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겨레)
 
소비자기본법이 시행된 뒤 집단분쟁조정 첫번째 대상으로 선정된 충북 청원군 아파트의 새시 시공 분쟁과 관련해 사업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결정이 나왔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10일 충북 청원군 오창면 소재 ㅇ아파트 주민 235명이 새시 시공업체인 선우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요구에 대해 사업자의 계약내용 위반 사실이 인정된다며 새시 공사대금의 일부를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배상금액은 공사대금의 8~10%이다.

집단분쟁조정제도는 개정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50명 이상의 소비자가 같은 제품이나 서비스로 피해를 봤을 때 지자체나 소비자원, 소비자단체 등이 같은 피해 소비자 50명 이상을 모아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는 제도다.

ㅇ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2004년 4월 선우가 새시 설치 계약을 체결한 뒤 시공 과정에서 새시의 강도를 보완하는 중요한 부품인 보강빔을 설치하지 않았다며 재시공 또는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위원회는 결정문에서 사업자인 선우가 보강빔을 설치한다는 시공계약 내용을 위반했고, 소비자가 시공품질을 점검할 수 있도록 한 표준계약서를 교부하지 않고 임의의 계약서를 사용했으며, 자재누락으로 부당이득을 취득한 점 등을 감안하면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날 경기 남양주시 도농동 ‘남양i 좋은집아파트’ 주민 57명이 신청한 집단분쟁조정사건에 대해서도 조정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2호 대상에 오른 업체는 남양건설로, 분양계약서에서 약속한 독서실, 헬스장 등 주민 공동시설이 설치되지 않았다며 소비자들이 시설 설치 및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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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겨레)

“9월20일은 빼앗긴 시민권리 되찾는 날. 반드시 투표합시다.” “주민소환 반대. 투표하지 맙시다.”
10일 오전 11시께 경기 하남시청 주변 곳곳에는 광역화장장 유치 문제로 촉발된 김황식 하남시장의 주민소환을 놓고 찬반이 엇갈린 펼침막이 어지럽게 나붙어 있다. 전국 처음으로 선거로 뽑힌 시장을 주민들이 직접 소환 하는 투표를 열흘 앞둔 하남시, 그 어느 때보다 더 술렁이고 있다.

■ 찬반 운동 공방=주민소환추진위원회는 1일부터 “투표 참여자 90% 이상이 시장 소환에 찬성하는 유권자일 것”이라며 투표 참여로 시장을 소환하자고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김 시장 쪽은 ‘투표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주민소환은 전체 유권자 3분의 1이상이 투표해 과반수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투표율이 미치지 못하면 소환 투표는 아예 개표 없이 무효가 된다. 따라서 김 시장 쪽은 ‘적극적 소환 반대’의 의미로 ‘투표 불참’을 독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추진위는 “신성한 국민의 권리를 행사하지 말 것을 부추기며 투표 반대를 독려하는 것은 ‘소환에 찬성하는 사람만 투표하고 반대하는 사람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오해를 부르는 기만 행위”라고 비판했다.

하남시 선관위는 김 시장 쪽의 투표 반대운동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 선거법 위반 여부를 질의한 상태다.

■ 물리적 충돌까지=갈등도 깊어가고 있다. 선거 때처럼 대형 멀티비전이 달린 유세차량이 시내를 누비는 등 소환 투표 찬반 논쟁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지고 있다.

지난 8일 밤 하남시 덕풍동 ㅎ아파트 단지에서 투표 참여 유세를 하던 추진위 쪽 김아무개(40)씨와 시장 소환을 반대하는 송아무개(58)씨가 말다툼을 벌이다 충돌해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조사 중이다. 또 인터넷과 이메일 등 사이버 운동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양 쪽은 이번 주 안에 소환대상자와 소환청구대표 사이에 1대1 ‘맞장토론회’를 열 것으로 보여 공방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표의 투표권자는 10일 현재 모두 10만5056명으로 집계됐으며, 부재자 신고인 수는 1431명으로 확정됐다. 투표권자는 소환 투표일 현재(9월20일) 19살 이상(1988년 9월21일 이전 출생자)의 하남시 주민으로서 투표인명부 작성기준일 현재 하남시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사람이라고 선관위는 밝혔다.

글·사진/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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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겨레)

민족경제론은 용도폐기돼야 하나, 아니면 재평가돼야 하나?
고 박현채 교수(사진·1934~1995)가 앞장 서 펼친 ‘민족경제론’은 1960~70년대 박정희 체제의 수입주도형 경제 모델에 대한 대항담론이었다. 박 교수는 외자의존적 경제 성장론을 비판하고 국민경제 내에서 완결적 재생산구조를 갖춘 자립경제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1978년 출판한 〈민족경제론〉은 진보적 경제학자들의 ‘경전’ 구실을 했다. 그는 1971년 김대중 신민당 대통령 후보의 대중경제론을 가다듬는 데도 핵심적 노릇을 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에 민족경제론의 의미를 묻는 학술 심포지엄 ‘지구화 시대의 민족경제’가 오는 21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장에서 고 박현채 전집발간위원회 등의 주관으로 열린다.
장상환 경상대 교수는 발표글 ‘지구화 시대의 자립경제·민족경제론’에서 민족경제론의 용도폐기론에 가까운 관점을 내비친다.

그는 “민족경제론 태동 당시에는 의식주 공급이 되지 않을 정도로 국내 생산력이 낮았다”는 측면에서, 자립능력에 대한 강조가 유효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자본의 과잉으로 민중이 고통을 받고 있고 외국과 국내자본도 긴장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민족경제론보다는 국내외 자본에 대한 다양한 규제를 통해 대안 경제 체제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석유정점과 한국경제’를 발표하는 박승옥 ‘시민발전’ 대표는 “한 국가의 경제체제가 내포적 구조를 갖춰야 함”을 석유정점(oil peak) 개념을 통해 설명한다. 석유생산량이 줄어드는 시기를 뜻하는 석유정점이 도달할 때가 머지 않았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따라서 “화석에너지원에 대한 무한 착취에 기반한 지금과 같은 자본주의 경제 성장은 지속될 수 없다.”
그는 이런 이유로 불가피하게 닥칠 파국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탈산업사회,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재기획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부시 대통령도 ‘식량 자급을 하지 못하는 국가는 나라도 아니다’라고 했다.” 박현채의 자립·민족경제론을 재해석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토론자로 나서는 조석곤 상지대 교수는 박현채 경제학이 내장하고 있던 분배의 정신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부지향형이었던 박정희 모델에는 분배 개념이 없었던 반면 내부동원형이었던 박현채 프로그램은 내부 구성원에 대한 분배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성장을 이루면 분배는 자동으로 이뤄진다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 모델 모색은 박 교수의 고민과 접맥된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내부 분배를 강조하는 민족경제론자라면 자유무역협정의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서두르지 않고 속도를 조절해 충격을 완화시키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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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겨레)

‘고지식하고 완고한 50대 이상 남성.’
한나라당이 외부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한 ‘집단심층 면접조사’(FGI)에서 나타난 당의 이미지다. 이를 연예인으로 따지면, 이순재·노주현·최불암씨 정도가 꼽혔다. 전통적 가부장의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깐깐하고 융통성이 부족하거나 상류층의 여유와 경제적 안정감이 느껴지는 이미지다.

이번 조사는 지난 9~11일 수도권 거주 30~50대 성인남녀 4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 조사에서 참석자 절반 정도는 한나라당에 대해 ‘차떼기당’을 언급하면서 부패·부정·비리의 이미지도 떠올렸다.

이번 조사를 지휘한 김학송 전략기획본부장은 “한나라당은 여전히 보수당, 지역주의당, 엘리트집단, 부자당 등의 정당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회창 전 총재의 이미지가 아직 많이 남아 있고, 다선·중진 의원들이 많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한국 사회가 5~10년 전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엔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보수적인 한나라당이 집권하더라도 국민 의식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일부에선 정경유착의 관행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명박 후보의 이미지에 대해선,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제시된 10여개의 단어 가운데 ‘개혁’, ‘추진력’, ‘경제문제 해결능력’, ‘경험’을 골랐다. ‘도덕성’, ‘외모’를 고른 사람은 별로 없었다.

참석자 중 60%는 한나라당을 지지했는데 지지자 절반이 이 후보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열린우리당을 이탈해 한나라당을 지지하게 됐다고 답해, 이 후보 개인의 브랜드가 한나라당 지지율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 대통령은 ‘이념’보다 ‘실용’을 노선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두드러졌다. 참석자들은 ‘도덕성’보다는 ‘능력’, ‘양극화 해소’보다는 ‘경제성장’, ‘민주적 리더십’보다는 ‘카리스마 리더십’, ‘남북관계’보다는 ‘대미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정치 분야보다 민생 분야 개혁이 더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나라당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선 홍보 키워드를 ‘실용’으로 잡고, 구체적인 전략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존 당 로고를 태극 문양을 응용한 로고로 수정하는 것도 검토중이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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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겨레)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처럼 ‘시즌 드라마’가 자리를 잡게 될까? 문화방송이 30일부터 매주 일요일 밤 11시40분에 시즌 드라마를 편성한다. 미국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 〈24〉처럼 하나의 소재를 연결고리로 다양한 에피소드를 일정 기간 방영하는 방식이다.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드라마 〈수사반장〉 〈일단 뛰어〉 등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형식은 있었지만 다양한 작품을 각 6~12회로 짧게 마무리한 뒤 시청자의 반응에 따라 다음 시즌을 제작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즌 드라마는 미니시리즈의 장점인 연속성과 단막극의 신선함을 접목한 새로운 형식을 내세운다. 첫번째 작품 〈옥션하우스〉(극본 김남경, 진헌수, 권기경, 김미현 연출 손형석, 김대진, 이정효, 강대선)는 경매회사 ‘하이옥션’을 배경으로 펼치는 12가지 이야기다. 요즘 뜨는 직종이라는 광고를 보고 무작정 하이옥션에 지원한 차연수(윤소이)가 매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가며 경매 전문인 ‘스페셜리스트’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위작을 경매하는 실수를 저지른 뒤 공백기를 갖고 복귀한 국내 최고의 경매사 오윤재(정찬), ‘하이옥션’의 대표 경매사 민서린(김혜리) 등이 가세해 경매사의 전문성도 선보인다.

〈떨리는 가슴〉 때처럼 다양한 연출자와 작가가 손을 잡고 각 회를 꾸리는 점도 눈에 띈다. 문화방송은 박성수 피디, 이윤정 피디 등이 참여한 특집드라마 〈떨리는 가슴〉으로 실험성을 호평받은 바 있다. 〈옥션하우스〉에는 〈베스트극장〉에서 경험을 쌓은 신인 연출자 네 명과 작가 네 명이 회별로 휴먼, 수사, 멜로, 코믹 등 각자 취향에 맞는 장르를 토해낸다. 〈너네 호영이〉 〈로맨스 파파〉를 연출한 손형석 피디는 “스토리 라인과 소재, 주제 등 큰 줄기를 함께 정한 다음 각 회별로 작가와 피디의 특성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시즌 드라마는 미국, 일본처럼 주 1회 편성으로 시간에 쫓기는 우리나라 제작 환경을 좀더 느슨하게 풀어줄 것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그러나 얼마만큼 시청자 몰이를 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문화방송은 이 시간대 방영하던 〈베스트극장〉을 비용 대비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폐지한 바 있다. 〈베스트극장〉과 같은 시간대에 같은 제작비를 들인 시즌 드라마 역시 시청률에 따라 폐지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또 갈래와 내용을 모두 끌어가기에 적절한 직업군을 찾아야 하는 탓에 제작비 협찬 등의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에 대해 손 피디는 “수익과 시청률을 장담할 순 없지만 〈베스트극장〉의 실험성과 작품성 못잖은 제대로 된 드라마를 만들겠다”며 제작비 협찬에 대해서는 “방송국 본사에서 제작하는 드라마라 외주제작과는 다르게 협찬을 엄격하게 제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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