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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가래꽃'
벼가 자라서 윗 논둑의 키를 훌쩍 넘어서고 햇볕이 타는듯한 여름 한복판에 들어서면 비로소 풀 사이에서 그 하얀 속내를 드러낸다. 담아둔 무엇이 그리 깊기에 밖으로 다 드러내지 못하고 반쪽만 열었을까. 남은 반쪽의 하얀 속내는 또 무엇으로 필지ᆢ.


다섯개의 꽃잎이 한쪽으로만 피어 그 독특함을 드러낸다. 여리고 연약한 줄기로 보이지만 제법 강인함을 가졌다. 눈둑이나 습기많은 곳에서 주로 살지만 햇볕을 좋아한다.


수염가래꽃이라는 이름은 수염이라는 말은 아이들이 놀이할 때 코 밑에 달고 노는 수염 같아서 붙여졌고, 가래는 농기구 가래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꽃이 갈라진 것 때문에 갈래라는 말이 변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큰키에 보라색으로 꽃을 피우는 숫잔대와 꽃모양은 같으나 크기와 색깔 등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수염가래, 사리초라고도 한다. '악의', '가면', '거짓'이라는 다소 어울리지 않은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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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놈의갈고리'
자잘한 꽃들이 가지 끝에 모여 그늘진 숲을 밝힌다. 후덥지근한 여름숲의 공기를 만회해주기에 충분하지만 주목받지 못한다. 앙증맞게 핀 꽃보다 독특한 열매에 주목한다.


열매 끝에 갈고리처럼 생긴 잔 가시가 있어 사람 옷에 잘 달라붙기 때문에 '도둑놈의갈고리'라고 부른다. 강한 볕을 가리기 위해 사용하는 썬그라스를 닮았다. 꽃은 연한 홍색으로 피며 잎겨드랑이나 줄기 끝에 모여 핀다. 꽃부리는 나비모양이다.


도둑놈의갈고리 종류로는 도둑놈의갈고리, 큰도둑놈의갈고리, 애기도둑놈의갈고리, 개도독놈의갈고리 등이 있으며 비슷비슷해 구분이 쉽지 않다.


성질급한 사람이 바지가랑이에 달라붙은 열매를 떼어내다보면 '흥분'하게 되는데 이런한 이유로부터 '흥분'이란 꽃말이 붙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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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장나무'
속눈썹 길게 빼고 한껏 멋을 부렸다. 혹여나 봐주지 않을까봐 노심초사한 흔적이 역역하다. 꽃 모양으로 봐선 누구든 다 봐주라는 몸짓이고 그에 못디않은 향기까지 있다. 누구를 향한 신호일까?


엷은 홍색으로 새 가지 끝에 달려 피는 꽃은 그 독특함으로 주목 받기에 충분하다. 유난히 튀어나온 수술이 그 중심에 있다. 꽃뿐만 아니라 붉은 꽃받침에 싸여 하늘색으로 익는 열매 또한 깅렬한 인상을 준다. 가을에 만나는 꽃받침과 열매가 꽃보다 더 곱다.


잎과 줄기 등 나무 전체에서 누린내가 나서 누리장나무라고 한다. 역시 코보다 눈이 더 먼저다. 다소 부담스러운 냄새를 누르고도 남을 멋진 모양이 돋보인다. 꽃이 필 때는 향긋한 백합 향을 풍긴다.


개똥나무, 누린내나무라고도 부르는 누리장나무는 꽃과 꽃향기 그리고 붉은 꽃받침에 쌓인 하늘색 열매까지 너무도 이쁜 나무다. '친애', '깨끗한 사랑'이라는 꽃말도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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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나리'
한여름에 1507m 남덕유산을 오르며 속내는 따로 있었다. 한번도 보지 못한 꽃이 어디 한둘이겠냐마는 그 모든 꽃에 보고싶은 마음이 일어나 길을 나서게 하는 것은 아니다.


마음이 일고 기회가 되어서 때를 만나야 볼 수 있다는 당연한 이치를 다시 생각한다. 남덕유산 정상에서 서봉에 이르고 다시 육십령으로 가는 길에 긴 첫만남을 한다.


크지 않은 키에 솔잎을 닮은 잎을 달고 연분홍으로 화사하지만 다소곳히 고개숙이고 방긋 웃는 모습이 이제 막 피어오르는 아씨의 부끄러움을 담았다.


꽃은 밑을 향해 달리고 꽃잎은 분홍색이지만 자주색 반점이 있어 돋보이며 뒤로 말린다. 길게 삐져나온 꽃술이 꽃색과 어우러져 화사함을 더해준다.


환경부에 의해 보호식물로 지정되었으며, 우리나라는 강원도 북부지역과 남쪽에선 덕유산과 가야산 등 높은 산에서 볼 수 있다.


아름다움을 한껏 뽑내면서도 과하지 않음이 돋보인다. 그 이미지 그대로 가져와 '새아씨'라는 꽃말을 붙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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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여로'
여름 숲 길을 걷다 보면 가느다란 줄기가 우뚝 솟아 작은 꽃이 닥지닥지 붙어 있는 식물을 만난다. 한껏 키를 키운 풀 속에서 그보다 더 크게 솟아나 하얀 꽃을 피운다. 자잘한 꽃 하나하나가 앙증맞다. 모여피어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다.


여로, 이름은 익숙한데 꽃은 낯설다. 여로藜蘆는 갈대같이 생긴 줄기가 검은색의 껍질에 싸여 있다는 뜻이다. 밑동을 보면 겉이 흑갈색 섬유로 싸여서 마치 종려나무 밑동처럼 생겼다.


여로의 꽃은 녹색이나 자주색으로 피는데 하얀색으로 핀 꽃을 흰여로라고 한다. 꽃의 색에 따라 흰여로, 붉은여로, 푸른여로로 분류하기도 한다.


여로라는 이름이 낯익은 이유는 1970년대 초반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여로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땅 속에서 줄기를 곧장 키워 여름을 기다려 꽃을 피우는 여로의 꽃말은 '기다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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