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사람
















같이 읽는 친구중 한 명은 이 책을 종교서적을 읽는 마음으로 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친구의 그 말이 어떤 뜻인지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교훈적이고, 그래서 처음에는 '아무리 정희진 쌤이라도 …' 가 되었다. 아무리 정희진 쌤이 추천한 책이라도 그렇지, 나랑 안 맞을 수 있지. 이 책을 읽는 일이 고될 것 같았다. 길게 느껴질 것 같았고 그래서 빨리 진도를 빼고 싶었다. 지루하고 교훈적이고, 사실 읽기 전에 우리가 짐작할 수 있는 바로 그 모든 내용들이 이 책안에 있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긍정적이고 선하고 좋은 그런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사실, 모든 책이 그러하다. 이미 아는 내용을 다시 정리해둔 걸 우리가 읽을 뿐 아니던가.


정확히 이 책이 좋아진 지점은 어떤 관계도 실수가 아니라고 말할 때부터였다. 


우리는 어떤 관계가 지속되지 못하면 그 관계가 실패했다고 여깁니다. 마치 완벽하고 성공적인 삶이란 95년 동안 지속된 삶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우리는 성공적이고 완성된 관계란 영원히 지속되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관계가 단지 6개월 동안 지속되었다 하더라도, 그 관계는 성공적이고 우리 자신을 치유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관계가 필요치 않을 때, 관계 그 자체는 성공적으로 완성된 것입니다. - P79


사람들은 헤어졌다가 또다시 만나기도 합니다. 이런 일은 아직관계가 끝나지 않았고 치유해야 할 상처들이 남아 있을 때 일어납니다. 하지만 때로 겉으로는 관계가 이미 끝났지만 마음속으로 그것을 완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만나게 됩니다. 삶에서는 마무리를 지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마무리란 관계의 완성과 실패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고정관념을 바로잡는 일입니다.

관계에 실수란 없습니다. 모든 것은 정해진 대로 일어납니다. 첫만남에서부터 마지막 작별 인사까지, 우리는 서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관계를 통해 자신의 영혼을 들여다보고, 그 과정에서 상처를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사랑하는 관계에서 자신이 미리 갖고 있는 기준을 버릴 때, 누구를 얼마나 오래 사랑할 것인가의 문제에서도 해방될 수 있습니다. 신에게 선물 받은 위대한 사랑을 찾기 위해서는 이런 한계들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 P80



There are no mistakes in relationships; everything unfolds the way it's supposed to. From our first encounter with one another to our last good-bye, we are in relationships with each other. We learn through them to see our souls, with their rich topograpy, and to deliver ourselves to healing. Wen we let go of our preconceived agendas in loving relationships, we set aside questions of whom we will love and for how long. We transcend these limits to find a love that is magical and created by a force greater than us, just fo us. -p.54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데이비드 케슬러가 '관계에 실수란 없다'고 말해주는데, 너무나 당연하게 '마리 루티'가 생각났다. 내가 이별 직전과 이별후 한창 힘들었을 때, 나는 사랑을 공부해보고 싶었다. 공부하면 사랑을 좀 더 잘 이해하고 잘 행하고 무엇보다 사랑으로 인해 생기는 다른 모든 부수적인 감정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접한 책이 '마리 루티'의 《하버드 사랑학 수업》였고, 그게 내가 읽은 첫 마리 루티였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은 책이었고, 그 책에서도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했다는 것이 나에게 '사랑의 실패'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보통 사랑이 결실을 맺는 것, 행복한 끝을 결혼 혹은 함께 사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아니, 더이상 함께 하지 않게 된다고 해도 그것은 사랑의 실패가 아니라, 그것 자체가 하나의 사랑이었다는 거다.



 













사람들은 장기적인 안정성을 기준으로 연애의 성공을 측정하곤 합니다. 남녀 사이에 다툼이 생기면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지속석 외에도 다른 목표를 지니고 있습니다. 나는 영혼을 건드리지 않는 밋밋한 관계를 오래 끌고 가느니 아주 잠깐이라도 무모한 열정에 자신을 내던지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불안정한 관계를 좇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안정감, 편안한, 신뢰감이 추구할 가치가 없다는 얘기도 아닙니다. 하지만 사랑의 가치를 이런 식으로만 평가한다면 우리는 사랑의 근본적인 소명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생의 가장 감동적인 통찰은 사랑의 좌절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런 고통스러운 좌절은 인생의 방향을 전체적으로 재평가하게 만듭니다. 그것이야말로 좌절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보상인 셈이죠. (pp.22-23)


나는 지속되는 사랑이 예외이고 상실이 일반적인 거라고 말했습니다. 사랑이라는 직물은 처음부터 상실이라는 실로 짠 것입니다. 사실 사랑이 그토록 소중한 것은 사랑이 본디 불확실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언제라도 잃을 수 있음을 알기에 사랑을 고귀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아끼는 것은 모두 찰나의 것들입니다. 들판의 야생화가 아름다운 것도 잠시 피었다 지기 때문입니다. (p.229)


언제고 사랑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이 사랑을 방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사랑의 엄연한 이면일 뿐입니다. 사랑은 또한 오래 지속되지 않아도 의미를 지닐 수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고 마음을 사로잡는 사랑은 오히려 그런 사랑입니다. (p.230)



그러니까 뜨겁게 사랑하다 헤어지는 것은 사랑의 실패가 아니라, 사랑의 이면이라는 거다. 



아주 오래전에 '스칼렛 요한슨'이 '조연'으로 출연한 영화 《아메리칸 셰프》를 보았더랬다. 언급했다시피 스칼렛 요한슨은 그 영화에서 조연이었다. 기억이 정확하다면 단역이라고 해도 될 듯하다. 영화속에서 스칼렛 요한슨은 셰프인 남주가 만드는 음식을 다 맛보고 실수로 인해 절망하고 실패한 셰프에게 용기와 격려를 주는 사람이었다. 그 당시 주인공에게 가장 힘이 되어주고 중요한 사람은 스칼렛 요한슨이었는데, 그런데 스칼렛 요한슨은 그 뒤에 그 남자와 다른 어떤 특별한 관계가 되지 않는다. 당시에도 연인은 아니었다. 오래전이라 기억이 희미하지만, 그 후에 더는 비중있게 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 남자는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성공하게 되는데, 그러니 만약 남자가 시간이 흘러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보았을 때, '현재 내 옆에 그녀는 없지만 그러나 그녀는 나에게 중요한 사람이었다'라고 회상할 수 있을 것이었다.


먼댓글 링크한 영화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에서도 그런 사람이 나온다. 그동안 특별했던 사람은 아니었지만 가장 절망한 주인공에게 나타나 다시 힘을 내 살아보기를 격려해주는 단역. 


내 인생을 하나의 극으로 놓고 보자면 나는 당연히 주연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나와 마찬가지로 비중 있는 상대역을 다른 사람들에게 줄 것이었다. 내 가족과 베스트프렌드들이 그럴 것이고 연인도 그럴 것이었다. 그러나 내 인생에도 특별한 엑스트라가 있었다. 아마 나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그런 존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당시에 정말 강렬한 영향을 미쳐서 나를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하거나 혹은 나의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 사람. 그래서 너무나 고맙고 특별한 사람이지만, 그러나 더 길게 관계가 유지되지 않는 사람. 


나에게 그런 사람이 있었다. 하는 말마다 내 가슴에 날아와 꽂혀서 실제로 내 육체에 영향을 주던 사람이 있었다. 나는 아주 오래 고통받고 있었고 아주 오래 나 자신을 학대하고 있었고 아주아주 오래 나를 원망하고 죄책감과 고통으로 밀어넣고 있었다. 이 괴로움은 누구도 알지 못할 거란 생각에, 그보다는 아마도 모두가 나를 내가 그랬듯이 손가락질할거란 생각에 바깥으로 내뱉지 못하며서 나를 원망했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우연히 그 친구와 그 얘기를 하게 되었고, 그 때 그 친구의 한마디 말이 나를 크게 위로해주었다. 내가 그동안 나에게 잘못했다는 것을 그 친구 덕에 알았고, 비로소 나는 오래 고통받았던 나를 풀어놓을 수 있었다. 그 뒤의 나는 그전의 나와는 다르게 육체적으로도 치료가 되어 있었고, 나는 지금까지도 내 인생에 아주 가장 중요한 치료를 그 친구가 해주었다고 믿고 있고 확신하고 있고 또한 감사하지만, 그 친구랑 연락하지 않고 지낸지가 오래 되었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는데, 그 친구는 내 인생에 아주 중요한 사람으로 나에게는 자리매김 하고 있다. 


살면서 만나게 되는 중요한 사람들이 있다. 우정이든 사랑이든 그렇다. 친구든 연인이든 그렇다. 우리는 서로에게 아주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어쩌면 인생을 바라보는 눈과 방향까지 달라지게 만들지만, 또 인생 그 어떤 때보다 큰 행복을 느끼게도 해주지만, 그러나 그 관계가 검은머리 파뿌리가 될 때까지 이어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사실은 이어지지 않을 확률이 더 높다. 그렇게 다정한 사람들의 손을 놓고 더이상 보지 않는 사이가 되었을 때, 그러니까 관계가 더이상은 이어지지 않고 끝났을 때 이 관계가 실패라고 생각해 절망하고 울고 아파할 것이다.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을 알고 지냈던 일은 내 인생에서 도려내고 싶은 일들이 될 때가 있다. 나 역시도 '그 사람이 내 인생에 왜 나타났을까', 혹은 '내가 왜 그런 선택을 해서 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이렇게 오랫동안 후회하는가' 라는 생각을 할 때가 더러 있다. 내 인생에 그 관계가 혹은 그 사람이 없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왜 그렇게 내 인생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겼을까. 내가 어디에서 잘못한걸까. 



그런데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데이비드 케슬러와 그리고 마리 루티가, 내가 실수한 게 아니고 실패한 것도 아니라고 말해주는 거다. 이 모든 일들,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고 혹은 미워하고 헤어지고 하는 일들이 이 모든 관계들의 이면, 이 관계들이 가지고 있는 속성이라는 거다. 어떤 관계에도 실수는 없고, 그 관계는 그 관계일 뿐이라는, 이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 책 속의 활자로 만나는 순간 내게 커다란 위로가 되었고 삶의 지혜가 되었다. 내가 당신을 만나 괴로웠고 후회하는 것도, 내가 당신을 만나 한껏 즐거웠다 안타까워하는 것도, 내가 당신을 만나 내 인생의 상대역 주인공으로 놓거나 특별한 엑스트라로 만들어두는 것도, 이 모든 것들이 내가 살아가는 삶에서 지극히 자연스럽게 거쳐가야 하는 일들인 것이다. 이렇게 여기까지 온 내 인생은, 겪어야 할 것을 겪어낸 하나의 고유하고 온전한 삶이었다. 그 삶 속의 관계들은 실수도 실패도 아닌 것이다. 



그리고 두려움. 

나는 일전에 나의 강박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두려움을 언급한 적이 있다. 강박은 두려움에서 나오는데, 이 책에서 fear 에 대해 얘기해주고 있다. 


Fear is a warning system that, on a primal level, serves us well. If we're walking late at night in a dangerous part of town, fear warns us to be on guard against the genuine possibility of trouble. In potentially dangerous situations, fear is a sign of health. It is a protector. Without it we would not survive long.

But it's easy to experience fear where there is no danger. -p.111


두려움은 우리에게 위험한 상황을 경고해주기도 하고 그러므로 우리를 보호해주기도 하는 감정이다. 그러나 그 두려움은 위험이 없는 상황에서도 솟아나는 감정이다. 바로 그래서 강박이 생기는 것. 

나는 분명 어떤 두려움들을 가지고 있고, 내가 강박적인 습관들을 가지고 있고 또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것들이 바로 두려움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걸 안다. 내가 나를 판단할 때 나에게 가장 취약한 것, 나를 가장 약하게 만드는 것, 그래서 내가 나의 치명적 약점이자 문제로 인식하는 것은, 나의 두려움이다. 그 무엇도 나를 판단할 수도 평가할 수도 없다고 당당하다가도 두려움으로 인한 불안이 차오르면 안절부절하게 된다. 나는 너무 극심하게 두려움과 불안이 찾아오면 가만가만 내가 나를 진정시키려고 손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며 괜찮아, 일어나지 않은 일이야, 괜찮아, 하며 가슴을 쓸어내리곤 하는데, 그런식으로 진정되지 않을 때면 처방받은 신경안정제를 먹을 때도 있다. 그렇다면,


나는 왜 두려움과 불안을 가지고 살아가는걸까?



This type of fear is based in the past and triggers fear of the futres. -p.111


이러한 유형의 두려움은 과거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유발합니다. (번역서가 지금 없어서 구글 번역기 돌렸다.)


그냥 생겨나는 두려움이 아니고 그냥 생겨나는 불안이 아니다. 아무일도 없었는데 갑자기 뿅- 하고 두려움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이 솥뚜껑을 보고도 놀라는 거다. 시간이 지나고 점점 더 강해지면서 저것은 솥뚜껑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될 날이 오겠지만, 아주 많은 경우, 미래에 보게 될 자라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수도 있는 것이다.



엊그제, 여동생에게 '등'에 대한 얘기를 했다. 내가 기억하는 좋은 등이 두 개 있다고. 하나는 어린 조카의 등이다. 둘째 조카가 어렸을 때 블루베리를 좋아해서 잘 먹었는데, 너무 많이 먹길래 '아가야 이제 그만 먹어야 될 것 같은데?' 했더니 내게서 등을 돌려 반대편을 보면서 먹는 거다. 그게 너무 귀여워서 그 등을 사진 찍었었고, 그 등을 보고 웃었었고, 그 등을 기억한다.




또 하나의 등은 연인의 등이었다. 새벽에 잠들다 깨서 내게서 돌아 누운 연인의 등을 보았을 때, 그 등이 나는 너무 좋았었다. 자면서 여러차례 자세를 바꾸는거야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마침 자다 깼을 때 내가 보게 된 건 그의 등이었는데, 그의 그 큰 등이 그 순간 그렇게나 좋았던거다. 그 느낌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안심이 되고 안전하다는 그 느낌을. 그와 함께하는 동안 나는 어떤 위협을 느끼고 실제로 그가 보호해주는 등의 행동을 경험했던 적은 없다. 그가 실제로 나를 위험에서 구해주는 상황은 일어난 적이 없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등이 앞으로 내게 닥칠 위험에서 보호해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던 거다. 그러니까 그라는 사람으로부터 그 등을 사랑하게 된 것은, 내게 있었던 어떤 과거, 그렇게 형성된 내 현재가 한 일일 것이었다. 다른 연인을로부터는 등을 보고 좋았던 적이 없었는데 유독 그 연인으로부터는 그 등에 반하고 여전히 기억하게 되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데에는 '사랑하는데 이유가 어딨어' 라는 말로 모든 이유를 없는 것처럼 만들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태어난 순간부터 어른이 되기까지 자라는 동안 겪었던 일들, 그렇게 형성된 '내가' 아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며 선택하지 않았을 상대이기도 하다. 나였기 때문에 그 사람을 사랑했던 것이었다.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처음부터 좋았던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이다. 처음에 좋지도 않았는데 좋아하려고 애쓴다고 해서 좋아지지는 않는다. 처음부터 좋았다면, 거기에는 그럴만한, 그러나 나조차도 모르는, 나만의 이유가 있었던 거다.



자, 다시 인생 수업으로 돌아가서.

처음부터 좋지 않았던 사람을 좋아하려고 애쓴다고 해서 좋아지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경험으로부터 배웠다. 다른 사람의 경험이 아닌 나의 경험. 내 인생이 내게 알려준 것이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이 책을 통해 인생이란 것이 매순간 내게 가르쳐주는 것을, 그러니까 나는 매순간 내 인생으로부터 깨닫고 배우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얘기한다. 다 아는 얘기지만, 다 아는 얘기를 누군가 정리해둔 걸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일은 때때로 필요하다. 아직 읽어야 할 많은 분량이 남아 있지만, 나는 어떤 관계도 실수가 아니라는 말이, 그리고 우리의 두려움이 멈추는 건 우리의 죽음이 아니라 우리의 삶이라는 말이 그렇게나 좋았다.



Our fears don't stop death, they stop life. -p.112

나는 삶을 계속해서 살아나갈 것이다. 멈추고 싶지 않다.




사족인데, 

저 아가 조카 사진 찾으려고 내 사진첩에 '뒷모습' 검색했더니, 이거 한 장 딸랑 나오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남동생 12년전 사진이다. 지금은 육아로 많이 야위었는데 … ㅎㅎㅎㅎㅎㅎㅎㅎㅎ

허락없이 올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If you were an unhappy single person, you‘ll be an unhappy spouse.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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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3-05-08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도 그래요. 요새 가끔씩 사랑하는 사람들 죽음 생각하면 막 두려워요. 저 쪼꼬미 발 어떡해요! 남동생분 헉, 헬스하시나요?

다락방 2023-05-08 10:22   좋아요 0 | URL
남동생 헬쓰 열심히 했다가 결혼후 육아에 전념하면서 몇 년 못했고요 최근에 다시 시작했습니다. ㅎㅎ
저렇게 쪼꼬미 아가 조카가 지금은 초등학생이 되어서 열심히 복싱을 하고 있습니다!! 아 세월 … ㅋㅋ

잠자냥 2023-05-08 10: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연휴에 베트남 다녀오신 줄 알았더니 인도 다녀오셨군요...? ㅋㅋㅋㅋ
다부장 득도하셨다.

다락방 2023-05-08 10:21   좋아요 3 | URL
어휴 쓸 거 왜이렇게 많아요. 저 책탑 사진도 올려야 되고(얼마 안되지만요), 여행기도 쓸 생각인데.. 바쁘네요?
잠자냥 님, 자전거 여행은 다녀 오셨어요? 비 와서 연기하셨나요?

잠자냥 2023-05-08 10:32   좋아요 2 | URL
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일단 부처님 오신 날 그때로 미뤘어요. 연휴는 진탕 마시고 놀았 ㅋㅋㅋㅋㅋ 허무하다 ㅋㅋㅋ

다락방 2023-05-08 10:33   좋아요 2 | URL
진탕 마시고 놀라고 연휴가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공쟝쟝 2023-05-08 1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샤라랑 💕 좋은 글 잘 간직하겠습니다.

다락방 2023-05-08 14:42   좋아요 1 | URL
인생수업 번역본으로만 읽었으면 저는 별 셋 줬을것 같아요. 하핫.

햇살과함께 2023-05-08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저 발바닥 어떡해요. 너무 귀여워.. 저 발바닥에 얼굴 막 문지르고 싶네요!
인생 뭐 있어요...

다락방 2023-05-08 14:43   좋아요 1 | URL
저게 벌써 7년전이지 뭡니까!! 아이는 저때 이후로 아주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귀요미 ♡
 

몇해전부터 헤어스타일은 언제나 짧은 컷트였다. 처음 컷트를 잘라주었던 미장원 원장님은 내 머리가 짧아지는 걸 아주 좋아하셨다. 짧은 머리가 훨씬 잘어울리네요, 라고 하시면서. 이 원장님은 내가 무슨 말만 하면 바로 내 마음에 들게 확- 해주셔서 내가 믿고 가는 미장원이었는데 어느날 먼 다른 곳으로 옮겨버리시는 바람에 나는 그 뒤로 맞는 디자이너를 찾아 방황하기 시작했다. 회사 근처에서도 여기 저기 가보고 여동생이 사는 동네, 친구가 사는 동네, 그리고 집 근처에서도 끊임없는 방황에 방황을 거듭했다. 그 어디도 흡족한 곳이 없어서 한 번은 먼데로 이동한 그 원장님을 찾아간 적도 있다. 그렇지만 오고 가는 길이 너무 힘들었어서 다시는 못오겠다 싶어진거다. 그래서 방황, 또 방황.. 하다가, 어느날 집 근처 시장을 가는 길에 있는 미용실을 보게 되었다. 컷트도 그간 내가 갔던 그 어디보다 저렴한거다. 어라, 네이버 예약도 되네? 나는 네이버로 원장님께 컷트를 예약했다. 그 때쯤 내 머리는 갈곳을 잃고 엉망진창이었지만, 뭐, 나는 언젠가부터 그러든가 말든가 하는 사람이 되어있었고, 그래서 처음 잘랐을 때는 그냥 여기에 정착하자, 하면서 '가격이 저렴하니까' 라는 이유를 댔다. 단발 비슷한 머리 길이었는데, 그런데 이게 아무리 해도 너무 귀찮앗다. 그간 짧은 머리를 하다 약간 길어지니 영 불편한거다. 나는 이번에 가서 예전 내 머리스타일을 보여주며 이렇게 짧게 컷트를 쳐달라고 했다. 원장님은 단발인 내 머리를 컷트로 잘라주셨고, 그 과정에서 이미 나는 만족하고 있었다. 짧은 머리가 되어갈수록 내 인물이 살아나는 거다!!! (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걸 나도 느끼고 원장님도 느껴서 둘다 웃었다. 확실히 짧은 머리가 낫네요, 네 저도 너무 마음에 들어요. 그 다음부터는 그냥 이 미용실이 고정이 되었는데, 딱히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그러니까 그 미용실을 찾고 원장님과 대화하게 되면서, 아마도 처음 시작은 그러니까, 내가 퇴근후에 예약도 하지 않고 전화로 '혹시 지금 가면 컷트 되나요?' 물었고 안된다는 답을 들어서 네 알겠습니다, 하고 끊었는데, 5분도 안되어서 '혹시 오실 수 있냐, 예약자가 취소했다'고 해가지고 '갈게요!' 해서 갔더니 미용실에 원장님과 내가 둘만 있었고, 어쩌다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족발 덮밥 얘기를.... (네?)


아무튼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 파이퍼 보고 너무 궁금해서 족발 덮밥 만들어 먹어 봤다고 원장님은 얘기하셨고, 나는 '그거 보고 족발 덮밥 먹으러 태국 갔다왔어요' 해가지고 둘이 너무 웃었다. 나는 미용실 근처에 내가 좋아하는 태국식당 을 알려드렸고, 아니 이 근처에 그런게 있었어요? 원장님은 놀라셨다. 그렇게 헤어졌다가 다음 컷트하러 갔을 때, 원장님은 내가 추천한 태국식당에 가서 똠양꿍이랑.. 또 뭐더라, 아무튼 뭔가를 드셨다고 했고 아주 맛있게 드셨다고 했다. 그렇게 대화는 주변 맛집으로 이어졌는데, 아니 알고보니 우리가 나이대가 비슷했고(서로 나이는 모름) 식성도 비슷했고, 게다가 둘다 싱글인 거였던 부분..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원장님은 순댓국집을 추천해주셨더랬다. 거기 너무 맛있고, 대기해야 할 수도 있고, 본인은 정말 거기 자주 가고, 장사가 너무 잘되어 지점도 냈고... 등의 이야기를 하시는거다. 그래서 내심 '다음에 컷트 오기 전에 그 순댓국집에서 순댓국 먹고 와야겠다'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가게 되질 않았... 저녁에 혼자 가서 순댓국 시켜 소주 한 잔 먹어야지 했지만, 그게 우리 집근처 였기 때문에 회사 근처 순댓국 집에서 먹고 오거나 집근처에 오면 자꾸 집으로 들어가버려.. 친구라도 만나면 거길 갈까 했는데, 당분간 나 자신 외에 그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은 모드.. 이기 때문에.. 여태 못가고 미루고 미루고, 거길 못가니 미용실도 못가겠는 거다. 그렇게 머리는 길고 길고 또 길고... 이젠 너무 길어져버린 부분. 가기 전에 반드시 순댓국 체험하고 가야한다, 그게 원장님에 대한 예의다!! 하다가,



어제 5월 1일 쉬는 날. 오후에 미용실 컷트를 예약해두고 점심에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를 모시고 둘이 그 순댓국집을 찾았다. 걸어서 15분 거리면 가능한 곳이지만, 아버지가 지팡이 짚고 천천히 걸으셔야 하고 또 가다가 쉬기도 하셔야 해서 가는데 50분이 걸렸다. 그렇게 도착한 순댓국집에서 앞에 세 테이블을 기다렸다가 드디어 우리 순서가 되었고, 나는 아빠의 몸보신을 위해 삼이 들어간 순댓국을 주문해 드렸다.




나를 위해서는 일반 사골 순댓국




일단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철판 계란후라이를 주시는데,




어머 이게 뭐야 터뜨려서 먹고 있었더니, 직원분이 오셔서는 '섞어서 스크램블 해 드세요' 하시는게 아닌가. 그래서 아빠, 섞어 섞어 해서 섞어서 먹었는데, 아니 계란.. 늘 먹는 계란이 뭐 이렇게 맛있을 일이야? 희한하게 맛있더라.  아무튼 그렇게 아빠랑 순댓국을 맛있게 먹고 다시 한시간 걸려 집에 갔다가 집에서 좀 쉬고 머리를 하러 갔다. 원장님께 당당하게 '순댓국집 다녀왔어요!'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순댓국에 대한 감상을 나누면서 생각했다. 잠자냥 님은 이런 나를 보며 정말 이해 안된다고 하시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에 돌아와 영어책을 읽으려고 하는데 너무 졸렸다. 사진을 찍어 동생들에게 보냈다. 지금 공부중이야. 졸 멋지지?





그리고 책을 샀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언어의 무게》는 친애하는 알라디너 ㅊㅁㅈ 님의 글을 보고 사게 되었다.


《The Bromance BOOK CLUB》는 번역본을 재미있게 읽고 사게 되었는데, 박스를 뜯고 꺼내자마자 후회했다. 안읽을 것 같아... 하아-


《기척》은 제인 에어를 다시 쓴거라길래 궁금해서 사봤다.


《해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은 한나 아렌트 책장에 꽂아 두려고 샀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고수가 무럭무럭 자라는데, 따먹어도 될 때가 언제일지를 잘 모르겠다.. 지금인가요?




우리 엄마의 최애는 방울토마토.




나는 요즘 고수 옆에 치커리 자라는 게 또 그렇게나 예쁘다.





어휴, 하루 쉬고 왔는데 일 겁나 많아서 이제부터 일 겁나 열심히 해야 한다.

빨빨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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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5-02 10: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댓글 1등일 것 같은 예감입니다.
늘 꼴찌로 댓글을 달고 있었기에..언제쯤이면 1등으로 달아보나? 싶었거든요ㅋㅋ
바쁘실테지만 곧 댓글 알람이 뜰겁니다ㅋㅋ
컷트는 저도 지금 몇 달째 진행형인데 머리가 넘 빨리 자라 미용실을 넘 자주 가야하는 단점이 있던데, 순대 국밥집을 찾아가 먹어 보고 미용실 찾아갈 것이란 계획은 다락방 님의 인성이 돋보입니다.
다락방 님을 바라보는 콩깍지는 언제 벗겨질까요?
어떤 행동을 하셔도 아름다워 보이시니...ㅋㅋㅋ
아버님 기력을 많이 찾으셨군요?
함께 식당을 찾아가실 정도면...^^
얼마 전 저는 구순이 넘으신 큰 이모를 뵈었는데, 허리가 꼬부라져 바깥 외출이 넘 어려우셔 오랜만에 외출을 나오시니 어리둥절 하시면서 아이가 되셨더군요.
외출을 하실 수 있다는 것도 복일 수도 있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버지를 부축하며 느린 걸음으로 순대 국밥 집을 찾아간 부녀의 아름다운 뒷모습이 상상되어 집니다.
그나저나 고수 어마어마하게 자랐네요?@.@
고수 향에 쓰러지셨겠습니다ㅋㅋㅋ

다락방 2023-05-03 17:03   좋아요 1 | URL
원장님도 다녀오시고 후기를 들려주셨는데, 최소한 한 번은 저도 그렇게 해야 예의를 지키는 것 같아서 말이죠. 뭔가 당신의 말을 씹어 삼키지 않았습니다, 를 보여주어야 할 것 같았어요. 덕분에 머리가 길어졌네요. ㅎㅎ
컷트는 미용실을 자주 가는 단점이 있는데요, 가면 짧게 끝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파마 안한지 진짜 오래됐어요. 미용실에서 파마하고 앉아있는 그 순간을 못견디겠어요. 그걸 견디려고 책도 가져가보고 그랬지만 전 아무리 그래도 너무 힘들어서 ㅠㅠ 그래서 몇년째 파마 없는 숏컷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매달 가지만 고작 30분 정도면 모든게 다 끝나버려서 너무 좋아요!!

아버님 걷기 운동 열심히 하셔서 이젠 지팡이 짚고 걸으실 수 있어요. 지팡이 없어도 절뚝대지 않고 걷는게 목표이긴 한데, 그 길까지는 좀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요. 그래도 본인의 의지가 있으니 될 거라고 보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책나무 님! 그리고 콩깍지가 벗겨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ㅎㅎ

잠자냥 2023-05-02 10: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순댓국 먹었으면 먹은 거지 뭘 대화를 해요! ㅋㅋㅋㅋㅋㅋ 거참 이해 안 되네. ㅋㅋㅋㅋ
전 금요일부터 4일 쉬었거든요. 그중 이틀은 또 부여에 다녀왔는데, 거기서 정말 인생 순댓국집을 만났어요!!!!!!!!!!!!!
아 이건 증말 다락방님에게 알려드리고 싶다. 언제 부여 가시면 제가 알려드릴 테니 꼭 드셔보세요.
난 이 가게가 서울에 없다는 게 넘나 슬프네...요. 또록......
또 먹고 싶다 또 먹고 싶어!!!!!

다락방 2023-05-03 17:04   좋아요 1 | URL
오오, 부여 가게 되면 잠자냥 님께 꼭 여쭐게요. 순대국 맛집이 어디입니까? 하고 말이지요. ㅎㅎ 순댓국은 그런데 왜이렇게 먹어도 먹어도 좋을까요? 그거 아세요? 저 이십대 초반에 ㅋㅋ 아니 중반이지 ㅋㅋ 회사에서 단체로 순댓국 처음 먹었는데, 순대로 국을 끓여먹다니 너무 충격받고 그 국 못먹었었어요.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5-03 18:2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5-02 11: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식물들 쑥쑥 크고 있군요. 근데 나머지 식물 화분 사진도 궁금하다는 생각이!ㅎㅎㅎ

커트 머리가 어울리실 수 있다니 부럽습니다. 저는 머리를 포기한 지 오래고 귀찮아서 미용실 안간지도 음... 10년이 넘은 것 같아요^^;;; 그냥 대충 제가 집에서 머리를 일자로 잘라버리고 있는!

저희 아버지도 지팡이를 짚고 다니셔야 해서 아무래도 같이 다니면 시간이 꽤나 걸린답니다. 요즈음은 친정에 가면 어머니 음식 안하게 하자고 ˝나가서 먹죠˝ 이러는데 아버지가 오래 걸으면 힘들어하셔서 거리 생각해 음식점을 찾곤 해요. 그래도 함께 나가실 정도가 되어서 다행입니다^^

계란 얹은 순대국 넘 고소할 것 같아요!ㅎㅎㅎ 저희 집도 그렇고 회사 근처에도 순대국집 하나같이 맛이 없어서 넘 우울합니다.

다락방 2023-05-03 17:06   좋아요 0 | URL
제가 나머지 식물들도 사진을 다 찍기는 찍었는데 사진 올리고 글 쓰는게 너무 귀찮아서 이번엔 그냥 세 개만 올렸네요. 제가 다음주에는 다 찍어서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쵸.. 제가 이렇게 저의 식물들을 차별하면 안되는건데 말입니다.

제가 컷트 머리 하게 된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미용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기가 싫어서였어요. 파마 하는 시간이 너무 힘들어요. 그래서 컷트를 치면 파마도 안하고 바로 휙 자르고 나와도 돼서 너무나 좋습니다. 같은 이유로 저는 염색도 안합니다. 미용실에 있는 시간은 짧게, 가급적 짧게.. ㅎㅎ

계란은 스크램블로 따로 먹는거고요, 저는 회사 근처에 맛있는 순댓국집에 두 군데나 있어서 넘나 좋아요. 오늘 점심은 돈까스 먹었지만요. ㅋㅋ

건수하 2023-05-02 11: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순대국을 먹어야 미용실을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셨다니.. 정말 다락방님 매력적이십니다 ☺️ 아버님도 다락방님과의 나들이 그리고 외식 좋으셨을 거예요.

순대국집에서 계란 후라이 주는 건 처음 봐요! 그것도 스크램블로.. 태국 음식도 맛나겠고 점심 전 침 폭발 중입니다 ㅎㅎ

다락방 2023-05-03 17:07   좋아요 2 | URL
아버지는 당연히 너무나 좋아하셨어요. 저랑 같이 있는 시간 좋아하시는데, 너랑 같이 있으면 아프지도 않고 즐겁기만 하고.. 막 이런 얘기 하실 때면 저는 근데 또 너무 도망치고 싶어져요. ㅠㅠ

수하 님, 저 주말에는 베트남 음식을 먹을 예정입니다. 자랑할테니까 딱 기다리고 계세요!! ㅎㅎ

잠자냥 2023-05-03 18:30   좋아요 1 | URL
다부장 가는구나! 이번에는 넓은 침대에서….. 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5-03 20:41   좋아요 0 | URL
베트남 음식 먹으시는 구나 했는데 그게 그 뜻이었나요? 연휴에 베트남!! 딱 기다릴게요 흑흑 부럽다…

단발머리 2023-05-02 12: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순대국 정말 좋아합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좋네요. 집에 갈 때 하나 포장해 가겠어요^^
언어의 무게, 계속 눈에 띄어서 목차 보러 갑니다. 두께가 심상치 않네요.
저는 텃밭 키우게 되면(베란다에) 방울 토마토 심고 싶어요!!!
- 이상 웨이브 단발이어서 단발이라 할 수 없는 단발머리 드림

다락방 2023-05-03 17:08   좋아요 1 | URL
순댓국은 포장해가셨는지, 맛있게 드셨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요즘 순대는 뺀 ‘고기만‘으로 시켜서 새우젓하고 먹는데 어찌나 꿀맛인지 모릅니다. 공기밥은 절반 정도는 그냥 먹고 절반 정도는 말아서 먹어요. 아 또 먹고 ㅣㅍ네요..

방울토마토 얼른 자라서 열매 맺었으면 좋겠어요. 얼마나 귀여울까요? 단발머리 님도 베란다 방울토마토 도전!! ㅋㅋㅋㅋㅋ

이상 컷트머리 다락방 드림.

그레이스 2023-05-02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맛있게 먹은 순대국은 병천 아우내장터 안에 있는 순대국집에서 먹은 거예요
10년도 더 되었네요^^
일때문에 독립기념관 갔다가 함께 간 사람들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다락방 2023-05-03 17:09   좋아요 2 | URL
저는 순댓국을 요즘 제일 맛있게 먹는 것 같아요. 잠자냥 님의 소설에 순댓국 나온 순간부터 제가 순댓국 마니아가 되었어요. 어떤 글은 사람의 식성을 변화시킵니다.. ㅎㅎㅎㅎㅎ

blanca 2023-05-02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 점심은, 순대국으로 하겠습니다.

다락방 2023-05-03 17:09   좋아요 0 | URL
오, 오늘 점심은 순댓국으로 드셨습니까? 저는 오늘 돈까스 먹었는데 내일은 순댓국 먹을까봐요. ㅎㅎ

2023-05-03 0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03 0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03 07: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03 1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03 1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3-05-03 06: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버님 건강이 좀 나아지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어딜 가나 맛과 멋과 웃음을 퍼뜨리는 다락방님이시군요!! ㅎㅎ 맛집으로 대동단결 ㅋㅋ 전 미용실에서 말하는 거 안 좋아하는 사람인데 두분 깔깔 웃으시는 거 상상하니 괜히 흐뭇합니다.

다락방 2023-05-03 17:11   좋아요 1 | URL
아버님 건강은 차츰 회복중이시긴 한데요, 순간순간 막 짜증이 올라올 때가 있어요. 마음을 다스려야 합니다, 수시로..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요즘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돌봄 노동이 할당되어있구나, 그런 생각을 해요. 저는 결혼도 안하고 아이도 없어서 눈누난나 자유롭기만 할 줄 알았는데 늙으신 부모님을 부양합니다. 인생이란 그런것인가 봐요. 하하.

저도 미용실에서 대화하는 거 너무 싫어서 말시키는 미용실이면 바꾸곤 했는데, 그 날, 족발덮밥이 모든걸 바꿔놨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먼지 2023-05-03 13: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순대국을 꼭 먹고 머리 하면서 그 썰을 풀어야 해서 반드시 들렀어야 하는 그 마음 너무 이해됩니다!!! 제가 자주 가는 미용실의 원장님과 저는 빵순이라는 어마어마한 공통점을 발견해버려서 동네 빵지순례 정보를 주고 받곤 하는데 비슷한 부채감 느낀 적 있어요ㅋㅋㅋ (원장님은 먹는 것뿐 아니라 만드는 것도 잘하셔서 크리스마스 무렵에 가면 직접 만든 슈톨렌까지 다과로 내주십니다ㅋㅋㅋ)
으아 쫌쫌따리 땡투가 있길래 이게 무슨 일인가 휘둥그레했는데!!! 땡투 적립금 받고 책 지르고 싶어져서 정말 큰일입니다!!
고수가 진짜 고수 모양인 게 너무 신기해요ㅋㅋㅋㅋ 그러고 보니 화분에서 자라는 고수를 본 게 처음인 것 같아요ㅋㅋㅋㅋ

다락방 2023-05-03 17:13   좋아요 2 | URL
그런거 있잖아요, 당신의 말을 내가 허투루 듣지 않았습니다, 를 보여주고 싶은거요. 그래서 한없이 미루다 보니 머리가 너무 지저분하고 길어져서 더이상은 미룰 수 없다! 이렇게 되어네요. ㅎㅎ

세상에.. 슈톨렌..을 만드신다니요. 원장님 능력자시네요!!

책먼지 님 땡투 제가 드렸습니다. 책먼지 님, 부자 되셔가지고 책 많이 많이 사시고 좋은 글 많이 써주시고 그러면 또 땡투 들어오고 또 부자가 되고.. 부자의 연속을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이거 비문..이지요? ㅋㅋㅋㅋㅋ)

저도 고수 싹 틔우고 잎이 자라면서 고수향 진하게 뿜는 걸 보면서 아니 고수에서 고수향이 나~ 하고 넘나 신기해했답니다? 당연한데 너무 신기한... 후훗.

책먼지 2023-05-04 10:46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저 문장 저대로 완벽해서 절대로 다른 문장으로는 지금의 축복을 다 담아낼 수 없을 것 같아요!! 저 맞춤법과 비문 조심하지만 공식문서나 간판 같이 기본적으로 맞춤법을 꼭 지켜줬으면 하는 곳외에 다른 글쓰기에서는 오히려 문법 파괴하며 시원하게 메시지 전달당할(?) 때 쾌감 느낍니다!! 정작 저도 맞춤법 많이 틀린다는 게 또 함정ㅋㅋㅋㅋㅋ

책먼지 2023-05-04 10:49   좋아요 2 | URL
그리고 다락방님 말씀 듣고 보니 기본은 진짜 당신의 말을 허투루 듣지 않았습니다 라는 걸 보여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었네요ㅜㅜ 다녀와서 너무 좋았다고 썰푸는 게 신난건 줄 알았는데 그걸 보여주고 싶은 것이었어요!! 다락방님 덕에 또 언어를 발견합니다!!!
 

운동 해야하는데, 해야하는데.. 하면서도 아무런 운동도 하지 않은 채로 반년이 지났다. 다니던 요가센터가 폐업한 후, 다른 센터나 다른 운동을 알아보다 에잇 몰라 하고 관뒀던 거다. 걷는거야 늘 걸었고 주말에는 간혹 유튜브 틀어두고 요가를 하긴 했지만 확실히 운동량이 적어졌다는 걸 느꼈고 그러면서도 먹고 마시는 건 줄지 않았다. 이렇게 살면 안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간혹 해오다가 어제는 큰 마음 먹고 집근처 요가센터를 검색해 상담하러 찾아갔다.


시설을 둘러보고 등록하기로 하면서 인바디를 측정했다. 아주 오랜만이었고, 내 몸 상태가 어떤지 나도 모르는 상태.. 운동 겁나 필요하네요, 라는 말을 듣게 될거라고 당연히 생각했는데, 인바디 측정을 마치고 결과물을 출력해 살펴보시던 원장님은 굉장히 흥분하셨다. 이렇게 근육이 좋은 상태로 센터를 찾아온 분은 정말 오랜만이라는 거다. 그래서 내 결과지를 보니, 근육이 그냥 표준인데? 근육량은 표준으로 그래프가 가있고, 그리고 그림상으로 보면 신체의 모든 부분 근육이 다 표준이었다.


내 근육량은 내 체중의 31프로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아니, 그냥 표준인데 이렇게 흥분할 일인가. 선생님, 표준이잖아요? 표준 이상도 아니고요? 했더니, 운동 하려고 여기 찾아오시는 분들 인바디 하면 표준에 한참 못미친다는 거다. 그래프 상의 왼쪽에 미미하게 표시되어 있다고 그런데 나는 당당하게 표준! 




아, 그래요? 표준이.. 이렇게 좋아할 일이란 말인가? 하고 원장님이 흥분하셔서 나도 따라 좋아하는데, 그러니까 어느 정도냐면, 나는 근육 조절은 0으로 나오는거다. ㅋㅋㅋㅋㅋㅋ




선생님은 내가 너무 궁금한가 보았다. 어떻게 근육이 이렇게 좋은지. 운동을 계속 하시냐 물었고 나는 아니라고 답했다. 그러면 걸으시나요? 이래서 걷는거야 늘 걷죠, 했다. 그러다 나의 너무나 높은 체지방에 놀라시면서 '술 드세요?' 물으시길래 '술과 고기를 정말 좋아합니다!' 당당하게 말했더니, 술 끊으라는 소리는 안하시고,


"고기를 많이 드셔서 근육이 유지되나 봐요!" 하시는게 아닌가. 내 근육에 나보다 더 기뻐하시는 것 같았다.


보통 근육은 없고 체지방은 높아 마른 비만인 사람이 많은데 나는 확실한 비만 ㅋㅋㅋ 근육량도 많고 체지방은 더 많고!! 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운동하면서 식단만 좀 조절하면 금세 좋은 몸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어디 하나 나쁜데가 없어서. 물론 체지방이 심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문제는, 식단 조절을... 제가........ 하아-


아니, 그리고 체내 성분 검사에서도 겁나 좋게 나오는 거다. 수분, 단백질, 무기질이 아주 그냥 난리났어요. 좋아서. 선생님이 "식사를 어떻게 하시는거에요? 어떻게 이것도 좋아요?" 이러심.


선생님, 한 끼 두 메뉴는 이렇게 좋은 몸상태를... 


이라고 말하지 않고, 삼시 세끼 다 꼬박꼬박 먹습니다! 라고 말했다. 저녁은 물론 술과 고기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일단 5월부터 시작하는 걸로 등록하고 나오는데 발걸음도 가벼웁고(드디어 운동 시작!) 게다가, 이것이 바로 근수저란 것인가... 라는 생각도 들고 말입니다? 여러분, 나 근수저인가봐요. 여동생은 이런 내게 '언니가 체력이 좋은게 근육 때문이구나!" 했다. 여러분, 근육은 모두 체중의 30프로 정도 갖는거 아니었어요? 껄껄.


아, 진짜 내가 너무 좋다. 아니.. 어떻게...근육도 이렇게 완벽해. 조절할 게 없대. 0이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러분은 이런 근육을 가져본 적 있나요? 


오늘 연봉 협상 해야되는데(사실 협상이라기보다는 통보지만..) 여하튼 나는 돈 있지, 책 많지, 근육 있지.. 진짜 너무나 완벽한 사람이라서 눈물이 난다. ㅠㅠ



어제 집에 도착해서 이 일들에 대해 엄마랑 수다 떨면서 부대찌개랑 소주 먹었다. 나 5월부터 운동할거니까, 그전까지 엄청나게 먹고 마실테야!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내 체지방 너무 위험하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체지방이 높은 이유야 많지만 수면부족일 수도 있고(난 겁나 잘 잠) 또 뭐라더라.. 아, 계속 누워있기만 하고 움직임이 없어서일 수도 있다는데(난 아님 ㅋㅋㅋ 근육이 말해준다), 선생님은 내가 그런 경우는 아닌 것 같다고 하셨다. 그러니까 나는, 나는!!


순전히 먹는 것 때문에 체지방이 미쳐있음이 밝혀져....




내 배에 가운데 줄 근육 있는데, 항상 남동생은 그게 뱃살이 접힌 자국이라 했단 말이야? 여동생은 항상 신기해서 자꾸 들여다봤다. 이렇게 뱃살이 많은데 어떻게 이렇게 되지? 그런데 어제 인바디 해보고 알았다. 그거 근육 맞는 거였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근육 풍족해 씐났다.


이 근육으로 열심히 행복의 약속 읽자!!



근수저 느낌 너무 좋아. 짜릿해! >.<

근육량 31프로의 중년 여자 어떤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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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4-27 09:1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이렇게 하루하루가 다 멋진 중년 여자!

근육이 100도 아니고 110에 가깝다니요... +_+
저도 한 때 근육이 많았는데 지금은... (먼산)

다락방 2023-04-27 09:13   좋아요 5 | URL
저도 제가 이정도일 줄은 몰랐네요? 씐나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ersona 2023-04-27 09: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근수저래요 ㅋㅋㅋ 지방간 위험한데 근육도 표준 이상이라 ㅋㅋㅋ 결과지 보자마자 ‘운동선수들은 은퇴후에 관리 더 잘하셔야 해요’라시더라고요. 현실은 맨 바닥에서도 넘어져서 맨날 발목 부러지고 갑자기 물 마시다가 숨 못쉬어서 호흡곤란 오는 인간인데;; ㅋㅋ 여튼 축하드려요!!

다락방 2023-04-27 12:17   좋아요 3 | URL
오오, 페르소나 님도 근수저!! 으하하하.
사실 저는 눈에 보이는 근육은 없고 눈에 보이는 셀룰라이트가 대박인데...여하튼 근수저라니 그거 좋아하면서 체지방을 없애도록 해야겠어요. 그렇지만 그게 덜 먹어야 하는거라니.. ㅠㅠ 슬픔이.. ㅠㅠ

persona 2023-04-27 13:16   좋아요 2 | URL
저도 지방에 파묻혀 있어요! ㅋㅋㅋㅋㅋㅋ 지방간 때문에 무산소근력운동을 하라는 의사 쌤 덕분에 어렵습니다. 근수저인데 지방 빼고 혈당 낮추려면 결국 단백질과 채소를 먹고 유산소 아닌 무산소를 하라는 게 뭔 소린진 이해가 안가고 엄두도 안나지만 여튼 저도 지방을 태워버려야 하긴 하더라고요.
지방 태우는데 코코넛 밀크나 코코넛 버터가 좋다 해서 며칠 코코넛밀크로 커리 해먹었는데 적당히 먹는 게 아니라서 또 살쪄버렸어요. 먹는 걸로 빼는 게 아닌데 말이죠. ㅎㅎㅎ 하여튼 안 먹는 게 답인데 식조절이 너무 안 되네요 요즘. ;;

다락방 2023-04-28 09:08   좋아요 3 | URL
저는 요가 시작하면 간헐적 단식을 일주일에 두어번 정도 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간헐적 단식이 그렇게 좋다고 하더라고요. 요가도 정기적으로 열심히 하고(제발..) 간헐적 단식도 하면.. 체지방 좀 조절되지 않을까, 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페르소나 님, 화이팅!!

persona 2023-04-28 11:42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파이팅입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삽시다! ㅎㅎㅎ

공쟝쟝 2023-04-27 09: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근근이 먹고사는 근수저… 두끼는 근근이들이 자신들을 유지해달라고 부르는 소리였어!!! 하루 삼만보는 일반인이 걸을 수 있는 양이 아니라고 부장님께 말씀드렸지만 ?? 거뜬했던 까닭이 밝혀지고, 잭리처 남자다부장 설도 사실인 것으로 밝혀지는 결과입니다 ㅋㅋㅋ

다락방 2023-04-27 12:18   좋아요 3 | URL
삼만보 거뜬하지 않았어요. 피곤했다고, 나도!! ㅋㅋ
오늘은 한끼 두메뉴 고집스레 쌀국수+넴 을 먹도록 하겠어요. 껄껄. 만세!!

잠자냥 2023-04-27 12:52   좋아요 3 | URL
에이, 쌀국수랑 넴은 1메뉴죠.... 소심하게 왜 이래 다부장!

다락방 2023-04-28 09:07   좋아요 2 | URL
저 점심 먹으러 나갔다가 날씨가 너무 좋아 급 물냉면과 김밥으로 바꿨는데 흑흑 물냉면 육수에 얼음이 너무 많아서 힘들었어요. 저 그렇게 찬 거 싫어해요 ㅠㅠ 엄마한테 말했더니,

˝그래서 냉면 못먹고 남겼어?˝

하시길래,

˝아니, 다 먹었지. 이빨 시렵지만.˝ 이라고 답했습니다. 저의 의! 지!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4-27 09: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아침부터 이 글 읽고 실실 웃었습니다. 근육량까지 미친 다락방님, 역시 너무 멋져부러요!! 꺅!! 평소 한끼 두메뉴를 챙겨먹고 한여름에도 땀흘리며 열심히 걸으신 것이 이런 결과가! 한끼 한메뉴로 줄이시면 체지방 금방 내려갈 것 같습니다만.. 그럼 다락방님의 행복이…. 딜레마다…

다락방 2023-04-27 12:20   좋아요 4 | URL
저도 깜짝 놀랐네요. 제가 이런 사람인줄 모르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껄껄. 어제 듣고 좋더라고요? 나에겐 근육이 부족하지 않다! 그것은 그간 내가 성실히 살아온 결과이다! 성실히 먹고 마신 결과이다. 따봉!! 막 이래가지고 기분 좋게 부대찌개에 소주를 마셨습니다. ㅋㅋㅋㅋㅋ

아무튼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걷고, 이제는 거기에 요가까지 더하는 삶을 살아가지고 근육 폭발하는 중년여성 되겠습니다. 만세!!

책먼지 2023-04-27 10:0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잘 챙겨드시고 많이 걸은 결과가 정직하게 몸으로 나타났군요!! 운동 안해도 근수저셨는데 이제 운동까지하시면 세상 무서울 게 읍따!!

다락방 2023-04-27 12:21   좋아요 4 | URL
체지방이 문제입니다, 체지방.. 이놈의 체지방 증맬루... 제가 정말 술을 좋아해가지고 ㅠㅠ 이 체지방은.. ㅠㅠㅠ
그렇지만 앞으로 열심히 운동하여 더 좋은 몸으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빠샤!!

잠자냥 2023-04-27 10:1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에이, 제가 더 근수저입니다.
저는 저 골격근 130입니다. 근육은 다 표준 이상 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오른팔왼팔 근육 160kg / 오른다리왼다리 140 kg
요즘엔 엘보 때문에 쉬고 있지만 테니스 한참 칠 때는 오른팔 근육량이 너무 표준 이상이라 신체 불균형 ㅋㅋ
암튼 의사쌤이 근육량 보고 놀란 적 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수저 화이팅...

다락방 2023-04-27 12:22   좋아요 5 | URL
안그래도 잠자냥 님 근육돼지 아닐까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테니스로 인한 팔근육을 생각은 못했고 자전거로 인한 허벅지 근육을 떠올렸어요. 허벅지 근육 미쳐 날뛰는 근육... 이시지 않을까. 하고 말이지요. 그런데 팔이 압권이었군요!! 근육량은 제가 잠자냥 님께 졌지만, 체지방은 제가 완승입니다!!! (닥쳐!!)

잠자냥 2023-04-27 12:50   좋아요 5 | URL
저 심지어 간 나이도 제 나이보다 젊어요... 왜 때문이죠?
일케 날마다 술을 마시는데?
암튼 중년 근수저 화이팅... ㅋㅋㅋㅋㅋ

은오 2023-04-27 21:18   좋아요 4 | URL
잠자냥님 침대에 옆으로 누워서 읽는다고 하실때마다 어떻게 그자세로 몇시간을 읽는게 가능한것인가 했는데 이유가 있는거였어..... 테니스로 다져진 팔근육이 필요한거였구만
그리고 간수저시라니 걱정 조금 덜고갑니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28 09:06   좋아요 1 | URL
저는 쓸개가 없어서 간이 쓸개 역까지 해줘야 하므로 간수저 잠자냥 님 심하게 부럽습니다. 잠자냥 님, 간도 근육도 잘 지키셔서 영생 부탁드려요!!

잠자냥 2023-04-28 09:30   좋아요 1 | URL
좋아요 누르려다 ‘영생’이란 단어에 주춤하고 그냥 갑니다….

다락방 2023-04-28 09:33   좋아요 1 | URL
왜요. 우리 영생친구잖아요... 훌쩍.

DYDADDY 2023-04-27 11: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회사에 책을 숨겨서 무거운 가방을 메고 다니시면서 육류를 많이 드신 결과 같아요. 아제부터 근손실이 시작될테니 높은 시점에서 유지하시면 더 건강하고 오랫동안 즐겁게 사람즐을 만나고 책을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아무쪼록 연봉 협상(이라 부르고 실제로는 통보)에서 좋은 결과가 있으시길 바라요. ^^

다락방 2023-04-27 12:23   좋아요 3 | URL
아... 지날날 제가 했던 모든 행동들이 저를 위한 투자였던 거네요. 사람은 하여간 열심히 살고 볼 일입니다. 으하하하. 열심히 읽고 막 무겁게 책가방 들고 다니고 겁나게 먹고 마시고.. 그러면 근육량이 표준이 된다. 만세!!

연봉..은 통보 되었고요, 네, 뭐 그럭저럭 만족합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래서 오늘 점심도 두 메뉴를!!

우끼 2023-04-27 11: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근수저 너무 부러워요 ㅎㅎㅎ 하루 삼만보의 효과인가요!!

다락방 2023-04-27 12:24   좋아요 4 | URL
아이고 하루 삼만보라죠. 그렇지 않아요, 우끼 님. 삼만보는 여행 가서나 가능한 일이고요, 평소엔 만보 정도를 늘 걷는 것 같습니다. 저는 웬만하면 걸어다니는 사람이라서요. 으하하하. 그런데 그것이 제 몸에 큰 도움을 주고 있었던 것 같아요. 우끼 님도 근육의 은혜를 입는 삶을 살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화이팅!!

blanca 2023-04-27 12: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돈 있지, 책 많지, 근육 있지! 이거 완벽한데요? 저 근육 10프로랍니다. -..- 말도 안 되는 거 아닌가요? 흑, 질투나요.

다락방 2023-04-28 09:02   좋아요 2 | URL
블랑카 님, 그렇다면 근육을 키울 짧고 굵은 프로젝트 한 번 가시는 게 어떨까요? 플랭크 조심스레 추천해봅니다. 크- 저 플랭크 앱 깔고 한달간 해보고 막 그러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 아무튼 열심히 운동 해보겠습니다!!

관찰자 2023-04-27 14: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최근 등에 담이 계속 풀리지 않아서 정형외과를 찾았는데,
최근 무리하신 일이 있으시냐며,

˝골프 시작했는데, 자꾸 공을 안치고 땅바닥을 쳐서 등이 아픈가봐요˝
라고 고백했어요.

저에게 필라테스를 좀 해보시면 도움이 된다면서 의사선생님이 권해주셨는데..

제 직업이 요가강사 앤드 필라테스 강사인데요..ㅠㅠ

저는 제 직업을 숨기고 말았답니다.

다락방 2023-04-28 09:04   좋아요 2 | URL
아니, 세상에 관찰자 님!! 요가랑 필라테스 강사님이셨어요? 꺅 >.< 넘나 멋져요.
제가 우르드바 다누라 아사나를 못하는데요, 그 때 제 자세 봐주시던 분이 그러시더라고요. ˝힘도 있고 요령도 알고 할 준비가 다 되어 있는데 왜 아직 안되는건지 모르겠다˝고요. 제가 우르드바 다누라 아사나 꼭 해보고 싶은데 그게 왜 안될까요? 저는 그때마다 항상 ‘내 머리에 든게 많아서 머리 무게 때문이다‘ 라고 스스로 변명하곤 합니다만.. 하하하하하. 사실 뭐 안되는 아사나가 그것만은 아니긴 합니다. 되는 아사나가 없죠. 껄껄.

음, 정형외과에 다녀오셔서 등은 좀 괜찮아지셨나요? 등에 담같은 경우 한 번 병원 다녀온다고 쉬이 낫는 건 아닐텐데요. ㅠㅠ

은오 2023-04-27 21: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돈 있지 책 많지 책 냈지 근수저지 이거 완벽한데요? 22222
반성하고 반하고 갑니다 수치가 증명하는 건강함과 멋짐....🥹👍

다락방 2023-04-28 09:05   좋아요 2 | URL
이제 체지방 뿌수기에 들어갑니다. 체지방 뿌수고나면 인바디 다시 공개하겠어요. 이번엔 체지방도.. 그러나 갈 길이 멉니다. 체지방이 겁도 없이 하늘을 뚫어버릴 정도로 높아가지고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티나무 2023-04-28 2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완벽하다’!!!! 33333333333

다락방 2023-05-03 17:18   좋아요 0 | URL
체지방을 보시면 완벽하다는 말을 바로 취소하실 겁니다!!

책읽는나무 2023-05-01 14: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나이 들수록 떨어지는 게 근력이라 다들 고민인데....근력도 많고, 돈도 많고, 책도 많다니!!!!!! 우와!!!! 완벽하네요. 완벽해!!!!

다락방 2023-05-03 17:19   좋아요 1 | URL
체지방은 그 세개를 합친 것보다 더 많습니다!! ㅎㅎ
 
















나는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을 좋아했다. 오랜 벗이 좋아하는 작품이라 했는데 처음 읽었을 당시에는 너무 부담스러웠더랬다. 이렇게까지 솔직할 일인가, 나는 별로… 했다가, 아마도 2015년? 2016년쯤? 그때 다시 읽었는데, 그 때 읽은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은 아주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이 되어 있었다. 당시 뜨거운 연애를 하고 있던 나로서는 아니 에르노의 모든 문장들을 내가 이해하지 못할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내가 겪은 감정을 아니 에르노가 표현해줬네!


어린 나의 조카가 나중에 어른이 되어 사랑을 한다면, 그 때 아니 에르노의 책을 건네야지 라고 내심 생각도 했더랬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얘기를 다룬 책들도 좋아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니 에르노의 연애 혹은 섹스 얘기가 좀 시큰둥해졌다. 이렇게까지 남자를 좋아할 일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보는 비판 같은 것이라기 보다는, 내 기질 자체가 연애나 섹스에 과도하게 몰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데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아니 에르노 책은 이제 그만 읽어도 되겠다, 할 참에 아니 에르노가 무려 '젊은 남자'라는 제목의 책을 …  젊은 남자 라니. 이거…  비슷한 제목의 한국 영화 있지 않았나?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정재 이미숙 주연의 영화 제목이 젊은 남자인줄 알고 지금 찾아 봤더니 아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목 <정사>였네.



《젊은 남자》에서 아니 에르노, 글쓴이이자 화자는 '50대의 여성' 이다. 그 여성이 '당신을 만나고 싶다'고 편지를 썼던 20대 초반의 대학생을 만나 섹스를 하고 연애를 한다. 30년의 나이차가 그들에게 있다. 이 젊은 남자는 애인과 동거를 하면서도 오십대 연상의 여인을 계속해서 만나고 섹스를 한다. 어느 순간 연인과 이별하고 이제는 주말이면 연상의 여인이 남자의 집에 찾아간다. 그들은 함께 여행도 하고 그들이 연인처럼 보이는 걸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 같아도 아니 에르노는 알바야~~ 한다. 젊은 여자와 늙은 남자 커플들은 수두룩하고 잘 보이는데 나라고 수치스러워할게 뭐람? 나 역시 동의한다.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젊고 예쁜 여자를 연인으로 혹은 아내로 둔 늙은 남자들은 부끄러워하거나 챙피해하기는 커녕 트로피삼아 어깨 힘 뽝주고 다니지 않나. 이것이 나의 능력이다!! 윽- 웩- 세상에 그런 남자 수두룩한데 뭐 아니 에르노라고 젊은 남자 애인으로 데리고 다니지 못할게 뭐야 마음대로 하삼~~ 


그러다가 만약 내가 누가 봐도 확연히 나이차이 나는 남자와 연인이 된다면, 나는 자연스레 거리를 활보할 것인가 를 생각해봤는데, 할 것 같다. 못할게 뭐있어. 어쩌면 드라마나 영화에서 그려지는 것처럼 '어머 여자 나이가 훨씬 많은 것 같은데, 여자가 돈이 많은가?' 어쩌고 쑤군댄다 하더라도, 나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을 것 같다. 젊고 잘생기고 섹스 잘하는 남자랑 내가 다닌다면, 그런데 내가 외모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탈코 ㅋ-, 제삼자야 쑥덕댄다 해도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 왜냐면 나의 잘남은 화장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꾸밈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몸매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니까. 나는 그걸 알고, 그러므로 당당하고, 꾸밈노동을 전혀 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고, 그런데 내 옆의 남자가 젊고 잘생겼다? 아니면 내 옆의 남자가 돈이 많다? 그가 어떤 외적인 조건을 가졌든, 그가 나랑 연인이라면, 그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나를 선택하는 눈을 가졌다는 것. 캬- 그러니 그런 놈이 또 상대적으로 나이든 여자랑 다닌다고 부끄러워할 건 또 뭐람? 나를 좋아하는 젊은 남자라면 나랑 다닌다고 나의 나이나 주름살에 부끄러워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과 확신이 내게는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꾸밈 노동, 개나 줘버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쁘게 보이기 위한, 혹은 예쁘게 되기 위한 모든 과정을 거부한다. 예쁨에 가치를 두는 것을 거부한다. 그건 그거고,


아아…  50대에 젊은 남자랑 이렇게 막 섹스가 가능하다니  이건 아니 에르노니까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니 에르노만 가능한 건 아니겠지만, 나는 인생의 어느 시점부터는 섹스를 '생각만 해도' 육체적 피로가 찾아와 버렸는데…  윽 안돼안돼 개피곤… 그런데 젊은 남자랑 툭하면 섹스하고 여행가고 그러는 걸 보면 어떤 연애와 섹스에 대한 열정만큼은 대단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따로 있다. 바로 이 인용문으로부터 파생되어온 것인데,



우리 관계는 상호 이익의 관점에서 고려할 수 있었다. 그는 내게 쾌락을 주었고, 다시 살아나리라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것을 다시 살아나게 해주었다. 내가 그의 여행 경비를 대고, 내게 시간을 덜 낼까봐 일을 찾지 말라고 했던 것은 그 거래의 규칙들을 정하는 이가 나인 만큼 더욱 공정한 계약이자 좋은 거래처럼 여겨졌다. 나는 지배적인 위치에 있었고, 지배의 무기들을 사용했다. -p.27



젊은 여성이 나이든 남자들을 만날 때 많은 경우 손가락질 받는다. 돈 보고 결혼했다는 식으로. 그런데 돈 보고 결혼하면 안되나? 나는 돈 없는데 너는 돈이 있고 그 돈을 나에게 쓰겠다면 뭐 할 수도 있는거 아닌가? 상대도 어차피 이 '젊은' '여성'으로부터 뭔가를 얻을 거 아녀? 아니 에르노가 말한 그러므로 '상호 이익의 관점'은 사실 대부분의 연인에게 있는 거 아닌가? 그것이 정서적 안정이든 육체적 쾌락이든 우리는 서로 뭔가를 주고 받으니까 관계를 유지하는 거 아닌가. 아니 에르노는 젊은 남자로부터 육체적 쾌락을 얻었고, 그를 만나는 모든 비용을 본인이 감당한다. 


일전에 제니퍼 로페즈가 연하의 남자친구에게 매달 몇천만원의 용돈을 준다는 게 기사화되어 나온 적이 있었다. 제니퍼 로페즈는 엄청 돈이 많고 남자는 연하이고…  아마 그들 사이에도 어떤 상호 이익적 관점이 존재했을 것이다. 내가 연하의 남자와 연애할 당시 상대가 제니퍼 로페즈 얘기를 하며 '제니퍼 로페즈는 용돈으로 몇천만원씩 준다는데!!' 막 이러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당시의 내 애인이 그랬던 것처럼 나 역시도 근근이 먹고 사는 사람이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애를 안하면 안했지 용돈 못주는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넘나 웃기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내가 저 인용문에서 꽂힌 건 아니 에르노가 '젊은' 애인을 만나는 비용을 자신이 전부 부담했다는 게 아니라, 


'내게 시간을 덜 낼까봐' 


였다.


그러니까 상대에게 일을 찾지 말라, 즉 돈을 벌지 말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은, '네가 안벌어도 내게 돈이 있다'보다 우선하는 게 있었다는 것이다. 



내게 시간을 덜 낼까봐.


나는 이것이, 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낯설었고, 앞으로도 별로 갖고 싶지 않은 생각이고, 다소 징그러웠다. '내게 시간을 덜 낼까봐' 라는 우려에서 오는 '내가 돈 쓸게'는, 역시나 집착으로 보이는 거다. 



나는 내 연인이든 아니든, 내 친구든 아니든, 자기몫의 노동을 하기를 원한다. 그러니까 내가 돈이 많다고 해도, 내 애인이 나보다 서른살 어려도-서른살 어리면 미성년자니까 스무살이라고 하자- 스무살 어려도-스무살도 너무 징그럽다 열 살로 하자- 열살이 어린 젊은 남자라고 해도, 그 남자가 나에게 미친 쾌락을 준다고 해도, 그 남자가 일을 하기를 바란다. 재벌이 되라는 것도 아니고 떼돈을 벌라는 것도 아니고, 여하튼 노동을 하고 돈을 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자신이 가진 고유한 재능, 그것이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뭐가 됐든, 노동하기를 바란다. 나를 만나 대화를 하고 맛있는 걸 먹고 섹스를 하는 일들은 그 노동들의 앞과 뒤, 어찌됐든 노동하지 않는 시간에 나를 만나기를 원한다. 오늘 노동 피곤해? 그러면 다음에 만나. 나는 이렇게 셋팅되어 있는 사람인데, 그런데 '나를 덜 만날까봐' 일하지마 라고 한다니! 나는 언제나 자주 만나자고 할까봐 신경이 곤두서는 사람인데. 이 감각-내게 시간을 덜 낼까봐-은 너무 낯선 한편, 내가 만나는 상대가 내게 그런 마음을 품는다면 도망치고 싶을 것 같다. 제발 나를 더 만나려고 하지도 말고 더 다가오지도 말고 집착좀 하지마라 ㅠㅠ

나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집착 좀 안했으면 좋겠다. 너무 좋아하지도 말았으면 좋겠다. 그거 진짜 싫어 정말 ㅠㅠ

너 나 덜 만나면 안되니까 일하지마, 라니. ㅠㅠ 너무 싫어 ㅠㅠ 



그리고,

내가 노동에 너무 집중하나, 노동에 집착하나? 생각하다가, 오늘 아침 이른 출근길에 갑자기 벼락같은 깨달음이 왔다. 내가 나를 만나는 것보다 너의 노동에 집중하라고 하는 것, 내게 시간을 덜 낼까봐 전혀 염려하지 않는 것, 여행경비와 데이트비용과 너의 노동하지 않음에 치러야할 모든 비용까지 대겠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것, 이 모든것은 어쩌면 내가 근근이 먹고 사는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것. 즉, 나는 아니 에르노만큼의 충분한 경제적 여유가 없다는 데에서 기인한게 아닌가 싶은거다. 그정도의 돈을 써도 언제나 통장에 잔고가 있다면, 나도 아니 에르노처럼 하지 않을까? 뭐 그건 아닐 것 같지만, 너 노동하지마 나한테만 신경써 , 라고 말할 때에는 그만큼의 충분한 경제적 능력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 아닌가. 내가 원하는 모든 소비를 해도 통장에 언제나 잔고가 있는 삶을 산다면, 굳이 노동할 필요가 있는가...


뭐, 그래도 나는 하기는 할 것 같지만(몸이 고생을 기억해) .



아, 아니 에르노에겐 충분한 돈이 있다!! 나는 그만큼의 돈이 없어!!



이런 깨달음이 오늘 출근하는 내 뒤통수를 갈긴 것이다!!!!!!!!!!!!



아무튼 나는 오늘도 근근이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하겠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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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4-26 08: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근이 먹고살기 위해 출근하는 전철에서 잘 읽었습니다.



아침부터 ㅅㅅ가 몇 개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26 09:02   좋아요 2 | URL
아침부터 섹스 좋아하는 잠자냥 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4-26 17:34   좋아요 0 | URL
저 사람 누드도 좋아하더라고요!

잠자냥 2023-04-26 17:48   좋아요 0 | URL
아 가짜뉴스는 이렇게 만들어지는군요….

잠자냥 2023-04-26 08: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장님 진짜 잘난척은 CEO감인데 ㅋㅋㅋㅋㅋ 아니 이런 책 리뷰에서도 어쩜 자기 잘남을 이렇게 과시할 수 있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쳐

다락방 2023-04-26 09:02   좋아요 2 | URL
사람마다 타고난 재능이 있다는데, 저에겐 그게 잘난척인가 봅니다. 별 노력 없이 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4-26 09: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보부아르도 있지 않습니까... 애인을 몇 명씩 두던 보부아르...
전 돈도 돈이고, 귀찮아서 못하겠지만...

허세를 담아 한 번 말해보고 싶긴 합니다.

내가 용돈 줄게. 일 그만해도 돼.

크하하하하. 그들의 기분을 한 번 느껴보고 싶음요. 한 번만.

... 그러니까 제가 얼마전 <젊은 남자> 책 선물을 받았는데.
그 분은 (자꾸 귀찮다는 제게) 무슨 마음으로 선물하신 걸까....
모르겠어요. 읽긴 읽어야 겠는데. ㅎㅎ

다락방 2023-04-26 09:07   좋아요 3 | URL
애인을 몇 명씩 둔다면 그 몇 명에게 똑같은 강도로 애정을 줄 수는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사람한테서 이만큼 저사람한테서 저만큼, 아마 궁극의 행복을 주는 누군가는 없었던 게 아닌가. 뭐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ㅎㅎ 궁극의 것이 있다면, 그것이 사람이든 물건이든 더 많이는 필요없는 것 같아요. 다 어느 지점에서 부족하니까 하나 더, 하나 더.. 이렇게 되는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젊은 남자 읽는데 삼십분도 안걸릴 것 같아요, 수하 님, 그거 백페이지도 안돼요. 절반은 프랑스어 원서에요. -.-

건수하 2023-04-26 09:13   좋아요 2 | URL
아마 각자 채워주는 부분이 달랐겠지요..?
궁극의 것이라는 게 있을지. 있더라도 내가 찾지 못하면 없는 거니까요.

절반이 원서라고요.... 선물해주신 이유가... 왜...
어쨌든 금방 읽을 수 있으니 다행입니다 ㅎㅎ
선물받은 책 못 읽으면 마음이 무거워서..

다락방 2023-04-26 10:36   좋아요 1 | URL
수하 님, 얼른 읽고 감상 적어주세요! 귀찮아서 못하겠는 분은 이 책을 읽고 어떤 감상을 갖게 되실지 궁금합니다!!

단발머리 2023-04-26 10:51   좋아요 1 | URL
더 더워지기 전에 그만 귀찮으시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보내신거 아닐까요?
아, 근데 반이 원서에요? 켁!!

다락방 2023-04-26 11:11   좋아요 0 | URL
원서 부분은 없애고 책값 절반으로 줄이는게 좋았을 것 같아요. 저 이거 너무 사기가 그래가지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어요. ^^;;

DYDADDY 2023-04-26 0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풍족하게 쓸 수 있는 돈이 있다면.. 제일 먼저 할 것은 회사 커피머신을 캡슐머신으로 바꾸고 싶어요. 커피가 맛이 없으니 아침부터 힘이 쭉쭉 빠져요. ㅋㅋㅋㅋㅋㅋ
사랑이라는 감정이 내가 가진 모든 것보다 상대가 중요하다고 느끼는 강렬한 것이기에 아니 에르노의 결정도 이해가 되요. 그런 의미에서 사랑은 나와 상대를 제외한 세상과 끝없는 전쟁을 감수하는 것이겠지요.

건수하 2023-04-26 09:04   좋아요 2 | URL
캡슐 머신이 당근에 매우 자주 나옵니다. 대디님 득템 기원..!

다락방 2023-04-26 09:09   좋아요 3 | URL
대디 님, 저는 집에 네스프레소 오리지널 머신 사용하는데요, 요거 십만원 정도였던 것 같아요. 매우 만족하며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네스프레소 버츄얼 머신인데요, 커피 맛은 오리지널이 훨씬 좋은것 같아요, 저는.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의 경우에는 핸드 드립이 너무 귀찮아서 요즘은 네스프레소 머신만 이용하고 있어요. ㅋㅋㅋ
그렇지만 회사에 설사 대디 님이 머신을 사두신다고 해도 캡슐은... 그것도 다 돈인데... 회사 돈으로 해야 되는데..... (시무룩)

‘널 위한 비용은 내가 지불한다‘ 가 가능한 상대는, 제게는 조카들 밖에 없습니다. ㅋㅋㅋㅋ 저는 조카들 말고는 딱히 사랑하지 않고 살고 있는 것 같아요. 껄껄.

DYDADDY 2023-04-26 09:13   좋아요 1 | URL
혹시나 해서 당근에 들어가봤는데.. 지저분해 보이는 머신이 하나만 올라와 있어요. 여기는.. 음.. 그렇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실은요.. 이미 거래가 끝난 일리 캡슐머신 X1이 사고 싶어요.. 그냥 싶어요.. 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4-26 09:16   좋아요 2 | URL
저는 회사에 네스프레소 (10년 넘은) 와 일리 Y3이 있습니다.
(Y3이 당근에 자주 올라오더군요 ㅋㅋ x1이 예쁘긴 하죠)

캡슐은 각자 사서 먹고 있습니다... 일리가 원두양이 많아서 맛이 진해요 :)

다락방 2023-04-26 10:35   좋아요 1 | URL
저 일리 x1 의 존재를 지금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네스프레소 에센자 미니.. 사용하던 사람이라서 말입니다.

https://www.nespresso.com/kr/ko/order/machines/original/essenza-mini-c30-black

잠자냥 2023-04-26 12:07   좋아요 3 | URL
커피 맛도 사실 일리가 훨씬 좋기는 합니다........

다락방 2023-04-26 12:11   좋아요 2 | URL
일리 커피 머신이 있고 일리 커피가 맛도 더 좋다..는 오늘 알게된 사실!!

잠자냥 2023-04-26 12:15   좋아요 2 | URL
드물기는한데, 일리커피숍 있거든요?? 거기서 한번 커피 꼭 드셔보세요.
부장님네 동네에 있다!!!! 꼭 드셔보셈........

다락방 2023-04-26 12:34   좋아요 2 | URL
저 일리 커피숍에서 커피는 마셔봤어요! 그렇지만 커피 맛을 모르는 저는 특별히 거기 커피가 맛있었는지에 대한 기억이.. ㅋㅋ 그렇지만 이제 한 번 다시 가서!! 꼭 맛보도록 하겠습니다. 뽜샤!!

책먼지 2023-04-27 10:44   좋아요 0 | URL
저는 어제 오리지널 캡슐 사러 네스프레소 갔다가 버츄오 넥스트 영업 당해서 업어오고 말았는데.. 더블 에스프레소 캡슐 진짜.. (말잇못) 한번에 투샷짜리 아메리카노 230ml가 쫙 추출됩니다.. (평소 오리지널 에스프레소 캡슐 3개 써서 각각 에스프레소 버튼 두 번씩 눌러먹었던 사람입니다)
저 그리고 위의 다락방님 의견에 완전 공감요.. 회사 걸 왜 내 돈으로 사죠?!!!! 차라리 인근에서 파는 맛있는 커피를 사서 출근하시는 것으로!!!!

따라쟁이 2023-04-26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종종 이야기를 나누는 어른이 있는데, 그 분이랑 이런 이야기 하면서 저는 돈이 많이도 일을 할 것 같아요, 일하고 남는 시간에 짬을 내서 여행을 가고, 일하고 남는 시간에 짬을 내서 책을 보고 이런게 좋아요, 계속 여유 있는 시간은 시간이 시간 값을 못 할 것 같아요. 라고 했는데.. 그분이 통장의 잔고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 그래서 통장의 잔고는 지금 당장 내가 일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은 되요. 라고 했더니 그 잔고가 부족한건 아닌가 생각해 보라고...

다락방 2023-04-26 10:37   좋아요 1 | URL
잔고가 충분하지 않은 건 명백한 사실인 듯 합니다 ㅋㅋㅋ 충분해도 그걸 애인에게 ‘돈 벌지마‘ 하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일을 안하면 내가 안했지 ㅋㅋㅋㅋㅋㅋㅋ 내 돈이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4-26 10: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유태오의 소년미를 지켜주겠다던 니키리의 맘을 전 이해할 듯 해서요. 저도 에르노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돈이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운동하고, 책 좀 읽고.... 점심은 나랑 먹어야 하니까. 일은 무슨.... 시간 은근히 부족해.

다락방 2023-04-26 11:14   좋아요 3 | URL
저는 소년미.. 니키 리.. 알겠는데, 소년미 자체에 딱히 가치를 두는 사람이 아니어서 그런것 같아요. 저는 소년미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 그보다는 성인 남성의 이미지, 그것은 육체적 매력+경제적 매력(?) 이기 때문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동하라, 남자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근근이 먹고 사는 저는 오늘 점심으로 열무냉면에 참치김밥을 먹을까 생각중입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4-26 13:18   좋아요 4 | URL
˝근근이 僅僅이 / 부사 어렵사리 겨우.˝
부장님, 밥 먹을 땐 근근이 쓰지 마요.
열무냉면에 참치김밥까지 먹으면서 근근이는 무슨 개뿔....
밥 먹을 땐 통이 커. 누구보다 제일 커.........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26 14:05   좋아요 3 | URL
흥! 칫!

열무냉면 생각하고 나갔는데 오늘 왜이렇게 추워요? 결국 우동+참치김밥으로 메뉴 변경했습니다. 먹으면서 삼겹살 생각했어요. 양꼬치랑... 그렇다면 오늘 저녁은?

-이상 근근이 먹는 사람 올림.

독서괭 2023-04-26 13: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한테 시간을 못 낼 정도‘로 바쁘게 일하는 게 아니라면, 일하는 쪽이 좋겠다는 것에 저도 한표입니다. 아니 에르노는 열정과 소유욕이 엄청난 듯요. 저도 체력 딸려서.. ㅠㅠ

다락방 2023-04-26 14:07   좋아요 2 | URL
아니 에르노는 열정과 소유욕도 대단하지만 자기 존재 증명 자체를 연애와 이성(남자)으로 하는 것 같아요. 아, 물론 그것만으로 하는 건 아니지만(노벨상 작가시니까요!), 그런데 존재 증명에 연애와 남자가 있는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저는 존재 증명을 성애로 해야 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요. 전 역시.. 안되겠어요, 이쪽으로는.. (어느쪽?) ㅋㅋ


잠자냥 2023-04-26 14:17   좋아요 4 | URL
식애로 존재 증명.........

다락방 2023-04-26 14:50   좋아요 3 | URL
그건 너무나 당연한 거 아닙니까... 식이 없으면 내가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꼬마요정 2023-04-26 14: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랑 남편도 자주 이야기하는데, 돈 많으면 일 다 그만두고 재단 같은 거 하나 만들어서 직함 하나 만들고 일은 실무자들이 하고 둘이는 놀러 다니는 거죠. 일 말고 할 게 너무 많잖아요. 운동도 해야 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영화도 봐야 하고, 여행도 가야 하고, 맛집도 가야 하고, 봉사활동도 해야 하고.... 아니 에르노가 말하는 ‘내게 시간을 덜 낼까봐‘의 의미는 아마 같이 하고 싶은 일들을 하지 못할까봐가 아닐까요? 늘 같이 하겠다는 게 아니라 필요한 그 순간 없다는 거니까요. 원하는 시간에 자유로울 수 있는 게 아마 ‘돈‘의 힘이 아닐까 싶어요. 아니 에르노는 그 돈을 주는 것으로 그의 시간 혹은 자유를 받는 셈이 되어버리니까요, 아니 에르노가 돈을 주는 대신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다른 일을 할 수가 없겠죠? 아니 에르노가 필요로 할 땐 곁에 있어야 하니까.... 그래서 돈을 조건으로 결혼을 한다는 건 좀 별로라고 생각해요. 결국 회사에 내 시간을 파느냐, 배우자에게 파느냐 이렇게 되어버리니까요... 결국 현대 사회에서 자유란 경제적 자유가 진짜 큰 의미를 가지는 것 같아요. 저는 그게 너무 싫은데 어쩌다가 이런 지경이 되었을까요?

저도 저보다 어린 남자에게는 별 매력을 못 느끼는... 흑흑 그건 의지할 데가 필요해서일까요? 불안을 품고 있기 때문일 것 같은데 사실 나보다 나이 많은 남자에게도 그닥 의지를 못하는.. 결국 믿을 건 나 자신 뿐이에요ㅠㅠ

다락방 2023-04-26 14:50   좋아요 2 | URL
꼬마요정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 젊은 남자의 시간을 자신의 돈을 주고 산거죠. 그의 시간과 그리고 그가 제공하는 쾌락을요. 자신이 뭘 하는지 알고 있고 그걸 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있다는 건 좋죠. 아무래도 자본주의 사회다보니 그 돈은 곧 힘이고요. 그래서 저 인용문을 봐도 ‘나는 지배적인 위치에 있었고, 지배의 무기들을 사용했다.‘ 라고 나오더라고요. 저는 제가 일을 안하는데 돈이 많을 순 없다는 생각이 들고, 또 제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 돈이 아니 에르노처럼 많아질 것 같진 않아요. 하하하하. 근근이 먹고 사는 월급쟁이로서 다른 사람의 시간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상상력이 도저히 생기질 않네요. 아하하하. 사실 돈주고 그거 사고 싶진 않지만요.

저는 저보다 늙은 남자한테는 매력을 결코 못느끼는데, 그건 제 나이가 너무 많은데 여기서 저보다 더 많으면... 네, 뭐 그렇습니다. 사실 남자가 어리든 젊든 동년배든 나이가 많든간에 말이죠, 저는 꼬마요정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믿을 건 나 자신이다!‘ 로 생각하는 사람쪽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내 믿는 구석은 너다!‘ 이러는 사람은 정말 싫고 말이죠. 윽..

공쟝쟝 2023-04-26 17: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비용을 감당할 만큼의 쾌락….! 😩
저 이 페이퍼 이제막 읽은 참인데ㅋㅋㅋ 마침 저도 뒤라스 생각을 하는 중이어서 ㅋㅋㅋㅋ 뒤라스 에르노 또 보부아르 콜레트ㅋㅋㅋ 허허허 ㅋㅋㅋ 진짜 ㅋㅋ 저 수준으로 잘쓰면 다 연하남은 옵션인가봅니다?? 막 딸려오네??? 근데 한국 남성은 안그럴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전 뒤라스의 사랑의 시작에 더 무게를 뒀나봐요 ㅋㅋ 편지 주고 받다가 찌리리릿!!! 아니 에르노도 비슷하더라고요ㅋㅋㅋ 신기함 ㅋㅋㅋㅋ 특히 뒤라스는 연하남이 사랑에 빠져버리고 대신 써주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니 그 글빨이란 대체 뭘까ㅋㅋㅋㅋㅋ 작가들의 세계란 그런건가 ㅋㅋㅋ 저는 노동이나 돈 보다는 그런 글빨이 궁금했다ㅋㅋ 영혼을 흔드는 글빨 ㅋㅋㅋ
(쓰고 나니 대머리의 장벽을 넘어선 내가 떠올랐다… 그래도 푸코 밥해주긴 싫은데 ㅋㅋㅋㅋ 대신 써주는 것도 ㅋㅋㅋㅋ)

다락방 2023-04-28 08:49   좋아요 1 | URL
음, 저는 책을 더 읽어보긴 해야겟지만, 아니 에르노와 뒤라스가 쓴 책들은 ‘성애적‘이기 때문에 젊은 남자들이 접근했다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글 잘쓰는 작가는 많죠, 읽히는 작가도 많고, 여성 작가도 많고요. 그런데 에르노 같은 경우에도 자신이 불륜을 저질렀던 것부터 섹스했던 것까지 가감없이 다 쓰잖아요. 저는 그걸 읽은 젊은 남성이 순전히 자신의 입장에서 접근이 용이하고 수락 역시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접근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나도 접근하면 섹스가 가능할 것이다, 라는 쪽으로요. 실제로 에르노의 경우 <단순한 열정>보고 아니 에르노 찾아가서 동거한 후 그 경험을 책으로 쓴 젊은 남자가 있잖습니까? 이 남자가 저 남자인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그 책이 <포옹>이란 제목으로 나와있고요. 저는 성애적인 글이 아니었다면 그 젊은 남자들이 그렇게 접근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시에나 2023-04-27 0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오 재밌어라. 에르노의 돈과 정력이 부럽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다 가지고 있으면 남자는 쾌락만 주면 오케이, 될 수 있을수도 있다는 거. 뭐 남자들이 그렇듯이.... 그른데 일단 젊은 몸의 쾌락의 상응하는 나의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지 또 가능한 거 같아요.결론, 에르노는 체력이 좋았을것입니다. ㅎㅎㅎ 저 책 읽지 않았지만 자신의 권력에 대해 냉철하게 보는게 역시 에르노이긴 하네요. 30년 어린 여자 사귀는 남자라면 저렇게 못 썼을듯요.(어떻게든 자기 성욕 미화할라고 덕지덕지..)

정희진샘의 영화 <단순한 열정> 해석보고, 좀 알게 되었어요. 에르노에게 섹스는 ‘지식‘이더라고요. 그리고 그런 지식을 줄만한 남자를 만나는 것이고요. (평범한 결혼이나 비슷한 계급, 위치의 남자에게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지식)




다락방 2023-04-28 08:53   좋아요 0 | URL
이게 어쨌든 순환일 것인데요, 에르노에게 체력이 가능한 것은 분명했겟지만 왜 가능했냐, 섹스를 좋아했기에 가능했다고 보고 있어요. 섹스를 즐기기 위해서는 어쨌든 섹스에 참여하는 여성과 남성 모두 체력 소모가 크잖아요. 게다가 여성인 내가 능동적으로 즐기고 싶다? 그렇다면 나의 체력은 필수이죠. 쾌락을 즐기고 싶다? 역시 마찬가지고요. 섹스의 모든 체위에서 팔다리의 근육과 복근은 또 얼마나 필요합니까!! 나는 섹스가 너무 좋아, 잘하고 싶어, 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걸 즐기기 위해 뭐가 됐든 체력 유지를 위한 노력을 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좋은 걸 찾아먹고 운동을 한다든가 하면서 말이지요. 비실비실한 육체로는 아무리 젊고 잘생기고 섹스 노련한 남자가 와도 기쁨이 내게 와 닿지 않죠. 섹스 하고 싶어서 체력을 키웠더니 섹스가 즐겁고 그래서 또 체력을 키우고.. 라는 순환이 있지 않았을까요. 하하하하하.

시에아 님 말씀처럼 권력에 대해 냉철한 시선을 가진 건 다른 남자 작가들이 갖지 못한 것이고 그 지점이 좋긴 하지만, 저는 어쨌든 좀 징그럽긴 합니다. 30년 나이차를 가진 섹스파트너는요.

정희진 샘의 단순한 열정 해석에 저는 막 적극 동의가 되지는 않았는데요, 그거랑 별개로 정희진 샘의 영화평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그,

˝아무리 그래도 푸틴이랑 트럼프는.. 좀 아니지 않나요?˝

할 때 진짜 길에서 육성으로 터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리사 케이 애덤스'의 《브로맨스 북클럽》은 로맨스 소설을 읽는 남자들이 나온다. 나는 누누이 로맨스 소설을 정작 읽어야 하는 건 남성들이라고 주장해왔는데,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지구상에 또 있었는가 보았다. 작가 리사 케이 애덤스는 자신의 책을 통해 로맨스 소설을 읽으면서 연인과의 관계 회복을 해나가는 남자들을 등장시킨 거다.



메이저리그 선수인 '개빈'은 아내가 자신에게 그간 오르가슴을 느꼈다고 속여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빡쳐서 아내랑 다투었고, 아내에게 이혼을 통보받는다. 아내가 그걸 속인게 너무 괘씸하지만 그런데 아내와 쌍둥이 아이들을 정말 진심으로 사랑하고 결코 아내와 이혼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괴로움에 몸부림치는데, 이 때 그의 친한 친구를 비롯한 남성 몇이 찾아와 우리와 함께 로맨스 소설을 읽자고 제안한다. 그게 무슨 미친소리냐 대응하던 개빈은, 이 남자들 모두가 아내 혹은 애인과의 관계가 엉망인 적이 있었고, 그런데 로맨스 소설을 읽으면서 지금처럼 좋은 관계로 회복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로맨스 소설을 읽는다고 그게 가능해? 라고 개빈은 당연히 회의를 품지만, 이 북클럽 회원들은 가능하다, 거기에서 우리는 한 인간이 가진 배경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또 어떤 행동을 연인들이 좋아하는지, 그리고 결국 연인들이 원하는게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된다고 말하는거다. 묘하게 설득되어 개빈은 로맨스 소설을 읽게 되고, 그리고 모두가 짐작할 수 있듯이 개빈은 아내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오히려 서로 그동안 사랑한다 말하지 못했던 그리고 신뢰하지 못했던 그 모든 감정들에 성적인 것까지 더해져 엄청 뜨거운 사이가 된다. 물론 책 속 북클럽 회원들은 말한다. 그건 로맨스 소설이 해주는게 아니라 로맨스 소설을 읽은 우리가 해내야 하는 일이다, 소설이 저절로 해주지 않는다, 뭐 그런 것들. 이들은 로맨스 소설을 읽는 게 부끄러워서 이 북클럽 회원들 말고는 자신들이 로맨스 소설을 읽는다는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다.



맥은 커피 캐리어를 가리켰다. "호박 라테, 네가 주문한 대로사 왔어."

개빈의 입이 떡 벌어졌다. "너도 이거 마셔?"

델은 창가에 있는 의자에 대충 널브러져 앉았다. "완전 좋아하지. 직접 주문하기엔 너무 창피하지만."

맥은 소파에 털썩 앉더니 두 발을 쭉 뻗었다. "이런 거 좋아한다고 창피해하지 마. 호박 라테를 거부하는 건 우리 삶에서 가장 재미없는 부분에까지 남성성이라는 독이 퍼져 있다는 아주 완벽한 사례라고 할 수 있어. 여자들 대다수가 뭔가를 좋아해, 그럼 우리 사회는 자동적으로 그걸 조롱해, 로맨스 소설도 그렇지. 여자들이 그걸 좋아한다고 하면 농담거리가 된다니까, 안 그래?" - P75




제목에 걸맞게 정말 로맨스 소설 읽는 남자들이 나오는 소설이었고 재미있게 읽었다. 무엇보다 남자주인공이 메이저 리그 선수여서 몸매가 환상적인 걸로 나오는데, 그래서 이혼을 결심한 아내 '세아'가 힘들어한다. 자꾸 상체를 드러내고 왔다갔다 거리는 근육질의 남성이여... 힘들어....저길 봐도 네 상체 여길 봐도 네 상체, 상체 상체 근육 근육.. 세아가 개빈을 사랑하지 않아서 이혼하자는 게 아니라 세아에게도 세아 나름의 욕망과 희망과 상처가 있었기에... 괜찮은 미래가 있기에 .. 컴백홈........ 이 아니고 여하튼 잘 됐다. 아무튼 개빈은 북클럽 친구들을 간혹 만나는데, 아니..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먹는데 이런 구절이 있다.


개빈은 그에게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이고는 지난밤에 있었던 일을 읊기 시작했다. 그가 말하는 동안 델은 종업원을 향해고개를 끄덕였는데, 오기로 했던 다섯 번째 손님이 왔다는 걸 전하는 것 같았다. 개빈은 일명 ‘허리띠 풀러 아침 만찬‘이라는 걸주문했는데 젠장, 알게 뭐람. 어차피 경기 시즌도 아닌 데다가 부인이 그의 사랑을 믿어주지도 않는데.

맥은 종업원이 자리를 뜨자 얼굴을 찡그렸다. "어이, 그런 거먹다간 제 명에 못 죽어. 그리고 돼지 된다." - P137


뭐라고? 허리띠 풀러 아침 만찬?? 저게 뭘까? 같은 남자들이어도 돼지 된다고 말하는 그 아침 식사.. 뭘까? '허리띠 풀러 아침 만찬'은.. 뭘 번역한걸까? 어쩌면 fatboy breakfast 를 이렇게 번역한걸까?


일전에 대양주에 사는 남자를 사귈 때, 그가 팻보이 브렉퍼스트에 대해 말해줬던 적이 있다. 그런 푸짐한 아침 메뉴가 있다고. 이게 잉글리쉬 브렉퍼스트 처럼 그런 메뉴 명인건지, 아니면 특정한 레스토랑에서 자기네 시그니처로 만든건지는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도 듣고 혹했었다. 내가 런던에 왜갔었는데?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먹으러 갔었단 말이다. 나 그런 사람. 나 프란세진야 먹으러 포르투갈 간 사람... 먹는거에 진짜 진심인데, 그렇다고 한국에서 맛집 줄 서서 먹는 사람은 아닙니다. 줄 안서는 사람입니다.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허리띠 풀러 아침식사'가 나는 너무 궁금한거다. 그렇지만 이걸 검색어로 넣으면 아무것도 정보가 없다. 어떤 영어를 번역한걸까? 아 너무 궁금하다. 알고 싶다. 팻보이 브렉퍼스트 번역인걸까? 아 너무 궁금해 궁금해 미치겠다. 이쯤에서 구글 이미지로 검색해보는 fatboy breakfast!!




흑흑 ㅠㅠ 허리띠풀러아침만찬 뭔데 ㅠㅠ 나 너무 궁금해 ㅠㅠㅠ 나 그거 먹으러 미국 가고 싶어 ㅠㅠ 나 뭔지 알려줘 ㅠㅠ 나 너무 궁금해. 내가 진짜 이거 궁금해서 이 책의 원서를 살까 겁나 생각중이다.
















게다가 원서에서 도대체 뭐라 되어 있을까 궁금한 부분은 또 있다.


그러니까 이들이 서로 오해를 어느정도 풀고 격렬한 섹스를 하는데, 그간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했던 세아 이지만 개빈이 로맨스 소설 읽고 좀 달라져가지고 이들에게 하룻밤에도 여러차례 오르가슴이 찾아온단 말이야? 어쨌든 충동적으로 개빈이 세아의 엉덩이를 때리는 장면이 있다.



"미치겠어, 세아." 그는 그녀에게 비벼대며 신음했다. 손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움켜잡았다.그리고 찰싹 때렸다.

이런 망할.

세아가 얼어붙더니 그를 내려다보았다. "방금 나 찰싹 친거야?"

"어, 그러네, 그게, 마음에 들어?"

"그런 거 같아. 그런가, 정말 그런가 보게 다시 해봐." 개빈이

"이런 빌어먹을 얼룩덜룩 벌레 같은!"이라는 이상한 말을 했지만 그녀는 일단 그건 나중에 생각해보기로 했다. 왜냐하면 그가 다시 그녀의 볼기를 찰싹 때렸는데 그게,

"아아, 좋아, 그래." 그가 또 한 번 때렸다. "좋아, 너무 좋아."

그녀의 몸 안에서 모든 색채와 감각이 폭발했고, 그녀가 절정에 휩싸이는 동안 그 역시 절정에 올랐다. 그는 놀란 표정으로 침대 위로 벌렁 뻗어버렸다. - P380



저기, '이런 빌어먹을 얼룩덜룩 벌레 같은' 이 너무 궁금한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어젯밤 자기 전에 읽다가 육성으로 터져버렸어. 격렬한 섹스 도중 엉덩이 찰싹 찰싹 때리다가, 어째서 '빌어먹을 얼룩덜룩 벌레 같은' 이 나온걸까? 만약 내가 세아였다면, 엉덩이 찰싹 맞고 좋아하다가도 저 말에 갑자기 푸핫- 하고 뿜어버릴 것 같은 거다. 얼룩덜룩 벌레같은, 이라니. 도대체 어떤 영어를 저렇게 번역한걸까? 너무 궁금해!! 원서... 살까. 하하하하하.



사실 로맨스 소설을 읽는 성인 남자 라는 설정도 좀 판타지 적이고, 그 소설로부터 뭔가를 배워 연인과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도 역시나 판타지 적이긴 하지만, 그래서 그냥 후루룩 읽고 덮을 수 있는 책이지만, 아니 이게 시리즈인거야. 그런데 다음 시리즈 주인공이 너무 누구일지 보이는 거다. 세아의 동생 '리브'와 세상에 소문난 잘생긴 '맥' 인것 같은데, 맥으로 말할 것 같으면 세상 모든 여자들이 황홀해할 만큼 처음 보는 그 미모에 반하게 되는 잘생긴남이란 말야? 그런데 리브는 한 공간에 있는 그를 보고도 별 일 없이 지나치는 거다. 그래서 맥이 '어떻게 나를 못본척 할 수 있지?' 하고 대충격 먹는데, 이거 완전 그거 아닌가. 로맨스의 전형적인 바로 그것.


"나를 이렇게 대하는 여자는 니가 처음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가 또 궁금해지는 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대체 세상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소설이 나왔는데 심지어 시리즈이고 두번째 것까지 번역되어 있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넘나 웃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허리띠 푸르고 먹어야 하는 아침 만찬 너무 궁금해서 원서 사야겠다. 아아.. 책을 살 이유는 너무나 많고도 많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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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3-04-25 10: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무엇보다 남자주인공이 메이저 리그 선수여서 몸매가 환상적인 걸로 나오는데, 그래서 이혼을 결심한 아내 ‘세아‘가 힘들어한다. 자꾸 상체를 드러내고 왔다갔다 거리는 근육질의 남성이여... 힘들어....

오늘의 문장입니다. 힘들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25 10:41   좋아요 2 | URL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멋진 몸을 갖고 있는데 내 앞에서 막 그 몸을 드러내고 왔다리갔다리 해버리면.. 성인 여성은 견디기 힘들어집니다. 흠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저는 옷을 입고 다니는 걸 보는게 더 힘든 것 같지만요. 근육이 드러나는 티셔츠가 더 멋있지 않나요? 걍 벗고 드러내는 것보다? 껄껄.

건수하 2023-04-25 10: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뭐 그런 걸로 빡치고 그러냐며...그게 그렇게 중요한 건가!!!

로맨스... 로맨틱 코미디 좋아하던 (전 안 좋아해서 같이 본 적 없음) 남자랑 살고 있긴 한데, 관계가 좋은지는 모르겠네요...

다락방 2023-04-25 10:39   좋아요 1 | URL
아 그게 단순히 오르가슴 거짓말 이라서가 아니라요, 그간 자신을 속여왔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또 남자가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 그들은 왜 서로에게 솔직할 수 없었나, 그리고 그가 제일 처음 사랑했던 여성으로부터 섹스 못하는 걸로 학교에 소문나게 됐던 일까지, 여러가지 각자의 사정이 있었습니다. 화는 표면적으로 그것 때문이지만 그 안에는 또 다른 이야기들이..

저는 모든 남성들이 로맨스 소설을 읽는다면 지금보다 세상이 조금은 나아질거라고 생각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로맨스 소설을 읽지 않아도 연인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지킬줄 아는 사람을 원합니다. 그런데 지금 이 세상에서는 그것이 뽠타지..

잠자냥 2023-04-25 10: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음 근데 저는 ‘허리띠 풀러 아침 만찬‘에서 야한 이야기 나오는 줄 알았는데, 진짜 배터지게 먹는 아침 이야기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4-25 10:36   좋아요 1 | URL
저도 잠시 그런 줄 알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정력에 좋은 음식... 이런 건 줄

다락방 2023-04-25 10:40   좋아요 3 | URL
잠자냥 님, 진짜 도대체 왜그렇게 야한 얘기를 좋아하시는거예요? 저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되네요? 껄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4-25 15:03   좋아요 0 | URL
아니 난 이 서재만 오면 글케 된다니까요?
그리고 제 댓글에 좋아요 누른 네 분.... ㅋㅋㅋㅋㅋㅋㅋ 네 분이나 있으면서 뭘~

다락방 2023-04-25 15:13   좋아요 0 | URL
좋아요 누군지 보려다가 실수로 좋아요 눌러버렸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4-25 16:31   좋아요 0 | URL
에이 아닌 거 같은데 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4-25 10: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참, ‘허리띠풀러아침만찬‘ 책먼지님이 알려주실 수 있을지도...

다락방 2023-04-25 10:41   좋아요 1 | URL
일단 베이컨이 들어가는 건 확실합니다. 돼지 된다고 놀리던 친구가 개빈 베이컨 뺏어먹거든요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4-25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챗gpt는 이 표현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개빈이 주문한 것은 ‘허리띠 풀러 아침 만찬‘이라는 것으로,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맥은 이것이 돼지고기를 먹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듯한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맥은 그런 음식을 먹는다면 그의 명예가 손상될 뿐만 아니라, 돼지가 되는 것과 같다는 비유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응?;;;;

다락방 2023-04-25 10:42   좋아요 0 | URL
챗지피티 바부팅이.. ㅠㅠ

건수하 2023-04-25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찾아보니 시리즈가 다섯 권이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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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zy Stupid Bromance
Isn‘t It Bromantic?
A Very Merry Bromance

.... 많다...

다락방 2023-04-25 10:55   좋아요 1 | URL
저 언더커버 주문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물론 번역본으로요. 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4-25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Gavin ordered something called the Big Buckle Breakfast because, fuck it, it was the off-season and his wife didn‘t trust that he loved her.
Mack grimaced when the waitress walked away. ˝Dude. The shit‘ll kill you and make you fat.˝

다락방님 찾아왔습니다.

저 왜 일 안하고 이런 거 찾은거죠...? 칭찬해주세요!

다락방 2023-04-25 10:57   좋아요 1 | URL
아아 말만 하면 찾아주시는 수하 님, 최고!! 아아.. 저 그런데 원서 주문했지 뭡니까? ㅋㅋㅋㅋㅋㅋㅋ 이 페이퍼 등록하자마자 원서 주문해버린 성질 급한 나란 여자.. ㅋㅋㅋ

오오, 그런데 빅 버클 브렉퍼스트... 좀 검색해보고 올게요. 오오..

(잠시후) 검색되는 게 없네요... 흐음.... 정식으로 있는 메뉴는 아닌가 보네요. 아 그런데 너무나 궁금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4-25 11:01   좋아요 1 | URL
앗 이미 사셨다니..... 읽고 싶으신 거였군요 ㅋㅋㅋ
구글 북스에서는 책에 포함된 단어로 검색해볼 수 있고, 그럼 문장 몇 개 정도는 보여준답니다. 참고하세요.

그 식당에만 있는 전용 메뉴인가봅니다 :)

다락방 2023-04-25 11:00   좋아요 1 | URL
(엉덩이 찰싹 때리는 것 좀 확인해볼게요. 쉿!)

그레이스 2023-04-25 1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학 점수 안나오는 남학생들에게 대화의 맥락과 감정선을 읽으려면 드라마라도 보라고 했다던 어느 선생님이 생각나네요^^

다락방 2023-04-25 16:30   좋아요 1 | URL
그러고보니 맥락을 읽기 위해서는 문학을 읽는게 필수일 것 같아요. 문학으로 아직 훈련이 안되어 있다면 드라마로 해도 되겠군요. 흐음..

책먼지 2023-04-25 14: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허리띠 풀러 아침만찬 처음 들어봐요ㅋㅋㅋ 작가가 만든 말인가봐요!! (Big Bad Breakfast 라는 식당만 뜨네요..??) 커피 무한리필로 계속 부어주는 다이너 같은 데서 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 책 너무 재밌어 보여요!! 남자들 로맨스 읽어라!! 펌킨 스파이스 라떼 마셔라!! 아 진짜 웃음 포인트 너무 많아서 우중충한 날씨 뚫고 기분 조금 맑아집니다!! 엉덩이 왜 때리는데!! 왜 좋아하는데!! 얼룩덜룩 벌레같은도 무슨 말이었는지 진짜 꼭 공유해주세요!!!

다락방 2023-04-25 16:32   좋아요 2 | URL
저 허리띠 풀러 아침만찬 정말 궁금합니다. 비쥬얼도 궁금하고요 제가 꼭 맛보고 싶습니다! 제가 호텔 조식을 괜히 좋아하는게 아닙니다. 이젠 노화로 인해 예전만큼 먹진 못하지만.. 그래도 푸짐한 아침식사 너무 먹고싶네요. 도대체 어떻게 나오는걸까 흑흑 ㅠㅠ

저기 그런데, 엉덩이 때리는 거 초큼.. 어.. 좋지 않나요? (19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하튼 얼룩덜룩 벌레같은 찾으면 공유하겠습니다. 책 오면 그거 먼저 찾아볼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먼지 2023-04-25 18:23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저는 이 분야 꼰대(?)로서 원래라면 엉덩이 때리기 질색이었을 거 같은데 그 뒤의 티키타카가 진짜 너무 좋아요ㅋㅋㅋㅋㅋ 정말 그런가 보게 다시 해봐에서 쓰러짐요!! 빌어먹을 얼룩덜룩 벌레 같은은 욕이나 험한 말 못하는 사람이 뭔가 너무너무 야한 기분이 들어서 막 너무너무 표현하고 싶은데 애쓰다 똥볼 찬 느낌이예요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4-25 15: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허리띠 풀러 아침 만찬....ㅋㅋㅋ
저도 허리띠를 푼대서 야한 이야긴 줄..ㅋㅋㅋ
근데 저도 아침은 꼭 먹어야 하는 사람이긴 합니다만...허리띠 풀 정도로 먹어버리면 속이 더부룩하여 하루 일과를 잘 소화해낼 수 있을지? 습관이 된 저 쪽 사람들에겐 일상일 수도 있겠군요? 식단 메뉴 사진을 보고 좀 놀랐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궁금해서 원서를 사신 다락방님은 넘 귀요미시군요?ㅋㅋㅋ

잠자냥 2023-04-25 15:03   좋아요 1 | URL
그것보라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4-25 15:07   좋아요 1 | URL
어쩔 수 없이 떠올리게 만들어 버리는 다락방 님의 필력!!!ㅋㅋㅋ

다락방 2023-04-25 16:33   좋아요 2 | URL
아...다들 왜이렇게 허리띠 푸르는 거에서 야한 걸... 전 당연히 배터지게 먹어서 푸르는 걸 상상했다고요. 왜냐하면 저도 가끔 그러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지만 이제는 풀지 않아도 됩니다. 왜냐하면 고무줄만 입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저 팻보이 브렉퍼스트 꼭 먹고 싶어요. 천천히 저거 먹고 늘어지게 낮잠 자고..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꺄울!! 아무튼 얼룩덜룩 벌레 어쩌고.. 제가 찾아보겠습니다. 당신의 히프를 찰싹찰싹!!

2023-04-25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25 1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난티나무 2023-04-25 15: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 분들 진짜 ㅋㅋㅋㅋ
허리띠 풀러 아침 만찬, 당근 허리띠 풀고 배터지도록 먹는 거….죠? 왜 야한 얘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4-25 16:31   좋아요 0 | URL
웃는 게 더 수상합니다 ㅋㅋㅋㅋ

다락방 2023-04-25 16:34   좋아요 0 | URL
하여간 알라딘에 음란마귀 너무 많아 큰일이에요. 쯧쯧.. ㅋㅋㅋㅋㅋㅋㅋ

2023-04-25 2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26 0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26 08: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26 08:2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