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자키에게 바친다 1
야마모토 사호 지음, 정은서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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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터넷으로만 책을 주문하다가, 오랜만에 교보문고에 들렀더니

표지가 눈에 띄는 만화책이 있었다.

야마모토 사호의 <오카자키에게 바친다>는 여자친구들 간의 우정을 그리고 있다.

결혼을 앞둔 친구에게 만화를 SNS로 썼는데 히트했다는 훈훈한 이야기.

주로 초등학교 시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그러니까 1990년대가 배경일까. 게임기, 친구집 놀러가기 등 일상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는데

오카자키라는 친구의 집이 좀 특이해서, 흥미로웠다.

엄마는 늘 손에 와인잔을 들고 있고, 육아 방임일지도 모르는 그런 엉망인 집.

거기서 자란 오카자키는 처음 사귄 친구에게 이렇게 말한다.

"야마모토랑 만나서 행복해. 난 아마 야마모토의 인생에서 조연이 되기 위해 태어난 거라고 생각해."

아아 감동적인 문구.

그러고보니 초등학교 2학년 때 쯤인가. 학교 시설을 돌보는 아저씨가 있었고, 그 분 집이 학교 안에 있었는데

그 집 딸이랑 좀 친하게 지냈다. 애어른처럼 성숙했던 그애 집에 가끔 놀러갔는데

어느날 스테인레스 대접에 믹스커피를 한 사발 타줘서 마셨던 기억도 난다.

그 아이 입장에서는 어땠는지 모르겠는데, 참 자유로워서 좋겠다 부러워했었던. 

그런 추억을 더듬게 하는 만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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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언제나 대단해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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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30대 여자들에게 인기 절정인 만화가 마스다 미리의 데뷔작

<여자들은 언제나 대단해>는 2001년도에 발표한 작품, 그러니까 15년이나 되었다.

그림체는 좀 서툴지만 직장생활의 쓴맛, 단맛을 특유의 가벼운 유머로 버무려서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여자들끼리 케이크 먹다가 우정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에피소드와

직원여행 때 버스 타자마자 계속 술만 마셔대는 남자직원들 이야기 등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이라면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로 가득하다.

일본 기업에는 단순 행정업무만 하는 여직원들이 별도로 있는데 그런 OL들 이야기다.


내친 김에 자전적인 <나의 느긋한 작가생활>도 읽었는데

마스다 미리의 문장 감각이 하이쿠나 광고문구를 연습해서 생긴 거라는 걸 알았다.

그림보다는, 문장의 담백함과 생략에서 오는 여백이 매력적이라고 늘 생각했었는데.

아!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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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기다림
줄리아 워츠 지음, 강희진 옮김 / 우리나비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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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어떤 여자아이가 자라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루프스 병을 앓고 만화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줄리아 워츠의 그래픽노블 <끝없는 기다림>, 우리나비에서 2016년 3월에 나왔다.

'노동'이라는 부제를 담은 첫 번째 에피소드가 가장 흥미로웠는데

여러 노동 현장에서 고생고생하는 이야기지만, 관찰자 시점의 위트가 넘친다.

흥미로운 작가 발견!

 

 

 

출판사 로고(우리나비)를 책등에 넣은 방식이 흥미로워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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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생각나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송아람 지음 / 미메시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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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코믹스에 연재되었던 송아람 작가의 <자꾸 생각나>는

만화가 지망생인 여자와 그녀를 둘러싼 남자들 이야기다.

일상을 리얼하고 잔잔하게 그리고 있어서, 다른 웹툰들과 차별화된다.

현실을 찌질하게 잘 묘사하고 술자리 씬이 많아서, 홍상수 감독 영화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미메시스에서 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으로 발간되었는데

책도 심플하게 잘 만들었다.


30대 이상 여자가 읽으면 공감할 코드가 많을 듯.

그림체도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든다.

<예쁜 여자>의 권용득 작가와 부부 사이인 걸로 아는데, 추구하는 작품 세계가 비슷한 듯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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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호의 식채
미부 아츠시 원작, 혼죠 케이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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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나쓰메 소세키 같은 일본의 대문호들은 어떤 음식을 즐겼을까?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만화 <문호의 식채>는 흥미롭다.

주인공은 기자이고, 미식과 문학이 취미인데 그래서 문호들의 음식이라는 주제로 취재를 해나가게 된다.

다자이 오사무는 단편소설 '갈매기'에서 "술을 맛있다고 생각하고 마신 적은 한번도 없었다"라고 썼는데,

그가 실제로 술을 좋아했을까 아닐까 하는 이야기도 흥미롭고.

<게다를 신고 어슬렁어슬렁 - 가후의 도쿄산책기>의 저자 나가이 가후가 말년에

아사쿠사에 위치한 오래된 경양식집에서 같은 자리, 같은 메뉴만을 고집했다는 에피소드도 흥미롭다.

히구치 이치요의 소설집 <키 재기>를 인상적으로 읽었는데 여류작가로서 그 시대를 사는 것의 힘듦-이

단편 곳곳에 녹아 있었다. 그 중 '탁류'에 나오는 여주인공이 소년에게 건넸던 음식이

고습스러운 음식인 카스텔라(후게츠의)인지 서민 간식인 닌교야키(풀빵)인지 추적해 나간다.


제1화. '도련님'이 즐겨 먹던 음식은? - 나츠메 소세키

제2화. 재현! 마사오카 시키의 '음식'

제3화. <탁류>의 카스텔라 - 히구치 이치요

제4화. 카후와 미식 - 나가이 카후, '만년의 식사'

제5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혼조 로고쿠'의 음식

제6화. 다자이와 술 - 다자이 오사무


일본 문학과 음식에 흥미가 있다면 꼭 읽어볼 만한 만화다.

다음에 일본여행을 가면 문호들의 식당을 코스로 도는 것도 재미있을 듯.

 

 

다만 후게츠도의 카스텔라는, 이치요가 다녔던 사설 와카학교의 선배 미야케 카호가 여학생 시절에 쓴 소설 <덤불 속의 꾀꼬리>에서 부르주아 아가씨들이 수다를 떠는 장면에서도 나옵니다. 다만 <탁류>에서 주인공 오리키는 자신에게 반해 몰락한 남자의 아들에게 카스텔라를 줍니다.
"그 가게가 있었던 것이 신개간지의 사창가로 주변에는 빈민가도 있었지요. 후게츠도의 카스텔라 같은 고급 과자는 없었을 겁니다. 제가 상상한 것은 닌교야키입니다."
70p

"이건 제 상상인데, 카후에게 단골집이란 늘 앉는 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자리를 비워주고 주문을 하지 않아도 늘 먹는 요리를 내주는 곳이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항상 똑같은 음식을 먹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카후는 미식가가 아니었다는 말이군."
"같은 가게의 같은 자리에서 묵묵히 같은 요리를 먹는 것이 좋았던 것이 아닐까요?"
9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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