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은 정말로 쏜살같이 지나갔다. 너무 바빴다. 토요일 오전 요가를 하고 백화점에 가 맛있는 도넛을 사서 남동생네 집으로 향했다. 아가 조카를 만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일요일에 집으로 돌아와서는, 쑥쑥 자라난 내 텃밭의 식물들을 좀 뽑아내어 겉절이를 만들어 보았다. 상추를 솎아주라는 여러분들과 또 엄마의 얘기에 아픈 가슴 부여잡고 좀 솎아내고 그렇게 치커리도 좀 쳐냈다. 아주 연한 이 식물들로 만들어낸 겉절이.



맛있게 먹었지만 어쩐지 가슴 아픈건 왜죠? 먹으려고 키웠는데 먹자니 가슴 아파. 흑. 인간의 모순 ㅠㅠ


금요일 저녁엔 고수 따서 똠양꿍도 끓여 먹었다. 고수 물로 헹구는데 향 어쩔 …



아무튼 지난 주에 책을 샀다. 많이 샀다. 아니 글쎄, 투비 이벤트로 적립금이 엄청 들어온거다. 꺄울. 너무 좋잖아요? 그러면 그 적립금으로만 책을 사면 되는데, 그 적립금에 이 적립금 저 적립금 막 다 합쳐서 다 털어내고 거기에 내 돈을 심지어 많이 보태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을 샀다. 적립금을 주면 내 돈을 덜 쓰는게 아니라, 내 돈만큼 그대로 쓰고 거기에 적립금이 플러스되어 책을 산다. 그래서 지난주에 도착한 책탑.




왜. 뭐. 왜. 뭐. 하아-

저거 한 번에 정원으로 못가져가서 두 번에 걸쳐 가져갔다. 제기랄. 이제 집에 가져가는 게 문제임. 하아-
















《트립풀 암스테르담》은 개정판이 나왔길래 다시 샀다. 여름에 재방문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번엔 엄마와 이모를 모시고 갈 참이라, 지난번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영어부터 시작해서 길찾는 것까지, 죄다 나에게 달려있어 어깨가 무겁다. 직장 상사가 왜 네덜란드를 선택했냐 묻길래, 완전히 이국적이라서, 라고 대답했다. 엄마 해외여행 경험 별로 없으시고 가신것도 완전히 색다르진 않은 아시아권이었어서, 문을 열자마자 완전히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장소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암스테르담》도 같은 의미로 산건데, 음 … 이건 딱히 내가 안샀어도 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미 샀으니 할 수 없다.


《나에게 거짓을 말하지 마라》이거 어디서 보고 왜 담아놨는지 모르겠네? 여하튼 샀다. 


《캐스터브리지의 사랑》은 친애하는 서재 지인 ㅈㅈㄴ 님이 막장 드라마처럼 재미있다고 하셔서 어 …? 사봤다. ㅋㅋ


















《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는 아마 트윗에서 보고 담아둔 것 같고, 《이름 없는 여자》도 기억 잘 안난다. 《언더커버 브로맨스》는 브로맨스 시리즈라 읽어보려고 샀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로맨스 최고의 클리셰! '나처럼 잘생긴 남자한테 그렇게 대하는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 가 나올 것 같다. 아 기대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구글은 어떻게 여성을 차별하는가》도 역시 ㅈㅈㄴ 님의 리뷰로 알게된 책인데, 그때 리뷰읽다가 이긍 … 세상은 다 똥이여!! 했던 것 같다. 오래 담겨있다가 이번에 중고 나와서 질렀다. 

















《출입통제구역》은 잭 리처라 샀다. 나의 이상형, 잭 리처! 근육도 있으면서 정의로워! 약자의 편인 잭 리처 만세!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는 책 표지가 초큼 부끄럽지만, 읽고나면 타미 줄 수 있을 것 같다. 

















《지휘의 발견》!! 나 이런 책 사는 사람이다. 이런 책 사는 중년 여성 어떤데? 뽀대가 작렬하여 오늘 점시도 1인 2메뉴!!


《우체국 아가씨》라니. 나는 우체국에 다녔던 남자랑 연애를 했던 적이 있다. 우체국 아가씨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오호~ 읽어보고 나는 우체국 총각에 대한 소설을 써보는 걸로 … (아님)


《포스트모던의 조건》은 정희진 쌤 매거진 듣고 샀는데, 나는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인가. 나란 인간, '포스트'도 '모더니즘'도 아무것도 모르는데 … 포스트 모더니즘 같은 거 누가 하는거죠? 에휴 … 알아야 할 게 너무 많아서 벅차다 진짜. 양꼬치를 먹고 힘을 내야 돼 …

















《수레바퀴 아래서》는 알라딘의 ㅅㅇ 님이 이 책을 읽고 중학교때 우셨다고 해서 오오, 하고 샀는데, 다소 유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무색하게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이걸 십대에 읽었다면, 그리고 공부를 잘하고 또 성적에 대한 압박을 느꼈다면 정말 다르게 다가왔을 책일 것 같다. 그런점에서 그런 학생들이 읽었으면 좋겠지만 같은 마음으로 그런 학생들이 읽지 않기를 바라기도 했다. 나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도 사랑으로 만신창이가 된 사람이 읽으면 안될 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베르테르의 고뇌와 절망에 휘둘리다가 따라 죽을까봐 너무 무서웠거든. 


아무튼 너무 재미있어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재미있게 읽은-그러나 내가 알기로 아직 완독은 하지 않은- 조카에게 읽어보라 주어야지 생각했다. 내가 없을 때 우리집에 올 예정이었던 타미에게 주어야지. 타미는 울집에 오면 가장 먼저 내 방으로 들어오기 땜시롱, 반드시 발견할 거라고 생각해 책상위에 놓아두었다.




아니나다를까, 남동생집에 있는 내게 자정이 가까운 시각, 영통해도 돼? 라며 타미가 문자를 보내왔고 그래서 영통을 시작했다. 자기 가져가서 읽겠다고. ㅋㅋ 그러라고 했다. 그런데 둘째 조카가 바꾸라고 하더니, 이모 나도 이거 앞에 쪼끔 읽었어, 그렇다고 말해주고 싶어, 라고 하더라. 귀요미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요일에 집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고 발걸음도 가벼웁게 도서관에 갔다. 대체 왜 … 거긴 왜 가, 사둔 책이 이렇게나 많은데!! 하여간 … 

희망도서 신청해둔 게 도착했다 해서 그거 두 권 찾으러 갔었는데, 간김에 둘러보다가 책 다섯권 대출해버린 나여 












《참지 않는 여자들》과 《완벽한 피해자》가 내가 신청한 희망도서였다. 《버너 자매》는 이 책에 실린 다른 단편들은 내가 이미 읽고 또 가지고 있는 단편들과 겹쳐 도서관에서 빌렸다. 《대체 조지아에 뭐가 있는데요?》는 조지아에 뭐가 있나 궁금해서 빌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드디어, 《러스트벨트의 밤과 낮》을 시작했다!!



후딱 읽고 다른 책으로 넘어가고 싶지만 과연 …



점심 먹으러 가자.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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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5-15 12: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잠깐만요 부장님! <우체국 아가씨>는 <크리스티네 변신에 도취하다> 그 책일 텐데.........
어디선가 부장님이 <크리스티네> 사서 갖고 있다고 한 거 본 거 같은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5-15 12:50   좋아요 2 | URL
네? 뭐라고요? 저 크리스티네 있는데요? 제가 무슨 짓을 저지른거죠? 😱😱😱😱😱😱😱😱😱😱

햇살과함께 2023-05-15 12:58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은 진정한 집사님. 다락방님의 책 집사님 ㅋㅋㅋ

잠자냥 2023-05-15 13:11   좋아요 3 | URL
다부장 책사기에 도취하다..............

건수하 2023-05-15 13:20   좋아요 2 | URL
와 진짜 잠자냥님 대단하시다..... 인정합니다.

<우체국 아가씨> 표지가 .. 관능적이네요. 그 책은 이제 어디로 어떻게....

잠자냥 2023-05-15 13:25   좋아요 1 | URL
반납할 수도 없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5-15 13:27   좋아요 1 | URL
하 이것참.. 하아 이것참.. 😩

꼬마요정 2023-05-15 16:05   좋아요 1 | URL
아하!! 잠자냥 님 아니었으면 저도 이 페이퍼에 홀려서 <우체국 아가씨> 샀을지도 몰라요 ㅋㅋㅋ <크리스티네 변신에 도취하다> 저도 갖고 있는데 ㅋㅋㅋ

blanca 2023-05-15 20:47   좋아요 1 | URL
ㅋㅋㅋ 그런 거였어요? 난 난생 처음 번역한 건줄...

잠자냥 2023-05-15 21:10   좋아요 0 | URL
<우체국>하고 <크리스티네> 역자 이름도 같아요.

다락방 2023-05-16 08:37   좋아요 0 | URL
그런데 왜 제목 바꿔서 내는겁니까. ㅠㅠ 너무해 ㅠㅠ

잠자냥 2023-05-15 12: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지휘의 발견>을 사셨군요. 제가 지난 주말에 감기 기운에도 산 책이 <아르투로 베네데티 미켈란젤리 완전함을 찾아서>인데.. 거참, 우리 왜케 멋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5-16 08:24   좋아요 2 | URL
잠자냥 님은 원래 관심있어하던 분야에 좀 더 지식과 교양을 보태시는 거고 저는 맨땅에 헤딩하는 겁니다. ㅎㅎ
김혜리 기자님 팟빵의 제가 좋아하는 클래식 코너에서 정윤수 작가님이 자신이 하는 얘기들 대부분은 <지휘의 발견>에 나온 얘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오오? 하고 사봤습니다. 후훗. 아무튼 멋집니다!!

햇살과함께 2023-05-15 1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최근의 최고 책탑 아닌가요?!
다락방님 사무실 자리가 사장님방 정도 되나요? 저 책들 다 어디 보관하세요?
집에 또 이고 매고 가시고요! 체력 짱! ㅎㅎ
저도 러스트벨트.. 시작해야 하는데,, 가부장제..가 제 발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고 있네요;;;;
아~ 소설 읽고 싶어요~!

다락방 2023-05-16 08:26   좋아요 1 | URL
일단 사무실에 자리가 없어서요, 막 여기저기 어지러워요. 제가 워낙에 책상도 지저분하게 쓰고 정리정돈 안되는 사람이라 더 넣을 데가 없습니다. 수납장도 있는데 거기도 제가 뭔가 꽉 채워놨어요. 지금 거기에 쌀로별, 에이스, 콤부차 기타 등등 여하튼 잡물건으로 가득 차있어요. 저는 퇴사한다면 며칠간 책상 정리만 해야 합니다. ㅠㅠ
금요일에도 그리고 어제도 책 집으로 나르고 있어요. 어깨가 빠질 것 같습니다. 저는 왜 이러고 사는걸까요?

저도 소설 읽고 싶어서 어제 자기 전에 소설 펼쳤는데 잠이 쏟아져서 그만 … ㅎㅎ

독서괭 2023-05-15 13: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으아 저 책탑 저기서 무너지기라도 하면, 대형사고?? 역시 알라딘에서 적립금 쏘는 보람이 있는 다락방님이군요. 책이 너무 많아서 중간중간 설명 생략된 책도 있는 것 같네요 ㅋㅋㅋ 전 다락방님이 이건 왜 샀는지 모르겠다 하실 떄마다 왜이리 재밌는지 ㅋㅋㅋ 이젠 사기 전에 잠자냥님께 한번 확인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ㅋㅋ

다락방 2023-05-16 08:28   좋아요 1 | URL
책이 너무 많아서 설명을 다 못하겠어요. 귀찮… 기도 하고 정말 기억이 안나기도 해서. 사실 박스에서 꺼내면서 ‘아앗 이건 뭐야, 왜샀지?‘ 이런 경우가 허다하기 땜시롱. 그렇다면 안사도 되는 것일텐데, 저는 왜 사는 걸까요, 독서괭 님? 이것은 욕구불만의 표현일까요? 아하하하하.
예전에 단발머리 님이 확인해주곤 하셨는데 어느 순간 책이 너무 많아져서 이제 단발머리 님도 더이상 기억을 못하십니다. ㅋㅋㅋㅋㅋ 인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따라쟁이 2023-05-15 15: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책을 읽어 재끼고 계신겁니까?
저는 독서 노트를 쓰겠다고 다꾸를 시작했다가, 책은 버려버리고.. 다꾸만.. ㅠㅠ

다락방 2023-05-16 08:28   좋아요 0 | URL
많이 산다고 많이 읽는게 아니라는 걸 꼭, 꼭!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읽는 속도는 사는 속도를 결코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러니 덮어놓고 사는 건 이제 그만해야 합니다. ㅠㅠ

책읽는나무 2023-05-15 16: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입틀막!!!!!
전 저 탑이 무너진다면 저기 아래로 책을 찾으러 뛰어내려가야 하시는 건가? 그런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ㅋㅋㅋ
와....나무보다 더 높아ㅋㅋㅋ
올리신 책들 중 제가 읽은 책은 <책 읽는 뇌> 딱 한 권!
아니 수레바퀴까지 포함하면 두 권은 되겠네요^^
즐거운 독서시간 되시길 바랍니다ㅋㅋㅋ
투비에선 다락방 님을 위해 적립금을 더 쏴드려야 할 것 같아요. 저만큼이나 샀는데...
또 개인 돈을 더 쓰시려나요?ㅜㅜ

네덜란드 세 여성의 여행기 벌써 기대가 됩니다^^

다락방 2023-05-16 08:32   좋아요 1 | URL
제가 예전에 사진 찍는다고 ㅋㅋ 저 밑으로 책을 떨어뜨렸거든요. 그런데 밑으로 바로 떨어진다면 제가 있는 곳이 4층이라 아래에 지나가는 사람이 있다면 다칠 수도 있단 말이죠. 너무 놀라서 쳐다봤는데, 곧바로 떨어지지 않게 뭔가 튀어나와 있더라고요. 완전 다행이었지만, 문제는 그 책을 어떻게 하느냐!! 빗자루 가져오고 막 이케저케 해서 책을 건져내긴 했습니다만 그 뒤로 책을 세워서 찍는 건 그만하고 반드시 눕혀서만 찍고 있습니다. 어휴 정말 무서웠더랬어요.

오오 책 읽는 뇌 읽으셨군요! 저는 언제 읽게 될까요? 수레바퀴 아래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헤르만 헤세가 괜히 고전 작가가 아닌 것 같아요!!

꼬마요정 2023-05-15 16: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꽃미남 수사반장> 잼납니다. 아마 후루룩 읽으실테죠. 가끔 생각합니다. 멋진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괜찮지만 주인공이 멋지면 더 좋아지는 게 속물인건가..하구요ㅠㅠ
<캐스터브리지의 시장>은 사두고 깔짝이고만 있어요. 아무래도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 이후 토마스 하디가 잘 안 읽히네요ㅠㅠ
<우체국 아가씨>가 <크리스티네...>였군요. 잠자냥 님은 모르는 게 없는 듯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님 어쩔...근데 표지가 너무 예쁜데요? 괜찮은 거 같아요. 저도 괜히 사고 싶네요 ㅋㅋㅋ
<책 읽는 뇌> 좋아요. 생각하고는 달랐지만 많은 것을 배웠어요.

책탑 엄청 높은데 아는 책이 이것 뿐이라니... ㅋㅋㅋ 한 수 배우고 갑니다!!! 아, <수레바퀴 아래서>는 저도 읽었어요 ㅋㅋㅋ 아는 거 하나 더 있으니 엄청 기쁜데요!!

다락방 2023-05-16 08:36   좋아요 1 | URL
꼬마요정 님, 주인공이 멋진 것이 저는 좋습니다. 저는 사실 꽃미남 타입은 아니긴 하고 그보다는 육체적 강인함에 끌리긴 하지만(잭 리처) 어쨌든 주인공이 멋져야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으하하하.
저도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 읽고 하디는 좀 밀어두었었는데(그게 무슨 페미니즘 소설이라는 건지…), 캐스터브리지의 시장은 읽어보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책장에 자리도 없는데 크리스티네…는 팔아버려야 겠어요. 우체국 아가씨를 대신 꽂아두겠습니다. 아니, 왜 제목 바꿔서 다시 내는 거랍니까? 산 사람 또 사라고 ㅠㅠ

blanca 2023-05-15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책탑. 그리고 올여름 이모와 엄마를 네덜란드에 모시고 가는 거예요? 와! 이런 근사한 딸이자 조카가 있나. 그리고 <수레바퀴 밑에서> 아, 나도 이 책 엄청 좋아해서 또 읽고 싶어졌고 책 좋아하는 조카들, 너무 귀엽고 이쁘고 부럽고...결론은 다락방님의 모든 것이 부럽다는 것. 저 거대한 책탑마저!

다락방 2023-05-16 08:37   좋아요 0 | URL
수레바퀴 아래서는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주인공이 십대 소년이라니 어른인 지금 읽으면 다소 유치하지 않을까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정말 재미있게 읽고 리뷰도 썼답니다. 여러가지로 느껴지는 게 많았어요.
타미는 특히 책욕심이 많은데, 욕심은 많지만 다 읽지는 않더라고요? 그것도 저를 닮은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

moonnight 2023-05-23 0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엄마와 이모를 모시고 네덜란드@_@;; 효녀 다락방님♡ 제게도 네덜란드는 참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행복한 여행이시길 미리 바래봅니다. (힘드시긴 할 듯..-_ㅠ;;)
조카들은 여전히 귀엽고 사랑스럽군요♡ <수레바퀴 아래서> 저도 참 재미있게 읽었어요. 중학생 때였던 것 같은데 길고 긴 독후감ㅎㅎ;;;도 썼었지요. 지금은 어렴풋한 기억만@_@;; 다시 읽어야겠네요^^;;

다락방 2023-05-23 08:27   좋아요 1 | URL
저는 중학생 때 수레바퀴 아래서 안읽고 뭘 읽은 걸까요? 왜 저는 중학생 때 다락방의 꽃들을 읽고 고등학교때는 스타킹 훔쳐보기를 읽었을까요? 어휴..
네덜란드는 벌써부터 걱정이 큽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과 의지는 충만하지만, 그것이 결코 쉽지 않을 거라는 것을 각오하고 있어요. 계속 화이팅 해야겠지요. 고마워요, 문나잇 님!
 

인풋이 정희진 오디오 매거진이니 아웃풋이 정희진 오디오 매거진일 수밖에 없네. 나란 인간, 이렇게나 단순한 인간.


그러니까, 점심을 먹으면서 그리고 다 먹고 산책 하면서도 정희진 오디오 매거진 5월호를 들었다. 스페어 타이어 코너였고 <외로움에 대한 실존주의의 응답> 이란 제목을 달고 있었다. 실존주의라고 하면 사르트르가 있을 것이고 그 전에는 프로이트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는데, 지금 듣고 있는 중반 이후부터는 카뮈와 카프카 얘기를 하시는 거다. 


카뮈라면 나도 <이방인>을 재미있게 읽었던 바, 선생님은 그 작품의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하셨다. 아무리 엄마가 돌아가셨기로서니, 태양이 뜨겁기로서니, 그렇다고 아랍인을 쏘아죽이면 되느냐, 고 정희진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나는 이방인을 읽을 당시 이 작품에서 인종차별을 생각하지는 못했던 바, 선생님의 이 말씀이 또 충격이었다. 아, 역시 사람은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고 들어야 한다.


















나는 아마도 문학동네 판으로 읽었던 것 같다.


아무튼 그리고 선생님은 카뮈가 딱히 사유가 깊었던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그리고는 카프카로 바로 넘어가셨는데, 카프카는 몸과 변태를 말함으로써 지금도 각광받고 있는 작가라는 거다. 그의 너무나 유명한 소설 <변신>은 나도 재미있게 읽었고, 이건 지금도 SNS 상에서 엄마에게 질문하는 밈이 돌아다니고 있다.


"엄마, 어느날 내가 바퀴벌레로 변하면 엄마는 어떡할거야?"


이 단편 소설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이걸 또 몸의 변형, 변태 … 이렇게까지 사유하지 못했었는데, ㅋ ㅑ ~ 이제 이런 이야길 알고 다시 읽는 이방인과 변신은 또 어떻게 다가올까?



















실존주의, 실증주의, 정신분석학 까지. 선생님은 뭐 모르는 분야가 없으시고 그 깊이가 이루 말할 데가 없어. 

그리고 카프카의 단편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를 언급하시며, 같은 제목의 한국 작가가 쓴 단편도 있다고 하셨다. 그것도 읽어봤는데 한국 작가가 더 잘 썼다는 거다. 카프카의 작품과 같은 제목이라니, 나는 당연히 한국 작가에 대해서 더 부정적 평가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가(왜?) 더 잘 썼다고 하셔서 뭐라고? 하는 심정이 되었는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 한국 작가가 정찬 이라는 겁니다. 웃음이 났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검색해보니 단편집 《정결한 집》에 실려있더라.

















정결한 집… 사야되나?


안된다.


왜냐하면 투비 이벤트로 받은 적립금과 이달의 당선작 적립금을 다 쓰고 거기에 내 돈까지 얹어서 내가 책을 주문했기 때문이지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금 벌써 몇 권의 책이 사무실 책상에 쌓였는데 내일 또 올거지롱. 오늘도 올거지롱. 적립금은 다 털리다 못해 내 돈도 많이 썼지롱. 하하하하. 어쩔려고 이러는가, 나여. 아니, 그러니까. 정희진 선생님 매거진 듣다 보면 또 엄청 유식한 책들을 막 소개해주시는 바람에…















《국민과 서사》는 절판인데 중고의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다. 알라딘 개인 판매자 등록가 8만원과 20만원.

도서관에 검색했더니 없다.

《포스트모던의 조건》은 이미 주문했고 내게로 오는 중이다. 

이번호 매거진도 아주 유익했는데, 포스트 부분 들을 때는 특히 그랬다. 내가 바로 선생님이 말하는 '포스트=후에' 로 알고 있었던 바로 그 사람이란 말이지. 이제 포스트가 의미하는 바를 알겠고 그게 너무너무 좋다.



얼마전에 내가 소설책 한 권 읽고 올해가 가기 전에 '독자여, 나는 그와 잤다'를 페이퍼에 쓰겠노라 말했었는데, 나로 하여금 '독자여, 나는 그와 잤다'를 쓰게 만드는 남자라면, 정희진 오디오 매거진을 선물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랑 잘 놈이여, 유식해져라. 


말씀드리는 순간 왔다가신 택배 기사님. 샤라라랑~




신에게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택배 박스가 있습니다. 그건 내일…


이만 총총.




덧. 그런데 카뮈의 이방인 생각하면 이승우의 한낮의 시선 연달아 떠오르는 건 저뿐인가요?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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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3-05-11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감기와서 누워서 재밌게 읽었네요
기운없어 손이 덜덜...
<국민과서사> 도서관에 딱 한권 있네요^^

다락방 2023-05-12 08:40   좋아요 1 | URL
저희 도서관에는 <국민과 서사> 없던데, 저도 잠자냥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상호대차 라도 신청해야 할까봐요.
어쩐지 밑줄을 겁나 그을 것 같아서 사고 싶은데 말입니다.

감기 얼른 나으세요, 은하수 님!!
밥도 약도 잘 챙겨 드시고요.

Falstaff 2023-05-11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카뮈의 <이방인>은 고등학교 시절에 읽고, 너무 감동적이라고 생각하면서, 뭐가 감동인 줄도 모르면서, 하여튼 겉멋에 싸여 그렇게 주장하고 있었는데요, 대학에 들어가 백기완의 <자주 고름 입에 물고 옥색 치마 휘날리며>를 읽고 부끄러워 <이방인> 읽었다는 말을 입에서 꺼내지도 못했습니다.
정희진도 아마 백기완의 책을 읽고 나서, 아니면 백기완을 읽은 선배들한테 하도 이야기를 많이 들어 그렇게 느꼈을 확률이 높습니다. 전 그때 하도 충격을 먹어서, 아휴.... 슬픈 시절의 슬픈 이야깁니다.
뫼르소가 남프랑스의 지중해에서 태어나 자랐으면 같은 백인 청년한테 총질을 했을까요? 전 그랬을 거라는 데 한 표.

다락방 2023-05-12 08:42   좋아요 0 | URL
아니, ‘백기완‘의 <자주 고름 입에 물고 옥색 치마 휘날리며> 는 뭐죠? … 메모메모.
저도 그 책 한 번 읽도록 해보겠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정희진 쌤이 그걸 읽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걸 수도 있겠네요. 저는 이방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재미있게 읽기는 했었습니다. 햇빛 때문에 죽였다고 뫼르소가 말한다면, 그게 맞는거지 다른 해석이 뭐가 필요한가, 라는 생각만 하고 그쳤던 것 같은데요. 아니 그리고 뫼르소.. 이름 외우기 너무 쉽지 않나요? ㅎㅎ 아무튼 언급하신 백기완 메모메모 합니다.

그런데 저는 뫼르소가 뭐가 됐든, 어쨌든 총을 쏠 놈이었을 것 같긴 합니다. 흠흠.

호시우행 2023-05-11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방인, 가독성이 그리 좋지 않던데요.

다락방 2023-05-12 08:42   좋아요 0 | URL
다른 출판사 버젼으로 다시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전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건수하 2023-05-11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결한 집 품절이네요. 절판이 아니라 품절… 혹시?

다락방 2023-05-12 08:43   좋아요 1 | URL
아이참, 그런데 정희진 쌤은 정찬 책 여러권 갖고 계시다 하셨으니 정희진 선생님 댁에는.. 있겠죠? ㅋㅋ

잠자냥 2023-05-12 09:0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감기 와서 누워서 재밌게 읽었네요.
저는 이 5월호 마지막 스페어 타이어 방송은 택시 아저씨하고 대화하느라 내리실 곳 지나친 부분까지만 들었는데 그 뒤에 이런 말씀을 하셨군요. 저도 카뮈가 그렇게까지 사유가 깊은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이번에 나온 마음산책 말 시리즈 <카뮈의 말> 패스했어요.

포스트모더니즘…. 저도 이번에 사서 오늘 왔는데! ㅋㅋㅋㅋㅋ <암컷들>로 땡투 간 거 접니다. 책탑 사진 찍었는데…. 낼 작업실을 출근해야 올릴 텐데 지금 상태로는 갈 수 있을지 과연?! ㅋㅋㅋㅋㅋ

그 와중에도 전 오늘 도서관 다녀왔습니다!
<국민과 서사> 상호대차로 받아왔지요 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5-11 20:55   좋아요 1 | URL
에궁 오늘 푹 쉬시고 내일 거뜬하게 일어나시길 바랍니다!

다락방 2023-05-12 08:44   좋아요 3 | URL
잠자냥 님은 어쩌다가 감기가… 얼른 나으십쇼!!
부디 오늘은 회복하셔서 작업실에 출근 하셨기를 바랍니다.
저 작업실이란 말입니다. 얼른 작업실로 오세요! 나의 작업실 동지여! 작업실에 와야만 비로소 작업이 가능해지는 거 아니겠습니까. 흑흑.
저는 <카뮈의 말> 사려고 찜해두고 있었는데, 마침 결제 전 정희진 선생님의 오디오매거진 들어가지고 ‘안사야지~‘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음산책 어쩔;; ㅋㅋㅋㅋㅋ

국민과 서사 저도 상호대차 신청할까봐요. 그래서 제본 떠버릴까요? 아이참…

잠자냥 2023-05-12 08:59   좋아요 1 | URL
작업실은 오늘 결국 못 나갔습니다…. 저의 책탑은 다음주에 투비컨티뉴드….

다락방 2023-05-12 09:00   좋아요 2 | URL
아 작업실에 나온 건 저뿐입니까! 외롭다 …

잠자냥 님, 집에서 푹 쉬시고 회복에 집중하세요. 밥도 꼭 잘 드시고 충분히 주무시고요. 다음주에는 상큼하게 (각자의) 작업실에서 만납시다!!

독서괭 2023-05-12 09:07   좋아요 2 | URL
이번 감기 너무 심해요 ㅠㅠ 전 4월에 걸렸는데 여태 기침합니다 ㅠㅠ 잠자냥님 어서 나으시길요!!

다락방 2023-05-12 09:18   좋아요 2 | URL
아이고. 독서괭 님도 얼른 회복하시기를 바랄게요. 여러분 모두 아프지마요!! ㅠㅠ

공쟝쟝 2023-05-12 10:08   좋아요 1 | URL
훗. <포스트모더니즘의 조건> 나 진작에 있었지롱!!!!!! 심지어 반이나 읽었었지롱!!!! -0- 그러나 역시 읽다 말고 포기했는 데, 이번 방송 들으니까 도전 의욕이 샘솟았다가!! 금세 사라져버렸다요!!

건수하 2023-05-12 20:54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공쟝쟝님 읽고 있다고 쓰신게 있길래 궁금했어요 살만할지 (사면 읽을런지)…? ^^

잠자냥 2023-05-11 20:3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부장님, 제가 카프카 변신 좋아해서 잠자냥입니다. 그레고르 잠자 냥 ㅎㅎ

건수하 2023-05-11 20:54   좋아요 1 | URL
오! 그런 거였어요? 잠자냥님 센스와 통하는 것 같긴 합니다 ㅎㅎ

은오 2023-05-12 06:18   좋아요 3 | URL
오오 그런거였구나 그냥 자냐? 잠자냐? 잠자냥? 잠자는 고영이 이런느낌인줄

책읽는나무 2023-05-12 06:53   좋아요 0 | URL
오...그런 뜻이었나요?
전 냥이들을 키우셔서 잠을 자는 녀석들을 바라본 적이 많아
잠자냥???
그런 뜻인 줄 알았습니다ㅋㅋㅋ
감기 빨랑 나으시길^^

다락방 2023-05-12 08:45   좋아요 2 | URL
아니, 이 잠자가 그 잠자였던 겁니까? 저도 단순히 냥이들 때문에 지었다고 생각했어요.

밥먹냥 처럼
잠자냥 이렇게요.

하하하하.

잠자냥 님은, 늘 느끼는 거지만, 참… 어릴때부터 똑똑하셨던 것 같아요. 멋진 분 ♡

잠자냥 2023-05-12 08:58   좋아요 3 | URL
네~ 여러분들이 유추한 그런 효과도 노린 건데요, 태초에(?) 그레고르 잠자에 냥이 붙인 이름. 변신은 암튼 읽을수록 잘 쓴 작품.

독서괭 2023-05-12 09:06   좋아요 3 | URL
훗 전 알고 있었는데…

다락방 2023-05-12 09:18   좋아요 3 | URL
독서괭 님은, 모르는게 뭔가염? 다 알고 계시는 분 … ㅋ ㅑ ~

독서괭 2023-05-12 09:52   좋아요 1 | URL
예전에 비슷한 대화가 있었습니다 ㅋㅋㅋ

공쟝쟝 2023-05-12 10:07   좋아요 1 | URL
바퀴 벌레 냥! 으으으으으윽!!!

독서괭 2023-05-11 21: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신에게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택배박스 12개가 있는 건 아니겠지요??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5-12 08:45   좋아요 2 | URL
한개일 걸요? 두갠가? 잘 모르겠네요? 와바야 알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5-12 09:43   좋아요 2 | URL
오는 동안 또 주문하셔서 결국 몇 개인지 모르실 것 같습니다..

은오 2023-05-12 06:17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마침 저 그저께 팟빵 결제했습니다!!!! 독자여 나는 은오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한테 바퀴벌레 질문했더니 “딸이니까 그래도 변기에 내리진 않고 산채로 밖에 던져줄게“라는 대답이 돌아왔던게 떠오르네요...

책읽는나무 2023-05-12 06:41   좋아요 2 | URL
역시 어머님!!!👍
ㅋㅋㅋㅋ

다락방 2023-05-12 08:47   좋아요 3 | URL
저는 저 바퀴벌레 질문을 제가 받는다면, 그게 누구라도, 그냥 내다버릴 것 같아요. 바퀴벌레가 그 사람인줄 어떻게 알겠어요? 그러니까 ‘얘가 바퀴벌레로 변했다‘는 확신이 저에게 있다면 먹여 살리겠지만, 사실 벌레로 바뀐 상대가 아무리 눈빛을 쏴도 제가 그걸 읽는 데에는 무리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벌레로 변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나저나 은오 님 팟빵 결제를...


독자여, 나는 은오랑……………………………!!

잠자냥 2023-05-12 08:58   좋아요 2 | URL
헐…… 다부장님 어째….. 이런 반전이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5-12 08:59   좋아요 1 | URL
잠자냥 님, 작업실 출근 완료입니까?!

책읽는나무 2023-05-12 09:03   좋아요 2 | URL
작업실??!!!
갑자기 그레고르 잠자냥 님 있어 보이십니다.ㅋㅋㅋ

건수하 2023-05-12 09:42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생각하던 답과 똑같아서… ‘벌레로 변하지 않기를 바랄 뿐‘ 이 부분 특히요. 음.. 저도 역시 S구나….

다락방 2023-05-12 09:5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수하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정말 그렇지 않나요? 방문 열었는데 벌레가 있고, 그런데 그 벌레가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인줄 도대체 어떻게 알아본단 말입니까! 말도 통하지 않는데다가 눈빛 아무리 쏴봤자 벌레 눈빛인데.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람들아, 벌레로 변하지마!!

책읽는나무 2023-05-12 06: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 달은 뭘 한다고 아직도 매거진도 안 듣고...요즘 걸으러 안 나가서 게으름을 피우고 있었던....빨랑 들어야겠네요^^
택배 상자가 저것 위에 또 얹혀진단 거죠?
와....
이것도 따라하기 좀 힘드네요?ㅋㅋㅋ
적립금 탈탈 털고, 내 돈도 털고...
아, 아니다. 이제 투비 적립금을 털면 저도 한 박스 정도는 신청 가능할 수도 있겠군요^^

다락방 2023-05-12 08:48   좋아요 2 | URL
책나무 님, 아직 안들었다면 앞으로 들으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저는 다 들어버려서 서운하네요. 그래서 점심 먹으면서 또 들어야지~ 생각하고 있다가, 넷플에 브리저튼 외전 올라와서 그걸 좀 봐야겠네요? 세상엔 읽을 것도 많고 들을 것도 많고 볼 것도 많고 그렇습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어제 택배 박스 뜯지도 않고 그냥 집에 갔어요. ㅋㅋ
오늘 아침에 출근해서 뜯었습니다. 그리고 오후에 또 오겠지요. 흠냐~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우리의 책 지름은 계속 되어야 합니다. 쭈욱~

공쟝쟝 2023-05-12 10: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리 모두는 희진샘 오디오를 들으면서 똑똑해지는 여성들 >_<
여러분.. 나 진심입니다. <과학혁명의 구조> 안샀는 데, 혹시라도 누군가라도 읽을 사람. 읽어야할 것 같아서 도전할 사람 있으면.............. 제게 도전버튼을 눌러주세요. (엄청 어려울 것 같지 않아요?) 같이 읽지 않으면 영원히 안읽을 것 같은 표지인데...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해서 아직 안사고 버티는 중....

잠자냥 2023-05-12 13:17   좋아요 1 | URL
나 그 책 1995년부터 갖고 있음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5-12 13:24   좋아요 2 | URL
지금 펼쳐보니 읽었었나 봄. 밑줄이 막 그어져 있음. “패러다임은 그 중 어느 하나가 원칙적으로 그 패러다임을 대치할 수 있는 그런 예제들을 모사하도록 허용함으로써 그 기능을 나타낸다” (47쪽) ㅋㅋㅋㅋㅋㅋㅋ 여따 왜 밑줄 그었는지? 나도 모른다.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5-12 14:02   좋아요 1 | URL
1995년 은오가 아직 안태어났을 것 같은 해인데…

신여름 2023-05-20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희진 선생님 매거진 듣고 책 검색하다가 여기까지 왔네요. 저도 저 위에 책들을 조금씩 모으고 있는데 ㅋㅋㅋ동지를 만난 기분이라 이렇게 댓글까지 남깁니다.

다락방 2023-05-22 07:26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신여름 님. 제가 주말에는 피씨를 전혀 켜지 않는 삶을 살기 때문에 답이 늦었네요. 하핫. 저는 현재 <문화의 위치>를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살까말까 살까말까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매거진을 계속 듣는다면 어딘가에서 겹쳐 또 만나게 되겠지요. 후훗. 신여름 님, 매거진 들으며 공부하며 살아갑시다!!
 

5월호 <정희진 오디오 매거진>을 듣고 있다. 가장 먼저 들은 건 용산통신 코너였는데, 소제목은 <대통령 부부의 성역할, 미달과 과잉> 이었다. 대통령은 성역할에 얼마나 미달한지 그리고 그의 아내는 얼마나 과잉되어 있는지를 얘기하며 성형수술을 언급한다. 일전에도 정희진 쌤은 성형수술을 언급할 때면 '공중보건' 문제라고 짚어주곤 하셨다. 번번이 '왜' 공중보건 문제인지를 풀어주진 않으셔서 '정희진 쌤은 성형수술을 공중보건 문제로 생각한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말씀하셨다. 성형수술을 많이 하고 성형외과 의사가 많아지는 일은 소아과 의사가 현저하게 적어지는 일과 연관되어 있다는 거다.  


이번호 시사인에서도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다른 의사들에 비해 얼마나 연봉이 적은지, 그리고 그것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기사로 보여주고 있더라.














대학병원에서 일하던 시절 그도 '3분 진료'를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개원의가 된 뒤 생각이 바뀌었다. 진료비 이외에 수익 낼 항목이 거의 없는 소아과 특성상 환자를 많이 봐야 병원이 돈을 번다는 영리적 목적도 있지만, 진료를 짧게 끊어야만 하는 현실적인 이유도 존재한다. "대기 시간은 '복리'로 늘어나요. 제가 앞 환자를 조금만 오래 봐도 그 뒤에 기다리는 환자들은 연쇄적으로 대기 시작이 길어져요." -시사인 제817호, p.13



얼마전에 나의 아가 조카도 감기와 중이염이 연달아 찾아왔고 그래서 소아과를 찾아야 했다. 비교적 자유로운 일을 하고 있는 남동생은 아가를 데리고 병원에 가서 엄청 기다려야 했다고 얘기했다. 주말엔 더했다. 엄청나게 긴 대기시간으로 진료를 포기하고 나온 적도 있었더랬다. 이번호 시사인에서는 그렇게 병원을 돌고 돌아 겨우 진찰하는 사례들을 얘기하거나 저녁에 가서 밤늦게 가까스로 진찰을 받게된 사례들을 소개해주었다. 고열이 나거나 심각하게 아픈 상황에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아도 진료를 볼 수 없고 치료를 할 수 없는 경우도 허다했다. 소아과 의사가 없다는 이유였다.



요즘 극심하게 벌어지는 '소아과 대란'은 흔히 소아청소녀과 전공의 미달 사태와 연관해서 얘기된다. 2023년 소아과 전공의 확보율은 17%에 그쳤다. 대학병원을 포함해 전국의 소아과 수련병원 50곳 가운데 38곳이 전공의를 한 명도 확보하지 못했다. -시사인 제817호, p.16



정희진 쌤은 본인의 오디오매거진을 통해 소아과 전공의가 없는 현실, 의대생들이 소아과에 지원하지 않는 현실에 대해 언급하셨다. 그렇다면 어디로 지원하느냐? 성형외과다. 비급여 진료비 때문에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성형외과. 



압구정동에 한 번이라도 나가본 사람이라면 지하철에서 내려서부터 숱한 성형외과 광고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압구정에는 지나치게 많다는거지, 다른 데라고 전혀 없다는 게 아니다. 버스 에서도 그리고 수많은 인터넷 세계에서도 우리는 성형외과 광고를 많이 보게 된다. 당연히 외모지상주의를 탓해야 하고, 당연히 '내 얼굴 고치는 거 내가 원하는거야' 라며 자기만족에 손을 들어주어도, 그러나 그렇게 성형수술을 하고자 하는 수요자가 많다면, 성형외과가 돈을 버는 건 기정사실이고, 성형외과가 돈을 잘 번다면 성형외과 의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소아과 의사는 돈을 못번대, 그런데 성형외과 의사는 돈을 잘 번대, 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형외과 의사가 되어 돈을 많이 벌고 싶지 않을까? 



외모 지상주의, 여성혐오, 자기만족의 단계를 이제는 넘어서야 할 때라고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성형외과 의사가 많아지고 성형외과가 많이 생기면 당연히 더 많은 광고들에 우리는 더 많이 노출된다. 그들도 손님을 끌어야 하니까. 그렇게 성형외과를 찾아 내 얼굴을 지금보다 더 예쁘게 고치는 일이, 정말 이 사회만의 잘못일까? 아름다움을 강요하는 이 사회의 잘못이라고 퉁칠 수 있을까? 큰 돈 들여 성형수술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 사회의 피해자이기만 할까? 선생님은, 성형수술을 하는 당사자들에게는 그렇다면 아무 잘못도 없다고 할 수 있을까를 물으셨다. 결국 소아과가 적어져서 아이들이 아파도 진료를 받을 수 없는 일에, 과연 성형수술을 하는 사람들은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이 점에 있어서는 선생님의 의견에 적극 동의한다. 단순히 세상 탓, 사회 탓, 자본주의 탓만 하고 있는다는 건, 좀 게으른게 아닌가. 그리고 그 맨 앞에 김건희 여사가 서있다, 과잉된 성역할을 끌어 안고.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그리고 영부인에게 이런 사진은 정말이지, 왜 필요한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제자리를 찾을 문제일까? 이 '특수 시즌'이 지나면 지금 당장 목도하는 극단적 형태의 소아과 대란은 약간 풀리겠지만 소아과 의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은 앞으로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몇 년째 전공의를 확보하지 못한 진료 과목은 전공의 확보율을 반등시키기 점점 더 어려워진다. -시사인 제817호, p.17




아마 '베네치오 델토로' 얘기를 하시다 그런것 같은데, 선생님은 자신의 이상형에 대해서도 얘기하셨다. '마르고 고뇌하는 남자', '마르고 고뇌하는 지식인, 시인 유형' 까지만 듣고, 아이참, 왜 여자들은 그렇게나 에곤 실레 타입을 좋아하는거야? 난 싫어!! 하고 있는데, 선생님은 그뒤에 '싫다'고 하셨다. 그러니까 마르고 고뇌하는 남자 싫다, '덩치 크고 씩씩한 남자가 좋다'고 하시는 거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니, 선생님하고 나하고 닮은점이랄까 공통된 점이 거의 없다시피 하는데, 그래서 나는 당연히 선생님이 마르고 고뇌하는 시인 유형 좋아하시는 줄 알았더니, 아니었어!!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도 덩치 크고 씩씩하고 체력이 좋은 남자가 좋다. 적어도 체력이 나보다는 좋아야지, 같이 다니면서 이 남자 아플까 지쳤을까 그런거 신경쓰기 딱 싫고, 같이 다니면서 내게 그런 생각이나 걱정을 하게 한다면, 나는 그 다음부터 그 남자를 만나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아무튼 체력과 덩치와 씩씩함과 근육!! 이 너무나 중요한데, 그렇다면 그것만 가지고 있으면 오케바리냐, 하면 또 그건 그게 아니지. 그 강함을 어디에 쓰느냐는 나에게 매우, 몹시, 굉장히 중요한데, 그것을 약자를 보호하는데 써야 하는 거다. 단순히 큰 덩치라면 좋을 리 없다. 돌려 말하지 않도록 하자. 내 이상형은 잭 리처다!! 잭 리처 신간 나왔더라고요?















네, 물론 알자마자 샀습니다. 다음주 책탑에 올릴게요. 껄껄.



나는 내가 이렇게나 근육을 좋아하는 이유가 뭔지, 아마 여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것을 나는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 하던 참이었는데, 오늘 아침 트윗에서 이런 걸 봤다.




나는 이미지로 가져왔지만 트윗에서 저건 영상으로 올라와있다. 골반 운동 몇 가지를 알려주는 것 같은데, 아니 이 영상은 사람의 실체가 없지 않나. 어떤 운동을 하면 어디에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주는 거잖아? 그런데 내가 이 영상, 이 그림이 너무 좋은 거다. 근육 움직이는 거 보는게 너무 좋아!! 아, 이 실체도 없는, 그러니까 구체적 실존 인물이 아닌 영상을 보면서도 내가 이렇게나 좋아한다니, 내가 좋아하는 건 근육 있는 '남자' 가 아니라, '근육 있는' 남자로구나 싶어지는 거다. 



그렇다고 보면 되게 모든게 설명되는 것 같다. 그 일전에 등반하는 소설 책 … 하아. 리뷰대회에서 5만원 받기도 했던 책인데 뭐더라, 아 그 고독한 얼굴!!

















그 책의 어떤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그 책에서 보여주는 등반으로 인한 근육의 움직임과 땀흘림 때문에 나는 이 책을 읽는게 너무 짜릿했었더랬다. 한 팔을 그리고 다른 한 팔을 순차적으로 앞으로 뻗어가며 이동할 때마다 근육의 움직임이 느껴질 것 같은 거다. 그렇게 정상에 오르면 그간 힘들게 써왔던 내 근육들이 그 어느때보다 빠르고 강하게 타오를 것이었고, 그리고 그 흔적으로 땀은 비오듯 흐를텐데, 그걸 상상하면 진짜 너무 좋아서 당장이라도 나 역시 등반을 하고 싶어지는 거다.



내가 요가를 하면서 내 생각보다 좋았던 것은, 요가가 나에게 근육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 아니다. 게으른 요기니로서 요가가 내 근육을 더 생성하는데 얼마나 도움을 줬을까, 라고 하면 거기에 대해서는 극히 미미한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근육의 움직임을 느꼈다. 당연히 거기 있었을텐데 그간 있었는지 알지 못했던 근육, 그걸 느꼈다. 내 근육이 어떤 동작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힘을 느꼈다고 해야 할까. 그게 진짜 자지러지게 짜릿했다. 팔을 들어올릴 때면 단순히 팔을 움직이는구나가 아니라, '이렇게 팔을 들어올리는 동작은 그동안 하지 않았던 자세인데' 부터 시작해서 '그런데 배에도 힘이 들어가네' 를 알게 되는 거다. 나무자세를 하면서 한 발로 서려고 할 때 어찌나 피식피식 넘어지던지, '아니 이렇게 허벅지가 두꺼운데 서지를 못해?' 하고 의하해하면서, 그러나 중심을 잡아주는 코어에 힘이 있어야 하는구나, 깨닫게 되는 것도. 근육 하나하나가 어디에 자리 잡혀있는지, 어떤 동작을 할 때 어떻게 느껴지는지가 진짜 너무 좋았던거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근육을 보는 일이, 근육의 움직임을 보는 일이 진짜 너무 좋다. 저렇게 단단한 팔의 근육은 물건을 집을 때 혹은 쥘 때 움직이겠지, 부터 시작해서 눈에 선명히 보이는 근육들을 보노라면, 저 근육들은 동작 하나하나마다 다 제 나름대로 움직이겠지 싶으면서 정신을 잃을 것 같아 … 내가 식스팩에는 별 관심이 없지만 전완근과 등근육에 미쳐버리는 건, 그것들이 겉으로 드러나며 움직이기도 하는 근육이기 때문인 것 같다. 근육 많이 쓰는 운동으로 유혹하면 나는 거의 백이면 백, 그 유혹에 넘어가버려. 음… 써놓고나니 좀 변태 같은데, 그렇지만 우린 누구나 저마다의 변태끼를 가지고 있잖아요? 


안녕하세요? 근육 성애자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이제 일하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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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희진과 강동원
    from 마지막 키스 2023-09-15 08:51 
    이번 9월호 정희진의 오디오매거진은 만족도가 매우 크다. 그간 들어온 정희진 매거진 중에서 만족도 크기가 제일인 것 같다. 정희진 선생님의 매거진을 듣는 일은 즐겁고 역시 대단하다고 감탄하면서 때로는 동료나 친구들에게 들은 걸 전달하기도 하지만(물론 여기에도 쓰고) 때로는 흐음, 딱히 동의되진 않네 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10 이란 숫자를 최고점으로 볼 때 6~7의 만족도를 얻을 때도 있지만, 이번에는 세상에 13정도의 만족도를 주는 것이다!!
 
 
거리의화가 2023-05-10 09: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아과 대란 심각하네요. 저는 작년에 코로나 걸렸을 때, 그리고 그 전에 무슨 독감으로 가게 된 곳이 소아과였어요. 그러다 그 어마무시한 대기줄 보고 깜놀했네요. 대기명부 작성하고 거의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아예 다른 곳에 있다 갔던 기억이 납니다ㅠㅠ

그리고 영부인 화보 사진도 아니고 무슨...;;;
저는 대통령 부부의 부족과 과잉에 대해서 공감했었어요. 대통령은 한참 모자르고 영부인은 과하고...ㅎㅎㅎ

저도 근육 키우고 싶습니다. 근육의 자극 좀 느껴보고 싶은데 저는 기초부터 키워야하는 거겠죠-_-;ㅋㅋ 다락방님 요가 이야기하실 때 참 좋아요^^

다락방 2023-05-10 10:54   좋아요 3 | URL
저는 집에 아가가 있다 보니까 ㅠㅠ 이번에 조카 아플 때도 너무 신경질 나더라고요. 코로나 때에도 마찬가지였어요. 소아과 없다고 해서 큰 병원도 환자 다른 병원으로 보내는 거 보고 이게 뭔가 싶고 말이지요. 그런데 의사라는 걸 돈 버는 일이라고 봤을 때, 더 큰 돈을 좇아 가는 걸 욕하기만 할 순 없을 것 같고요.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성형외과를 소비하지 않는게 아닐까 …

저는 그동안 영부인 사진들을 볼 때마다 생각한거긴 한데, 특히 저 사진도 그래요. 도대체 저 사진의 필요와 쓸모는 무엇일까요? 저런 사진이 왜 필요한거고 왜 저런 사진을 보여줘야 하는 걸까요? 저 사진 찍고 영부인은 꺅 너무 좋아 짱이다 만세!! 하고 행복해하는 걸까요?

요가를 제가 좋아하기 때문에 요가에 대해 쓸 때 읽는 분들도 좋게 느끼시는가 봅니다. 훗. :)

잠자냥 2023-05-10 12:00   좋아요 4 | URL
소아과대란은 정말 피부로 느껴지더라고요. 저도 제 자식은 아니지만 올해 세 살난 조카가 둘이나 있는데, 그 30몇개월 동안 이 녀석들 아플 때마다 부모가 차에 태워서 발동동 구르면서 여기저기 가는데(코로나 심각할 땐 더 문제였어요. 열 난다고 무조건 안 받아줌) 가는 데마다 빠꾸맞고... 겨우 아는 의사가 있는 병원에서야 어케어케 들어가고(이것도 결국 한국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그놈의 인맥!!!) 하 진짜 온 집안이 마음을 졸이게 되더라고요. 코로나가 아무리 좀 풀렸어도 여전히 소아과는 병원에서 바로 진료받기 어려운가 보더라고요.... 아이구야... 이런 나라에서 과연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울 자신이 있어서 애를 낳아라 낳아라 하는 것인지... 아플 때 치료도 제대로 못받아, 그래서 겨우 어케어케 자랐더니 노키즈존이라고 들어오지 말라고 해....여자아이들은 디지털 성범죄 위험에 어릴 때부터 노출돼... 아이고야........

은오 2023-05-10 09: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의사 시켜주면 막 위급하고 생명 다루는 과 가고싶던데.... 멋있지 않나요?? 성형외과 피부과는 가오가 안살음.... 그래서 한때 이국종 다큐 다 찾아보고 그랬었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튼 의대 못가니까 하는 말이고 의학드라마 너무 많이봤습니다ㅋㅋㅋㅋㅋ근데 그런게 멋져보이더라구요

잠자냥 2023-05-10 10:43   좋아요 3 | URL
1교시 수업 땡땡이?

다락방 2023-05-10 10:51   좋아요 3 | URL
그러니까요, 은오 님. 저도 살리고 치료하는 일을 하고 싶을 것 같은데, 저 역시도 의사 될 능력은 없긴 하지만, 그래서 더 의사라는 직업에 소명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교사든 의사든 다들 그것을 그저 밥 먹고 살기 위한 직업으로 선택한다면, 소명이 다 뭐야 돈 되는 걸 하겠다!! 가 되지 않을까 싶고 말이지요. 여하튼 저에게 의사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사실 저는 정신의학과를 선택하고 싶긴 하지만, 소아과나 산부인과가 의사의 소명을 다하기엔 현재 제일 적합하지 않나 싶어요. 산부인과도 의사 없대요 ㅠㅠ

은오 님, 공부 더 하셔서 의사 해주시면 안될까염? (귀욤귀욤 애교애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5-10 12:48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 하....잠자냥님은 결혼도안해주면서 왜갑자기 제출석에 관심이시죠 사람설레게ㅡㅡ 오늘은 1교시아닙니다!!ㅋㅋㅋㅋㅋ

다락방님// 공부를 더 하면 되는 수준이 아니라 다시 태어나야 흠흠 저는 다락방님 애교만 낼름 받아먹고 도망갑니다^^

잠자냥 2023-05-10 10: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부장님은 용산통신부터 들으시는군요?
전 순서대로 듣거나 영화, 책 관련 에피부터 들어요. 용산통신은 듣다가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가장 나중에 듣는 편....
5월호는 순서대로 들어서 저도 이 에피 들었는데, ‘성괴‘에 관한 새로운 정의에 공감 갔습니다. 성형으로 이런 괴물 같은 시스템을 공고히 하는 데 일조한다면 그것이 곧 ‘성괴‘가 아니겠냐는 말씀이요.......

˝마르고 고뇌하는 시인 유형˝ 말씀하실 때 저 딱 떠올린 사람 있어요. 신형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여자들 왜케 이 남자 좋아하는지......ㅠㅠ

휴, 그나저나 김건희 저 사람은 저 사진들이 언젠가는 머그샷으로 쓰일 날이 꼭 오길 바랍니다.

암튼 근수저 화이팅!

다락방 2023-05-10 10:49   좋아요 2 | URL
아 저 대체적으로 순서대로 듣거든요. 그동안은 순서대로 들었는데 이번에 용산통신 제목이 너무 흥미로워서 그만 ㅋㅋㅋㅋㅋ 맞아요, 잠자냥 님. 저도 들으면서 그런 생각 했어요. 성형수술을 하는 당사자가 과연 이 사회의 피해자이기만 할까, 약자이기만 할까 하는 거요. 그런점에서 보면 사회 시스템을 엉망으로 만드는데 일조하는게 아닌가. 게다가 소아과에 의사가 없는 것과 환자들 대기하는 거 너무 심각하더라고요. 이걸 곧바로 ‘성형수술, 성형외과 때문이다!‘ 라고 할 순 없겠지만, 그러나 ‘아무 관련도 없는 건 아니지‘는 되어버리고. 생각할 게 많았습니다. 우리는 작게든 크게든 이 사회의 구조와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죠.

특히나 한국 남자들의 고뇌가 제대로 된 고뇌냐고 하시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고뇌하는 나‘에 자뻑하는 남자들만 봐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잭 리처가 짱입니다. 잭 리처 만세!!

암튼 근수저에서 근육돼지로 거듭나겠습니다. 지금은 너무 체지방 돼지라서 말입니다? 그런데도 점심 메뉴 생각에 저녁 메뉴까지. 오늘 계획은 이렇습니다. 저녁에 요가 마치고 순댓국에 소주 한 잔. 아니 마침 요가 센터 밑에 순댓국집이 새로 생겼더라고요? 오징어볶음도 팔던데 그것도 먹을거에요. 꺄울 >.<

건수하 2023-05-10 11:31   좋아요 2 | URL
저도 신형철 생각을 ㅋㅋㅋ

다락방 2023-05-10 11:34   좋아요 3 | URL
설마 정희진 쌤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3-05-10 13: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악 저 사진 너무 보기 괴로워서 좋아요 누르기 살쩍 망설였어요ㅋㅋㅋㅋ

다락방 2023-05-10 13:37   좋아요 1 | URL
으앗 망고님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꾸벅) 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5-10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저 위에 댓글을 보구선 좀 놀랐습니다.
요가 센타 아래에 순댓국 집이 생기다니???
그럼 앞으로 건강한 신체로 순댓국 집에서 식사하시는 다락방 님의 모습을 상상해야 하는 건가요? 체지방 생각하신다면 순댓국집 앞을 지날 때 잽싸게 지나치셔야겠군요?ㅋㅋㅋ
그리고 매번 들어가시게 되면 식사비도 만만찮겠어요. 요즘 밥값도 많이 올랐더군요.ㅜㅜ
요즘 바빠서 매거진 5월호도 제대로 못들었는데 성형에 대한 이야기를 말씀하셨군요? 소아과 대란은 어휴~ 울 애들 어릴 때도 소아과엔 아이들과 보호자가 대거 줄 서서 대기하고 있었던지라...병원만 다녀오면 하루가 다 지나가버려 집에 오면 애랑 나랑 떡실신이 되어 뻗어버렸던 기억이 떠오릅니다ㅜㅜ
지금은 소아과 의사도 모자라 더 하겠죠?
예전에 슬의생 드라마를 볼 때도 유연석이 소아과 전공을 택했을 때도 전국에 소아과 의사가 넘 모자란다는 대사가 있었어요.
드라마를 보면서 애들한테 니네들 성적만 좋았으면 소아과 의사로 보낼텐데!! 망언을 했었던.....ㅋㅋㅋㅋ

근데 저 사진은??????
😵‍💫🧐🧐 아니 왜????

다락방 2023-05-12 08:50   좋아요 1 | URL
제가 요가를 다시 시작한 이후로 지금 살이 쪄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마도 이건 체지방이겠구나 싶어요. 그게 다 끝나고 순댓국을 먹었기 때문인가 싶고요. 아하하하하. 앞으로는 지나치려고 하는데, 요가센터 밑에 햄버거 집도 있어가지고, 우동집도 있어가지고… 저는 이제 어쩌지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우동집에서 우동도 먹고 싶습니다!

저 슬의생 드라마 안봤는데 유연석이 소아과를 택했어요? 그건 어쩐지 의사의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좀 좋네요? 저는 유연석이 칠봉이었을 때부터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저의 칠봉이가 칠봉이가 됐다는 아주 오래된 이야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통령실 화보 정말 마음에 안들지요? 이긍 …

2023-05-11 0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12 0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13 0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3-05-11 09: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흥미있는 얘기에 다락방님 근육성애가 보태지니 정독하게 됩니다. ㅋㅋ

일단 의대에 들어가면 성적 순으로 나눠먹기 한다고 하더라구요.
1등부터 인기과 순위로 ...ㅠ
하위권 아이들은 남는 과로 ㅠ
소아과, 비뇨기과 등
의료계 현실인듯요
이러다간 의술보다는 인공지능과 로봇에 의지하게 될듯요.

청와대 홈페이지가 월간잡지만 못하네요 ㅠ

다락방 2023-05-12 08:55   좋아요 2 | URL
소아과 비뇨기과도 문제고 산부인과도 문제더라고요. 정작 치료가 필요한 과들에 의사가 없다니, 점점 현실이 무서워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애를 낳으라고 한다는 건 너무 모순된 것 같아요. 애를 어디서 낳고 어떻게 키우나요? 산부인과도 소아과도 없는데…

회사도 보면, 가장 윗대가리 마인드를 밑에가 다 따라가게 되는 것 같아요. 청와대도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대통령실 홈페이지가 저게 뭡니까. 하아…

책먼지 2023-05-11 10: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이 페이퍼 하나에 인간사 희노애락 다 들어있네요!! 저는 락에 집중하여!! 저도 요가할 때 속근육 사용하는 느낌 너무 좋아해요!! 어라 여기에도 근육이 있다고??? 싶을 때 너무 신기하고.. 그걸 처음엔 의도치 않게 쓰다 나중엔 의도하고 조절할 수 있게 될 때의 그 성취감도 좋아합니다!! 반대로 마지막 사바아사나 할 때요.. 힘을 다 풀라고 하는데 나는 힘을 풀었다고 생각하지만 끝까지 안 풀리는 데가 있잖아요.. 저는 특히 미간이나 입 주변 근육 힘 푸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힘을 미묘하게 쓰는 방법을 알려주고 또 힘을 주는 것만큼 푸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알려줘서 요가가 진짜 좋은 것 같아요!! (다락방님 저는 사실 폴댄스랑 클라이밍도 했었답니다 얘네는 요가랑은 또 다른 근육을 쓰게 해줘서 좋더라고요)

다락방 2023-05-12 08:57   좋아요 2 | URL
제가 요가를 직접 가서 배우는 걸 좋아하는 이유가요, 선생님이 끊임없이 알려준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다리 펴세요, 라고 하면 제가 다리를 접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힘 빼세요, 하면 제가 힘주고 있었다는 걸 알게되는 거죠. 그렇게 말해주지 않았다면 저는 불필요한 혹은 쓰면 안되는 힘을 쓰고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사실 사바아사나가 얼마나 좋은지를 알기 위해 그 많은 본동작들을 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사바아사나가 좋은데 말입니다, 그런데 저는 요가하면서 저에게 가장 큰 문제는, 머릿속에 생각이 너무 많다는 거예요. 근육에 집중하고 좋아하다가도 이내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되어서 자칫 동작을 놓치기 일쑤에요. 사바아사나 시간에도 뭘 그리 머릿속에 잡념이 많은지 ㅠㅠ

폴댄스랑 클라이밍 이라고요? 오!! 저는 클라이밍은 언젠가 도전해볼 의향이 있어요. 다만, 체지방이 이 상태로는 곤란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체지방 표준을 만들면 말입니다. 클라이밍이야 말로 근육이 너무 느껴질 것 같아요!! >.<

책먼지 2023-05-12 10:04   좋아요 1 | URL
저도 생각 비우는 걸 너무 못합니다😭 저 다니는 요가원에 사바아사나만 시작하면 진짜 몇 초 안 지나서 바로 코골고 주무시는 분 계시거든요..?? 근데 또 사바아사나 끝날 때는 기가 막히게 맞춰서 일어나세요! 이분이 진짜 찐 고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ㅋㅋㅋ
 

연휴동안 하노이에 다녀왔다.


2월에 호치민에 다녀오면서 5월 연휴엔 하노이 가야지, 하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나의 계획을 말하니 여동생이 같이 가고 싶다고 해서 그래 그렇다면 이번엔 나랑 함께 베트남에 가볼래? 하고 여동생과 둘이 떠났다.

여동생과 둘이서만 해외로 나가는 건 처음이었다.

여동생 결혼 전에는 삼남매가 함께 부산에, 제주도에 간 적 있었고, 결혼 후에는 조카들과 여행을 같이 했었다. 이제 아이들도 무럭무럭 자라서 며칠간이라면 제아빠랑 충분히 있을 수 있고, 제부는 아이들에게 '엄마에게 전화 하지마!' 라고 일러두었고 여동생에게도 집 신경 쓰지 말고 잘 다녀오라며 여행비까지 주더라. 내 여행비는 내가 마련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동생은 신혼 여행도 가족 여행도 패키지로 다녀왔었기 때문에 나처럼 아무 계획 없는 나홀로 여행은 처음이었다. 언니가 하고 싶은대로 해, 나는 그냥 따라갈게, 라고 해서 정말로 그렇게 했다. 그래도 여동생에게 하노이는 처음이기에 호안끼엠 호수와 성요셉성당만큼은 보여줘야지, 가 계획했던 거였다. 아, 내가 좋아하는 쌀국수고 먹게 해주고 여동생이 좋아하는 커피도 다 마시게 해야지. 에그 커피, 연유 커피 모두 다! 호텔은 좋은데를 예약한 만큼 스테이크도 사주고 잭콕과 마가리타도 마시게 해줘야지! 


나는 택시 대신 버스를 택했다. 이미 검색을 통해 몇 번 버스를 어디에서 타야 내가 머무를 숙소에 도착할 수 있는지 알아두었다.



호텔 체크인 시간은 오후 세시였지만 우리는 열두시를 좀 넘겨 도착했다. 혹시 지금 당장 체크인이 되는지 묻자 가능하다고 하더라. 우리는 얼른 체크인을 하고 밥을 먹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


분보남보를 하노이 첫국수로 해주고 싶었는데 그렇게 했고 여동생과 나는 맛있게 먹고 싹싹 비워냈다.



호안끼엠 호수 근처의 식당까지 그랩을 잡아 이동했다. 국수를 먹고 호안끼엠 호수까지 걷고 호수 주변 한바퀴를 돌았다. 제법 오래 걸었는데 중간에 너무 더운 날씨 때문에 내 얼굴이 시뻘겋게 익어버렸고, 여동생은 그런 내 얼굴을 보고 겁을먹었다. 언니 괜찮은거야? 나는 괜찮았지만 썬글라스를 챙기는 걸 잊었고, 여동생은 안되겠다고 모자를 사자고 쇼핑센터로 이끌었다. 우리는 덕분에 같은 디자인 같은 색깔의 모자를 샀다. 쇼핑센터를 통틀어 가장 저렴한 모자였고, 색이 딱 하나였기 때문에... 그래서 모자를 쓰고 다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얼굴을 시뻘겋고...







그도 그럴것이 그 날의 날씨는 39도였다가 40도까지 올랐기 때문이었고, 바로 그 시간에 내가 걷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너무 많이 걸었고 더웠던 우리는 까페 쓰어다를 먹기로 했다. 나는 이미 먹어봤고 이게 진하고 달다는 걸 알기 때문에, 마시기 전만 해도 여동생만 마시게 하려고 했더랬다. 그런데 너무 땀을 흘리고 너무 더워서 두 잔을 시켰고 엄청 들이켰다. 이렇게 쎄고 단 커피를 마셔야 하는 이유가 이들에겐 있는 거였어!




커피를 마시다가 동생이 궁금해한 리치 들어간 음료도 한 잔 마시고, 우리는 성요셉성당으로 향했다.


나는 천주교도 아니고 하노이에 올 때면 어김없이 성요셉성당에 들렀는데, 그러니까 들를 의도가 있어서 들른 적도 있지만 그렇지 않았더라eh 호안끼엠에서 숙소로 이동하노라면 자연스레 지나가게 되기도 했던 곳이다. 코로나 때문에 하노이에 가지 못하는 동안, 이상하게도 성요셉 성당이 자꾸 생각났다. 거기 가고 싶다, 거기 가고 싶어. 다른 나라에 여행하면서 성당에 들른 적도 많고, 유럽이나 미국의 성당은 성요셉성당에 비하면 규모도 훨씬 크고 화려했는데, 왜 성요셉성당이 특별히 더 가고 싶었는지는 모를 일이다. 그렇게 성요셉성당에 도착했다.



성당 주변을 한 바퀴 둘러보고 성당 안으로도 들어갔다. 마침 미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우리는 가만히 잠깐 앉아있다가 나왔다. 성당에 가면 마음이 뭔가 숙연해지는, 어떤 홀리함이 전해지는, 그런 게 있다.


많이 걸어서 동생은 발마사지를 받고 싶어했고 그래서 우리는 발마사지 까지 받고 호텔로 돌아왔다. 저녁은 내가 계획한대로 스테이크 였는데, 아니 무슨 스테이크가 10만원이나 하나요. 왜 유럽보다 비싼가요. 왜죠..






와인은 내가 주문했고 칵테일은 여동생이 주문했다. 여기 시그니처라고 하는데 정말 맛있다고 여동생이 크게 만족하며 마셨다.



다음날엔 내가 하노이 대학에 가보고 싶어했고 아침은 호텔 조식을 먹기로 했다. 호텔 조식 쌀국수 맛있었고 당연히 오믈렛도 먹었는데, 아니 세상에 여기 에그 베네딕트가 있는 거예요. 심지어 그 사이에 과카몰리를 넣었더라고요? 나는 흰죽 조식을 사랑하고 그래서 이 모든걸 다 담아 왔는데, 저기 저 쪽에 제육볶음과 볶음김치가 오 마이 갓 …








여동생은 그런 나를 보고 '언니 대식가구나!!'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사진 사이즈 어쩔… 수정하기 너무 고달프다 … 그냥 갈게요~


아침 먹고 배부르니 우리 산책을 좀 하자꾸나. 주변의 뚜레 호수로 갔다.





여동생은 좋은 파트너였다. 내가 이끄는대로 따라주었고 내가 헤맬 때면 도와주었다. 그렇지만 나는 미안했다. 하노이 대학에 가보고 싶어, 하니 그래 해서 여동생과 같이 걷는데, 그 날도 어김없이 39도 였던 것. 게다가 길은 걷기에 좋지 않았다. 인도임이 분명한데도 수십대의 오토바이가 줄세워져 있고, 인도임이 분명한데 걸을 공간이 부족해 차도로 내려서기도 해야했다. 번화가에 이르러도 도로의 사정은 걷기에 좋지 않았다. 왜 인도가 이렇게 걷기에 좋지 않은걸까, 했는데 여동생은 말했다.


"언니, 아무도 걷지 않으니까!"


그제야 나는 이 더위에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 고작 우리 둘뿐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동하는 사람들은 자가용이나 오토바이로 이동했고, 다른 사람들은 다들 가만 앉아있었다. 실내로 들어가있거나 실외여도 의자에 가만 앉아있었지, 아무도 걷지 않았다. 호안끼엠 호수 주변이야 나를 비롯한 관광객들이 땀흘리며 걷고 있었지만, 지금 걷고 있는 곳은 관광지도 아니었고 그냥 도심 한복판이었다. 이 날씨에 도대체 누가 걷겠어? 그제야 그간 하노이에 오면서 인도가 좋지 않았던 모든 의문이 풀리는 것 같았다. 인도에 오토바이를 세워두는 이유까지도. 이들은, 걷지 않는 거였다. 그러니 걷는데 최적화 시킬 필요도 못느꼈던 것. 정말로, 정말로, 나와 내 동생만 이 길을 걷고 있었다.


이 더위에 낯선 곳을 지도를 보며 걷고 있노라니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고 또 흘러내렸다. 내 손수건은 숫제 짜면 내 땀이 바닥으로 떨어질 것 같더라. 나는 여동생에게 미안해졌다. 여동생은 색다른 경험이라고, 이 더위도 이렇게 걷는 것도 그리고 이 많은 땀도 색다르다고 얘기했고 나에게 투정 한 번 하지 않았지만, 나는 너무나 미안하고 신경이 쓰였다. 나야 내가 원해서 내가 좋아해서 이렇게 하지만, 내 동행은 그게 누구든 본인이 선택하지 않은 이상 이 더위와 걸음이 힘들 터였다. 나는 목적지까지 가지 못하고 포기했다. 더 갈 수가 없었다. 그만 가자. 그리고 에그커피나 마시러 가자. 지도에서 다시 에그 커피를 검색해 찍고, 이제 에그 커피를 마시러 가기로 했다. 그것도 또 제법 걸어야 했다. 나는 여동생을 정말 실컷 걷게 했다. 이 땡볕 더위에. 그렇게 도착해 간 까페에서는 그런데, 에그 커피는 아이스로 해줄 수 없다고 했다. 오, 신이시여. 우리는 더운데!


아이스 에그커피를 마시러 왔는데 아이스 에그커피가 안된다니.. 눈물이 났죠.

잠깐만요, 생각 좀 해보고 올게요. 하고 여동생과 테이블에 앉아 이 일을 어쩌면 좋은가, 지금 다시 걸을 힘은 없는데… 하고 있는데, 직원이 다가왔다. 에그 커피는 아이스로 만들면 냄새가 나기 때문에 해줄 수 없다고 우리에게 말하고 있었다. 만약 너희가 원한다면 계란을 따로 주고 너네가 직접 아이스로 해먹을 수는 있겠지만, 그런데 그러면 냄새가 나. 결국 여동생과 나는 에그커피를 따뜻하게 주문하고 연유커피를 아이스로 주문해 마셨다. 에그 커피는 맛있었다. 그런데 여동생은 아이스 에그커피를 꼭 맛보고 싶은가 보았다. 검색해보니 누군가가 에그 커피로 유명한 까페에서 아이스 에그커피 마셨는데 너무 냄새났다고 되어있더라. 여동생은 일단 에그커피 맛을 보고난 후 컵에 얼음을 달라고 해서 거기에 남은 에그커피를 부어 아이스로 만들었다. 오! 냄새가 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역시 에그 커피를 따뜻하게만 파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는 한참을 쉬고난 후 또다시 국수를 먹으러 갔다.


그리고 국수, 국수들!!







분짜, 반쎄오, 포 를 주문했는데, 여동생과 나는 이중에서 반쎄오를 제일 맛있게 잘 먹었다. 싹싹 긁어 그릇을 비워냈다. 놀랍게도 포는 제일 맛이 없었는데, 내가 그동안 베트남 다니면서 먹었던 쌀국수 중에서 가장 맛없었다. 베트남 쌀국수가 맛이 없을 수가 있다니?! 놀라운 발견이었다. 깜짝 놀랐다. 이 식당에 들어올 때 검색해봤던 한 블로거는 인생 쌀국수다, 너무 맛있다, 여기가 최고다, 라고 해서 똑같은 걸 시켰는데, 너무 맛없어서 정말이지 당황스러웠다. ㅎㅎ 너무 내 취향 아닌 국수였다.



고단했고 쉬고 싶었다. 숙소로 돌아가 샤워를 하고 여동생은 전신 마사지를 받으러 갔고 나는 침대에서 잤다. ㅋㅋ 그리고 저녁은 루프탑 바에서 먹기로 해 올랐다. 65층에 도착하고 나서도 2층을 더 올라야 루프탑 바가 나왔다. 하늘과 좀 더 가까워졌고 하늘 위에 어쩐 일인지 붉은 달이 떠있었다.




나는 이 분위기와 음악 소리에 너무 신나서 주문을 받으러 온 웨이터에게 달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걸 좀 봐, 붉은 달이야!"


직원은 웃으면서 알고 있다고 했다.


술이 가득한 메뉴판에 그런데 마가리타가 없었다. 나는 여동생에게 마가리타를 맛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직원에게 물었다.


"메뉴판에는 없지만 마가리타를 만들어 줄 수 있니?"


직원은 그렇다고 했다. 그렇게 내가 주문한 마가리타와 여동생이 주문한 칵테일이 나왔다.



여동생은 마가리타 짜다고 싫어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때 온도가 35도였지만 옥상은 바람이 불어 덥지 않았다.

이 분위기가 진짜 너무 좋아서 울고 싶었다.

여동생에게 '지금 너무 좋아서 울 것 같아!' 몇 번이나 말하며 즐겼다.

그리고 실내로 가서 한 잔 더 하자고 했다.

나는 63층의 바bar 로 내려가 잭콕과 모듬 튀김을 주문했다.

메뉴판에 잭콕 없지만 가능하니 물었더니, 가능하다며 잭다니엘 온더락과 코카콜라 캔을 주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날 조식으로 제육덮밥을 먹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세상에, 제육 대신 떡볶이와 김말이가 있더라. 저기요, 이보세요 여러분? 어떻게 제육 대용이 떡볶이죠? 크게 실망하고 대신 다른 것들을 배터지게 먹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이 더위에 나 말고 다른 사람을 걷게 하는 일을 하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베트남은, 이 더위는, 나니까 다니는거지 다른 사람에게 기꺼이 권할 만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상대가 싫어하지 않았어도 내가 신경쓰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동행이 있다면, 신경 쓰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닌가.



백화점이나 상가에 들어가서도 그리고 호텔에서도 내가 어김없이 출구를 찾지 못해 두리번거리노라니, 동생은 내게 정말 엄청난 방향치라고 말하며 나가는 곳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덧붙였다.


"신기하게 지도 보고 길은 잘도 찾아가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그런 동생에게 답했다.


"지도 보고 길도 못찾았지, 당연히. 엄청나게 반복된 훈련이 나를 이렇게 만든거야."



그랬다. 일전에 미국에 함께 간 친구도 커다란 마트에서 내가 출구가 아닌 곳으로 향하는 걸 보고 빵터져서 웃으면서 "엄청난 방향치인데 지도는 하도 봐서 훈련됐구나?" 했더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호텔에서 엘리베이터를 항상 못찾아서 내 여행친구는 객실 문을 나서자마자 항상 내 뒤에서 양어깨를 잡고 방향을 아예 처음부터 정해주곤 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천공항에 내려 동생과 헤어지기 전, 동생은 나를 몇 번이나 안아주었다. 나 데리고 다니느라 고생했어, 하면서. 나는 그 심한 더위에 여동생 데리고 걸었던 게 영 걸린다. 베트남은 혼자 가는 걸로 …너무 … 덥다 



집으로 가기 위한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탔다. 해가 지고 있었다.




밤 아홉시가 넘어 집에 도착했고, 엄마는 다음날 출근인 내 걱정을 하셨다. 너 피곤해서 어떡하냐 고. 그렇지만 나는 걱정되지 않았다. 내가 이미 다 알고 한 일인걸. 나는 괜찮아! 정말 괜찮았다. 나는 그 땡볕에 걸었던 것, 옷을 흠뻑 적셨던 것도 좋았고, 여동생과 내내 붙어 있었던 것도 좋았다. 발마사지 받은 것도 좋았고 여동생과 루프탑바에서 함께 신나한 것도 좋았다. 너무 좋아서 울고 싶다는 기분이 들어서 그것도 좋았다. 여동생에게 라운지를 이용하게 할 수 있어서 그것도 좋았다. 다 언니가 돈 쓰고 다녀서 그렇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호텔에서 a 레스토랑 가려다가 착각하고 b 레스토랑으로 갔고, 이상하다 여기가 여기가 아닌데, 하고 나와서야 아이코 이럴 줄 알았어 했는데, 다음날엔 또 그 경험으로 인해 처음에 간 레스토랑에서 잭콕을 알지 못한다고 하자 '어제 거기로 가자' 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어제의 실수가 오늘의 대안이 되는 일이, 여행에서 일어나는 거다. 이런 거 너무 좋다.


오랜만에 성요셉성당을 보아서 좋았고, 뜻밖의 에그베네딕트가 좋았다. 제육덮밥 먹고 싶어진 건 역시 미래는 예측불허. 


한국에 오니 추웠다. 그리고 일해야 했다. 열심히 일해서 또 여행 가야지.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해야지. 현란한 영어솜씨를 뽐낼 수 있도록 영어책 읽기에 집중해야지. 구체적으로 뭐라고 설명할 순 없지만 영어책 읽는 거 좀 도움된 것 같다. 어쩐지. 느낌적 느낌일지도 모르지만.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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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3-05-09 11: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사에서 본 베트남 폭염!
폭염도 다락방님의 걷기를 멈출 수 없다!!
음식 다 맛있어 보입니다.
점심 쌀국수 먹어야겠네요!

다락방 2023-05-09 13:44   좋아요 1 | URL
기사에… 나왔습니까, 베트남의 폭염이? 오, 마이, 갓.
저 햇살과함께 님의 이 댓글을 보고 여동생에게 미안하다고 연락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생아, 내가 잘못했구나!

저는 한동안 쌀국수를 먹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ㅎㅎ

단발머리 2023-05-09 11: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가 기다리던 여행기, 자유여행의 끝판왕 베트남 쌀국수 여행기 너무 잘 봤습니다. 그리고...

언니, 이제 언니라고 부를게요.
저도 사 주세요. 저도 저기 저....
분보남보, 커피, 스테이크, 오무라이스, 쌀국수, 분짜, 반쎄오, 포.... 전부 다 주세요, 언니...
그리고 저 이거 다 사주시려면 돈이 많이 필요할테니 일 많이 하시구요. 연락 기다릴게요, 언니!

다락방 2023-05-09 13:49   좋아요 3 | URL
단발머리 님께는 원하시는 모든걸 다 사드릴 의지가 저에게 있습니다. 그렇지만! 40도 더위는 피하도록 합시다. 제가 신경쓰여서 안되겠어요. 하노이는 5,6월이 제일 덥거든요. 사실 그래서 저는 부러 그 때 가고 싶었던 거긴 한데 그래도 39도~40도는 좀 너무했던 것 같아요. ㅋㅋㅋ
단순히 먹고 걷는 것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면, 떠납시다, 쌀국수의 나라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5-09 12: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 이유가 있었다.. 베트남 사람들 이유있는 사람들 ㅋㅋ 에그베네딕트 사진에 눈돌아가요!! 앞으로 여행을 제가 얼마나 다닐 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여행을 하면 무조건 3만보를 걸을 겁니다. 반드시 여행은 걸.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옳습니다! ㅋㅋㅋ

다락방 2023-05-09 13:50   좋아요 2 | URL
저는 에그 베네딕트 먹으러 런던에 다녀온 사람인데, 아니 글쎄 하노이 호텔에 에그 베네딕트가 있는겁니다. 세상일은 알 수 없어요. 하노이에서 에그 베네딕트를 만날 줄이야! 물론 제육볶음도 ㅋㅋㅋ 제육볶음 너무 좋아했던 건 안비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저를 어쩔 수가 없네요.

3만보 걷기는 좋지만, 그러나 40도에서는 만오천보로 줄입시다. 40도에서는 오천보만 걸어도 얼굴이 시뻘겋게 익고 옷이 다 땀으로 젖어요 ㅠㅠ

물감 2023-05-09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항 다락방님 글이 안올라오면 해외 가셨다고 생각하면 되는거였네요 ㅋㅋㅋ
근데 베트남 날씨 덥네요 벌써부터 ㅋㅋㅋㅋ 에그커피맛 궁금궁금

다락방 2023-05-09 13:51   좋아요 2 | URL
설마요. ㅋㅋ 그건 아니고요, 제가 사무실에 출근하는 순간 사무실이 저의 작업실이 되므로 주말은 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9,40도는 엄청 뜨겁고요 또 베트남이 습하기도 합니다. 땀냄새 작렬하는 사람들을 마주칠 확률이 매우 높음을 알려드립니다. ㅋㅋㅋㅋㅋ

책먼지 2023-05-09 1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맙소사 글을 다 읽고 나니 함께 실컷 먹고 마시면서 더위 속을 누빈 느낌입니다!! 저는 연휴 때 부모님과 셋이 담양으로 여행 다녀왔는데 비가 오고 내내 추웠어서 그런지 바로 몸살나서 앓아누웠거든요.. 이런 강행군에 바로 다음날 출근까지 하시다니!! 다락방님의 멋진 점은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체력이 특히 멋지십니다..💕 이 여행 굉장히 고생스러울 것 같은데 생애 한번쯤은 따라가보고 싶어요ㅋㅋㅋ

다락방 2023-05-09 13:53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 제가 어제 출근도 했고 심지어 퇴근 후에 어버이날이라고 피자 포장해가가지고 와인과 피자를 먹지 않았겠습니까. 하아- 저도 저를 어째야 좋을지. 제가 피로를 느끼지 않는 사람은 아닌데, 피로 회복은 좀 빠르지 않나 싶어요. 이게 다 저의 체지방이 하는 일… 일까요? 껄껄. 저의 체지방 덕분에 베트남에서 땀을 10리터는 흘린 것 같습니다. 에휴 …
이 여행을 저와 함께 하신다면 저에게 대단히 화가 나실 수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5-09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트남 더위로 기사가 났길래 아이구야 했는데 그 더위에 거기 계셨군요. 저도 만약 다른 사람이 있었다면 혹서에 걷는다는 것이 걸렸을 것 같네요ㅠㅠ 하지만 동생분은 언니와의 진득한 추억이 되셨을 듯합니다.
저도 심한 길치라 공감하며 읽었어요. 같은 길을 가야 그나마 학습으로 그나마 길을 찾을터인데 한번 가는 길은 도무지... 암튼 무사히 한국에 도착한게 다행이죠~ㅋㅋㅋ
야무지게 마사지도 알차게 받으셨네요^^ 밤에 루프탑, 좋은 사람과 함께 저도 덩달아 행복해졌습니다^^

다락방 2023-05-09 13:56   좋아요 0 | URL
기사가 날 정도로 더운 날씨에 걸었다니, 동생에게 너무 미안하네요. 이런 언니라서 미안해, 동생아. 널 땡볕에 걷게 했구나…
네, 저야 제가 선택한거지만 제 동생은 덥다는 말을 들었어도 이렇게까지 더운줄은 몰랐을 것이기에, 투정을 부리지 않았음에도 정말 신경 쓰이더라고요. 정작 동생으 제 얼굴 보고 제가 쓰러지지 않을까를 걱정했지만 말입니다. 하핫.
예전에는 종이 지도를 보고 찾아야해서 너무 힘들었는데, 이젠 구글맵으로 다닐 수 있어서 그나마 여행하기 되게 좋아진 것 같아요. 또 번역 앱 깔아두면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을 때 도움이 되기도 하고요. 혼자 여행하기에 디지털 기기는 참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게 편하고 좋지만, 과연 좋은건가 싶기도 하고요. 하하하하.
야경을 보는 건 어디서나 참 감상적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도시의 야경은 사랑입니다. ♡

독서괭 2023-05-09 1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풍경사진보다 음식 사진이 대빵 큰 것, 그것이 다락방님의 마음 아닐까요? ㅋㅋㅋㅋ
와 지금 베트남은 엄청 덥군요?? 그럼에도 열심히 걷고 오신 다락방님.
울고 싶을 만큼 좋다고 하셨는데, 아이들 키우다 오랜만에 해외여행 갔을(아마도?) 동생분은 또 얼마나 좋았을까요! 언니랑 둘만의 여행이라니. 저도 언니가 비혼이고 여행 좋아하는데, 언니랑 여행가면 언니 가자는대로 잘 따라다닐 수 있는데.. 언니랑 여행가고 싶네요 흑흑. 저도 몇년 뒤면 가능하겠죠?
39도에 막 걷게 해도 색다른 경험이라고 얘기하는 동생분.. 다락방님 남매는 모두 성격이 좋으신가 봅니다.
다락방님 현란한 영어솜씨 기대할게요 ㅎㅎㅎ

다락방 2023-05-09 13:59   좋아요 2 | URL
여동생은 올해 초에 싱가폴 다녀오긴 했는데 엄마 모시고 여동생 식구들 다 다녀온 거거든요. 그런 여동생에게 자기가 홀로 떠나는, 그러나 믿고 의지할 사람과 함께하는 여행은 큰 바람이긴 했어요. 저는 너무 뜨거운 날씨라 미안하기도 했고, 여동생은 저만큼 쌀국수를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여동생에게 좋은 여행이었던 것 같긴 합니다. 후훗. 언니랑 동생 둘만의 여행은 너무나 편하잖아요. 호텔에서도 서로 막 벗고 돌아다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독서괭 님도 언니분과 즐거운 여행을 하실 수 있기를 바랄게요. 제일 편한 상대니까요!!

현란한 영어솜씨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빠샤!!

잠자냥 2023-05-09 13: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아 40도에 걷기!
저도 사실 베트남 갔을 때 40도에 걷는 사람은 우리 밖에 없더라고요?
그래도 걸었습니다....만 40도에는 다시 걷기는 싫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여동생과 함께 해서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근데 부장님 거기서 제육볶음 김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부장님!!!!!

다락방 2023-05-09 14:01   좋아요 2 | URL
인도가 걷기에 최적화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은 걷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었다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깨닫고 온 여행이었습니다. 40도 걷기는 정말 빡센 것 같아요. 호텔에서 그냥 드러누워 호텔의 시티뷰를 즐길걸 그랬나 싶지만, 그렇지만 제가 또 땀을 흠뻑 흘리니 노폐물 다 빼낸것 같아 기분이가 좋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동생과 함께라서 편하고 좋았어요.

아니 그러니까 저도 제가 제육에 꽂힐줄은 몰랐 … 저는 대한민국에 최적화 되어 있는 육체인듯 합니다. 제육볶음 너무 맛있지 않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3-05-09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연휴에 여동생과 베트남.... 너무 좋았던게 글과 사진에서 다 묻어납니다. ^^
그런데 하노이의 저 기온 실화입니까? ㅠ.ㅠ
저 오늘 아침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가격이 드디어 떠서 올여름 베트남 항공권 드디어 티켓팅에 성공했습니다. 올여름에는 저도 베트남에서 알라딘을..... ㅎㅎ 저는 지금부터 열심히 일해서 열심히 돈 모아야겠습니다.

다락방 2023-05-09 14:03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 님, 베트남은 5-6월이 가장 덥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갔던 때처럼 40도에 육박하는 날씨이니, 그 시기를 피하시면 베트남의 더위도 지치지 않게 경험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쌀국수를 많이 드시고 싶으시다면, 제가 읽었던 책 ‘진유정‘의 <나는 그곳에 국수를 두고왔네>를 추천해 드릴게요. 저는 베트남과 쌀국수에 대해 관심이 전혀 없었는데, 이 책 읽고 으앗 이게 뭐야? 하고 이 책 들고 베트남에 가게 됐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님의 여행, 화이팅!!

잠자냥 2023-05-09 14:20   좋아요 1 | URL
돌이 님 요즘 남아시아/동남아시아 이상 기후로 폭염 심하대요... 참고하세요..ㅠㅠ

바람돌이 2023-05-09 16:27   좋아요 0 | URL
저는 7월 말에 갑니다. 뭐 언제 가든 더운 곳이니 그건 미리 각오하고요. ㅎㅎ 다락방님 책 추천 감사해요. 처음 듣는 책인데 읽어보고 가서 곳곳에서 쌀국수 가득 먹겠습니다. 이제 겨우 티켓팅했는데 앞으로 계획 열심히 짜서 곳곳의 쌀국수 맛집을 다 넣어서 먹어버리겠습니다. ㅎㅎ

다락방 2023-05-11 09:14   좋아요 0 | URL
베트남에서라면, 바람돌이 님이 들어가는 식당이 그 어디든, 그곳이 바로 맛집입니다!! ㅎㅎ

유수 2023-05-09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막 나라의 도시에 잠시 살았는데 거기서 인도를 걷고 있으면 구조해주려고 하더라고요. ㅎㅎㅎ 이 여행기 보며 떠오르는 게 많은 게 저뿐만이 아닌가 봐요. 어제의 실수가 오늘의 대안! 이거 너무 다락방님만의 기운이 담긴 말이라서 저도 오늘 품고 다니렵니다!!

다락방 2023-05-09 14:04   좋아요 0 | URL
저는 그동안 여러차례 베트남에 갔었는데, 그동안 한 번도 길에 걷는 사람이 없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었어요. 제가 너무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사람인 듯 합니다. 여동생이 아니었다면 아마 이번 여행에서도 깨닫지 못했을 거예요. 이래서 사람은 늘 다른 사람으로부터 배우는가 봅니다. 혼자서는 1인분의 생각밖에 못하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라면 그만큼의 생각이 더 생겨나게 되니까요. 여러모로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유수 님, 우리 오늘도 그리고 앞으로도 힘차게, 기운차게 살아봅시다. 빠샤!!

유수 2023-05-09 14:08   좋아요 0 | URL
혼자 자주 하는 생각인데, 관광객일 때의 저와 거주자일 때의 제가 달라서 그런 거 같아요, 제 경우엔. 의도하지 않았는데 모드전환을 하게 된달까 ㅎㅎ 그러게요 다락방님은 여동생 분 덕분에, 저는 다락방님 여행기 덕분에 배웠네요. 즐겁게요. 고맙습니다!! 빠샤!!

라로 2023-05-09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이 예쁜 자매들이군요! 그나저나 무척 부러운 포스팅이에요!!! 괜히 낼 일하러 가기 싫어짐요. 🤣

다락방 2023-05-09 14:06   좋아요 0 | URL
오호호 감사합니다. 저는 여행 다녀와서 기분이 좋은데 그런데도 회사는 때려치고 싶네요? 그러나 앞으로도 여행을 다니고 싶다면 돈이 필요하고, 돈이 필요하면 회사를 다녀야 하고 …

힘을 냅시다, 라로 님!! 빠샤!!

DYDADDY 2023-05-09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 글에 인도라는 단어에 인도에 다녀오신 줄 알았는데 인도에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군요. ㅋㅋㅋㅋㅋ
혼자 하는 여행도 좋지만 마음이 맞는 사람과 즐겁게 돌아다니는 것도 또다른 즐거움일 것 같아요. 게다가 방향치에게 동행은 큰 도움이 되지요. ㅎㅎㅎ (저도 방향치 ㅠㅠ)
일의 목적이 단순하게 돈이 아닌 경험을 사는 것이라면 열심히 일하실 동기가 충분하실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음 여행기도 고대하고 있을께요. 같은 곳을 가지는 못해도 눈으로 맛있게 먹겠습니다. ^^

다락방 2023-05-10 10:59   좋아요 1 | URL
인도는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아직은 가보고 싶은 생각도 안드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ㅎㅎ

맞습니다, 대디 님. 혼자 여행도 즐겁지만 마음 맞는 사람과의 여행도 즐겁죠. 그런데 저는 낮에 돌아다니고 뭐 먹을 때는 혼자인 게 더 좋은 것 같고요, 숙소에 들어가면 그 때는 사람이 있는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오늘 어땠는지 서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그립더라고요. 그런데 걸을 때는 혼자인 게 제일 좋아요. 하핫.

돈 벌어야죠, 대디 님. 돈 벌어야 술도 마시고 밥도 사 먹고 여행도 가고 호텔도 예약하고 책도 사고. 그래서 저는 여태 퇴사 안하고 직장을 다니고 있는가 봅니다. 현재 잡혀있는 여행은 7월인데, 그 전에 한 번 또 기회를 노려볼까 해요. 후훗.

잠자냥 2023-05-09 2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장님! 투비 아니 적립금 확인해 봐!!! 그동안 투비 글 열심히 올리거나 응원 열심히 한 분들도 다 확인해보세요~~~ ㅋㅋㅋㅋ 알라딘이 적립금 쐈다! ㅋㅋㅋㅋ

공쟝쟝 2023-05-09 20:59   좋아요 1 | URL
알라딘 투비에 진심이구나 🥹 그리고 책나무님 ㅋㅋ 댓글왕 2등이시던데요 ㅋㅋㅋ

잠자냥 2023-05-10 12:04   좋아요 1 | URL
책나무 님!!! 발동동 ㅋㅋㅋㅋㅋㅋ 책나무 님 투비에도 알려드림 ㅋㅋㅋㅋ

다락방 2023-05-10 10:59   좋아요 2 | URL
잠자냥 님, 진짜 내 인생의 돈 알리미 …
그 알라딘 앱에서 기대평 누르는 그거 알려주셔가지고 종종 천 원씩 들어오고 있거든요. 물론 유효기일이 짧아서 바로바로 책을 사야 하지만 ㅋㅋㅋㅋ 그런데 이번에 투비 적립금 알리미 까지. 잠자냥 님, 복받으실 겁니다!

잠자냥 2023-05-10 12:04   좋아요 1 | URL
돈을 드리고 싶어도 드릴 수가 없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
알리미라도 충실히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She couldn‘t see it.















《기척》은 《제인 에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써낸 '레이철 호킨스'의 소설이다. 레이철 호킨스를 내가 들어본 것 같고 읽어본 것 같아서 검색해보니 읽은 작품이 없더라. 그런데 왜이렇게 이 이름이 익숙하지? 엄청 익숙한데? 하고 곰곰 생각해보니, 오호라, 폴라 호킨스였다. 내가 읽은 건 폴라 호킨스였어. 호킨스 라는 성 때문에 내가 들어본 것 같았구나!


진 리스가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를 썼는데 레이철 호킨스가 《기척》을 쓰다니. 《제인 에어》가 읽고나면 정말 할 말이 많은 작품인가 보구나 했다. 진 리스가 제인 에어를 읽고 '다른 면이 있을 거'라며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를 집 안에 갇힌 버사 부인의 입장에서 써냈다면, 레이철 호킨스는 제인 에어도 읽고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도 읽고 제인과 버사 부인 모두를 화자로 내세워 기척을 써냈다. 제인 에어의 현대적 재해석이라니, 내가 제인 에어를 막 좋아햇던 건 아니었지만, 요즘 작가가 어떻게 써냈을까 싶어 호기심에 읽어 보았다.


'제인'은 위탁가정을 옮겨다니던 가난하고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고 지금은 부유한 동네에서 부유한 집안의 개를 산책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그렇게 개 산책을 시키던중 '에디'라는 부유한 남자와 우연히 마주치게 되고 그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며 결혼하기에 이른다. 그 남자는 잘생기고 섹시하고 다정하고 심지어 엄청난 부자이다. 한 번도 살아보지 못했던 집에 살게 되고 한 번도 경헙해보지 못한 욕조에 몸을 담글 수도 있다니. 그녀는 이제 이 부유한 마을의 다른 여인들처럼 되고자 한다. 그 과정은 사실 결코 쉽지 않다. 


에디는 현재 싱글이지만 그에겐 실종된 부인이 있다.언젠가부터 제인이 집안에서 나는 소리들을 듣게 되는데, 이런 굵직한 이야기의 흐름은 제인 에어와 같지만, 그러나 현대적인 제인과 현대적인 버사는 브론테의 제인, 버사와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제인은 백인 남자가 사회에서 가지는 위치, 그리고 빈부의 계급차를 알고 있다. 제인과 버사의 목소리를 교차시키는 건 브론테와 진 리스를 읽었기에 가능해진 부분이 있을 것이고, 그리고 로체스터인 에디에게도 물론, 나름의 생각과 계획과 사정이라는 게 있다.


에디는 이 큰 집의 침실에는 제인을 두고 그리고 저기 위층에 버사를 두고 두 여자 사이를 오고간다. 그러다가 독자인 나는 느닷없이 이런 문장을 읽게 된다.




하하하하하. 자, 그와 잔 여자는 누구일까요?


1. 제인

2. 버사

3. 제 3의 여인

4. 여자가 아니라 남자다.



얼마전에 (먼댓글로 연결한) 단발머리 님의 페이퍼에서 읽었던 문장이라, 이 책을 통틀어 가장 반가운 문장이었다. 



음. 제인이 버사의 존재를 알게 되는지 궁금해서, 진실은 어떤 것인지 궁금해서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지만, 그러나 이 책은 딱히 내가 좋아할만한 책은 아니다. 좀 더 현대적인 시선을 갖추고 있고 또 버사와 제인에게 주체적이고 생생한 캐릭터를 부여하긴 했지만, 이 책에 쏟아졌다는 찬사가 적합한 것 같진 않다. 가난하게 자란 시절이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으니 부유해지고 싶은 마음 너무 잘 알겠고, 한 번도 그렇게 살아본 적 없으니 그들에게 속하고 싶은 것도 알겠지만, 바로 그런 지점에서 내가 공감하지 못하고 튕겨져 나오고 있었다. 어제 페이퍼에도 썼던 것처럼, 그동안 내가 살아온 시간들이 나의 지금을 형성했고, 내가 지금 이런 사람이 된 건 다시 말해 나의 그런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제인이 부촌 마을의 부유한 여자들 무리에 단단히 속하고 싶은 마음은 모르는 바도 아니고 이해하지 못할 바도 아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 전제되는 게 이 부자 남자의 아내, 반드시 결혼으로 맺어진 아내여야 하기 때문에 그로부터 프로포즈를 받기 위해 어떤 수를 쓸까, 하는건 너무 내 취향이 아니었다.


가족도 없고 가난했으니 나 스스로 재산을 형성하기엔 당연히 무리가 있고, 아무리 열심히 이집 저집의 개를 산책 시켜봤자 부촌 마을에 어떻게 집을 사나. 그런 집에 살고 싶다면 그런 집에 사는 남자를 꼬시는 게 더 빠른 길이다. 아니,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부자 남자와 결혼하는 젊은 여자들에 대해 세상이 '돈 보고 결혼했다'고 손가락질 하는 걸 보노라면, 나는 되묻고 싶다. 너는 뭘 보고 결혼했는데? 뭘 보고 할건데? 왜 돈 보고 하면 안되는데? 돈 없는것보다 있는게 낫고, 내가 가진 자원이 미천하여 미친듯 노동해도 한 달에 이백 번다면, 그러면 이미 억대 연봉 받는 남자랑 결혼하는 게 좀 더 편한 삶에 빠르게 가는 길 아닌가. 뭐 그렇긴 하지만 지금 여기의 나에게 '어떻게 저 남자로 하여금 나랑 결혼하고 싶게 만들지?' 이건 내 감성이 아니라서..  제인 에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라면 역시 진 리스가 짱인 것 같다. 





어제 올렸어야 했지만 너무 바빠 못올린 책탑.

지난주에는 이렇게 세 권만 딸랑 샀다.
















《10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 는 줄리언 반스의 소설이다. 최근에 읽은 책에서(뭐였지?) 이 책이 언급되길래 읽고 싶어서 샀다.


《러스트벨트의 밤과 낮》은 내가 진작에 산 줄 알았는데 책장에 없어서 샀다. 물론 사기 전에 '아 이거 산 것 같은데' 하고 <산책>앱도 검색했는데 안나오더라. 안..산건가? 사실.. 산책 앱에 책 안올린지 좀 되었다. 내가 그럼 그렇지.. 여튼 안보여서 샀는데, 안산거 맞쥬?


《암컷들》은 트윗에서 원서 알게 되어서 나중에 번역본 나오면 사야지 찜해두고 있었는데 아니 번역이 되었다는 거예요. 이게 무슨 일이야,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구먼! 하고 부랴부랴 주문했다. 마음이 급했다. 연휴 동안 하노이에 갈 계획이었는데, 비행기 안에서 읽을 책을 고르지 못하고 갈등하고 있었던 바, 바로 이 책이다 싶었던 거다! 비행기 타기 전에 내 손에 들어오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주문했고, 그렇게 도착도 완료하였고, 그래서 비행기에 가지고 탔지만!! 오고 가는 길에 작가 소개만 읽은 거, 실화인가요? 


하 … 가방만 무거웠고, 제기랄

비행기안에서 이 책 읽을거야! 하던 간절한 마음이 한국으로 그리고 내 집의 내 침대로 돌아오는 순간 싹 사라져버려, 아마도 이 책은 또 사두고 안읽은 책이 될 것 같은 느낌적 느낌 

그래서 어제 책을 주문했다는 놀랍지만 안놀라운 소식



자, 이제 작업실에 출근한만큼, 여행기 페이퍼를 쓰러 가겠다. 고고씽!!



아, 그리고 내가 인생 목표 하나 또 생겼으니. 저 문장 실제로 써보는 거다.



'독자여, 나는 그와 잤다!'


얘들아, 내가 자고 싶은 남자가 생기면 저 문장 페이퍼에 꼭 쓸게. 꼭 기다려,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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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DADDY 2023-05-09 1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다(꼭 성적인 부분이 아니라 심지어 친구일지라도)는 것은 상대의 어떠한 면이 좋아서 관계의 지속성을 유지한다고 봐요. 그 조건이 외모일 수도 있고, 성격일 수도 있고, 성관계일 수도 있고, 하다못해 그집 강아지가 예뻐서일 수도 있죠. 부유함이라는 것도 그런 조건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 관계를 선택했을 때 나중에 그 관계를 감당하고 솔직하면 되는거죠. 부유한 사람과 관계맺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젠더적인 문제로 귀결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어요. 지금은 어느정도 달라졌지만 ‘부유함‘이라는 것은 관습적으로 남성에게 허락된 단어였으니까요.
성이라는 문제에 있어 우리가 너무 경직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것도 그저 여러 조건 중 하나인데 굳이 사랑의 최종 확인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항상 가지고 있어요. 너무 급진적인가요? ㅋㅋㅋㅋㅋㅋ
이번 여행에서도 맛있는 것을 많이 드셨을터이니 맛있는 여행기 기대할께요. ^^

다락방 2023-05-09 12:37   좋아요 2 | URL
애초에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아닐 뿐더러 여성에게 더 불리한 조건이 주어지는데 미친듯이 일해도 부자가 될 수 없고, 그런데 가난하게 사는게 지긋지긋하다면, 지금 나에게 부족한 자원을 가진 사람에게 끌리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 아닌가 싶어요. 그것은 대디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아주 많은 다른 이상형이 존재하겠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에 끌리는 거 너무 당연한 거 아닌가요? 뭐 저는 부자를 만나본 적은 없지만 말입니다. ㅎㅎ 부자랑 저랑 활동반경이 다르기 땜시롱 우연히라도 마주치질 않네요? 껄껄.

잠자냥 2023-05-09 15:49   좋아요 1 | URL
아 그래서 대디 님이 즤집 고양이들이 예뻐서 저에게 그리 많은 응원을 하사하시는 것이로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DYDADDY 2023-05-09 16:38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 // 많은 응원이라뇨? 츄르 한개 값도 안나올.. (바닥에 끼적끼적 ㅠㅠ) 하지만 잠자냥님의 고냥님들과 글을 많이 좋아 하는 것은 맞아요. ㅎㅎㅎㅎ
얼마전 <여자는 인질이다>의 말미에 나온 해결책으로 제시한 SF를 통해 상상력을 가져야한다는 부분에서 잠자냥님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 글이 지속되는 것을 보기 위해서 끊임없이 관계를 맺어야겠죠. 관계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니까요. ^^

단발머리 2023-05-09 11: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우리는 이 문장을 두 번이나 만난거죠? ㅋㅋㅋㅋ 저는 그런 생각이 드네요. 이 문장이 미국 작가들이 한 번쯤 써 보고 싶어어하는 그런 문장인가? 이런 생각이요.

전, 이 페이퍼 읽는데 <푸른 수염>이 생각나고, <피로 물든 방>이 생각나고, 그리고 하성란의 <푸른 수염의 첫번째 아내>가 생각나고 그러네요. 과거 있는, 아내가 실종된 미스테리한 부유한 남자, 잘생긴 남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앗! 로체스터는 아닌데.
이 소설의 남주는 잘생기고 섹시하고 다정하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헐

다락방 2023-05-09 12:38   좋아요 1 | URL
저도 되게 써보고 싶은 문장이에요. 정작 저는 제인 에어에서 저 문장을 읽은 기억은 전혀 없거든요. 그런데 단발머리 님 페이퍼 덕에 알았고, 그랬더니 여기에서 똭!! 알아챌 수 있었어요. 이래서 사람은 친구를 잘 사귀어야 되는겁니다. (이게 아닌가? ㅎㅎ)

잘생기고 다정하고 돈도 많고 섹스도 잘하고 뭐 그런 남자인 것입니다.

아무튼 제가 올해 안에 ‘독자여, 나는 그와 잤다!‘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킁킁.

건수하 2023-06-15 09:06   좋아요 0 | URL
저 오늘에야 이 문장이 다른 두 책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전엔 같은 책인 줄 알았지 뭐예요...
재밌네요. ㅎㅎ

다락방 2023-06-15 09:1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단발머리 님 아니었으면 제인 에어에 저 문장 나온다는 것도 몰랐을 겁니다. 아, 거긴 결혼이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6-15 10:09   좋아요 0 | URL
Reader, she thought, I slept with him.

피터 스완슨의 문장 한 번 더 놓고 가는 이 마음 ㅋㅋㅋ 저도 사실 저 문장을 한 번 써먹고 싶기는 해요.
하지만 일단 ‘그‘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slept with him‘이 어떤 의미일지에 대해 심도 깊게 고민 좀 해볼게요. (지금?)

아니요, 지금 말고.... 이따 밤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6-15 10:13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님은 오늘밤에 생각해보시고요,
저는 올해가 가기 전에 행동하겠습니다.

I slept with him.

이거 행동으로 옮길게요. 불끈.

단발머리 2023-06-15 11:48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
다락방님 💪💪💪💪💪

공쟝쟝 2023-05-09 11: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꿈에서 마저 잔나비 내쫓는 분의 마지막 문장 쓰기ㅋㅋㅋ 기다립니다.. (흠흠) 🙊🙈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5-09 12:39   좋아요 1 | URL
2023년 안으로 한 번 쓸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가만 있자, 5월이니까 지금은... 흠흠. 아직 반 년 남았으니 뽜이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5-09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일로 줄리언 반스?!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5-09 13:46   좋아요 0 | URL
어디서 저 책을 알게 됏는지 기억이 안나네요? 최근에 읽은 무언가였는데 말입니다. 최근에 어딘가에서 저 책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래서 샀는데, 그게 뭐였는지 원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5-09 1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저 소릴 들으려나......... *먼산*

다락방 2023-05-09 13:46   좋아요 1 | URL
잠자냥 님, 올해 안에 들려드릴겁니다. 딱 기다리고 계세요!! 불끈!!

잠자냥 2023-05-09 14:19   좋아요 2 | URL
잔나비가 올해 안에 근육을 키울 수 있을지......*먼산*

다락방 2023-05-09 14:27   좋아요 2 | URL
그런 애송이는 제 상대가 될 수 없습니다. 흠흠.

바람돌이 2023-05-09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에서 갑자기 저런 문장을 만나면 빵 터지다가 뭥미? 할듯한 분위기.....
락방님 책에서 저 문장을 만날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면 제가 먼저 꼴가닥할지도..... ㅋㅋ

다락방 2023-05-09 14:27   좋아요 2 | URL
책으로 하려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고요, 페이퍼에 쓰겠습니다. 그러니 제 페이퍼 놓치지 마세요. 올해 안에 올라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따라쟁이 2023-05-12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문장을 쓰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쓸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ㅎㅎㅎ
저 한 문장으로 인해 책은 저의 장바구니로 쓕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