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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내 곁에 있어줘 ㅣ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전승환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2월
평점 :
이 책을 처음 봤을 때는 표지며 삽화며 너무 귀여워서 꺅 소리가 절로 나왔다. 카카오프렌즈의 국민 캐릭터 라이언뿐만 아니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어피치, 튜브, 콘, 무지, 프로도, 네오, 제이지 등 다른 귀여운 캐릭터들도 간간이 나와서 반가웠다.
본문을 읽기 전에 라이언의 프로필을 읽고는 꺅 소리가 아니라 헉 소리가 나왔다. 아니, 라이언이 곰이 아니라 수사자인 걸 나만 몰랐나? 이 책에 따르면 라이언은 아프리카 둥둥섬의 왕위 계승자로 태어난 수사자로, 수사자인데도 갈기가 없는 자신의 모습에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고 둥둥섬을 탈출해 모험 중이란다. 그러고 보니 갈기 없는 사자처럼 보이기도 하고...
보고만 있어도 귀여운 이 책은 인기 캐릭터 라이언과 <나에게 고맙다>, <행복해지는 연습을 해요> 등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 전승환이 만난 힐링 공감 에세이집이다. 이 책은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절로 나는 라이언의 귀여운 일러스트와 전승환 작가 특유의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다.
<무표정한 내가 좋아>라는 글이 무표정한 얼굴이 트레이드 마크인 라이언과 어울리는 것 같아서 일부를 소개해본다. "무표정한 내가 좋아. 하하하 크게 웃는 모습도 예쁘고, 다정하게 눈을 맞추는 모습도 사랑스럽고, 씨익씨익 화를 못 참는 모습도 귀엽지만, 나는 무표정한 내가 제일 맘에 들어. (중략) 무표정 속에는 수많은 감정이 다 녹아 있기도 해. (중략) 웃음이나 찡그림으로 나타낼 때보다 조금은 더 그윽해 보이는 서로에 대한 마음들."
다음 장에 그려진, 사랑의 화살을 맞고 심쿵한 모습의 라이언이 모습이 귀여운 이 글의 일부는 이렇다. "진심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따뜻한 눈빛 하나면 된다. 이미 가득 차버린 내 마음속을, 상대에게 느끼는 수천 가지 감정들을 굳이 꺼내어 보일 필요는 없다. 차고 넘치는 마음에 상대를 향하 진심을 더 담아내려 애쓰다 자칫 진심이 아닌 가식처럼 보일 수 있다."
어떤 감정이든 그저 가만히 바라보고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미는 것만으로도 진심을 표현할 수 있다는 내용인데, 다른 사람은 몰라도 라이언이라면 가능할 것 같다. 둥글둥글 귀엽게 생긴 라이언이 평소와 다름없는 무심한 표정으로 내 손을 꼭 잡아준다면 나라도 마음이 사르르 녹을 듯 ㅎㅎㅎ
타인의 위로에 오히려 상처 입고, 갈 곳을 잃을 마음을 위로해주는 글도 많다. "제대로 잘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나의 생각으로 지켜온 내 인생에게, 기운을 불어넣어줄 사람은 나 자신밖에 없다는 것도 잘 알지. 그래서 누가 뭐라건, 나는 나로 활짝 피어날 거야." 꽃과 나비 사이로 화려하게 피어난 라이언의 모습을 보니 나도 힘을 좀 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나답게 기운 차게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밖에도 보고만 있어도 입가에 웃음이 떠오르고 마음이 훈훈해지는 글과 그림이 가득하다. 바쁜 일상에 지친 나를 위해, 진심을 전하고 싶은 연인이나 친구를 위해 이 책을 선물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