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탄생 - 다빈치에서 파인먼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외 지음, 박종성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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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번스타인이 1999년 쓴 이 책은 진정한 교육은 전인全人을 길러내는 통합교육이어야함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를 위해 실례들을 들어 창조적 아이디어를 만들어낸 여러 사람들의 독특한 생각의 패턴들과 그 통합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나에게 이런 여러 인물들의 생각 패턴의 예들을 보며, 나의 아이디어의 한계를 깨닫고 다른 방향의 생각들을 고려해 보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내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세포가 되어본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경험이고, 기괴해 보이는 내 실수들에서 도리어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것은 또한 얼마나 근사한가. 이런 면에서 이 책이, 원래 저자의 의도와는 관계없을지 모르지만 느닷없이 인문학 분류의 책으로서 자기개발 처세술 책과 같은 인기를 누리는 이유인지 모른다. 어쩌면 우리 모두 기존의 교육으로는 접근할 수 없었던 새로운 생각의 창을 열 방법에 그렇게 목말랐는지도.

그렇다면 과연 진정한 문제는 루트번스타인의 지적처럼 교육 시스템, 아이들의 사고의 발달을 한쪽 방향으로 치우치게 하는 커리큘럼에만 있었을까? 이 책이 보여주는 전인교육적 [인성, 통합, 유토리] 교육에 대한 우리의 지난 경험은, 이런 방향으로의 교육정책 변화만으론 결코 완벽한 해답이 될 수는 없음을 이미 보여 주었다고 생각한다. 과연 어떤 새로운 시도가 더 필요한걸까? 개선을 해간다고 할수록 개악되는 현재의 교육정책을 십수년 바라보며, 언뜻 우리가 사는 이곳, 한국의 좁은 땅덩어리와 많은 사람들, 그로 인한 지나친 경쟁과 선행학습, 더우기 획일화된 인생의 전망(몇가지 안되는 성공의 모델들)과 그것을 아직 넘어서지 못하는 부모들의 삶살이에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누군가 깊이 이 문제를 걱정하고, 천재적 스파크로 고달픈 우리 아이들을 행복하고 자기 자신의 소질을 꽃피우는 학교에 다니게 만들어 줄 수는 없을까? 아니면 아이들을 좋은 교육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부모나 부모 중 하나와는 떨어져 사는 해외고아로 여전히 내몰아야만 하나? 몇년이 지나고 해외로 교육때문에 나갔던 아이들이 개선된 한국교육의 혜택을 누리고자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신문기사를 보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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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유형지에서 (외)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19
프란츠 카프카 지음, 박환덕 옮김 / 범우사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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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개와 같이 잠을 자면 벼룩이 옮는다] 유대인 스승 뢰비에게 영향을 받기 시작한 28살의 카프카에게 아버지가 주는 경고다. 유대인인 아버지가 유대인 아들에게, 개라는 유대인에 대한 독일인의 모욕적 호칭으로, 그에게 유대의 정신이라는 벼룩이 옮겨왔다고 이야기한다. 유대인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아버지는 아들이 이제 유대인이 아닌 존재로 뿌리내려 주길 원했다. 유대의 정신 안에서 자신을 발견한 카프카는 이제 스스로 커다란 벼룩, 한 마리 벌레가 되어간다.  정작 유대인의 피를 물려준 아버지의 이 선언은 이작크 뢰비와의 만남을 통해 민족적 정체성을 발견하여 가는 그를 스스로 벌레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도록 만든 것이다.

그레고르이자 카프카인 그는 어느날 아침, 벌레임이 드러났다. 그의 유대인으로의 주장, 혹은 그 주장으로 말미암은 변신은 그에게 죽음 혹은 격리를 뜻한다. 그는 소통을 꿈꾸며, 그의 존재를 그대로 가진 채로 그의 가족과 직업, 이웃과의 관계가 지속되길 원한다. 하지만 그의 존재는 이미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이다. 해답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이고 또 [기대 당하고 있는 것]이다. 벌레인 식구를 가졌다는 고통을 더 이상 주지 않기 위해 가족의 눈앞에서 사라져줌 혹은 죽어줌. 이야기는 예기된 결론에 다다르고, 다시 가족에겐 평화가 찾아온다.

어느날 모임에서 미국에 산지 이제 20년을 넘어가는 어떤 분에게 들은 얘기다. 이민자의 자녀들이 느끼는 혼란. 아이들이 5, 6학년이 되며 불현듯 스스로가 한국인임을 발견하게 될 때, 혹은 친한 아이들이 피부색, 인종에 대한 사회적 압력으로 멀어져 갈 때, 아이들은 자신이 한국인인걸 너무 싫어하게 되는 때가 있다고 한다. 주위 사람과 똑같은 나였는 줄 알았는데, 다른 종족의 일원임을 알게 될때, 아이들이 느끼는 당연한 반응인지도 모른다. 그러다 더 크면 조금씩 스스로 자신을 받아들이고 상처도 아물며 조금은 위축되었지만 다시 부모와의 관계도 회복된다고 한다.

어쩌면 이 일은 굳이 이방인으로 사는 이민자 혹은 유대인만의 문제가 아닌지도 모른다. 문득 자신의 본래 모습을 소스라치듯 놀라며 발견하는 우리 각자의 모습일 수도 있다. 아름다운 삶, 깨끗한 삶, 지리멸렬한 구세대와 다른 삶을 꿈꾸던 자신에게서 갑자기 버러지와 같은 삶을 사는 자신을 본다. 나일리가 없는 모습의 나를 주위 사람은 이미 알고 있었다! 벌레. 악다구니가 되어가는 무명인, 밥벌이 존재. 그런 아저씨. 그런 아줌마. 나만 나를 더 나은 존재로 생각했던 것인가?

인간은 원래 그런 존재인지도 모른다. 주홍글씨를 각자의 가슴에 새긴, 자신만 모를 뿐이다. 점점 남을 욕할 수 없어지고, 스스로에게 기대할 것이 없어지는걸 깨닫는다. 혼란을 이겨낸 아이들처럼 언젠가는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나며 웃게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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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환영 - 회화적 재현의 심리학적 연구
에른스트 H. 곰브리치 지음, 차미례 옮김 / 열화당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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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무엇을 그리기 원하는가? 그리스시대의 조각으로부터 르네상스와 18세기 회화에 이르기까지 화가들은 자신이 그리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그것은 그려지도록 결정되어 있던 이상적 풍경과 인물, 그리고 소품들과 풍속들이었다. 얼마나 실감나게 그리고 마음을 움직이게 그리느냐에 관심을 가졌고 좀더 나은 기법들이 추가되고 전수됨으로 그 세계는 더욱 풍성해졌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있는대로 그리는 것이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님이 드러났다. 인상파의 실험과 표현주의의 등장은 화가에게 실재로는 존재하나 그림으로는 존재하지 않던 것을 그려내야 하는 일을 요구한다. 그것은 다른 빛깔일수도 다른 형태일수도 다른 소통방법일수도 있다. 이제 회화는 어느덧 소통 불가능을 꿈꾸는 자기만의 닫힌 세계로까지 치닫게 되었다.  

그림을 보는 사람은 무엇을 보기 원하는가? 즐거운 것, 근사한 것, 흥미로운 것, 놀라운 것을 보기 원했다.하지만 스스로 보기 원하는 것이 이미 문화적 학습과 전문가 집단이나 주위사람들의 평가에 의해 결정되어 있는지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19세기의 새로운 회화의 시도가 처음에는 너무나 파격적이고 낯설어 혐오스럽게까지 느끼던 사람들이 이제는 인상파의 그림에서 오히려 즐거움을, 피카소에게서 근사한 것을 발견하고 있다. 이런 새로운 그림을 보는 방법이 어릴 때부터의 반복된 노출과 교육으로 익숙해진걸까? 아니면 정말 그것은 우리가 스스로 깨닫지 못하던 우리 안의 아름다움에 대한 내재적 경향이었던가?

곰브리치는 그림을 보는 것과 그리는 행위에 들어있는 의미들을 드러내 보여주며 어떻게 우리들이 이 과정을 겪어왔는지를 설명해 준다. 더 나아가 앞으로 어떤 그림들을 그리게 되고, 만나게 되더라도 우리들이 진행시켜 나가게 될 창작과 이해의 과정을 미리 보여준다. 우리는 그림을 통해 소통을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 새로운 시도들로 우리 안에 있는 것을 표현해내는 새로운 길들을 모색해 가리라.

p.s 번역에 대해서는 미술학도로의 배경과 인지 심리학적 이해를 가진 전문가의 곱씹은 번역이 나오기 전까지는 이 정도로도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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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적인 사람이 성공한다
마티 올슨 래니 지음, 박윤정 옮김 / 서돌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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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약하거나 혹은 비정상적인 것으로 오해받는 내성적 성격을 이해하고 그것을 장점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다. 저자는 자기 자신의 성격과 사람들과의 상담 경험을 통해 내성적인 것을 또 다른 장점으로 받아들이고 그 성격을 잘 활용하여 인간관계와 직업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하지만 이 책은 MBTI중 내성과 외향의 구분으로만 사람을 분류한 탓에, 저자 자신의 ISFJ의 성격의 유형을  내성 안에 모두 집어 넣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INFP인 나로서는 종종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구석이 없지 않다. 하지만 분명 여러 성격 성향 중 유일하게 많은 사람에게 고통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내향성을 이해하는데는 큰 장점을 지닌 책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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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당신을 존경합니다
데일 카네기 지음, 임정재 옮김 / 함께읽는책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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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론과 위기극복에 대한 책으로 유명한 데일 카네기가 쓴 링컨의 전기이다. 데일 카네기 답게 적절한 인용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 진행으로 링컨을 더욱 잘 느끼고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책이다.

결코 링컨을 우상화하지도 밋밋하게 만들지도 않으면서 링컨이 시대 상황 아래에서 어떻게 위대한 인물로 남을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그것은 보편적 가치에 대한 성실이다. 그는 자신이 부스러지는 상황 앞에서도 옳음을 향한 맞섬을 잃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신의 의지에 대한 신뢰]였다. 그는 진실은 결국 사람을 움직임을 보여준 보기드문 살아있었던 모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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