호가 나오는 뮤직비디오를 ㅋㅋㅋㅋㅋㅋㅋ 한 30번은 본 거 같아요. 어린이 눈빛이 심상치 않아서요

다락방 2023-04-20 11:50   좋아요 1 | URL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읽었는데 이게 그렇게 읽어야 재미있을 책이더라고요. 그래서 진짜 너무 조심한 글이다보니 쓰고 싶은 말을 제대로 쓰지를 못했어요. 이게 그걸 뽝 알려줘야 글이 수루루루루룩 나오는데 말입니다. 단발머리 님이 꼭 읽고 생각나는 걸 또 다 적어주시길 바랍니다.

맞아요, 단발머리 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바로 그 크기만큼만 날 좋아하면 좋겠는데, 그 사이즈가 다르다보니 인간관계는 힘든것 같아요. 각자가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도 다르고 말이지요. 역시 가장 완벽한 사랑은 짝사랑이 아닌가 싶어요. 조용히 혼자 아무도 모르게 진행되는 짝사랑. 시작도 나 혼자 끝내는 것도 나 혼자 아파하는 것도 나 혼자. 끝!! ㅎㅎㅎㅎ

전 유승호 어린이일때 봤고, 이 뮤비에서도 여전히 어린이 가 남아있어서.. 초큼 오글거리더라고요? ㅋㅋ 제가 링크할까 하다 말았지만, 사실 저는 ‘수지‘의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를 좋아합니다. <널 사랑하지 않아>는 가사나 너무 없지 않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gkfkstk 2023-04-23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을 너무 투자하신 듯;; 너무 장문이라서 힛!
 















이번주 영어책 할당량을 읽기 위해 나는 토요일 오후, 책을 들고 까페로 향했다. 집에서는 좀처럼 책을 읽을 수가 없다. 왜그럴까. 이 영어책과 번역본과 아이패드와 사라 아메드의 책을 모두 짊어지고 집을 나서노라니 가방이 넘나 무거워서, 나는 왜 이러는 것인가... 한탄하였지만, 그게 나였다. 발걸음도 무거웁게 나는 일단 교보문고로 향했다.


교보문고에 일단 들른 까닭은, '아니 에르노'의 《젊은 남자》를 읽기 위해서였다. 분량이 적다고들 하니 서서 다 읽고올 셈이었다. 사지 말고, 서점에서 살짝 읽고 오자! 도서관에 신청하면 신간이라 내게로 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터였다. 그렇게 교보문고에 가서 책을 똭 찾았는데, 어쩌면 그렇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그랬다. 그래, 비닐 포장이 되어 있었던 거다. 하하하하하.




그래, 이게 맞지, 이게 맞아. 나같은 사람이 있으니 이렇게 얇은 책은 비닐 포장을 하는게 맞지. 나는 책을 제자리에 내려놓고 도서관에 대출예약을 신청했다.


그리고 서점 옆의 까페로 향해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해두고 책을 꺼냈다. 자, 읽자!




아.. 뽀대나는 책상.

여러분, 토요일 오후에 공부하는 중년 여성 어떤데? 매력 쩔어..


이번에 읽은 챕터2 에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전립선암에 걸린 38세의 남자 이야기를 해줬다. 그는 자신이 사랑에 있어서는 운이 좋지 않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해주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지만, 그런데 그들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했고, 그래서 자신은 아마 앞으로도 그렇게 하지는 못할거라고, 자신은 그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보다 그들을 떠나는 쪽이 더 쉬웠노라고 말하는 거다. 이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사랑을 다르게 정의하는 게 어떻겠냐고 그에게 묻는다. 사랑이 한 여자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게 아니라면? 대신에 사랑을 거기 있어주는 것이라고 정의하면 어때?


I asked him a question that he had apparently never thought about: What if love wasn't making a woman happy? What if, instead, we defined love as being there? We know we really cna't make someone else happy all the time. What if your gauge was off, what if simply being there really made them happy, in the long run?" -p.31


오늘 아침 읽은 사라 아메드의 책에서도 행복이 분위기에 휩쓸리기도 한다는 것을 언급한다. 그러니까 기분 나쁜 사람과 함께 있으면 그 기분이 전염되고 기분 좋아하는 사람과 있으면 그 기분에 전염되는 것. 우리가 어딘가에 도착했을 때 그곳의 분위기가 즐거웠다면 나 역시 그곳에 도착해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얘기하는 거다. 


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확률이 더 많다. 모두 알겠지만 행복이란 것은 내가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밝은 아침의 새소리와 환한 빛 만으로도 행복을 느꼈는데, 그건 누가 내게 해준 것이 아니다, 내 스스로 한 것이다. 반면에 온갖 짜증을 품고 있는 사람을 만났을 때 내 감정은 그 짜증을 따라가게 된다. 이런 비극적인 분위기에 나를 두고 싶지 않은 마음이 당연히 생긴다. 그 사람을 피한다. 


나는 존재의 행복을 알고, 그리고 믿는다. 그러니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나에게 무엇을 해주어서가 아니라, 그저 그 자리에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나에게 행복을 준다. 그들이 내게 무엇을 해주어서가 아니라, 그 무엇도 '나를 위해' 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삶을 사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고 나는 정말로 그것이면 충분하다. 내게 더 무엇을 해주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내게 무엇을 해주려고 시도할 때 내가 뒤로 물러나기가 더 쉽다. 자신의 삶을 그저 충실히 살아가는 존재, 나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고, 내가 그 존재를 알고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 내게는 행복이다. 그러므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사랑은 그저 존재하는 것이라는 말은 나에게는 참이다. 



그러자 몇해전 읽었던 소설, '요시다 슈이치'의《타이베이의 연인들》이 떠올랐다. 외국으로 일하러 가게 되어 남자친구와 점점 소홀해지게 되었고 이제 그것이 더는 사랑이 아닌 것 같았던 주인공은, 그런데 자신이 외국에서 오래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존재 그 자체 때문이었던게 아닐까, 생각하는 거다.















"앞으로는 좋은 친구로 지내자는 식으로 괜히 멋진 척하는 말은 하고 싶지 않아. 그래도 앞으로 서로 각자의 길을 열심히 걸어 가서 또 언젠가 어디에서 소중한 친구로 재회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

하루카는 시게유키의 말을 묵묵히 들었다. 지금까지는 "그런 생각은 말고 병을 고치는 데 전념하면 좋겠어"라고 응해왔는데 왜 그런지 더 이상 그런 말이 나오지 않았다. 시게유키의 진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하루카의 머릿속에는 내내 사실은 시게유키가 아니라 자신이 그에게 더 기댔던 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맴돌았다. 칠 년 동안 타이완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 시게유키라는 존재가 일본에 있었기 때문일 거라고. (p.491)



정말 그렇다. 존재가 주는 힘이라는 게 있다. 

나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는 널 위해 해줄 수 있는게 없어' 라고 자신을 자꾸 밑바닥으로 끌어당기지 말고, '열심히 살아가자, 두 발을 땅에 단단히 딛고 있는 사람이 되자!'라고 생각하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내가 단단하게 잘 사는 건, 결국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의 표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에게는 존재만으로 힘이 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그냥 거기에 있어서, 자기 삶을 묵묵하게 잘 살아주어서 고마운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나에게 무얼 더 하지 않아도, 나는 그저 그 존재들만으로 그들을 사랑한다. 



영어책 할당량을 다 읽고 이제 집에 가려고 일어서다가, 내 테이블을 보고 빵터져버렸다. 나란 사람..



왜 잠깐 동안 책 읽었는데 테이블 위는 또 이렇게 가지런하질 못할까? 왜 한시간 있었어도 뒤메질 테이블이 되는거야? 왜 이모양인거야, 왜? 휴.. 어쩔 수 없어 나란 사람... 결혼하고 싶어진다. 스트레스 받지 않고 내 뒤 따라다니면서 정리정돈 해줄 사람과...



그러고보니 토요일밤에 유퀴즈 에서 김희애가 한 말이 생각났다. 이부자리 정리정돈을 제발 잘 하라는 잔소리를 자녀들에게 한다는 거였다. 자기는 공부하라는 잔소리는 안하는데 이부자리 정리하라는 잔소리는 한다고. 그 때 갑자기 반성이 뽝- 찾아왔다. 나는 이부자리를 정리 안하는 사람.. 그냥 몸 싹 빠져나오는 사람이거든.. 하아- 또 내가 이거 쓰는 순간 즐찾 빠져나가겠지. 으악 이부자리 정리도 안하다니!


사실 이부자리 정리에 대해서는 딱히 생각 없이 살았다. 이부자리 정리를 하지 않는 나 자신에 대해 불편함을 느껴본 적도 없었다. 김희애는 집에 돌아와 침실에 들어갔을 때 정리된 이부자리를 보면 선물을 받은 기분이지 않냐, 정리하는데 1분도 안걸린다, 라고 하는데 이 모든 말은 참이다. 그러나 나는 딱히 거기에 대해 생각이 없었던 거다. 티비에서는 김희애가 이부자리 정돈하는 자료화면이 나왔다. 여행갔을 때 다른 이들과 방을 함께 쓰고 아침에 깨서는 바로 이부자리를 정리하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자 그동안의 내가 떠올랐다. 나는 한 번도 저렇게 일어나서 이부자리를 정리한 적이 없었는데. 그러니까 가족들, 친구들, 연인들. 누가 됐든 함께 잤을 때 일어나서 내 스스로 이부자리를 깔끔하게 정돈했던 적이 없었던 거다. 그걸 한 번도 인지하지 못하고 여태 살아왔는데, 그 자료화면을 보자 불현듯 나와 함께 잠을 자야 했던 그 수많은 사람들이 떠오르면서, 어쩌면 그들중에 누군가는 그런 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그들도 내게 말한 적 없지만, 자신들이 정리하거나(혹은 안하거나) '쟤는 왜 지가 자고나서 정리를 안하지?' 같은 생각을 했을 수도 있겠구나, 싶어지는 거다. 확실히 정리를 하지 않는 것보다 정리하는 쪽이 더 좋은 인상을 주지 않나. 오, 신이시여. 저는 어떤 삶을 살아온 겁니까?


오늘 아침에 밥을 먹으면서 엄마에게 이 얘기를 했다. 김희애 얘기 듣고 이부자리 정리 안하는 내 자신에 대해 반성을 많이 했다고. 그러자 엄마가 웃으시면서 "그래서 오늘은 정리했어?" 물으시길래 내가 답했다.


"아니. 반성만 했어, 반성만."


흠흠.

반성만 하고 몸만 쏙 빠져나왔다. 어쩌면 이것은 내가 첫째라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말도 안되는 변명도 생각해보았다. 그러니까, 누가 대신 해주는 거에 너무 익숙했던 거라고... 라기에 우리 엄마도 나랑 성격 똑같아서 이부자리 난리도 아니다. 내 침대에는 베개 옆에 읽을, 읽는 책이 몇 권 널브러져 있는데, 요즘 우리 엄마 침대의 베개 옆에는 영어 단어장이 널브러져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걍 똑같은 사람들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식물들의 성장을 지켜보자.



상추는 왜이렇게 힘이 없냐?



바질은 잘 자라고 있다.


이건 토마토인데 역시 잘 자라고 있다.


이건 치커리인데 자라는 속도가 무섭다. 다른 것들보다 늦게 심었는데 막 자라고 있음 ㅎㅎ


하아- 콩 어쩌냐 진짜. 너무 잘 자란다. 이거 지붕 뚫을 기세고, 여기 아마존인줄... 


고추. 되게 단정하게 잘 자라고 있다.



이건 요즘 제일 예쁘고 귀여운 고수다. 다른 식물들과 차별하고 있다 내가. 특히 더 애정을 주고 있는데, 너무 귀여워. 그리고 보이는가, 본잎이 나기 시작했다!




이건 좀 더 가까이서 찍었다. 뾰족뾰족 본잎 나는 나의 고수. 정말이지 귀엽다. 아고 이뿌다, 아고 이뻐라~ 하고 있다. 으하하하.



그리고 월요일 책탑.

















































《연약한 선》은 다정한 알라디너로부터 선물 받았다. 사려고 벼르던 책인데 으하하하. 무려 마사 누스바움을 선물 받다니. 나는 마사 누스바움의 칸도 따로 마련해주고 있다. 마사 누스바움 읽은 건 《시적 정의》한 권 뿐인것 같은데, 책장에 따로 칸을 마련해둘 정도로 책은 여러권 가지고 있다. 욕심이 똥구멍까지 찼다. 그래도.. 퇴사하면 다 읽을거야. 언제 퇴사하느냐가 관건이다. 오늘도 출근하니 일을 또 한아름 주는 바람에 지금 퇴사할까? 고민하고 있다.


《아랍의 봄 그 후 10년의 흐름》은 김혜리 기자의 팟빵을 듣고 사게 되었다. 이 팟빵이 너무 좋은게 뭐냐면, 각 분야 지식인들을 게스트로 초대해 이야기를 듣는데, 김혜리 기자는 그 모두를 다 알고 있어서 대화가 된다는 사실이다. 그림이면 그림 음악이면 음악 역사면 역사, 누가 어떤 말을 해도 김혜리 기자는 모르는 게 없이 대화가 된다. 나는 죄다 뭔말이야 싶은데 김혜리 기자는 어떻게 이렇게 다 알까? 지식과 지식이 만나서 대화가 되는 걸 듣노라니 겁나 짜릿해진다. 덩달아 나까지 지식인 될 것 같은 느낌적 느낌. 그런 한편, 김혜리 기자에 대해 내가 그동안 관심이 없어서 사실 전혀 아는 바가 없지만, 어린 시절부터 남달랐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문화 자본이 나랑은 달랐을 거라는 그런 느낌이 드는 거다. 


나는 보통 누군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니가 하는데 나도 한다!' 라는 식으로 임하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누군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내가 아무리 해도 저렇게는 안되겠구나' 하는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전현무가 파김치를 담갔을 때, 전현무도 하는데 내가 왜 못해? 하고 파김치를 담가서 토요일에도 삼겹살과 함께 맛있게 먹었지만, 정희진 쌤의 강연을 듣거나 책을 읽노라면 '내가 아무리 책을 읽어도 정희진 쌤처럼은 될 수 없다' 는 한계를 느끼게 되는거다. 김혜리 기자도 마찬가지였다. 김혜리 기자가 각 분야 전문과들과 자연스레 대화하는 걸 듣노라니, 저 사람과 나는 애초에 문화 자본이 달랐겠구나 싶어지고 내가 여기서 아무리 음악과 미술에 관심을 갖는다해도 저렇게 잘 알 수는 없을 거란 생각이 드는거다. 그저 들으면서 고개 끄덕이고 감탄하는 것 밖에는 도리가 없겠구나.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런 내 자신이 못나게 느껴지고 나같은 건 쓰레기야 하게 되는 건 아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랄까, 똑똑이와 똑똑이가 만나 똑똑한 대화를 하는 걸 듣는게 너무 좋다. 이렇게 아랍의 봄도 사게 되고!! 지식과 지식이 만나 자연스레 대화가 되는 거 너무 큰 즐거움이다. 비록 참여자가 내가 아니더라도.


흄세의 책들은 인스타그램에서 이벤트 하길래 참여해 세 권 받았다. 껄껄. 덕분에 내가 가진 흄세 깔맞춤이 근사해졌다.



《견딜 수 없는 사랑》은 진짜 제목이 안살 수가 없는 제목 아닌가. 제목에 이끌려 며칠전 잠자리에서 들었는데 와 심장 쫄깃해지는 그런 어떤 긴장이 있었단 말이야? 그리고 어젯밤 자기 전에 읽은 부분에서는 완전히 예측을 벗어난 일이 벌어져버려서 아니 이게 뭐야, 정신 똑바로 차리자! 하고는 책을 덮었다. 만약 덮지 않았으면 내처 다 읽어버릴 것 같아서. 너무 궁금했거든. 아니, 이걸 이렇게 진행한다고? 그러면 그 뒤에는?


그간 이언 매큐언의 책을 《속죄》를 포함해 몇 권 읽었고, 읽은 것들 중에서는 《칠드런 액트》를 제일 좋아하긴 했는데, 견딜 수 없는 사랑을 읽고나면 아마 달라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 읽어봐야 겠지만. 여담인데,


그런데 이언 매큐언 읽으면서 나는 왜 이언 매큐언을 좋아하는 작가라고 말하지 않을까?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의 작품이 후졌던 적은 없는 것 같은데, 그런데 왜 어떤 작가를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나는 이언 매큐언을 떠올리지는 않을까? 사실 어제 쫄깃한 견딜 수 없는 사랑을 읽으면서도, 우와- 하면서 읽었지만, 뜬금없이, 누가 비교하라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런데 나는 필립 로스가 더 잘 쓰는 것 같아' 라는 생각을 했다.


《악어의 눈》는 첫꼭지만 읽었고, 여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아질 것 같아서, 나중에 더 읽다가 따로 페이퍼를 작성하는 쪽으로 하겠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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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3-04-17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추, 치커리, 고추... 엄청 솎아내셔야겠는걸요?~~
넘 이쁘고 귀여운데... 그렇더라구요^^ 고추는 한 화분에 한 개, 한 그루? 암튼 그래요~~
흄세 책등이 다 똑같구나 ㅠㅠ
전 저 책들 꽂아놓으면 도통 제목이 안보여요. 꽂아놓으면 진짜 뽀대나는군요~~!
이언 매큐언 저도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네요 같은 생각입니닷^^

다락방 2023-04-18 07:57   좋아요 0 | URL
고추는 한 화분에 심지어 한 개.. 라고요?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아름답고, 잘 크게 하기 위해서 솎아내야 한다는 걸 머릿속으로 알고는 있는데, 아아, 솎아내는 마음.. 같은 것을 제가 감당할 수 있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좀 더 지켜보다가 솎아내야겠어요. 다들 솎아내야 한다고 하시니 흑흑. 저희 엄마도 계속 솎아내야 한다고 하시고 여동생도 ㅠㅠ 솎아내고 싶지 않은 나의 마음 ㅠㅠㅠ

흄세책의 유일한 단점이 그거예요. 책등 보고 책 제목이 안 보여요. 그건 진짜 불만입니다. -.-

blanca 2023-04-17 09: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머, 어머, 저도 김희애 이부자리 ㅋㅋ 그거 완전 와닿았는데...고수가 승이네요. 콩, 저거 좀 있으면 젓가락 같은 걸로 대 만들어 살짝 묶어줘야 해요. 다이소에 그 화분 지지대 같은 게 더 낫겠네요. 이언 매큐언 저도 그렇네요. 신기해요. 필립 로스가 더 잘 쓰죠. 다락방님 얘기에 계속 맞아, 맞아, 그러며 읽었어요.

다락방 2023-04-18 07:56   좋아요 1 | URL
저 이부자리 정리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다가 이번에 보고 완전 쑝갔어요. 머릿속에 사람들 그려가며 이렇게 한다면, 하고 이부자리 정리하는 거 그려보니 너무 근사한거예요! 제가 하지 않았던, 관심 없었던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 한다면 진짜 반해버릴 것 같아요. 이제 이부자리 정리하는 사람에게 반하겠어요!! 껄껄.

저 나름 콩에 지지대 해준건데 너무 늦게 해준 바람에 제 스스로 잘 타고 가지를 못하는 것 같아요. 들여다볼 때마다 지지대에 기대준답니다. 잘 자라라, 콩아... 잘 자라야 해 ㅠㅠ

건수하 2023-04-17 09: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견딜 수 없는 사랑》 읽으신 책이 아니라 다행이에요.

저는 <이슬람 전사의 탄생> 읽으며 모른다고 생각했던 세계가 안다고 생각했던 세계와 촘촘히 이어져 있었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
다. <아랍의 봄 ...> 도 궁금하네요.

참, 상추는... 저렇게 다 키우면 안되고 좀 솎아줘야 크게 자란다고 합니다. 마음 아프시겠지만.... ^^

다락방 2023-04-18 07:54   좋아요 2 | URL
네, 읽은 책이 아닐 뿐더러 아주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후훗. 너무 쫄깃합니다. 물론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오지만 ㅠㅠ 사랑이란 단어는 진짜 함부로 내뱉으면 견딜 수 없어지는 건 맞는 것 같아요.

아랍의 봄 너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언제 읽을진 모르겠어요. 또 쌓여갈 책..

상추 솎아줘야 한다는 얘기를 너무 많이 들어가지고 ㅋㅋ 그런데 ㅋㅋ 일단 좀 보고 ㅋㅋㅋ 안솎아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많이 먹고 싶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제가 가급적 월요일마다 제 식물들의 상태를 보고하도록 하겠습니다. 빠샤!!

persona 2023-04-17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오늘 페이퍼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가 제목일 거 같은 이야기에요. 물론 그 책이 무슨 내용인진 모르지만요. ㅎㅎㅎ
오랜만에 뵈니 농장주가 되셨군요. 농사 잘 되기를 기원드립니다. ^^

다락방 2023-04-18 07:53   좋아요 1 | URL
기욤 뮈소의 책은 몇 권 읽긴 했는데 제목 뉘앙스도 다 비슷비슷해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읽었는지 안읽었는지 모르겠네요. ㅎㅎ 지금 검색해서 줄거리 보고 왔는데 모르겠어요. 그런데 갑자기 읽고 싶어지네요. 기욤 뮈소라면 제가 ‘한 두권 읽으면 더 안읽어도 되는 작가‘라고 분류해두었는데 말입니다. 허허.

농사 잘 되기를 기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치커리와 고추 고수 다 너무 좋아요! >.<

잠자냥 2023-04-17 10: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부자리 정리 저 완전 잘하는데. 오늘 아침도 정리하고 고양이들이 좋아할만한 이불 형태(동굴형)로 해놓고 나왔습니다. 집사2 침대는... 뭐 지가 알아서 하겠죠. ㅋㅋㅋㅋㅋㅋㅋ (완전 극과 극)
그러나 부장님 여동생도 그런 거 같은데 저도 그렇지만 그냥 정리하는 거에 스트레스 안 받는 사람도 많답니다(특히 이부자리는 별로 안 어려움-) 그러니 지나간 침대 메이트들 중 누가 부장님 땜에 스트레스 받았을까 걱정은 그냥 접어둬~

흄세 책 저렇게 하나로 모아놓으니까 예쁘네요???
전 저 흄세 시리즈 읽고 나면 바로 되팔게 되더라고요?! 근데 모아놓은 거 보니까 탐나네... 음...

이언 매큐언 저 책 정말 재밌어요?! (기억 1도 안 나니까 다시 읽을까...)
저도 이언 매큐언 여러 권 읽으면서도 진짜 잘 쓰느 작가다! 뭐 이런 생각은 안 들던데 왜일까요...

다락방 2023-04-18 07:49   좋아요 0 | URL
저는 이부자리 정리 안하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에도 딱히 신경쓰지 않았거든요. 그러니까 정리를 한다 안한다의 개념 자체도 아예 머릿속에 없었어요. 그런데 김희애가 이부자리 정리하는 자료화면 보는데, 저거 하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누가 저렇게 정리하는 거 보면 마음속에 사랑이 싹틀것 같아요. 왜, 저마다 어떤 매력 포인트가 있잖아요? 별 거 아닌데 나에게만 훅- 오는 그런 거요. 이를테면 제 경우에 등근육과 전완근이 그랬고, 계란 한 손으로 깨는 것도 그랬는데, 이부자리 정돈도 그런 것 같아요. 같이 자고 일어났는데 상대가 이부자리 아무렇지도 않게 정리하면 두 눈이 하트 뿅뿅 될 것 같아요. 멋진듯.. 히융~ ♡

저 흄세 책 팔지도 못해요, 잠자냥 님. 이벤트로 받은 거는 출판사 도장 쾅쾅 찍혀 있어요. 제 책장에 꽂힐 운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이언 매큐언의 견딜 수 없는 사랑, 으 견딜 수 없다 견딜 수 없어~ 이러면서 쫄깃하게 읽고 있어요. 다 읽고 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잠자냥 님이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이언 매큐언 나름 유명하고 언제나 책 팔리는 작가이지만 그런데 이렇게 글 써놓고 나니 아무도 ‘나는 이언 매큐언이 제일 좋아!‘ 하지는 않는 작가네요? 껄껄..

hnine 2023-04-17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심할 틈을 안주시는 일상이네요.

다락방 2023-04-18 07:45   좋아요 0 | URL
제가 몇년전부터 깨달았는데, 저는 가만 있지를 못하는 것 같아요. 제가 저를 피곤하게 만듭니다. 아하하하하.

망고 2023-04-17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언 매큐언 책 오래전에 꽤 읽었는데 막 잘쓴다 좋아한다 이런 느낌은 없었어요 ‘속죄‘가 가장 기억에 남고 그외에는 희미하네요ㅜㅜ 반면 필립 로스는 불쾌한데 잘 쓰고 막 화내면서 화르륵 써나간거 같은 문장 읽으면 너무 시원한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18 07:45   좋아요 0 | URL
저도 속죄가 기억에 남긴 했는데, 그런데 속죄에는 어떤 찜찜함이 저에게 있어요. 그래서 이언 매큐언 소설 중에서 가장 좋냐고 물어보면 저는 아니라고 답하고, 그것과 별개로 <칠드런 액트>가 정말 인상적이긴 했어요. 이것도 아름답고 유쾌한 내용은 결코 아니지만 진짜 대충격 이었거든요.
맞아요, 망고 님! 필립 로스는 진짜 막 어떤 부분에서는 짜증이 나거든요? 저는 <휴먼 스테인> 읽을 때가 정말 그랬는데, 아니 이 아저씨야 꼭 이렇게 써야했냐 ㅠㅠ 막 이래서 화가 났는데, 그러면서도 기가 막히다고 감탄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 꼰대 아저씨 ㅠㅠ 이러다가도 잘 쓴다.. 이렇게 되고 그래요. 으...

따라쟁이 2023-04-17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정하고 곱게 다락방님을 닮은 화분들이 잘 자리고 있네요. 저의 쌀씨도 싹을 잘 틔웠어요. 이제 조금 더 자라게 한 후에 아버지의 논에 심을 예정입니다.
저의 쌀씨도, 다락방님의 고수도 존재만으로 힘을 주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다락방님은 저를 이언 메큐언에게 안내해주신 분인데! 정작 다락방님은 이언 매큐언을 좋아하지 않았군요!
견딜 수 없는 사랑은 전 출판사 에서 출간한 이런 사랑으로 가지고 있어요.
제목이 왜 이런 사랑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락방 2023-04-18 07:43   좋아요 0 | URL
절 닮아서 규칙적이지도 않게 지들 멋대로 자라고 있는 것 같아요. ㅋㅋ 그렇지만 잘 자라고 있는것만큼은 틀림없어서 아주 예뻐요. 특히나 고수에 애정이 듬뿍 갑니다. 얼른 자라라, 고수야! 풍성하게 자라서 베란다 문을 여는 순간 고수향이 베란다 전체에 퍼졌으면 좋겠어요. 꺅 >.<

이언 매큐언 소설 지금 아직 절반도 못읽긴 햇지만 현재까지는 견딜 수 없는 사랑 이라는 제목이 찰떡으로 보여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사랑이에요. 저라면 몰래 도망갔을 것 같은, 그런 사랑... 으..

꼬마요정 2023-04-17 16: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흠... 다락방 님이 받았어!! 난 떨어졌는데!! 아아 전 왜 추첨운이 없는 걸까요 ㅋㅋㅋㅋ 흄세 이벤트 넘 아쉽... 한 열 명 주지...

글 실컷 읽으면서 와 하다가 흄세 이벤트에서 모든 내용이 날아갔습니다.... 그리고 이언 매큐언. <견딜 수 없는 사랑>도 좋긴 했는데, 제게 최고는 <속죄>네요. 영화 때문인가 싶기도 합니다. <견딜 수 없는 사랑> 제목 이거보다 다른 제목이 더 어울릴 것 같은데, 안 그런가요? 망할 놈의 사랑이나 고난 같은 사랑... 뭐 이런 거요.

다락방 2023-04-18 07:41   좋아요 2 | URL
흄세 이벤트 되어서 너무 좋아요. 흄세 깔맞춤 되었다는! 껄껄. <악의 길>먼저 읽어볼 생각입니다. 그전에 이언 매큐언 좀 읽고..

이언 매큐언 책은 지금 현재 읽는 중이므로 어떤 제목이 좋을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그런데 현재까지는 저는 ‘견딜 수 없는 사랑‘이 진짜 적절한 제목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화자라면 이 사랑.. 견딜 수 없을 것이므로. 와 완전 대환장 입니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인물이 사랑한다고 달려들고 집 앞에서 일곱시간씩 기다리고, 너도 이 사랑 느끼잖아!! 이러는데.. ㅠㅠ 이걸 어떻게 견디나요. 주인공이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행동할지 너무 궁금해요. 이러다 반전이라면 결국 주인공도 이 스토커를 사랑하게 되는게 아닐지... 쫄깃하게 읽고 있습니다!

은오 2023-04-17 20: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뒤 졸졸 따라다니면서 정리정돈 해주기 -> 가능
추가로 화장실 다녀올때마다 손 물기 확인하고 돌려보내기 -> 가능
토요일 오후에 공부하는 중년 여성 -> 최고❤️

잠자냥 2023-04-17 21:06   좋아요 5 | URL
모두가 잊어가던 화장실의 추억을…. 재소환

은오 2023-04-17 22:22   좋아요 3 | URL
근데 그거 좀 충격적이라 다들 잊어가는척만 하시고 50년 뒤에도 기억하실듯....(소근소근)

다락방 2023-04-18 07:39   좋아요 5 | URL
아놔 ㅋㅋㅋㅋ 제가 진짜 저한테 무슨짓을 한건지 모르겠네요. 은오 님, 진짜 잊어주시고 공부하는 중년 여성만 기억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은오님께는 더러운 여자가 아닌 멋진 여자로만 기억되고 싶습니다!! 엉엉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3-04-20 0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히 사랑스러우시(다고 고백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다락방님 ㅋㅋ매력 쩔다가....여러 소유물로(주로 공부와 관련됨)로 흐드러지게 어질러진.책상과 이부자리....반전 매력^^이십니다

다락방 2023-04-20 13:19   좋아요 1 | URL
껄껄 사랑스럽게 느껴지신다면 그건 얄라알라님이 그렇게 봐주시기 때문입니다!! 으하하흐

독서괭 2023-05-06 0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늦게 봤어요! 이부자리 얘기를 김희애가 했군요! 저도 몇달 전에 돌돌콩이라는 유튜버 유튜브 보다가 어떤 작가가 “이부자리를 잘 정돈하는 사람“이 하루를 잘 보낼 수 있다던가.. 그런얘길 했다는 걸 듣고 약간 충격받았거든요. 저희집 이부자리 정돈은 남편 담당 ㅋㅋ 뭘 굳이 저렇게 열심히 하나 했는데 다시 보게 됐습니다.. 다시 보게 될 뿐.. 여전히 저는 잘 안 하게 되긴 하더라구요^^;;

다락방 2023-05-08 09:29   좋아요 1 | URL
저도 그 뒤로 의식적으로 하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껄껄. 그래도 독서괭 님은 남편분이 정돈하시니 얼마나 좋습니까. 저도 앞으로 파트너를 만나게 된다면 이부자리 정리 정돈 하는 사람으로 만나야겠어요. (응?)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