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순례 : 바닷마을 다이어리 8 바닷마을 다이어리 8
요시다 아키미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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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주말도 없이 일하다가 오늘에야 겨우 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그 와중에도 요시다 아키미의 <바닷마을 다이어리> 8권이 나왔다는 소식은 귀신같이 전해 듣고 바로 구입했다. 이제나저제나 신간이 나올까 1년이 넘도록 기다렸건만 다 읽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10분. 뭘까 이 허무함은. 


오랫동안 기다린 책을 순식간에 읽어버린 건 허무하지만, 책의 내용은 결코 허무하지 않다. 7권에서 쓰레기통에 버려진 임신 테스트기를 보고 셋째 언니 치카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스즈는 다른 언니들은 물론 치카에게도 자신이 임신 사실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혼자 속앓이를 한다. 치카가 트레이드 마크였던 아프로 헤어를 싹둑 자르고 '자칭' 오드리 헵번 스타일로 변신했는데도 다른 사람들처럼 배를 잡고 웃지 못하고 '언니가 요즘 심란한가 보다' 하고 짐작할 따름이다. 


결국 스즈는 치카에게 자신이 치카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알린다. 역시나 스즈가 짐작한 대로 치카는 임신한 상태였다. 치카는 아기 아빠인 하마다(치카가 일하는 스포츠 숍 점장)가 일생일대의 꿈인 에베레스트 등정에 재도전하기 위해 떠난 상태에서 부담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해 임신 사실을 숨기고 있다고 고백한다. 스즈는 치카 혼자 비밀을 떠안고 있는 게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자기 자신보다 우선시할 만큼 하마다를 사랑하는 치카를 위해 비밀을 지켜주기로 약속한다.


비밀을 지키는 것 말고 치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또 없을까 고민하던 스즈는 치카와 함께 파워 스폿(좋은 에너지나 기운 또는 힘을 얻을 수 있는 영험한 장소) 순례를 하기로 한다. 치카는 하마다의 무사 귀환을, 스즈는 치카의 순산을 기원하기로 하고 의기양양하게 출발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워지는 날씨와 떨어지는 체력 때문에 두 사람은 금방 기력을 잃는다. 급기야 치카가 더위를 먹고 병원에 실려가는 해프닝이 벌어나면서 온 가족이 치카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랑에 빠진 치카와 사랑에 빠진 언니를 위해 비밀을 지키기로 약속한 스즈. 두 자매의 모습이 너무 귀엽다. 둘만이 공유하는 비밀이 생기는 바람에 자매의 거리가 전보다 가까워진 것도 반갑다. 첫째 사치와 둘째 요시노의 사랑도 순풍을 타고 진행 중이다. 스즈가 가마쿠라의 집을 떠나 시즈오카의 고등학교에 안착할 즈음엔 세 언니 모두 각자의 가정을 이루지 않을까. 다음 이야기를 읽게 될 내년 여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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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녀 - 전혜린, 그리고 읽고 쓰는 여자들을 위한 변호
김용언 지음 / 반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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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에게 '흑역사'가 있을 것이다. 물론 나에게도 있다. 초등학교 때 친구들과 같은 반 남자아이들의 순위를 매겼던 일, 중학교 때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팬픽을 썼던 일, 고등학교 때 생애 처음으로 미팅에 나가 남학생들 앞에서 록을 불러젖혔던 일 등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리고 대체 내가 왜 그랬나 싶은 일들. 


<문학소녀>의 저자 김용언은 흑역사란 말로 운을 뗀다. 한때는 책 좀 읽는다는 문학소녀들의 우상이었지만 이제 와선 '책 읽는 여자의 흑역사'의 대명사쯤으로 여겨지는 전혜린. 과연 그는 찬사와 열광의 대상인가, 아니면 비웃음과 비난의 대상인가. 애초에 전혜린은 왜 자신의 내면과 세상을 관찰한 내용을 말하는 '주체'로서가 아니라, 주로 남성 작가와 평론가에 의해 평가받고 단정 지어지는 '객체'로서 자리매김하는가. 이에 대해 저자는 전혜린의 생애와 작품 세계, 한국 문단 안팎에서 여성 작가와 여성 독자의 지위 등을 다각도로 분석하며 논의를 펼친다. 


전혜린은 어떤 인물인가. 1934년생인 전혜린은 어려서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고 학업에 비범한 재능을 보였다. 경기여고를 거쳐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고 독일에서 유학 생활을 하면서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프랑수아즈 사강, 루이제 린저 등을 번역해 국내에 소개했다. 이후 귀국해 여러 학교에서 교편을 잡다가 만으로 서른한 살의 나이에 자살했다. 이렇게만 보면 험난한 시대에도 문학과 예술에 대한 사랑을 멈추지 않았던 엘리트, 시대를 앞서 간 비운의 수재로만 보인다.


그런데 과연 그렇기만 할까. 전혜린이 '그 시대에' 책을 읽고 학업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 전봉덕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전봉덕은 경성제국대학 법학부 출신의 최고 엘리트이자 경찰 관료로서 고위직에 오른 뼛속 깊은 친일파다. 해방 후에는 김구를 암살한 안두희의 뒤를 봐주었으며, 박정희 정권, 전두환 정권에도 깊이 관여했다. 전혜린의 글 속에는 이런 아버지에 대한 비판은 물론 일말의 아쉬움도 나타나지 않는다. 기껏해야 자신은 예술가의 길을 택해 가난하게 사는데 아버지는 부와 명예를 누리며 사는 것을 부러워하는 정도의 모습만 보일 뿐이다. 평생 자기 작품을 가지길 소원했지만 수필만 남기고 소설을 쓰지 않은 것도 전혜린에 대한 평가가 박한 이유다.


하지만 왜 전혜린만 유독 이런 박한 평가를 받아야 할까. 일제 강점기 당시 일제에 협력했던 문인, 독재 정권 치하에서 권력 앞에 무릎 꿇은 문인은 무수히 많다. 수필만 남기고도 위대한 작가로 칭송받은 문인은 전 세계적으로도 많고, 결코 수필이 소설에 비해 문학성이 떨어지는 장르인 것도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비단 전혜린만이 능력과 성취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 문단에 여성 작가가 등장한 것은 1910년대이다. 통상 '1세대 신여성' 또는 '제1기생 여류 문사'로 불리는 이들은 '여성', '여류'라고 불리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작가로서의 정체성보다는 여성으로서 분류되고 평가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작품이 아니라 사생활, 주로 남녀 관계 때문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고 결국 하나같이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1934년생인 전혜린이 활동한 시기에도 한국 문단의 분위기는 다르지 않았다. 여성 작가들은 감성적인 글을 쓰면 '여성적이다'라는 이유로 비난을 받고, 감성적이지 않은 글을 쓰면 '여성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다. 박용숙이라는 작가는 군인을 소재로 한 전쟁소설을 썼다가 문단으로부터 "여성의 지나친 섬세 감각은 섬세하기 때문에 오히려 리얼리티를 혼탁하게 하고 있"다는 비난을 들었는데, 알고 보니 박용숙은 여성적인 이름을 가진 남성 작가였다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전혜린은 분명 좋게만 평가할 수 없는 작가다. 자신이 태어나 자란 환경에 대한 고민이 없었고, 엄혹한 사회를 직시하지 않았으며, 소설을 남기길 갈망했지만 단편조차 남기지 않았다. 그러나 같은 과오를 저지른 남성 작가들에 비해 전혜린은 더욱 박한 평가를 받고 있으며, <압록강은 흐른다>, <데미안> 등을 국내에 처음 번역해 소개하고 빼어난 수필로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은 공(功) 조차 이제는 흐려지고 있다. 


과연 전혜린은 한국 문학의 흑역사인가, 두고두고 재평가되어야 할 역사인가. 앞으로 많은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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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7-07-19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혜린 부친에 대한 글을 읽고 나니 과연
그녀에 대한 흑역사가 존재하나 싶네요.

그녀 자체가 흑역사의 소산이라는 느낌.

오늘 프레시안에서 읽은 모리사키 가즈에
라는 인물과 상당히 대조가 되는 캐릭터
인 것 같습니다.


키치 2017-07-19 17:24   좋아요 0 | URL
부친이 빼도박도 못할 친일파인 데다가
전혜린 자신도 그에 대한 비판이나 반성이 별로 없어서
전혜린을 좋아했던 독자분들은 이 사실을 알고 충격을 많이 받으셨을 것 같습니다.
전혜린을 몰랐던 저조차도 충격을 많이 받았을 정도이고요...

모리사키 가즈에, 어떤 인물인지 꼭 알아보고 싶네요!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 긴 글 읽어주신 것도 감사합니다.

sprenown 2017-07-25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벌위주의 우리사회(서울법대,독일유학,교수라는 학력과 경력)와 남성들이 주도하는 우리문단의 분위기 때문에 주목받았으며 이를 이용한 출판사의 상업적 마케팅이 맞아 떨어진 결과가 아닐까요?

키치 2017-07-25 15:33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전혜린이 당시에는 드물었던 고학력, 유학파 여성이라는 점이 독자들에게 크게 어필했다고 분석합니다. 아울러 작품이 아니라 학벌, 직업, 남녀 문제 같은 작품 외적인 사항 때문에 평가받는 것은 전혜린을 포함한 여성 작가들 전반이 경험하는 차별이라는 점도 덧붙입니다.
 
아주, 조금 울었다 - 비로소 혼자가 된 시간
권미선 지음 / 허밍버드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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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이면 나는 언제나 라디오를 켠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디제이가 차분한 목소리로 차근차근 읽어내리는 멘트를 듣고 있노라면 낮 동안 들떠 있었던 마음이 가라앉고 어느새 잠의 세계로 푹 빠져든다. 


<아주, 조금 울었다>의 저자 권미선은 1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청취자들의 밤을 밝혀온 라디오 작가다. 라디오 프로그램 <푸른밤 정엽입니다>, <오후의 발견 스윗소로우입니다>, <굿모닝 FM 오상진입니다>, <새벽이 아름다운 이유 손정은입니다>, <보고 싶은 밤 구은영입니다>, <Hi-Five 허일후입니다>, <차 한 잔의 선율>, <행복한 미소> 등에서 글을 썼고, 지금도 쓰고 있다.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읽기 좋은 책.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한 문장 한 문장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 나도 책 속의 '나'처럼 외로운 밤을 견디다 못해 친구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던 적이 있는데.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신나게 수다 떨고 속이 다 후련했던 경험이 있는데. 문득 올려다본 하늘과 멀리서 들려오는 음악이 옛 남자친구의 기억을 가져다줘 마음 아팠던 적이 있는데. 어쩌면 저자는 내 마음에 들어왔다가 나간 것처럼 글을 썼을까.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게 꽁꽁 숨겨두었던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서 부끄럽기도 하고 조금은 기쁘기도 했다.


이 책의 내용 중 절반은 사랑에 관한 단상이고, 나머지 절반은 성장과 성숙, 인생에 관한 단상이다. 사랑의 기쁨과 슬픔, 이별 후의 외로움과 그리움에 관한 글도 좋지만, 어른이 된다는 것, 어른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글도 퍽 좋았다. 뜀박질을 하다 넘어질 수도 있고 낯선 곳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인데 어른이 되어가는 도중에는 그것이 서럽고 두렵기만 했다. 그때마다 남들 앞에서 또는 남들 모르게 얼마나 많은 양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사랑은 마냥 달콤하다고 말하지 않아서 좋았다. 인생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고, 지금 고생해두면 나중에 편해진다고 젠체하지 않아서 좋았다. 잊었다고 자신했지만 아직도 마음 한구석엔 그 사람의 자리가 남아있다고,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서 아무나 붙잡고 하소연하고 싶었던 적이 있다고, 그런데 그럴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빗속에서 엉엉 울었던 적이 있다고 말해줘서 좋았다. 


나만 그런 감정을 느껴본 게 아니라고, 나만 이따금 이불을 뒤집어쓰고, 아니면 샤워기에서 떨어지는 물을 핑계로 우는 게 아니라고 위로해줘서 고마웠다. 아주 조금 울고 싶을 때, 그때마다 이 책을 꺼내 읽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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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청소 혁명 - 신경의 막힘.누출.과한 흐름을 잡으면 모든 병이 낫는다!
구도 치아키 지음, 김은혜 옮김 / 비타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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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내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은 어디일까. 인체의 사령탑으로 불리는 뇌도 중요하고, 온몸에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과 혈관도 중요하지만, 뇌의 명령을 각 기관에 전달하는 신경의 중요성도 못지않다. 


<신경 청소 혁명>의 저자 구도 치아키는 뇌신경외과 전문의로서 신경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신경은 뇌의 명령을 신체 각 기관으로 전달하고, 뇌로 전해져야 하는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인간의 몸 안에 퍼져 있는 신경의 길이는 무려 약 72km. 그 안에 흐르는 전기신호는 시속 400km로 이동한다. 신경은 크게 중추신경과 말초신경으로 분류되며, 이 책에서 말하는 신경은 뇌와 척수, 신체를 연결하는 말초신경을 일컫는다. 


신경이 노화되면 막힘, 누출, 과한 흐름이라는 3가지 트러블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으로는 치매, 변비, 요통, 냉증, 어지럼증, 떨림, 당뇨병, 고혈압, 눈의 피로, 목 톡증, 생리통, 이명 등이 있다. 신경을 젊게 유지하고 신경을 청소하면 이러한 질병을 예방하고 병에 걸리지 않는 몸을 만들 수 있다. 저자는 신경을 젊게 유지하는 신경 청소 방법으로서 두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는 얼굴 마사지이다. 얼굴에는 수많은 신경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얼굴을 주무르기만 해도 효과적으로 신경을 자극할 수 있다. 저자의 환자 중에는 얼굴 마사지를 통해 시력을 교정하고 이명을 바로잡은 사람도 있다. 둘째는 자세 바르게 하기이다. 등이 굽은 자세는 신경의 노화를 앞당긴다. 자세가 나쁘면 폐가 압박을 받고 휘어진 척추가 신경의 통로를 좁게 만든다. 고개를 들고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만으로도 신경의 흐름이 원활해지고 신경의 노화를 막을 수 있다. 


이 책의 전반부에는 신경의 중요성과 신경 청소 방법의 원리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고, 후반부에는 구체적인 신경 청소 방법이 담겨 있다. 얼굴 꼬집기, 턱 당기고 가슴 펴기, 얼굴 문지르기, 상체 비틀기, 척추 늘이기 등 신경을 젊게 만드는 운동법이 사진 자료와 함께 나온다. 잇몸 마사지하기, 귀이개로 귓구멍 자극하기, 발뒤꿈치로 서서 집안일하기 등 신경을 젊게 만드는 일상 습관도 소개되어 있다. 많이 웃고 오감을 자극하고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도 신경에 좋은 영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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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는 사람의 두뇌 리듬
스가와라 요헤이 지음, 조민정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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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과 뇌의 리듬, 사회생활의 리듬을 일치시키면 작업 효율이 좋아지고 슬럼프가 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일 잘하는 사람의 두뇌 리듬>의 저자 스가와라 요헤이의 주장이다. 저자는 인간의 몸과 뇌는 일하는 스케줄이 이미 짜여 있고, 몸과 뇌의 작업 스케줄을 파악해 업무 플랜을 여기에 맞추면 업무 효율이 눈에 띄게 향상된다고 설명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의 기분과 의욕을 좌우하는 신경전달물질은 아드레날린이다. 아드레날린은 잠자리에서 일어난 지 7시간 후에 가장 많이 분비되며 이때 인간은 감정적으로 가장 들뜬 상태가 된다. 아드레날린의 분비에 따라 인간의 기분과 의욕은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한다. 이러한 '생체 리듬'을 이용해 의욕이 높아지는 시간대에 의욕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처리하면 자연스럽게 작업의 질과 속도가 올라가고, 의욕이 떨어지는 시간대에 의욕과 상관없는 일을 처리하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기상 시간이다. 생체 리듬은 두뇌에 빛이 닿는 순간을 기점으로 시작된다. 아침에 일어나 잠에서 깨면 바로 햇빛이 비치는 창가로 가는 것이 좋다. 반대로 밤늦은 시간까지 밝은 방 안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불을 켜둔 채 잠을 자면 생체 리듬이 비활성화 모드로 전환되지 않는다. 당연히 숙면을 취하기 어렵고,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다음 날 컨디션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준다. 


저자는 이상적인 신체 리듬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4.6.11 법칙'을 제안한다. 4.6.11 법칙이란 기상한 지 4시간 안에 햇볕을 쬐고, 기상 6시간 후에 짧게 가수면을 취하고, 기상 11시간 이후에 숙면에 들어갈 준비를 하는 것을 말한다. 업무를 볼 때는 오전에는 머리를 쓰고, 오후에는 손을 쓰는 일을 주로 하는 것이 좋다. 퇴근길에 졸면 밤에 잠을 못 이루기 쉽고, 저녁 시간에는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주로 하면 신체 리듬을 잘 유지할 수 있다. 


공부는 목욕 후 자기 전 1시간 동안 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다. 목욕을 하면 심부 체온 리듬에 반동이 붙고 깊은 수면이 만들어지도록 돕는다. 잠든 후 최초의 깊은 수면은 기억을 머리에 저장하는 작용을 한다. 수험생 또는 자격증 시험, 업무 스킬 향상법 등을 공부하는 사회인이라면 이 시간에 공부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낮에 아무리 열심히 공부를 해도 자기 전에 TV를 보거나 게임을 하면 TV나 게임 내용이 머리에 더 잘 저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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