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엔 요렇게 살았지 - 퍼즐북 (6장, 48조각씩) 앗, 이렇게 흥미진진한 퍼즐이!
이혁 글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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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순서는 청동기 시대 - 고구려 - 백제-신라-고려-조선 으로 되어있어요.
그리고 책 왼쪽에는 그 시대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가 그림과 함께 실려있고요.
청동기 시대는 반달돌칼로 추수를 하는 모습이나 고인돌을 만드는 모습 단군 이야기가 간단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이렇게 청동기 시대 마을의 그림이 그려져 있고 이건 퍼즐이예요.
48조각 퍼즐인데 처음엔 원본 그림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밑판에 퍼즐 형태가 새겨져 있는 것도 아니라서 아이들이 조금 힘들어하더군요.(우리집 애들은 8살, 6살)
하지만 금방이예요. 한 번만 아빠가 요령을 가르쳐주니까 그 다음부터는 뭐 쉽게 합니다.
큰 아이는 좀 시시해 하네요.
대신 6살짜리 둘째 녀석이 요즘 요 퍼즐에 푹 빠졌습니다.

고구려로 가면 아무래도 북쪽이니 겨울 풍경을 넣었네요.
그리고 온돌과 불교 데릴사위제 같은 얘길 왼편에 넣었는데요.
아이들한테 데릴사위 얘기같은건 조금 이해시키기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고구려 백제 신라가 모두 마을 계절만 달라졌지 뭐 그렇게 다른 점을 퍼즐에서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건 약간 아쉽네요. 그들 모두를 확연하게 구별하여 퍼즐을 만들기는 힘들었을테고 그렇다면 뭔가 약간 다른 형태로 각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장면을 퍼즐로 만드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건 신라의 마을 모습인데요.
뭐 백제와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오른편 아래쪽에 화랑들이 택견 연습을 하는 것 정도 달라보일까? 근데 따지고 보면 고구려 백제에도 이 비슷한 건 있었지 않을까요?
그리고 택견하는 화랑들의 담 너머 밭에서 뭔가를 따고 있는 아줌마!
아무리 봐도 그게 빨간 고추같아보입니다.
설마 아니겠죠? 고추는 아메리카 대륙이 원산지이고 1492년 빌어먹을 콜롬부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난 이후부터 다른 대륙으로 전파되기 시작했어요. 즉 우리나라에는 조선후기에야 비로소 고추가 전파된걸요.
그러니 신라시대에는 절대로 고추가 없었답니다.
저 그림의 저 빨간건 지워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 뒤에도 각 시대별 마을들은 아이는 점점 사람이 많아지고 마을이 커져요라고 하는데 그것 외에는 좀 차이점을 찾기가 힘들어요.
하지만 퍼즐을 아이들이 좋아라하고 그리고 처음으로 옛날 우리나라에 어떤 나라들이 있었는지 관심을 갖게 하는데는 좋은 책입니다.
더불어 책속에 나오는 간단한 얘기들을 부모가 좀더 살을 붙여서 얘기해줄 소재를 찾을 수 있는 점도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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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보는 한일사 1 - 화해와 공존을 위한 첫걸음, 선사 시대~고려 시대 마주 보는 한일사 1
전국역사교사모임.일본역사교육자협의회 엮음 / 사계절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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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문제나 일본의 역사왜곡문제같은게 터질때마다 갑갑함으로 마음이 터질 것 같다.
일본우익의 역사인식의 문제역시 갑갑하기 이를데 없지만 그에 대한 우리측의 대응이라고 해서 나을게 하나도 없기때문이다.
일본과의 역사적 분쟁이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그리고 학문적 연구를 촉진하는 쪽으로 진행되기는 커녕 늘 정치판의 여론몰이용으로 놀아나는 꼴을 보는게 한심하면서도 안타까운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문제에 대해 그 여자들이 창피한줄도 모르고 라는 망언을 일삼는 인간들이 독도문제에 게거품을 물고  일본을 질타하는 그 아이러니한 모습은 희극적이기까지 하다.

그런 인간들이 참 역사를 좋아한다.
아니 좋아하고 싶은 역사만 좋아한다. 그것도 진실이 뭔지에는 관심이 없고 그저 자기가 믿고싶은 것만 믿는 쪽으로....
대표적인게 아마도 옛날에 왜놈들거는 전부 우리가 갖다준거고 아니면 그것들이 베낀거야 하는 말도 안되는 환상이지?  그런데 진짜 문제는 그렇게 믿는 사람들이 소수의 미치광이만이 아니라 지극히 정상적인 보통의 사람들조차 그런생각에 젖어있는 사람들이 무지하게 많다는거다.
아! 문제의 근원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어디긴 어디야! 한국 중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지.....
세월이 그렇게 많이 흘러도 한일관계에 대한 대한민국 국사교과서의 인식은 내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과 비교해 바뀐게 거의 없다. 국사교육의 목적이 한국인의 자랑스런 전통을 함양하고 자랑스런 한국인을 만들어낸다는  지극히 민족주의적인 기준을 고수하는 이상 아마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여전히 소수이긴 하지만 최근에 와서야 한일의 역사를 공동으로 고민하고 아집과 적대의 역사가 아니라 평화와 공존의 역사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발걸음의 작지만 소중한 첫 발걸음이 되리라 믿어진다.

1권은 선사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를 다루고 있다. 일본의 경우 무로마치 막부시대까지이다.
이 책의 편집을 보면 아직 양국의 역사를 아우르는 하나의 역사서를 만드는 것이 아직은 요원한 일임을 보여준다.
마주보는 한일사란 제목 그대로 각자가 각각의 역사를 서술하고 각 문화 내에서 문화교류사 부분과 그것이 각국에 끼친 영향, 그리고 중국을 포함한 국제관계속에서의 위치 등을 탐구해들어가는 식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시도는 일방적인 문화전파론이나 편협한 독자성론이 가지는 자국중심의 문화적 오만에서 벗어나고 있다.

예를 들면 고대 한일교류의 대표주자로 꼽을 수 있는 양국의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의 유사성부분을 들 수 있는데 쌍둥이 처럼 닮은 이 불상들을 얘기할때 사람들은 그것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오히려 주목하지 않는다.
둘이 닮았다는 사실에서 출발하여 마치 일본의 문화가 한반도에서 완전히 이식된 것인양 온갖 증거들을 찾고 그것을 내세우는것에 급급할 따름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것은 고대사회에서 한일양국간 문화교류가 아주 활발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을 증명할뿐 그것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 어떻게 이루어졌는가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흔히 말해지는 여러가지 가설들을 오히려 배제 함으로써 양국의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의 아름다움에 집중하게 하고 동시에 이 두 개의 불상이 가지는 미묘한 차이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어느것이 더 훌륭한가를 따지는 것은 그야말로 어리석은 아집일뿐이다.

통사로서는 그렇게 깊을게 없는 평이한 수준의 책이지만 한일의 교류를 바라보는 면에서는 새롭게 알게되고 다시 생각해볼 문제들을 많이 제시해 주는 책이다.
저자들의 말대로 중학생에서 어른들까지 누구나가 볼 수 있는 책이지만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가치관이나 역사적 문제제기는 결코 가볍지 않다 할 것이다.

덧붙여 책속의 도판들과 그 설명들을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책 두께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을 처음에 했는데 책속의 도판들의 선명함을 보고 이해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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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 - 시즌 2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2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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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생활속의 짧은 순간 1분이 타인에게 귀중한 도움이 되기도 하고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를 가져다준다는 광고가 있었다.
꽤 인상적이고 잘 만든 광고였었는데...

어쩌면 지식e의 광고카피는 일주일 중 단 5분의 방송이 당신의 마음을 움직입니다가 될지도 모르겠다. 너무 식상한가?
앞서나왔던 지식e 1편에 비해서 2권의 내용은 조금은 가벼워지고 대신에 훨씬 더 다양해지고 우리 옆으로 조금더 다가왔다고 할 수 있다.
가벼워졌다는건 희노애락이라고 구분되어진 4편 중에서 1편 희부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명품의 소비에 열광하는 오늘의 세태를 꼬집은 '이름값' 웃음의 의미와 역할을 다룬 '하하 호호 낄낄' 그외 눈물의 의미, 낮잠의 역할, 착시현상, 휴대폰문자기능을 통한 엄지손가락의 비약적인 활동성 증가 등 익숙하지만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다룬다.

하지만 이런 가벼움만으로도 죄책감없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세상이라면 얼마나 좋으랴?
여전히 우리 사회도 다른 사회도 우리가 알아야할 우울한 진실들은 널려있다.
이스라엘은 여전히 레바논에 폭탄을 떨어트리고 있고, 시사저널 사태, 한미FTA가 그렇게 시끄러웠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국민이 그 내용이 무엇인지 그것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해서는 모르는 현실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한다.

그 모르는 것들에 대해 설명하지 않고 보여주는 것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자하는 발칙한 꿈을 꾸는 건 아닐까?
오늘 우연히 본 EBS의 한 다큐프로에서 재밌는 실험이 있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미디어가 얼마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하는걸 보여주는 거였는데
아이들을 3집단으로 나누고 각각의 집단에 영상을 보여준다.
가운데 커다란 풍선 인형이 있는 방에 한 어른 남자가 들어가서 인형을 대하는 태도를 각각 다르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각각 폭력적으로 인형을 치고 때리고 노는 모습, 인형을 껴안고 아껴주고 좋아하는 모습,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관심한 모습을 유치원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거였는데 결과는 정말 대단했다.
폭력적으로 노는 모습을 본 아이들 9명 중 7명은 들어가자 마자 인형을 권투하듯 때리고 칼로 치고 하면서 노는 모습을 보여준데 비해 아껴주는 모습이나 무관심한 모습을 본 아이들 중에서는 폭력적으로 노는 아이들이 한 명도 없었던 것.

어쩌면 오늘날 미디어들이 새겨들어야 할 실험일거란 생각을 하게된다.
그 결론이 상업성을 이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그렇기 때문에 지식e의 이야기들이 더 소중하게 다가오는지 모르겠다.
부디 미디어란게 그렇게 커다란 힘을 내재하고 있는게 분명하다면 정말 단 5분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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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빠 2008-06-09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식e>에 관한 설문조사로 도움을 받고 싶은데요
http://blog.naver.com/image2two 에 오셔서
내용을 확인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바람돌이 2008-06-10 00:51   좋아요 0 | URL
설문 보냈습니다. 수고하세요 ^^
 
달을 먹다 - 제1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김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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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은 아름답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더 아름답다.
아름다운 만큼 애절하고 또 애절하다.
왜냐고?
이루어지지 못한 또는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은 그 불가능성으로 인해 생활의 구차함에서 비껴가기 때문이다.
먹고 사는 일의 구차함, 일상의 무심함 - 이런것들에 비껴서 있음으로 해서 아름다울밖에...

그런 구차함과 무심함에 푸욱 절어서 살고있는 이에게 일탈의 아찔함은 가끔은 소설이나 영화같은 것들로 채워질게다.
그래서 연애소설을 읽는걸까?

넘지말아야 할 이러저러한 금기들을 양산해내기에 조선이라는 시대배경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거리들을 만들어낼 듯하다.
온갖 금기와 규제들로 묶여있는 시대적 배경이 더 애절하고 위태한 사랑을 만들어내는걸게다.

소설속의 사랑은 하나같이 비극적 결말을 예고하고 있다.
여문의 짝사랑이 향이의 비극적인 죽음으로도 끝맺지 못하고 끝까지 죽은 향이의 영혼을 부여안고 은둔의 삶을 감내하는 것도
끝내 가슴속에 묻고야 말 사촌간인 희우와 난이의 사랑도....
죽을때까지 자기식의 사랑밖에 할줄 모르던 최국의 비극도....
어쩌면 인간의 눈먼사랑이란 비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운명론의 냄새도 가끔은 나쁘지 않다.
책을 덮는 순간 여전히 삶은 구체적이고 비루하게 남아있지만 그 또한 어떠랴?
내것이 아닌 남의 꿈을 잠시 훔치는 것도 책속에서만 얻을 수 있는 삶의 재미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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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8-02-25 0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저두 연애소설 좋아합니다.
실제로는 아찔한 사랑 못할듯. 그저 편안함과 현실적인 사랑이 좋아요. ㅎㅎ
물론 가끔, 아주 가끔 상상의 나래는 폅니다. ㅎㅎ

바람돌이 2008-02-26 02:54   좋아요 0 | URL
가끔은 연애소설이 고플때가 있는게 꼭 대리만족 같아요. ㅎㅎ

프레이야 2008-02-26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먼 사랑의 예정된 비극, 조선을 배경으로 하군요.
왜 하필 현대가 아닌 조선을 택했을까나..

바람돌이 2008-02-27 01:48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현대보다는 조선이라는 과거가 금기의 사랑을 설정할 수 있는 폭이 넓었을듯도 합니다. 그리고 국화주나 꽃차같은 소품들을 묘사하면서 나는 묘한 분위기같은 것도 일조를 할테구요. 간만에 님덕분에 재미난 소설을 읽었습니다. 많이 많이 감사해요. ^^

무스탕 2008-02-26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요.. 난이가 멀리 가버린 이유를요 희우를 부른거라고 생각했어요.
아무도 없는곳에서 둘이 다시 시작해보자!! 이런 앙큼한 속샘이 있는거라구요. ㅎㅎㅎ

구매자 40자평을 쓸때 아직 다 읽기 전에 갑자기 퍼득 든 느낌으로 '퍼즐을 맞추는 기분'이라 적었는데 책 뒷편의 심사평을 보니 어느분(이셨드라? -_-a)께서 똑같은 표현을 하셨더군요.
그래서 다 비슷한 느낌으로 읽나보다.. 했지요 ^^

바람돌이 2008-02-27 01:51   좋아요 0 | URL
그런 마음도 왜 없었겠어요. 아니라 아니라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드는 기다림이 인지상정인걸요. 옛적이나 지금이나 인간의 맘이란게 다 같은 것 아니겠습니까? ㅎㅎ
 
방아 찧는 호랑이 - 우리 옛이야기 곧은나무 그림책 19
서정오 지음, 이춘길 그림 / 곧은나무(삼성출판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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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직전에 큰아이와 호랑이 얘기를 하겠됐다.
만약에 호랑이가 우리집에 들어오면 어떡하지?라니까
잠시 생각하다가 "음~~ 망치로 때려줄거야"란다.
"야~~~ 그러면 호랑이가 너무 아프잖아? 그건 좀 너무해!"라고 하니 작은 녀석이 옆에서 그래 너무해하면서 후렴을 붙이고....
그러자 큰 녀석은 다시 "휙 들어서 집 밖으로 내보낼거야"라고 한다.

이런 호랑이의 이미지가 어디서 생긴 것일까?
뭐 실제로 호랑이를 볼 기회도 없었으니(있었다해봤자 동물원에서 두번 정도인듯...) 그림책들 속에서 얻은 호랑이의 이미지의 공이 클듯하다.
어쩜 그리 우리 전래동화속의 호랑이들은 그렇게 심술궂으며 그러면서도 멍청하여 여기저기서 수난을 당하냐 말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호랑이는 무섭다기 보다는 심술을 많이 부리고 못됐으니까 혼내줘야 하는 그 무엇으로 인지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일 바로 뒤에 이 책을 읽어주는데 아이들에게 고정화된 그 호랑이의 이미지와 똑같은 호랑이가 또다시 등장한다.
고개너머 마을잔치에 다니러간 부모님.
둘이서만 달랑 집을 지키며 감자를 구워먹는 아이들
여기서 당연히 나타나는 호랑이 - 아 쟤들을 잡아먹고 맛있는 감자도 먹어야지. ㅎㅎ
호랑이 역시 집안으로 들어가 아이들을 잡아먹기 위해 온갖 지혜를 짜내고 노력도 무지하게 하고,
하지만 역시 한 수 위인 아이들!
호랑이의 침입을 막기 위해 호랑이 보다 한수위의 지혜를 짜내고 나중에는 호랑이의 어리석음을 이용해 엄마가 다 못찧고 간 좁쌀까지 깔끔하게 찧어내다니말이다 . ^^

아이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구조이다
그 크고 험상궂게 생긴 호랑이가 아이들과 비슷해보이는 나이의 오누이에 의해 혼이 나서 쩔쩔매는 모습이라니... 아이들이 박장대소하며 즐거워 한다.

또한 전체적으로 갈색톤의 그림이 편안하게 그림을 볼 수 있게하며, 세밀하게 그려진 호랑이의 모습과 대비되어 간략하게 그려진 오누이의 얼굴은 그림책속 주인공들의 성격을 잘 나타내어준다.
거기다 간단한 점과 선만으로도 풍부한 표정을 보여주는 오누이의 모습은 아이들이 감정이입을 하기에 효과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내용에 있어서도 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우리 옛 이야기의 구수한 맛을 잘 살려낸 구어체라 읽어주는 사람이 오히려 신이 나서 읽어주게 된다.
같은 얘기라도 어떻게 언어를 고르고 다듬느냐에 따라서 얘기의 맛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다른 전래동화 그림책에서는 잘 보지 못했던 굉장히 중요한 특징이 있다.
보통의 전래동화에서 오누이가 나오면 보통 오빠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누이동생은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거나 아니면 뭔가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결정적이 실수를 하는 역할로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그림책속의 오누이는 정말 철저하게 동료이자 같이 주도성을 발휘하는 동등한 존재로 표현되어 진다는 것.
오빠와 동생은 어떤 경우에는 의견을 제시하는 주도자로, 어떤 경우에는 다른 사람을 돕는 협조자로 역할을 바꾸어가면서 나타나 이상적인 역할 분담을 보여준다.
그러한 협력의 결과 마지막 가까이 가서 방아를 찧는 호랑이와 그 호랑이를 혼내주고 좁쌀도 찧는 일석이조의 결과를 일구어낸 오누이의 모습은 정말로 아름답다.
장난기 어린 표정과 한편 서로를 대견해 하는 표정이 정말 아름다운 장면으로 남는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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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2-14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예린과 해아가 즐거워했다니 좋아요.
저는 그렇게 여러번 읽어도 오누이의 이상적인 역할분담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이래서 리뷰를 나누고 토론을 하는게 중요하다 싶어요. 호랑이를 집어 던지는 이야기는 '반쪽이'에서 잘 나타나죠.ㅎㅎ 호랑이가 등장하는 이야기 중 아이들이 좋아한 것으로 리스트 작성한 게 있었는데...

바람돌이 2008-02-17 01:58   좋아요 0 | URL
한동안 바빠서 서재에 제대로 들어와보지도 못했어요. 답글과 함께 다시 한번 감사인사도 드려야 하는데 말이죠. 덕분에 아이들에게 즐거운 시간이 됐어요. 감사합니다. ^^ 순오기님을 보면 말이죠. 전 아무래도 너무 게으른 엄마인것 같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