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읽은 책에<생사불명 야샤르>가 있다.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그러면서도 리뷰는 참 뻔한 말들밖에 떠오르지 않아 무지하게 힘들던 책이기도 하다.
결국 그냥 몇줄 간단한 말만 끄적거리고 말았던 것 같은.....

그런데 야샤르와 신채호 선생의 공통점은 뭘까?
답은 두 사람다 호적이 없다는 것.

야샤르는 누군가의 실수에 의해 태어나기도 전에 죽은 사람이 되어버려 주민등록이 없다.
그 덕분에 야샤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학교를 가는 것도, 군대를 가는 것도, 결혼을 하는 것도....
그러면서도 국가는 세금을 걷거다 군대를 갈때는 어떻게 어떻게 국가에 대한 의무를 다하게 한다.
하지만 권리는 nothing이다.

신채호 선생은 한일합방후 일본 국민으로는 하루도 살기 싫다며 중국으로 망명을 떠난다.
그리고 평생 근대적 의미에서의 무국적자로 살았다.
그 분은 살아서야 그 분의 선택이었고, 식민지 백성으로서 공식적인 국적을 가지지 않는다는건 그것 자체로서도 저항이었겠지만....
문제는 지금에 와서다.
우리의 자랑스런 대한민국은 독립운동가인 신채호 선생의 국적을 만들어주지 않았다.

그러므로 선생의 후손은 아버지가 없는 사생아로 호적이 만들어졌다.
엄청난 수고와 노력끝에 겨우 선생의 아드님은 1980년대에 겨우 아버지 신채호의 이름을 자신의 호적에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자연인 신채호였을 뿐,
독립운동가 신채호는 아니었다.
덕분에 지금 충북 청원군에 있는 신채호 선생의 묘소는 누구도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지경이다.

청원군 측에서 신채호 선생의 묘지를 문화유산으로 등록하고 정비작업을 하고자 그 후손에게 땅을 기증해줄 것을 요청했다.
후손은 당연히 승낙을 했으나 문제는 그 후손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었던 것.
즉 신채호 선생이 무국적자니 현행법상 후손이 독립운동가 신채호의 후손임을 입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신채호 선생의 묘소는 아래쪽에 수맥이 바로 통과하는 바람에 지금도 열 몇차례에 걸쳐 붕괴되었단다.
후손의 입장에서 좀 옆쪽으로 이장을 하고 싶어도 생판 남의 묘를 이장 하는 것이 돼 할 수 가 없단다.
얼마전에는 신채호 선생의 며느리가 보다 못해 불법으로 이장을 하려다 제지 당하기도 했다는 것.

야샤르의 삶도 눈물나게 황당하더니만,
대한민국의 신채호 선생의 사후도 눈물나게 황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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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1-20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채호 선생님의 생가를 답사하면 참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온답니다. 저도 두어번 정도 갔다 왔는게 참으로 그 곳을 갈때마다 신채호 선생님을 생각한답니다. 하루 속히 신채호 선생님의 모든 것이 잘 이루어져야 할텐데요. 걱정입니다.

프레이야 2006-11-20 0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몰랐습니다. 단재 선생과 후손의 삶이 그리도 황당하게 되어버리다니요.

조선인 2006-11-20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뉴스를 보고 참 황당하다 생각했는데, 야샤르와 연결되니 눈물이 나네요.

sooninara 2006-11-20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채호성샌님 이야기를 처음 듣네요. 요즘 뉴스도 안듣다 보니.ㅠ.ㅠ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대단하죠?
 

지난번에 읽었던 <느린 희망>은 쿠바여행기였다.
여행이라는것 자체가 이방인의 눈이라는 근원적인 한계를 가지기에
 그 사회를 총체적으로 보기에는 참 힘든 일이다.
누구나 자신의 안경으로 자신이 보고싶은 것이 먼저 들어오고 많이 보이게 된다.
단적으로 최근에 읽은 쿠바여행기가 두개다.

 

 

 

<느린희망> 과 <원더랜드 여행기>
이 두사람이 여행한 나라가 같은 나라가 맞나 싶을 정도로 이 두 여행기는 참 다르다.
<원더랜드 여행기>야 사실 굳이 쿠바일 필요가 있었을까 싶기도 하지만,
이 책속의 쿠바는 그냥 가난하고, 대신에 사람들은 순박하고, 가끔 사기꾼 같은 인간들도 꽤 많고....
뭐 쿠바라는 나라가 특별하게 달라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느린희망>에서 유재현씨가 본 쿠바는 전혀 달랐다.
쿠바라는 나라라고 해서 왜 문제가 없겠냐만은
그래도 지금의 쿠바는 내겐 참 부러운 나라였다.
우리보다 훨씬 못살아도 교육과 의료의 투자에서는 우리나라와는 쨉도 안되는 나라!
국민의 행복을 생각한다는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발끝도 따라가기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

그런데 이번에 또 저 <느린희망>덕분에 <황해문화 가을호>에 실린 부탄 여행기를 읽게 되었다.

알라딘에는 <황해문화 가을호>는 안뜨네...
그냥 여름호 이미지로 대신한다. ㅠ.ㅠ

 

 


어쨋든 부탄이란 나라 하면 옛적에 읽었던 여행기가 잠시 떠오르고 또  불교의 나라이기도 하고...
영화 <컵>에서 봣던 축구하는 스님들
그리고 그 스님들이 월드컵에 대해 설명하자 아주 높은 스님이
"아니! 다 큰 어른들이 왜 공 하나 갖고 싸운다냐?"라던 기억이 웃음과 함께 스치는 나라다.
히말라야 산맥 아래 왠지 아주 조용할 것 같은 나라....
근데 이번 여행기를 읽고는 부탄에 대해 아주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부탄에서는 국민총생산 GNP보다 국민총행복GNH(Gross National Happiness)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아래 서구의 GNP 중심의 성장논리가 아닌 국민들의 행복을 중심에 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219쪽)

저자의 말대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선언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얼마나 국가 정책에 현실적으로 반영되는냐 하는 것일텐데..

실제로 부탄은 1960년대까지는 공교육이 존재하지도 않았었는데 지금은 모든 국민에게 무상교육이 실시되고, 도시와 농촌의 격차를 없애기 위해 교사와 공무원의 순환근무가 실시된단다.
의료 역시 당연히 무상으로 제공되고....
부탄의 정부예산의 18%가 바로 교육과 보건에 할당된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재원을 어디에서 마련하느냐였는데 바로 전력의 수출이다.
부탄은 히말라야지역 다른 나라보다 풍부한 강수량과 높은 고도차로 인해 엄청난 수력발전 잠재력을 갖고 있는데 이것들을 개발해서 이웃나라로 수출한다.
그런데 이 자원의 개발도 국민의 행복과 환경의 보존을 위해 댐을 설치하지 않고 강의 흐름을 그대로 이용하는 전력을 채택하고 잇다.
관광산업 역시 연간 관광객의 수를 제한하여 부탄의 문화와 전통,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고 있다.
자연환경 보전에 관한 부탄의 철학과 정책은 세계최고순준이라 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오히려 숲이 늘어나고 있는 나라
헌법으로 '숲을 최소한 전 국토의 60%는 영원히 유지하여야 한다'고 명시하는 나라
이러한 환경보호로 인한 농민들의 피해를 국가에서 보상해주는 나라

이런 나라를 우리보다 못산다고 할 수 있을까?
쿠바, 부탄 작은 나라이지만 오히려 큰 나라이다.
그들의 행복한 실험이 부디 성공하기를....
그리고 그 실험이 지구촌 곳곳에도 퍼져나가기를....
내 나라가 제발 이런 마인드좀 배웠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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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10-12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탄의 국민총행복을 처음 들었을 때 참 신선했어요. 희미있는 삶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더군요. 참 좋은 책 소개, 잘 보았습니다.

마노아 2006-10-12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신선하고 감동적이에요. 그리고 부럽네요.

하늘바람 2006-10-12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지금 우리나라의 어수선함과 불안함과는 참. 달라요

바람돌이 2006-10-12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중요한건 지금 당장이 아니라 국가가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느냐 하는거겠지요. 어찌보면 부탄은 아직 자본주의라는 괴물에 완전히 잡아먹히진 않았기에 저런 생각들이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어쨌든 부탄이 잘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노아님/네 부럽죠. 저도요. 이민은 받아줄래나? ^^ 그래도 이민보다는 내가 살고 있는 이나라가 저 나라들 처럼 되는게 더 좋겠죠. ^^
하늘바람님/뭐 저 나라들이라고 고민이나 문제가 없겠습니까만, 그래도 고민의 질적 수준이 다르다는 생각은 자꾸 드네요.

코마개 2006-10-12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부탄을 다녀온 저 부르주아는 누구란 말인가? 부탄은 관광객 수를 제한해서 체류일당 700달러인가 내야해요. 담배의 판매와 흡연이 금지된 나라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라는 책 한번 보시면 부탄에 대해서 잘 알수 있을 듯.

국경을넘어 2006-10-12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탄이라는 나라 참 재미있네요. 전기, 숲, 국민총행복...

파란여우 2006-10-12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탄에 가면 부탄가스로 밥은 못 해먹겠죠?
아아, 이런 멋진 글에 이런 저질의 댓글을!
용서하세요. 바람돌이님, 제가 요새 바람을 너무 많이 마시나봐요....

바람돌이 2006-10-13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쥐님/700달러까지는 아니고 성수기에는 200달러, 그외의 기간은 165달러랍니다. 근데 이 돈에는 숙박료, 최소한의 식사비용, 교통비 및 가이드 서비스 비용을 미리 지불하는거라네요. 그러니까 싼 건 아니지만 부르주아라고 할 것 까지는.... 하긴 뭐 해외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르조아라고 해야 될지도 모르지만.... ^^
저도 전 국토가 금연이라는데는 정말 놀랐어요. 그것도 따지고 보면 국민행복과 맞닿아 있는걸지도 모르겟네요. ^^ 저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란 책은 전에 봤어요. 사실 이 글을 읽기 전에 제가 아는 부탄에 관한건 전부 그 책에서 읽었던 게 다였거든요. ^^
폐인촌님/재미있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근데 또 지나치게 문명화된 저같은 사람을 거기다 데려다 놓으면 잘 살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결론은 지금의 우리나라가 저런 마인드를 배워 다시 시작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몽상을 한다지요. ^^
파란여우님/부탄가스로 밥을 해먹을 수 있는지 어떤지는 어디에도 안나와있던데... 근데 그거 소지하고 비행기를 탈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부탄에서는 사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앗 저도 바람을 너무 많이 마시나봐요. ^^;;
 

왠만해서는 정말 왠만해서는 난 두권의 책을 같이 읽지않는다.
뭐 자료를 뒤적이는걸 책 읽는걸로 치지 않는 한에서....
일단 한 번 시작하면 그 책 다 읽을 때까지는 다른 책엔 눈도 안돌리는 형이다.
그리고 일단 읽기 시작한 책은 정말 개판이 아니고선 끝까지 읽는 편이고....
약간의 편집증 증세같기도 하고....

근데 요즘 본의 아니게 두권의 책을 같이 읽고 있다.
일단 학교에서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보는 책.

   <20세기 포토 다큐 세계사 -중국편>
 이 책 정말 무지 크다. 거기다가 당연히 무겁기까지....
평소 집에서 내가 책 읽는 자세를 생각하면 집에서 보는 건 절대 무리다.
거기다 들고 왔다 갔다 하다가는 팔뚝에 관절염 생길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일단 학교에 갔다두고 보고 있다.
추석 전에 시간이 좀 여유가 있어서 반 정도 봤었는데 추석연휴가 딱 끼었다.
집으로 가져올까 말까 고민하다가 추석 연휴에 무슨 싶어 그냥 뒀다.
근데 추석 연휴 끝나자 마자 도대체 왜 이렇게 바쁜거야?
비는 시간엔 밀려드는 업무에 줄 서 있는 업무에 이 번 주 내내 시간이 날 것 같지 않다.
거기다 생각보다 진도도 별로 잘 안나간다.
생각했던 것 보다 글자가 많은 것!
거기다가 모든 이름에 한자가 빠진건 정말 치명적이다.
마오쩌뚱, 저우언라이, 천두슈 정도까지는 봐주자. 뭐 워낙에 알려져 있는 사람들이니까...
근데 그 외에 무수히 나오는 이름들을 중국어 그대로 발음하면 도대체 이 인간이 누구야 싶다.
그 때마다 검색하면서 짜증 만땅이다.
번역자나 출판사가 조금만 더 신경을 써 줬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말이다. 흥 쳇!!!

집에 와서는 이것 저것 가벼운 책들을 든다.
근데 며칠 전부터 읽기 시작한 책

 발터 뫼르스의 <루모와 어둠속의 기적>이다.
푸른곰 선장이 워낙에 인상적이었던 관계로 처음의 그 신선함은 조금 떨어진다.
아직은 상상력의 파워도 푸른곰선장에는 못미치는 것 같고.....
푸른 곰 선장은 완전 열광이었는데....
그래도 여전히 재밌다.
근데 이게 또 분량이 장난 아니다.
보다가 잠드는게 태반이다.

이래 저래 두꺼운 책을 둘씨이나 붙잡고 있는건 정말 성미에 안맞다.
갑자기 조바심에 허덕인다고나 할까? ㅠ.ㅠ

근데 저 다큐 세계사 중국편 보고 나면 영국편도 봐야 하는데....
아무래도 그건 시간이 좀 날 것 같은 12월로 미뤄야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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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10-10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읽다가 자꾸 끊기는거 너무 싫어요. 일단 10월 11월 본격적으로 우리 아그들 입시와 성적처리 기간인지라 거의 시간이 안날것 같군요. 아무리 그러셔도 이어서 읽을 수 있는 12월로 넘기겠어요. ^^ (사실 지금 중국편도 중간 중간 끊기면서 읽으니 전체적인 흐름 파악이 제대로 안된다는.... 역시 머리 나쁜걸 탓해야겟죠? ^^;;)

이매지 2006-10-10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흐름 끊길 것 같아서 루모는 미뤄두고 있어요. 중간고사 끝나면 보려구요^^;

바람돌이 2006-10-10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루모는 뭐 나은편이예요. 전 시험 전이 오히려 한가하던데.... 시험 끝나고 나면 더 바빠요. 업무가 성적처리라나 뭐라나..... ^^

urblue 2006-10-11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국편의 사진만 꼼꼼하게 보았습니다. 히히. 글은 언제 읽을지 몰라요.

바람돌이 2006-10-11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사진만 보면 3분의 2는 본 것 같은데요. 글은 사실 좀 지루하고 평이하더라구요. 뭐 그냥 개설서 정도라고나 할까요? 가끔은 좀 서양인 독자를 위한 서술이 낯선 부분도 있고요. ^^ 하지만 사진은 정말 멋지죠. ^^
 

산문시<1>   신동엽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을 가진 아저씨가 꽃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탄광 퇴근하는
광부드르이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묻은 책 하이덱거 럿셀
헤밍위에 장자 휴가여행 떠나는 국무총리 서울역 삼등대
합실 매표구 앞을 뙤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 있을 때 그걸 본
서울역장 기쁘시겠오라는 인사 한마디 남길 뿐 평화스러이 자
기 사무실문 열고 들어가더란다. 남해에서 북강까지 넘실대는
물결 동해에서 서해까지 팔랑대는 꽃밭 땅에서 하늘로 치솟는
무지개빛 분수 이름은 잊었지만 뭐라군가 불리우는 그 중립국
에선 하나에서 백까지가 다 대학 나온 농민들 추럭을 두대씩이
나 가지고 대리석 별장에서 산다지만 대통령 이름은 잘 몰라도
새이름 꽃이름 지휘자이름 극작가이름은 훤하더란다. 애당초 어
느쪽 패거리에도 총쏘는 야만엔 가담치 않기로 작정한 그 지성
그래서 어린이들은 사람 죽이는 시늉을 아니하고도 아
름다운 놀이 꽃동산처럼 풍요로운 나라, 억만금을 준대도 싫었
다. 자기네 포도밭은 사람 상처내는 미사일기지도 땡크기지도
들어올수 없소 끝끝내 사나이나라 배짱 지킨 국민들, 반도의
달밤 무너진 성터가의 입맞춤이며 푸짐한 타작소리 춤 사색뿐
하늘로 가는 길가엔 황토빛 노을 물든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함을 가진 신사가 자전거 꽁무니에 막걸리병을 싣고 삼십리
시골길 시인의 집을 놀러 가더란다.

--------------------------------------------------------------

유재현씨의 쿠바 여행기 <느린 희망>을 읽으면서 갑자기 이 시가 생각났다.
그래 내가 원하는 나라는 이런거였어
택도 없는 환상이라 말 듣겠지만 그래도 꿈꾸는건 자유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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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6 0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9-26 0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6-09-26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인님 넵!! 알겠습니다.

바람돌이 2006-09-27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인님/어쨌든 희망이 있다는게 다행이겠지요.
 

고미숙씨의 나비와 전사를 줄쳐가며 열심히 읽고 있다.
한창 재밌게 읽어가다가 5장 소월과 만해, 여성-되기의 두가지 스펙트럼이라는 장에서 탁 막혔다.
소월과 만해의 시를 인용하면서 탈근대성이 어떻게 나타나고 어떤 점을 지향하는가 뭐 그런 내용인데....
도대체가 시(詩)라는걸 만나면 나는 딱 막히고 만다.
뭔가 잡힐 듯하면서도 내용의 연계성이 딱히 안와닿는다.
이게 고미숙씨 논지의 문제인지,
아니면 전혀 시적인 인간이 아닌 나의 문제인지.....

한때 연애편지란걸 쓴적이 있었다.
지금 옆지기가 군대 가 있을때.....
뭐 열심히 쓴건 아니지만, 가끔밖에 못썼지만...
근데 참 그의 편지와 나의 편지가 늘 대조되었다.
나보다 더 섬세한 감성으로 무장한 그의 편지는 늘 감동적이었다.
몇마디 안해도 그리움의 감성이 뚝뚝 묻어나오는.....
그러면서 닭살스럽지 않은.

근데 나의 편지는 무뚝뚝함과 투박함, 그리고 썰렁한 농담으로 늘 일관했으니....
만나기만 하면 옆지기는 늘 나의 편지를 가지고 놀려댔었다.
어째 여자이면서도 그것밖에 못쓰냐고....ㅠ.ㅠ

시적인 감수성을 못타고 나온걸 어쩌라고....
근데 이제는 연애편지같은 것도 안쓰니 그런 감수성이 별로 필요없을 줄 알았는데...
이게 책을 읽는데까지 걸림돌이 될 줄이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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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7-10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전 한때 사귀었던 남자가 어찌나 시적이던지.... 달리는 차안에서 나보고 시집을 주면서 시를 한편 읽어보라네요.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킥킥거렸더니. 갑자기 화를 내네요. 낭만이 없다나요? 참 황당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사연을 FM모닝쇼에 보내서 문화상품권 받은적 있어요.

바람돌이 2006-07-10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저는 아마 킥킥대는 정도가 아니라 박장대소를 했을 것 같은데.... 근데 그 얘기로 문화상품권까지 받으시다니 남는 장사였구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