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인적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겠다"  [05/02/16]
 
김혜경(52) 푸른숲 대표가 한국출판인회의(이하 '출판인회의') 4대 회장을 맡았다.

최근 임기 2년의 새 회장에 취임한 김혜경씨는 매우 어려운 때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며 특히 올해는 출판계가 해야 할 일이 많은 만큼 최선의 노력을 다해 한국의 출판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단체가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혜경 회장은 현대그룹 회장 비서실에 근무하다 1991년 푸른숲을 인수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여성출판인의 대모로 통하며 선후배의 신임이 두터운 김혜경 회장은 뛰어난 편집 감각과 중소기업상을 받은 탁월한 경영능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혜경 회장이 발행인으로 있는 푸른숲은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봉순이 언니> 등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를 낸 중견출판사이다.

한편 출판인회의는 1998년 11월 '책과 함께 여는 새로운 문화 천년'이란 모토 아래 출판계의 현안들을 풀기 위해 설립된 사단법인체로 현재 300여 개 단행본 출판사가 회원으로 있다.

다음은 김혜경 회장과 나눈 일문일답.

- 출판인회의 4대 회장에 추대됐는데 소감은.

"출판계에 나온 지 15년밖에 안 된 나를 너무 과대평가해 중책을 맡긴 것 같아 솔직히 부담스럽다. 또 한편으로는 나를 뽑아준 출판계 선후배 동료들에게 감사드린다. 하지만 사람은 기대만큼 성장한다고 하지 않은가. 과대평가가 실제의 내 모습이 될 수 있도록 놀고 잠자는 시간을 줄이겠다."

- 출판계에는 지금 여러 가지 현안들이 쌓여 있다.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인가.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유통문제라고 본다. 최악의 시장상황에다 서점들의 휴폐업과 반품이 급증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유통구조 선상에 있는 도소매상들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기 때문에 원칙을 가지고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겠다."

- 도서정가제가 실시되고 있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인터넷서점 같은 경우 법적으로 가능한 할인율에다 마일리지를 잔뜩 얹어주는 방식으로 가격을 편법 운용하는 게 현실이다. 사실 독자 입장에서도 정가를 다 주고 책을 사면 괜히 손해 본다는 느낌이 든다. 도서정가제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도서정가제는 원칙적으로 지켜져야 한다. 궁극적으로 출판문화 발전을 위해 어떤 선택이 더 좋은가에 대한 설명을 따로 할 필요가 없을 만큼 정가제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안타까운 건 겉으로는 도서정가제를 지켜야 한다고 하면서도 속으로는 할인이 이루어지고 있는 양면적 구조다."

- 최근 들어서 사재기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는데.

"예전에 한번 사재기 문제를 출판인회의가 나서서 공론화한 적이 있는데, 요즘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무엇이 출판계를 위한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소탐대실 아니겠는가. 출판계 전체의 위상을 높이는 쪽으로 함께 노력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 출판 산업이 자본력에 의한 대형화 추세로 가고 있다. 외국자본도 들어오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데.

"이 문제를 그렇게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물론 자본력을 앞세운 상업적 대중 출판이란 비판이 제기되겠지만 대형출판사들이 손댈 수 없는 틈새에 작은 출판사들이 채워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오히려 생긴다고 본다. 지금 우리 출판계에서 볼 수 있는 몇몇 보석처럼 빛나는 작은 출판사들이 많이 생겨나서 이들이 다른 데 신경 안 쓰고 좋은 책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경영이나 제작, 영업 같은 분야에서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보려고 한다. 소위 소량다품종 체제를 만들어나가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서로 공존한다고 본다."

- 단행본 출판의 꽃이라는 인문서 시장이 죽어간다고들 아우성이다. 여기에 대한 대책은.

"난제다. 이 문제는 출판계 혼자의 노력으로는 풀기 어렵다. 한길사 김언호 대표가 말했듯 출판은 고속도로나 철강 산업 같이 국가기간산업이라는 마인드로 접근하여 국가와 사회가 함께 나서서 풀어야 한다. 꼭 나와야 할 책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방법적으로는 도서관 확충과 도서구입 예산 확보라고 본다. 물론 하루아침에 수백 개의 도서관을 지어야 한다는 식의 무모한 발상보다는 1년에 단 몇 군데개라도 도서관을 늘려나가고, 동시에 그 속에 들어갈 책을 구입할 수 있는 예산을 점차 늘려나가는 일을 지속적으로 펴나가야 한다. 그래서 국회의원들도 만나고 관련 공무원들도 만나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작정이다."

- 출판인회의의 중점사업은 무엇인가.

"서울 서교동에 회관을 마련했다. 여기에 오는 3월 SBI(서울북인스티튜트)를 열어 본격적인 출판인 교육을 시작할 것이다. 지금까지 출판아카데미를 운용, 신규 인력에 대한 입문 교육을 해왔는데, 여기서는 신규 인력은 물론 기존 출판 종사자들에 대한 재교육, CEO 과정 등을 개설해 명실상부한 출판인교육센터가 되도록 하여 인적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설 작정이다."

- 앞으로 출판인회의를 어떻게 이끌어 갈 작정인가.

"사실 출판의 꽃이라는 단행본 출판사들은 각각의 개성이 너무 강해 단합이 잘 안 된다고들 한다. 그러나 출판인회의는 단합이 잘된다고 자부한다. 애초 단체가 만들어질 때 어려운 문제를 함께 풀어보자는 공감대 속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정치적인 입장을 최대한 배제하고 책과 출판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순수한 노력을 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런 출판인회의의 이상과 목표가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함과 동시에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최대한 힘쓸 것이다."

- 마지막으로 출판인이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책의 가치와 이상을 높이 평가하려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요구된다. 출판 행위는 책을 통해 사회, 교육운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사회에 기여하는 것에서 기쁨을 느끼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런 출판정신과 철저한 프로근성으로 무장하고 새로운 변화에 따라갈 수 있는 열린 마인드로 책을 만들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그래야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


(오마이뉴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CEO책꽂이】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05/02/16]
 
박용성 회장은 전문가 못지 않은 필력으로 기고를 하고 강연을 한다. 그의 강연과 기고는 곧장 언론과 여론의 화제를 불러일으킨다. 올해 설날을 맞이해 밝힌 경기 회복을 위한 ‘선물 주고받기’는 모든 언론이 주목했고, 지난해 11월 말 “국가보안법 등 4대 입법 대신 기업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법으로 난리를 피우면 원이 없겠다”고 밝혀 정부에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해외 출장 중간 중간에 남긴 글을 모아 1990년대 중반에 자서전 ‘꿈을 가진 자만이 이룰 수 있다’(동아출판사)를 내기도 했다. 요즘에도 그는 언론에 간결한 논리를 바탕으로 한 글을 자주 남긴다. 그러나 본인이 모든 글을 다 쓰지 못한다고 솔직하게 밝힌다. “쓰려는 ‘사실과 내용’을 제시하면 예전에는 장남이 글을 고쳤고, 요즘에는 직원들이 매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책에 대해서 겸손해 하지만 박 회장은 스스로 편집장이라고 여긴다. 출판사 두산동아를 운영하고 있고 매달 편집회의를 소집해 백과사전 키워드를 만들어 나간다. 두산이 네이버 홈페이지에 공급하는 백과사전 키워드가 11만4000개일 때부터 박 회장이 참여했고, 올해 키워드는 17만 개를 넘어섰다. 그는 100만 키워드를 만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사진 애호가이기도 해 세계 5대륙에 걸쳐 찍은 사진을 개인 홈페이지(www.yspark.com)에 올려놓았다. 외국 박물관과 미술관 홈페이지를 방문해 수집한 수백 장의 그림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드러내 보인 것이다.

특정 분야에서 경지에 오른 사람을 만나 책과 인생 이야기를 듣는 것은 큰 기쁨이다.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어느 한 측면에서만 바라볼 수 없는 경영자이다. 박 회장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깊이 있는 활동을 펼치는 이가 또 있을까.

그는 나라 안팎의 공식 직함만 족히 60개가 넘는 마당발로 유명하다. 두산중공업 회장이면서 대한상공회의소와 국제상업회의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프로야구단 두산 베어스의 구단주인 그는 국제유도연맹회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다. 업계에서 인정하는 아마추어 사진가이기도 하다. 경제계와 체육계를 포함한 전방위에서 다양한 이력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는 국내 어느 CEO보다도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다. 정부나 정치권을 향해 할말은 하는 태도를 지녔기 때문이다. 사회의 어느 분야도 그에게는 성역으로 남지 않는다. 때로는 시사평론가처럼 통쾌하게, 때론 전문의처럼 세밀하게 우리 사회의 각 분야를 진단한다. 다소 보수적인 상의 회장이 그런 태도를 지녔기에 사람들은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더 깊은 카타르시스를 느끼는지도 모른다.

어느 새 체육계와 재계의 ‘미스터 쓴소리’로 자리한 박 회장을 만나러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있는 대한상공회의소 빌딩을 찾았다. 24층 회장 비서실에서 보는 서울의 풍경은 빛과 그림자가 동시에 펼쳐진 듯했다. 서울역을 드나드는 열차와 남산의 청명함에서는 한국호의 동력과 활기를, 그 뒤편의 퇴락한 가옥들에서는 정체감이 전해진다.

◆잡지 애독자=박 회장 방은 여느 회장실과 달라 놀라움을 선사했다. 개인과 법인 등 회원사만 4만5000개가 넘는 대한민국 재계의 당당한 축인 상의회장 집무실에 그럴 듯한 서가가 없었다. “나는 본질적으로 장서가가 아닙니다. 책을 선물받거나 사게 되면 탁자 위에 올려놓고 눈에 띄는 것들을 꺼내 봅니다.”

박 회장은 책을 본 뒤에 보관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한다. 어느 책이라도 읽게 되면 필요한 부분을 한번 살펴 보고, 회사 자료실에 보내거나 주변에 나눠 주는 편이다. 오히려 그는 책을 ‘학대하는 사람’이라고 겸연쩍어한다. “외환위기 당시 김정현의 ‘아버지’(문이당)을 읽은 이후 단행본을 제대로 독파하지 못했습니다. 단행본은 시간이 없어 잘 읽지를 못해요. 그래서 자주 보는 게 국내외 종합잡지와 업계 잡지들입니다. 요즘 잡지는 두께가 두꺼워 몇 부분으로 나눠 자가용과 화장실 등에서 틈틈이 읽어요. 책을 학대한다고 비난하더라도 별 수 없어요. 자리에 주저앉아 책을 볼 성격도 아니고, 그렇다고 책 읽을 시간을 별도로 내지도 못해요.”

듣기 좋게 자신을 포장이라도 할 수 있으련만 솔직하고 담백하다. 박 회장의 말이 아니더라도 마당발인 그가 시간을 내서 단행본을 읽기는 어려울 것 같다. “신문과 잡지의 제목만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잡독(雜讀)’과 ‘다독’을 즐기며 간혹 카탈로그 잡지를 보는 것도 독서로 여길 정도지요.”

그나마 자주 보는 게 월간지다. 신문사에서 발행하는 월간지를 통해서 시사 흐름을 놓치지 않고, 중공업 등 전문 잡지를 통해서 업계 소식을 챙긴다. 요즘에는 전자우편을 통해 들어오는 참고자료와 뉴스레터도 넘쳐난다. “각종 연구기관에서 보내주는 자료만도 일주일에 수십건은 족히 됩니다. 필요한 자료만 편집해서 개인 우편함에 저장하곤 합니다.”

그러나 박 회장의 겸손은 실은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자신을 낮춰 표현하는 것에 불과하다. “낡은 것은 멸해 가는데 새로운 것이 오지 않을 때 위기가 온다”고 말한 이탈리아의 사상가 안토니오 그람시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그는 변화를 인지하고 활용하는 데 적극적이다.

잡지만 볼 뿐 제대로 책을 보지 않는다고 하지만 주변에서는 박 회장을 지독한 독서가로 표현한다. 두산동아 최태경 사장은 “박 회장은 손에서 책을 내려놓는 날이 없고, 외국 출장을 가면 꼭 방문국의 서점에 들른다”고 전했다. 출장 중 시간이 없으면 공항 구내서점이라도 찾아 방문지의 문화를 살핀다는 설명이다. 파편화되고 분업화된 지식과 기술을 뛰어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정보와 지식을 얻고 있는 것이다.

거칠 것 없는 표현력을 지닌 그도 책에 관해 말할 때는 늘 겸손하다. “나는 책을 읽는 게 아니라 보는 편입니다. 때로는 그림만 보기도 합니다. OB맥주를 경영할 때는 주류 관련 책에 관심이 많았지만 지금은 건축 관련 책에 눈길이 갑니다.”

시간이 없는 박 회장이 책을 사기 위해 활용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주말에 나오는 종합일간지와 경제신문의 서평을 모두 모아 활용한다. 이들 자료를 바탕으로 교보문고에서 한 달에 50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책을 구입한다. 또 하나는 사내 홍보실과 전문가 그룹의 추천을 받아 도서를 구입하는 것이다.

◆여러 책을 동시에 읽는다=그에게 ‘요즘 읽는 책이 무엇이냐’고 질문하면 쉽게 추천하지 않는다. 오히려 “피터 드러커와 빌 게이츠 등의 명저를 추천해야 하는데 제대로 읽은 책이 없다”는 식의 대답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나 다양한 분야의 글을 언론에 투고하고, 각종 행사에서 촌철살인의 풍자와 비유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그가 책을 읽지 않을 리 없다.

박 회장은 특정 책을 정해 한 권을 독파하지는 않는다. 수십 권을 꺼내들고 필요할 때마다 각 책의 부분부분을 읽는다. “텔레비전을 시청할 때 이 프로그램과 저 프로그램을 넘나들며 시청하듯 책도 그렇게 볼 수 있지요. 그렇게 하면 필요한 부분이 훨씬 잘 들어옵니다.”

여러 드라마를 한꺼번에 보더라도 잔영이 짙게 남긴 장면은 있는 법이다. 2세 경영인으로 그는 현대그룹 형제들의 경영권 분쟁을 다룬 ‘나는 박수받을 줄 알았다’(세상의 창)를 의미 있게 읽었다. 2004년 5월 SBS 주최로 디지털 컨버전스의 실체와 추세를 진단했던 ‘서울디지털포럼’의 원고와 토론 내용을 보완해 엮은 ‘커버전스의 최전선’(미래 M&B)도 그의 손길을 자주 탄다.

그는 또 한국적인 책과 사진집을 즐겨 본다. 출간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살림)은 여전히 찾는 책이고, 지난해 나온 ‘한국을 버려라’(청림출판)도 재미있게 읽었다. 서울대 박물관에서 펴낸 ‘그들의 시선으로 본 근대’와 ‘조선의 왕릉’(가람), ‘답사여행의 길잡이’(돌베개)도 시간 날 때마다 펼쳐본다. 보수적인 곳에서 자유로운 생각을 끊임없이 피력하는 이 60대의 CEO는 느리지만 진득하게 성찰하게 만드는 책들에 관심을 두는가 보다.

인터뷰 말미에 “해외에서 단행본을 요약해 준다는 외국 회사의 광고를 본 적이 있다”며 “비슷한 업체가 국내에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관심을 표했다.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그에게 필요할 것 같아 국내에도 독서 요약 서비스 업체가 있다고 알려주자 이내 알아봐야겠다고 했다.


(세계일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V, 책을 말하다' 古典이 苦戰하는 시대  [05/02/15]
 

"인문학은 선택 아닌 필수"
서울대·도쿄대생 독서경향 분석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 ‘로마인이야기’ ‘해리포터’ ‘먼나라 이웃나라’ ‘퇴마록’ ‘영웅문’ ‘은하영웅전설’….

2004년 서울대 중앙도서관 인기 대출 도서 20위에 오른 책들이다. 이중 서울대 교수 20명이 1년 여의 논의를 거쳐 최근 발표한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에 포함된 책은 박경리씨의 대하소설 ‘토지’가 유일하다.

이처럼 대학생들이 날로 고전 읽기에서 멀어지고 있는 까닭은 무엇인가. 과연 21세기 정보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문학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KBS1 ‘TV, 책을 말하다’(목 밤 10시)가 17일과 24일 서울대와 일본 도쿄대 학생들의 독서 경향을 통해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 여전히 ‘교양’이 인간에게 필요한 까닭을 짚어보는 2회 연속 특집을 마련한다.

1편 ‘서울대생, 어떤 책을 읽는가’는 정진홍 서울대 명예교수와 조홍식 법대 교수, 재학생 4명이 참여한 토론으로 꾸며진다. 서울대 중앙도서관 로비에서 열린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도서관 인기 대출 도서와 권장도서 100선에 간극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울러 서울대생 전용 포털 커뮤니티 ‘SNULife’가 재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후배에게 권하는 책 베스트 20’도 소개한다. 재학생들의 권장도서 리스트에는 ‘태백산맥’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경제 이야기’ ‘전태일평전’ 등이 꼽혔다.

2편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에서는 일본 최고의 지성으로 꼽히는 다치바나 다카시로부터 도쿄대생들의 교양 수준, 교양교육의 필요성 등에 대해 들어본다.

2001년 도쿄대 교육 현실과 지적 수준을 ‘망국의 지름길’이라 혹평한 책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를 내 일본 지식인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던졌던 그는 교양이 21세기 선택이 아닌 필수이자 생존 전략임을 역설한다.

(2월 17일 KBS1)=한국일보발췌 
---
아시아 출판문화 한눈에  [05/02/15]

제 13회 타이페이 국제도서전이 15일 타이페이 국제무역센터에서 개막됐다.

세계 4대 국제도서전 규모인 이번 행사는 50여개국이 2,099개의 전시관을 마련, 아시아는 물론 세계 각국의 출판산업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국제 문화행사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영교출판, 아이세움, 예림당 등 아동도서 전문 출판사를 중심으로 14개사가 전시에 참가했다.

매년 한 나라씩 초청해 그 나라의 문화와 출판산업의 현황을 보여주는 주제국(theme contury)에 올해는 한국이 초청됐다.

‘한국을 읽자, 한국을 느끼자(Reading Korea, Feeling Korea)’를 슬로건을 내 건 한국관에는 우리 출판역사를 알리기 위해 무구정광대다라니경, 고려대장경, 훈민정음 등을 시대별로 전시하고, 한용운, 김소월, 윤동주, 이상 등 국내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중국어로 번역, 소개했다.

또 이문열씨의 ‘사람의 아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중국어로 번역돼 문학작품으로는 처음 대만에서 출간됐다. 이문열 작가 사인회에는 한국문화에 관심이 높은 일반인들이 몰려 대중가요, 드라마에 이어 한국 문학으로 한류의 깊이를 더해갔다.

이 밖에 2004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상’을 수상한 윤미숙씨가 초청돼 국내 창작동화의 동향에 대해 대만 출판사들의 관심이 이어졌으며, 한국 만화가 다양하게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한국에서 18년간 지낸 하오밍이 조직위원장은 “대만에서는 정치적, 경제적으로 비슷한 처지에 있는 한국에 대해 동질감을 느끼고 있다”며 “특히 온라인 서점, 전자책 등 한국의 디지털 출판산업을 알리고 싶어 한국을 주제국으로 초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문열씨는 작품성은 물론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세계적인 작가가 대만에서도 탄생하기를 기대한다”며 “표면적인 한류열풍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양국의 보다 활발한 교류를 위해 한국 문화와 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정일 대한출판문화협회장은 “타이페이국제도서전을 통해 우리문화 상품과 저작권의 중국어권 진출이 활기를 띄고 있다”며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다양한 문화적 교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경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문화칼럼]독서, 두마리 토끼 잡기

책읽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교육 당국은 중등과정의 독서교육을 대폭 강화해 5년 후부터는 대학입시에 독서활동을 반영한다는 계획을 짜고 있다. 언론매체들도 열심히 독서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독서가 이처럼 사회적 화두가 된 것은 성장세대가 점점 책과 멀어지는 데 대한 불안감, 그리고 독서 빈곤이 위험사회를 초래한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런 우려는 충분히 근거 있고 타당하다.

문제는 위기 타개의 방법이다. 교육 당국은 독서교육을 강화하겠다지만 공교육장에서 독서교육이 무너진 것은 학생들의 책 읽을 권리, 시간, 동기를 교육 자체가 박탈했기 때문이다. 상당수 아이들이 게임 중독에 빠져 심각한 ‘폐인 신드롬’을 보이는 동안 정보기술 산업의 어두운 그늘에 대해서는 어떤 대책도 세우지 못한 것이 우리 사회다. 국민이 책 읽을 수 있는 공공 인프라와 콘텐츠 제공에 한없이 인색했던 것이 우리 역대 정부다. 어린이, 청소년, 성인의 독서활동을 지원할 변변한 법규 하나 없는 것이 우리나라다. ‘책맹(冊盲)’ 사회의 위기를 타개하자면 이런 조건들을 바꾸는 일이 시급하다.

당국의 독서교육 강화안은 위험 요소들을 안고 있다. 독서능력인증제, 독서력시험제, 독서활동기록제 등이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인데, 이런 방법들은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 책읽기가 또 하나의 시험과목으로 강요되면 독서교육조차 사교육 시장으로 넘어갈 것이 뻔하고, 아이들에게 책은 증오와 기피의 대상, 심할 경우 평생 원수가 될 수 있다. 자발성이 발휘되고 호기심 자극에 의한 발견의 즐거움이 경험될 때에만 교육은 성공한다. 독서교육은 더더구나 그러하다.

독서를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경쟁력, 실용성 같은 것에만 연결시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왜곡된 실용주의는 책읽기의 경우에도 점수, 입시, 성공 같은 ‘실리’를 계산한다. 실리도 물론 동기 부여의 한 요소다. 책을 읽어 성공하고 부자가 된다면 나쁠 것 없다. 경쟁력도 필요하다.

그러나 책읽기의 가장 중요한 실리는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경쟁력, 곧 인격과 가치의 형성이라는 소득이다. 사회, 기업, 조직은 인격체이기 어려운 반면 개인은 인격체이고자 하며, 이 인격존재는 그의 삶을 안내하고 지탱할 기본 가치와 원칙들을 필요로 한다. 이런 원칙들을 부단히 만나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 책읽기의 즐거움이다. 인격존재를 지향하는 개인과 비인격적 사회조직 사이에는 가치 충돌이 자주 발생한다. 이런 경우의 위기관리 능력도 근본적으로 인격에서 나온다. 물론 돈을 벌어야 살지만 그렇다고 “돈 되는 일, 성공에 필요한 일이면 모두 오케이”라는 지침만으로 행동원칙을 삼는 일은 아주 파괴적이다. 성적과 상장을 돈으로 거래하는 사태는 몰가치적 돈 지상주의가 어떻게 사회를 망가뜨리는지 잘 보여 준다.

해도 될 일과 안 될 일을 분별하는 자율능력의 발휘체가 인격이다. 몽테뉴가 시민의 ‘자기 법정’이라 부른 것도 그런 자율인격체다. 독서사회를 향한 우리의 집단적 노력이 이 인격존재의 대목을 망각하면 독서행위는 결국 자기 목표를 배반한다. 해법은 무엇인가. 경쟁력도 키우고 인격존재도 길러내는 일은 ‘두 마리 토끼 잡기’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지금 우리는 실용과 즐거움을 결합하는 방법적 지혜를 모을 때다.

(도정일 경희대 교수·영문학·‘책읽는사회국민운동’ 대표)=동아일보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카툰키즈 “우린 공부도 만화로 해요”  [05/02/14]
 

5급 한자자격증시험을 준비하는 이민흠 군(9·경기 성남시 분당구 미금초등학교)은 부모를 졸라 한자학원에 다닐 정도로 한자를 좋아한다. 학습만화책 ‘마법천자문’에 푹 빠진 탓이다. 매주 3000원인 용돈을 아껴서 1∼7권을 모두 샀고 요즘엔 바둑을 배우러 기원에 갈 때마다 1층 서점에 들러 8권이 나왔는지 확인한다.

아울북이 2003년 11월 출시한 ‘마법천자문’ 1권은 지난해 말까지 7권을 내놓으며 200만 권 이상이 팔렸다. 아이세움의 과학상식 학습만화 ‘∼에서 살아남기’ 시리즈도 첫판을 내놓은 지 3여 년 만에 300만 권이 팔렸다.

만화에다 지식을 결합한 학습만화. 웬만한 초등학생이면 누구나 서너 권씩 갖고 있을 만큼 인기가 높다. 아이들이 공부에 재미를 붙이는 것 같아 학습만화를 사주면서도 한편으론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 학습만화 열풍… 교과서도 만화로

학습만화 열풍은 덕성여대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 이후 불기 시작해 2000년 말 가나출판사가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신화’를 내놓으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대형서점 아동 코너에는 학습만화가 절반을 넘고 있다.

최근엔 줄거리를 만화로 옮기는 형식에서 벗어나 교육과 오락을 가미한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개념이 본격 도입되고 있다.

아울북 김진철 상무는 “과거의 아동용 한자만화책은 만화로 한자를 설명하는 수준이었다”며 “반면 마법천자문은 손오공의 이야기에다 마법이라는 장치를 결합해 아이들이 놀면서 한자를 배울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에서 살아남기’도 주인공인 어린 소년이 동굴 사막 지진 등의 자연환경에서 살아 남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풀어가면서 과학지식을 곁들였다.

지난해에는 언어 역사 과학뿐 아니라 ‘만화로 배우는 교과서’에 이르기까지 6000여 종의 신간 학습만화가 쏟아졌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박성식 과장은 “2001년부터 학습만화 시장이 커지면서 연 10% 안팎의 성장세를 보였다”며 지난해 시장 규모는 7500억 원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40% 정도가 학습만화”라고 말했다.

○ 만화 읽으면 공간지각 능력 높아져

‘좋아해야 잘할 수 있다’는 말처럼 학습문화의 장점은 신세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부 이순정 씨(32·경기 고양시 화정동)는 아들 윤호 군(9)을 위해 과학 역사 분야의 학습만화를 동네 도서관에서 자주 빌려 온다. 만화과학책을 본 뒤 “우유는 왜 흰색이죠”라고 묻는 등 주위 사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만화책에 있는 뉴턴의 위인전을 사달라고 한 적도 있다.

서울 당산초등학교 5학년 배성호 교사는 “사회에서 ‘세종대왕의 한글창제’가 나오면 ‘만화, 살아 있는 한국사 교과서’의 관련 부분을 복사해 아이들에게 나눠 주고 만화에서처럼 한글 창제를 둘러싼 찬반 토론을 시킨다”고 말했다.

만화의 학습효과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고려대 김성일 교수(교육학)는 “만화를 읽으면 생각이 단순해지고 상상력이 떨어진다는 일반의 오해와 달리 장면을 상상하게 돼 공간지각 능력이 높아진다”며 “30년 전과 비교하면 교과서도 만화에 가깝게 진화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만화학습지는 한두 명의 전문가가 만들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에서 살아남기’ 시리즈에서도 CD에 고기를 구워 먹는 장면이 나왔는데 “고기가 구워지기 전에 CD가 녹는다”는 독자의 지적을 받고 수정했다.

서울 방배초등학교 최정옥 교사는 “만화를 많이 본 학생들은 글자가 많은 책은 싫어한다”며 “학습만화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만화로만 공부하려 들기 때문에 부교재로 쓰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4학년 딸을 둔 김미정 씨(40·서울 양천구 목동)는 “마법천자문 1권엔 새로운 한자가 20개 정도여서 한자를 배우는 데는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 “초등 4학년까지 효과” vs “어휘력 떨어진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크게 엇갈린다.

연세대 최유찬 교수(국문학)는 “만화는 영상세대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학습도구의 하나”라며 “일단 만화로 재미를 느끼면 원작소설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말했다.

그러나 한국독서교육개발원 남미영 원장은 “만화가 책에 익숙해지게 하는 효과는 있지만 계속 만화책만 찾는 아이도 적지 않다”며 “만화 때문에 어휘와 상상력이 부족해져 책을 읽으면 재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일반 책의 어휘는 평균 3000여 개이지만 같은 내용의 만화는 100여 개에 불과해 어휘와 사고가 편협해질 수 있다는 것.

또 소설책에선 ‘슬프다’, ‘안타깝다’, ‘애틋하다’ 등 다양한 표현이 만화에서는 단 한 단어로 사용되며 대부분 구어체다.

남 원장은 “어휘능력이 완성되는 6∼12세에 읽고 쓰는 능력을 최대한 키워야 한다”며 “자신이 알고 있는 어휘만큼 생각하고 느낀다”고 말했다.

서울교대 양태식 교수(국어교육)는 “학습만화는 4세에서 초등 3, 4학년까지는 효과가 있다”며 “이후에도 독서의 대부분을 만화책으로 하려한다면 비디오 인터넷 등으로 관심을 돌려 교육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습만화 시장 3000억 원대▼

학습과 만화를 결합한 학습만화가 ‘나홀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출판시장의 규모는 1조6000억원대. 만화 시장은 7500억 원 정도이고 이 가운데 학습만화는 3000억 원에 이른다.


(동아일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