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 지음, 최영혁 옮김 / 청조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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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료헤이의 이 작품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일으킨 사고로 죽은 8명의 보험료를 지불하기 위해 어머니와 어린 두 아들이 짊어져야 했던 짊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버지가 남긴 빚의 유산이 너무나도 힘들고 벅찬 가운데에서도 삶의 희망과 사랑으로 그것을 극복하려고 하는 아름다운 한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으며 그들에게 차갑고 비정한 현실 속에 따뜻한 마음이 담긴 우동 한 그릇을 통해 삶의 희망을 일깨워 준 우동집 부부의 아름다운 이야기도 담겨 있다. 이 이야기는 물질주의와 이기주의에 얼룩져 삶의 아름다움과 사람에 대한 사랑을 잃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진한 감동의 메세지를 전해 준다.

이 상징적 의미를 가진 우동 한 그릇은 바로 우리가 이 세상을 절망 속에 빠뜨리지 않고 희망의 언덕으로 이끄는 것이며, 세상의 모든 불의와 좌절과 가난과 고통에 대해 가지는 연민과 사랑으로 우리 삶을 더욱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드는 힘이다...우동 한 그릇....넉넉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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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1
김형경 지음 / 문이당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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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혼할 준비가 되었는가? 과연 나는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한 여자를 그리고 그 여자로 인해 생길 나의 아이에 대해 나는 과연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책은 우리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하게끔 만든다. 세진과 인혜라는 두 독신여성의 눈을 통해 본 자아와 자아 속에 내재한 무의식의 심층적인 분석, 그리고 그들의 눈으로 바라본 여성과 남성 그리고 성에 대한 일련의 이야기 흐름은 이 세상의 솔로들뿐만이 아니라 완전하지 못한 자아상을 갖고 부부생활을 영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의 자아를 내면 깊숙히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눈을 준다.

세진의 남자들에 대한 거부감과 분노는 자신이 어릴적 부모로부터 받았던 사랑의 결핍으로부터 시작되었고 그 결핍에서부터 사랑받고 싶다는 간절한 욕망이 싹이 트게 된다. 하지만 동전의 뒷면처럼 자신의 입장은 부모로부터 그리고 사람들로부터 버림받으면 안된다는 강박관념과 노이로제에 의해 이타적인 행동습관이 몸에 베이게 된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그 누구도 사랑하지 못하고 오히려 사랑의 반대감정인 미움과 분노와 스트레스만을 무의식 속에 억압시켜 놓음으로써 그 억압에 저항하는 신체적인 이상현상을 체험하며 그 문제를 극복하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비로소 자아에게 다가가면서 무의식 속에 잠재된 여러 가지 감정들을 밖으로 표출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진 후에야 비로소 자신의 추악한 면까지도 인정하게 되고 그제서야 다른 사람의 내면에 깃든 여러 가지 상처들을 읽을 수 있게 되고 그들을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에 깃든 추악함과 비열함과 나쁜 감정들을 수용하고 포용하듯이 다른 사람들의 나쁜 면들도 포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비로소 사랑하는 감정의 문을 열 수 있었던 것이다.

세진의 섬세하고도 상세한 내면의 심리묘사는 마치 작가 자신이 그렇게 느꼈던 것을 그대로 서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세진의 여행과 자아에 도달하기 위한 여정 역시 작가 자신이 노력하며 애써가며 도달하고자 한 인생의 깨달음이 아니었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인혜의 눈으로 들여다 본 세진의 이야기와 세진의 눈으로 들여다 본 자아와 사랑에 대한 여러 가지 인식과 깨달음은 바로 작가 자신의 내면묘사와 자아의 물화의 기법이 아닌가? 자아에 눈을 뜨게 된 작가는 비로소 사랑의 깨달음을 얻게 되고 비로소 결혼을 할 마음의 준비를 갖게 된 것이 아닐까? 이제야 비로소 자신의 분신인 자식을 가질 자신이 생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나도 이 책을 덮는 그 순간 비로소 오랫동안 마음 속에 품어 오던 의문 하나가 서서히 해결의 용액에 녹아드는 느낌을 갖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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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 230 삽화와 해설
가시마 시게루 지음, 박노인 옮김 / 신한미디어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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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마 시게루의 '레 미제라블'은 원작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의 해설서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레 미제라블은 한국어판으로는 주로 '장발장'이란 명칭을 가지고 있으며 장발장이란 한 도형수 이야기를 통해 그가 만난 미리엘 주교를 통한 사랑의 깨달음과 그 깨달음의 실천으로 인한 인간애의 실현을 담고 있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책은 가시마 시게루를 통해 본 빅토르 위고의 생애와 사상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며 19세기 프랑스의 급격한 사회 변동과 그 속에서의 민중들의 가난과 비참한 생활, 그리고 그들의 무지와 계몽을 다룬 사회 비판소설의 성격이 짙게 베어 있음을 알게 해준다.

이야기 중간 중간에 본 이야기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여러 가지 프랑스 사회 당시의 여러 가지 역사적 사건에 대한 장과 삽화를 통해 우리는 당시 프랑스 사회의 참모습을 엿볼 수 있으며, 그 사회 현실에 대한 빅토르 위고의 관점을 접할 수 있다. 민중들의 삶과 애환을 그리며 민중의 관점을 취하고자 한 그의 사상은 톨스토이와 도스또예프스키에 의해 찬사를 받았으며 오늘날의 프랑스 사회가 미국의 패권과 자본의 세계화에 맞서 똘레랑스란 이름으로 사회정의를 보다 우선하는 미덕을 발전시킨 원동력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또한 작품성을 보는 나의 눈이 별로 없지만 그가 설정한 구체적인 장면들이 그의 사후 프랑스 및 유럽의 대문인들의 작품 속에 인용했던 그의 흔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음을 저자는 이야기한다. 이것은 위고가 설정한 레 미제라블의 구체적인 상황과 장면설정이 독특하고 창조적인 그의 두뇌에서 탄생되었으며 그것은 또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장발장이란 이야기에서 찾을 수 없는 여러 가지 주옥같은 위고의 창조성과 독특함과 사회 비판적 성격 등의 보물들을 갖고 있음을 이야기 하고 있다.

더불어서 이 책은 이야기의 전개를 따라가기 쉽고 재미있는 230매의 삽화가 들어가 있으며 이 삽화만으로도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을 정도로 이 그림이 가진 내용친화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한 번 해보시도록...그림만으로 줄거리를 구성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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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머 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장 자끄 상뻬 그림 / 열린책들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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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머씨는 사람들 모두에게 잘 알려져 있는 존재지만 또한 그 사람의 내면과 그 사람 자체에 대해서는 그 누구에게도 알려져 있지 않은 그런 존재이다. 그것은 또한 인간 세상에 대해 완전히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 좀머씨 자신이 의도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면 과연 좀머씨의 이러한 행동의 원인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2차 세계 대전의 참혹한 죽음과 인간성 상실이 가져다 준 것일까? 아니면 산업사회에서의 인간의 기계화, 비인간화, 수단화인가? 아니면 어떤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쥐스킨즈는 열어 두기 위해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일까? 이 책에서 저자는 좀머씨의 내면묘사도 그의 가족의 자세한 상황설명도 하지 않는다. 단지 어린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뭔가 아직 뚜렷하지 않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불투명하고 뿌옅게 묘사할 따름이다.

하지만 우연하게도 이 어린아이는 저자의 성장배경과 비슷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난 이 어린아이가 바로 작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였다. 또한 어린아이가 음악선생님의 집으로부터 쫓겨나 자살을 하고자 하는 그 현장에 좀머씨가 출현함으로써 마음을 진정시켜 삶을 이어갔고, 좀머씨의 최후의 장면을 우연히 이 아이가 지켜보는 운명을 공유함으로써 이미 이 둘 사이엔 공유점이 생기고 뭔가 그것이 확대되는 느낌을 가져다주게 되었다. 즉, 저자는 이 책에서 어린아이이기도 했고 좀머씨이기도 한 것이다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좀머씨를 통해서 세상에 자신을 알리는 온갖 인터뷰도 거절하고 은둔해 온 자신의 삶과 모습을 담고자 했고, 그리고 좀머씨를 순수하고 아름다운 어린아이의 동심의 눈으로 바라봄으로써 자신도 세상에 대한 아름다움과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음을 보이고자 하였던 것이다. 저자의 다른 저서(향수, 비둘기, 깊이에의 강요 등...)에서도 볼 수 있는 이러한 독특하면서도 뭔가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는 글의 매력은 바로 자신의 삶에서 비롯된 것임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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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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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킨즈의 이 책은 너무나도 흥미롭다. 책이 얇은 편이라 호흡을 크게 한번 흐읍~ 하고 단번에 읽어 내려갔다. 조나단 노엘은 어느 날 집으로 돌아와 보니 어머니가 영영 사라져버렸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도 어디론가 떠나 버리고 군대에서 돌아오자 동생마저 어디론가 가버리고 혼자 남게 된다. 결혼해서 넉 달만에 아내는 누군가의 아이를 낳고 과일장수와 눈이 맞아 줄행랑쳐버리자 노엘은 인간에 대한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가지게 되고 그 상처를 낳게 한 세상에 대해서도 마음을 닫아 버린다.

그는 오로지 인간과 세상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기 자신만의 안식처이자 확실한 휴식처를 찾게 되고 그것은 어느 파리의 건물 6층에 위치한 24번이라는 번호가 붙여진 조그만 방으로 현실성을 획득하게 된다. 이 방에서만큼은 그는 고통스럽고 역겨운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완전히 보호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비로소 그 방을 완전히 영원히 소유하고자 한다.

나이 오십이 다되도록 오로지 이것 하나만을 이루기 위해 그리고 거기에서 행복을 느끼며 그 꿈에 가까워지던 어느 날 그는 예기치 못한 하나의 침입자를 발견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비둘기인 것이다. 이제까지 완전하다고 생각되었고 가장 편안하고 세상의 모든 것들로부터 보호되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 이곳마저도 이 한 침입자에 의해 일순간에 와르르 무너져 내린 것이다. 노엘이라는 한 인간에게서 이젠 세상은 그 어느 곳도, 심지어 자신의 가장 아늑했던 이 공간마저도 자신이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그런 곳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니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우선 이 곳으로부터 영원히 떠나는 것이며, 또한 세상을 완전히 버림으로써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 즉 죽음밖에는 없었던 것이다. 그가 잡은 어느 여관의 작은 방에 대한 관이라는 비유와 다음날 아침 눈을 떠서 들려오는 천둥소리에 세상은 모두 종말을 고해 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도 그의 생의 의지는 찾아볼 수가 없다.

그의 일에 대한 기계적이고도 자동적인 대응 역시 인간과 세상에 대한 기계적이고도 자동적인 그래서 최소한의 대응과 같은 맥락인 것이다. 세상에 대한 그의 '익명성'은 노엘식 세상살이의 기본 틀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익명성'에 대한 자기정당화로써 피라미드적인 상징성을 자신에게 부여하는 내용은 상당히 흥미로왔다.

세상을 살아가는 태도로서 모른 사람과 세상에 대해 완전히 닫아버린 고립된 노엘의 존재는 어쩌면 아주 극단적인 모습이기는 하지만 기계화되고 자동화되고 획일적인 현대사회에서 우리들이 가진 자화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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