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로열에게서 지하철도를 만든남자와 여자들에 대해 듣지 못했다. 그녀 같은 노예를 옮겨주기 위해 수백톤의 돌과 흙을 퍼 올리고, 땅속 깊은 곳에서 비지땀을 흘린 사람들, 도망자들을 집에 들이고, 먹이고, 마차 뒤에 실어 북쪽으로 옮겨주고, 그들을 위해죽었던 그 모든 영혼들과 함께 서 있었던 사람들, 역장과 차장과 동조자들.
이 어마어마한 것을 완성해낸 당신들은 누구인가 - 이것을 만들면서 당신들 또한 저 맞은편까지 그 안을 통과해 들어갔을 것이다. 한쪽 끝에는 지하로 들어가기 전의 당신이 있고, 맞은편 끝에서는 빛을 항해 발을 내딛는 새사람이 있었다. 위의 세계는 이 밑의 기적, 당신들이 땀과 피로 만든 이 기적에 비하면 분명 너무나도 평범하리라. 당신들이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는 비밀스러운 승리. -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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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부터 발끝까지 쇠사슬에 묶인, 머리부터 발끝까지 형용할 수 없는 비참. - P12

음악이 시작되고 춤판이 벌어지자 사람들은 자키에게 크고 작은 감사를표했다. 다시 한번 자키는 생일날을 아주 잘 골랐다. 그는 그들의 속박된 일상을 뛰어넘는 공동의 긴장감, 집단적 불안을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더욱커지고 있었다. 지난 몇 시간은 그 불쾌한 느낌을 상당히 떨쳐내주었다. 사림들은 돌이켜 볼 수 있는 다정한 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그다음 생일잔치가 있어서, 빈약하나마 기운을 재충전해서 다음 날 아침의 노역, 또 그다음 날 아침과 긴긴 하루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외부의 수모로부터 내면의 인간 영혼을 분리해주는 그들만의 원을 만듦으로써.
- P39

너무 빨리 달려 어지러웠다. 불가능한 속도였다. 아무도 부르는 이가 없었지만 그들의 두려움이 뒤에서그들을 불러댔다. 그들이 사라진 것이 발각되기까지 여섯 시간이 더 남아있었고 추적대가 그들이 있는 곳까지 도착하려면 한두 시간이 더 걸렸다.
그러나 두려움은, 농장에서 날마다 그랬듯이 벌써 추적을 시작했고, 둘의속도를 따라잡았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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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거의 10년이 흘러 칠레에서도 한국에서도 민주화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피투성이의 카니발‘에 대한 기억은 오늘도 내일도 우리를 저 깊은 곳으로부터 위협할 것이다. 이 작품들은 유약함과 어리석음 때문에 암흑과 공포에서 눈을 돌리려는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다.
잠시 들렀을 뿐인 이 작은 미술관에서, 예기치 않게 날카로운 자극을 받았다. 이런 미술작품을 일상적으로 제작하고 감상하고 끊임없이 악몽을 반추하면서 그리고 그것과 싸우면서 이 지역의 사람들은 살아가고 있다.두 번의 세계대전, 나치즘과 유대인 대학살, 그리고 냉전에 의한 동서 분단이라는 역사를 겪은 독일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역시 독일답다고 생각했다. 그와 똑같이 식민 지배, 남북 분단, 그리고 군사정권이라는 역사를 겪어온 조선 민족에게, 그 역사들과 길항할 미술은 있는 것일까? - P6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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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쿠가와 이에야스, 에도시대를 열며 그가 지금의 도쿄 에도에 세운 도시계획의 원리와 배치, 건축 등을 그림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휴식을 취하며 사이사이 읽기 좋은 책.
재미있다.
무로마치의 헤이안 시대에서 에도 막부 시대로 넘어가는 역사적 배경과 에도의 지정학적 의미를 잘 전달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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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한국인과 만날 기회가 거의 없으시죠? 혹시 제가 당신이 평생 동안 만난 최초의 한국인이 아닌지요?"
그녀는 잠시 말없이 있었다. 나를 똑바로 쳐다보는 눈은 인공적이리만큼밝은 청색이었다. 그녀는 미소를 짓지 않겠다고 결심한 듯했다.
"아니요." 단어를 고르듯이, 그녀는 천천히 대답했다. "실은 우리 마을에도 한국에서 양자로 온 아이들이 있어요. 스웨덴 전체로 따지면 상당수가 될걸요."
나는 속내를 들킨 것 같아서 갑자기 말이 나오지 않았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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