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미술사 - 위대한 유토피아의 꿈
이진숙 지음 / 민음인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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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러시아 미술전 구경을 간 적이 있었다.
난 당연히 서구적인 역사화 뭐 이런게 중심일줄 알았는데 온 미술관의 벽이 이콘으로 도배돼 있었다. 당시에는 이콘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도 별로 없었고, 당연히 그것이 러시아 민중들에 가지는 의미도 알리가 없었다. 나 또한 기독교 신자가 아니니 특별한 관심이 갈리도 없고 다들 비슷비슷해보이는 무수한 기독교적 상징들속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그 무수한 이콘들이 말해주듯 러시아 미술의 시작은 이콘들이다.
이콘은 미술로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종교적 경배의 대상에서 출발한다.
예전에는 러시아의 집집마다 이콘을 두고 예배의 대상으로 삼았다니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러시아 사람들의 마음과 삶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비켜가서는 안될 것이 되겠지....
이 책에 나오는 이콘의 분위기들은 익숙한 서구의 종교화들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맨처음 나오는 도판 <블라디미르의 성모>를 보는 순간 어찌나 마음이 아리던지...
대부분 서유럽지역의 성모 그림들은 풍만한 어머니상, 슬픔을 나타낼때조차도 우아한 귀족부인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이 그림에서는 어머니로서의 지극한 슬픔이 너무 절절하게 배여나와 한숨을 쉬게 한다. 자식의 미래가 가시밭길임을 예감한 어머니의 눈동자는 지극한 슬픔외에 무엇이겠는가? 러시아인들은 항상 시끄럽고 격렬하다는데 <블라디미르의 성모>를 비롯한 이콘화의 그림들은 참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삶의 역동성보다는 삶에 대한 연민으로 충만한 예수와 마리아 그리고 천사들의 모습들이다. 아 이렇게 위로받았구나.....
때때로 종교에 대해 별로 탐탁치 않아 하면서도 이런 표정의 그림들을 보면 불완전한 인간의 삶에서 종교가 주는 위로는 결국 영원히 없어지지는 않겠구나싶기도 하다.

표트르대제에 의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러시아의 서구화, 근대화의 물결은 러시아를 두 진영으로 나눈다. 서구화냐? 슬라브러시아주의의 고수냐? 미술 역시 예외일수 없어 이 두 진영은 팽팽히 대립한다. 하지만 언제나 말이다. 남의 것을 그대로 베낀것이 끝까지 살아남는 경우는 없다. 그나마 다행스런 법칙이랄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구근대화의 물결을 피해갈 수는 없는 것.
러시아 미술 역시 서구미술의 사조들과 기법들이 들어오고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러시아의 넓은 대지가 그렇듯 어느 사조도 러시아를 온전히 자기것으로 만들지는 못한다. 러시아는 그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되 언제나 자기의 방식대로 그것들을 해석하고 적용한다.
러시아의 위대한 미술은 언제나 삶과 사람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서구의 인상주의는 빛을 순수한 회화적인 문제로만 바라봄으로써 그들의 미술에서 역사와 인간과 삶을 배제시켜버렸다. 하지만 러시아의 화가들은 자연 외광속에서 그림을 그리고 인상파의 빛을 그림속에 끌어들이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추구해야 할 진리를 잊지 않는다.
바로 '인간'과 '삶'의 문제를.....

러시아 미술작품을 보는 일은 멋진 문학작품을 보는 것만큼 즐겁다.
아니 러시아 미술 자체가 문학작품이라고 할까?
그림속에 담긴 풍부한 이야기들은 서구보다는 오히려 우리와 닮아있는 그들의 삶의 얘기를 전한다. 때로는 비장하게, 때로는 해학적으로 또 때로는 담담하게....
서구의 르네상스가 인간의 재발견이라고 하지만 그 인간은 현실의 인간이 아니었다.
신에 필적하기 위해 이상화된 인간의 모습은 늘 생경한 느낌을 준다. 아름답다고 감탄을 하지만 그속에서 동일시의 감동을 느낄 수는 없다.
하지만 러시아의 미술은 인간의 삶의 기쁨과 눈물과 분노와 희망이 모두 담겨있다.
그러므로 감동적이다.

뱀꼬리 1 - 이주헌씨의 <눈과 피의 나라 러시아미술>을 재밌게 읽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권한다.
이주헌씨의 책이 미술관소장작품들만을 중심으로 해서 러시아 미술의 역사적 흐름의 파악에 아쉬운점이 많았었는데 이 책은 그 부분을 확실하게 메꾸고 있다. 독자를 러시아 미술의 세계로 이끄는 저자의 안내 솜씨 또한 앞의 책과 비교하여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뱀꼬리 2 -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러시아 국민문학의 아버지 푸쉬킨은 아주 오래 살았을줄 알았는데 의외로 38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죽는다. 그것도 자신의 아내와 염문을 뿌린 자와 결투하다가.... 이 서구인의 결투문화가 참 웃기다 생각했었는데 푸쉬킨의 아내의 초상이 책속에 있다. 아 이렇게 예쁜 여자라면 결투하다 죽은것도 이해간다. 얼마나 예쁜지는 책을 볼 것. ㅎㅎ

뱀꼬리 3 - 갑자기 러시아 미술에 대한 관심들이 늘었나? 일리아 레핀에 대한 책이 나왔다. <일리야 레핀 - 천개의 얼굴, 천개의 영혼> 레핀은 전부터도 관심이 많이 가고 좋아하던 화가였는데 보고싶어 죽겠네... 이번 달 책 너무 많이 샀는데 참....(책값도 무지 비싸더만... 아 레핀이 누구냐고 하면 아래 그림<볼가강에서 배를 끄는 인부들>을 그린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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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1-24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뱀꼬리에서 구미가 확! 당깁니다. 게다가 레핀의 책까지! 2008년의 결심은 책 그만사자인데 이게 너무 힘들어요ㅜ.ㅜ

바람돌이 2008-01-26 02:26   좋아요 0 | URL
책 그만사자는 결심은 저는 매달 합니다. 카드명세서 받을때마다.... ㅎㅎ 뭐 레핀의 책은 전 조만간 지르지 싶습니다. ㅎㅎ

bookJourney 2008-01-24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꽂을 자리도 없다는 구박을 받고 있어서 ... 이 책들은 찜해두었다가 도서관에 들어온 다음에 읽어야겠네요 ^^

바람돌이 2008-01-26 02:27   좋아요 0 | URL
저는 도판이 많은 책은 일단 구입용으로 점찍고 있는지라 샀어요. 저희집은 새로 책장을 들여서 아직은 꽂을데가 많다고 자랑질을.... ^^

글샘 2008-01-25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콘이 아이콘이죠?(정말 몰라서 묻는 것임)
아, 이 책 빨리 도서관에 신청해서 보고 싶습니다.

바람돌이 2008-01-26 02:28   좋아요 0 | URL
아이콘이 이콘에서 유래된거 맞아요. 보고싶은 책마다 바로 바로 사주는 도서관이 있어서 좋으시겠습니다. 게다가 글샘님 외에는 별로 빌려갈 사람도 없을테니 더더욱 말입니다. 우리동네 도서관은 사주긴 사주는데 좀 오래 걸리고 또 보고자하면 빌려가서 없을 경우도 많아서리.... ^^

점순이 2008-01-25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겠다.. 보충 마지막 날 놀러 갈테니, 집에 꼭 붙어있으라구!!^^

바람돌이 2008-01-26 02:29   좋아요 0 | URL
뭐가 좋은데? 요즘 온 식구가 병원나들이라 미치겠다. ㅠ.ㅠ
화요일에는 집에 꼭 붙어있지뭐... ㅎㅎ
 
약산 김원봉 역사 인물 찾기 18
이원규 지음 / 실천문학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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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산 김원봉이라는 인물에 대한 최초의 나의 놀라움에 대한 기억은?
그가 22살의 나이에 의열단을 창단하고 의백의 자리에 올랐다는 것 때문이었다.
이 때 나의 관심은 의열단도 그 뒤의 조선의용군도 아닌 바로 그의 저 나이였다.
내가 이 사실을 알았을때가 30이 넘어서였으니 22살이라는 나이에 독립운동 단체를 만들고 그 대장의 지위에 오를 수 있는 인간이란게 상상이 안가서였던 것 같다. 사실 22살은 행동대원에 딱 걸맞는 나이가 아닌가 말이다.
그 순간 내 나이 22살은 뭐였지 싶은 그런 기분.....

가끔 평전이나 전기문 같은걸 보면서 불편할때가 자주 있다.
어떤 인물에 대한 영웅적 해석을 만날때인데
가령 그의  존재만으로 좌중을 압도하거나 자기편으로 끌어들인다는 투의 뭐 그런것 말이다.
존재만으로 그런 카리스마를 가지는 사람은 없다.
누구든 어떤 천재든 그런 능력이나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면 그에 합당한 능력들 - 달변일수도 있고 과감한 행동력일 수도 있고 깊은 사유에서 나온 것일수도 있고 - 을 분명히 가지고 있을 것이고 평전이라면 의당 그것을 추적해내는 것이 임무일 것이다.
그런데 김원봉 평전에서는 자료의 부족때문인지 아니면 저자의 필력부족때문인지 -나는 후자가 크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영웅화 이전의 인간 김원봉에 대한 연구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보니 이상화와 영웅화에 치우쳐 오히려 김원봉이라는 거목을 표현해내는데 걸림돌이 된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것이다.

그럼에도 약산 김원봉은 내게 영웅이다.
앞에서 말한 22살의 나이에 의열단을 창단했다는 것.
하지만 여기서 그에 대한 평가가 멈추어서는 안된다.
만약에 그가 의열단으로 그의 독립운동사를 끝냈다면 그는 그저 그런 테러리스트에 머물렀을 뿐일 것이다.
그는 젊은 시절의 테러조직 의열단에서 멈추지 않는다.
어쩌면 젊은 시절의 혈기와 사상의 부재에서 나왔을 의열단이라는 조직을 그는 스스로 해체할 줄 알았다.
그리고 조선의용군이라는 군대를 조직하고 그 군대로 하여금 중국과 연합하여 일본과 싸우고 그리고 조선의 독립이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명확히 알았던 사람이 그이다. 어쩌면 자신이 키우다시피한 군대가 자신의 영역을 벗어나는 것도 그는 개의치 않았던 것은 그 군대가 해방을 앞둔 조선 국내로 진공작전을 펼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고 어디로 가야할 지를 명확히 알고있었던 것이 아닐까?

내게 김원봉이 영웅이 되었던 처음은 그의 젊은 나이의 업적이었지만
진정으로 그가 나의 영웅인 것은 조선의 독립이란 대의 앞에 자신의 분신과도 같았을 군대를 내어놓았던데 있다.
1940년 조선의용대는 조선으로의 진격작전과 조선민중과의 보다 많은 결합을 위해 조선과 보다 가까운 화북지역으로의 이동을 단행한다. 이 때 김원봉은 우익과 좌익세력이 모두 결합하는 독립운동진영의 조직을 위해 남경에 남는다. 이 기간에도 한동안은 김원봉은 조선의용대의 지휘권을 잃지않는다. 하지만 화북으로 이동해간 조선의용대는 곧 임정에서 이탈을 선언하고 조선의용군으로 개편하며 좌익쪽으로 기운다. 이 순간이 김원봉에게는 자신이 만든 군대에 대한 지휘권을 잃은 순간이다. 그가 만약 조금이라도 권력욕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 때 그는 화북으로 갔어야 했다. 그렇다면 그는 여전히 조선의용군의 대장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거기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리고 평생의 자신의 신념이었던 통일된 독립운동진영의 결성을 위해 그 꼬장꼬장한 임정파들까지도 결합해내기 위해 끝까지 노력을 거듭한다.
이 부분은 김원봉이라는 인물에 대해 양면에서의 평가를 가능하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는 분명히 사상이나 이념에 명확하고 투철한  인물은 아니었던 듯하다.
그의 사상은 어찌보면 두리뭉실하다.
철저한 민족주의자라는 면에서는 우파에 가깝고, 그가 원하던 해방된 조국의 모습에 대해서는 좌파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어떤 사상을 명확하게 가져서라기보다는 그저 그가 생각하던 정의에 대한 막연한 생각들이 신념화된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가 그런 자신의 신념을 위해 한 번도 곁눈을 팔지않고 자신의 군대에 대한 지휘권을 주장하며 독선을 부리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별로 한 것도 없는 임시정부가 주구낭창 임정의 대표성을 운운한것에 비교하면 고결하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이다.
드물지만 가끔은 이런 인간도 있다.
그래서 이런 인간들은 정치에서는 반드시 실패한다.
그게 정치의 비극이기도 하지만.....

해방공간에서 그의 신념은 어디에서도 받아지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그 힘들고 어려운 독립운동의 삶속에서도 쥐꼬리만한 권력조차도 탐하던 인간들이 해방공간에서야 어떠했으랴?
정치적으로 올바른 이들이 승리하고, 당위가 현실이 되얼질 수 있는 시대가 되어야만이 김원봉이라는 거목이 바르게 대접받고 바르게 자리매김되어질텐데.... 그런 정치가 존재라도 하는지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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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8-01-22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2살요???!!!! 아, 정말 그 나이때 뭐했지. 지금은 뭐했지. 하는 생각 뿐입니다.

바람돌이 2008-01-22 23:29   좋아요 0 | URL
시대가 그래서 그런가? 옛날 사람들은 평균적으로도 지금 우리보다 훨씬 빨리 어른이 되었던 것 같아요. 갈수록 인간이 진화하는게 아니라 퇴화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왜 요즘 애들은 더 정신연령이 어려지는듯한 느낌 안받으세요?

BRINY 2008-01-23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애들 정신연령이 어려지는 듯한 느낌요? 왜 안받겠습니까? 해마다 점점 어려지는 느낌입니다.

바람돌이 2008-01-24 00:16   좋아요 0 | URL
그렇죠?
 
지식 e - 시즌 1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1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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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의 내게 가장 큰 수업매체는 EBS의 지식e였다.
뭐 소단원 내지는 대단원이 끝날때마다 하나씩 틀어주는 거였으니 분량면으로 보면 그리 많다고 할 수는 없었으나 감동과 얘기거리를 끌어내는 질적인 면에서는 가장 우수한 수업재료였다고나 할까?

원래 TV와는 거리가 먼지라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줄도 몰랐는데 같이 수업준비를 하던 동료선생님이 권해준 프로그램이었다. (그래서 작년 한해 가장 감사했던 선생님이다.)
작년의 내가 맡은 학년은 1학년 사회라 한국지리와 세계지리가 내용의 대부분이다.
그런데 다 알다시피 이 교과서의 지식이란게 영 사실의 나열이 주를 이루는 죽어있는 지식이라 지리지식속에 당연히 담겨야 할 인간의 삶에 대해서는 다루지 못한다.
그동안 그 부족한 부분을 파워포인트니 학습지니 하는 것들로 메꿔왔는데 늘 아쉬웠다.
그러던 차에 만난게 바로 이 프로그램.

아이들과 우리나라의 곡창이라 불리는 호남지방의 농업을 배우고는 <쌀>을 같이 보며 한미 FTA와 농업이 가지는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남부아시아를 보고나서는 <축구공 경제학>을 같이보고 세계의 아동노동의 실태를 보고, 동남아시아를 배우고는 <피부색 -혼혈>을 같이 보고 우리속의 외국인 코시안의 문제를 같이 얘기할 수 있었다. 아프리카는 항상 자원은 많지 만 가난하다는 의미없는 얘기를 벗어나 그 자원이 어떻게 아프리카의 사람들을 고통속으로 몰아넣는지 <BLOOD PHONE>을 보며 공감할 수 있었다. 아프리카의 소년병의 문제, 인디언의 역사,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북극의 나누크 이야기, 멕시코의 라쿠카라차....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도 실제 수업에서 쓰일려면 일단 5분내외로 짧을 것, 재밌을 것, 감성을 자극할 것, 그리고 내용이 진실이어야 할 것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근데 이 모든 조건을 갖춘 프로그램이 바로 지식e였던 것.

이 좋은 프로그램에 책까지 나와주니 더욱 고맙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프로그램 자체는 좋은데 그걸 보여주고 이야길 하기 위해서는 다른 자료들을 다시 늘 찾아봐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책속에는  해당 방영분의 배경설명과 더 공부할 수있는 도서 목록까지 제시해 주고 있어 나에게는 고맙기 그지 없는 책이 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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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1-15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수업 자료로 엄청 고마웠던 책이자 또 영상이었어요. 열심히 다운받아 쟁여놓았죠. 다시 봐도 감동의 향연이에요~ 고마운 EBS(>_<)

바람돌이 2008-01-15 22:01   좋아요 0 | URL
저도 고맙죠. EBS!! 저도 가득 다운받아 쟁여놨어요. ㅎㅎ 전 그래도 책보다는 영상의 감동이 더 좋던데 책은 또 책 나름대로 정리가 잘 되어 있어 좋은 것 같아요.

글샘 2008-01-16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joajoa.ba.ro/에 가면 마구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

바람돌이 2008-01-17 03:0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전호인 2008-01-17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속에 알리의 포효(?)하는 그림이 보이는군요.
님의 소개라면 좋은 책일 것 같아염

바람돌이 2008-01-21 01:39   좋아요 0 | URL
지식이란게 뭔지, 정말로 우리가 알아야 하는 진실이 뭔지를 강렬하게 알려줘요. 저는 사실 책보다는 ebs의 지식e를 직접보는걸 더 좋아하구요. 하지만 책은 또 나름대로 강점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좀 더 공부가 필요한 부분들을 챙겨볼 수 있게 해주니까요.

구절초 2008-01-19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저두 관심 많아 추천 고! 그런데 무쇠솥산이요...지난주에 범어사 돌아보고 그아래서 동태탕 먹으면서..맛이 하두 기가막혀 샘이 언급하셨던 허름한집의 찌게 그런 복이 우린 없나보다라고 얘기했더랬는데..거기사시나보네요.방학 즐기시길 ...

바람돌이 2008-01-21 01:42   좋아요 0 | URL
부산의 저 부자가 가마 부 내지는 솥부자예요. 초량쪽에 있는 무슨 산 모양이 가마 내지는 솥 엎어놓으것 비슷하게 생겼대서 지어진 이름이라죠? 좀 멋대가리는 없어요. ㅎㅎ 범어사쪽은 식당이 워낙에 많지만 이게 잘 들어가야지 그렇지 않다간 가격만 비싸고 맛은 완전 잼병인 곳이 많아요. 저도 범어사쪽은 그렇게 자주 가는 곳은 아니니 어디가 맛난지는 잘 모르겠고요.

그로밋 2008-01-21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까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님 리뷰보곤 꾹 눌러버렸어요^^

바람돌이 2008-01-22 01:25   좋아요 0 | URL
저의 리뷰는 허접한데 그로밋님의 말씀 덕분에 완전히 기분 업입니다. ㅎㅎ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강명관 지음 / 푸른역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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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관씨의 전작인 <조선의 뒷골목 풍경>이 별로였기에 이 책도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지인이 추천을 하길래 손에 들었다. 결론은 전작보다 훨씬 낫다.

이른바 책벌레들이라 불리울만한 조선의 여러 인물들을 통해 조선의 인쇄문화, 지식인층의 독서경향과 그것이 사회에 끼친 영향들을 개괄적으로 살피고 있는데 그것을 살피는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저자 나름대로의 해석과 평가를 내리고 있는 장면들이 볼만하다.
어떤 경우는 아주 명쾌해서 그래 이런 비판이 필요했어라는 장면이 있는가하면 일면 수긍이 가면서도 일면 좀 과하지 않나라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어쨌든 나는 어줍잖게 이리저리 돌리는 것보다 이렇게 명쾌한 사람이 좋더라....
비판을 받을지언정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제시할 줄 아는 사람이 말이다.

우리나라 고려조에 금속활자의 발명이 세계최초라며 자랑스럽게 제시하는건 누구나가 아는 국민적 상식에 해당할게다.
하지만 그 금속활자의 발명이 과연 200년 후의 서양의 구텐베르그의 발명보다 위대한 것이었나라는 질문은 잘 던져지지 않다가 최근에 와서야 일부 학자들에 의해 제기 되고 있다.
저자도 나도 최초니 하는 숫자에 별로 관심이 없다.
중요한 것은 그 발명이 사회를 과연 어떻게 바꾸었느냐 하는 것이다.
구텐베르그의 발명은 서양의 종교개혁과 맞물리면서 지식의 대중화를 가져왔고 봉건사회를 뒤집어 엎을 새로운 세력을 만들어냈다. 어쨋든 사회를 변화시키는 추동력으로서의 역할을 해냈던 것.
그렇다면 우리의 그 위대한 금속활자는?
금속활자의 발명은 많은 책을 만들어내어 지식의 대중화를 이루기 위한 것이 결코 아니었다.
고려시대에도 조선시대에서 많은 책을 찍어내기 위해서는 여전히 목판이 중심이었고, 금속활자는 소량의 다양한 책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었다. 그 소량의 책이 누구의 소유가 되었을까?
말할 것도 없이 지배층이다.
금속활자의 발명이후 그것이 개량된 것은 세종조까지가  끝이다.
세종조때까지의 개량만으로 사대부들의 수요를 충족하기는 충분한터 더이상의 개량을 고민할 이유가 없었던데 그 원인이 있을 것이다.
지식의 대중화를 만들어내지 못한 인쇄술의 발명은 이제 좀 더 그 평가의 제자리를 찾아야 하는게 아닐까?

16세기 조선은 조광조라는 도덕군자를 맞는다.
건국 이후 100년쯤 흘렀으니 기존의 기득권세력의 안정이 계속되면서 초기의 개혁의욕은 점점 사라져가고 자리보전을 위한 부정부패가 악취를 풍기기 시작할 즈음, 바로 그 부정부패에 도덕의 잣대를 들이대면서 등장한 사림파와 그들이 대표가 바로 조광조이다.
시대극에서든 일반적인 평가에서든 조광조는 개혁가와 도덕군자의 이미지로 대표된다.
그는 자신의 도덕적 삶뿐만 아니라 군주에게도 역시 도덕적 삶을 강요하였다. 여기에서도 만족하지 못한 그는 유교적 도덕을 백성에게 전파, 강요하기 위해 <삼강행실도>니 <이륜행실도> <열녀전>같은 책을 엄청나게 찍어 배포하게 한다.
더불어 그가 가장 신경을 써서 배포한 책이 있으니 바로 <소학>이다.
<소학>은 그야말로 사대부를 만들어내기 위한 책이다.
백성과 구분되는 훌륭한 인간의 표본으로서의 사대부 제작지침이라고나 할까?
밥 먹을때는 뭉치지 말고 밥상앞에서 혀를 차지 말라는 둥, 남녀칠세 부동석이라는 둥, 칠거지악이니 이런 것들이 모두 소학에서 제시된다.
철저하게 가부장적이고 남성중심적이면서 동시에 일반 백성과 사대부를 경계짓는 책이 바로 <소학>이다.
조광조의 이 기획은 지나치게 성공적이어서 선조대가 되면 조광조의 뒤를 이은 사림파가 바로 조선의 주인이 된다.
이런 사림파의 도덕교육에 대해 저자는 철없는 지식분자들의 행각이라고 일갈을 가한다.
개혁은 필요했지만 나날이 악화되어지는 백성의 실질적 삶의 개선은 젖혀둔채 도덕 일색으로 사회를 바꾸려 하는 것 허망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광조의 뒤를 이은 사림의 세상은 그야말로 백성의 실제 삶의 개선에 대한 학문은 깡그리 무시하고 오로지 명분과 도덕주의를 내세워 세종때 그나마 발달했던 실용학문들을 압살해버린다.그렇다고 그들이 또 그렇게 도덕적이었냐 하면 참......권력앞에 도덕이란 언어의 유희일뿐이다.
사실상 조광조에 대한 저자의 이런 평가는 일면 과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건 아니지만 오히려 신선하다는 느낌도 받는다.
사림이 집권을 하고 난 이후에 대해서는 그들의 관념론과 명분론에 대한 비판이 많았지만 그것이 조광조까지는 올라가지 못했던 터... 그런데 바로 이 사림을 본격적으로 만들어낸 이가 조광조이니 어쩌면 뿌리까지의 비판적 검증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강명관씨의 인물평가는 참 독특하다.
앞의 인물도 그러했지만 퇴계 이황이나 율곡 이이에 대한 비판의 칼도 매섭다.
과연 누가 이들에게 비판의 칼날을 들이되었는가 말이다. (지폐에까지 등장하는 분들인데....)
이들이 척박한 조선의 학문 환경에서 주자학을 공부하고 그것의 이론을 극대화하여 발전시키고 한 공은 인정할 수밖에 없으나 그것의 결과가 이후 조선의 학문을 주자학 일색으로 만들어버린 병폐의 시작이었으니 어찌할까?
딱히 보면 이 둘의 잘못이라고만  들이대기는 억울할 것 같은 면도 없지 않지만 어쨌든 결과가 그러함에야.... 조광조가 주자의 도덕론으로 사림을 만들어냈다면 주자학의 체계를 정리함으로써 사대부의 유일무이한 사상적 무기로 만들어준 것이 바로 퇴계와 율곡이라고나 할까?
학문의 다양성이 사라진 사회에서 주자학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으면서도 약간의 자신의 의견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도 사람들은 희생되어 나간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허균이고 박세당이다.

조선에 학문의 다양함이 숨구멍을 트기 시작하는건 조선 후기 흔히 말하는 실학계열의 학자들이 등장하면서였다. 이들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또 중국 청나라의 무수한 서적들의 수입이 있으면서였으니 외부에서의 새바람이 조선 학계에 숨통을 틔워준것이리라....
이 과정에서 이익같은 이는 수많은 책을 읽고 그것을 소개하는 역할을 해낸다. <성호사설>이란 빛나는 업적이 그것인데 사실 이 책은 수많은 책의 내용을 분류하고 모아서 편집한 책이다. 다만 그 편집의 틈사이에 성호가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 것이고..... (단 성호가 사회를 바라보던 깊이는 충분히 인정해야 할만큼 훌륭하단다.)
새로운 학풍의 등장은 새로운 문체와 새로운 의식을 가져오고 그 과정에 우리 귀에 익은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덕무, 박지원, 정약용 등등.....
흔히 세종과 함께 호학의 군주로 개혁의 군주로 일컬어지는 정조는 아이러니하게도 사상탄압의 군주이기도 했다. 정조가 이루려던 조선은 어떤 사회일까? 그것은 결국 주자학의 도덕에 입각한 기존 조선의 강화였으며 따라서 당대에 새롭게 청으로부터 들어오던 학문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일어난게 문체반정 - 즉 주자학과 고문에 입각한 순정한 문장 외에는 모두 탄압하는 것이었으니 조금 과장한다면 조선의 진시황이 되었을지도 모르겟다. 정조가 좀 더 오래 살았다면 말이다. (그런데 정조의 문체반정이 정조의 이념적 지향성에서만 다루어지는 것은 조금 아쉽다. 정조가 문체반정에 좀 더 적극적이었던 것은 당시 경화사족, 즉 서울에 사는 대갓집 양반들 즉 노론을 경계하기 위한 정치적인 목적도 있었다. 본성이 호학의 군주였던 정조가 자신의 왕권에 대한 노론의 위협이 조금만 덜한 시대였다면 이정도로까지 사상을 탄압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기때문이다.) 정조의 문체 반정은 정조의 이념적 순수성의 결과였을까? 아니면 정치적 계산의 결과였을까? 이 둘이 모두 한꺼번에 연결되어 있는건 분명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딱 하나로만 원인을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다.

이 책의 마지막 책벌레는 단재 신채호다.
신채호선생이야 혁명가이기도 하지만 한학에도 아주 밝으셨던 분이다. 근데 그분이 영어도 굉장히 잘햇다는 건 처음 듣는 얘기였다.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를 원서로 읽어낼 정도였다니....
그런데 대단한 독해력을 자랑했던 이분의 영어읽기가 참 흥미롭다.
영어책을 읽을때 구절구절 '하여슬람'하면서 한문식으로 토를 달아 읽었단다. "I am a boy"를 " I는 am a boy라"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왜 그렇게 읽느냐 물으니 영어나 한문이나 글은 마찬가지가 아니요라고 했다니... 대쪽같기가 이를데 없었던 단재가 영어책을 읽는 모습 상상이 즐겁다.

조선의 책을 좋아한 사람들과 그들에 대한 신선한 평가는 책을 읽는 것이 내내 즐거운 경험이게 했다. 저자의 평가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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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세로 세계사 2 : 동남아시아 - 동방의 천년 문명이 열린다 가로세로 세계사 2
이원복 글.그림 / 김영사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균형잡힌 시각이란게 뭘까?
앞선 먼나라 이웃나라가 서구사회만을 다루어서 균형이 안맞으니 동부유럽이나 동남아시아도 다뤄주는거?
아시아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란게 지극히 편협했던 것에 비하면 이런 책이 나와준것만으로도 균형을 맞추어간다고 해줄수도 있겠다.
하지만 균형이란건 어차피 무게중심을 필요로 하는 것이고, 따라서 그 무게중심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그야말로 편파적이 되어버릴 수도 있는거 아닐까?

책은 현재의 동남아시아지역의 여러 나라들을 나라별로 그  역사를 간단하게 소개하고 오늘날의 모습과 미래의 전망까지 두루 살피는 정말 광범위한 부분에 걸쳐있다.
하지만 적은 지면에 넘치도록 지나친 이 광범위함이 오히려 이 지역의 역사와 현재를 도식화하고 있는건 아닌지 염려된다.

동남아시아 여러 지역의 역사들이 지나치게 희화화된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만화라는 매체의 성격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그들의 역사를 읽다보면 이건 무슨 바보들의 잔치냐 싶은 느낌...
어쩌면 이런 면은 이 책이 자신의 무게중심 그러니까 이데올로기적인 가치의 중심을 서구식 민주주의, 서구식 근대화에 명백히 둠으로써 생긴 패단이 아닌지싶다.
각 국의 현재와 전망을 논하는 각 국가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너무나도 명백하게 자본주의적 발전과 서구식 민주주의의 도입만이 능사인 것처럼 얘기되는것의 반복이다.
불편하다.

이 지역의 정치실험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그들은 서구식 민주주의의 도입에도 실패했고, 공산주의 체제의 도입에도 실패했다.
둘 다가 실패했는데도 불구하고 서구식 민주주의가 완전히 실현되지 못해 대부분의 나라가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얘기하는 것은 명백히 불균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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