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두 번째 금붕어 ㅣ 판판야 단편집
panpanya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0년 5월
평점 :
독특한 분위기의 작화와 미스터리어스한 이야기로 적지 않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작가 panpanya의 신작 <두 번째 금붕어>를 읽었다. <두 번째 금붕어>는 전작인 <침어>, <게에게 홀려서>, <동물들>과 작화와 내용에서 큰 차이가 없다. 작가의 분신과도 같은 아이 캐릭터를 중심으로, 아이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기묘한 일들을 섬세하고도 예리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첫 번째 이야기 <멜로디>는 어느 날 하교하던 길에 겪은 일을 그린다. '나'가 사는 지역에선 저녁마다 음악 방송이 흘러나온다. 전에는 어디서 흘러나오는 음악인지 신경도 쓰지 않았는데 불현듯 신경이 쓰여서 음악 소리가 나는 방향을 따라가 본다. 막연히 구청에서 틀어주는 음악일 줄 알았는데, 구청 직원은 20년 전에 그만두었다며 손사래를 친다. 그렇다면 이 음악은 어디서 누가 틀어주는 것일까. 정체를 알고 나면 왠지 모르게 허무하기도 하고 으스스한 기분이 들기도 할 것이다. =
이 밖에도 <제어에 관한 고찰>, <숨바꼭질의 주의사항>, <계절 보내는 법>, <통학로의 소양>, <소품 서랍의 세계> 등 제목만 보아도 호기심이 동하는 단편 만화들이 총 열아홉 편이나 실려 있다. 표제작인 <두 번째 금붕어>는 실수로 놓쳐버린 금붕어를 대신할 다른 금붕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육 담당의 이야기를 그린다.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떠올릴까. 저자의 기발한 발상에 매번 놀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