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기획·교육프로그램 개발…출판사들 사업다각화 시도에 박수  [04/12/17]
 
[박종현기자의 출판 25시]전시회 기획·교육프로그램 개발…출판사들 사업다각화 시도에 박수

문화산업의 주체적 공급자로 자리잡길

불황 탈출을 위한 방안일까, 아니면 지식산업계의 적극적인 현장 참여일까. 인접 영역과 연계시킨 사업다각화로 시장을 개척해가는 출판사들이 하나둘 생기고 있다. 경제경영 출판사로 알려진 더난출판을 비롯해 인디북, 다빈치, 한길사 등이 출판 인근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독자들에게 또 다른 선물을 하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역사박물관에서 열려 내년 3월 말까지 이어지는 ‘톨스토이전, 살아 있는 톨스토이를 만나다’라는 주제의 전시회는 여러 단체가 주최자로 참여하고 있지만, 실은 한 중견 출판사가 2년 넘게 준비해 마련한 자리다. 지난해 ‘톨스토이 단편선’을 내놓은 도서출판 인디북이 대문호 톨스토이를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계획으로 선보인 것이다.

전시회를 진두지휘한 손상목 인디북 대표는 출판계의 적극적인 문화산업 참여를 역설한다. “출판이 문화산업의 핵심이고 지식산업의 총체라는 말은 많이 해왔지만, 출판계가 내부의 역량과 가치를 외부로 확장해 제공한 경우는 많지 않았다.” 소설과 희곡 등 작품성과 대중성이 있는 글을 보고 영화와 방송이 수요자로 등장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출판계가 주체적인 공급자로 나선 경우는 없었다는 이야기다. 공공기관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사업에 중견 출판사가 뛰어들자 각계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지난 16일 전시회를 보고 간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반전과 반핵 등이 요구되는 시대상황에서 톨스토이의 사랑의 정신은 책과 전시회를 통해 더 자연스럽게 전해질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2월 초에 ‘돈의 IQ’ ‘돈의 EQ’ 프로그램을 선보인 더난출판은 책을 통한 교육을 강조한다. 신경렬 더난출판 대표는 “불황일수록 경제경영에 대한 관심은 늘어나지만, 교육과 책을 연계한 프로그램은 없었다”며 “책과 교육의 통합은 독자에게 양질의 정보를 보다 싶게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독자들도 출판사의 기획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 출판사가 초대해 이뤄진 세계적 머니 프로그램 운영자 혼다 겐의 4번에 걸친 강연회에는 3800명이 넘는 독자가 참석했다. 또 출판사가 교육 프로그램 개설을 위해 사이트(www.moneyq.co.kr)를 열자 1만명이 넘는 독자가 회원으로 참여했다.

두 출판사만이 아니다. 예술전문 출판사 다빈치의 김장호 대표는 지난 5월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에스파스 다빈치’라는 화랑을 열었다. ‘이중섭 그대에게 가는 길’ 등 미술 서적을 내면서 확산시킨 예술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포부에서다. 한길사도 경기 파주 헤이리에 ‘북하우스’를 열고 인문서에 목마른 독자들에게 좋은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전문 영역에서 나름의 지식정보를 쌓은 출판사들이 그 정보를 현장에 접목시키는 새로운 활동은 사실 낯설다. 더구나 단행본 출판사들은 그 동안 인문·경제 부문의 간행에 주력해왔을 뿐 다른 영역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그러한 구분이 허물어지는 지금 출판계와 독자들은 선도자들의 새로운 시도에 우려보다는 기대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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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에게 우리 그림책을” [04/12/12]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 '우리그림책展'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사직동에 있는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 한쪽에 300여권의 그림책이 전시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오는 19일까지 ‘우리 아이에게 우리 책을’이란 주제로 열리는 전시회는 1980년대 초 우리 그림책이 처음 만들어진 시기부터 90년대 후반 붐을 타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 그림책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동화작가와 도서관·출판사 관계자들이 지난 6월 모임을 결성한 ‘우리책 사랑모임’(cafe.daum.net/booksforchildren)의 첫 결과물이 바로 이 전시회다.

이제 그림책이라면 아이뿐 아니라 어른이 읽기에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질적인 면에서 눈부시게 성장하고 출판계에서도 그림책 시장이 어느 정도 형성된 지금, 왜 ‘우리 그림책’이 화두일까.

모임의 발기인인 동화작가 채인선(42)씨는 그림책이 아이들의 정체성을 확인해주는 매개물임을 강조한다. “4년 전 우연히 뉴질랜드 서점에 들렀는데, 외국 그림책과 자기네 그림책이 따로 전시돼 있었어요. 왜 그렇게 진열했느냐고 안내원에게 물으니까 아이들에게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해서라고 말하더군요. 폐쇄적인 것과는 개념이 달랐어요. 정체성을 가져야 자기 문화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고, 그런 뒤에야 더욱 열린 마음으로 밖의 것을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요.”

특히 아이들의 첫 책이 그림책이란 점을 감안하면 ‘우리 그림책’의 발자취는 더욱 중요해진다. 역사와 사회, 문화 등 우리 모습을 처음 만나는 곳이 바로 우리 그림책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10명 안팎의 회원들이 모여 부랴부랴 전시회를 준비했다.

1981년 출간되기 시작한 ‘그림나라 100’(동아출판공사)은 우리 그림책의 출발점이다. 빨간 표지가 유독 눈에 띄는 김형석의 ‘사과의 기도’를 비롯해 윤석중의 ‘달항아리’, 윤후명의 ‘섬에서 온 아이’, 박완서의 ‘7년동안의 잠’ 등 굵직한 작가들의 그림책이 눈길을 붙잡는다. 80년대 후반 외국 그림책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우리 그림책도 한층 세련돼졌다. 특히 류재수의 ‘백두산 이야기’(1988)는 현대 우리 그림책의 효시로 꼽히며 힘있는 색채가 돋보이는 그림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후 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차츰 다양한 형태의 그림책이 등장한다. ‘한지돌이’ ‘떡잔치’ ‘갯벌이 좋아요’ 등 우리 민족의 생활 모습을 담은 책뿐 아니라 ‘우리 순이 어디 가지’ ‘심심해서 그랬어’ 등 생태계를 세밀화로 그려낸 그림책들이 선보였다. 1996년 출간된 권정생의 ‘강아지똥’은 그림뿐 아니라 텍스트의 중요성도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며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2000년에 들어서면서 그림에도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다. 김재홍 그림의 ‘동강의 아이들’, 김동성 그림의 ‘메아리’ 등은 옛 시절의 기억을 서정적인 색채로 담아냈다. 텍스트 없이 그림만으로 이뤄진 류재수의 ‘노란 우산’은 2001년 미국 ‘뉴욕타임스 올해의 우수 그림책 10권’에 선정되기도 했다. 권윤덕의 ‘시리동동 거미동동’은 제주도의 풍경을 독특한 그림으로 풀어냈고, 김향수 그림의 ‘구름빵’은 오려붙이기를 통해 더욱 생생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지금 우리 그림책의 목적지는 어디일까. 그림작가 한병호(42)씨는 세분화, 전문화를 꼽는다. “창작동화에만 그림작가들이 쏠려 있는 상황이에요. 생태 분야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다른 분야는 여전히 부족하죠.” 특히 그림책이 장르의 구분이 아닌 형식의 구분이란 점에서 인문, 예술, 자연 등 그 안에 들어와야 할 다양한 콘텐츠도 함께 풀어야 할 숙제이다.

채인선씨는 이번 전시회가 그림책의 방향을 정하는 데도 일정부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제껏 작가들이 어떤 주제를 정할 때 개인의 창작에만 의존해 왔어요. 흐름을 읽으면 자기 글의 방향을 더 쉽게 정할 수 있잖아요.”

그는 “유명한 외국 그림 작가의 이름을 외우는 부모들이 그러한 관심의 반만이라도 우리 그림책에 쏟으면 분명 더 좋은 그림책을 만드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화작가 김남중(34)씨는 한걸음 더 나아간다. “그림책이 어느 정도 성장을 이룬 지금 우리 그림책이 무엇인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어요. 단순히 우리 것에 대한 보호가 아니라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이뤄져야 할 것 같아요. 특히 우리 그림책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가능하도록 통로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일이죠.”

이번 전시회는 전국 어린이도서관을 순회하며 열릴 예정이다. 이와 함께 ‘우리 그림책 분리 진열’ 운동도 함께 벌일 계획이다. 이번 전시회가 우리 그림책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 채인선씨의 바람이기도 하다.

“세계화 국제화 시대에 정체성은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하지만 우리 세대와 달리 지금 커가는 아이들은 한국적인 정서 속에서 자라기가 힘들어요. 어느 게 우리 것인지, 남의 것인지 구별할 줄 알아야 두 문화의 장점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아닐까요. 날마다 그림책이 쏟아져 나오는 지금 자본 논리에만 매달릴 수 없어요. 그 안에 지켜내야 할 것들이 있는데, 경쟁 논리에만 머무르다보니까 너무 쉽게 지나쳐버린다는 점이 제일 아쉬운 부분이죠.”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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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당] 박노해 시인의 새벽 [04/12/13]
 
그의 변화에 대한 환영과 비판
'부드러운 혁명가'의 길

‘사회의 한 귀퉁이에서, 노동자가 피곤한 육신과 생활을 가누며 시를 쓰더라도 그리 놀라운 일은 못 된다…’

1985년 2월 한국일보 문화면에 이런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원고지 7장 정도 되는 기사는 이렇게 이어진다. ‘그러나 그가 쓴 시가 평단의 주목을 받고 시집이 출판되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면, 그것은 우리 사회에서 경이로운 일이다. 노동자 시인으로 알려진 박노해의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이 나온 지 4개월 반 만인 지난 주부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처음으로 박노해 시인과 그의 시가 신문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정교하고 세련된 언어의 탑들 가운데, 땀과 기름 냄새 나는 노동자의 육성으로 기념비가 세워졌다. 그 시집은 시인과 우리 사회에 질풍노도의 시대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예언이었다. 그 후 그는 6년의 수배생활과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으로 8년의 수감생활을 했다.

박 시인은 “그 기사를 쓰고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느냐?”고 물었지만, 그것은 그리 용기있는 기사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가 과격하거나 위험한 시인이 아닌 것처럼 보이려고 애써 온건한 시를 인용한, 용기없는 기사이기도 했다. 인용 시는 ‘통박’과 ‘평온한 저녁을 위하여’ 두 편이었다.

‘노동의 새벽’이 나온 지 20년이 흘렀다. 20주년 기념 헌정앨범이 제작되고, 10일 이화여대 강당에서는 뜨거운 분위기 속에 ‘스무살 공순이의 노래’ 공연도 열렸다. 장사익 황병기 신해철 윤도현밴드 등이 참여했고, 고(故) 전태일 열사의 여동생 전순옥씨도 ‘시다의 꿈’을 불렀다.

여러 성향의 유명 음악인들이 1970~80년대 젊은 노동자들이 겪은 고난과 인간적 외침, 쓰라림 등을 하나의 그리움처럼 열창한 것이다. 음반과 공연 수익금은 모두 외국인 노동자를 돕기 위해 쓰일 예정이다. 절판됐던 ‘노동의 새벽’도 재출간되었다.

박 시인은 그 동안 자신의 모든 저서를 거둬들였고, 정치나 언론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4년째 묵언(默言) 중이다. 그는 특별사면된 직후 언론에, 특히 보수신문에 자신의 변한 철학과 동시에 변하지 않은 신념을 과감하게 밝혔다. 아연했고 혼란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환영한 반면, 또 많은 이들은 강하게 비판하고 공격했다.

지금 그는 ‘나눔문화 운동’을 이끌고 있다. 함께 일하는 젊은이는 과거 주사파 운동가나 대학 총학생회장 출신들이 많고, 후원자는 각계각층에 넓게 퍼져 있다고 한다.

‘나눔문화’를 통해 그가 이루려 하는 바를 포착하기는 쉽지 않다. 추상적으로는 나눔과 영성, 평화 등이고, 현실적으로는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과 인간적 지원, 이라크 전쟁 반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배려 등 같다.

묵언이 끝나지 않는 것을 보면, 비판과 공격으로 받은 그의 상처가 꽤 깊은 모양이다. 비판자들은 아직도 그의 행위가 ‘타협인가, 변절인가’ 하는 의혹을 거두지 않은 듯하다.

여기서 그처럼 80년대 노동운동의 최첨단에 섰던 대표적 두 인물을 떠올린다. 김문수씨는 지금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되어 진보세력을 공격하고 있다. 사노맹 활동을 함께 했던 백태웅씨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가 되어 있다. 이들은 타협인가 변절인가 발전인가.

박 시인처럼 과거 8년간 감옥에 있었고, 출옥 후 ‘생명운동’을 폈던 김지하 시인으로 생각을 옮겨본다. 그 역시 한때 맹렬한 비판을 받으면서도 사상적 순례를 계속했다. 사상의 중심을 ‘생명’에서 ‘율려’로 옮기기도 했다.

박 시인은 무기징역을 선고 받는 법정에서 “나는 노동자이며 시인이며 혁명가”라고 단호하게 밝힌 바 있다. 그는 지금도 변함 없는 길을 가는 듯하다. 노동의 형태만 달라졌을 뿐, 그는 지금도 가난한 노동자이며 시인이다. 다만 강성 노동운동과 거리를 두는 대신, 외국인 노동자에게 관심을 확대한 부드러운 혁명가가 되어 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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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5회 한국백상출판문화상 각부문 후보작 [04/12/14]
 
[편집부문 후보작]

▲ 한국생활사박물관(전12권) / 한국생활사박물관 편찬위원회 지음 / 사계절 발행.
▲ 책문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 / 김태완 편역 / 소나무 발행.
▲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새소리 백가지 / 현암사 발행.
▲ 모던의 유혹 모던의 눈물 / 노형석 글ㆍ이종학 자료 / 생각의나무 발행.
▲ 난곡이야기 / 김영종 지음 / 청년사 발행.
▲ 일본 근대의 풍경 / 유모토 고이치 지음 / 그린비 발행.
▲ 청계천을 가꾸다 / 이해철 편저 / 열화당 발행.
▲ 하늘에서 본 지구 / 얀 아르튀스-베르트랑 지음 / 새물결 발행.
▲ 김성동 천자문 / 김성동 지음 / 청년사 발행.
▲ An Encyclopedia of Korean Culture / 서정수 편집/ 한세본 발행.


[어린이·청소년 부문 후보작]

▲ 유진과 유진 /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발행
▲ 요리로 만나는 과학 교과서 / 이영미 지음 / 부키 발행
▲ 엄마 마중 / 이태준 글, 김동성 그림. / 소년한길 발행
▲ 경제를 보는 눈 / 홍은주 지음 / 개마고원 발행
▲ 탐서주의자의 책 / 표정훈 지음 / 마음산책 발행
▲ 철학학교 1, 2 / 스티븐 로 지음, 하상용 옮김 / 창비 발행
▲ 아틀라스 한국사 / 아틀라스 한국사 편찬위원회 지음 / 사계절 발행
▲ 우리 곤충 도감 / 이수영 글ㆍ사진 / 예림당 발행
▲ 우리 식물 도감 / 김태정 글ㆍ사진 / 예림당 발행
▲ 고구려의 혼 고선지 / 김영현 글, 허태준 그림 / 웅진닷컴 발행
▲ 보이는 세상 보이지 않는 세상 / 이강옥 글, 이부록 그림 / 진경문고 발행
▲ 상상력 먹고 이야기 똥 싸기 / 다니엘 페낙ㆍ미셸 투르니에 외 지음, 박언주 박희원 옮김 / 낮은산 발행
▲ 반짝벌레 / 차보금 지음, 박수지 그림 / 현암사 발행
▲ 시가 말을 걸어요 / 글 정끝별, 그림 사석원 / 토토북 발행
▲ 우리 그림 진품명품 / 장세현 글 / 현암사 발행
▲ 이상한 집 / 송명진 그림, 최승호 글 / 비룡소 발행
▲ 살아있는 한자 교과서 1, 2 / 정민 박수밀 박동욱 강민경 지음 / 휴머니스트 발행
▲ 한국사편지 1~5 / 박은봉 글 / 웅진닷컴 발행


[학술부문 후보작]

▲ 21세기의 한반도 구상 / 백낙청 등 지음 / 창비 발행.
▲ 서구중심주의를 넘어서 / 강정인 지음 / 아카넷 발행.
▲ 사다리 걷어차기 / 장하준 지음 / 부키 발행.
▲ 원칙의 윤리에서 여성주의 윤리로 / 허라금 지음 / 철학과현실사 발행.
▲ 현대 가족 이야기 / 조주은 지음 / 이가서 발행.
▲ 북한연구방법론 / 경남대 북한대학원 엮음 / 한울아카데미 발행.
▲ 한국의 전통생태학 / 이도원 엮음 / 사이언스북스 발행.
▲ 한옥 살림집을 짓다 / 김도경 지음 / 현암사 발행.
▲ 김충열 교수의 노자 강의 / 김충열 지음 / 예문서원 발행.
▲ 중국의 새로운 사회주의 탐색 / 이희옥 지음 / 창비 발행.


[번역 부문 후보작]

▲ 희망의 원리 / 에른스트 블로흐 지음 / 열린책들 발행.
▲ 빈 서판 / 스티븐 핑커 지음 / 사이언스북스 발행.
▲ 만들어진 전통 / 에릭 홉스봄 등 지음 / 휴머니스트 발행.
▲ 대한계년사 / 정교 지음 / 소명출판 발행.
▲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 학고재 발행.
▲ 에다 / 서울대출판부 발행.
▲ 발터 벤야민과 아케이드 프로젝트 / 수잔 벅 모스 지음 / 문학동네 발행.
▲ 근사록집해 / 주희ㆍ여조겸 편저, 엽채 집해 / 아카넷 발행.
▲ 그리스 로마 신화 사전 / 피에르 그리말 지음 / 열린책들 발행.
▲ 역사 속의 매춘부들 / 니키 로버츠 지음 / 책세상 발행.


[교양부문 후보작]

▲ 한국사 이야기 1~22 / 이이화 지음 / 한길사 발행.
▲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1ㆍ2 / 이덕일 지음 / 김영사 발행.
▲ 임진왜란 해전사 / 이민웅 지음 / 청어람미디어 발행.
▲ 헌법의 풍경 / 김두식 지음 / 교양인 발행.
▲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 / 정수일 지음 / 창비 발행.
▲ 향랑, 산유화로 지다 / 정창권 지음 / 풀빛 발행.
▲ 학벌사회 / 김상봉 지음 / 한길사 발행.
▲ 김선자의 중국신화 이야기 / 김선자 지음 / 아카넷 발행.
▲ 딱정벌레 왕국의 여행자 / 한영식 지음 / 사이언스북스 발행.
▲ 아부 그라이브에서 김선일까지 / 슬라보예 지젝ㆍ도정일 외 지음 / 생각의 나무 발행.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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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추천 실명제를 권한다 [04/12/14]
 
독서지도의 중요성을 새삼 말할 필요가 있을까. 문제는 효과적인 독서지도인데, 선생님들의 부단한 정성과 노고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듯하다. 필자는 고등학교에 근무하면서 이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했는데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라 여기에 하나의 대안을 제시해 본다.

먼저 오늘날 학교 현장에서 독서지도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새 학년도가 되면 학년별로 필독도서 및 권장도서의 목록이 제시된다. 이때 각 도서들은 대개 서지사항만 제시될 뿐 어떠한 필연성이나 교과목과의 연계성, 독서할 때의 주의·참고사항이 안내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학생들은 도서목록을 받고 한달에 몇 편씩 담임선생님이나 국어 선생님에게 독후감을 제출하도록 지시받는다. 학생들은 이제 ‘예년에 하던 대로’ 만만하게 보이는 책을 읽고, 또는 적당히 정보를 찾아 독후감을 제출한다. 자, 이제 독후감을 점검하시는 선생님은 어떠하신가? 무엇보다 학생이 과연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했는지, 어디서 보고 적당히 짜깁기했는지 의심스럽지만 확인하기에는 여력이 없다. 도서목록의 모든 책을 한 선생님이 다 읽고 숙지했다고 볼 수 있겠는가? 제출된 독후감을 서열화해 수행평가에도 반영하고 학교에 따라 교내에서 시상하는 경우도 있지만 참말 찜찜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다.

여기 제시되는 ‘도서추천 실명제’는 어느 한 선생님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도서 한권을 실명으로 추천·안내하며, 아울러 평가까지 책임을 지는 시스템을 말한다.

어느 학교에 교사가 40명이 있다 하자. 각 선생님은 ‘선생님의 이름으로’ 학생들에게 가장 적절한 책을 한권 선정하여 학교의 ‘독서교육 위원회’에 제출한다. 이때 서지사항-예를 들어 사마천의 〈사기〉 같으면 까치출판사의 〈사기열전〉 상권 하는 식으로 구체적이어야 하겠다-은 물론 선정 이유, 독서 대상 학생(학년을 떠나 초급, 중급, 고급 하는 식의), 그 외의 참고사항 등이 기록되어야 한다. 한편 위원회에서는 수합된 40여 권의 추천도서 중에서 어떤 책을 필독도서로 삼고 어떤 책은 권장도서로 제시할지, 혹 어느 분야의 도서가 너무 적으면 선생님과 조율하여 그 분야의 어떤 도서를 추가할지 지혜를 모은다. 물론 위원회에서 이러저러한 책이 주로 권장도서로서 주목받고 있다고 미리 참고자료를 줄 수 있다. 이점, 해가 거듭되면 거의 무리가 없어 보인다.

필독도서와 권장도서가 결정이 되면 학생들에게 안내문이 나간다. 여기에는 추천 선생님의 이름, 서지사항, 선정이유, 독서 대상 학생에 더하여 교과목과의 관련성 그리고 평가 방법 등이 기록되어야 한다.

독서의 평가는,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데, 물론 해당 도서를 추천한 선생님이 맡는다. 즉 학생들은 도서별로 추천한 그 선생님께 독서 평가를 받는 것이다. 평가 방법은 선생님에 따라 참말로 다채로울 수 있을 것이다. 학교 홈페이지를 이용하여 그 책의 잘 된 독후감과 잘못 된 독후감을 소개함으로써 한편으로는 표절을 막고 한편으로는 생각할 거리를 제공할 수도 있겠다. 반드시 독후감만으로 평가하는가? 면담에 의한 평가도 있을 터이고 그룹미팅에 의한 평가도 충분히 가능하며 지필에 의한 평가, 어떤 경우에는 책에 직접 의문점이나 자기의 생각을 기록한 것을 확인할 수도 있고 혹은 이 모든 것을 포함한 인증 절차를 거칠 수도 있다. 선생님 한 개인으로서는 가장 자신 있는 책 한권에 대한 평가이므로 표절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나아가 그 책의 지식을 심화·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자연스럽게 제시할 수 있다.

현재 학교 현장에서 갈등을 겪는 독서교육의 어려움을 생각할 때 위와 같은 패러다임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고, 이를 발전시키면 2008학년도부터 실시된다고 하는 독서 인증제도에도 접근의 실마리가 보인다 하겠다.


(윤만중 광양제철고등학교 교사)=한겨레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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