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군대에서 일어난 많은 사고들이 뉴스에 나왔다.

 

동료 군인에게 총을 쏘고 탈영한 군인이야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군인. 그리고 군대 내에서 구타로 사망한 군인 이야기.

 

군대가 무장한 인간들의 집합처이기 때문에 평화와는 거리가 멀다고 하지만, 같은 나라 군대에서 진한 전우애로 묶여 있어야 할 군대에서 서로를 죽이고, 자살하고, 맞아 죽는 그런 일들이 아직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군대라는 집단의 속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군대는 본래 폭력적이고, 이 폭력이 외부로 향하지 않고, 내부로 향했을 때 많은 문제가 일어나는데...

 

이래서 내,외부를 막론하고 군대를 거부한 사람들 이야기가 있는데, 이런 때에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군대의 맨얼굴을 만나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아직도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평화주의자로 산다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이들이 잘 보여주고 있다.

 

"총을.들지 않는 사람들"

 

"칼을 쳐서 보습을" 이 책의 개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평화의 얼굴".

 

군대. 우리나라 남자라면 한 번쯤은 갔다와야 하는 곳. 우리나라는 징병의 의무가 있으니 거부할 수는 없는데...

 

최소한 거부할 수 없는 의무라면, 그 곳에서 생활하는 동안 제대로 생활할 수 있게, 오히려 사회에 있을 때보다 더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군대를 자신의 양심에 따라서 가지 않을 수 있는 권리도 보장하고, 이런 양심적 병역거부와는 별도로 국민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생각으로 군대를 가는 사람에겐 그가 행하는 의무만큼이나 중요하게 국가에서는 그의 생활을 보장할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는가.

 

요즘.., 군대에 관한 안 좋은 기사들이 너무 많이 나온다.

 

이 책들이 군대를 거부한 사람들 이야기지만, 이들의 이야기를 읽고 알게 됨으로써 오히려 군대가 더 좋아질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군대를 폐기하지 못하겠다면 적어도 젊은 군인들이 죽어나가지는 않는 군대가 되도록 해야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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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유럽건축에 도전하다 - 33인 거장들과의 좌충우돌 분투기
고시마 유스케 지음, 정영희 옮김 / 효형출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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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에 관심이 생겼다. 그렇다고 전문건축가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내가 살고 있는 장소에 대해서만은 관심을 가지고 싶었기 때문이다.

 

건축은 사람과 사람을 단절시키고, 공간과 공간을 단절시키고, 자연과 사람을 단절시키고, 또 시간으로부터 사람을 단절시키기도 하지만, 반대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키고, 공간과 공간을 연결시키며, 자연과 사람을 연결지으며, 시간과 사람을 엮어주는 역할도 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아파트 사회라고 불릴 정도로 아파트 건축이 활발한 나라인데, 이 아파트는 연결보다는 단절을 중심에 놓고 건축되지 않았나 싶은 마음이 들고, "아파트 사회"라는 책을 보아도 아파트가 우리나라에서 유행하게 된 이유는 아파트 자체에서 모든 생활이 편리하게 다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하니, 아파트 건축의 목표 역시 자족을 중심에 둔 단절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하여 아파트로 들어오는 길에는 거의 모두가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감시카메라가 있고, 높거나 낮은 담으로 구획이 되어 있으니, 이것이 우리나라 건축의 현주소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건축이란 도대체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공간을 장소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단절을 연결로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일본의 젊은 건축가가 젊은시절 유럽의 건축에 반해 꼭 건축가가 되겠다고 결심하고, 유럽에서 일하겠다는 일념으로 유럽에 건너가 독일 건축사무소에 취업하여 4년간 근무를 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 나왔다.

 

유럽의 건축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그 건축을 한 건축가들에 대해서 알려주고 왜 그 건축이 훌륭하다고 생각하는지를 자신의 관점에서 풀어나가고 있다.

 

꼭 이 작가의 말을 다 수긍할 필요는 없지만, 건축을 바라보는 한 관점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는 있는 책이다.

 

내 귀에 익숙한 건축가도 나오고(가령 르 코르뷔지에나 훈데르트 바서 같은) 처음 듣는(처음 들어야 정상일지도... 건축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니... 우리나라 건축가라고 해봤자 정기용과 승효상밖에 모르고 있으니...) 건축가도 많지만, 작가가 직접 그린 스케치와 사진을 통해 유럽의 건축을 친근하게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 책이다.

 

배낭여행을 통해서 만난 건축들과 독일에 체류하면서 틈나는 대로 방문한 여러 건축물들에 대해서 자신의 경험과 건축적 지식, 그리고 주변환경까지 설명을 해주고 있어서 건축이 아니더라도 유럽에 여행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좋은 참고가 될만한 책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우선 부딪쳐 보고야 마는 작가의 실천력에 대해서 해보지도 않고 머리 속으로 계산만 하다 끝내곤 하는 나 자신의 실천력을 반성하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건축을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자연, 주변환경과 어울리는 건축과 자연, 주변환경와 어울리지 않는 건축.

 

이 책에서는 두 종류의 건축이 모두 나오고, 그 나름대로 멋과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어떤 건축은 주변환경과의 완벽한 조화를 통해 멋을 뽐내고 있으며, 어떤 건축은 주변환경과 너무도 이질적이어서 오히려 그 지방의 명소가 되기도 했다는 그런 이야기.

 

하지만 공통적인 점은 있다. 외관이 주변환경과 어울리느냐 어울리지 않느냐를 떠나 좋은 건축은 안에 들어갔을 때 온몸으로 느껴진다는 것.

 

안에 들어섰을 때 그 건축의 훌륭함이 스스로 드러나는데, 안에 들어왔음에도 그런 멋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건축으로서는 조금 떨어진다는 것.

 

하여 건축은 밖에서 보기도 하지만, 안에서 보기도 해야 한다는 것. 밖과 안에서 볼 때 훌륭한 건축은 정말로 좋은 건축이고, 이런 건축은 사람과 사람, 자연과 사람, 시간과 사람을 하나로 이어준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유럽의 다양한 건축물이 나오고, 그 건축물에 대한 스케치, 그리고 사진까지 정말로 다양한 유럽건축물을 만날 수 있는 책이었다.

 

건축에 대한 유럽인들의 정신도 알 수 있는 책이었고...

 

이제 우리 사회도 서서히 건축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 실용과 아름다움의 조화, 단절과 연결의 가능성 등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여 건축이 사람들이 "따로 또 같이" 할 수 있는, 때로는 독립되고 때로는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지닌, 그래서 함께 살아가는 장소로서의 건축으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

 

많은 건축가들의 분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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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고 있는 간송미술대전, 아마도 2부 제목이 보화각인가 하던데... 거기에 가다. 수요일 오후에...

 

봄에 열렸던 간송미술대전에도 갔었는데, 또다시 간 이유는 이번에는 신윤복의 '미인도'가 전시된다는 이야기를 듣고다.

 

간송미술관에 한 번 갔을 때 2-3시간에 걸친 줄을 기다려 들어갔다가 문화재보다는 사람 뒤통수를 더 많이 보고 온 적이 있었고, 올해 초에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했던 것에는 '미인도'가 나오지 않았다.

 

하여 그래도 간송미술관에 갔으면 '미인도'는 봐야지 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 가게 된 것.

 

평일이라 사람이 적겠지 하고 갔는데 웬걸 여전히 줄을 서야 한다. 날도 더운데 아무리 실내라 하여도 냉방시설이 복도는 그다지 좋지 않아 더운데 또 기다려야 하다니...

 

다행히도 이번에는 조금만 기다리면 되었다. 한 10분 남짓 기다렸으려나.

 

참으로 미인을 만나기 힘들구나.

 

사람들을 따라 작품 하나하나를 따라가다 보니, 1부에서 본 작품들도 있지만, 새로운 작품들도 꽤 있다.

 

이런 작품을 이 때 아니면 언제 보랴 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돌다 보니 '미인도' 앞에 서게 되었다. 찬찬히 보고 또 보고, 화면으로 나오는 확대된 사진도 보고 또 보고, 머리 속에 마음 속에 담아 두고, 다른 작품들로 발걸음을 옮겼는데...

 

1부에 있었던 도자기류와 훈민정음이 여전히 전시되어 있었다는 사실.

 

간송으로 인해 우리 문화재가 이리 보존될 수 있었음을 다시 한 번 감사하면서...

 

잘 보고 온 길.

 

신윤복의 '미인도'말고도 많은 작품들이 있었다. 신윤복의 또다른 작품들과 김홍도의 작품, 장승업의 작품, 심사정의 작품, 김명국의 작품, 최북의 작품, 여기에 추사의 그림과 글씨까지...

 

아직도 우리나라 옛그림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감상도 잘 하지 못하지만, 아무렴 어떠랴. 자꾸 눈에 담고 마음에 담으면 그만인 것을...

 

유홍준의 "화인열전1,2"이 생각났다. 그림을 보는 눈이 높아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화가에 대해서는 잘 알 수 있으니 말이다. 그곳에 가면 간송미술관의 작품들을 해설해 놓은 도록집인 "간송문화"도 있다. 한 번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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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대해서 엄청난 폭격을 하고, 이제는 지상군까지 투입했다고 한다.

 

홀로코스트라고 해서 그들이 당한 지가 이제 겨우 반세기가 넘었을 뿐인데, 그들은 자신들이 힘이 생겼다고 다른 민족에게 그와 비슷한 행위를 한다.

 

유엔 사무총장도 교황도 당장 전쟁을 멈추라고 하지만, 이스라엘은 들은 척도 안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폭격이, 침공이 정당하다고 한다. 오로지 팔레스타인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죽어가는 사람들, 이들이 전투원이면 모른다. 전쟁에서, 폭격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은 전투원보다는 비전투원, 즉 민간인이 더 많다.

 

민간인 중에서도 힘이 없는 여자와 아이들이 가장 많이 죽어간다. 그런 사실은 역사를 통해 알려져 왔고, 또 전쟁을 하고 있는 당사자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폭격을 멈추지 않는다.

 

왜?

 

폭격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 때 재미있게 보았던 일본 만화 "원피스"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니코 로빈이 잡혔을 때 과거를 회상하고 현실로 돌아와 버스터 콜이라고 하는 해군 군함을 불러 폭격을 하는 일이 일어났을 때 로빈은 '지도상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고 절규한다.

 

지도만 보고 폭격을 결정하는 사람들에게는 지도에 존재하는 공간만이 중요하지 그 공간을 장소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그렇게 쉽게 폭격을 결정하지.

 

특히 이 책 "폭격의 역사"를 읽으면 이런 폭격이 주로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인종, 민족, 집단에게 잘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세계 최초로 원자폭탄을 맞은 일본(그렇다고 일본이 피해자로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은 가해자로서의 위상이 더 크다)과 이슬람을 믿는 이라크, 아프카니스탄, 그리고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을 보면 폭격이 주로 어디에 일어났는지 알 수 있다.

 

물론 간혹 같은 백인끼리, 서양인끼리도 일어나지만 그것은 좀 열들하다고 믿는, 또는 지도상에서 그들의 존재를 부정할 때 일어난다.

 

지도상에서 보이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그곳에 없지는 않는다. 그들은 지도에서 단지 공간으로만, 목표지점으로만 존재하는 그곳을 자신들의 삶의 거주지로 삼고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폭격이라니... 정말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도 아니고...

 

한 번에 삶의 터전을 잃는 사람들, 무엇인지도 모르고 목숨을 잃는 사람들... 그들은 결코 지도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지도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엄연히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것을 보아야 한다. 그것을 고려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인간이다.

 

전세계의 평화를 위해 존재한다는 유엔의 사무를 총괄한다는 사무총장의 말, 교황의 말이 아니더라도 전세계 곳곳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사람들의 말을 이스라엘은 들어야 한다.

 

그들이 당한 것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갚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신은 분노의 신이기도 하겠지만, 사랑의 신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는 사랑의 신을 섬기고 싶다.

 

자신들이 목숨처럼 여기는 종교를 진정으로 이 땅에서 실현시키고 싶다면 이젠 폭격을, 전쟁을 멈추어야 한다.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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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의 쟁점과 대안사회 기본소득 총서 2
김원태 외 지음 / 박종철출판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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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정말로 유토피아는 없는 걸까? 없기 때문에 우리의 그리움을 자아내는 걸까? 많은 사람들이 이상향을 꿈꾸었지만, 그들의 꿈은 꿈으로 그치고 말았다. 왜냐하면 이미 유토피아란 말에는 존재하지 않는 곳이라는 뜻이 있기에, 현실에서 이루어진다면 그곳은 이미 유토피아가 아니다.

 

하지만 유토피아는 있다. 그것이 없다면 그러한 희망이 없다면 인간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는가. 우리 인간은 극한의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보는 족속들 아니던가. 그래서 재난의 유토피아라는 말도 있듯이, 재난 상황에서도 서로 돕는 공동체, 희망의 공동체를 만들어가고는 하지 않던가.

 

기본소득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유토피아와 같다. 비록 몇몇 나라에서 시도해보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은 전면적으로 실시되지 않고 있다. 또 실시하려는 정부도 드물다. 가진 자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고.

 

그들은 자신의 사치를 위해 쓸 돈은 있어도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데 돈을 쓰기는 아까워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인간 공동체를 위해서 기본소득에 대해서 꾸준히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전부터 기본소득에 대한 이야기가 알려졌다. 나는 갑자기 나온 줄 알았더니, 그것도 무상급식 이야기 다음부터 나온 줄 알았더니,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는 예전부터 있었고, 점점 더 정교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기본소득은 보편적으로 누구에게나 일정한 금액을 국가가 지급해주자는 말이다. 적어도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돈이 없어서 못하지 않게...

 

얼마나 주어야 할까?

 

이 책에서서 강남훈은 높은 기본소득과 낮은 기본소득으로 나누어서 고찰하고 있는데, 높은 기본소득의 경우는 한 사람당 연간 평균 550만원을 주자는 것이고, 낮은 기본소득은 한 사람당 연간 300만원을 주자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세금문제를 정밀하게 다룸으로써 우리나라에서도 높은 기본소득도 지금 현재 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

 

그의 이론대로 하면 국민의 대다수가(적어도 80%정도가) 세금이 올라도 지금보다는 소득이 많아진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런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하여 기본소득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는 노령연금이 65세 이상 노인에게 일률적으로 월20만을 주겠다고 한 공약이 재원이 없다는 이유로 폐기되었는데...

 

강남훈의 글을 읽다보면 또 뒤에 나오는 곽노완의 글을 읽다보면 65세 이상 노인에게 모두 월 20만원씩 주겠다는 공약이 충분히 실현가능함을, 결코 재원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정책의지의 문제다. 국민들에게 보편적 복지를 제공하느냐 선별적 복지를 제공하느냐 하는 정책의 문제이지 결코 예산의 문제가 아니다.

 

정책의 문제를 예산의 문제로 호도하여 기본소득으로 가는 징검다리인 노령연금을 사실상 폐지한 것은 우리나라 정책입안자들이 보편적 복지로 갈 생각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만하다.

 

그러니 의료부분도 교육부분도 자꾸 후퇴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미 한 걸음 내딛은 걸음은 되돌리기 쉽지 않다. 우리는 보편적 복지를 향한 한 걸음을 이미 내디뎠다. 이 한 걸음에서 한 걸음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교육의 무상화, 의료의 무상화, 궁극적으로는 전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 길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이 책을 보니 결코 불가능한 일도 아니고 그냥 유토피아적 공상이라고 할 정책도 아니다. 이미 시작한 나라도, 시작한 자치단체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참으로 지독하게 홍보가 부족하다. 사실 기본소득 문제를 예산가지고 논쟁을 하다보면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국민들은 뭔 소린지 알지 못한다.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유리하고 좋은 정책이 기본소득인데, 대다수의 국민들이 그 좋은 점을 알지 못하고 넘어가는 현실.

 

그러한 현실에서는 기본소득이 도입되기는 요원하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앞부분의 내용이 상당히 어렵다. 정치경제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이 이해하기에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정치경제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홍보를 해야 한다. 정말로 자신의 삶에 딱 들어오게 설명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무리 기본소득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이 그 좋은점을 이야기해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마치 그림의 떡처럼만 느껴지게 된다.

 

그 점에서 이 책이 좀 아쉽다. 학자들끼리 학술대회에서 하는 논의가 아니라, 대중에게 기본소득에 대해서 알려준다면, 또 알려주려고 한다면 좀더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학자들의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말로, 대중의 이해수준에 맞게 기본소득을 설명하고 홍보해야 한다. 그래야 그것이 대중에게 먹혀들어간다.

 

대중에게 먹혀들어가지 않는 정책... 아무리 좋아도 실현불가능하다. 그러니,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기본소득 정책...좀더 쉽게 대중들에게 설명하는 책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 책은 그런 책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본소득이 유토피아가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 될 수 있음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그런 책을 위한 디딤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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