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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린다는 것'
막연함이 아니라 확신이다. 믿음에 기초한다는 말이다. 다소 시간이 걸리고 먼 길 돌아오게 되더라도 꼭 온다는 믿음으로 그 수고로움을 기꺼이 감수한다. 이때의 기다림은 고통이 아니라 오히려 기쁨의 다짐이다.


이 확고한 믿음 없이 꽃은 어찌 그 긴 시간을 견디며 민들레는 홑씨를 어찌 바람에 그 운명을 맞기겠는가?


이러한 믿음은 의지의 산물이라기 보다는 심장 박동이 가르쳐준 본래의 마음자리에 근거한다. 머리의 해석보다 더 근본자리인 가슴의 울림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대와 나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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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에 기대어'
숲 속 모든 생명은 빛바라기를 한다. 다른 생명들의 잎과 가지 등이 만들어내는 가림막을 뚫고 들어오는 빛에 기대어 산다. 조금 더 많이 조금 더 빨리 빛에 기대기 위해 잎을 내고 키를 키우며 꽃을 피우는 등 필사적으로 애를 쓴다. 숲 속 평온은 이런 보이지 않은 빛에 대한 생명들의 간절한 열망의 산물이다.


사람이라고 다를까? 설렘. 온기, 평온, 위안, 희망ᆢ 등을 전해 주는 대상을 향해 주파수를 맞춰두고 시시때때로 대상의 기운을 감지하여 자신의 감정을 조절한다. 이렇게 대상에 의지해 자신의 감정 조절에 익숙해지는 것을 관계의 성숙이라 부르기도 한다.


시시때때로 저 산 너머 기운을 살피는 나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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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짓다'
염두에 두지않았음에도 마음이 앞서며 발을 이끈다. 어디로 어느만큼 가야하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가다보면 저절로 발걸음이 멈추는 곳에 반가운 만남이 있다. 오랜시간을 두고 준비해온 마음이 비로소 만남을 이뤄낸 것이다.

숲과 들에서 특별히 마음에 담아두었던 꽃을 만나는 과정이 이와같다. 무엇을 보자고 작정하고 나선 길에서 만나는 것보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이끌림의 과정에서의 만남이 깊은 인연을 맺어준다.

수많은 들꽃 중에서도 마음에 쏙 들어오는 꽃과의 만남은 이처럼 자연스럽게 경건한 의식을 치르는 것과 같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그대를 만나는 것도 오랜시간 마음이 준비한 뜻이다. 

돌아보면 그대와 만남도 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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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을 주다'
꽃은 꿀을 얻기 위해 찾아오는 벌과 나비를 기꺼이 반길 것이다. 다소 귀찮고 번잡스러움을 견디고 때론 상처를 내기도 하는 이 방문을 받아들여야 비로소 꽃의 사명에 이를 수 있다.


곁을 준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수고로움을 기꺼이 안고 자신을 내어주는 것이다. 이 수고로움은 상대가 때론 서운하여 아프고 힘들게하더라도 이는 곁을 내어주는 자의 사명이다. 곁을 더 많이 내어주는 자의 몫은 더 많은 수고로움을 감당하는 일이다.


이 사명이 있기에 그대를 곁에 두고 마음껏 그리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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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통(感通)하다'
느낌이나 생각이 통한다는 말이다. 이 말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독립된 대상이 있다는 것을 전재로 한다. 대상이 있어야 이것과 저것이 통한다는 것이 성립될 수 있다.


통하기 위해서는 과정이 필요하다. 과정은 수고로움을 동반한다. 이 수고로움은 이해받지 못함, 억울함, 미안함, 아픔, 고독, 외로움, 허탈과 같은 부정적 감정의 변화를 동반한다. 하여, 대개는 그 수고로움을 이겨내지 못해서 관계가 어긋나기도 한다.


또한, 통하기 위해서는 이것과 저것을 이어주는 매개가 있어야 한다. 이 매개는 말, 표정, 몸짓이나 기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무엇을 어떻게 사용하든 이 매개를 통해 하나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수고로움의 과정을 무색케하는 것이 있다. 대상과 본질이 같아 서로 같은 존재임을 알아보는 것이다. 이는 마음의 결과 온도가 같아 곧바로 통하는 심통心通이다.


그대와 나, 감통感通에 심통心通이니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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