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의 부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
잭 런던 지음, 권택영 옮김 / 민음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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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강철군화』, 『밑바닥 사람들』과는 다른 작품이었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보여주고 있는 시선과 글쓰기는 후기 사회주의적 작품의 탄생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65kg의 대형견 의 야성을 보며 얼마 전 길에서 초등생을 사냥하듯 했던 반려견 뉴스가 자꾸 떠올랐다. 이 소설의 감상 맥락을 그리로 잡아갈 수 없지만, 아예 무시할 수 없는 장면이었다. 머리를 흔들어 지우고 다시 작가가 말하려고 하는 메시지에 집중했다. 여과되고 남은 한 가지 질문은 과연 납치되어 알래스카로 팔려간 것과 이 문명사회에서 태어난 것 중 어떤 것이 사고일까?’였다.

 

“1897년 가을, 클론다이크 골드러시가 온 세상 사람들을 얼어붙은 북극으로 몰아가던 때”(12p) 알래스카의 금광을 향해 몰려드는 사람들을 위한 썰매견들이 부족한 상황, 미국 서부, 전역에서는 대형견들이 사라진다. 산타클라라의 저택 장원에서 장원의 지배자였던 은 납치되어 알래스카로 팔려간다. ‘의 여정이 시작되고 여러 이별과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야생으로 향한다.

 

정원사의 조수에 의해 유인되어 상자 안에 갇혔다. 영문도 모른 채 기차에 태워지고 이틀 후 내린 항구에서 그를 맞이한 것은 몽둥이를 든 빨간 스웨터의 사내다. 상자에서 나온 은 무턱대고 두들겨 맞는다. 분노로 달려들고 저항하지만 심한 매질에 결국은 쓰러진다. 그들은 이런 방식으로 길들여서 개들을 판다. 인간에게는 길들여진 것으로 보이지만, ‘의 깊은 내면 어딘가에서는 야성이 깨어났다. 그리고 곤봉은 권력으로 각인되었다.

 

그 곤봉은 하나의 계시였다. 그것은 그가 원시법의 세계로 입문하는 첫걸음으로, 그는 이미 반쯤 그 길로 들어섰다. 삶의 실상에는 좀 더 광포한 면이 있다. 그래서 벅은 겁먹지 않고 그런 것에 직면하면서 그의 본성이 각성시킨 온갖 잠재된 재간을 동원해 맞섰다. 시간이 흐르면서 다른 개들이 상자에 갇혀 혹은 밧줄에 끌려, 어떤 개들은 온순하게, 어떤 개들은 벅처럼 분노로 으르렁대며 모여들었다. 그는 하나둘씩 붉은 스웨터 입은 사내의 의식을 통과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잔인한 수행을 하나하나 지켜보는 벅의 뼛속 깊이 교훈이 스며들었다. 곤봉을 든 사내는 입법자였고 반드시 화해할 필요는 없지만 복종해야 할 주인이었다.”(20p)

 

은 알래스카에 도착해 캐나다 정부에 고용된 우편배달부들의 썰매를 끌게 된다. 이 썰매를 끄는 개들 속에 들어가면서 이 집단의 법칙을 통과해야 했다. 도착한 첫 날, 함께 배를 타고 온 개 컬리는 에스키모개에게 물어 뜯겨 죽임을 당한다. 이 개들은 썰매 줄에 묶여 달릴 때는 주인의 말에 복종하고 질서를 지키며 달리지만, 이 썰매 줄에서 풀려나면 야생 질서로 돌아간다. 철저한 서열과 영역을 지키려는 혈투가 일어난다. 사람들은 이 질서를 이용하여 썰매를 끌게 한다. 맨 앞을 달리는 우두머리 개와 그 뒤에 달리는 개들의 집단 내 서열이 서로를 교육하고 훈련하게 하는 방식이다. 머리도 좋고 힘이 있는 은 금방 적응하고 서열 1위인 스피츠를 위협하게 된다. 결국 토끼를 쫓다가 벅과 스피츠는 결전의 순간을 맞이하고, 스피츠는 죽임을 당한다. 이 싸움에서 의 야성은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그는 무리의 선두에서 달렸다. 그는 야생동물을 추적해 살아 있는 고기를 이빨로 물어뜯고 보란 듯이 주둥이를 따스한 핏물에 씻어 내고 싶었다.” (52p)

 

살아있는 먹이를 잡기 위해 달려가는 벅에게 극치에 달하는 환희가 찾아왔다. 그는 시간의 자궁 속으로 되돌아가며 본성의 심오함에서 나오는 울음소리를 냈다.

그는 순수하게 솟구치는 삶과 조수처럼 밀려드는 존재의 파도, 근육과 관절과 심줄 하나하나가 움직일 때 느껴지는 완벽한 기쁨에 압도당했다. 솟구치는 삶은 죽음을 제외한 모든 것이었는데, 맹렬히 불타오르며 움직임 속에서만 자신을 드러냈고 별 아래, 움직이지 않는 죽은 물질의 표면 위로 환호하면서 날았다.”(52p)

 

벅은 결국 스피츠의 자리를 차지하고 맨 앞에서 개들을 이끈다. 개들은 썰매에 묶여 달릴 때 기쁨을 느낀다. 야생의 집단으로 달리던 원시적인 기쁨을 이끌어내는 순간이다. 데이브는 죽음 직전까지도 자신의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 한 발짝도 걸을 수 없는 상태에서도 끈에 묶이기를 원한다. 그것이 그의 존재 이유라는 듯이. 아마도 집단에서 제외됨은 죽음보다 더한 공포일 것이다.

 

기진한 상태로 다른 이들에게 팔려가고, 더 이상 달릴 수 없을 정도로 에너지가 소진된 상태로 다시 팔려간 이 개들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골드러시에 합류한 무모한 주인들 때문에 강에 빠져 몰살당한다. 벅은 자신을 이 위기로부터 구해 준 손턴과 생사고락을 함께 한다. 이해츠 족들에 의해 손턴이 죽임을 당한 후, 벅은 늑대들 무리들 속으로 들어간다. 오래 전부터 자신의 원시적 본능을 깨우던 소리의 주인들이었다. 늑대들과 무리 속에서 자유롭게 알래스카의 벌판을 달리는 벅에게서 이전의 모습은 사라졌다.

 

작가 잭 런던은 이 의 여정이 진행되면서, 벅의 본성인 야성이 진전되고, 그의 정체가 되는 순간까지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아마도 그 자신이 알래스카 골드러시에 합류했다가 목격했던 개들의 모습을 소재로 삼았던 것 같다. 함께 수록된 단편에서는 엄청난 추위 앞에 인간의 나약함을 보여주는 이야기를 너무나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다. (여름 독서로 추천!)


다 읽고 난 후, 나는 한 동안 “So what?”하고 마음속으로 물었다. 이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담은 그의 메시지는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문명과 관습, 제도에 길들여진 삶과 원시적인 상태 중 어떤 것이 더 자신을 기쁘게 하고 자유롭게 할 것인가?로 마무리 하게 된다.

 

알래스카 벌판을 달리는 벅과 산타클라라의 장원에서 도도했던 벅 중 어느 쪽이 더 행복할 것 같은지 아이들에게 물었다. 대부분 아이들은 산타클라라라고 대답한다. 차라리 자신의 정체성을 모르고 사는 쪽이 낫다고 한다. 그 중 한 아이는 알래스카 쪽이라고 대답한다. 다시 물었다. 늑대들과 합류하기 전에 잠시의 환희만 느끼다가 죽었다면 어느 편이 나았을까? 조금 더 생각이 길어진다.

 

산타클라라가 안전을 보장해 줄까? 엄마들이 희미한 웃음으로 대답한다삶은 변수의 연속이고,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 원하지 않는 곳으로 보내진 것처럼. 인생의 예기치 않은 불행은 어쩌면 나를 발견하는 사건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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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2-08-08 0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 데서 잘 사는 개를 잡아다 팔기도 했군요 이런 모습 보니 아프리카에서 잡히고 노예가 된 사람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사람은 사람뿐 아니라 동물도 마음대로 잡고 마음대로 하려고 하는군요 개한테 썰매를 끌게 하려면 사람과 신뢰를 쌓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억지로 잡아다 썰매를 끌게 하니 폭력을 쓴 걸지도 모르겠네요 벅이 자기 삶을 찾아 떠나서 다행이다 싶어요 누군가 사람하고 좋은 사이가 되고 머무는 것보다...


희선

그레이스 2022-08-08 06:45   좋아요 4 | URL
노예상과도 같죠
벅도 대부분 신뢰관계가 형성되기도 했는데, 그렇지 못할 때도 있었죠. 그럴때마다 위기가 찾아오구요

Jeremy 2022-08-08 05: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용하신
“그는 순수하게 솟구치는 삶과 조수처럼 밀려드는 존재의 파도,
근육과 관절과 심줄 하나하나가 움직일 때 느껴지는
완벽한 기쁨에 압도당했다.
솟구치는 삶은 죽음을 제외한 모든 것이었는데,
맹렬히 불타오르며 움직임 속에서만 자신을 드러냈고 별 아래,
움직이지 않는 죽은 물질의 표면 위로 환호하면서 날았다.”(52p)

>>>“He was mastered by the sheer surging of life,
the tidal wave of being, the perfect joy of each separate muscle, joint,
and sinew in that it was everything that was not death,
that it was aglow and rampant, expressing itself in movement,
flying exultantly under the stars.”
― Jack London, The Call of the Wild

여기에 더하여 제가 좋아하는 부분은
“There is an ecstasy that marks the summit of life,
and beyond which life cannot rise.
And such is the paradox of living,
this ecstasy comes when one is most alive,
and it comes as a complete forgetfulness that one is alive.
This ecstasy, this forgetfulness of living, comes to the artist,
caught up and out of himself in a sheet of flame;
it comes to the soldier, war-mad in a stricken field and refusing quarter;
and it came to Buck, leading the pack, sounding the old wolf-cry,
straining after the food that was alive
and that fled swiftly before him through the moonlight.”
― Jack London, The Call of the Wild

그레이스 2022-08-08 06:43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저도 원문이 궁금했거든요,
제가 인용한 바로 앞부분인 듯 합니다.^^
인용이 너무 길어서 앞부분은 잘랐거든요.
원문으로 보니, 인용해주신 마지막부분은 마치 영화같은데서 늑대인간이 자신의 정체를 감추지 못하고 그 울음을 우는 장면이 생각 납니다.

Jeremy 2022-08-08 07:47   좋아요 2 | URL
제가 어림잡기로는 대략 1920년 이전에 영어로 쓰인 책들은 거의
Public Domain 에서 읽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레이스님처럼 이미 한국어로 번역된 책을 많이 읽고 가지고 계신 분은
그냥 https://www.gutenberg.org/ 에서 필요한 영어 전자책을 찾으셔서
쭉 비교하며 훑어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냥 읽을 수 있는 책들을 굳이 원서로 살 필요는 없으니까요.

당연히 Jack London 의 책은 모두 다 Public Domain 에 있답니다.
혹시 Gutenberg.org 의 Format 이 마음에 안 드시면
제가 찾은 다른 Free eBook site 도 알려드릴께요.

Jack London 의 “The Call of the Wild” 와
“White Fang” 은 미국 중학교 정도에서 거의 교과과정처럼 읽기때문에
저도 이 두 책은 종이책으로도 가지고 있긴합니다.

˝The Call of the Wild˝
32,031 words (1 hour 57 minutes) with a reading ease of 77.47 (fairly easy)
#88 in the Modern Library’s 100 Best Novels set.
#35 in the Guardian’s Best 100 Novels in English (2015) set.


그레이스 2022-08-08 08:11   좋아요 2 | URL
우와
감사합니다.
구텐베르그는 했었는데 다른 것도 많이 생겼다고 하더라구요.
감사합니다.
알려주신 것 참고해서 찾아보겠습니다.

초란공 2022-08-08 08: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프리모 레비의 <주기율표>에서 잭 런던의 <야성의 절규>라는 책을 소개 했는데, 아마 그 책이 <야성의 부름>이 아닌가 싶어요. 개가 주인공인 적자생존의 세계를 그렸다고 했거든요.^^;; 레비는 어떤 상황에서 잭 런던의 소설을 떠올렸을까 궁금하긴 했습니다.~

그레이스 2022-08-08 08:31   좋아요 4 | URL
저는 프리모 레비의 <주기율표>가 궁금해집니다. ^^
찾아봐야겠습니다.

미미 2022-08-08 08: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문센과 스콧의 남극점 경쟁에서 수많은 개들,말들의 이야기를 보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개들을 그렇게나 훔쳐다가 보내는 줄은 몰랐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늘 변수가 작용하겠지만 그래도 야생에서 본능대로 살아가는 것만큼 행복한게 있을까 싶네요. 그레이스님 덕분에 머릿속에 그려가며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그레이스 2022-08-08 09:09   좋아요 4 | URL
탐험이라는 명분하에 혹사당한 동물들에게는 오히려 그 잔인한 상황을 드러낼 수 없는 업적주의의 현실이 있었겠네요. 미미님 덕분에 시야가 더 넓어집니다.^^

독서괭 2022-08-08 11: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헉 주인이 있는 개들을 잡아갔다니, 놀랍네요. 잡아먹으려고 잡아가는 것보다는 낫다고 보이긴 합니다만;; 그레이스님이 던지신 질문들이 답하기 어렵네요. 인간과 개의 입장이 다를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알래스카에 사는 견종을 데리고 와서 도시에서 분양하고 키우고, 또 잡아다 다시 알래스카에 팔고 하는 우리 인간들이 미안하네요 ㅜㅜ
이 책 제목은 많이 들어봤는데 그레이스님 덕에 줄거리 제대로 알고 갑니다. 잘 읽었어요^^

그레이스 2022-08-08 11:20   좋아요 2 | URL
사실 저도 어려운 질문이예요.
한 아이가 알래스카의 벅이 더 행복하다는 생각은 하지만 자신의 강아지를 야생으로 보내고 싶지는 않다고!

mini74 2022-08-08 17: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예전 알래스카에서 전염병?이 돈 아이들을 위해 백신을 구해온 썰매개들이 서커스단에 팔려 학대받다가 구출된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똘망이에게 미안해지네요. 그래서 개껌 하나 줬습니다 그레이스님 ㅠㅠ아이들에게 던지는 물음이 참 좋네요.

그레이스 2022-08-08 17:11   좋아요 3 | URL
그런 이야기 들어본것 같아요.
똘망이, 개껌 ...^^
미니님 댓글에는 유머가 항상 담겨있으세요.

감사합니다 ~

서니데이 2022-08-08 18: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지나가다가 가끔 알래스카 말라뮤트나 시베리안 허스키를 만날 때가 있어요.
우리나라처럼 여름이 더운 나라에서는 살기는 어렵겠다,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그 개들은 추운 곳을 좋아하는데, 너무 더우니까요.
잘읽었습니다. 그레이스님, 더운 날씨 조심하시고, 좋은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08-08 19:48   좋아요 3 | URL
여기서 벅은 리트리버와 스피츠에게서 나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쨋든 대형견이 아파트 환경에 맞나 싶기는 해요.^^
비가 많이 오네요
건강하고 안전하게 보내시길...!

새파랑 2022-08-08 22: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레스카가 배경이라니 여름에 읽기 딱 제격인 책이네요. 이 책 표지 보고 안읽었는데 이런 내용이었군요~!! 본능에 충실하게 사는 삶이 좋기만 한건지는 생각해볼만한 거 같아요~!!

그레이스 2022-08-08 22:44   좋아요 3 | URL
같이 수록된 단편에서는 공중에 침을 뱉으면 쨍하고 얼어버릴정도로 추운기온을 표현하고 있어요

scott 2022-08-09 00:3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옹이 잭 런던을 아주 좋아 합니다.

제가 알래스카 출신 멍멍이를 키운 적이 있는데

한 여름에 얼음 덩어리 위에 앉아야
숨을 쉬었던 멍멍이 ^ㅅ^

그레이스 2022-08-09 07:53   좋아요 4 | URL
그렇군요^^
잭 런던 묘사가 탁월하다고 생각합니다.

알래스카견!
ㅠㅠ

Yeagene 2022-08-09 15: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뒤에 실린 단편까지 재밌게 봤던 작품입니다ㅎㅎ 제가 16년째 말라뮤트들을 길러서인지,주인공 벅에 엄청 감정이입하며 읽었어요.ㅎㅎ우리 곰탱이가 납치되어 알라스카로 팔려간다면 얘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막 이러면서요 ㅎㅎㅎㅎ

그레이스 2022-08-09 14:42   좋아요 3 | URL
^^
함께 토론했던 초등6학년도 그렇게 말하면서 울컥했어요 ㅠ

서니데이 2022-08-09 21: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도 비가 많이 오고 있어요.
뉴스에서 계속 비소식만 나오고 있습니다.
비피해 없으시면 좋겠어요.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08-09 21:40   좋아요 3 | URL
예~
서니데이님도 안전하시길...!
평안한 밤 되시길 바래요!

서니데이 2022-08-10 19: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오늘은 서울도 비가 그쳤다고 들었어요.
오늘은 비구름이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비가 잠시 쉬는 것 같은 하루였어요.
어제 밤에 비가 많이 내렸는데, 괜찮으신가요.
저녁 맛있게 드시고, 좋은 시간 되세요.^^

그레이스 2022-08-10 19:26   좋아요 3 | URL
분리수거 나왔는데 조금씩 비가 내려요
밤사이 또 오려나봐요 ㅠ
해 나길래 빨래 했는데 ㅠ
서니데이님 밤사이 평안하시길 바래요

레삭매냐 2022-08-10 2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잭 런던의 이러저러한 책들을
사모아 두긴 했는데 막상 닐근
책은 하나도 없네요 ㅠ

우리는 삶이 원하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불행하다고 느끼는 게 아닐까요.

그레이스 2022-08-10 21:00   좋아요 1 | URL
그렇죠
가끔 불행하다고 느끼긴 하지만, 항상 원하는 방향으로 흐르면 공허할것 같아요^^
우연한 마주침과 사건들이 만들어낸 역동성은 없을거구요.

서니데이 2022-08-11 21: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비가 오지 않아도 습도가 높은 날입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밤 되세요.^^

그레이스 2022-08-11 21:51   좋아요 2 | URL
창문열고 있어도 시원하네요
서니데이님도 편안히 주무시길..!

서니데이 2022-08-12 23: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8월이 빠르게 지나가면서, 벌써 다음주 월요일이 광복절입니다.
지난주의 폭염, 그리고 이번주의 비 때문에 더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아요.
즐거운 광복절 연휴 보내시고, 좋은 주말 되세요.^^

그레이스 2022-08-13 22:53   좋아요 2 | URL

입추가 지나니 밤에는 확실히 시원해진듯요
습도만 빼면...!
서니데이님도 평안하세요~~
 

책만 보는 바보를 아이들과 함께 읽었다. 정조 시대와 북학파, 조선의 외교관계, 정조의 정책 등 설명할 내용이 너무 많았다. 이덕무, 홍대용, 유득공, 박지원, 박제가, 이서구, 백동수, 나이와 신분과 성품과 빈부가 다름에도 함께 어울려 꽃을 피우는 지식인들의 향연! 감동을 공유하기에는 아이들과 나의 격차가 컸다. 애초에 같은 감동 포인트를 찾는다는 것이 잘못된 것이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공감하는 지점이 다를 텐데 말이다.

 

아이들의 감상문에는 주로 그들의 신분 때문에 생긴 불공평함에 대한 생각이 담겼다. 사실 나는 그들이 차례로 북경에 다녀오면서 문물을 접하고 외국의 문인들과 교류하고 돌아와 책을 쓰게 된 지점에 대해 강조하고 싶었다. 그들은 그 여행을 하고 돌아와 각자의 연행록과 <열하일기>, <북학의>, <발해고>, <의산문답> 등의 역작을 남긴다. 아직 그렇게 보기에는 채워져야 할 배경지식이 부족했을 테다. 하지만, 자신의 친구관계를 돌아보고 이들의 관계가 진정한 벗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나중에 커서 누군가에게 이런 벗이 되어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이들의 글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 이제 이 책을 읽었으니 이 사람들이 쓴 책을 하나씩 읽어볼까?”하고 넌지시 운을 뗀다. “지난번에 읽은 「양반전」과 「허생전」은 박지원의 글이니까, 이번에는 발해고 읽어보자.” 끄덕끄덕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사실 내 안에는 아이들이 이 책을 읽어올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발해고가 우리 역사연구에서 갖는 의의를 설명하고 헤어졌다다음 모임, 아이들은 읽긴 했으나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고 했다. 읽어 온 게 어딘가! 대견하다.

 

이 책은 유득공과 발해고에 대한 저자의 상세한 설명으로 시작하고 있다. 발해고 본문에서도 군고(君考)발해의 역대 임금으로 신고(臣考)발해의 신하들지리고(地理考)발해의 지리와 같이 쉬운 말로 풀어서 설명해주고 있다. 친절하게 계보나 복식 등의 도표와 사진 그리고 지도들이 들어가 있어 이해를 돕는다. 그렇다 하더라도 사이사이 용어와 배경 설명을 해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

 

유득공은 발해고이전부터 역사와 지리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동국지리지를 읽고 그 감상을 쓴 이십일도회고시(二十一都懷古詩)에 나타난다. 말년에 한사군의 역사에 관한 사군지를 집필했다. 북학 사상은 북벌론(北伐論)을 반대하는 것으로 오해 되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 그의 압록강을 넘어선 지역의 역사 인식에서 알 수 있다. 유득공의 사회 개혁과 관련해서 용차론(用車論)’축성론(築城論)’을 소개하며, 박제가의 그것과 차별되는 점이 있다는 것을 소개한다. 박제가는 급진적이라고 한다면 유득공은 현실을 고려한 제안을 하고 있다. 이런 자세는 그의 고증을 통한 역사 연구에도 나타나 신뢰를 높인다. 발해고신당서를 주요 사료로 사용했고, 그 외의 사료들을 참고했다.

 

발해고발해와 고구려의 연계성을 인식하여, 발해와 신라가 양립된 남북국 시대를 한국사 체계에 도입했으며, 역사서술의 유용성을 믿었고, 문헌이 인멸되는 위험을 막고, 연구가 안 된 공백부분을 채우고자 하는 보궐(補闕)’의 역사서술 방식에 의해 본격적이고도 체계 있게 발해사를 최초로 정리했음을 알 수가 있다.” 당시 사료의 불충분 때문에 잘못된 부분도 있었다고 지적한다.

 

사실 박제가 서문과 유득공의 서문을 이해하면 이 책을 읽는 의미는 다 얻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박제가의 글은 발해고의 원문에는 없고 그의 정유집에 실려 있던 것을 붙인 것이다. 박제가는 연경을 향할 때 지났던 길들을 떠올리며 그때의 감상을 적는다. 요동은 천하의 한 모퉁이지만 영웅과 제왕이 일어날 만한 곳이며, 중국의 형세를 엿볼 수 있는 지역이지만, 고려가 망할 때까지 압록강 밖으로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신라의 구주오소경안에 갇혀서 한···명의 흥망을 모르는 선비들을 한탄한다. 그러기에 박학하고 필력이 뛰어난 유득공의 발해고가 반갑다.

 

유득공은 고려가 발해사를 짓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한다. 발해가 망한 후에 그 유민들이 고려로 들어왔으므로 그들을 통해 발해를 알 수도 있었는데 소홀한 것에 대해 통탄한다. 문헌이 흩어지고 사료가 부족하여 ‘9개의 고()’-군고, 신고, 지리고, 직관고, 의장고, 물산고, 국서고, 국어고, 속국고-로 구성했다. “세가(世家)와 전()그리고 지()라고 안하고 고라고 한 것은 사서로서 체계를 못 이루었고, 또 감히 사()라고 자처하지 못하기 때문”(39p)이라고 하며 서문을 마친다. 이 부분에서 아이들에게 사체(史體)에 대해 설명하고 싶으나 참았다.

 

아이들에게 인용문헌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면서 전달이 될까 걱정이 되었다. 그 사료의 신뢰도는 그 저서의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발해고는 당나라의 정사 신당서를 주요 사료로 했다.


발해의 왕들에 대한 기록 군고(君考)로 시작한다. 본기(本紀)에 해당한다. 진국공은 대조영의 아버지다. 이름은 걸걸중상이고 속말말갈인이고 고구려 유민이다. 중국의 요령성 조양으로 옮겨가 살다가, 측천무후 통치 2년에 반란을 일으키고 말갈의 추장인 걸사비우와 요수를 건너 성을 쌓는다. 측천무후에게 진국공이라는 봉작을 받는다. 걸사비우는 죽고 진국공의 아들 대조영이 고왕이 된다. 이때 국호를 발해라고 한다. 그리고 무왕, 문왕, 폐왕,, 마지막 왕 인선까지. 당나라로부터 왕의 칭호를 받는 것으로 기록되어있다. 하지만 신라나 고려와 달리 연호를 독자적으로 쓰고 있다.

 

당나라와 발해의 관계와 관련해서 안사의 난과 발해가 준 도움을 설명했다. 그러다보니 현종과 양귀비, 안녹산 이야기를 하게 된다. 고구려 유민인 당나라 장군 고선지의 활약까지! 발해군왕이다가 대이진때 발해국왕으로 칭호를 바꾸게 된다. 계속 당에는 조공을 보낸다. 발해의 신하들 중 눈에 띄는 인물은 대문예, 무왕의 아우다. 나중에 당나라로 달아나 현종의 장군이 되었다. 발해의 지도를 펴놓고 오경(상경, 동경, 중경, 서경, 남경)의 위치를 짚어본다. 국서고(발해의 외교문서)에서는 일본에 보낸 친서들을 볼 수 있는데, 중국과는 달리 오히려 우위에 있었던 것으로 짐작하게 한다. 발해가 망하고 그들은 정안국으로 명맥을 이었다.

 

모임을 마치며, 아이들은 혼자 읽을 때와 달리 함께 모여 설명을 듣고 다시 보니 이해가 되었다고 말한다. 세세한 내용은 언제까지 기억이 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역사연구에 있어서 발해고의 의의와 유득공의 업적, 그 가치(특별히 오늘날 중국 동북공정에 대한 반론으로서)는 잊지 않길 바란다.

 

자 이제 열하일기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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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08-02 13: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듕귁의 동북공정 너무
싫습니다...

그나저나 발해사에 대해서는
정말 아는 바가 1도 없네요.

지도에 나오는 것처럼 예전
발해의 영역이 오날날 우리
나라 땅이면 얼매나 좋을까
싶습니다.

그레이스 2022-08-02 14:03   좋아요 3 | URL
위만조선, 한사군, 낙랑군 위치와 관련해서도 이견이 있어서 요동땅과 평양에까지 확실한 역사적 근거를 갖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독서괭 2022-08-02 13: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아이들이 몇 살이기에 이런 책을 읽나요? 갑자기 저도 열하일기 읽어봐야하는데 하는 생각이..^^;;

그레이스 2022-08-02 14:06   좋아요 4 | URL
초등 6학년~중학교1학년이예요
나중에는 읽을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일단 낭독으로든, 강독으로든 읽자고 했어요 ^^
합을 맞춘지 2년이 넘어가니 제법 잘들 하고 있어요.

그레이스 2022-08-02 14:36   좋아요 4 | URL
아! 제 아이들은 아니고, 고전독서동아리 회원들 자녀들이예요.
엄마들도 함께 참여해서 함께 읽고 토론해요. 모두가 참여하는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어요^^

독서괭 2022-08-02 16:33   좋아요 5 | URL
ㅎㅎ 그레이스님 자녀가 아닌 것 같다는 짐작은 했습니다~^^ 엄마와 자녀가 함께하는 독서동아리라니 멋지네요~!

거리의화가 2022-08-02 14: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이 책을 왜 읽으셨나 궁금했었습니다^^ 아이들이 읽기에는 어려웠을텐데 읽었다는 것만으로 대견하네요.
발해라는 이름도 발해의 역사도 한국인들에게는 시간이 지날수록 먼 역사가 되어가고 있어서 아쉽습니다.
유득공의 말에 동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고려 때 발해사를 정리했다면 어땠을까~ 그 이후에는 시기도 지나버리고 발해 땅도 중국으로 넘어가버려서 사료 자체가 망실되었으니ㅜㅜ

그레이스 2022-08-02 14:40   좋아요 4 | URL
그러니까요
읽으면서 가장 안타까웠습니다.
그가 사료로 삼은 것들이 대부분 중국의 문헌들이어서,,, 중국은 그저 자신의 변방에 있는 군에 불과한 나라로 인식했기에 충실한 자료가 없었을듯요.ㅠㅠ
그래도 그나마 유득공의 발해고가 이 지역에 대한 역사자료를 남겨놓았지요. 북학파에 대한 학문적 핍박이 거센 상황에서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조선상고사에도 이에 대한 글이 있는듯요.

새파랑 2022-08-02 16: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발해 역사는 잘 모르는데 흥미롭네요 ㅋ 전 대조영 밖에 모릅니다만 ㅎㅎ 저 나이때 아이들이 읽다니 대단한거 같아요 ^^

그레이스 2022-08-02 16:14   좋아요 3 | URL
대씨와 고씨 이렇게 말하면 잘 안와닿는 표정이다가 대조영 얘기하면 알아요! 하면서 반가워하더라구요^^

단발머리 2022-08-02 17: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발해역사를 같이 읽는 것도 대견하지만 엄마들과 함께 읽는 토론 모임 너무나 부럽습니다. 제게도 그런 기회가 있었는데...
우리도 같이 많이 읽었던 것 같은데 어떻게 지나간건지 기억도 잘 나지 않아서요. 그 때 조금만 더 부지런히 준비할걸 하는 생각도 듭니다.
좋은 모임 오래오래 좋은 추억 많이 남기시길 바래요!!

그레이스 2022-08-02 17:05   좋아요 2 | URL
예~^^
한 목적으로 오래 가기 쉽지 않죠!
회원들한테 넘 감사하고 있어요.

모나리자 2022-08-02 19: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역사책 독서 삼매경이시군요~
발해의 역사도 꽤 방대하지요. 유익한 시간 되셨겠어요.
8월에도 열정적인 독서와 함께 화이팅 하세요.^^

그레이스 2022-08-02 19:37   좋아요 3 | URL
^^
감사합니다~
모나리자님도 화이팅요!
^^

scott 2022-08-03 00: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박지원의 열하일기
초딩 때 넘 재밌게 읽어서 이후 부터 이덕무, 정약용 등등으로 관심을 돌렸어요.

직접 지도를 그리면서 지명을 익혔다가
발해 땅 되찾고 싶을 정도로 안탑깝고

발해 지역 온돌은 분명 우리 문화 ^^

그레이스 2022-08-03 00:42   좋아요 2 | URL
스콧님은 역시 일찍부터 역사에 깨어계셨군요
👍 👍 👍

책읽는나무 2022-08-03 0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울집에도 <발해고> 있는데 말이죠.
저는 홍익출판사껄로 있어요.
아이들도 척척 읽어 오는데 왜 전??
그레이스님이 제게도 숙제를 내주셨음 좋겠어요ㅋㅋㅋ

그레이스 2022-08-03 00:45   좋아요 3 | URL
ㅎㅎ
숙제라기보다 약속^^
아이들 힘들어해요
잘 안읽히는 책은 엄마들이 같이 낭독도 할거예요. 아마
홍익출판사도 좋아요~

수이 2022-08-07 10:19   좋아요 2 | URL
ㅋㅋㅋ 제 마음!!

mini74 2022-08-03 22: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이 중학교때 권장도서 중 하나가 책만 아는 바보얐어요 ㅎㅎ 전 고미숙의 열하일기 읽었는데, 저희 아이도 재미있어했어요 그래이스님 *^^* 진정한 벗이 되고싶다는 아이들 마음이 예뻐요 ~

그레이스 2022-08-03 22:29   좋아요 2 | URL
^^
책만 보는 바보, 어른들이 읽어도 좋은 책이죠!
7년 전쯤에 제가 성인독서토론 강의 시작할때 첫번째 책이었어요^^
저희 아이 초등5학년때 친구들과 함께 발해고 읽혔는데,,, 그때 기억이 남는다고 하더라구요^^
읽으면 읽게되고 깨달음은 나중에도 오는듯요

서니데이 2022-08-04 2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 발해에 대해서는 다른 시대보다도 아는 것이 적어요.
한국사 관련 시험 공부를 해도 이 시대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 나오지는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잘읽었습니다. 그레이스님, 더운 날씨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08-05 07:17   좋아요 3 | URL
저도 거기서 거기예요
발해에서 보물잦기 읽은 초등생이 저보다 더 많이 알지도...!^^
오늘도 좋은 하루!

희선 2022-08-05 0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발해고가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유득공은 중국에 갔다 오고 그런 걸 썼군요 그게 지금까지 남아서 다행이다 싶네요 조금 잘못된 게 있다 해도... 다음엔 열하일기를 함께 읽는군요 아이들한테 좋은 경험이 되겠습니다


희선

그레이스 2022-08-05 07:16   좋아요 2 | URL

그럴거라 믿고 하고 있어요
오늘도 모이는 날이네요
오늘은 잠시 쉬어가는 의미로 잭 런던의 <야성의 부름>입니다 ㅋ
소설이 낫잖아요?ㅋㅋ

서니데이 2022-08-06 20: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도 덥지만, 내일 조금 더 기온이 올라가네요.
다음주에는 비가 많이 올 거라고도 합니다.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즐겁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08-06 23:08   좋아요 3 | URL

서니데이님도 오늘밤 평안하시길요

파이버 2022-08-11 2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른인 저도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볼때만 스치듯이 접하고 읽기에는 망설여지는 책인데 어린 아이들이 읽는다니 놀랍습니다. 부모님과 자녀가 같이 역사공부를 하다니 정말 뜻깊은 모임이네요!

그레이스 2022-08-12 00:17   좋아요 1 | URL
예 ~
이렇게 끌고 올수 있어서 정말 뿌듯합니다~
코로나때문에 한동안 줌으로 했거든요~
아이들이 오랫동안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더 즐거워요~~^^
 
낙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1
압둘라자크 구르나 지음, 왕은철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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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은 이주의 서사를 가진 작가의 실존적 정체성과 그 정서(심리)의 원형을 보여준다.

 

주인공의 이름은 유수프(يوسف 요셉의 아랍어)이다. 성서에서 형들에 의해 대상에게 팔려 고향을 떠나 이집트에서 죽은 사람의 이름이다. 요셉은 꿈꾸는 자라는 별명이 있다. 그 꿈을 통해 위기를 모면하고 동족을 구했다. 유수프 역시 꿈을 꾼다. 요셉은 주인 아내의 유혹을 뿌리치고 옷자락을 벗어두고 도망치고 그로인해 누명을 쓰고 옥에 갇혔다. 유수프 역시 상인의 집에서 같은 일을 겪는다. 작가는 소설 곳곳에서 이주자, 팔려간 자, 망명자의 상징과 서사를 배치하고 있다. 소설의 서사는 작가의 것이 아님에도 그의 삶과 정서가 보인다. 그래서 쿳시가 모든 글은 자서전이라고 했을 것이다.

 

동아프리카의 무슬림 가정의 소년 유스프, 그가 기차역에서 처음 본 두 유럽인, 인도인 신호수는 19세기 동아프리카의 역사와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해안지대의 무슬림들은 내륙의 아프리카인들(토착민)와센지’, 야만인이라고 부른다. 독일인들을 위해 철로를 건설하는 날삯꾼으로 일하는 인도인은 이 무슬림들을 무시한다. 인종으로 인도인, 종교적으로는 무슬림, 지역적으로는 아프리카인이나 그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작가의 정체성을 지시하고 있다.


유수프는 아버지가 아지즈 아저씨에게 진 빚 때문에 볼모로 보내어 진다. 아지즈의 가게에서 일을 익힌 후 그의 대상 행렬에 함께 한다. 아지즈의 내륙여행은 물품과 짐꾼들을 모으고, 무장하고 떠나서 그들이 야만인이라 부르는 내륙의 사람들과 장사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한 마을에서 장사하며 자신에게 돈을 갚을 수 없는 사람들의 아이들을 볼모로 데려오기도 한다. 유수프, 아지즈의 집과 가게를 관리하는 칼릴, 아지즈의 두 번째 아내가 된 칼릴의 누이가 바로 그런 아이들이다. 아지즈는 철저한 장사꾼이다. 내륙으로 여행 하며 그들은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상단이 차투의 나라에서 물건을 빼앗기고 그 대장 모하메드 압달라가 구타를 당하고 대치 상황에 있을 때, 유럽인이 그 지역에 들어오면서 그 문제가 해결된다. 세 자루의 총을 제외한 물건의 일부를 돌려받고 그곳에서 나오는 장면은 앞으로 그들의 땅에서 일어날 일들을 전망하게 한다


이 소설은 마을로 들어온 독일군이 강제로 마을 사람들을 끌고 가는 것을 유수프가 목격하는 것으로 마치고 있다. 독일과 영국이 동아프리카 땅을 두고 대치하던 시대다. (탕가니카(탄자니아 본토) 지역의 경우, 1885~1916년간 독일 보호령 하에 있었으나, 1916년 영국군의 탕가니카 점령 후 1919~1961년간 영국 위임통치를 받았다.)

 

유수프는 독일군들이 행진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고향을 떠나올 때 기차 안에서 생각했던 비겁을 다시 떠올린다. 유수프는 마을을 방문하는 아지즈아저씨를 동경했었고, 그로부터 10안나 동전받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했었다. 그런 아지즈아저씨와 함께 기차를 타고 가면서, 기차를 탔다는 신선함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그러자 집을 떠나왔다는 생각을 억누를 길이 없었다.”(30p) 울고 싶어졌다


그가 기차에서 꾼 꿈속에서

어머니가, 예전에 기차 바퀴에 깔려 죽는 것을 본 적이 있는 애꾸눈 개가 되어 있었다. 나중에는 꿈에서 자신의 비겁이 산후(産後)의 점액으로 뒤덮여 달빛에 반짝이는 모습을 보았다. 그것이 자신의 비겁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그늘 속에 서 있는 누군가가 그에게 말해주었기 때문이었다. 그 자신도 그것이 숨 쉬는 것을 보았다.”(33p)

 

산후의 점액으로 뒤덮인 비겁이라는 상징 이미지는 강렬하게 생각을 사로잡는다. 토착민을 야만인이라 지칭하면서, 인도인으로부터 조롱을 받고, 유럽인들을 두려워했던 부모로부터 떨어져 나온 원초적 감정은 비겁이다. 세련된 아지즈 아저씨를 동경했던 죄의식, 부모와 연결된 탯줄이 끊어지는 두려움들이 응집된 감정이었을 것이다.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기차의 소음 때문에 잠을 못이루던 그 밤의 기억은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이 독일군에게 강제노역을 위해 잡혀가는 것을 숨어서 지켜보던 유수프는 다시 한 번 자신의 비겁(cowardice)이 산후(産後)의 점액으로 뒤덮여 달빛에 반짝이는 모습을 본다. 그리고 기차 안에서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것은 버림받은 것(abandonment)에 대한 첫 번째 두려움의 탄생이었다.”(322p)고 말한다.

 

한편, 비겁은 작가의 전이된 감정으로 읽힌다. 1698년 오만이 지배한 이래 내륙과 함께 이슬람의 지배하에 있었던 잔지바르에서 1948년에 태어난 압둘라자크 구르나는 정복자, 약탈자의 후손이었다. 1964년 혁명이후 인종탄압의 대상이었다. 1968년 탄압을 피해 영국으로 이주했던 20세 이후 그는 이민자이다. 그는 아프리카를 떠나며 아마도 죄의식과 두려움, 비겁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것이다. 일제강점기 지식인들의 글에서 보았던 심상-윤동주의 부끄러움과 같은-들이 겹쳐진다.

 

아지즈의 대상 행렬이 차투의 나라로 가는 길에서 사람들은 죽음의 공포로 인해 길안내자를 원망하고 의심한다. 기어코 그 무리의 지휘자 모하메드 압달라는 안내인을 구타한다. 그 폭력을 방관하는 상인 아지즈의 태도는 분노의 제물이 된 희생양을 지켜보는 냉혹함을 연상케 한다. 드디어 숲이 끝나고 있음을 깨달으며 자신들의 경솔함이 당황스러워 고개를 저으며”(202p) 웃는 사람들에게서 수치를 덮는 군중의 부도덕과 무책임을 본다.

 

여행 중 도시를 벗어난 야영지에서 본 경관과 아름다운 킬리만자로 일몰의 초록빛은 '낙원'을 떠올리게 한다. 유수프가 그토록 애착을 가졌던 아지즈의 정원 역시 '낙원'을 지시하는 상징어이다. 담으로 둘려져 있는 사각의 공간에 네 개의 수로와 과실수와 관목들은 천국을 상징하는 이슬람 전통 정원이다.

<충직함의 정원> 바부르의 책, 1593

"이슬람 정원에서는 부정적인 상징은 모두 배제되고 오로지 한 가지 상징만을 위해 모든 요소들이 역할을 한다. 네 개로 구분되는 세계를 상징하는 정형적인 사분원 형태는 직교하는 두 개의 수로가 수반에서 교차하면서 만들어진다. 수반은 세상의 배꼽이며 신이 준 생명의 원천이다. 이 이미지는 낙원이 하나의 샘으로부터 나와 네 갈래로 나뉘어 동서남북 방향으로 흘러 대지를 적신다는 이야기에서 시작된다."(26p,예술의 정원루시아 임펠루소)

 

이 정원에서 독일 군대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는 유수프의 모습으로 소설은 마치고 있다.

그가 정원에서 문의 빗장이 걸리는 소리를 들었을 때도 여전히 행진하는 행렬이 눈에 보였다. 그는 주변을 빠르게 둘러보고 따끔거리는 눈으로 그 행렬을 뒤쫓았다.” (322p)

 

'문의 빗장이 걸리는 소리'는 아마도 아지즈의 집으로 들어가는 문일 것이다. 이 낙원에서 추방을 알리는 소리이다. 아프리카는 더 이상 그(유수프 또는 작가)에게 낙원이 될 수 없음을 알리는 경고음이다.

 

작가는 유수프의 서사와 그의 시선을 통해 동아프리카의 19세기 상황을 들여다보게 한다. 토착민들, 불법적인 거래로 이익을 취해왔던 연안의 무슬림 정착민들, 군대를 앞세워 점령지를 늘려가는 유럽인들과 그들에게 노동을 파는 인도인들이 뒤섞이고 있는 그 땅의 모습을 담고 있다. 동아프리카의 역사와 과거 이슬람인들과 유럽인들이 그 땅에서 벌였던 수탈과 착취의 역사를 찾아보게 된다. 아마도 그 아프리카를 자신의 땅이라고 강하게 주장할 수 없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선, 작가의 에두른 글 뒤에 숨은 비판의 시선 때문일 것이다. 아프리카의 역사와 대상들의 길, 특히 동아프리카와 인도, 이슬람문화권의 관계에 대해서 새롭게 고찰할 수 있었던 내게는 기억될만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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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7-23 21:1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산후의 점액으로 뒤덮인 비겁” 이라는 표현은 상당히 독특합니다. 책을 읽고 나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그 전에는 무슨 말인지 바로 이해가 잘 되지 않아서요.
북아프리카에 무슬림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동아프리카도 그렇군요.
잘읽었습니다. 그레이스님,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07-23 21:12   좋아요 5 | URL
아라비아해와 인도양으로 이슬람인들이 정착해온 역사가 있더라구요. 그 비유는 오랫동안 뇌리에 남아서 생각을 많이 하게했어요^^

얄라알라 2022-07-28 14:12   좋아요 1 | URL
˝산후postpartum˝연관검색어로 점액을 추가했을 때 과연 어떤 문장이 나올까? 그레이스님 리뷰 읽고

˝비겁이 산후(産後)의 점액으로 뒤덮여 달빛에 반짝이는˝

이 구절이 가장 강렬하게 남네요....

희선 2022-07-24 02: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래전 아프리카는 낙원이었을지도 모를 텐데, 이젠 그렇지 않네요 아프리카도 여러 나라로 되어 있던데, 그냥 아프리카라 하는군요 많은 사람이 가고 싶어하는 곳에 아프리카도 들어가는 듯해요 위험한 곳인데도...

잘 모를 때는 좋아 보여도 시간이 가면 안 좋은 게 보이기도 하겠습니다 그게 자라는 거기도 하네요


희선

그레이스 2022-07-24 15:19   좋아요 3 | URL
사람이 없는 자연이 낙원이라는게 의미가 있어요. 서로다른 문화와 언어를 가진 부족들이 한 국가로 묶어버린 것이 비극을 만들고 있죠.

미미 2022-07-24 08: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꼭 읽어봐야겠어요!! 유수프가 요셉을 뜻하는 아랍어군요? 쿳시의 말도 와닿고 죄의식,두려움은 많은 작가들이 천착하는 주제인것 같아요.^^*

그레이스 2022-07-24 15:25   좋아요 3 | URL
성경의 요셉의 이야기랑 계속 겹쳐져서 차용되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논제를 만들었죠^^ 팔려간자, 이민자의 상징어라는 생각을 했었구요.
유수프가 요셉의 아랍어라는 것은 동아리 회원들하고 토론하다가 페넬로페님이 말씀하셔서 알게되었어요.
그러고보니 어디선가 읽었던 기억이! 하고 반짝했죠.
이래서 토론을 해야한다고 모두가 공감했었습니다.^^

거리의화가 2022-07-24 09: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그레이스님! 저 이분 작품 뭐 읽을지 계속 고민중인데 낙원은 꼭 읽어봐야겠어요. 시대적 배경을 알고 읽으면 더 재밌을 것 같았는데 그레이스님의 글로 도움 많이 받겠습니다. 그의 이력이 이런 소설을 낳게 한 면이 있는 것 같습이다. 유럽과 인도. 또 무슬림~ 경계에 서 있는 이들의 눈을 통한 세계를 확인할 수 있을 듯해요.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2-07-24 15:27   좋아요 4 | URL
낙원부터 읽을 것을 권하더라구요
저도 ‘바닷가에서‘까지 읽었는데,,, 낙원부터 읽어야하는게 맞는것 같아요.^^

서니데이 2022-07-24 18: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날씨가 많이 덥네요.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이번주 계속 더울 거라고 합니다.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

그레이스 2022-07-24 18:22   좋아요 5 | URL
예~
서니데이님도 더위에 몸조심하세요.
남은 주일 저녁 잘 지내세요~~

alummii 2022-07-24 18: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으면서 유수프를 요셉이라고 생각했었는데 ! 그레이스님도 그렇게 생각하셨다니 찌찌뽕^^

그레이스 2022-07-24 18:23   좋아요 5 | URL
^^
창세기에서 중요한 사건과 인물이어서 금방 눈치 채죠!^^
아이럼미님도 그러셨군요^^
왠지 반갑네요~♡

새파랑 2022-07-24 19: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애증의 ‘아지즈‘ 아저씨군요. ‘산후의 점액‘ 이 단어의 원어가 어떤건지도 궁금합니다~! 이 책이 압둘라자크의 1번 책이군요 ^^ ˝모든 글은 자서전˝이다라는 말은 정말 맞는거 같아요. 작가가 경험해보지 않은 이야기는 아무래도 와닿는게 약할거 같아요 ㅋ

그레이스 2022-07-24 20:04   좋아요 4 | URL
his cowardice glimmering in moonlight, covered in the slime of its afterbirth.
같은 의미예요^^
애증의 아지즈 맞네요^^
쿳시의 말은 정말 명언이죠!

얄라알라 2022-07-28 14:13   좋아요 1 | URL
아하!

˝slime of its afterbirth˝

저도 점액을 어찌하나 했는데
새파랑님 덕분에 저도 그레이스님께 배웠네요

scott 2022-07-24 23: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라비아해와 인도양을 떠돌았던 용감했던 아랍 상인들의 이야기(전설등등)은 항상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영국 땅에 정착하게 된 작가 압둘라자크의 삶, 서구인들의 수탈과 착취의 역사의 희생자 였네요.

영국 ,,,
이제 인도계 출신 수상 나올 수 있는 나라 ㅋㅋㅋ

그레이스 2022-07-24 23:38   좋아요 4 | URL
바닷가에서를 보면 이민자의 삶을 그리고 있어요.
밑바닥이 꺼진채 부유하는 듯한 정체성과 노골적인 배척때문에 고독할듯요.^^

mini74 2022-07-25 09: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글 읽으니 묘하게 우리정서랑 통하는 느낌입니다. 더 이상 낙원이 아닌 고국, 죄책감과 정체성, 그레이스님 글 읽으니 어머! 이 책은 읽어야해! 하는 느낌이 딱 옵니다 ㅎㅎ 동아프카 역사와 이름과 관련된 이야기에서 쿳시의 말까지. 넘 잘 읽었어요 그레이스님 *^^*

그레이스 2022-07-25 10:02   좋아요 4 | URL
저도 갑신정변, 청일전쟁, 을사늑약... 이런게 생각나더라구요;;
고향은 있으나 고국은 없는(이건 다음 리뷰에서 쓸 말인데^^) 작가의 맘을 알듯 하고...

서니데이 2022-07-25 18: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어제는 습도가 높아서 더웠고, 오늘은 기온이 많이 올라가서 더워요.
이번주 많이 더울 거라고 하는데, 벌써 7월 마지막 주입니다.
좋은 일들 가득한 한 주 되세요.^^

그레이스 2022-07-25 18:14   좋아요 3 | URL
예~
잘 보냈습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덮네요.
행복하게 하루 잘 마무리하세요~

서니데이 2022-07-26 19: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시작하셔서, 알라딘 서재에 이 책 유행할 것 같아요.
조금 전에 페넬로페님 서재에서도 보고 왔거든요.^^
오늘 날씨가 많이 더운데, 시원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더운 날씨 조심하시고, 맛있는 저녁 드세요.^^

그레이스 2022-07-26 19:20   좋아요 4 | URL
^^
페넬로페님과 저는 이 책 동아리에서 함께 읽었어요!
가서 얼른 읽고 와야겠네요.
저 말고 일찍 시작하신분들이 계신걸로 알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
서니데이님도 맛있는 저녁 드세요~~

서니데이 2022-07-27 18: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두분이 독서모임을 하시는 거군요.
그건 잘 몰랐는데, 요즘 독서모임 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알라딘 내에서도 비슷한 책을 읽는 분들이 계시기도 하고요.
오늘도 날씨가 많이 덥습니다.
더운 날씨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맛있는 저녁 드세요.^^

그레이스 2022-07-27 18:51   좋아요 3 | URL
예~~
너무 덮네요.
지치지 않게 건강 조심하세요~~!

yamoo 2022-07-28 12: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이 서재 이곳 저곳에서 보이는군요. 아프리카 작품들은 저와 잘 안 맞아서 안 챙겨보는데, 계속 회자되니 궁금하긴 합니다.

독서모임...저도 한 8년간 했는데, 이제는 다 귀찮고 걍 혼자 읽어요~
요즘엔 책도 읽지 않고 그림만 그립니다요~~~ㅎㅎㅎ

그레이스 2022-07-28 14:28   좋아요 1 | URL
그림, 야무님 서재에서 봤어요.
좋았습니다.
추상표현주의 공부하고 있는데,,,
좋았어요. 색감도!
그리고 가끔 보이는 풍경화도 좋았어요~♡

서니데이 2022-07-29 2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오늘 날씨가 많이 더웠는데, 시원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이번주 날씨가 덥더니, 오늘은 진짜 폭염이네요.
주말이 되어도 날씨가 더울 것 같아요.
더운 날씨 조심하시고, 7월 마지막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07-30 19:08   좋아요 2 | URL

오늘은 밖에 나서면 죽을 것 같았어요;;
건강조심하세오ㅡ
서니데이님

서니데이 2022-07-30 17: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더운 토요일 시원하게 보내고 계신가요.
어제는 어제가 제일 더운 날 같았는데, 오늘은 어제보다 더 더운 것 같아요.
7월이 빠르게 지나가고, 마지막 주말이 되었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시고, 즐거운 하루 되세요.^^

그레이스 2022-07-30 18:06   좋아요 2 | URL

매일 감사해요
서니데이님도 건강한 주말 되세요

서니데이 2022-07-31 16: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비가 자주 오는데, 날씨는 덥습니다.
오늘은 7월 마지막날입니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8월에도 좋은 일들 가득한 시간 되세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07-31 21:29   좋아요 1 | URL
예~^^
내일은 8월 시작이네요.
서니데이님 굿밤요!
 
불편한 편의점 (벚꽃 에디션)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골목 입구 비어있던 상가에 편의점이 들어오고 밤길이 환해졌다. 맞은편 약국도 정육점도 일찍 문을 닫아서 딸들 귀가가 늦어지면 어두운 골목어귀가 항상 신경 쓰였었다. 편의점 이용할 일이 없던 나는 24시간 골목 입구가 환해진 것과 택배 서비스 말고는 반가울 일이 없었다. 택배 부치려고 들렀다가, 그냥 나오기 멋쩍어서 2+1 제품을 몇 번 산 후로 가끔 이용한다. 필요한 물건을 집어서 계산대로 가져가고, 할인받고 적립하고 카드로 계산하는 동안, 직원의 몇 마디 말과 바코드 찍는 소리만 울린다. 그것도 요즘은 매장 내 설치된 단말기에서 바코드 찍고 계산까지 혼자 하고 나올 수 있어서, 작업하고 있는 직원을 기다리거나 부르지 않아도 된다. 어느새 나도 이런 시스템이 편하다.

 

편의점과 관련된 책으로 첫 번째 읽었던 소설은 김애란의 단편 나는 편의점에 간다였다. 자본주의 도시에서 독거 여성이 느끼는 편의점에 대한 감상이 인상적이었다. 무엇을 구매함으로 소비도시의 일원이 되었음을 경험하고 존재감을 느낀다. 그런 목적으로는 편의점이 가난한 자취생에게 적합할 것이다. 그곳에서도 타자는 존재하고,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사건들은 일어난다.


내가 편의점에 갈 때마다 어떤 안심이 드는 건, 편의점에 감으로써 물건이 아니라 일상을 구매하게 된다는 생각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비닐봉지를 흔들며 귀가할 때 나는 궁핍한 자취생도, 적적한 독거녀도 무엇도 아닌 평범한 소비자이자 서울시민이 된다. 그곳에서 나는 깨끗한 나라 화장지를 이오요구르트를, 동대문구청에서 발매한 10리터용 쓰레기봉투를, 좋은 느낌 생리대를, 도브 비누를 산다.

……

한 번도 휴일이 없었던 그곳에서 나는-나의 필요를 아는 척해주는 그곳에서 나는-그러므로 누구도 만나지 않았고, 누구도 껴안지 않았다. 내가 편의점에 갔던 그사이, 나는 이별을 했고, 찾아갔고, 내가 누군가를 죽일 수도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아무도 알지 못한다. 거대한 관대가 하도 낯설어 나는 어디를 봐야 할지 몰라 서성이고 있다.”

(41p,57p, 나는 편의점에 간다」 『달려라 아비김애란)

 

또 다른 소설은 편의점 인간이다. 2017년 당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이 소설의 작가 무라타 사카야(당시, 38)19년째 일주일에 사흘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글을 썼다고 했다. 주인공 게이코는 정확한 시간과 매뉴얼대로 일할 수 있는 편의점에서 가장 편안함을 느낀다. 사회적 관계에 있어 장애를 갖고 있는 듯한 그녀에게 이 편의점과 같은 곳이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사회에서 그 모호한 경계에 위치하고 자칫 타자로서 내몰리는 사람들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했던 작품이다.

 

지문이 묻어 있지 않도록 깨끗이 닦은 유리창 밖으로 바쁘게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하루의 시작. 세계가 눈을 뜨고 세상의 모든 톱니바퀴가 회전하기 시작하는 시간. 그 톱니바퀴의 하나가 되어 돌고 있는 나. 나는 세계의 부품이 되어 이 아침이라는 시간 속에서 계속 회전하고 있다.” (9p, 편의점인간)

 

누군가는 편안함을 느끼고, 누군가는 점원과 자신 둘만 있는 공간이 불편하다. 김애란은 거대한 관대라 했고, 무라타 사카야는 편안함이라 했던 익명성과 무관심으로 대표되는 편의점을 김호연 작가는 불편한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불편한 편의점은 개인주의를 즐기는 도시의 상징인 편의점과 어울리지 않는 친절, 배려, 관심, 격려, 개입 등에 관한 이야기다.

 

자신의 지갑을 찾아준 노숙자 독고씨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급기야는 야간직원으로 채용하는, 염 여사는, 아량과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 등, 편의점 사장으로서는 잃어버리기 쉬운, 아니 버려야 할 것들을 갖고 있다. 직원들에 대한 복지도 좋다. 당연히 편의점 경영 상태는 그저 그렇다. 그래도 이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유는 직원들의 생계를 위한 일자리를 유지시켜 주기 위해서다. 편의점에 채용된 독고씨는 첫날부터 다른 직원들과 손님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그는 알코올 중독으로 기억을 잃어버렸다. 머리가 텅 비었다고 표현한다. 과거를 잊고 텅비어버린 머리이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거르지 않고 이야기한다. 사회적 지위나 학습된 관념 같은 것이 없어서 오히려 관찰과 조언이 정곡을 찌른다. 매일 들러 술을 마시는 경만에게 옥수수수염차를 권하고, 술을 끊으라고 충고하는 독고씨가 있는 편의점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편의점이다. 그의 존재와 조언들, 말없는 친절함에 불편함을 느끼던 사람들은 어느새 그에게서 영향을 받고 삶의 변화를 경험한다. 독고씨가 기억을 찾고 자신이 누구였고 왜 노숙자가 되었으며, 풀어야할 숙제가 있음을 깨닫는 부분은 사실 이 소설의 부록처럼 느껴진다.


현대 사회, 삶의 문제를 편의점이란 공간을 배경으로 풀어가는, 빌런도 없고, 풀 수 없는 갈등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이 소설은 빨려 들 듯 읽힌다. 가독성도 좋다. 신난다.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 시원하다. 읽고 난 후 감상을 쓰기가 어렵다는 게 이상했다. 너무 가까이 있어서 그럴까? 이런 소설이 많이 팔리고 있다는 것은 사람들의 목마름이 향하고 있는 지점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사실 이 소설에서 보여주는 삶의 문제들은 그렇게 쉽게 풀어질 수 없는 것들이다. 노숙자들의 마음도, 편의점에 들어와서 행패를 부리는 십대들의 마음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편의점 알바생의 고단한 마음도, 매일 무력감을 느끼며 편의점에서 술을 마시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집을 향하는 직장인의 마음도, 골방에 들어앉아 게임만 하고 있는 패배감에 휩싸인 젊은 아들의 마음도, 알기 힘들고, 쉽게 해결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아니 귀 기울이는 것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독고씨와 같은 누군가를 기대하는 걸까?

 

나도 파고들며 꼬치꼬치 캐묻는 사람과의 대화는 피하고 싶다. 아마도 대부분은 그들의 관심이 사랑보다는 호기심과 판단 근거의 필요에 의함이라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질문이 없다. 무심한 질문으로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서이기도 하고, 인지상정으로 알아지는 것들이기도 하고, 나에게 그만큼의 여유가 없어서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렇게 익숙해져 있는 내가 부끄럽기도 하다. 무심함과 무정함을 지나치면 무자비함으로 향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 아닐까? 사람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당신이 만약 편의점에 간다면 주위를 잘 살펴라. 당신 옆의 한 여자가 편의점에서 물을 살 때, 그것은 약을 먹기 위함이며, 당신 뒤의 남자가 편의점에서 면도날을 살 때, 그것은 손을 긋기 위함이며, 당신 앞의 소년이 휴지를 살 때 그것은 병든 노모의 밑을 닦기 위함인지도 모른다는 것을.” (57p,나는 편의점에 간다김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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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7-19 16: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편의점은 개인주의를 즐기는 도시의 상징이 맞네요. 거기에 배려,관심,격려, 개입이 어울리지 않는 것도요.
그럼에도 도시인들은 그런 것들을 갈망한다는 아이러니...그걸 잘 드러낸 작품^^*

그레이스 2022-07-19 16:46   좋아요 3 | URL
그렇죠!
저는 개인적으로 편의점인간이나 김애란 작가의 단편이 임팩트 있었어요.
지금 별4개 후회하고 있는 중입니다^^;;
김호연작가의 ‘망원동브라더스‘ 읽어보고 싶네요^^

레삭매냐 2022-07-19 17: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즐겨 보는 너튜브가 하나
있는데, 편세권에 살고 싶다고
하시더라구요.

일상 속으로 파고든 편의점이
또 누군가에게는 다가 서기
쉽지 않다는 걸 새롭게 알게
되었네요.

제가 예전에는 꼬치꼬치 캐묻는
닝겡이었었는데 지금은 다 귀찮
아져서 그냥 그런답니다.
아마 빨리 친해지고 싶다는 조바
심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레이스 2022-07-19 17:05   좋아요 4 | URL
ㅎㅎ
빨리 친해지시는 분이셨군요.
마음 따뜻하신 분이신것 같아요.

서울은 편세권이라고 말할수 없을 정도로 골목마다 있는데,,, 그렇지 않은 지역도 있겠네요.
비슷한듯 하면서도 다른 삶이라는 걸 깨닫습니다.^^~♡

바람돌이 2022-07-19 17: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너무 베스트셀러라서 안읽는 책이군요.
20년 전에 일본에 여행 갔을 때 편의점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었어요. 그 때 우리나라는 편의점이 한두군데 생기기 시작했지만 비싼 가격으로 인하여 외면받고 있던 때, 그런데 지금은 우리나라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편의점 천국이네요. 이런 편의점이 만들어내는 문화가 소설이나 여타 글로 나오는게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고, 그레이스님 리뷰를 보니 읽어줘야 할듯한 느낌도 들고 말입니다.

그레이스 2022-07-19 17:31   좋아요 4 | URL
읽는데 한 시간 정도 걸렸어요.
저도 도서관책 빌려봐야지 했다가, 딸이 사달라고 해서 사줬어요.
가족들이 다 봤으니 사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메시지도 좋구요^^

Yeagene 2022-07-19 17: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너무 유명해서 오히려 손이 가질 않았거든요..몇 달전 우연히 공짜로 얻게 되었는데도 읽지 않고 있었는데,
그레이스님 글 보니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레이스 2022-07-19 17:57   좋아요 5 | URL
예!~
즐겁운 시간 되실듯요.
서재님들 생각이 다 비슷한가봐요
저도 사놓고 가족들만 읽고, 정작 저는 읽기까지 오래 걸렸거든요ㅎㅎ
알라딘에서 리커버밖에 검색이 안되는것 보니 ... 오래 걸렸네요.^^;;

새파랑 2022-07-19 18: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1일 1편의점 합니다 ㅋ 저도 아직 이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위로가 되는 책인거 같아요~!! 펀의점을 소재로 한 책이 저렇게 많군요 ^^

그레이스 2022-07-19 18:31   좋아요 6 | URL
위로가 되는 책! 맞아요.
이제는 우리 삶을 말해주는 하나의 상징이 되었네요.
편의점은 미국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네요!

mini74 2022-07-19 19:0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전 편의점 가는 기분 ? 이란 책 읽었어요. 가난한 이들과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를 품는 … 예전 동네아이들을 봐주고 아줌마들의 수다방같던 땡땡점방을 편의점에서 만나는 기분이었어요. 어린시절 사탕 많이 먹음 이 썩어! 하던 무서운 동네점방 아저씨 떠오르네요. ~

그레이스 2022-07-19 19:14   좋아요 5 | URL
아!
동네 점방을 대신하고 있네요.
저희 동네 편의점은 건물에 있는 태권도장, 학원, 스터디카페 이용하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북적대요 ㅎㅎ

서니데이 2022-07-19 21: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불편한 편의점, 저는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드라마나 영화로 나와도 괜찮을 것 같았어요.
편의점이라는 공간, 그리고 단편과도 같은 인물 중심의 이야기도 그렇고요.
이 책은 평범한 동네의 평범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세상의 따뜻함이 더욱 필요한 시기에 나온 책이라는 점이
읽는 사람에게 위로가 되는 것 같다고도 생각했어요.
잘읽었습니다. 그레이스님, 시원하고 좋은 밤 되세요.^^

그레이스 2022-07-19 21:27   좋아요 3 | URL
예~
저랑 같이 읽고 토론하신 분들이 드라마 한 편 본것 같다고 하셨어요.
따뜻한 이야기가 좋죠~♡
서니데이님도 평안하세요~

책읽는나무 2022-07-19 22: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딸이 자꾸 사달래서 사다 주곤...안 읽길래 제가 먼저 읽어 보았었죠.
작가가 궁금해서요.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달달한 사탕을 입에 넣은 듯한 느낌이었어요. 그런 세상이 눈 앞에 펼쳐지는 듯한??ㅋㅋㅋ
김애란 작가의 <달려라 아비> 저도 초판책 가지고 있는데 반갑네요^^
예전에 김애란 작가님 울동네 왔을 때, 저 책 들고 가서 싸인 받았었는데 엄청 놀라고, 감격스러워 하시더라는..^^
근데 소설에 <나는 편의점에 간다> 단편이 있는 줄은 기억이 영~~?????
재독해야겠어요ㅋㅋㅋ

그레이스 2022-07-19 22:29   좋아요 4 | URL
ㅎㅎ
각자 기억이 될만한 이야기는 따로 있을테죠^^
전 김애란작가 좋아해서 책 나오면 꼭 사요.

사탕을 입에 넣은 듯한 느낌! 비유 공감입니다~~

겨울호랑이 2022-07-19 22: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90년대 초반 편의점이 도입된 초기 슬러쉬, 컵라면 등을 먹을 수 있는 도심 속의 휴게소 같은 느낌을 주었다면, 30여년이 지난 요즘은 점원이 없는 무인 편의점도 확산되면서 자판기처럼 되버린 느낌을 받습니다. 그런 면에서 <불편한 편의점>의 노숙자였던 독고씨가 찾은 자신의 모습은 편의점 도입 이전 동네 사랑방 같은 시골가게 아저씨와 같네요. 어쩌면 <불편한 편의점>은 정서적으로 타임슬립 장르에 속하는 작품은 아닐까를 그레이스님 글을 통해 잠시 생각하며 지나갑니다.^^:)

그레이스 2022-07-20 18:08   좋아요 3 | URL
우리나라에 처음 생긴 편의점이 신당동 약수시장 앞에 열었던 ‘롯데 세븐‘ 1호점이라고 하네요.(명동으로 잘못알고 있었네요)
기억을 더듬어봤습니다. 그랬구나 하고!
동네 슈퍼에서 물건 사서 계산대에 올려놓으면 뒷줄에 선 사람들이 다 눈으로 확인하고 있는 난처한 상황 생각하면 무인계산대가 편한것도 같아요, ㅎ
아주 단편적인 이유죠
전체적인 전망으로는 조금 우울합니다.^^

scott 2022-07-20 00: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편의점에서 산 복권
당첨 되는 저 🖐

별다방 보다 아메리카노 맛이 훌륭한 ^^

은행 창구는 사라져도 편의점은 절대 사라질 것 같지 않습니다 ^ㅎ^

그레이스 2022-07-20 08:45   좋아요 2 | URL
어느 편믜점에서 커피머신을 바꾸고 커피 맛이 좋아졌다는 기사 봤어요.
혹시 그 커피 드시나요? 아이들도 이야기 하더라구요. 언제 한번 마셔봐야겠어요.^^

희선 2022-07-20 03: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여전히 편의점에는 거의 안 가는군요 편의점은 편해야 하는데, 사람들한테 이런저런 말을 하는 불편한 편의점... 그래도 사람들은 그걸 보면서 따듯함을 느끼기도 하네요 정말 저런 곳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는군요


희선

그레이스 2022-07-20 06:27   좋아요 4 | URL
사람들의 벽을 허물기가 쉽지 않겠죠? 단기간에 될 수 있는 일은 아닐거예요 ~!

서니데이 2022-07-20 18: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오늘도 더운 하루 시원하게 보내셨나요.
저녁 맛있게 드시고 시원하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그레이스 2022-07-20 19:20   좋아요 4 | URL
예~
서니데이님도 맛있는 저녁식사 하시고 건강한 하루 마무리하세요~

얄라알라 2022-07-21 00: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벚꽃 에디션 표지가 화사하네요.
저도 첫 문단 읽다가 <편의점 인간> 생각했는데 역시~~ 그레이스님 두 ˝편의점˝ 소설을 엮어 쓰시면서도, 다 읽고 감상 쓰기 어려웠다는 겸손을 보이시다니! ˝일상을 산다˝ ˝거대한 관대˝ 소설속 표현이지만 또 그걸 포착해내신 그레이스님의 감각에 !!!엄지척!

그레이스 2022-07-21 01:38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
얄라알라님도 같은 생각하셨다니 반가워요~!

서니데이 2022-07-21 22: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오늘도 더운 하루였는데, 시원하게 보내셨나요.
지난밤 비가 와서 오전에는 많이 덥지 않았지만, 오후는 더웠어요.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07-21 22:47   좋아요 3 | URL
방금 서니데이님 글 읽고 왔는데^^
서니데이님도~~~!

서니데이 2022-07-23 19: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요즘 편의점에 자주 가는 편인데, 새로운 과자나 신상 음료 있으면 한번씩 사게 되는 것 같아요.
가끔 성공하고, 자주 실패합니다.^^
여긴 비가 오는데, 많이 덥진 않아서 좋은 저녁입니다.
즐거운 주말과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벼르던 호안 미로 전시에 다녀왔다. 초현실주의 공부하면서 조금 더 알게 되었고, 전시회는 처음이다. 참고할 책이 있나 검색해봤는데, 생각보다 적었다. MoMa에서 주요작품 위주로 나온 얇은 책,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와 시공아트의 시리즈로 나온 책 2, 사다리아래에서의 미소라는 소설뿐이었다. 절판된 책이 2권이다. 미술관으로 출발하며 갖고 있던 시공 디스커버리098 미로, 추상과 기호의 장인을 들고 집을 나섰다. 미로는 바르셀로나 출신이고, 성장기에 미술에 대한 관심을 보였으나 그의 아버지는 그를 사업가의 길을 가도록 회계학 공부를 시킨다. 이내 신경쇠약에 걸린 아들에게 손들고, 미술학교 입학을 허락한다. 그리고 초기작품. 여기까지 읽고 버스에서 내려 미술관으로 갔다. 한 시간 정도 도슨트의 해설을 들었다. 공부한 짧은 지식 덕에 보람 있는 몇 번의 순간을 경험했다.(^^) 이번 전시는 미로 후기 40년 동안의 작품을 위주로 전시한다. 관람을 하고 나오면서, 앞부분에 해당하는 내용을 책으로 읽고 함께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바빠졌다.

 

“‘자동기술은 자신을 외부와 분리시킨 상태에서 떠오른 생각을 이성의 통제 없이 가능한 한 빨리 받아쓰는 것을 말한다. 브르통은 19241차 선언에서 이 기법을 아예 초현실주의와 동일시했다.”(213p 서양미술사 모더니즘진중권)

 

미로가 1912년 입학한 프란시스코 갈리의 미술학교는 “19세의 젊은 미로가 자유로운 자기표현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갈리의 수업은 반()관학적이었으며,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예술적 표현과 독창성을 계발하는 데 주력했다”(18p,미로추상과 기호의 장인시공디스커버리098) 미로는 눈을 감고서 물체를 손으로 만지면서, 기억을 더듬으며 그리는 법을 배웠다. 초현실주의가 채택한 자동기술법이다.

 

브르통에 따르면, 미로의 사유와 감정은 애초에 유아적 단계에 고착되어 있어서, 억지로 즉발성(spontaneity)의 상태로 들어가야 하는 다른 이들과 달리, 철저히 자연스럽게 거기에 도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미로가 마송을 능가할 수 있었던 것은 즉발성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가공하는 방식 때문이었다. 미로의 반자동주의를 통해 초현실주의는 문학에서 풀려나와 비로소 회화고유의 수단에 도달한다.”(223p, 서양미술사 모더니즘진중권)

 

미로의 초기 그림은 야수파, 인상파, 입체파의 화법이 혼합되어 있다. 1918년 열린 개인전에서는 단 한 점의 작품도 팔리지 않았다. 1919년 그린 <자화상>에는 입체파의 화법이 보인다. <자화상>은 피카소가 끝까지 간직했다. 1920년에 처음으로 방문했던 파리에서 미로는 피카소와 첫 만남을 가졌다. 이후, 피카소는 카탈루냐 동향인의 창조적 재능에 주목했으며, 언제나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미로에게 있어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몬트로이그, 마요르카 섬은 성지와 같다. 바르셀로나는 그가 태어나고 성장한 곳이고, 몬트로이그는 가족의 별장이 있는 곳이다. 마요르카는 외가가 있는 섬으로 후기 작업이 여기서 이루어졌다. 이 세 지역 외에 파리는 그가 고백했듯이 화가로서의 여정에 중요한 장소다.

 

나의 진정한 지적 교육이 이루어진 곳은 파리였습니다. 프랑스어 역시 내게는 지적 작업과 사색의 언어였지요. 어떤 계획을 구상할 때면, 나는 프랑스어로 생각합니다.……사색에 잠겨 무언가를 만들려 하면, 곧바로 프랑스어가 움직거리지요.…… 나의 모든 교육은 파리에서 이루어졌습니다.”<이것이 내 꿈의 색이다> (31p,미로추상과 기호의 장인』, 시공디스커버리098)

 

1921년 두 번째 파리여행에서 미로는 파리 보에티가에 있는 라 리코른화랑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다시 실패했고, 다시 몬트로이그로 돌아가 여름을 보냈다. 그곳에서 미로는 거의 6개월 동안 <농장>(1921~1922)의 제작에 매달렸다. “세밀 화가처럼 단일 색조로 디테일을 묘사하면서 그것을 단순화하고 세밀하게 열거하는 데 진정한 즐거움을 느꼈다.”(23p) 그러나 <농장>은 팔리지 않았고, 실의에 차 있던 미로는 어느 날 저녁 농장을 몽파르나스의 한 카페에 전시했고, 당시 파리에 머물던 헤밍웨이가 5000프랑에 이 작품을 구입했다.

 

택시 지붕이 열려 있던 탓에 , 바람이 순풍을 맞은 돛처럼 캔버스를 부풀려놓았다. 일행은 운전기사에게 천천히 가자고 부탁했다. 집에 와서 그림을 벽에 걸었다. …… 결코 나는 이 그림을 세상의 그 어떤 그림하고 바꾸지 않을 것이다. 미로가 우리 집을 방문했고, 그는 이 그림을 보고서 당신이 <농장>을 갖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라고 말했다.…… 이 작품에는 여러분이 스페인에 갔을 때 스페인에 대해 느낄 수 있는 모든 것이 들어 있고, 여러분이 스페인에 없을 때나 스페인에 갈 수 없을 때 느낄 수 있는 모든 것도 들어있다. 그 어느 누구도 완전히 다른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그릴 수는 없을 것이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예술지, no1~4, 1934

(35p 미로, 추상과 기호의 장인시공디스커버리098)

 

<농장>과 함께 미로의 사실주의가 끝났다. 그에게 다다이즘은 매력적이었지만 참여하지 않았다. ()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주었고, 회화를 뛰어넘는 곳으로 그를 인도했다. 1923년부터 1924년까지 카탈루냐의 농장에서 제작한 <경작지>, <사냥꾼>, <전원>, <가족> 네 작품은 물체와 형태의 양식화라는 특성에 지배되고, 현실과 허구가 교차하는 새로운 용어가 탄생될 것임을 예고했다.”(38p) 특히 <경작지>(1923~1924)<농장>(1921~1922)에서 발전된 작품이다.


파리에서 그가 활동했던 블로메가 그룹이 초현실주의로 옮겨갔을 때 그는 즉시 환영했다.

<아를르캥의 사육제>(1924~1925)는 초현실주의적 착상에서 나온 작품이다.

“1925, 나는 순전히 환각을 좇아 그림을 그렸다. 종종, 기아(饑餓)상태가 이 환각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한동안 작업실의 회칠한 벽에 시선을 고정한 채 앉아서, 종이나 캔버스 위에 이형태들을 포착하려고 노력했다.”


1925년 파리의 피에르 화랑은 처음으로 미로의 전람회를 개최했다. 브르통은 그를 우리들 중 가장 초현실주의적 작가로 간주했다. 그의 작품은 더 추상화되었고 특히 비이성적 자극과 반수 상태의 환영이 등장했다. 곤충, 도마뱀, 행성, 식물, 그의 카탈루냐 도상학의 전형적 요소들은 기호로 표시되었다. 이 시기 작품들 중 내게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달을 향해 짖는 개>(1926)이다. 검정색의 배경에 떠있는 달, 어딘가를 향한 사다리, 짖고 있는 개는 고독감, 탈출, 두려움이 전해진다. 나는 두 공간 중 어디에 존재하고 있는가? 사다리가 닿아있는 공간으로 가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이 검정색의 공간 안에 머물고 싶은 것일까?


1930회화 살해욕구를 공개적으로 밝혔으며, 혁명의 도구가 되어버린 초현실주의와도 멀어진다. 야성적인 경향을 띠어가던 그는 전쟁과 파시즘에 대한 비판 정신을 담은 콜라주 작품에 열중한다. <밧줄과 인물들>이 보여주는 회화의 상징성은 정치투쟁뿐 아니라, 육체의 투쟁을 조명하고 있다.” 1937년 파리 국제 박람회에 그는 피카소의 게르니카와 함께 <엘세가도르(민병)>라는 프레스코화를 출품한다. 손에 낫을 들고 두 팔을 쳐들고서 항거하는 카탈루냐 농부를 표현하는 그림이다. 박람회가 끝나고 미국으로 보내졌던 <게르니카>와 달리 그의 작품은 발렌시아 사령부로 보내지고 파손되어 사라진다.

 

미로 전시회의 주제는 여인, , 이다. 후반 40년 동안의 작품들을 전시했다고 하니 1940년 성좌시리즈를 시작으로 그가 본격적으로 집중했던 주제들이다. 1940년에서 1942년까지 전쟁을 피해 마요르카 섬에 머물렀다. 지중해의 섬에서 본 새벽, 바다, , 알무다이나 궁전, 고딕양식의 성당은 그의 후기 작품에 영감을 주었다.

 

……성좌연작의 첫 작품에서 마지막 작품의 완성까지 전제작기간에 해당하는 극도의 혼란기에 미로는 가장 순수하고 변질되지 않는 긴장과 이완을 통해 자신의 음역 전체를 펼쳐 보이고자 했다. -앙드레 브르통 미로의 성좌, 1959”(67p 미로, 추상과 기호의 장인시공디스커버리098)


 

첫 번째 섹션은 기호의 언어. 미로만의 기호가 명확하게 잘 전달되는 그림들이다. 이 섹션의 도입부에 위치한 <무를로 인쇄 공방의 설립 100주년을 기념하며>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무를로 인쇄공방은 당대 유명한 화가들이 석판화 공방으로 사용했던 곳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모자를 쓴 여인>에 오리 같기도 하고 사슴뿔 같은 형태의 검정색 두꺼운 선들과 선 안을 채운 색의 의미는 미로가 붙인 제목과 함께 살아나 명확한 기호가 된다. 레몽 크노와 함께 작업했다던 <앨범 19>의 작품 2개도 전시되어 있다.


 

두 번째 섹션은 해방된 기호. 기호들이 변형되고 재창조의 과정을 거치면서 명확하게 알아볼 수 없는 형태를 띈다. <2+5=7>이라는 작품은 그림 안에서 숫자를 발견할 수 있다. 아마도 심상에 떠오르는 대로 그리고 후에 그림을 보면서 떠오르는 제목을 붙였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된다. 전시된 것들 중 가장 큰 작품 <풍경 속의 여인과 새들>에서 기호는 겹쳐지고 생략되고 변형되어 재생산된다. 즉흥적인 작업을 한 후에 다음 단계에서 주의 깊게 계산을 한 반자동법이 보이는 것 같다.

 

세 번째 섹션은 오브제. 미로는 한 동안 입체 구성 작업에 몰두했다. 그는 주변에 버려진 물건들을 가져와서 조합한 후 청동 주물 작업을 했다. 못이 박힌 나무와 크로와상, 접시, 못을 조합한 <, 여인>은 작가의 어린아이 같은 시선을 느낄 수 있다. <탈출하는 소녀>라는 제목의 조형물은, 다리를 꼬고 있는 자세와 탈출이라는 제목이 모순되어 보이나, 수도꼭지가 상징하는 생각의 분출·흐름을 생각해보면, 소녀의 탈출은 공상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소브라테이심6>이라는 작품에서는 <밧줄과 인물들>에서 단단하게 묶여 있던 밧줄이 풀어져 있는 것을 통해 조금은 자유로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 인상을 받게 된다. ‘소브라테이심(Sobreteixim)’이란 카탈로니아어로 크고 작은 천 조각으로 엮은 섬유를 뜻한다. 전쟁기간 동안 캔버스를 구할 수 없어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작업하면서 대중적인 예술에 더 가까이 갔다.


네 번째 섹션은 검은 인물이다. 그의 기호들은 더욱 추상적으로 표현되어있다. 검은색의 면적이 더욱 많아지고 화면에는 삼원색으로만 채워지고 있다. 한 가지 눈길을 끈 작품은 사람 시리즈 중 하나인데 붓을 빤 물통의 물을 캔버스에 뿌리고 탁한 그 위에 검은 색으로 선을 그려나간 작품이다. 잭슨 폴록의 액션 페인팅이 떠오른다. 미로의 다른 작품에서도 이렇게 물감을 뿌리고 흐르게 한 작업들이 보인다. 실제로 잭슨 폴록이 미로에게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바르셀로나와 팔마에 위치한 미로 재단과 말년에 얻은 꿈의 작업실 사진, 빨간색 크레이트로 전시는 끝이 난다.


전시 관람하는 김에 정리해보자고 들었던 '시공디스커버리 총서' 『미로』의 내용은 사이즈처럼 결코 소책자 분량이 아니었다. 도판은 작고 겹쳐져서 어지럽지만 적응되고 나면 충실하게 수록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미로에 대한 세세한 정보들과 그의 글들, 비평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와 관계된 인물들과 사건들을 새롭게 알게 된 책이다. 시공아트의 호안 미로도 기회가 되면 비교해봐야겠다. 스페인의 3대 화가로 피카소, 달리, 미로를 꼽는다고 한다. 그럴 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피카소만큼은 우리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다. 구할 수 있는 책이 2권밖에 없으니.

 


내 생각에 그림은 섬광 같아야 한다. 그림은 아름다운 여성이나 시처럼 매혹적이어야 한다.……예술은 죽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예술이 대지 위에 씨를 뿌렸다는 것이다.”

<나는 정원사처럼 일한다>20세기, no.1, 19592

 

내게 섬광 같았던 그림들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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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7-13 22: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풍경속의 여인과 새들>의 여인은 누구신가요? ^^ 역시 그림은 어렵지만 전 <사람, 새>가 맘에 드네요. 호안 미로 잘 기억해 놔야 겠습니다~!!

그레이스 2022-07-13 22:35   좋아요 4 | URL
다녀왔다는 인증 사진이어요 ㅋ
사람, 새 인상적이죠?
마치 서예의 획처럼 붓질로 새를 그리다니...^^

미미 2022-07-13 22: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오!! 반쪽 얼굴도
너무 반가워요!!♡.♡ ㅎㅎㅎ
역시 미술전시는 공부하고 가서
봐야 더 잘 보이고 재밌는데 저는
일단 가서 보고 궁금하면 대충 찾아보는..ㅜㅜ 도슨트 해설도
들으시고 미술에 대한 남다른
그레이스님의 애정에 오늘도 감탄, 존경을 드립니다^^*

그레이스 2022-07-13 22:38   좋아요 3 | URL
어디까지 잘라야 좋을까 고민많이 한 사진입니다. ㅋ
가볍게 정리하면 되겠지 하다가 너무 자료가 많아서... 의욕은 있었으나 ! 여기까지가 제 한계인것으로!
감사합니다 ~~~

singri 2022-07-13 22: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옷 호안미로.
좋아하는 화가인데 전시 중인줄은 몰랐네요. 그레이스님 글로 눈호강합니다.

그레이스 2022-07-13 22:52   좋아요 2 | URL
삼성역 마이아트 뮤지엄입니다.
도슨트도 좋았어요^^
정우철 도슨트가 인기 많은것 같던데, 전 채보미라는 분 해설 들었어요.
좋았어요^^

서니데이 2022-07-13 22: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전시 잘 보고 오셨나요.
호안 미로는 잘 아는 작가는 아닌데, 전에 진라면 패키지에 디자인이 나오면서 조금 더 친근해졌어요.
전시를 가서 보면 도판으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 있어서 좋더라구요.
사진 잘 봤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그레이스 2022-07-13 23:24   좋아요 3 | URL
맞아요
진라면에서 콜라보했어요
지금도 진라면 봉지에 미로의 그림이 있어요
서니데이님도 좋은 밤요^^

아!
해설사분이 국민은행 심벌 별에서도 미로의 별이 보인다고... 하시네요^^
조금 다르게 생겼지만 !

희선 2022-07-14 02: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버지가 처음엔 다른 공부를 시켰다니... 그래도 다시 바라는 걸 하게 해줬군요 그건 다행이네요 잭슨 폴록이 호안 미로 그림에 영향을 받았군요 잭슨 폴록도 잘 모르지만... 그림 전시 보러 가시면서 공부도 하시고, 그 뒤 그림 보셔서 더 잘 아셨겠습니다


희선

그레이스 2022-07-14 07:48   좋아요 3 | URL
^^
감사합니다
공부하는 재미가 있네요^^

hnine 2022-08-06 03: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전시 다녀오셨어요.
추상과 기호의 장인이라는 책 제목이 미로에게 딱! 이네요.
저는 미로의 그림이 어딘가 우리나라 화투장 그림이랑 닮은데가 있다는, 제 멋대로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
댓글 읽어보니 미로의 그림이 우리 생활 여기 저기 의외의 곳에 들어가 있는 곳이 많군요. 숨은 그림 찾듯이 관심 갖고 봐야겠어요. 한달에 두번씩 서울에 갈 일이 있는데 전시가 언제까지인지 모르지만 저도 가보고 싶어요. 되도록 도슨트 설명도 들을 수 있도록 시간을 맞춰봐야겠어요.
좋은 소개, 감사합니다. 실제로 전시 다녀와서도 이렇게 자세히 정리해서 포스팅 하기가 쉽지 않은 일일텐데요.

그레이스 2022-07-14 15:56   좋아요 2 | URL
실제로 화투를 연상하시는 분들도 계시다고 해요. 아마도 두꺼운 검정색 선과 원색때문일듯요.^^
전시는 9월12일까지 있어요.
감사합니다 ~~

책읽는나무 2022-07-14 1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미로 전시회를 다녀온 기분입니다.
스페인이 진정한 예술의 나라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피카소와 달리 그리고 미로까지^^
예술 속에 그레이스님까지~풍경속의 여인이 바로 그레이스님!!!
반갑네요^^
덕분에 시공사 책 표지 그림도 이제 눈에 들어오구요. 진라면 라면 봉지랑 국민은행 별도 다시 잘 찾아봐야겠군요.
잘 봤습니다^^

그레이스 2022-07-14 12:28   좋아요 3 | URL
바르셀로나 전체가 미술관이라고 하던데, 가봐야겠단 생각이!
읽고 싶은 책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고...^^
그러네요^^
감사합니다 ~

2022-07-14 1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14 2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14 2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14 2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2-07-15 22: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릴적 미로같은 그림을 그려서 이름이 미론가 했던 ㅠㅠ ㅎㅎ 대단하세요 그레이스님 전시회를 위해 몇 권의 책을 읽으신건가요. 조금 보이는 얼굴 만으로도 너무너무 반갑습니다. ㅎㅎ진라면 먹고싶습니다 ~~

그레이스 2022-07-15 22:11   좋아요 4 | URL
^^
미로 같은 그림^^
마침 초현실주의 공부를 하던 차에...전시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가면서 미로를 더 읽었어요.
저도 뿌듯하네요^^
진라면 봉투 버릴때마다 고민할듯요.
하나 남겨둘까 하구요.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2-07-15 22: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내일은 초복인데, 그렇게 많이 덥지는 않을거라고 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 시원하고 좋은 금요일 되세요.^^

그레이스 2022-07-16 00:10   좋아요 3 | URL
벌써 초복인가요?
날짜 가는줄도 몰랐네요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얄라알라 2022-07-16 17:05   좋아요 3 | URL
초복인데 삼계가 아니라 황계, 황금계라는 신문기사들이 올라오네요

서니데이님 그레이스님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07-16 17:08   좋아요 2 | URL
얄라알라님도 맛있는 보양식 드시고, 건강하게 여름 나시길 바래요~~^^

얄라알라 2022-07-16 17: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7월의 당선작 찜!

그레이스님 덕분에 ˝마이아트뮤지엄˝ 위치 파악했습니다!
같은 전시회를 보아도, 사전 공부가 충실한 분 그리고 도슨트의 해설과 전시 디테일까지 기억하는 분의 리뷰는 격이 다르구나 싶네요.

그렇게 관련 책이 적다니 놀랍습니다. 시공디스커버리 총서는 애퍼타이저 같으리라 추정하고, 진중권의 이론서,....말씀하신대로 피카소 등에 비하면 번역서가 무척 적나보네요?

담에 또 놀러와서 미술사 공부하고 가겠습니다.^^

그레이스 2022-07-16 17:06   좋아요 3 | URL
^^
감사합니다.
칭찬덕분에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습니다. 🔥

scott 2022-07-18 16: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로 작품 보다 그레이스님 맑은 얼굴 빛이 더 빛나네요

후안 미로가 일본 미술과 서예 광팬이여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스페인에도 미로 작품 잔뜩 있지만

프랑스 파리 퐁피두 전시장 강추!^^

그레이스 2022-07-18 16:13   좋아요 3 | URL
퐁피두 갔었는데 기억이 안나네요
ㅋㅋㅋㅋ
뉴욕에도 유명한 작풀들이...
초기 작품은 스페인이 아닌 파리와 미국에 있는듯요
후기에 일본미술 영향을 받았다고 읽었습니다^^
그래서 감상하는 분들이 화투를 연상하는지도^^
그 부분은 패스했습니다. 당시 화가들의 오리엔탈리즘?이라고 해야할까요?!

서니데이 2022-07-18 17: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더운 하루 시원하게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도 날씨가 더운데, 내일이 더 더울 것 같아요.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07-18 17:37   좋아요 4 | URL
예~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2-07-19 08: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이아트뮤지엄에서 하군요. 멋집니다. 그레이스 님 눈도 보이고요. 숨은 그림 찾기 ㅎㅎ 마티스 전이랑 웨스 앤더슨 전을 이곳에서 보았더랬어요. 가보고 싶어집니다 으앙. 섬광 같고 대지에 뿌려진 씨앗 같고!

그레이스 2022-07-19 08:47   좋아요 2 | URL
저는 이번이 두번째인데 접근성이 좋은 것 같아요. 근처에 최인아책방도 들렸다 오구요 ~^^

미미 2022-08-10 19: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 페이퍼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ㅎㅎ 당선 넘넘 축하드려요^^*

그레이스 2022-08-10 19:09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
미미니임~~

서니데이 2022-08-10 21: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기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08-11 12:16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
오늘은 서니데이이기를^^

희선 2022-08-11 01: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 님 또 축하합니다 스페인 3대 화가에서 피카소 달리는 이름을 알지만 미로는 처음 알았네요 어쩌면 제가 보고도 잊어버린 걸지도...


희선

그레이스 2022-08-11 12:1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3대화가... 그렇다더라구요!
대가의 반열에 오르려면 조건이 있다고 하던데, 그중 오래사는것도 포항되는걸로 알고 있어요^^

페넬로페 2022-08-11 0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축하드려요.
얼굴의 반과 심지어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그것만으로도 미인 인증!

그레이스 2022-08-11 12:19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

책읽는나무 2022-08-12 06: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로 글, 인상깊게 읽었었는데 역시!!! 축하드립니다^^
얼굴 절반이었지만 전체공개가 되는 날도 곧 당선을!!^^;;;

그레이스 2022-08-12 07:07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

mini74 2022-08-12 07: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당근 당선확실을 운명처럼 느꼈던 페이퍼 ㅎㅎ 축하드립니다 그레이스님 ~

그레이스 2022-08-12 07:5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미니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