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겨레)

강릉 정동진(〈모래시계〉), 춘천 남이섬(〈겨울연가〉), 제주 섭지코지(〈올인〉)…. 드라마에 나와 더욱 유명해진 관광 명소다. 방송이 끝난 뒤에도 인기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티브이 덕을 톡톡히 봤다. 6일 인기리에 막을 내린 〈주몽〉의 촬영지인 전라도 나주도 마찬가지다. 6일 나주시는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주몽 촬영지인 공산면 신곡리의 삼한지 테마파크를 찾은 관광객이 65만명에 달했다”며 “직·간접적인 경제적 효과가 730억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런 ‘티브이 홍보효과’ 덕분에 지방자치단체에서 드라마 협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외과의사 봉달희〉(사진)에서 봉달희(이요원)의 고향이자 달희와 안중근(이범수)이 처음 만나는 곳은 왜 울릉도였을까. 울릉군청에서 장소 협찬과 제작비 4억원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울릉군청 문화관광과 관광개발담당 이경철씨는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이 1년에 19만~21만 정도인데 올해에는 드라마 덕분에 23만~25만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21일 전파를 타는 〈마녀유희〉 제작사는 서울시와 업무제휴를 했다. 이 드라마의 제작사인 제로원인터랙티브의 홍보팀 강관우 실장은 “서울시로부터 남산 타워 등 장소 협찬, 촬영 절차에 대한 행정적 지원 등을 받고 있다”고 했다.

국외 로케이션이 늘다 보니 관광청의 협찬도 많다. 〈나쁜 여자 착한 여자〉, 〈내 사랑 못난이〉는 북마리아나제도 관광청, 〈게임의 여왕〉 〈눈의 여왕〉은 뉴질랜드 관광청의 협찬을 받아 촬영을 했다. 북마리아나제도 관광청 홍보팀 한채희씨는 “방송을 타면 비수기 때도 관광객이 늘어난다”고 귀띔했다.

협찬에 따라 배경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1월9일 막을 내린 드라마 〈눈꽃〉의 박진우 작가는 “다미(고아라)가 아버지 유건희(이재룡)를 찾아가는 장면을 원작처럼 일본의 도쿄에서 담으려고 했지만 현지 사정상 어려웠다”며 “다행히 미야자키현 관광청의 협찬을 받아 그곳으로 장소를 바꿨다”고 말했다. 〈사랑에 미치다〉 역시 원래는 규모가 큰 인천이나 김포국제공항을 배경으로 그리려고 했다가 청주국제공항의 협찬을 받아 장소를 바꾼 경우다.

한편 협찬을 하는 업체와 제작사 간에 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외주제작사 한 관계자는 “협찬 계약서 내용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다. 해석상 모호한 점이 많다”며 “드라마가 시청률이 낮은 경우 지원금을 내놓으라는 곳도 있다”고 했다.

협찬사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거나 제약을 받는 부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원 문화평론가는 “이야기가 비슷비슷한데 배경으로 차별화를 꾀하려기보다는 작품의 완성도로 승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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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겨레)

봄이 바싹 다가왔다. 수도권 곳곳에서 하루에 다녀올 수 있는 각종 상설 공연무대도 올해 공연을 알리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올해 봄은 공연을 찾아 떠나보자.

화성행궁 한마당 = 오는 25일 오후 2시부터 수원 화성행궁에서 상설 공연이 시작된다. 매주 화~일요일 오전 11시부터 30분 동안은 조선의 전래 무예를 복원한 ‘무예24기’ 시범공연이 열리고 오후 3시40분부터 오후 5시까지‘왕과 왕비되어보기’, ‘대장금 체험’ 등의 상설 체험마당이 마련된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30분간‘화관무’ 등의 궁중무용과 줄타기 등 전통공연이, 일요일 오후 2시부터 40분간은 조선 정조대왕의 친위부대인 ‘장용영 수위의식’과 군사훈련 및 국왕행차가 진행된다.(031-228-4406, suwonhs.ne.kr).

양주 별산대놀이 = 서울·경기지방에서 즐겼던 탈춤인 산대도감극의 하나로 중요무형문화재 2호로 지정돼 있다. 춤과 무언극, 덕담과 익살이 어우러진 별산대놀이는 지난 한해에 1만명 이상이 다녀갔다.

8개 과장으로 진행되는 탈춤놀이를 모두 보려면 8시간이 걸린다. ‘양주별산대놀이 보존회’는 이 가운데 하루 2~3개의 과장을 골라 공연한다. 올해 상설무대는 오는 5월 첫째주 토요일부터 시작해 10월까지 열린다. 공연은 매주 토·일요일 오후 3시에 시작되고 무료다. 공연장은 3천석의 좌석과 지붕을 갖추고 있어 비가 와도 열린다. 의정부 북부전철역에서 버스를 타고 유양초등학교에서 내려 별산대놀이 보존회를 찾으면 된다.(031-840-9987, sandae.com).

안성 남사당놀이 = 4월7일 부터 ‘바우덕이 풍물단’의 토요 상설공연이 시작된다. 매주 토요일 오후 3~4시 주간 공연과 오후 6시30분~8시30분 야간공연 등 두 차례 상설 공연이 안성 남사당 전수관 야외공연장에서 열린다. 주·야간공연 사이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한 줄타기 등의 남사당 체험놀이도 있다. 공연은 무료지만 체험놀이는 1만2천원을 내야한다.(031-678-2931, baudeogi.com).

남산 엔(N)서울타워 ‘아트 토이 전시회’ = 17일부터 세계 10여개국의 다양한 장난감 600여점이 시민들을 찾아간다.

아트 토이는 장난감에 예술가들이 개성을 살린 디자인을 새겨 작품화한 것. 국내에서도 곰 모양의 장난감에 예술가들이 개성을 불어넣은 ‘베어브릭’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은 어른 7천원, 청소년 6천원, 어린이 5천원이며, 남산 엔서울타워에서 오전 11시~오후 8시 운영된다.(02-883-3293, arttoy.co.kr)

홍용덕 이정훈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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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겨레)

홍성 그물코출판사 장은성 사장 /

초심을 지키고 사는 이들은 드물다. 일에 파묻히면 잊어버린다. 왜 그 일을 시작했는지도 까먹는다. 잊고 살다 보면 가려던 길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래서 불행한 이들이 많다. 그때부터 스스로 최면을 건다. 내가 젊어서, 철이 없어서, 세상을 몰라서 그랬어. 지금 가는 이 길이 옳아. 저기 봐.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길을 가잖아. 그런데, 그런데 왜 행복하지 않지?

그물코출판사 장은성 대표는 2004년 8월 서울을 떠나 홍성으로 내려왔다. 출판사를 접은 것은 아니다. 출판사를 시작할 때의 그 마음을 되찾기 위해서다. 그 마음을 되찾아 만들고 싶은 책을 편한 마음으로 내고 그래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다.

1인 출판사라 기획, 편집, 제작, 영업 등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해야 하지만 장 대표는 요즈음이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꾸준하게 책을 내야 한다는 부담도 없고 제작비와 인건비 때문에 책 판매에 밤낮없이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가장 기분 좋은 점은 그가 처음 출판사를 만들 때 했던 다짐을 지키고 살기 때문이다.

‘생태주의 관련 책을 낸다. 재생용지만을 쓴다. 양장은 만들지 않는다. 신념에 맞지 않는 책은 만들지 않는다. 광고를 하지 않는다. 2천부 이상 팔리면 베스트셀러라고 생각한다.’ 이를 되찾는 데 6년이 넘게 걸렸다. 수업료도 톡톡히 치렀다.

2001년 그는 다니던 중견 출판사를 그만두고 쉬고 있었다. 저녁이면 출판사에서 알게 된 선후배들과 술잔을 기울이곤 했다.

“술을 마시면 출판에 대해 이야기할 수밖에 없지요. 책 내용을 고민하기보다 껍데기를 화려하게 하는 데 더 신경을 쓴다, 권하기에도 부끄러운 책에 엄청난 광고비를 쏟아붓는다, 초판을 1만부 찍고 7천부를 서점에 깔지만 3천~4천부를 반품으로 받는 일이 다반사라는 등. 출판사가 아니라 출판공장이라고 자조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술자리마다 제대로 된 출판사를 한번 만들어보자는 얘기가 오갔다. 그에게 “네가 한번 해보라. 그러면 내가 도와주겠다”는 말을 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래, 내가 한번 만들어 보자. 2001년 5월 출판사 등록을 했다. 10년 넘게 환경 관련 책만 내고 있는 따님출판사를 모델로 했다. 출판사에서 일할 때 우연히 접한 〈녹색평론〉을 통해 생태주의의 세례를 받은 터라 생태주의 전문 출판사를 만들고 싶었다.

예전에 거래하던 인쇄소 건물의 옥탑방을 빌려서 사무실로 썼다. 이듬해 낸 첫 책이 〈녹색시민 구보씨의 하루〉. 반응이 좋았다. 언론에 소개도 되고 수천 부가 팔렸다.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도 첫 책 못지않게 잘 팔렸다. 여섯 권의 책을 내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욕심도 났다. 생태환경책을 만들고 싶다는 이가 찾아오자 편집자로 채용했고, 영업자도 뒀다.

하지만 직원을 채용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방향은 잃지 않았지만” 출판사 운영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편집자는 자신의 몫을 하느라 정기적으로 책을 냈다. 영업상 필요해 부수도 더 찍어야 했다. 책을 수금하기 위해 썩 내키지 않는 내용의 책도 내야 했다. 어느날 돌아보니 그물코도 신간을 밀어내고 수금하고 반품받는 기존 출판계 관행을 따르고 있었다.

“출판계에서는 그런 현상을 멍든다, 골병든다고 합니다. 그물코도 골병이 든 거죠.”

정신이 번쩍 들었다. 불행은 함께 찾아온다고 사무실도 비워줘야 했다. 새로 사무실을 얻을 돈도 없었다. 친구의 권유로 고향인 홍성으로 내려와 빈 농가에 사무실을 차렸다. 서울을 떠나고 나니 초심이 새록새록 다시 생각났다.

그래. 내고 싶은 책이 생기면 내자. 2005년은 동면 기간이었다. 한 권의 책도 내지 않았다. 하지만 2006년이 되자 다시 힘이 생겼다. 풀무학교와 유기농업으로 이름난 홍동면이 자리한 홍성은 생태주의 출판사를 지향하는 그물코한테 축복의 땅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고 싶은 책도 생기고, 원고를 갖고 찾아오는 단체들도 있었다.

지난해에는 적지 않은 책을 냈다. 〈백성 백작〉, 〈농부의 길〉, 〈오리농법〉, 〈풀무학교 아이들〉, 〈풀무 청소년 특강〉, 〈헌책방에서 보낸 1년〉 등. 유기농 도농직거래 운동을 하는 한살림과 함께 〈땅에 뿌리박은 지혜〉, 〈태양도시〉, 〈스무살 한살림 세상을 껴안다〉 등을 냈고, 환경단체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의 제안으로 〈풀씨〉와 〈간이역〉을 냈다.

여느 출판사처럼 만 권 이상 팔리는 베스트셀러는 없지만 그물코의 책은 생태주의와 생명운동을 하는 이들에게는 조금씩 소문이 나 꾸준히 팔리고 있다. “금융기관의 부채도 거의 다 갚아 출판사는 운영이나 재정면에서 다시 건강해졌다”고 했다. 책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만난 여느 생태주의자처럼 그도 소박하지만 마음은 넉넉하게 산다.

지나고 보니 고마운 분들이 있었다. 먼저 부모님이다. 장 대표는 지금까지 빠짐없이 자신이 낸 책을 부모님께 갖다 드렸다. 그때마다 부모님은 그냥 받으신 적이 없다. “내가 먼저 사봐야 마음이 편하다”며 집을 나서는 그에게 책값을 주셨다. 다음으로 대학생 한달 하숙비 정도의 생활비를 받으면서도 잔소리 한번 없이 딸 채원이를 구김살 없이 키우고 있는 아내 이미희씨다. 그의 초심 회복은 그런 이들로 인해 가능했다고 한다.

“하루에 10여 권 가량 책 주문이 들어와요. 제가 만든 책을 사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고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어요.”

홍성/글·사진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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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겨레)
 
문화방송 라이브음악프로그램 <김동률의 포유>가 지난 6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2005년 10월 첫 방송을 시작한 뒤 1년4개월 남짓 만이다.

<…포유>는 그간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 지휘자 정명훈, 13세 영국가수 조셉 맥머너스 등 국내외 실력 있는 음악인들을 초대해 재즈, 클래식, 포크를 망라하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였다. 늦은 밤 시간대 편성되어 시청률은 낮았지만 수준 높은 무대는 호평 받았다. 김엽 피디는 “기획하면서부터 지상파에서 접하기 힘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담으려 노력했다”며 “아쉽지만, 좋은 음악을 들려줄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마지막 방송 소감을 말했다. 이흥우 피디는 “수개월에 걸친 섭외 끝에 한국 포크계의 거장 한대수 선생님을 10년 만에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에 모셨는데, 그것이 마지막 방송이 될 줄은 몰랐다”며 아쉬워했다.

<…포유>의 폐지는 사실상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경제원리에 입각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넘어, 공공연하게 나돌던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의 위기에 불을 지피는 부싯돌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로 번지고 있다. 방송사들이 비용 대비 효율성을 추구하면서 시트콤도 축소했는데, 음악프로그램이 그 전철을 밟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은 케이블 음악전문채널, 인터넷, 모바일 등의 영향으로 구실이 줄어들었지만, 종합편성을 하는 지상파의 특성상 위태롭게나마 자리를 유지해 온 게 사실이다. 에스비에스 <음악공간>을 연출하는 심성민 피디는 “경쟁 프로그램이었지만 남의 일이 아니다”며 “공영방송인 문화방송에서 그런 결정을 내렸는데 우리 프로그램도 같은 상황이 닥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방영하는 한국방송 예능2팀의 전진국 팀장도 “좋은 평가를 받았던 <…포유>의 폐지가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놓인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에 영향을 끼칠까 걱정된다”면서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이 날이 갈수록 위축되고, 힘의 균형이 케이블이나 다른 매체로 이동하는 현상을 보여주는 예”라고 우려했다.

상황이 이러하니 음악프로그램을 연출하는 피디들도 차별성 있는 상차림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음악공간>은 같은 라이브프로그램이지만 <…러브레터>나 <…포유>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전신인 <뮤직웨이브> 때부터 출연가수들에게 다른 가수의 노래를 편곡해 부를 것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심성민 피디는 “이미 여러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노래를 충분히 부른 가수가 우리 프로그램에서조차 같은 노래를 부른다면 의미가 없다”며 “허스키한 목소리의 여성그룹 ‘씨야’에게 ‘에스이에스’의 발랄한 노래 <너를 사랑해>를 부르게 하는 등 가수들의 새로운 모습도 보여주려고 한다”고 했다.

전진국 팀장은 “시청자 기호나 정서의 변화를 따르지 못하면 외면을 받기 쉽기 때문에 음악 프로그램도 폐지가 아닌 지상파만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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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겨레)

뭉칫돈이 ‘공연펀드’란 이름으로 공연계로 몰린다. 공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대형 공연들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공연에 투자하는 방식이 고도화, 다양화하고 있다. 여기에 한꺼번에 영화로 몰렸던 돈들이 이제 공연쪽을 새롭게 주목하면서 공연펀드가 더욱 각광받고 있다.

공연펀드, 100억대 상품 시대로=공연에 투자하는 공연펀드는 2005년부터 자리잡기 시작했다. 당시 씨제이자산운용이 영화와 드라마, 공연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그 이전까지는 펀드가 아니라 투자자가 직접 공연에 투자하는 식이었다. 그러다가 지난해부터 공연에만 투자하는 펀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후 점점 규모가 커져 온라인 예매사이트 인터파크가 지난해 골든브릿지자산운용과 공동으로 100억원짜리 공연전문 투자펀드를 만들었다. 이달에도 중소기업청 한국모태펀드가 토대가 되는 100억원 규모 공연펀드가 등장한다. 이밖에 프라임벤처캐피탈, 엠벤처투자, 케이티비자산운용과 여러 은행들이 자체 펀드를 활용해 공연예술 분야 투자에 참여할 계획이다.

돈 몰리는 배경은?=공연펀드가 활성화하고 있는 것은 공연시장이 뮤지컬을 중심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뮤지컬 시장은 올해 1500억원대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훈 아이엠엠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지난해 투자사들이 영화에서 큰 손해를 봤기 때문에 올해에는 공연쪽으로 돈이 몰릴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공연펀드는 영화와 달리 ‘초대박’을 기대할 수 없지만, 화제작이나 유명 라이선스 뮤지컬은 수익이 안정적인 편이다.

제작사들은 펀드로 투자가 늘어나는 것을 환영하고 있다. 자본이 넉넉해지면 기획단계부터 우수인력을 확보해 작품성도 높일 수 있다. 송승환 피엠시프로덕션 대표는 “제작자 입장에서 제작비가 없으면 사채를 써야 한다”며 “안정적으로 제작비를 공급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흥행이 보장된 작품에만 돈이 몰리거나 기획사의 규모에 따라 빈익빈 부익부가 심해질까봐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연펀드로 몰린 돈이 우수 창작품보다는 외국투어·라이선스 뮤지컬에만 투입되면 정작 국내 뮤지컬들은 과실을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이성훈 공연사업부장은 “공연쪽 수익율은 10% 안팎이고 대박이 나도 20%를 넘기 힘들다”며 “수익성만 따지면 시장 활성화나 저변확대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합리적인 ‘게임의 법칙’ 세울 때=영화펀드는 투자한 영화에서 수익이 나면 투자사와 제작사가 함께 나누지만, 실패할 경우 손실은 투자사가 모두 떠안는다. 그래서 제작사는 손실 부담 없이 제작에만 집중할 수 있다. 공연계는 이런 방식이 공연계에도 그대로 적용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투자하는 펀드 쪽들은 당연히 리스크를 나눠 가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김지훈 아이엠엠 대표는 “창작물의 경우 판권과 리스크를 투자사와 제작사가 나눠갖지 않으면 투자자가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게 되므로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제작사와 투자사 사이의 수익 배분과 리스크 부담 방식은 이제부터 시장에서 합리적으로 정해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뮤지컬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투기성 자금들이 들어오는 것이다. 제작사 쇼팩의 송한샘 대표는 “공연을 앞두고 급조된 자금을 받을 것이 아니라 기획단계부터 받아 작품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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