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Highteen Readers 5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 육문사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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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 것일까? 우선 나를 살아가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나란존재를 과연 어떻게 보는 것인가와 관계가 있다. 나를 육체적이고 물리적인 존재로만 본다면 일신(一身)의 쾌락과 만족에 그것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달리 나란 존재를 육체적이고 현상적인 존재 이면에 정신적이고 영적인 존재 또한 갖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 톨스토이의 이 작품 역시 저자의 그러한 관점에서 시작된 것이다.

따라서 인간은 단지 잘 먹고 잘 사는 차원 너머에 그가 살아가는 삶의 목적을 추구할 수 도 있고, 잘 먹고 잘 사는 것과 반대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삶의 보람과 행복을 추구할 수도 있는 것이다. 몇 가지의 단편들로 구성된 이 책은 사람의 삶에 있어서 행복을 가져오는 것은 바로 '사랑'이라고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향한 이타적 사랑이야말로 바로 신이 이 세상에 현현한 모습이라고 한다. 자기 자신의 이기심을 버리고 세상과 사람들에 대해 무조건적인 평화롭고 사랑스러운 마음을 가지게 될 때 절대자는 바로 그 사람의 마음속에 내재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로 그러하다. 세상의 크고 작은 모든 일들이 심지어는 그것이 아주 고통스럽고 슬픈 일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그 일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형성되는 그 무엇이다. 따라서 그런 일들을 대하는 관점과 방식이 달라지면 그것이 주는 의미와 감정들도 달라지는 것이다. 남들에 대해 아무런 물질적인 보상없이 그저 자신의 마음이 흐르는 대로 베푸는 선의와 사랑속에서 벅차오르는 평화와 사랑의 느낌, 그 순간에는 세상의 온갖 복잡하고도 나쁜 여러 감정들의 지배로부터 자유로와지고 차분히 가라앉은 평화로운 호수처럼 나의 마음이 행복해짐을 느끼게 된다. 사랑하라...사람을 그리고 세상을.... 이것이야말로 우리를 절대자에게로 이끌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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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하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7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철 옮김 / 범우사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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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자신의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자신의 삶에 대한 반성이자 이것을 정신적인 삶으로 승화시키려고 했던 이 작품은 그야말로 훌륭한 작품이다. 평소 그를 비판했던 크로포트킨 조차도 이 책을 극찬했던 그 마음을 알 것 같다. 이 작품이 가진 마력은 이야기의 잘 짜여진 그래서 앞으로의 사건의 전개를 두고 그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간다는 것 말고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생활 속의 한 사람이 자기 반성을 통해 보다 진정한 자아와의 만남을 이루고 절대자와의 만남도 이루는 그러한 과정이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묘사되고 있고, 그것이 사회내에 만연한 여러 가지 불평등과 부정의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그것을 개선하려고 하는데서부터 시작된다고 하는 점이다.

네흘류도프라는 주인공을 통해 작가가 보여주려 한 것은 바로 일상생활의 평범한 사람(물론 귀족이지만 의식적인 차원에서 보자면)이 사회문제에 대한 접근에서부터 시작하여 어떻게 종교적이고 정신적인 삶의 장으로 넘어가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야기의 결론부분까지도 네흘류도프는 확실하고도 안정적인 정신적인 삶과 종교적인 자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원칙론에 자신의 행동을 끼워맞추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자기반성을 바로잡고 가추샤를 석방시키는 과정에서 그는 모든 일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한 미결정상태에서도 그는 자신의 정신적인 삶의 완성이라고 하는 또 하나의 완결구조를 우리는 접할 수 있다.

따라서 네흘류도프가 이미 정신적인 삶을 깨우친 후에 카추샤와의 사랑이 어떤 결론을 맺더라도 그것은 이 이야기에 있어서 그리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 못한다. 또한 그녀 역시 도덕적으로 새로 태어나게 되고 이러한 정신적인 부활의 과정에 톨스토이는 주목하고자 한 의도를 우리는 볼 수 있다. 이 책은 현실적이고 현상적인 존재의 이면에 있는 정신적인 삶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그 의미를 다시 한번 되집어보게 하는 데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런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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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상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7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철 옮김 / 범우사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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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때로는 급격한 사고의 전환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그것이 자신의 생명이 걸렸던 사건일 수도 있고, 아주 작고 사소한 일을 받아들이는 자신의 마음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고의 전환을 가져오는 가장 위대한 것은 어쩌면 '사랑'일런지도 모른다. 주인공 네흘류도프는 우연히 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석하면서 자신이 오래 전 사랑했던 그리고 버렸던 한 여자와의 만남을 가지게 되면서 자신의 잘못했던 과거를 되돌아보며 그녀와의 순수했던 사랑을 생각하면서 급격한 의식의 변화를 가지게 된다.

그가 순수했던 청년시절의 세상의 정의와 평화에 대한 신념과 순수한 사랑의 정신을 되찾게되는 계기가 된 이 재판으로 그는 군대생활 이후의 동물적이고 속물적인 자신의 세속에 물든 생활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며 참된 삶의 의미와 맞부딛히면서 새로운, 하지만 자신이 순수했던 시절 꿈꾸고 지향하고자 했던 삶을 되찾게 된다. 자신이 지주로 있던 토지의 농민들에게 토지를 분배하고자 하는 계획을 세우고 그들의 비참한 삶에 눈뜨게 되고 부당하고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타파하기 위해 그가 하는 행동들은 그의 영혼이 카추사와의 만남을 계기로 정신적인 평화와 정의를 추구하는 삶으로 바뀌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네흘류도프의 이러한 행동은 자신의 변화만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그는 마슬로브(카추사의 다른 이름)에게서 동물적인 속물 근성과 타락한 영혼을 그녀의 순수했던 시절로 되돌릴 수 있는 가능성을 1권에서 이미 보여주고 있다. 사실 마슬로브는 그와의 감옥에서의 면회 이후로 자신의 그간의 방탕했던 인생을 지탱하고 뒷받침해주던 세상에 대한 동물적인 세계관이 그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음을 스스로 느낀다.

70이 다 되어서 낸 그의 역작 <부활>은 자신의 작가 인생이 인생 말미에 다시 부활하는 계기가 되었고, 그의 육신은 사멸에 가까워졌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정신적 영혼은 부활하여 새로운 삶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봉건제 사회의 지주-소작 관계에 대한 비판과 역사와 계급의식을 뛰어 넘어 인간에 대한 사랑과 영혼과 정신적인 면에 대한 새로운 눈뜸에 대해 이 책은 탁월한 점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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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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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책읽기를 권장하던 내게 하나둘씩 이 책에 대한 느낌에 대해 말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자 미루고 미루어 오다가 드디어 이번 기회에 읽게 되었다. 가스통 르루의 오페라의 유령은 코난 도일이나 모리스 르블랑의 추리 소설 작가와 당대에 살았지만 그 유명세는 덜 하였다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을 통해서 우리들에게 잘 알려지게 되었다. 오페라 극장을 무대로 펼쳐지는 기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에릭과 그가 사랑하는 오페라의 가수 크리스틴과 크리스틴이 사랑하는 샤니 드 라울 자작의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사랑과 살인과 미스테리의 소설적 허구를 훌쩍 뛰어넘어 마치 실제로 존재했던 것처럼 서술된 전기적인 서술양식과 사실 보고적인 문체들은 마치 현실의 프랑스 어딘가에 존재하는 오페라 하우스의 오래된 실화처럼 들린다.

여느 추리소설이 가진 재미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여느 추리소설이 가지지 못한 인간 본성(사랑과 죽음, 인간의 본질, 외형적인 기형과 인간에 대한 벽)에 대한 탁월한 묘사는 이 소설만이 가진 대중흡인력을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인한 오페라하우스의 구조 속에 깃든 비밀과 쉽게 넘겨짚지 못하는 결말의 미궁 속에서 헤매이고 있을 독자에게 사건의 전개는 하나씩 하나씩 우리들의 의문을 해결해주고 각 단계는 해결과 또 다른 의문들을 우리에게 던져주며 마지막 책장을 넘기기까지 적당한 긴장과 재미를 더해준다.

미녀와 야수. 지킬박사와 하이드 씨 등의 여러 가지 유사한 이야기들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지금 그의 작품은 이러한 아류작들의 원조로서의 독특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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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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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무게에 대한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나도 내 삶에 드리워진 역사의 무게를 느끼며 살아가던 날들의 기억이 있었다. 물론, 지금이라고 해서 전혀 없는 것이 아니지만... 또한 나의 삶에 드리워진 많은 사람들의 삶의 중력이 있다. 그리고 나의 인생을 함께 해나갈 한 여자의 무게도 있다.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고도 무게감이 있는.

사실, 인간은 누구나 양면성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존재의 가벼움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면서도 자신의 가슴을 짓누르는 존재의 무거움에서 벗어나고픈 그런 욕망을 또한 갈망할 것이다. 토마스와 같은 삶의 가벼움과 그가 버린 아내와 그의 자식은 테레사를 만나게 해 주었지만 그녀가 가진 존재의 벅찬 무거움은 그의 인생을 180도 바꾸어 버린다. 그는 그녀에게서 자꾸만 자유로우려 하면서 존재의 가벼움을 추구하지만 결국 가장 무거운 사슬에 묶여버린다. 테레사는 전형적인 존재의 무거움을 대변하지만 그녀의 삶은 결국 무거움으로 인해 또 다른 허무를 체감한다.

어쩌면 무거움과 가벼움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이 어쩌면 공존할 수 밖에 없으며 또한 그것은 종이 한 장의 차이밖에 아닐런지도 모른다. 서로 양립할 수 없을 정도로 보이는 이 두 가지의 요소, 무거움과 가벼움은 사실 서로에게 기대고 의존하며 서로의 모습에서 각자를 비추어보는 거울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리라. 가벼운 사랑은 무거운 사랑을 만나고 무거운 사랑은 필연적으로 가벼운 사랑과 만나게 되는 것처럼.... 프란츠와 사비나의 만남처럼.... 비록 서로 양립불가능한 무거움과 가벼움은 서로를 이해시키지 못하고 그것은 남녀간의 성적 문제에서 영혼과 육체의 분리로 나타나고 물과 기름의 존재로 쿤데라는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지만.... 무거움은 가벼움에 대해 참을 수 없는 역겨움과 미움을 드러내지만 결국은 화해할 수 밖에 없고 결국은 그것이 종이의 양면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종이를 자르는 것은 가위의 양날이듯이.....무거움과 가벼움은 함께 있을 때 비로소 각자가 가진 의미를 온전히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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