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력 해법수학 G 1단계 - 초등
천재교육 편집부 지음 / 천재교육(학습지)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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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학년때는 계속 기탄사고력수학을 시켰다.
예습은 못시키고 복습삼아 풀게 한거였는데 이게 참 만만하지 않은게 문제들은 좋은데 중간 중간 생각보다 많이 어려운 문제들이 섞여있다.
가끔은 설명해주기가 난감한 문제들까지...
초등 1학년단계에서 이항이나 교환분배법칙을 설명하기는 좀 난감하지 않을까?(나만 그런가?)
2학년이 되면서 학교공부에 조금 더 신경이 쓰이기 시작.
학원이나 학습지는 아예 생각도 안하고 있으니 집에서 조금 예습을 시켜야 하지 않을까 싶어 좀 쉽게 된 책이 없나 찾던 중 발견한게 해법 사고력 수학이다.
일단 교과서 진도와 거의 비슷하게 나가고 있고(기탄은 교과서 진도와는 별도로 독자적인 순서를 취한다) 문제수준도 2학년 수준에 맞는 문제들로 구성되어있다.
아이가 풀더니 엄마 기탄보다 훨씬 쉬워 하면서 좋아한다. ㅎㅎ  

학기중에는 교과서 진도랑 맞춰서 해법수학을 풀게 하고 방학때 조금 심화복습을 위해서 기탄사고력수학을 곁들이면 적당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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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 황금빛 유혹 다빈치 art 9
신성림 지음 / 다빈치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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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울에서 열리는 클림트전을 보러가기 전에 공부삼아 오래전 사둔 이 책을 들었다.
표지의 저 키스는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지... 

"나에 대해 뭔가 알고싶다면 - 물론 화가로서의 나 말이다 - 내 그림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서 그 속에서 내가 누구인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으면 될 것이다."(클림트) 

가수가 노래로 자신을 표현하듯이 화가가 그림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서두에 클림트의 저 말을 내걸었듯이 저자는 클림트의 그림에 아주 충실하게 책을 써내려간다.
클림트의 그림이란게 대부분 어떤 역사적 평가나 논리적인 잣대를 들이대기는 어렵다.
다만 그의 황홀한 색채와 관능적인 분위기에 반하는 것이 대부분일터고 나 역시 그러하다.  
저자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클림트의 그림을 보며 느끼는 주관적인 감상과 느낌이 내용의 주가 되고 간간이 클림트와 주변 인물들 미술계의 당시 동향과의 연관등을 살피는 정도이다.  

그림을 보고 느끼는 것은 온전히 주관적인 것이고 굳이 저자의 시선을 따라야 할 이유가 없다.
다만 내가 느낀 감정을 좀 더 명확하게 말하거나 또는 다르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데 안내정도로 삼을 수 있을까?
그런만큼 어쩌면 이 책의 진짜 주인공은 책의 내용이라기 보다는 도판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겟다.
클림트 대표작의 대부분과 잘 보지 못했던 수많은 그림들이 도판으로 제시되어있는데 도판의 수준이 굉장히 깔끔하고 좋다. 색감도 정말 좋고.....
그의 그림들을 이렇게 책 한권으로 훑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 되어준다. 

아 그런데 이 책을 읽고 클림트전을 보러갔었다.
유명한 유디트가 걸렸고 이 책속에서 볼 수 있었던 작품들도 꽤 많이 전시회에서 볼 수 있었다.
진짜 그림은 항상 도판보다도 훨씬 좋은 경우가 더 많다는 나의 막연한 생각이 이 전시회 관람에서 흔들릴 줄이야....
클림트의 그림은 유난히 사진빨을 잘 받는게 아닐까 싶은 의구심이 확 드는 전시였다.
대표작 유디트 하나만 보더라도 오히려 도판에서 더 감동적인 느낌이었으니...
이건 슬픈 경험이다.
물론 내가 빈에 가서 그의 다른 작품들을 더 본다면 이 생각은 충분히 바뀔 수 있는것이겠으나 이번 서울 전시에서는 책속의 도판 속 클림트의 그림들이 더 좋았으니 어쩌면 좋을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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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9-03-03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제 일과중 하나가 동아일보-_-에 올라오는 클림트 그림 설명 모으기에요.
거의 매일 하나씩 그림과 그 그림에 대한 설명들을 싣고 있는데 나중에 어따 쓸때가 있으려나 싶어 모으고 있지요.
저도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 내에 클림트를 보고 오려고 하는데 제발 하느님이 보우하사 제가 갔을때는 아가들이 조금만 있어주길 바랄뿐이에요.

바람돌이 2009-03-03 09:53   좋아요 0 | URL
아가들보다 어른들이 더 많던걸요. 정말 사람에 치여서 원....ㅠ.ㅠ
전 솔직히 클림트전은 돈이 조금 아까웠어요. 생각만큼 그림이 안 멋져서요. ㅎㅎ 오히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하는 퐁피두센터전이 멋지던걸요.

무해한모리군 2009-03-03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전시환경이 좋지 않았던거 아닐까요?
저는 미술관에 가면 쬐끄만줄 알았던 그림이 너무 커서 늘 깜짝 놀라곤 해요 ㅎㅎ
제취향은 클림트 보단 에곤쉴레..
퐁피두센터전 보러가야겠네요~~

바람돌이 2009-03-03 11:40   좋아요 0 | URL
오스트리아에 직접가서 보신 분의 말을 들어보면 클림트 그림을 전시하기 위한 배려가 굉장하다더군요. 어떻게 전시하느냐에 따라 달라보이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좀 더 여유있게 봤다면 어쩔지 알수는 없겠죠? ^^
퐁피두센터전은 끝날때가 다 된것 같던데 한 번 알아보세요. ^^

꿈꾸는섬 2009-03-08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시회보다 도판이 좋았다구요.ㅜ.ㅜ 전시회에 못가봐서 아쉬웠는데 전 그냥 책이나 봐야겠네요.ㅎㅎ

바람돌이 2009-03-09 10:43   좋아요 0 | URL
뭐 느낌이야 사람마다 다르지만 저의 경우는 그랬어요. 오죽하면 늘 사는 도판도 하나 안사왔겠어요. 내 책들의 도판이 낫구나 하면서... ㅠ.ㅠ

simple 2009-04-24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며칠 전에 클림트전 다녀왔는데요. 유디트1, 생각보다 무척이나 감동받고 왔답니다. ^^; 솔직히 그림 크기가 넘 작아서 놀라기도 했지만, 그 생생한 얼굴 표정에 그만, 그 자리에 못박혀 보고 또 보았다지요.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비싼 입장료에 비해 조금은 아쉬운 전시회였어요. 전 평일 저녁 때 가서 그래도 비교적 붐비지는 않았다지요. ^^;

바람돌이 2009-04-25 23:58   좋아요 0 | URL
전 사람에 치었어요. ㅎㅎ 워낙 오랫동안 도판들을 봐서 그런지 생각보다 감흥이 덜해서 전 좀 어리둥절한 전시회였어요. 그래도 그림 하나가 마음에 들면 그 전시회 본전은 뽑았다고 생각해요. ^^
 
절대로 잡아먹히지 않는 빨간 모자 이야기
마이크 아르텔 지음, 짐 해리스 그림, 한강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이런 저런 버전의 빨간모자 이야기는 워낙에 많이 봤지만 이 책은 절대로 잡아먹히지 않는 빨간모자이야기라는 저 제목 그러니까 절대로 잡아먹히지 않는다는데 마음이 확 끌린 책이다.
어떻게 해서 빨간모자가 절대로 안잡아먹히게 되었을까? 

책을 여니 처음에는 빨간모자가 누구인지 찾기가 어렵다.
자세히 보던 우리집 꼬맹이 엄마 이 오리야 한다. 봐 빨간옷 입었잖아...
아~~~ 오리가 주인공이구나...
그럼 늑대는? 오리가 주인공이니 늑대는 당연히 없다. 대신 악어가 등장한다.
그것도 굉장히 표정 풍부하고 익살스러운 악어가... 심지어 악어는 이름도 있다. 늙은 "클로드"
악어에게 저렇게 있어보이는 이름이라니... 이것도 꽤 멋지다.  

책의 줄거리는 기존의 빨간 모자이야기를 기본적으로 충실하게 재현하지만 디테일은 전혀 다르다.
원작이 늑대의 흉악함이 강조되면서 다소 엽기적으로 흐르지 않는가?
늑대가 할머니를 잡아먹고 빨간 모자는 늑대의 배를 갈라서 할머니를 꺼내고 대신 돌로 채워 다시 기워놓는다는... 원작의 이 설정은 웃기다면 웃길수도 있지만 조금만 각도를 달리하면 정말 엽기적이지 않은가 말이다. 조금만 심각해지면 이게 동화가 아니라 호러가 되겠다.  

근데 요 빨간모자는 좀 다르다.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충분히 납득할만큼 그럴듯하면서도 웃겨서 떼굴떼굴 구르고 싶어지는 빨간모자다. 악어가 악역으로 나오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연민도 가고 귀엽기까지 하다니.... 

그럼 어떻게 빨간모자 오리가 절대로 잡아먹히지 않게 되었을까? 


빨간모자 오리는 역시 원작대로 아픈 할머니의 병문안을 간다.
하지만 역시 오리이니 숲이 아니라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
드디어 나타난 악어 클로드.
하지만 우리의 빨간모자 어찌나 용감한지 악어의 위협에 절대 굴하지 않는다.
도시락 조금만 나눠달라는 악어의 협박에 용감하게 장대를 들이대며 "지금부터 셋 셀때까지 비키지 않으면 이 막대기가 당신 머리 한가운데를 내리칠거예요. 하나!" 
자 아무리 사나운 악어라 하더라도 물러서지 않을수 없지 않겠는가 말이다. 

여기서 포기하지 않은 악어!
역시 원래 스토리대로 할머니집으로 먼저 간다.
하지만 할머니를 잡아먹지는 못한다. 그놈의 꼬리가 컵을 깨는 바람에 악어가 들어온걸 안 할머니가 옷장속으로 숨어버렸기 때문에....
이윽고 할머니집에 도착한 빨간모자.
원작에 있는 문답을 하다가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 드디어 본격적이 대결에 나서는데, 그 무기가 뭐였을까? 



빨간모자를 잡아먹기 위해 있는대로 입을 벌리고 달려드는 악어.
빨간모자는 고양이 티진과 협력하여 멋지게 악어를 골탕먹이니 그 무기는 바로 '무지 매운 빨간 소스'라나?
저 악어의 커다란 입에 무지매운 빨간 소스를 듬뿍 바른 소세지를 그대로 골인시켰으니
불쌍한 악어는 바로 요렇게 된다. 



요 장면에서 우리집 꼬맹이와 나는 정말 떼굴떼굴 구를수밖에 없었다고... ^^ 

행복한 결말, 할머니와 빨간모자 그리고 고양이 티진도 마룻바닥을 떼굴떼굴 구르고..
근데 왜 오리가 절대 잡아먹히지 않게 되었느냐고?
그건 바로 악어가 매운 소스를 바른 소세지가 바로 오리고기였다고 착각한 때문...
그래서 이후 악어는 다시는 오리고기를 먹지 않기로 결심했다는데 


매운 오리 접근금지!!!
악어 바로 요렇게 살고계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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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03-03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재미있겠어요.ㅎㅎ

바람돌이 2009-03-03 00:28   좋아요 0 | URL
완전히 제 취향이에요. ㅎㅎ 해아도 너무 너무 재밌어하던걸요. ^^

실비 2009-03-03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이야기가 기발하네요.
잼있을거 같아욤^^

바람돌이 2009-03-03 00:37   좋아요 0 | URL
그림도 딱 제 스타일! 재밌어요. ^^

bookJourney 2009-03-03 0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 바람돌이님 리뷰만 봐도 정말 재미있어요. 보관함으로 쓔웅~~~ ^^

바람돌이 2009-03-03 08:55   좋아요 0 | URL
책세상님네 둘째가 딱 좋아하지않을까요? ^^

무스탕 2009-03-03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 참 귀여운 그림책이네요.
요즘 애들보다 제가 읽으려고 그림책을 구입한다니까요 ^^;

바람돌이 2009-03-03 09:54   좋아요 0 | URL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좋은 점 하나 그림책의 세계를 알게 되었다는거예요. ㅎㅎ
 
지귀, 선덕 여왕을 꿈꾸다 푸른도서관 27
강숙인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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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을 사모해 미쳐버렸다는 지귀.
그 지귀가 여왕을 한 번 뵙기 위해 여왕이 절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는 동안 탑아래에서 기다리다 지쳐 잠이 들어버린다. 기도를 마치고 나오던 여왕이 그 광경을 보고 지귀의 가슴에 금팔찌를 뽑아 놓고 가니 이윽고 깨어난 지귀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한탄하며 급기야 가슴이 타들어가 화신이 디고 만다. 지귀가 불귀신이 되어 온 세상에 떠돌아 다니자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급기야 여왕은 노래로 주문을 만들어 대문에 붙이게 하니 그 후 백성들은 화재를 면하게 되었다.
지귀의 마음속 불길이
자신의 몸을 불사르고 불귀신으로 변했네
창해밖으로 흘러가
만나지도 친하지도 말지어다.     - 권문해 <대동운부군옥>조선 선조때  - 

 

 

옛 이야기는 때로 현대인으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울때가 많다.
지귀의 설화도 역시 전후맥락을 따지고 들어가자면 어린 청년이 나이 환갑을 바라보는 여왕을 사모하는 마음도 그러하고, 죽은 이후에는 불귀신이 되었다는 것도 그러하며 선덕여왕의 주문이란 것도  지귀의 마음을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쫒아내는 것이라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설화의 열려있는 사이 사이 간극을 메우는 것은 결국 문학적 상상력일 것이다.
그래서 작가란 이 몇줄 안되는 설화를 그의 상상력으로 복원해내는 이가 될테고... 

 

지귀, 선덕여왕을 꿈꾸다라는 제목의 이 책은 그래서 내게는 각별한 호기심을 유발시켰다 하겠다.
 어떤 식으로 지귀의 마음을 복원시켜내고 있을까?
지귀의 마음이 선덕여왕에게 간 것은 어떤 이유때문이었을까
이런 호기심을 안고 기대에 잔뜩 부풀어 책을 읽었건만..... 

 

물론 스토리상으로는 김유신과 법민을 한켠으로 하고 또 다른 한켠으로 김유신측의 라이벌집안의 아들인 가진과의 사이에서 고뇌하고 방황하는 지귀의 설정은 무난했다.
그 속에서 지귀의 여왕에 대한 감정은 에로스적 사랑이 아니라 자신의 고뇌를 단칼에 풀어줄 무한한 신뢰에 다름아니었다는 설정 역시 수긍이 갈말한 전개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단순성 평면성은 이런 상상력의 효과를 반감시키고 마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어찌 이 글 속의 신라인들은 그렇게 하나같이 여왕을 우르러기만 할까?
오직 나라를 위한 충심 하나 이외의 감정은 없는 것일까?
왜 그런 충성은 맹목적이고 무조건 당연시되고 있을까?
인물들이 뱉어내는 말이 모두 한결같으니 각각의 인물들의 입체성은 사라지고 인형들이 줄줄이 늘어서 똑같은 소리를 무한반복하고 있는 형상이니 원.... 

설화를 재구성하는 설정의 참신함은 좋았으나 그것을 이끌어나가는 인물의 창조와 현실감의 창조에서는 실망스러운 책이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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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깊다 - 서울의 시공간에 대한 인문학적 탐사
전우용 지음 / 돌베개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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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에 서울정도 600년을 기념하는 온갖 행사들로 시끌벅적했던게 생각난다.
그 최대 이벤트가 타임캡슐이었던가?
600년을 이어오는 수도라.... 만만치 않은 역사의 무게다.
하지만 오늘의 서울은 그 무게를 제대로 감당하고 있을까?
가뭄에 콩나듯이 가는 서울이지만 온통 빌딩과 차도들로만 둘러싸인 궁궐이니 남대문 동대문이니 하는 것들이 600년 역사를 온전히 느끼게 하기는 힘들었다.
현대문명에 짓눌려 박제가 되어버린 과거라고나 할까? 

그래 600년 수도 서울이라고 한다면 이 정도 책은 지금보다도 훨씬 일찍 아주 옛적에 나와줬어야 했다. 이제야 나온 것이 안타깝고 안타까울뿐....
뭐라고 한 마디로 이 책을 정의하기는 상당히 난감하다.
제목 그대로 서울의 시공간에 대한 인문학적 탐사, 그리고 그 시공간을 살았던 사람들과 삶들, 삶의 조건들 찾아가기 정도? 아니면 서울이라는 도시 공간에 근대가 어떻게 이식되고 뿌리내렸는가? 뭐 이런정도로 얘기할 수 있을까?  

책은 서울이 조선의 도읍이 되던 순간, 서울이라는 명칭의 유래를 찾는데서부터 시작하지만 이런 역사적인 맥락만을 추적하지는 않는다.
도시의 역사를 쫒아가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먼저 생각해봐야할게 결국 도시론이다.
어떤 지역 내지는 국가에서 도시와 농촌은 어떻게 관계를 맺게 되며 도시는 그 속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가 그리고 그 역할은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가는가하는 물음말이다.
주변의 농촌을 소비함으로써만 성립될 수 있는 도시라는 존재는 그 출발부터 기생성에서 시작하는지도 모른다. 근대화의 역사는 그러한 기생성을 더욱 더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지방을 배제시키고 소외시키는 과정이었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서울민국이라고 부르는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자조는 이런 맥락에서 발생할 터이다.  

애초에 계획도시로서 질서정연한 정비를 보였던 또는 보이고자 했던 서울이 전란으로 인해 파괴와 전란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인구, 그리고 풍수사상의 영향등으로 중구난방의 도시로 변해가는 과정을 추적하는 과정은 흥미롭다. 그렇지만 전근대의 이러한 변화는 또한 부자와 빈자가 일상적인 연대를 이룰 수 밖에 없는 도시구조를 낳았지만 이러한 연대는 근대를 거치고 난 현대에 이르러서는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부자와 빈자의 철저한 구별, 비단 부자뿐만이 아니라 아파트값 떨어진다는 명목으로 자신의 아파트에 임대아파트 짓는걸 반대하는 주민들의 출현은 현대 도시의 비인간화가 어느정도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하겠다. 이런 연대의식이 사라진 도시는 대립의 현장일뿐 통합의 공간은 아니다. 

임진 병자 양난 이후 서울이라는 도시는 직업화 집단화된 거지들로 몸살을 앓는다. 이전 시대에도 분명 거지는 있었지만 그것은 대부분 일시적이거나 극히 제한적인 상황이었음과 비교하면 새로운 현상이다. 흔히 우리는 거지를 가난의 산물이라고 생각하지만 조선 후기 생산력이 회복되고 오히려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상황에서 더 많은 수의 거지가 산출되는 것을 보면서 저자는 거지란 가난의 산물이 아니라 사회적 빈부격차의 확대에서 오는 것임을 역사적 고증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지금에 와서 다시 우리 사회에 노숙자가 증가하고 있는 현상과 관련하여 눈여겨볼 대목이다.
17세기 중반 이후가 되면 늘어나는 서울의 유입인구, 특히 지방출신의 지배층으로의 편입을 막기위한 원천적인 봉쇄가 이루어진다. 과거에서 사륙변려체라고 하는 새로운 문체를 요구하게 되고 이것은 서울지배층의 전유물이 되는 것. 이래서는 지방출신은 어디 과거를 통한 한자리 얻기가 가능하기나 하겠나말이다. 다산 정약용이 자식들에게 절대 서울을 떠나지 말것을 당부하는 논리도 이런 맥락에서 나오는 것일게다. 서울공화국의 탄생은 이 때부터 시작된것이겠다.  

신분제가 해체되고 상인이 새로운 계층으로 등장하면서 등장하는 언어의 변화, 이른바 깝쇼체라고 하는 서울방언- 요즘은 어서옵쇼, 어디로 모실깝쇼 등등- 의 등장. 전차, 시계와 함께 들어온 자본주의적 시간관념과 생활방식의 추적,  남대문 동대문 시장으로 이어지는 근대적 시장의 형성과정, 그리고 근대화의 물결속에서 무수히 만들어지는 새로운 언어들의 등장과 유래까지 무궁무진한 읽을거리들을 담고있다. 그리고 그것이 한때의 읽을거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늘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성찰을 담고 있다는 점에 이 책의 가치가 더 있을 것이다. 

만약 내가 서울의 지리를 좀 더 알았다면 아마도 이 책읽기가 더 즐거울수도 있었을터이지만 그렇다고 서울로 이사를 갈수도 가고싶은 생각도 없는건 할 수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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