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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월백으로 가는 중
봄 밤의 달, 차오르는 달이 이화의 그 밤으로 가는 중입니다. 그곳이 어디든 이화에 월백이면 무르익은 봄의 절정일테니 차 한잔 준비해두고서 미리 그대 청하는 소식 띄웁니다.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는건 나 뿐만은 아님을 아는 까닭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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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

'멋'은 어떤 대상을 접했을 때 우리의 감정이 대상으로 이입되어, 그 대상과 더불어 움직이는 미적인 리듬이 느껴지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멋'은 아름다움과는 별개의 것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것이라도 그것과 일체화해 움직이는 마음의 리듬이 생기지 않으면 멋있다고 할 수는 없다.
-황병기, 깊은 밤, 그 가야금 소리 중에서


리듬은 음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 개인의 감정도 이 리듬에 의지한다. 자신만의 리듬이 있어야 세상을 이루는 각각의 리듬과 어울릴 수 있다.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리듬으로 제 삶을 가꾸는 사람들이 '멋'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여, 제 각각이면서도 이 멋이 통하는 사람 관계는 억지를 부리지 않고 무리수가 생기지 않아 오랫동안 깊어지고 자연스럽게 어울어져 서로가 서로를 부르는 향기와도 같다.


멋에서 베어나와 자연스럽게 번지는 향기에 이끌려 그대를 바라보는 내 마음이 이와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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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문 시선'
땅 가까이 피는 꽃 보느라 고개숙인 사이 새잎나고 초록으로 물들었다. 이 잎은 나무로 시선이 옮겨가는 신호탄과도 같다. 층층나무 잎이나고 커가는 동안 봄볕에 익어가는 생명의 힘이 전해지는 때다.


눈 감빡할 사이에 지나가버린 봄의 찬란한 순간이다. 

그대, 놓치지 말고 누리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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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떨구고'

모든 것을 품어주는 바다도 더이상 어쩌지 못하면 속내를 뒤짚고 만다. 하늘도 예외는 아니다. 다, 목숨을 이어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을 때는 크게 뒤집고 엎어버려야 하는 것이다.

바람과 비가 먹먹한 가슴으로 하루를 살아내기 버거운 사람들을 위로하려고 의식을 치르듯 한바탕 푸닥거리를 벌렸다.

그렇게라도 해야 가슴 속 쌓여가는 울분을 삭이고 숨 통을 틔워 숨 쉴 수 있다는 듯 요란한 밤이 지났다.

마지막 꽃잎마져 떨쳐보내야 열매을 맺을 수 있다. 굿판 벌려 씻겨진 가슴으로 오늘을 맞이할 일이다.

맑은 풍경소리에 섞인 새소리로 눈을 뜬 아침, 다시 고요함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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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월 어느날이다.
붉은 진달래로 가슴에 세겨둔 이래 사월은 늘 붉다. 진달래 붉음은 봄마다 그 붉음으로 다시 피어나지만 붉음에 붉음을 더해온 사람들의 가슴은 더이상 붉어질 여력이 없다.


산천도, 그 산천에 의지해 생명을 이어가는 사람들 가슴도, 온통 노랗게 물들었던 그 사윌 그날이 다시왔다. 하지만, 여전히 캄캄하고 차디차게 소용돌이치는 바다밑 그 자리를 맴돌뿐이다.


그 이유뿐이다. 올 봄 진달래가 유난히 핏빛으로 붉은 이유다. 사람들 가슴에 피멍으로 물든 그 붉음 때문인 것이다.


버겁기만한 사월도 절반을 넘었다. 이제는 더이상 붉음에 붉음을 더하는 일은 없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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