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過程에 맡기다
봄ᆞ여름ᆞ가을ᆞ겨울, 사계절, 12달, 365일을 비, 눈, 바람, 햇볕ᆢ등 자연을 구성하는 이 모두의 수고로움으로 준비해서 꽃을 피웠다. 그러니 어떤 꽃이든 귀하지 않을리 있겠는가. 그러기에 무슨꽃이든 자세하게 들여다보고 눈을 맞춘다. 눈이 맞아야 그때부터 서로의 교감이 시작된다.
사람과 사람이 관계 맺는 일도 마찬가지다. 사계절을 맨몸으로 맞이하는 수고로움이 꽃을 피우듯 각기 다른 우주를 가슴에 품고 있는 그 사람과 교감해 가는 일에 어찌 순조롭기만을 기대하겠는가? 눈, 비, 바람 맞으며 울고 웃고 때론 슬퍼하고 외롭기도 한 수고로움의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관계가 무르익고 깊어진다.
꽃피고 열매 맺기 위해 이 수고로움의 시간은 필수과정이다. 필수과정이라고는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각기 다를 수 있다. 그러니 자신의 처지에서 준비된 만큼씩만 상대를 향해 마음열어 나아간다면 이 관계는 성숙한 열매를 맺을 것이다. 그것이 열매가 무엇이든ᆢ
하여, 이 수고로움의 과정을 민낯으로 함께 걸어가는 일, 그대와 내가 해야할 숙명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