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
홍승은 지음 / 동녘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의 불편한 것들을 볼 수 있는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불편한 것을 직시하며 나아가라고 이야기한다. 흔들리더라도, 괴롭더라도. 불편하고 더러운 것들까지 가리지 않고 비추는 거울 같은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 - 명작 동화에 숨은 역사 찾기
박신영 지음 / 페이퍼로드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 스포일러 포함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에서 안나 공주에게 손을 내미는 한스 왕자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에서 한스 왕자는 이렇게 노래한다. “항상 저의 자릴 찾아 헤맸었죠즐거운 파티에 갈 때나작은 모임에서.” 한스 왕자는 왜 자기 자리를 찾아 헤매야 했을까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를 읽으면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 왕위를 계승하는 왕자가 아니라면 자기 살 길을 스스로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근대 이전 유럽에는 작은 나라들이 많았고작은 나라에 왕자가 많을 경우 영토를 분할해 상속하면 국력이 약해지는 문제가 생겼다그래서 왕위를 계승하는 왕자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왕자들은 스스로 자기 인생을 개척해야 했다가장 좋은 방법은 여왕이 될 이웃나라의 외동 공주나 첫째 공주와 결혼해 그 나라의 왕위를 상속 받는 것이었다그래서 형이 열두 명이나 있던 한스 왕자는 안나 공주를 유혹해 아렌델의 왕위를 상속 받으려고 한 것이다

  이렇게 이 책은 동화 속의 왕자 공주들 또한 당시의 사회적역사적 맥락과 무관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보여준다동화전설신화소설은 지어낸 이야기이지만 이야기가 만들어진 당시의 현실을 반영할 수밖에 없으니까저자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 ‘신데렐라’, ‘빨간 모자’, ‘빨간 머리 앤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동화나 문학 작품들의 역사적 배경들을 살펴본다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동화와 문학 작품을 읽을 때 지나쳤던 역사적 배경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위)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속 마법약을 만드는 마녀의 모습. 그러나 민간의학으로 사람들을 치료해 주던 여성들이 마녀로 몰리는 것이 진실이었다. 

(아래) 영화 <베니스의 상인>(2004) 중 샤일록(알 파치노)과 안토니오(제레미 아이언스)의 재판 장면. 유대인 상인 샤일록은 악인으로 묘사되지만 그는 사실상 유럽 사회에서 소수자이고 약자였다.


  그러나 단순히 재미만 주는 책은 아니다이야기 속의 역사적 배경을 통해 이야기 뒤에 가려진 소외된 존재들불편한 진실을 보여준다앞에서 이야기했던 백마 탄 왕자들의 진실을 알면 동화 속 왕자 공주의 낭만적인 로맨스에 대한 환상은 무참히 깨진다왕위 계승자가 아닌 왕자들에게 로맨스는 낭만이 아닌 생존 수단이었다숲속에서 혼자 사는 여인들은 민간 의학 지식으로 사람들을 치료해 주었지만환자들이 낫지 못하거나 사망했다는 이유로심지어 약값이나 치료비를 내기 싫어하는 사람들 때문에 마녀로 고발당했다그것이 동화 속 마녀들의 진실이었다한편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은 겉보기에는 유대인에 대한 편견을 퍼뜨리는 작품 같다그러나 원전 속에는 유대인 상인 샤일록의 재판 이야기 외에도외양과 내용물이 일치하지 않는 상자들의 이야기가 나온다그럼으로써 사랑과 자비 같은 기독교인의 미덕을 이야기하면서 유대인 샤일록에게는 자비를 베풀지 않는 기독교인 주인공들의 이중성을 비판하는 것이다이야기의 당의정을 벗기고 아름답기는커녕 불편한 진실들을 볼 때 우리는 이 세상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된다

  꼭지 수를 줄이고 각각의 주제를 더 깊이 파고들었으면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그러나 일본의 작가 키류 마사오의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그림동화가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면에 치우쳤던 것과 달리역사적 배경을 꼼꼼히 짚어보면서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남겨 주는 것이 장점이다저자의 말처럼 이 책에서 분량상 다루지 못했던 우리나라와 아시아 지역의 이야기들을 담은 후속편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세상에는 우리가 파헤쳐야 할 이야기가 수없이 많이 남아 있으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 - 명작 동화에 숨은 역사 찾기
박신영 지음 / 페이퍼로드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꼭지 수를 줄이고 더 깊이 들어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동화와 문학 작품 속 역사적 배경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운 청년 새끼 - 망가진 나라의 청년 생존썰
최서윤.이진송.김송희 지음 / 미래의창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겉표지의 일러스트부터 범상치 않다배경의 남산타워를 보아 서울로 추정되는 도심의 한 높은 건물 옥상에서한 청년이 뛰어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줄도 없는 번지점프로 이 헬조선을 탈출하려는 것이다그림 속 청년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많은 청년들이 이렇게라도 절망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을 것이다기성세대들은 그들에게 X세대, 88만 원 세대, N포세대라는 이름을 하사하며 그들을 정의하려 했다하지만 이 책을 쓴 청년들은 청년들이 다른 누군가에 의해 명명되고 정의되는 것을 거부한다지금까지 붙여진 온갖 이름들 대신 그저 미운 청년 새끼라고 스스로를 부른다그리고 자신들이 청년세대를 대표한다고 자부하지도 않고그저 ’ 이야기일 뿐이고 거기서 우리를 발견한다면 다행일 것이라고 이야기한다저자들의 바람대로그들의 ’ 이야기는 많은 청년들의 ’ 이야기와 겹쳐지며 우리를 발견하게 한다.

 

  그들의 솔직한 ’ 이야기는 단순히 개인의 푸념에 그치지 않는다저자들과 우리는 지금의 한국이라는 같은 사회를 살아가면서 많은 경험을 공유해 왔기 때문이다성공한 기성세대들은 자신의 성공 신화를 과시하며, ‘노오력도 하지 않으면서 불평만 하는 청년들이 한심하다고 이야기한다그러나 저자들도 우리들도 안다. “좋아하는 일꿈이라는 허울을 위해 그 외의 것들을 모두 포기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삶은 조금씩 피폐해져 간다는 것을.”(p. 95.) 일상을 포기하고 마른 걸레처럼 자신을 쥐어짜며 온갖 스펙을 쌓아도 창의성 있으면서도 순종적인 인재라는 모순된 인재상에 미치지 못해 좌절하고겨우 취직을 해도 노동의 대가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며 자신을 소진시키는 삶많은 청년들이 이러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청년들의 나약함에 대한 질타로 마무리되는 소위 멘토들의 충고를 듣는 것보다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며 공감하는 것이 훨씬 더 위로가 된다.

 

  저자들은 또한 청년들 중에서도 여성들이 약자가 된다는 것을 놓치지 않는다여성은 아름다워야 하고외모지상주의에 반기를 드는 여성들은 못생긴 여성들로 치부된다. 1910년대 모던걸들은 사치와 허영성적 방종의 주범으로 지목되었었다. 100년 전부터 차별과 억압은 계속되어, 2010년대의 여성들은 ‘-로 일반화되고 범주화되며 정부가 만든 전국 가임기 여성 분포도에서 볼 수 있듯이 아이를 생산하는 도구로 치부된다같은 청년인 젊은 남성들 중에서도 여성이 자신이 겪은 차별과 폭력을 이야기해도 듣지 않고 여성을 혐오하는 사람들이 있다저자들은 청년이자 한 여성으로서 자기답게 살 권리가 혐오할 권리를 앞서는 사회를 꿈꾸고다른 존재가 나를 규정하고 억압하는 대로 살지 않겠다고 다짐한다저자들의 이러한 소망과 다짐이 실현되길 함께 바라게 된다.


  이렇게 청년들은 사방이 둘러싸인 것처럼 갑갑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그러나 그 현실을 이야기하는 저자들의 문체는 유쾌하고 발랄하다. ‘노오력이 부족하다며 훈계를 늘어놓는 꼰대들열정을 착취하는 고용주들여성들을 잠재적인 연애 대상결혼 대상으로만 보고 평가하는 남자들저자들은 청년들의 일상까지 억압하는 모든 것들을 신랄하게 비판한다팍팍한 삶도 웃음으로 승화시키지만삶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들의 본질을 날카롭게 파악한다현실을 직시하고 비판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연대하는 공동체를 꿈꾼다.

 

  누군가에게는 이 책의 솔직한 이야기가 밉고 불편하게 다가올 것이다바르고 건실하게 표백된 청년의 이미지만을 진정한 청춘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특히 그럴 것이다하지만 이 책은 누군가가 규정한 청년의 예쁘고 바른 모습을 거부한다누구에게도 규정되거나 정의되지 않고그저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솔직하게 이야기한다그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되고 우리의 목소리가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운 청년 새끼 - 망가진 나라의 청년 생존썰
최서윤.이진송.김송희 지음 / 미래의창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그 누구에게도 규정되거나 정의되길 거부하고 스스로를 ‘미운 청년 새끼‘라 부르는 청년들의 솔직한 이야기. 발랄하지만 날카로운 통찰과 따뜻한 시선까지 갖추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