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겨레21)

장서윤 <마이데일리> 기자 ciel@mydaily.co.kr

“향후 6개월간 방송사와 팬텀이 어떤 관계를 구축하느냐가 이후 방송계의 판도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각 방송사 예능 프로듀서(PD)들은 ‘일단 지켜보자’는 태도지만 이번 팬텀과 DY의 합병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모 지상파 방송사 8년차 예능국 PD)

지난 3월2일 팬텀엔터테인먼트그룹(팬텀·대표 조수봉)과 DY엔터테인먼트(DY·대표 신동엽, 심우택)의 합병에 이어 6일 김성주(35) 전 문화방송 아나운서의 팬텀행이 알려짐에 따라 방송계는 초긴장 상태다. 아직 가시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지만 이번 합병으로 팬텀은 대규모 스타군단을 보유한 최대 연예기획사 싸이더스HQ에 버금가는 덩치를 키우게 됐다. 싸이더스HQ가 소속 배우와 자체 제작 역량으로 영화·드라마 분야를 움직이는 ‘힘’을 갖췄다면, 이번에는 쇼·오락 부문에서 공룡화된 팬텀 공세가 가속화하리라는 예측이다.

2일 자회사인 도너츠미디어(옛 팝콘필름)를 통해 DY를 인수·합병한 팬텀은 유재석, 신동엽, 강호동, 김용만, 강수정, 김성주, 이혁재, 박경림, 신정환, 윤종신, 노홍철, 윤정수, 유정현 임백천, 지상렬 등 국내 간판 MC 대부분을 보유하게 됐다. 이들은 현재 문화방송 <무한도전>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일요일 일요일 밤에> <황금어장>, SBS <야심만만> <헤이헤이헤이2> <결정! 맛대맛>, 한국방송 <경제 비타민> <상상플러스> <스타 골든벨>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 거의 대부분의 지상파 방송 예능 프로그램의 진행(공동진행 포함)을 맡고 있다.

더군다나 팬텀과 DY는 이미 합병 전에도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을 외주 제작해왔다. DY가 SBS <헤이헤이헤이2> <신동엽의 있다! 없다?> <일요일이 좋다-X맨>을, 팬텀이 문화방송 <황금어장>과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 등을 외주 제작해온 것. 특히 DY는 지난해 10월 케이블 종합오락채널 tvN을 출범시킨 CJ미디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신동엽의 감각제국> 등의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하는 등 tvN의 매니지먼트, 콘텐츠 유통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그래서 이미 케이블 업계에서 DY를 합병한 팬텀의 힘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팬텀은 자회사인 도너츠미디어를 통해 문은애, 이미선, 박현숙, 유희선, 육소영씨 등 국내 최고의 예능 작가 5명과 3년간의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문은애씨는 <상상플러스> <무한도전> <황금어장> <출발 드림팀> 등 대표적인 인기 예능프로를 만들어낸 바 있다. 이미선씨 역시 <일요일 일요일 밤에> <목표달성 토요일> <해피투게더> 등의 작가로 방송 3사에서 활약한 스타 작가다. 도너츠미디어는 이런 작가 영입에 대해 “모회사인 팬텀과 자회사인 DY에 소속된 강호동, 신동엽, 유재석 등 막강 MC들을 활용해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 국내외 방송사에 판매하는 것과 아울러 모바일과 와이브로, IPTV 등을 통한 서비스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팬텀은 DY와의 합병을 신호탄으로, 스타급 MC들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예능 작가들을 영입해 자체 제작력을 키워 예능 프로그램의 외주 제작과 간접광고(PPL)를 통한 수익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팬텀은 2일 합병을 발표하면서 “X맨 등의 프로그램이 일본, 중국에 수출돼 제2의 한류 콘텐츠로 급부상하고 있어 방송 노출을 통한 간접광고 시장이 크게 늘어나 안정적인 수입원이 되고 있다. 특화·전문화를 통한 콘텐츠 제작, 유통의 시너지가 탄탄한 매출로 이어지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팬텀과 같은 거대 연예기획사들이 외주 제작과 PPL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연예인들의 출연료만으로는 큰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직접 방송 콘텐츠를 제작·유통·판매하고 그로 인한 간접광고 수익을 올리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한다. 그래서 지상파 방송사와의 충돌도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외주 제작이 지나치게 많아질 경우 연예인들의 출연료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지상파 방송사 PD들의 인력 유출이 심해지는 등 방송사의 정체성 위기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는 게 각 방송사 예능국의 입장이다. 실제로 드라마 부문의 경우 외주 제작사와 방송사 간의 균형관계가 역전돼 2006년 방송 3사 자체 제작 비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고, 지상파 방송사 PD들의 인력 유출이 심각해지는 등 문제를 겪고 있다.

이와 관련해 문화방송 예능국의 한 중견 PD는 “인기 MC들의 영향력은 이미 연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거대 기획사가 몸집을 불릴수록 이런 경향은 만연하고 방송사가 설 땅은 좁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SBS의 또 다른 예능 PD는 “현재는 방송사 PD들이 대부분 인사권과 예산권을 쥐고 있는 상태에서 외주 제작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거대 MC 군단을 앞세운 팬텀이 이른바 본격적인 ‘전체 외주’(외주 제작사가 방송사로부터 일정 시간대를 편성받아 프로그램 제작의 전권을 행사하는) 방식을 시도할 경우 방송사는 걷잡을 수 없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실제로 팬텀은 SBS <야심만만>, 문화방송 <무한도전> 등 방송 3사 간판 예능 프로그램을 전체 외주 제작하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를 비단 ‘위기’로만 볼 문제는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인기 MC에만 의존하는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 제작 관행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SBS 예능국의 김태성 책임 프로듀서(CP)는 “현재 예능 프로그램은 지나치게 스타 MC에게 의존하는 감이 있다”며 “그보다는 특화된 아이디어와 전문화 노력에 힘써 경쟁력을 키워야 할 때”라고 지적한 바 있다.

또 대형 기획사의 경우 편성권이 방송사에 있는 이상 ‘을’의 입장임을 강조한다. 팬텀 예능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지상파 방송사에서 편성권, 출연권을 쥐고 있는 한 우리에게 큰 권한은 없다”며 “팬텀이 공룡화돼 방송계를 위협한다는 것은 다소 과장된 표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 기획사의 8년차 매니저도 “기획사의 규모가 커지더라도 결국 기획사는 방송사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며 “이는 이웃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 대형 기획사 주도의 콘텐츠 생산이 침체된 방송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예능 프로그램의 전성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예측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팬텀과 DY의 합병을 둘러싸고 방송계 내·외부의 반향은 적지 않아 보인다. 약 6개월~1년 뒤, 팬텀을 중심으로 방송계에 새로운 지도가 그려질지 아니면 지나친 기우로 판명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 

문화방송 김성주 아나운서가 지난 28일 아나운서국에 사표를 제출했다.
올 초 프리랜서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방송사 안팎으로 관심을 끌어왔던 그가 끝내 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진행을 맡고 있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 ‘경제야 놀자’, <불만제로>, 라디오 <김성주의 굿모닝 FM> 등의 진행자 교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00년에 입사한 김 아나운서는 재치있는 입담과 푸근한 인상으로 그동안 예능과 스포츠 분야 진행자로 높은 인기를 누려왔다. 문화방송 성경환 국장은 “2일 오후 회의를 열어 사표수리 여부와 함께 ‘제2의 김성주’를 막는 방안, 우수인력 양성방안 등의 후속대책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나운서들이 프리랜서 활동을 생각하는 것은 자유로운 활동과 광고 출연, 높은 계약금 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예능오락프로 엠시들의 출연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스타급 아나운서는 이미 연예기획사들의 영입대상 일순위로 떠오른 지 오래다. 각 방송사의 아나운서국은 디와이엔터테인먼트, 팬텀 등 연예 기획사의 스타 아나운서 영입이 본격화된 것이 아니냐며 후속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성 국장은 “드라마처럼 예능 프로그램도 진행자들의 높은 출연료가 제작비 상승을 부추기고, 한정된 제작비는 콘텐츠 질 저하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면서 “기획사들의 행태가 상업주의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스타급 아나운서들의 프리랜서화가 방송사 인력 유출의 심각성을 알리는 단초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국방송 아나운서협회장인 정용실 아나운서는 27일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 지상파 방송의 콘텐츠와 인력 유출은 심각하다”며 “아이피티브이 도입을 앞두고 이런 현상은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방송아나운서협회는 제도적 방지 틀을 만들자는 차원에서 해외 공영방송의 사례를 자료로 수집하고 있다. 자료수집이 끝나면 외부로 나간 인력이 공영방송의 신뢰로 쌓은 아미지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사규 제정을 촉구할 예정이다. 아나운서협회는 이런 규제를 만들기에 앞서 강수정 전 아나운서의 프로그램 하차를 제작진들에게 요구해왔다. 따라서 강수정은 <해피선데이> ‘쾌남시대’를 제외하고, 지난해 <무한지대 큐> <연예가중계>에 이어 다음달 중순 이뤄지는 봄 개편에 따라 라디오 <강수정의 뮤직쇼>에서도 하차하게 됐다. 강수정은 프리랜서 선언 뒤 현재 에스비에스 <야심만만> <결정! 맛대맛>의 진행을 맡고 있다.

문화방송 아나운서협회장 겸 아나운서연합회장인 강재형 아나운서도 28일 “방송을 문화자산이 아니라 산업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해 있다”면서 “아나운서의 프리랜서화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본질을 꿰뚫어볼 때”라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 과정
: 아이디어 회의 - 1/2/3차 검사 - 녹화 - 편집
: 일주일의 싸이클
: 정년, 경력 인정없음

# 독립 엔터테인먼트와 소극장 문화: 외주 제작화

# 일본 개그산업: NSC 소 중 대 극장, 외주산업 독점

# 공채 - 아이디어 회의 - 코너 발탁
"개인기가 총이라면, 아이디어가 전략 전술이다."

"슬럼프가 와도 즐거울래요. 그게 개그맨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후프 드림스 - 할인행사
스티브 제임스 감독, 얼 스미스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 한겨레문화센터에서 다큐멘터리 제작학교 강좌를 듣고 있습니다. 서울영상집단의 공미연 감독께서 맡고 계신데요, 어느 날은 몇 편의 DVD를 나누어 보고 감상평을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어렵지 않게 <후프 드림즈>를 선택했습니다. "아메리칸 드림" 이라는 낯설지 않은 주제에 대해, 다큐멘터리라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지 궁금했습니다.

- 오랜만에 쓰는 마이리뷰가 뒷골목으로 빠지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큐멘터리적인 접근방식이란 굉장히 "잔잔하다." 라는 것입니다. 예의 보아왔던 성공 부풀리기도, 그 반대의 실패 부풀리기도 아니었습니다. 어느 정도 자극에 익숙해져있는 이들에게는 다소 밍숭맹숭하게 느껴질 정도로 카메라는 시간에 따라 흘러갑니다.

- 이야기 전개는 간단합니다. 아서와 앤더슨이라는, 미국 프로농구 선수가 꿈인 두 고등학생의 4년 간의 (학교)생활을 번갈아 보여주고 있는데요, 두 주인공은 사립인 성 조셉 고등학교 농구부에서 활약했지만, 등록금을 충당할 수 없었던 아서가 공립 고등학교로 전학오면서 이야기의 두 축이 만들어집니다. 170여분 동안 4년 여의 고등학교 생활을 마치고 나면, 앤더슨은 꽤나 이름 있다는 - 프로농구 진출 가능성이 많은 - 종합대학에, 아서는 전문대학에 진학합니다. 그리고, 영화는 (입학식이 아닌) 졸업식과 두 사람의 담담한 표정으로 막을 내리는 것이죠.

- <후프 드림즈>는 감독의 주관 대신 시간이라는 객관적인 요소에 이야기 흐름을 맡긴 덕분에, 오히려 더 많은 것들을 포용하고 있습니다. 실업과 턱없이 부족한 생활보조금으로 고통받고, 마약과 절도로 빠져드는 아서의 부모, 이혼과 편모 가정에서 일찍이 가정을 꾸리는 앤더슨, 프로농구를 지망했던 유망한 대학 농구선수였지만 이제 자신의 일상에 실망하는 앤더슨의 형, 하나의 사회 구조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고통들은 중심 소재와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며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 감독은 아서와 앤더슨을 만나기 위해 8,000여명에 가까운 프로농구 지망 청소년들을 만나왔고, 두 사람을 만난 이후에도 6년 동안 250여 시간의 촬영을 했습니다. 편집만 2년을 했고, 결국 170분 짜리 다큐멘터리가 탄생한 것이죠. 감독은 이 후 있었던 인터뷰에서, 영화가 녹화되고 있던 고교 생활 중에도, 그리고 그 이후에도 카메라는 두 사람의 삶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솔직하고 직설적인 접근 방식이 감독과 영화가 두 사람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고 말이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이미영 씨의 책을 읽고 마이리뷰로 쓰려던 것을 미루다 못해 간단한 밑줄로 대체합니다. 시대별 특징은 지은이의 것을 빌려왔고, 작품들은 제가 보고싶은 것들로 꼽았습니다.

- 1960년대
[특징] 기성 연극계에 대한 비판, 사회운동의 일환으로 마당극에 대한 문제제기.
[작품] 서울대 문리대 연극반 <혈맥> <유민가>

- 1970년대
[특징] 서울대 부산대를 중심으로 탈춤부흥운동 시작. 마당극의 전형(현실주의, 민족주의, 전통연희 부활의 혼재)이 실험되고 생성되었던 시기.
[작품] <진오귀굿>(73, 김지하) <소리굿 아구>(74, 채희완) <예수의 생애>(77, 임진택) <미얄>(79, 임진택) <동일방직 문제 해결하라>(78) <함평 고구마>(78) <덕산골 이야기>(78) <공장의 불빛>(78, 김민기 채희완) <김상진 장례식>(78)

- 1980년대
[특징] 마당극의 양적인 성장, 기성 연극계와의 재결합 시도, 지역 마당극 패의 형성(광주-놀이패 신명, 제주-수놀음, 부산-자갈치, 대구-함께 사는 세상, 청주-열림터)
[작품] <장산곶매>(황석영 채희완) <토선생전> <공해풀이 마당굿 - 나의 살던 고향은>

- 1987년 이후
[특징] 노동연극, 노래판굿의 부각
[작품] <쇳물처럼> <어떤 생일날>

- 1990년대
[작품] <우리 동네 갑오년>(94, 우금치) <칼노래 칼춤>(94, 한두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출처: 한겨레)

- 소크라테스는 문자가 기억력을 퇴화시키고, 상호작용을 배제하며, 독자를 선택할 수 없고, 말할 때와 같은 쌍방의 일체감을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소크라테스의 고민은 알파벳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대의 매체 변화가 몰고온 사정을 반영하고 있다. (한승동 선임기자 "휴대전화 세계화시대의 자유 찾기"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