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의 일곱 개의 달
셰한 카루나틸라카 지음, 유소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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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작가(셰한 카루나틸라카)의 소설을 읽는 건 처음인데, 한국어판 서문에서부터 충격받았다. "1950년대에 나의 할아버지 세대는 판자촌과 빈민가를 '코리야와스(Koreyawas)'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전쟁 직후의 한국은 콧대 높던 실론(스리랑카의 전 이름) 사람들에게 빈곤의 상징이었던 겁니다. 하지만 그들은 여러분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지 못했습니다. 스리랑카가 30년간 계속될 전쟁에 휘말려 있던 1988년, 나의 아버지는 대한민국이 올림픽을 개최하는 모습을 보았지요. '코리야와스'라는 경멸적인 표현이 더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되는 것도." (9-10쪽) 


'코리야와스'라는 단어가 있었을 정도로 과거의 스리랑카 사람들이 한국을 가난한 나라로 여겼다는 것도 충격이지만, 이후 한국은 빠른 속도로 경제 성장과 문화 발전을 이루어 선진국의 반열에 오른 반면 스리랑카는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빈국이며 팬데믹 이후 경제 붕괴 직전이라는 것이 훨씬 더 놀랍다. 같은 글에서 작가는 한국이 교육과 기술, 노력에 대한 투자를 하는 동안 스리랑카는 분열과 전쟁을 거듭한 것이 현재의 차이를 만들었다고 분석한다. 이러한 분석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2022년 부커상을 수상한 장편소설 <말리의 일곱 개의 달>에도 명확하게 반영되어 있다. 


1990년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 사진작가 말리 알메이다(말린다 알메이다 카발라나)가 살해된다. 언제 어디서 누가 왜 어떻게 자신을 살해했는지 아무런 기억이 없는 채로 눈을 뜬 말리는 자신이 저승 카운터 앞에 와 있다는 걸 깨닫는다. 다른 망자들과 함께 안내원에게 설명을 듣는 알리는 '일곱 번의 달이 뜨고 지기 전' 즉 7일이 지나기 전에 지난 생을 정리하고 '빛'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단, 자신의 몸이 있었던 곳은 어디든지 갈 수 있고, 자신의 이름이 불리는 장소는 어디든지 갈 수 있다. 과연 말리는 죽기 전에 어디서 무엇을 했을까. 누가 죽은 말리의 이름을 불러줄까. 


이렇게 시작된 소설은 말리를 살해한 범인을 찾는 스릴러 소설처럼 진행되는 동시에 파란만장한 스리랑카의 현대사를 보여준다. 말리는 생전에 정부군과 반군, 외신 등의 의뢰를 받아 각종 사건 현장을 찍는 사진작가였다. 정파나 종교에 구애받지 않고 의뢰가 들어오는 대로 사진을 찍었다. 그중 어떤 사진이 문제가 되어 결국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사진은 26년간 7만 명 이상이 사망한 아시아 사상 최장기 내전으로 기록된 스리랑카 내전과 관련이 있다. 내전의 신호탄이 된 1983년 폭동 현장을 찍은 사진작가가 말리였던 것이다. 


역자 후기에 따르면 주인공 말리 알메이다의 모델이 된 이는 스리랑카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배우, 인권운동가였던 리처드 드 소이사다. 스리랑카 내전의 원인은 다수이며 불교를 믿는 싱할라족이 소수이며 힌두교를 믿는 타밀족을 차별, 박해한 것이다. 싱할라인 아버지와 타밀인 어머니를 둔 소이사는 무장 괴한에 의해 납치, 살해되었는데, 나중에 소이사의 어머니가 납치범 두 명이 경찰의 고위 간부라고 주장했으나 사법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설 초반에 남자 두 명이 호수에 시체를 유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마도 이는 소이사가 실제로 어떻게 죽었는지를 묘사한 것 같다) 


<말리의 일곱 개의 달>는 스리랑카의 실제 역사에 기반한 소설이지만, 판타지를 가미해 몽환적이면서도 코믹하고 드라마 또한 풍부하다. 말리는 전쟁 사진작가인 동시에 못 말리는 도박꾼이자, '여사친'과 커플인 척 하면서 같이 살고 있지만 사실은 남자를 좋아하는 게이다. 정치적인 이유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완벽하지 않아도 나름 즐겁게 살고 있던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것이 더 깊은 공감과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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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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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쓰는 마음은 뭘까. 소설은 고사하고 짧은 이야기 한 편 지어본 적 없는 나로서는 감히 짐작도 안 된다. 다만 어떤 소설가들은 자신이 직접 체험하고 인식한 것들만 글로 쓴다고 하고 어떤 소설가들은 체험해 본 적 없고 인식할 수 없는 세계를 글로 쓴다고 하니, 소설을 쓰는 마음이 모두 다 똑같은 건 아닌 것 같다. 시대에 따라, 장르에 따라, 소설가의 개인적인 경험에 따라 소설을 쓰는 마음이 변하는 것 같기도 하다. 


최은영 작가의 신간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을 읽으면서 이 소설가는 어떤 마음으로 소설을 쓸까 상상했다. 이 또한 감히 짐작할 수 없지만, 한 편 한 편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는 '용기'였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의 화자들은 내향적이다.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하고 싶은 말을 시원하게 하는 법이 거의 없다. 표제작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의 희원은 자신의 롤모델이 되어준 영문과 강사에게 감사와 존경을 제대로 표하지 못한다. <몫>의 해진은 대학 교지 편집부에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 희영에게 글 잘 쓴다는 칭찬 한 번을 못한다. <일 년>의 지수는 일 년 동안 함께 카풀을 하면서 친하게 지낸 인턴 사원 다희를 친구라고 부르지 못한다. <답신>의 이모는 조카에게 쓴 편지를 부치지 못한다. 


전하지 못한 말들은 결국 한(恨)이 되어 화자를 괴롭힌다. <파종>의 민주는 부모도 주지 않은 사랑을 베풀어준 오빠에게 고맙다는 말은커녕 오빠의 사랑을 이용한 것이 내내 괴롭다. <이모에게>의 희진 역시 부모 대신 자신을 키워준 이모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전하지 않는 것이 이모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라고 여긴다.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의 기남은 자신을 배척하고 언니를 무시하는 딸 우경에게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지만, 비밀을 밝히는 대신 계속 숨기면서 더 큰 오해와 미움을 사는 편을 택한다. 


이 소설집의 화자들은 자신이 어떤 일을 겪었고 그로 인해 마음이 어떠하다고 밝힐 뿐, 직접 구체적인 행위를 해서 상대의 마음을 돌리거나 현실을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을 읽으면서 절망이나 체념이 아닌 용기와 희망의 정서를 더 많이 느꼈다. 아무것도 바꿀 수 없고 바뀌지 않는다고 해도, 계속해서 무언가를 붙들고 있는 사람이 전부 다 놓아버린 사람보다는 뭐라도 바꿀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서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의 희원이 장래가 불투명한 공부를 계속하는 것, <몫>의 해진이 자신의 자리가 아니라고 느끼면서도 여전히 글을 쓰는 것, <파종>의 민주가 싹이 날지 확신하지 못하면서도 씨를 뿌리는 것, <이모에게>의 희진이 이모를 떠올리며 비행기를 운전하는 것,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의 기남이 우경의 아들 마이클을 한 번 더 안아주는 것 등이 그렇다. 이런 식으로 당장 눈에 잘 보이지 않고 끝내 실패로 돌아간다고 해도 계속하는 용기에 대한 이야기들이 내 작은 마음을 더 환히 비추고 더 크게 키워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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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밀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엘릭시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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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유키 리쿠히코는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구인 정보지를 뒤적이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조건의 일자리를 발견한다. "연령과 성별 불문. 일주일 동안의 단기 아르바이트. 어떤 인문과학적 실험의 피험자. 하루 구속 시간은 24시간. 인권을 배려하며 24시간 동안 피험자를 관찰한다. 기간은 7일. 실험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외부로부터 격리한다. 구속 시간 동안 시급은 전액 지급한다. 시급 11만 2천엔." 


시급 11만 2천엔이면 다른 아르바이트 시급의 100배가 넘는 금액이다. 24시간씩 7일 동안 일하면 약 1800만 엔(원화로 약 2억 원)을 벌 수 있다. 유키가 사고 싶은 중고 경차를 여러 대 사고도 남을 돈이다. 오자일 수도 있지만, 오자가 아니면 횡재한 거라고 생각하면서 호기롭게 응모한 유키. 닷새 후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고 기차를 타고 달려간 곳에는 열한 명의 다른 지원자와 '암귀관'이라는 방공호처럼 생긴 건물이 있었다. 대체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인사이트 밀>은 2001년 <빙과>로 데뷔한 요네자와 호노부가 2007년에 발표한 본격 미스터리 소설이다. 외부와의 연결이 단절된 공간에서 한정된 소수의 사람들이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는 '클로즈드 서클' 장르에 속한다. '클로즈드 서클' 장르의 대표작으로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 시마다 소지의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등이 있는데, <인사이트 밀>은 비교적 최근작인데도 이 작품들과 함께 거론될 만큼 명성이 상당하다. 


제한된 공간에서 제한된 시간 동안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는 과정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요네자와 호노부의 책을 꾸준히 따라 읽어온 독자로서는 작가의 관심사가 이 작품에 응축되어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었다. 무기력해 보이지만 추리만은 열심인 유키와 어리숙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명석한 스와다(쇼코)의 조합은 <빙과>의 '쇼에네' 에너지 절약 주의자 오레키 호타로와 귀여운 외모와 뛰어난 지성을 갖춘 치탄다 에루 콤비를 닮았다. 진실을 말해도 여론에 따라 억울한 취급을 당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 또한 <빙과>에 등장한 바 있다. 


지하 감옥에서 사건 현장을 보지도 않고 문제를 해결하는 장면은 요네자와 호노부의 최근작 <흑뢰성>에서 아리오카성 지하 감옥에 갇힌 구로다 간베에가 아라키 무라시게의 청을 받아 일련의 수수께끼 같은 사건들을 해결하는 장면과 닮았다. 음식에 대한 묘사가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안 어울리게) 자세한 점도 요네자와 호노부 소설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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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트
에르난 디아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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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미국 뉴욕 월 스트리트가 배경이라고 해서 영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같은 내용을 상상했고, 소설 초반은 어느 정도 그 상상을 충족했다. 하지만 2부를 읽고, 3부와 4부를 읽으면서 상상한 내용과 전혀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래서 미국 평단과 언론이 찬사를 보내고,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고, HBO에서 케이트 윈슬렛 주연 드라마로 제작한다고 하는 거구나. (소설의 구성이 일종의 트릭인 작품인데, 과연 소설만큼 재미있을지...?) 


소설의 1부인 <채권>은 대대로 큰 부를 축적해온 집안의 후계자인 벤저민 래스크가 이제 막 태동한 금융업에서 큰 성공을 거둔 후 헬렌 브레보트라는 여인을 아내로 맞이해 만족스러운 결혼 생활을 유지하다가 대공황 직후 아내가 의문의 병을 얻어 치료를 위해 유럽으로 떠나는 내용이다. 1부를 읽고 단편으로서도 꽤 만족스럽다는 생각을 하면서 2부 <나의 인생>으로 넘어갔는데, 1부와 2부의 내용이 다른 듯 닮고, 닮은 듯 달랐다. 일단 주인공 부부의 이름이 다르고, 세부사항이 다르고, 편집상 오류인가 싶은 부분이 1부에는 없지만 2부에는 있고... 


그렇게 아리송한 기분으로 3부 <회고록을 기억하며>로 넘어갔는데, 여기서 비로소 소설 전체의 윤곽과 사건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 3부의 화자인 아이다 파르텐자는 2부의 주인공인 앤드루 베벨이 비서로 고용해 자신의 자서전과 아내 밀드레드의 회고록을 쓰게 하는 여자다. 앤드루 베벨은 일 년 전에 나온 '어떤 소설'이 공공연하게 자신과 자신의 아내를 다룬 것을 불평하면서, 직접 자서전과 회고록을 펴내 대중의 오해를 바로잡겠다고 한다. 


이탈리아에서 이민 온 가난한 인쇄공의 딸인 아이다는 미국 최고 부자인 앤드루 베벨의 말과 그가 주는 돈에 현혹되어 그가 시키는 대로 열심히 자서전과 회고록을 쓴다. 하지만 쓰면 쓸수록 앤드루 베벨의 말에 모순이 있다는 걸 깨닫고, 그가 '어떤 진실'을 숨기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급기야 아이다는 일자리를 잃거나 어쩌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아마도 앤드루 베벨이 숨기고 있는 진실에 가장 가까운 기록일 밀드레드의 일기를 찾는다. 


그리하여 읽게 된 4부 <선물>의 내용은 여러 의미로 충격적이었다. 일단 일기의 주인공인 밀드레드 베벨의 비극적인 생애가, 그러한 생애를 은폐, 날조하려고 한 앤드루 베벨의 행위가 충격적이었다. <채권>을 쓴 해럴드 배너조차 편견에 사로잡혀 베벨 부부를 오해한 것도 충격적이지만, 베벨 부부의 진실을 알고 있었던 아이다 파르텐자 역시 앤드루 베벨의 복수가 두려워 오십 년 가까이 침묵을 지켰다는 걸 보면 그 또한 공범 아닐까. 


이런 식으로 남편과 아내, 의뢰인과 대필 작가 사이의 연합(trust) 또는 공모를 그린 소설이고, 그러한 연합 또는 공모의 기초는 신뢰(trust)인데, 그 신뢰의 기반 내지는 핵심이 거액의 돈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씁쓸하다. (결국 믿을 수 있는 것은 돈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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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의 홋카이도 - 겨울 동화 같은 설국을 만나다 일본에서 한 달 살기 시리즈 4
윤정 지음 / 세나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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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의 홋카이도>의 저자 윤정 작가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중학교 때부터 홋카이도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때쯤 영화 <러브레터>를 봤고, 그 영화의 OST를 주야장천 들었던 것을 기억한다. 홋카이도에 실제로 가본 건, 팬데믹이 발발하기 1년 전인 2019년. 가족과 함께 삿포로에서 일주일을 머물렀다. 아쉽게도 겨울이 아닌 봄이었는데, 내년 겨울에 다시 온다는 다짐이 계속 미뤄져 아직도 홋카이도에 다시 못 가고 있다. 


<한 달의 홋카이도>는 <500일의 영국>, <영국 일기>, <한 번쯤 일본 워킹 홀리데이>를 쓴 윤정 작가의 신간이다. 윤정 작가는 1994년생으로 영국과 일본에서 거주한 경험을 에세이와 만화로 표현해 꾸준히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한 달의 홋카이도>는 제목 그대로 홋카이도에서 한 달 살기를 한 경험을 담고 있다. 2023년 1월 말부터 2월 말까지 약 한 달 동안 홋카이도의 중심 삿포로에서 생활하며 주변 도시들을 여행한 기록이다. 


저자가 일본에 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오사카와 교토를 여행으로 가기도 했고, 도쿄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낸 적도 있다. 워킹 홀리데이 비자로 도쿄에 있는 한인 학원에서 한국어 강사를 한 적도 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 다시 찾은 일본은 느낌이 색달랐다. 도쿄, 오사카보다 북쪽에 위치한 홋카이도에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도 했고, 학생이나 노동자가 아닌 여행자 신분으로 일본을 찾는 것이 오랜만이기도 했다. 


한 달이라는 주어진 시간을 저자는 알차게 사용했다. 숙소가 위치한 삿포로 시내는 물론이고 비에이와 오타루, 하코다테, 조잔케이 온천, 삿포로 국제 스키장 등 홋카이도를 찾는 여행자들이 가보고 싶어 하는 곳은 거의 다 가보았다.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음식도 열심히 먹었다. 유명한 수프 카레와 징기스칸, 라멘과 스위츠 등은 물론이고 맛있다고 소문난 홋카이도 대학 학식, 하코다테에서만 맛볼 수 있는 햄버거 체인점 럭키 피에로의 대표 메뉴 차이니즈 치킨버거 등도 섭렵했다. 


윤정 작가의 책의 매력 중 하나는 여행과 생활이 결합되어 있다는 것인데, 이 책에서도 그랬다. 저자는 한 달 살기의 처음 2주는 여동생 수정, 나머지 2주는 남자친구 알렉스와 함께 지냈다. 저자의 이전 책들을 읽은 독자라면 반가울 이름들이다. 여행 틈틈이 온라인으로 (저자의 본업인) 한국어 수업을 하는 모습도 흥미로웠다. 여행 정보만이 아니라 저자가 여행하는 '사람', '일하는 여행자'로 살아가는 이야기가 함께 실려 있어서 더 유익하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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