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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에 비내음이 무겁다. 뿌옇게 송화가루 날리는 날, 5월 푸르른 하늘을 보여주려나 보다.

다시 5월의 하늘을 본다. 내가 내 의지대로 살아가고 했던 그때의 5월로부터 수십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같은 5월을 맞이한다. 5월의 하늘은 푸르름보다 더 짙은 붉은빛으로 물들었다.

청산되지 못한 시대의 아픔이 그대로 있는 한, 내게 5월의 하늘은 푸르름보다 더 짙은 붉은빛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산너머 비내음 담아오는 잿빛 5월의 하늘을 다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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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沒入'
다른 모든 것에는 벽을 두른다. 강력한 집중을 요구한다. 무언가에 흠뻑 빠져 심취해 있는 무아지경의 상태에 이르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건이다. 생각과 행동의 일치이기에 다른 무엇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


목숨까지 걸었다. 이것을 깨트릴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완벽한 몰입이다. 꿀벌이 동백의 꿀에 취했다.


몰입의 상황에 들어가면 사람의 몸과 마음이 '물 흐르는 것처럼 편안한 하고, 하늘을 날아가는 자유로운 상태'에 머무르게 된다. 생각과 행동의 일치가 가져오는 자기만족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억제나 구속과는 다른 자유로움이 그 본질이다.


사랑이라 이름지은 모든 관계도 이와 같다. 누군가를 가슴에 품는다는 것도 이 몰입과 다르지 않다. 아니 다르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과 대상에 모두에게 당당한 마음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몰입의 시작은 스스로에게 정성을 다하는 수고로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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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에 취하다'
강렬하다. 꽃잎과 꽃술의 그 대비가 뚜렷한 만큼 서로를 더 돋보이게 한다. 나풀거리는 꽃잎에 쌓여 그 속내를 감춰두지만 결코 스스로를 가두는 것은 아니다.


틈을 두었기에 그 틈으로 드나드는 숨결로 인해 꽃을 피운 정성이 보람을 얻을 수 있다. 모란을 보는 나는 꽃잎보다 꽃술에 꽂혔다.


오늘 비로 모란은 지고 말 것이지만 다시 1년을 기다려 모란을 보고자 한다. 그대와 함께 모란을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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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밤 비'

지난밤 저물어가는 달님이 땅으로 기울어진다고 속내를 들췄더니 오늘밤은 달님이 비로 화답한다.

봄이 준비한 선물, 그대 마음에 닿았다는 소식 전하려는 것이리라.

봄 밤에 그대 내게 오듯 곱게도 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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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는 달'

저물어 가는 달이 땅 가까이 기울어져 간다. 타원을 그리듯 지구곁을 맴도는 달과 그 달처럼 그대 곁을 서성이는 내 마음이 서로 다르지 않아서일까?


밤이 깊어갈수록 달을 닮은 그대와 나 서로에게로 기울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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