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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꽃'
여름 강한 햇볕을 의지하지만 스스로는 해를 닮은 강렬한 모습에서 한발 벗어나 있다. 해바라기나 나팔꽃의 도발적인 색보다는 깊은 속내를 감출줄 아는 순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한여름을 상징하는 꽃으로 나팔꽃이 인도가 원산인 외래종이라면 메꽃은 토종이다. 햇빛이 나면 꽃잎을 펴고, 해가 지면 오므리는 모습으로 해 바라기를 한다. 여름 내내 꽃을 볼 수 있어 아주 친근하다.


메꽃은 특이하게 같은 그루의 꽃끼리는 수정하지 않고 다른 그루의 꽃과 수정해야만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메, 좁은잎메꽃, 가는잎메꽃, 가는메꽃이라고도 한다.


순박한 누이의 모습은 닮은 메꽃은 '충성', '속박', '수줍음'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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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댕강나무'
길게 고개를 내밀었다. 감추거나 내어주고 싶은 것이 있어서 그럴까. 순백의 색으로도 모자란 마음을 고개를 내밀어 길게 뽑았나 보다. 그 앙증맞고 이쁜 모습을 보고자 내 뜰에 들이고 두번째 꽃을 피웠다. 이른 여름부터 늦은 가을까지 피고지는 네 모습을 볼 수 있어 내 뜰의 벗으로 삼았다.


청춘의 시기를 고스란히 보낸 도시의 인도에 많이 심어져 있다. 매주 한번씩 방문하는 때에 일부러 먼 길 돌아가 꽃과의 눈맞춤을 한다.


흰색의 화사한 꽃이 핀다. 꽃과 함께 붉은 빛이 도는 갈색의 꽃받침도 꽃만큼 아름답다. 6~10월까지 오랫동안 피고 지고를 반복한다. 그때문에 도로 주변이나 울타리 등의 경계에 많이 심는다.


우리나라 고유종인 댕강나무는 가지를 꺾으면 '댕강' 하는 소리가 나서 댕강나무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이 댕강나무를 중국에서 원예종으로 개발한 것이 '꽃댕강나무'라고 한다.


'아벨리아'라고도 부르는 꽃댕강나무는 꽃과 향기가 전하는 느낌 그대로 '편안함'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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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추리'
차마 밝은 노랑으로까지는 가지 못하는 것이 다할 수 없는 망설임으로 읽힌다. 순한 성품을 가진 모든 생명의 본질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다 똑바로 하늘을 보기도 하지만 그것은 정말로 어쩌다일 뿐이다.


한여름에 피는 꽃은 잎 사이에서 나온 긴 꽃줄기 끝에서 가지가 갈라져 백합 비슷하게 생긴 여러개의 등황색 꽃이 모여 핀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드는데, 계속 다른 꽃이 달린다.


원추리는 지난해 나온 잎이 마른 채로 새순이 나올 때까지 남아 있어 마치 어린 자식을 보호하는 어미와 같다 하여 '모예초', 임신한 부인이 몸에 지니고 있으면 아들을 낳는다 하여 '의남초', 사슴이 먹는 해독초라 하여 '녹총', 근심을 잊게 한다 하여 '망우초'라고도 한다.


색이 붉은빛을 띄는 왕원추리와 꽃잎이 겹으로 된 겹왕원추리도 같은 시기에 핀다. 꽃 색과 모양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꽃이 피어 단 하루밖에 가지 않는다는 원추리의 '기다리는 마음', '하루만의 아름다움'이라는 꽃말을 이해할 수 있을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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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비비추'
안쓰럽고 위태롭다. 가녀린 꽃대에 어떤 힘이 있어 바람이 전하는 무게를 감당하며 꽃까지 피울 수 있을까. 생명의 순리 앞에 겸허해 진다.


보라색 빛과 뽀쪽하게 내민 모양이 이채롭다. 열린 틈으로 긴 수술을 내밀고 매개자를 인도한다. 한곳에 모아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널 위해 피웠으니 누려도 좋다는 듯 당당하게 우뚝섰다.


'일월비비추'라는 이름은 경상북도 일월산에서 처음 발견된 비비추의 종류라는 뜻이다. 꽃이 흰색으로 피는 것을 '흰일월비비추'라고 한다. '방울비비추', '비녀비비추'라고도 한다. 연한 보라색 꽃이 꽃대 끝에 모여 핀다. 꽃대에 줄지어 피는 비비추와 쉽게 구별하는 기준이기도 하다.


숲속이나 계곡에서 홀로 또는 무리지어 핀 일월비비추를 보면 '신비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붙인 사람들의 마음이 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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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래난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때, 야산 무덤가나 잔디가 자라는 숲속 오솔길을 기웃거리는 이유가 있다. 한층 키를 키운 풀 속에서 우뚝 솟아 올라 연분홍의 꽃을 피우는 녀석을 보기 위해서다. 얼마나 다행인가 지난해 보았던 그자리에 그모습으로 다시 피었다.


묘한 모습이다. 실타래 같은 줄기를 따라 줄줄이 꽃이 핀다. 나사처럼 꼬여 있는 줄기를 따라 빙빙 꼬여서 꽃이 피는 모습에서 타래난초라는 이름을 얻었다. 자잘한 연분홍색 꽃이 줄기에 나사 모양으로 꼬인 채 옆을 바라보며 달린다. 간혹 하얀색의 꽃이 피는 경우도 있다.


타래가 꼬인 모습도 각기 다르고 꽃의 모양도 신비롭기만 하다. 허리를 숙이고 하나하나 눈맞춤하는 그 즐거움은 누려본 이들만이 가지는 행복이다.


남의 무덤가를 서성이게 하는 꽃이다. 하여 다른 사람들의 이상한 눈총을 받게도 하지만 이 꽃이 주는 매력이 그런 눈총쯤이야 그냥 넘어갈 수 있다. '추억소리'라는 꽃말은 이렇게 낯선 사람이라도 불러들이는 힘에서 온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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