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운동] 예술가가 죽으면 얼마나 받을까?

조각가 故 구본주 소송(삼성화재) 해결을 위한 예술인 대책위원회에서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지지난해 교통사고로 37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한
조각가 구본주에 대한 배상 지급 문제를 놓고
삼성화재가 원심에 불복하여 유가족에게 소송을 건 사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삼성화재는 조금이라도 돈을 덜 주기 위해,
사고를 조작으로 몰고,
구본주의 수입을 상정하기 어렵다며
‘도시일용노임’으로 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책위는 이 문제를 보험료 몇 푼의 문제가 아닌
예술가의 사회적 지위에 관한 문제로 보고
문화와 예술을 대하는 삼성의 이중성을 규탄하고 있습니다.

음악가, 조각가, 화가, 작가....
고정 수입이 없는 예술가들의 삶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다면 얼마나 될까요?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그 얼마 되지 않는 돈 몇 푼이 지금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예술가들의 사회적 가치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면 아래 사이트에 가서 보세요..
http://cafe.naver.com/gubonjuartright.cafe
서명운동 중이니, 그 뜻에 동의하시면 서명도 해 주시고요..

[펌] 예술의 가치를 백안시하는 삼성화재의 추악함을 규탄한다
- 조각가 故 구본주 소송건을 대하는 우리의 입장

여기, 한 조각가가 있다. 대학시절부터 그 실력을 인정받으며 불꽃같은 예술혼을 불태우다 불의의 사고로 마지막 작업 제목처럼 별이 되어버린 사람, 우리는 그를 구본주라 부른다.

그리고 여기, 한 보험회사가 있다. 업계 수위를 달리는 이 회사, 신용도 1위를 자랑하며  ‘신교통문화 사업’과 ‘장애인 지원 사업’ 등 각종 사회공헌 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다는 이 회사의 이름은 삼성화재다.

문화와 예술을 아끼고 사랑한다는 자랑스런 삼성가의 구성원, 그 삼성화재가 ‘푼돈’을 아끼기 위해 한 예술가의 활동을 무(無)로 돌리려 하고 있다. 구본주의 가족은 현재 교통사고 배상처리문제로 삼성화재와 소송중이다. 원고일부승소판결을 낸 1심에 불복한 삼성화재측이 항소 의사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는 지점은 세 가지, 교통사고사의 과실 범위, 작가의 가동연한(정년), 그리고 수입산정 문제다. 우선, 삼성화재는 걸어가던 한 개인의 교통사고사 과실 범위를 아무런 증거 없이 70% 이상 조작 주장하여 이미 떠난 이와 유가족들을 다시 한번 욕되게 하는 파렴치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또, 삼성화재는 구본주의 가동연한이 60세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유로 드는 것이 가관이다. 구본주가 주로 활동한 작품들이 ‘상당한 제작기간이 소유’되고 ‘대단한 육체적 노동의 작업’을 필요로 하는 ‘대형상징물’이라는 것이다. 즉, ‘육체적 노동을 주된 업무로 하는 직종’이기 때문에 가동연한, 다시 말해 정년을 60세까지로 봐야한다는 논리이다.

그것만으로도 모자라 삼성화재는 구본주의 조각가로서의 경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편다. 작가의 소득을 입증할 만한 자료가 없기 때문에 대학시간강사를 시작한 이후로 경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고, 예술활동에 대한 수입은 입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간강사 수입이 도시일용노임에도 미치지 못하고 실질소득도 입증할 수 없기 때문에 구본주의 수입을 ‘도시일용노임’으로 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이 사건이 단지 돈 몇 푼이 더 주어지고 덜 주어지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는 예술가, 아니 예술의 사회적 위상과 관련된 문제이다. 우리는 삼성화재가 예술가의 창조성과 상상력을 기계부속처럼 취급하는데 깊은 비애를 느낀다. 예술은 삼성화재가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기계적인 과정이 아니다. ‘대단한 육체노동’이라고? 구본주의 작품은 대형작업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실제 그의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들은 대부분 실내에 전시되었으며 찰흙으로 빚어 만든 소형 조형물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여러 조각가들이 60대 이후, 아니 70대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경우를 우리는 흔히 목도하고 있다. 또, 작가의 작품경향은 나이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실제로 세계적인 거장들의 걸작들 역시 7, 80대 이후 만년에 나온 사례들이 많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삼성화재가 들고 있는 근거는 스스로 예술에 대한 무지의 소치를 까발리고 있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이것이 단지, 무지에서 비롯된 것만이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다. 삼성화재는 ‘보상금 몇 푼이 아까워’ 이 같은 게임을 벌리는 것이 아니다. 이후 유사 사례들에 대해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다시 말해 환금성이 증명되지 않는 예술의 가치를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자본의 추악한 논리가 게임의 법칙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사고 당시 37살 젊은 나이였던 구본주의 작가로서 역량은 메이저급 미술관의 초대기획을 통한 3번의 개인전(1995, 1999, 2002)과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한 20여곳 이상의 작품 소장처들을 통해 이미 충분히 검증된 바 있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이를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다. 구본주는 대학 2학년부터 전국대학미전에서 동상을 수상(1987)하는 등 두각을 보여 왔으며 MBC 한국구상조각대전 대상(1993), 모란미술작가상(1995), 한국민족문화예술인 100인 선정(1997), KBS 문화사랑 ‘발굴 이 사람’ 선정(1999),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미술작가 500인 선정(2000), 제1회 SAC 2002 젊은작가 선정(2002) 등 다수의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다. 구본주는 한국청년조각전(1993), 동학100주년 기념전(1994), 광주비엔날레 특별전(1995), 한국조각가 100인 초대전(1996), 21세기 주역전(1997), 2000PICAF국제바다미술제 초대(2000), KERALA international Workshop of Sculpture(India)(2001), 21세기와 아시아 민중전(2002) 등에 작품을 출품하는 등 왕성한 창작활동과 풍부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수상경력과 전시회만 나열해 봐도 그가 얼마나 열정적인 예술활동을 해 왔는지 너무도 쉽게 드러나는 것이다.

여기서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예술가는 누구인가. 예술가, 예술이 사회적으로 갖는 소용은 무엇인가. 그것은 과연 삼성화재가 주장하는 바대로 수입을 증명할 자료가 없으면 도시일용노임으로 규정되어야 할 성질의 것인가. 예술은 그 가치를 돈으로 즉시 환산하지 못하면 존재할 가치가 상실되어 버리는 것인가.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 전체가 예술을 어떻게 대우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내 보여주는 사례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이 예술과 예술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전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예술은, 예술가들은 우리 사회의 커다란 자산이다. 직접 드러나진 않지만 사회적 근간을 이루는 예술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의 미래는 잿빛 우울만이 남을 뿐이다.

삼성화재는 고인의 예술가로서의 열정과 창작력, 사회에의 기여 등을 무시하고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음으로 고인과 유족뿐 아니라 예술가 전체에 대한 모독을 저질렀다. 삼성화재는 즉각 유가족들에게 사과하고 항소를 포기하라. 그것만이 故 구본주 작가를 더 이상 욕되게 하지 않는 일이며, 삼성화재 자신의 명예도 지킬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만약, 이후에도 예술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자본의 논리가 집요하게 계속된다면 우리는 구본주를, 그의 작품을, 그의 예술혼을 사랑하는 예술인의 이름으로 삼성화재와 싸울 수밖에 없음을 강력히 천명하는 바이다. 우리는 당신들과 같은 화폐권력이나 정치권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당신들의 이중성, 그 추악한 가면을 벗겨버릴 만큼의 열정만큼은 충분히 가지고 있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당신들의 권력과 싸울 것이다.

2005년 7월 4일
(가)조각가 故 구본주 소송(삼성화재) 해결을 위한 예술인 대책위원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히피드림~ 2005-07-04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퍼갈게요. 저 카페 가봐야 겠네요. ^^

찬타 2005-07-05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많이 알려 주세요..
 

‘반디앤루니스’ 종로타워점 여는 김천식 대표  [05/02/17]
 
[책과 사람] ‘반디앤루니스’ 종로타워점 여는 김천식 대표

“반디앤루니스 종로타워점 개점을 계기로 ‘서점 1번지’의 명성을 되찾겠습니다.”

㈜서울문고 김천식(67) 대표가 대형서점 종로 3국시대의 부활을 선언했다. 지난 14일 예전 화신백화점 자리인 삼성 종로타워 지하 1,2층에 오는 4월9일 개점을 목표로 매장규모 1300평의 공사에 들어간 것. 기존 교보문고와 영풍문고에 비해서는 규모가 작지만 종로의 명소로 가꾸겠다는 포부다.

“젊었을 때 종로서적을 일구신 장하구 선생님을 존경했는데,2002년 종로서적이 문을 닫아 가슴이 아팠습니다. 이번에 신문화의 상징인 화신백화점 자리에 서울문고를 열기로 한 것도 종로서적의 정신을 되살리려는 취지입니다.”

김 사장은 경기침체 장기화로 책이 잘 팔리지 않는 시대에 강남도 아닌 강북에 대형서점을 여는 것은 모험이 아니냐는 질문에 “밤이 깊으면 새벽이 멀지 않음을 알 수 있다”면서 “곧 경기가 회복돼 책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건물 계약을 해준 삼성측도 기존 의류쇼핑몰 사업보다는 기업 이미지에 좋은 서점 유치를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서점 앞 만남의 광장을 더욱 아름답게 조성해 책을 찾는 시민들이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하며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서울문고가 들어서는 곳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밀레니엄 플라자’라는 이름의 의류쇼핑몰이 있던 자리. 예정대로 서울문고가 4월초에 문을 열면 종각역 지하통로를 통해 영풍문고와 바로 연결돼 있어 두 대형서점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과열 경쟁이 일 것이라는 일부의 지적에 일본 서점가 부흥의 예를 들면서 “기존 2강 구도에 서울문고가 가세하면 안정적인 3각구도를 유지해 출판시장의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 위축된 출판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 사장은 이어 “옛 종로서적은 종교관련 책들이 많아 기독인들이 즐겨 찾았던 곳”이라며 “종로서적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기독교 서적 코너를 충분히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서점 앞에 가로 20m,세로 5m 대형 서고를 제작해 해방 이후 베스트셀러를 전시함으로써 한국근현대 출판문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뜻있는 장서가들의 기증운동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부산 동래고와 서울대 상대를 나와 1976년에 현대에 입사,이명박 서울시장과 함께 당시의 중동신화를 창조했던 인물. 1992년 현댄 건설을 퇴직한 뒤 지금까지 서울문고 경영에 전념하고 있다.

김 사장은 “반디앤루니스는 ‘반딧불이’를 영어로 옮긴 ‘반디’와 달빛을 의미하는 라틴어 ‘루니’의 합성어이면서 ‘형설지공’의 뜻을 가진 이름”이라며 “반딧불과 눈빛 아래서도 책을 읽던 선조들의 정신을 소중하게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대만 도서전 한류열풍…영화·드라마 원작 인기  [05/02/17]
 
2005타이베이 국제도서전에도 한류열풍이 불고 있다. 도서전이 열리는 타이베이 국제무역센터 곳곳에 ‘대장금’ 이영애의 얼굴이 담긴 10여종의 포스터가 걸렸고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공동경비구역 JSA’를 상영한 1관 주제광장에는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도서전을 찾은 주부 리슈이(41)는 “‘상도’와 ‘허준’을 가장 재미있게 봤고 최근에는 ‘대장금’을 즐겨 보고 있다”면서 “원효대사를 무척 존경하는데 불교나 그와 관련된 드라마는 없냐”고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소설 ‘대장금’(전3권)을 번역 출간한 대만 마이티엔출판사 황리찐 매니저는 “지난주 홍콩에서 기존에 수출한 5,000세트 외에 추가로 3,000세트 더 주문이 들어왔다”면서 “아시아권에서 대장금을 비롯한 한국 드라마의 원작소설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특히 ‘대장금’의 영향으로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도 한국음식 관련 책은 점점 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소설 ‘대장금’은 대만에서 현재까지 25만권 가까이 판매됐는데 대만 인구가 한국의 3분의 1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이 출판사는 한국 궁중요리를 소개한 ‘대장금 궁중보양음식’,최인호의 ‘상도’(전2권) ‘상사별곡’ ‘천하제일상’ 등 10여권을 번역 출간했고 오는 10월 드라마 ‘영웅시대’의 원작소설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 밖에 대만 중견 출판사 INK에서 ‘만화 대장금’(은행나무아이들),창작동화 ‘고양이 학교’(문학동네아이들)가,타이찌엔출판사에서 신일숙의 ‘아라비안나이트’(달궁) 등이 출간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두산동아의 경우 이원복 교수의 ‘신의 나라,인간의 나라’ 등 아동교육만화 20여종이 대만에서 이미 출간돼 아동서적 베스트셀러 10권 중 3권을 순위에 올리기도 했다.

도서전에 참가한 한국 출판관계자는 “도서전에 맞춰 ‘사람의 아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 이문열의 작품 2권이 대만에서 출간됐는데 현지 언론과 독자들의 관심이 무척 뜨겁다”고 소개하고 “특히 ‘소설 만화 요리책 등 종류는 관계없으니 한국 드라마나 영화와 관련된 책이 있으면 모두 소개해 달라’는 문의가 쇄도해 한류열풍을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2005타이베이 국제도서전은 20일까지 계속된다.


(스포츠투데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연금술사', '다빈치코드' 2004년 베스트셀러 1-2위  [05/02/15]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가 2004년 출판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소설열풍의 주역이었던 '연금술사'는 한국서점조합연합회와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집계한 2004년 전국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2위인 다빈치코드(댄 브라운 저)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이 두 소설은 한국 출판계를 강타, 단시간 내에 베스트셀러 1, 2위 자리를 주고받으며 오랜기간 독주해왔다.

3위는 스펜서 존슨의 '선물(The Present), 4위는 사이쇼 히로시의 '아침형 인간', 5위는 이미나 '그남자 그여자', 6위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의 순이다.

20위권 내에 소설은 6종을 차지해 소설 강세를 이어갔으며, '아침형 인간'을 비롯 '설득의 심리학'(7위), '10년 후 한국'(10위), '나를 변화시키는 좋은 습관'(12위),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16위), '메모의 기술'(19위), '벼랑 끝에 나를 세워라'(20위) 등과 같은 경제경영 분야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 베스트셀러 집계는 교보문고, 영풍문고, 영광도서, 씨티문고, G.S BOOKS, 교민문고, 대동문고, 반디엔루니스, 문우당, 삼복서점, 남포문고, 충장서림, 대훈서적, 계룡문고, 동보서적, 정글북 등의 서점판매량을 종합한 것이다.


(데이타뉴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장을 펼치며] 눈높이 맞춘 책선택  [2005. 2. 17]

독서 습관의 첫걸음

잠을 편하게 잔다는 것은 쾌식이나 쾌변 못지 않게 우리생활에서 중요한 것입니다. 암울했던 시절에는 공안기관들이 사상범들에게 잠안재우기 고문을 하곤 했습니다. 수면이 부족하면 정신이 혼미해지고 결국에는 심문자들이 원하는 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독자 여러분은 쉬이 잠이 오지 않을 때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시는지요. 하나에서부터 백까지 숫자를 세시는 분도 계실테고 별 하나, 별 둘, 별 셋 하는 식으로 별을 헤아리는 분도 적지 않으실 겁니다. 팔굽혀펴기를 100개 가량 하면 금세 곯아떨어진다는 비법을 가진 분도 있을 만합니다.

잠이 잘 오게 하는 확실한 또 다른 방법이 있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어려운 책을 읽는 것은 어떻습니까. 저희같은 보통사람들에게는 분량이 수백쪽이 되는 철학서 또는 비평서 등이면 그 효과가 만점입니다. '○○철학 사조에 관한 제고찰'이라거나 '△△주의 비판-포스트모더니즘 작품을 중심으로' 등등 제목까지 난해한 책들은 수면제 이상의 약효를 발휘합니다.

며칠전 저희 신문에 재미있는 기사가 하나 실렸습니다. 저희 신문 취재팀이 연초에 몇몇 사람을 선정해 '작심 3일 타파 프로그램'을 실시한 뒤 설 무렵 얼마나 새해 결심을 지키고 있는지를 점검해 본 것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40대 중반의 한 주부는 '한달에 책 세권 읽기'를 목표로 세웠습니다. 안타깝게도 한달여동안 이 분은 한권 반을 읽는데 그쳤습니다. 계획에 차질이 생긴 이유는 아주 바빠서 시간을 내지 못했거나 게을렀기 때문일거라고 지레짐작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절반의 성공밖에 거두지 못한 이유는 너무 어려운 책을 골랐기 때문이었답니다. 이 분이 처음 선택했던 책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뇌'라는 작품이었습니다. 절반쯤 읽다가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포기를 한 뒤 좀 더 읽기에 편한 책을 손에 잡았는데 이번에는 거뜬히 완독을 했다고 합니다.

지난 번 설 연휴동안 귀성차량 속에서 짬을 내 책을 읽으신 분들은 잘 아실겁니다. 책 읽기에 숙달된 상태가 아니라면 난해한 책과 씨름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말입니다.

누군가가 우스갯소리로 '화장실용 책'이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꼿꼿하게 앉아서 온 정신을 집중해도 이해가 쉽지 않은 책들은 화장실에서 읽기에는 부담스럽다는 뜻일 겁니다. 그건 출퇴근 지하철에서 스포츠신문이 선호되는 이유와 마찬가지입니다. 하긴 제가 아는 어느 분은 백과사전을 들고 화장실에 가는 바람에 주위 사람들이 아연실색한 적이 있긴 합니다만.

물론 모든 사람들이 편한 책만을 읽는다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각자의 수준이 있는 것이고 준비된 사람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책이 필요합니다.

위에서 사례로 든 베르베르의 책도 우리나라에 마니아들이 있을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왕 손에 책을 잡은 바에는 한권을 끝까지 읽어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그러자면 자신에게 맞는 수준의 책을 고르는 지혜도 필요할 겁니다. 가물에 콩나듯 큰 맘먹고 한번 읽으려고 한 책의 수준이 너무 높아 포기할 수밖에 없다면 조금 겸연쩍지 않습니까.

(국제신문 염창현기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