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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킹덤의 기사 - 얼음과 불의 노래 외전 ㅣ 얼음과 불의 노래
조지 R. R. 마틴 지음, 김영하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5월
평점 :
내게 지난 6월은 '왕좌의 게임의 달'이었다. 6월의 첫째 주와 둘째 주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시즌 1부터 시즌 6까지 독파하며 보냈고, 셋째 주와 넷째 주는 원작 소설 <왕좌의 게임> 1,2권과 <왕들의 전쟁> 1,2권을 연달아 읽으며 보냈다. 그래놓고 보니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즌 7 방영까지 2주 정도 남았기에 원작자 조지 R.R. 마틴의 다른 작품을 찾아봤다. 그러다 <왕좌의 게임>의 프리퀄이자 외전에 해당하는 소설 <세븐 킹덤의 기사>를 찾았는데 이게 새로운 개미지옥일 줄이야.
<세븐 킹덤의 기사>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왕좌의 게임>보다 백여 년 앞선다. 주인공 덩크는 웨스터로스의 수도 킹스랜딩의 하층민 지역인 플리보텀에서 부랑자처럼 지내다가 알란 경이라는 떠돌이 기사에게 거두어져 그의 종자로 살았다. 알란 경이 죽고 혼자 남은 덩크는 다시 부랑자가 되느니 전쟁에 나가거나 마상 대회에 참가해 돈을 벌 수 있는 떠돌이 기사가 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덩크는 알란 경에게 기사 서임을 받은 것으로 위장한다.
덩치만 클뿐 무술을 제대로 배운 적도 없고 기사 서임을 받지도 않은 덩크에게 종자가 생긴다. 머리통이 드러날 정도로 머리카락을 짧게 깎아서 '에그(달걀)'라고 불리는 이 소년의 정체는 훗날 마에카르 1세가 되는 타르가르옌의 14대 왕 마에카르 왕자의 막내아들이자 장차 15대 왕 아에곤 5세가 되는 아에곤이다(나이트 워치의 마에스터 아에몬의 동생이자 대너리스의 증조부뻘이다).
덩크는 생전 처음 마상 대회에 참가했다가 결투에 휘말리고 자신을 대신해 싸워줄 사람을 찾는다. 이때 덩크의 대전사로 마에카르 왕자의 형이자 웨스터로스의 왕세자인 바엘로르가 나서고, 결투에 패한 바엘로르가 사망하면서 왕위는 바엘로르의 동생인 아에리온에게 넘어간다. 헌데 아에리온이 후손을 남기지 못하고 사망하는 바람에 왕위는 동생인 마에카르에게 넘어가고, 마에카르의 뒤를 이어 에그, 즉 아에곤이 왕위에 즉위하지만 이는 아직 먼 훗날의 이야기이다.
<세븐 킹덤의 기사>는 주인공 덩크와 에그가 타르가르옌 왕조와 깊은 연관이 있는 인물인 만큼 타르가르옌 왕조의 역사에 관해 본전보다 더욱 자세히 알 수 있는 작품이다. 본전에서 종종 등장하는 타르가르옌 왕조의 옛 왕들, 특히 나이트 워치의 마에스터이자 존 스노우의 조언자인 아에몬 타르가르옌의 어린 시절을 유추할 수 있는 단서도 나온다. 타르가르옌 왕조의 상징인 드래곤의 알 역시 중요한 모티프로 등장한다.
본전과 외전의 연결고리는 이것만이 아니다. 덩크는 본전에서 전설의 킹스가드 '키 큰 던칸 경'으로 소개되고, 덩크의 종자인 에그는 타르가르옌 왕조에서는 드물게(!) 선정(善政)을 펼친 왕 아에곤 5세로 소개된다. 원작자 조지 R.R. 마틴은 과거 인터뷰에서 앞으로 외전을 여섯 편에서 열두 편가량 더 쓸 예정이고, 덩크와 에그의 일생을 끝까지 그려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부디 마틴 옹께서 만수무강하셔서 본전과 외전 모두 완결을 지어주셨으면 좋겠다(마음 같아서는 보약이라도 지어드리고 싶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